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정신과 의사이자 과학 저술가의 책이다
많은 연구사례들로 우리가 스크린에 노출되는 위험한 상황과 그에 따른 부작용을 잘 서술하고 있다.
우리 뇌는 아직도 수렵 채집의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사회 환경은 그 시대와는 확연히 다르다.
사냥과 생명의 위험에 노출된 수렵 채집인들의 스트레스와 불안이 여전히 현대인의 뇌에 존재한다.
끊임없이 먹이를 찾아야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도전은 먹이를 찾는 보상이 뒤따르고 이때 도파민이 방출된다.
이렇듯 선조들의 도파민 추구 현상이 오늘날 새로운 것을 찾아 인터넷을 서핑하는 우리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도파민은 더욱 많은 보상을 요구하므로 악순화으로 우리는 더욱 스크린 앞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이러한 행위들은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뇌 능력을 하락시킨다. 그리고 직접 사람을 대면할 시간이 줄어들어 사회성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스크린 노출 시간이 길 수록 스트레스와 불안에 취약해진다. 계속 도파민을 원하는 뇌는 더욱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맨다. 이러하니 집중이나 몰입은 힘든 세상이 되었다.
작가는 스크린 노출 시간을 줄이며 운동으로 집중력을 향상시키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 종일 손에서 휴대전화를 내려놓지 못하는 시대인 것 같다. 업무상, 게임, 메일, 메시지, 동영상 등등 모든 일이 휴대전화로 가능하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우리가 휴대폰을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가 꼭 필요에 의한 것일까?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어떤 힘이 우리도 모르게 우리를 조종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 책 [인스타 브레인]은 뇌의 여러 가지 전달 물질과 인간의 생존 본능과 같은 과학적 근거로 우리가 휴대전화에 꼼짝 못 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다.
도파민
우리는 아침에 휴대전화 알람으로 일어나,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휴대전화로 손을 뻗고,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협탁에 휴대전화를 올려둔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2600번 이상 휴대전화를 만지며 깨어있는 동안 평균 10분에 한 번꼴로 들여다본다고 한다. 심지어 3명 중 1명은 한밤중에도 일어나 휴대전화를 들여다본다고 한다.
우리가 핸드폰을 쉽게 내려놓을 수 없고, 잠깐 내려놓더라도 끊임없이 신경이 쓰이는 이유는 바로 '도파민'이라는 물질 때문이다. 도파민을 보통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보상 물질처럼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도파민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선택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우리는 배고플 때 식탁 위에 있는 맛있는 음식을 보는 것만으로 도파민 수치가 올라간다고 한다. 이건 음식을 먹었기 때문이 아니라 도파민이 음식을 먹게 하기 위해서 '여기에 집중해'라고 신호를 주는 것이다. 인간에게 중요한 정보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다. 인간은 역사의 오랜 시간을 수렵채집인으로 살았기 때문에 정보를 모아 살아남는 것이 살기 위한 본능이었다. 이때 작용하는 것이 바로 '도파민'인 것이다.
'주변 환경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의 결과로 자연은 우리에게 새로운 정보를 찾아 헤매게 하는 본능을 심어주었다. 이러한 본능에 작용하는 뇌의 물질이 무엇인지는 아마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도파민이다!
[인스타 브레인] 중에서
이렇게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핸드폰을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나온다. 휴대전화는 하루에도 수백 번 도파민을 분비하게 한다. 핸드폰으로 인스타와 유튜브, 틱톡의 세계를 탐험하며 새로운 정보를 끊임없이 수집하는 건 인간의 생존 본능인 것이다. 그리고 플랫폼 기업들은 바로 그 부분을 공략한다. 우리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거대 IT 기업들의 우리의 뇌를 해킹한 것이다.
그래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새로운 소식이 업데이트되었는지 '좋아요'나 댓글이 달렸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싶어진다. 이런 기능은 마약만큼이나 중독성이 강해서 어떤 IT 개발자는 자신의 핸드폰에 사용을 제한하는 기능을 설치했다고 한다. 재미있는 건 그 개발자가 바로 페이스북에 '좋아요' 기능을 만든 장본인, 로젠스타인이라는 점이다. '좋아요' 엄지 척을 만든 장본인도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휴대폰의 유혹을 떨쳐낼 수가 없다.
세로토닌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도파민'과 유사한 뇌의 또 다른 전달 물질로 '세로토닌'이라는 것이 있다. 이 세로토닌은 평온, 조화, 내면의 힘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세로토닌은 우리의 기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무리에서 차지하는 지위에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원숭이 무리에서 우두머리 수컷은 다른 원숭이보다 세로토닌 수치가 2배 가까이 높았다. 다시 말해 자신감이 넘치는 것이다.
재미있는 건 이 세로토닌이 인간에게도 비슷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자신의 사회적 입지가 높다고 생각되고 자신감이 생기면 세로토닌 수치가 올라가고 행복해진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못한 처지라고 생각되면 세로토닌 수치는 낮아지고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생긴다.
예전에 인간은 자기 주변의 2~30명 정도와 비교하며 인생을 살았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나은 부분도 있고, 내가 다른 사람보다 나은 부분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내 주변에 거대한 성공과 부를 이룬 세계적인 재벌이나 완벽한 몸과 외모를 가진 연예인들이 있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런데 오늘날의 우리들은 SNS에서 전 세계 수십억 명을 상대로 경쟁을 하며 자신의 위치를 비교하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내가 자신 있는 부분도 SNS 수많은 사람들 중에 항상 누군가는 나보다 더 잘할 가능성이 높다.
오늘날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학교 친구들의 사진뿐만 아니라 포토샵으로 편집한 인스타그램 스타들의 그럴싸한 사진들에 둘러싸여 있다. 인스타그램의 스타들은 멋진 삶이라는 칭송을 받기 위해서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인스타그램을 포장하고 있다. 그 결과 많은 사람이 자신의 위계질서의 최하단에 위치한다고 느낀다.
[인스타 브레인] 중에서
이런 식이라면 우리는 SNS를 사용하면 우울해질 수밖에 없는 뇌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건 마음가짐 만으로 해결된 문제가 아니니, SNS 사용 시간을 줄이는 수밖에 없을 듯싶다. 그래도 이런 현상이 단순히 개인의 자격지심이 아니라 인간의 뇌구조가 생존을 위해 자연스럽게 하는 본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하니 조금 위안은 되는 듯싶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SNS를 한다고 무조건 우울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sNS를 통해서 사람들과 접촉하고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 활력을 얻는 사람도 있다. 바로 능동적으로 SNS를 활용하는 적극적 사용자들이다. 예를 들면 크리에이터일 수도 있고 꼭 크리에이터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사진과 일상을 능동적으로 공유하고 사람들과 나누는 경우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기도 했다.
SNS 사용 방법도 기분을 가라앉히는 데 영향을 끼쳤다. 다른 사람의 사진을 보기만 하고 자기 자신은 사진을 올리지 않거나 댓글 등을 통해 소통하지 않는 수동적인 사용자는 적극적인 사용자보다 의기소침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인스타 브레인] 중에서
SNS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관심이다. SNS가 더 이상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 그 플랫폼은 경쟁에서 밀려 도태되고 말 것이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 플랫폼들은 도파민, 세로토닌과 같은 뇌의 작용과 거울신경세포와 같은 인간의 본능을 이용해 마케팅을 한다. 우리가 SNS에서 관심을 떼지 못하도록, 휴대폰은 내려놓지 못하도록 조종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휴대폰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의 본능을 교묘하게 이용한 거대 기업의 마케팅에 굴복한 것이다. 이제 그 이유를 알았으니 쉽지 않겠지만 조금 저항해 보면 어떨까 싶다. 그리고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아주 좋은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책이 아닐까 싶다. 블루 라이트도 없고 포토샵으로 편집한 질투 나는 사진도 없지만 재미와 의미를 주고 뇌를 건강하게까지 해주는 최고의 대항마다.
누구나 한 번쯤 기억력이나 집중력이 예전같지 않다고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일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도 오래 걸리고 일을 시작하면 집중이 쉽지 않았으며, 같은 일도 마무리까지 훨씬 오래걸리는 나를 돌아보며 뭐가 문제인지 고민도 많이하고 나름 원인을 찾고자 노력도 해보았다. '인스타 브레인'은 그 고민과 탐구의 과정에서 가장 속시원하게 답을 제시한 책이다. 현대인이 가지는 다양한 문제의 중심에 사회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나의 뇌가 있었다니...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와 연구결과를 통해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일을 설명한다. 진화생물학, 인간의 감정, 호르몬, 스마트폰과 사회변화가 부드럽게 맞물리며 우울증과 핸드폰 중독, SNS의 확산 등을 다루고 있다. 학교에서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뇌의 작용과 멀티테스킹에 관한 내용과 청소년의 휴대폰 사용에 관한 내용은 정말 공감하며 읽었다. 같이 독서모임을 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의견을 더 나누어보았으면 어땠을까 아쉬울 정도였다. 학생들에게 휴대폰 사용을 제한해야 하는가, 적극적으로 학습에 이용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하는가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휴대폰의 적절한 사용을 교육해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 이의가 없을 듯하다. 이 책을 읽어보면 그 고민이 더 깊어진다. 아, 어떻게 휴대폰과 공존해야 할 것인가. 3월이 오기전에 깊게 고민하며 한번 더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스타 브레인을 읽고 나의 일평균 스크린타임을 보았다.
무려 5시간..! 오늘날 성인 평균 사용량보다 1시간이 더 많았다.
나의 습관을 돌이켜보면, 일단 눈을 뜨면 핸드폰을 본다.
지난 밤에 답을 못한 카톡을 하거나, 유튜브 관심 영상을 보거나 인스타를 본다.
나의 하루에서 크게 의미있는 시간이 전혀 아니지만 습관적으로 눈뜨면 핸드폰부터 본다.
이런 나의 습관이 평소에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통해서 과학적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나의 뇌는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고 있다.
방금 본 것보다 더 재미있는게 곧 나올거라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다음 미디어를 찾고 있다.
핸드폰은 사용하지 않아도 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방해가 된다. 집중력을 흐트려놓고, 원래 집중하던 것에서 핸드폰으로 집중을 뺏겨 전두엽을 피곤하게 만든다.
그리고 뇌에 부어진(?) 끊임없는 자극은 기억력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면의 질도 낮추고, 암튼 인생에서 큰 도움이 안되는게 인스타 유튜브인 것 같다.
이것들이 없는 세상에서 살긴 어려우니까 스스로 잘 통제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최근에 다짐한 것이 '눈뜨자마자 그날의 중요한 일 먼저 하기'이다.
사람에게는 중요하지만 급한 것,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것,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것, 중요하지 않고 급하지 않은 것으로 우선순위를 나눌 수 있다.
인스타 따위에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것들, 책읽기나 공부 등이 언제나 뒷전으로 밀린다.
앞으로는 눈뜨고 언제나 우선순위가 밀렸던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것들을 가장 먼저 하며 뇌를 좀 개운하게 해줘야겠다.
이 책이 나온지도 2년이 넘었다.
그 사이 SNS와 youtube등은 더욱 우리 생활 깊숙히 들어왔다.
모르는 것을 검색하거나 물건을 고를때에도 때로는 구글보다도
유투브, 또는 인스타그램에서 하는 것이 낯설지 않게 되었다.
뭔가 더 스마트 해지고 속도감이 더 있는 것 같은데,
갈수록 그닥 효율이 좋아지는 것 같지는 않고,
집중력도 그닥 좋은 것 같지 않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고 하니, 뭔가 다행인 것 같기도 하지만,
청소년들은 더욱 걱정이 된다.
스마트폰은 나에게 있어서 별로 좋은 친구가 되지 못한다.
전화가 걸려올때 별로 좋은 전화가 오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요즘은 ebook에 재미가 들려서 웹서핑등에 소비하는 시간이 더욱 줄었다.
알람은 다 껐고, SNS는 어플을 삭제했고, 문자나 메일을 보는 시간을 따로
정하려고 '노력' 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하기엔 내 시간이 아직은 더 아깝게 느껴지니 감사하다.
오랫동안 스마트폰에 빠져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쯤 자신을 돌아보라고 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