연재는 실수가 기회와 같은 말이래요. / p.286
이 책은 천선란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예전에 단편 소설집을 읽었는데 사실 주변에서는 이 책을 더 많이 추천해 주었다. 아마 이 작품을 읽게 된다면 천선란 작가님의 작품들을 도장 깨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당시 SF 작가님 하면 김초엽 작가님을 많이 떠올렸는데 많이 언급이 된다는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연재라는 아이와 하나의 휴머노이드, 투데이라는 이름을 가진 말이다. 연재는 주변에 친구보다 로봇에 더 관심이 많은 학생이다. 그녀에게는 언니 은혜와 식당을 운영하는 어머니 보경이 있다. 그리고 아버지는 소방관이었으나,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식당 근처에 있는 경마장을 드나들다 우연히 버려진 휴머노이드를 보게 되었고, 아르바이트를 통해 번 돈을 모두 내고 그 휴머노이드를 구매한다.
연재는 그 휴머노이드에게 콜리라는 이름을 붙었다. 콜리는 보통 휴머노이드와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독특하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콜리는 경마장의 기수로 투데이와 함께 짝을 지어 한때 이름을 날릴 정도로 성적이 잘 나왔던 기수였다. 어느 날, 낙마하며 다리를 다쳐 기수로서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었고, 투데이는 경주마로서 상품 가치를 잃게 되었다. 소설의 이야기는 연재, 콜리, 은혜, 보경, 연재의 친구인 지수 등 주변 인물들의 시점으로 흘러간다.
책을 읽으면서 세 가지의 생각을 중점에 두고 읽었다. 첫 번째는 우리가 흔히 편견을 가지고 있는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었다. 소설에서 소아마비로 장애를 가진 언니 은혜를 통해 장애에 대한 시각을 달리 보게 되었다. 또한, 투데이를 통해 동물권을, 연재네 가족을 통해 한부모 가족을 다룬다. 휠체어를 타는 은혜에게 무조건 할 수 없다는 낙인과 도와야 한다는 연민의 손길은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는 내용을 보면서 과거를 반성했고, 동물의 생명보다 상품 가치를 먼저 생각하는 지점에서는 현실적인 문제를 깊게 고민했다. 전체적으로 깔린 설정들이 무겁게 느껴졌다.
두 번째는 콜리의 질문과 대답이다. 콜리는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다른 휴머노이드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작업자의 실수로 칩이 하나 다르다는 것인데 소설에서 참 많은 사람들을 웃거나 울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특히, 남편을 잃고 힘든 시기를 보내는 보경에게 하소연을 할 수 있는 상대가 되었으며, 투데이와는 정서적 교감을 느꼈다. 연재에게는 하나의 꿈을 주기도 했었다. 로봇이기에 사람처럼 공감할 수는 없겠지만 대화를 나누면서 들은 대답을 토대로 이를 입력했고, 나아가서 이러한 결과값을 다시 인간에게 전해 주면서 위로와 행복을 주었다. 특히, 시간이 멈추었다는 보경의 말에 행복을 쌓다 보면 멈춘 시간을 아주 천천히 흐를 것이라는 답변을 전달해 주는 부분은 참 읽으면서도 울컥했다. 로봇이 인간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는 투데이라는 말의 의미이다. 콜리는 브로콜리에서 따왔다는 내용이 나오지만 말의 이름이 왜 하필 투데이일지 깊은 의문이 들었다. 보통 자주 붙이는 이름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중반에 이르러 콜리의 말과 벌어지는 사건들을 보면서 '오늘'이라는 점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지은 이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정신없이 빠르게 흐르는 시간 안에서 보경은 멈추었고, 연재는 참았다. 그들과 마찬가지로 여유도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조금은 천천히 가도 괜찮다는 위로를 주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까.
참 많은 위안을 받았고,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순간들이 많았던 작품이었다. 그런 점에서 취향에 너무 잘 맞는 소설이었으며, 앞으로 역시도 믿고 볼 수 있는 작가님으로 각인이 될 듯하다. 콜리의 눈을 통해 지나쳤던 행복을, 연재를 통해 무언가에 몰두하는 열정을, 은혜를 통해 무지했던 편견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을 완독한 지 시간이 좀 지난 뒤에 리뷰를 쓰자니 줄거리가 가물가물한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책의 첫 부분에 있는 다음 문장들을 읽자마자 이전에 읽었던 기억들이 바로 되살아났다. "이건 이 이야기의 결말이자, 나의 최후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 떨어지고 있다". 처음 이 문장을 접했을 때의 무덤덤했던 느낌이 책을 완독한 후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다시 읽게 되었을 때 얼마나 감동적으로 변했는지 아직도 기억이 새롭다. 로봇과 동물 그리고 인간이 어우러진 한 편의 따뜻한 SF 소설이었다.
독서 모임을 진행하면서 책을 고를 때 sf장르 소설도 한 번 읽어보고 싶어서 고르게 된 책이다. sf영화를 좋아해서 sf소설은 어떨까 기대하고 읽었으나 과학적인 내용이 많이 있지는 않아 아쉽기는 했다. 그래도 책을 읽는 순간에는 재밌게 읽었다.
책의 각 인물들의 관계성에 몰입하면서 읽었다. 연재-보경-은혜가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는지,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는지 그리고 서로 반대인 연재-지수가 어떻게 가까워지는지를 보면서 재밌게 읽었다. 그리고 휴머노이드를 좋아하지 않던 보경이 콜리와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기수 휴머노이드인 '콜리'가 경주마 '투데이'의 등에서 떨어져 하반신이 고장난다. 그리고 그런 콜리를 '연재'가 발견해 집으로 가져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평소에 sf장르에 전혀 관심이 없기도 했고, 과학적인 내용이 많아서 어려울거라는 생각도 있었다. 이 책은 워낙 재밌다는 평을 많이 들어서 읽게 되었다. 막상 읽어보니 과학적인 내용이 많지 않아 쉽게 읽혔다.
개인적으로 책 내용은 시작할 때 콜리가 나오면서 시작하길래 콜리의 이야기가 많이 나올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다. 또 콜리나 연재의 친구인 지수가 나오는 부분 외에는 내용이 좀 늘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느껴졌다. 그래도 책을 다 읽고나서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콜리는 인간의 구조가 참으로 희한하다고 생각했다. 함께 있지만 시간이 같이 흐르지 않으며 같은 곳을 보지만 서로 다른 것을 기억하고, 말하지 않으면 속마음을 알 수 없다. 때때로 생각과 말을 다르게 할 수도 있었다. 끊임없이 자신을 숨기다가 모든 연료를 다 소진할 것 같았다.
표지가 너무 예뻐서 홀리듯 구매하게 된 책입니다.
전 책을 살 때 표지도 한 몫한다고 생각합니다.
표지가 예쁘면 소장하기에도 좋고 읽기전 표지를 보면서 설레는 마음이 있어 책을 빨리 읽고 싶어지기도 하고요.
천선란 작가님의 천개의 파랑 소설 정말 좋습니다.
소설을 읽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 입니다.
아직 안읽으신 분 있다면 얼릉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책 속 문장
투데이, 행복한가요? 그럼 저도 행복한 거예요.
하늘 담은 두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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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실수하지 않았다면 콜리는 없었겠지만 다른 누구보다도 콜리가 묻는 질문과 대답이 가장 기다려지고 즐거웠습니다 등장하는 주인공 각자의 사정이 서로를 향해 어우러지는 과정이 애틋하고 사람 사이뿐 아니라 동물과 식물 지금부터는 인간을 닮은 로봇과도 함께 살아갈 시간 앞에서 다시 인간에 대해 생각하고 돌아봅니다 바쁘게 사는 것만이 좋은 것인지 모르겠고 조금 속도를 낮추어도 괜찮다 생각하는데 그저 빠르게만 달리다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을까 두렵기도 하지만 이렇게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함께 살아갈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리라 믿고 싶습니다 콜리를 통해 잊었던 감정을 다시 느끼고 무엇이 정말 소중한지에 관해 생각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콜리는 긴 시간동안 경기장에 우뚝 서서 하늘과 경기장 외벽 너머로 보이는 나무를 관찰하는 것에 몰두했다. 하늘은 매일, 매 시간마다 색과 모양이 바뀌었다. 하늘은 파란색이었지만 가끔 보라색이나 분홍색, 노란색, 회색이 섞이기도 했다. 그렇게 섞인 색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라 콜리는 '파랑분홍'이나 '회색노랑'으로 단어를 합쳐서 불렀다. 세상에는 단어가 천 개의 천 배 정도 더 필요해 보였다. 동시에 걱정이 들었다. 혹시 세상에 이미 그만큼의 단어가 있는데 자신이 모르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그 단어들은 어디에서 알 수 있을까.
_본문에서
안락사를 앞둔 경주마 투데이와 인간보다 인간다운 로봇 기수 콜리의 가장 천천히 달리기 위한 마지막 경주. 그리고 달릴 때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되찾아주고 싶은 주변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천개의 파랑'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문장들이 많은 책이었다. 목표를 향해 박차를 가했던 순간이 있었는지 회상하게 되었고, 현재가 행복한 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고, 하늘이 얼마나 아름다운 지를 바라보게 되었다. 한 문장 한 문장에 나를 대입해서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김영하 작가의 <작별인사>라는 책도 재밌게 봤었는데 결이 비슷한 것 같다. 최근 영화뿐 아니라 소설에도 로봇 산업의 발달에 수반되는 윤리적인 문제, 혹은 인간 존재에 대한 고민들을 담은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인간은 자신의 밖에 있는 존재와 자기 자신을 연결지어 생각하고 고민한다는 점이 참 특이한 것 같다. 나도 인간이기에, 이런 '인간다운 로봇'이 등장하는 소설이 재밌게 느껴지는 거겠지. 책을 읽으면서 인간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또 인간답다는 건 무엇일까, 어떤 조건이 인간을 인간으로 정의할 수 있게끔 하는 걸까 등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즐거운 자극이었다.
천 개의 파랑
처음에는 책제목을 보고 구매하게 된 책인데요
이 책이 SF소설이라고 해서 과학적인 얘기가 있나 싶었는데 ㅎㅎ
과학적인 얘기랑 거리가 있더라구요... (책을 안 읽는 티카 나네요 )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기도하고 뭉클해지기도 하고 그런 책이였어요
책 읽는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책만큼은 재미있게 잘 읽었네요
소설책 감명깊게 읽고 싶으신 분꼐 추천드립니다~
기술이 진보한 세계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경마를 즐기고 있다. 기수는 인간이 아닌 휴머노이드로 대체되고, 가벼운 기수를 태운 말은 기존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천 개의 파랑>은 기수 '콜리'와 경주용 말 '투데이'를 둘러싼 이야기이다.
빠른 속도를 위한 소모품이 된 투데이는 연골이 다 닳아버려 더 이상 뛸 수 없게 되었다. 투데이와 호흡을 맞춰 온 콜리는 투데이를 지키기 위해 경주 중에 낙마한다. 하반신이 부서진 콜리를 구한 건 연재다. 집안 사정 때문에 '소프트 로봇 연구원'이란 꿈을 접고 방황하던 연재는 콜리를 맞닥뜨린다. 콜리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 연재는 전 재산을 털어 콜리를 받아낸다. 자신이라면 콜리를 고쳐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연재의 언니 은혜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지체장애인이다. 휴머노이드가 보편화되고 기술이 발전했지만 은혜에게는 여전히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계이다. 연재와 은혜의 어머니인 보경은 불의의 사고로 소방관인 남편을 만나고, 잃는다. 휴머노이드 콜리에게 위로를 얻은 보경은 연재와 어긋난 시간을 회복하기 위해 한 걸음 나아간다.
기술의 발전과 안전의 보장은 별개의 문제이다. 소방 개혁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부어 구조용 휴머노이드 다르파 210대를 투입하는 와중에도 소방복을 새것으로 교체할 필요는 없다고 단언한 소방당국은 한 소방관을 구조작업 중 노후된 소방복에 눌어붙은 채 질식해 죽도록 방치한 것이다. 편의점과 은행 직원이 휴머노이드로 대체되고 길거리가 기술로 메워진 세계는 여전히 은혜에게는 불온전하다. 휠체어를 탄 은혜가 '한 사람의 몫'을 책임질 수 없도록 방해한다. 그러나 은혜와 같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수술이 아니다. '다리는 형체죠. 진정으로 가지고 싶은 건 자유로움이에요.' <천 개의 파랑>은 기술이 강한 사람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나약한 자를 보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을 상기시킨다.
숨을 쉬지는 않지만 투데이와 호흡을 맞춰온 휴머노이드 콜리는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렇기의 그의 말은 큰 울림이 되어 다가온다. 콜리는 행복을 진동으로 감지한다. "살아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 행복한 순간이에요. 살아 있다는 건 호흡을 한다는 건데, 호흡은 진동으로 느낄 수 있어요. 그 진동이 큰 순간이 행복한 순간이에요." 행복에 대한 객관적이고 명료한 재정의이다. “저는 호흡을 못 하지만 간접적으로 느껴요. 옆에 있는 당신이 행복하면 저도 행복해져요. 저를 행복하게 하고 싶으시다면 당신이 행복해지면 돼요. 괜찮지 않나요?” 인간을 위해 설계된 휴머노이드가 인간 덕분에 행복해지다니 이렇게 헌신적인 존재가 또 있을까.
콜리는 천 개의 단어만으로 이루어진 짧은 삶을 살았지만 그 단어들의 조합보다 더 확장된 세계를 만들어냈다. 콜리는 그를 통해 어긋난 시간을 봉합하고, 행복한 순간들로 그리움을 이겨낸 이들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숨 쉴 것이다.
[천 개의 파랑 - 천선란] 삼 천 개의 빗방울
비가 오니까 너도 오는구나. 이별 후에 유독 새벽이 길어졌다. 머리만 대면 잠드는 편인데, 베개에 불면이 숨어 있었는지 박명 사이로 자꾸 뒤척임이 스민다. 지난 밤 꿈에는 너의 모습이 말도 없이 제멋대로 찾아와 까만 밤과 새벽 틈 사이에서 눈을 떴다. 투두둑, 발코니 철제 난간에 정신 없이 빗방울이 내려 춤추고 있었다. 너와 나란히 앉아 이별을 말할 때 함께 보았던 하늘에 걸린 회색 장막에, 삼 천 개의 물방울이 맺혀있었다. 그날 차마 내리지 못했던 그것들이 빗방울이 되어 펼친 손위로 나렸다. 처마 끝에 매달려 나리는 빗속으로 오목하게 손바닥을 반쯤 쥐고, 목놓아 너의 이름을 불렀다. 너도 너의 맘대로 꿈속에 왔듯이. 내 맘대로.
주책맞게도 빗방울 소리를 손에 담으며 천선란 작가님의 <천개의 파랑>을 생각했다. 보경과 천 개의 단어가 입력 되어 있는 휴머노이드 콜리가 나눈 대화를 생각했다. 그리움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로봇은, 주인의 엄마에게 묻는다. 그리움이 어떤 것인지. 보경은 이야기한다. 그리움은 기억을 하나씩 포기하는 것이라고. 살아가다가도 갑자기 생각나지만 그때마다 절대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렇게 마음을 조금씩 떼어내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 그리운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행복해지는 일이라고. 행복한 순간만이 유일하게 그리움을 이긴다고. 그녀는 로봇에게 그리움의 의미를 가르친다. 콜리는 초록색 몸체를 갸우뚱하면서도 투데이와 함께 주로(走路)를 달리던 순간, 투데이의 심장 박동을 떠올리며, 그것이 행복이 아닌가. 그리고 그 순간이 자신과 투데이가 가장 그리워 하고 있을 순간이 아닌가. 짐작한다.
보경은 소방관이었던 남편과 사별하고 두 딸, 은혜와 연재를 키우고 있다. 은혜는 어릴 때 소아마비를 겪어 하반신을 쓰지 못하게 됐고, 휴머노이드가 은행 창구를 지키는 첨단 기술의 시대에도 학교와 사회가 약자에게 행하는 야만을 견디지 못해 현재는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 그래서 학교를 다니는 또래 친구들보다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 자유롭다. 그녀는 틈틈히 경마장에 딸린 마방을 돌아다니며 달리는 말들처럼 자유롭고 싶다는 꿈을 꾼다. 그러다 투데이를 만난다. 3살. 어린 말이지만 경주마로 태어나 평생을 달리기만 해서 이미 연골이 다 닳아져버린 비운의 챔피언. 투데이는 남다른 면모를 가진 특별한 기수용 휴머노이드와 함께 경마장 최강의 호흡을 보이며 경마계를 제패하다가, 기수(騎手) 낙마 사건 이후 갑자기 전성기의 끝을 맞고, 좁다란 마방에 누워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다. 보경의 둘째 딸 연재는 몸도 마음도 다친 은혜를 돌보느라 또래사회에 적응할 시기를 놓쳐서, 학교를 겉돌기만 하는 아이로 자란다. 그녀는 공부에는 별 뜻이 없지만 로봇 기술을 다루는 데에 만큼은 두각을 보인다. 편의점 사장이 로봇을 들이자 편의점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잃게 되어도, 로봇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다. 로봇을 만든 것도, 구매하는 것도, 이용하는 것도 인간인데, 이용 당하는 로봇을 미워할 이유는 없다. 다행하게도 그 동안 모아 놓은 돈이 그녀의 꿈을 이루기에 충분하다. 언니가 투데이를 만났듯이, 동생은 마방에서 투데이를 타고 투데이와 함께 챔피언 자리에 올랐던 기수용 휴머노이드를 만난다. 소프트웨어를 관장하는 칩 하나가 잘못 흘러든 탓에, 하늘을 바라보고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다가 낙마해서 하반신 전체가 마비된 이 특별한 로봇을, 연재는 경마장 관리인으로부터 몰래 구매한다. 로봇 기술 영재답게 몇날 며칠을 매달려 결국 로봇을 고치는 데에 성공하고, 로봇 인생 2막을 맞은 특별한 휴머노이드에게 브로콜리라는 이름까지 붙여준다. 그리고 보경과 두 딸을 중심으로 경마장의 선한 주변 인물들이 힘을 합쳐 투데이와 콜리에게 마지막 주파(走破)의 순간을 선물한다.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에서 장편부문 대상을 수상한 본작은 SF의 외피를 빌려 쓴, 철저한 휴먼드라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시간에 갇혀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보경. 신체적 한계 때문에 가슴에도 한계가 맺힌 은혜. 더 달리고 싶지만 현실적 한계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외려 트랙 밖으로 이탈해버리는 연재.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는 표현에 목마른 지수. 불의 앞에 눈 감는 스스로를 어른답지 못한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마방 관리인 민주. 사랑하는 동물들의 죽음을 무력히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애달픔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수의사 복희. 작품은 누구 하나 온전하지 못한, 스스로도 부족하다 할만큼 붕괴 되어 있는 이들의 삶을 그린다. 동시에 이 부서지고 깨어져 있는 인물들이, 가까운 사이에 있더라도, 천 개가 훌쩍 넘는 단어들로 서로의 마음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음에도, 용기내어 소리내지 못하면 서로에게 마음을 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을 그린다. 그들은 그러므로 인간의 진심은 말하지 않으면 어떤 곳에도 가닿지 못함을 배우고, 마침내 서로에게 진심을 이야기하여 조금씩 느슨한 연대를 형성한다. 본작은 진심은 진정한 소통으로만 서로에게 전달되며, 진심이 서로에게 닿는 순간을 넘어서야지만이 진정한 연대가 결성될 수 있다는 통찰을, 따뜻하지만 흔들림 없이 단단한 논조로 풀어낸다. 그러면서도 차상위계층, 동물, 휴머노이드(로봇), 여성, 장애인 등 시대가 발전해도 차별 해소가 어려운 영역에 놓인 이들의 삶이 겪는 문제를 기술 발전이 해결할 수 있는가, 그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으로 기능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물음표는 차가우면서도 맹렬하다. 나아가 극강의 기술력이 발현되는 시대에도 여전히 소외 받고 강자의 필요에 의해 소모를 강요 받은 이들이, 느슨한 연대를 이루어 마침내 불의에 항거하고 이것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면서 두드러지는, 진심과 소통, 존중, 연대, 사랑이 낳는 눈부심이 절정에 닿는다. 느슨한 연대는 보잘 것 없는 삶에, 누군가는 하찮다 말할 만한 주파(走破)를,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을, 그 순간을 이룩하면서 닿는 그리운 시간을, 행복을 선물한다.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주로(走路) 위에서 그리움과 행복에 가닿은 말과 로봇이, 세상 위에 어떤 다른 존재보다, 어떤 인간보다도 위대했다. 행복해졌다. 그리움을 이겼다. 그것을 지켜봄으로써 연대를 이룬 인간들도 행복에 가닿는다.
늘. 의외로 답은 간단하다. <듄>, <매트릭스>, <가타카>, <멋진 신세계>, <1984>,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같은 아득한, 발전이 극에 달한 미래에서도 비극은 끊이지 않는다. 불행은 신발 밑에 붙어 있다가 순식간에 짙은 검푸른 빛 휘장으로 사방을 덮는다. 세상에는 관계의 평온을 깨고 비극을 소환하는 원인이 많지만 대부분은 그 뿌리에 욕심이 있다. 인간은 이기(利己)를 위해 취한 존재들을, 같은 이유로 가차 없이 버리고는 한다. 기준치에 미달 된다고 해서, 나와 다르다고 해서, 존재를 외면하고 쓸모 없는 것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거대한 비극의 단초는, 인간이 이기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사랑 뿐이다. 사랑은.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하여, 천 개의 단어 밖에 모르는 감정 없는 로봇이라 하여, 성별이 다르다 하여, 장애를 가진 신체적 약자라 하여, 가난하다고 하여, 상대와 내가 다른 존재라 하여. 그를 혐오하거나, 그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거나, 그와 내가 공존할 수 없다고 판단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살아내는 시간의 속도는 서로 다를지언정, 무게는 다르지 않음을 인정하고, 존재 자체로 그를 존중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르다. 모두가 혼자다. 이를 인정하고,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느슨한 연대로 묶여 나아갈 때, 뿌리에 호시탐탐 기대를 노리며 도사리고 있던 욕심은 무력해진다. 콜리는 세상에 올 때 천 개의 단어를 알고 있었고, 살면서 천 개의 단어보다 더 무겁고 큰 몇 사람의 이름을 배웠다. 그는 사람이었다면 죽음이라고 불렸을 마지막 순간, 그동안 자신이 알았던 모든 단어는 전부 파랑이었다고, 마지막으로 바라보는 하늘이 파랑파랑하고 눈부시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천개의 단어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을 가장 아름답고 그리운 이름으로 부르고 기억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늘. 문제가 가득한 복잡한 세상에 간단한 답이 되어준다.
삼천 개의 물방울이 손목까지 적시고 잠옷 끝 소매를 회색으로 물들이고 나서야, 나는 울음을 그치고 손을 거뒀다. 비가 많이 내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가문 땅이 꿀꺽꿀꺽 은회색 물방울들을 마시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그리움은 기억을 하나씩 포기하는 일이다. 물방울 하나에 기억 하나씩, 릴을 풀어 회색 필름에 맺힌 기억을 비로 지워냈다. 그렇게 마음을 다 떼어냈다. 너를 처음 만났을 때 엔드게임의 여운이 가득할 때라, 비를 뜻하는 너의 이름 끝에 3000을 붙여, 3000만큼 세차게 내리는 비를 생각했다. 그만큼 사랑하겠다고 다짐했었다. 하늘이 땅에 갚을 빚이 많았는지 강우가 세찼다. 그 속으로 그리움이 녹아 멀리 흘렀다. 창 밖으로 삼천 개의 회색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그 시절 내가 아는 모든 단어는 전 부 다 삼 천 개의 비였다. 빗방울이었다. 창문을 닫으며 이제 행복해지겠다고 다짐했다. 나와 다른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면서 행복해지리라 다짐했다. 느슨한 연대의 작은 한 귀퉁이가 되겠다고. 건물을 버티는 한 알의 나사가 되겠다고. 누군가에게 가서 빗방울이 되겠다고. 아파도 마음을 열고 사랑하겠다고. 그리움을 이기겠다고. 비가 가면서 너도 간다. 진정한 작별이었다.
천 개의 파랑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 AI 로봇 콜리를 통해 세 모녀의 관계와 각자의 삶을 돌아보게 되는 공상과학 소설.
- 공상과학 소설이지만 오히려 인간의 깊이를 알게 해주는 정감있는 소설
- 모든 문장마다 가슴에 깊고 맑은 울림을 주며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
북클럽에서 우연히 읽게 된 소설로 며칠만에 완독하게 된 소설이다.
확실히 북쿨럽을 통해 읽게 되다보니 언제 어디서든 읽게 되어 며칠만에 읽을 수 있었고 또한 감동 깊은 문장을 저장하며 다시 볼 수 있어서 그 점이 너무나 좋았다.
사실 읽을 때 감명 받아 밑줄을 그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게 되고, 그 책을 다시 보지 않으면 영영 기억의 저편에 있게 되는데, 이번 기회에 북클럽을 통해 노트에 저장하고, 또 그 중 더 기억하고 싶은 것은 다이어리에 옮겨 적으면서 나의 생각도 적었다.
주인공 보경, 은혜, 연재 세 모녀의 이야기를 AI 로봇 콜리를 통해 가족간의 관계와 각자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특히 난 엄마인 보경의 삶이 부모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 인물이다.
보경은 화재로 꿈을 포기하고 새로운 삶을 살면서 소방관 남편을 만나 은혜, 연재를 낳아 기르는데, 소방관 남편이 화재로 떠나면서 슬픔과 그리움을 간직하며 가장으로써 엄마로써 앞으로만 나아가야 하는 인물이다.
사실 첫째 딸 은혜가 장애로 다리를 쓸 수 없는데 돈이 있으면 로봇 수술을 통해서 걷게 해 줄 수 있지만 돈이 없어서 그러지 못한다. 그 장면에서 사실 엄마로써 아닌 부모로써 자식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것이 많지만 해주지 못 할 때 그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돈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못 해 아주 처절하게 울었따. 소방관의 사망보험금을 전부 쏟기에는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까막특했으므로, 보경은 결국 식당과 집을 마련했고 남은 돈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따. 살면서 그렇게 비참하고 서글펐떤 적은 처음이었다.
어쩌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보경은 자신이 가진 것이 너무 없는 채 엄마가 되었으므로 두 아이에게 이해를 바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보경의 슬픔을 너무 단적으로 보여 준 문장이어서,
또 같은 두 아이의 엄마여서 공감이 가는 인물이었다.
제목부터 끌렸고 주변 지인들의 추천이 많았던 책이라
모처럼의 연휴가 생기자마자 함께 할 책으로 고민없이 구매해서 읽었습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문장들이 참 좋았습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는게 아까울 정도의 책이었습니다.
두고두고 읽을 것 같습니다.
지인들에게 추천해야겠습니다. 별 다섯개 중 다섯개! 만점입니다.
한 편의 따뜻하고 슬프고 서로를 위하는 아름다운 동화같은 책.
인간들은 경마장의 말이 더 빨리 달리기 위해 인간기수 대신 신장 150cm 몸무게 40kg의 휴머노이드기수를 생산한다. 가벼운 기수를 생산했으니 말들을 향한 가혹한 훈련, 학대는 날이 갈수록 늘어난다.
물론 성적이 나쁘거나 다친 말은 곧바로 폐기된다.
성인사람이 간신히 서 있을수 있는 공간, 그 안에서 휴머노이드와 파트너 말 투데이의 관계가 시작된다.
사람의 실수로 칩이 바뀌어 깨어난 휴머노이드 콜리는 다른 기수와 달리 하늘을, 좁은 공간을, 말의 상태를, 바람을 보고 느낀다. 감정이 없지만 감정하고 숨을 못쉬지만 숨을 쉰다. 관절염이 도져 다리가 망가진 투데이는 고통스러워도 주로에서 달리는 것만은 좋아하는 것 같다. 투데이의 숨결과 자유를 만끽하는 듯한 달리는 모습.
좁은 공간에 갇혀있다가 밖을 달리는 심정을 이해할것 같다.
그리고 그 관절염 때문에 속력을 못내는, 잘못하면 죽을 것 같은 투데이를 위해 콜리는 자신이 스스로 낙마한다. 떨어지는 충격과 말발굽들로 하반신이 망가지고, 그는 폐기될 운명에 처하지만 뜻하지 않게 제 2의 삶을 살게된다.
17세의 소녀, 우연재에 의해서. 그리고 그녀의 가족과 지인들에 의해서.
2020년 제4회 한국과학문화상 대상을 수여했으며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른 (천 개의 파랑)을 2022년 11월에 읽기 시작해, 오늘 12월 4일에서야 완독했다.
산뜻하고 아름다운 책 표지처럼 내용도 아름답고 결말도 행복하지만, 사회를 향한 비판, 인간과의 관계, 장애인, 동물권 등 무거운 주제를 담고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들 그곳에 속하지 못해 도태당하는 생명체들은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장애인이동권, 노동자들의 시위, 사측의 만행에 대한 기사를 보면 소설속 얘기라고 치부할수 있을련지..
우은혜는 8살에 병에걸려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데, 휠체어를 탄 채 그녀가 이동할수 있는 곳은 제한되있다. 또한 사람들의 불쌍하다는 듯한 시선과 배제는 은혜를 외롭게 만든다.
은혜에게 필요한건 도움과 배려가 아니라 휠체어로도 가뿐히 이동할수 있는 전용도로와, 완만한 경사로, 안전함이었다.
기술이 발전해 최신형 의족을 달 수 있지만 돈이라는 장벽이 그녀와 가족을 내친다. 남편을 잃고 억척같이 버티던 보경역시 돈이라는 장벽앞에 무너져 소리없이 울었을 때 문 앞에서 그 울음소리를 들은 은혜의 모습이 서글펐다.
또 우연재의 가족은 다른 가정들과 달리 뒤쳐진 듯한 삶을 산다. 우연재, 우은혜, 김보경(엄마)는 서로 피를 나눈 가족이지만 다른 시간을 공유한다. 그들이 크게 싸웠냐면 그건 아니다.
다만 서로에게 부채감, 희생이 불가피했으며 그것이 쌓이고 쌓아 도무지 걷잡을수 없이 커져 방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연재는 아픈 은혜를 돌보며 자신이 이해받기를, 선택하기를 포기한다.
로봇을 사랑하는 연재는 과거 소프트웨어로봇대회에 참여했지만 유학을 갔다와 식견을 넓히며 스펙을 쌓아온 아이들에 자신감을 잃어 대회를 포기한다.
은혜역시 연재가 자신때문에 힘들어 하는것을 알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입을 다문다.
보경은 소방관인 남편이 화재를 진압하다 죽은 그 시점부터 시간이 멈추었다. 과거 3%의 확률로 간신히 살아남은 보경은 300%의 삶을 책임지기 위해 모친의 식당을 이어받아 악착같이 생계를 책임진다. 자신의 꿈이었던 배우, 남편같은 여유로움을 포기하고 아픈 은혜에게 더 신경을 쓰지만 그럴수록 소외되는 연재에게 죄책감을 느낀다. 보경은 생각했다 어디서부터 이 비극이 시작된 것일까.
그런 가족들에게 콜리와 투데이는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연재에게 콜리는 로봇을 향한 열망과 빛을, 보경에게는 남편의 공백을 대신 채워주며 위로를.
은혜에게 투데이는 같은 처지로서 서로 교감하고 끌어안으며 우정을 가져다 주었다.
연재의 같은 반 학생 지수의 등장은 모든것에 무신경한 연재의 무언가를 찌르고 돌파한다.
처음 지수는 대학가산점을 위해 연재에게 강제적으로 로봇대회에 참여하게 한다. 연재는 그런 지수가 귀찮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둘의 관계는 깊어지고 발전해 나간다. 콜리와 투데이처럼.
민주는 콜리와 투데이를 믿음직한 파트너라고 생각하며 경마장의 가혹한 만행에 아무것도 못한 자신을 반성하고, 복희와 서진은 각각 수의사,기자로서 경마장의 만행과 동물을 물건취급하는 자들을 혐오한다.
무엇보다도 콜리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다. 천개의 단어를 학습했지만 더 많은 단어를 알지 못해 아쉬워하고, 투데이와 교감을 나누며,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고, 그들을 위로하고 조언해준다.
만약 콜리가 진짜 인간이였으면 감정이 풍부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콜리가 너무 안타깝다. 투데이를 위해서 선택한 것이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했을까.
콜리는 영영 알지 못하겠지만 투데이와 다른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살게 될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만나서 반가웠다.
허블에서 출간한 천선란 작가님의 천 개의 파랑을 읽고 작성합니다. 해당 소설에 대한 내용보다는 독자의 마음으로 감상을 남기는 리뷰임을 미리 밝힙니다.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때에는 '하늘 아래 같은 색상은 없다'는 우스개소리로 던지던 말을 떠올렸습니다. SF, 막연히 어려울 거라고 지레 겁먹던 편견에 비하면 가벼운 진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가벼운 진입에 비해 마지막 페이지는 모래주머니라도 되는 것처럼 무거워져서 손목을, 페이지를 마구 누르고 있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페이지 넘기기 아까운 책이라고들 하죠. 이 표현을 기억해 주세요. 저는 정말 좋은 책에는 이 표현을 자주 쓴답니다. 천 개의 파랑, 물감을 아무리 푼다 한들 작가가 써낸 파랑보다 더 파랄 수 있을까요.
참신한 소재 그리고 SF와의 결합 다만... 조금은 클리쉐한 내용을 가지고 있는 이 작품은 천선란 작가의 작품이다. 과학적인 내용은 조금 멀리 둘 필요가 있다. 우연으로 만들어진 인공지능 로봇 콜리는 말그대로 소설속의 공상일 뿐인듯하다.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싶은 마니아 들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운 느낌을 줄수가 있을 듯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 구성은 좋았고 비리를 헤쳐나가고 극적인 요소를 가미한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책. 재미있게 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