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우리 집에 가장 큰 식문화(?)의 변화가 있다면
배달음식의 일상화라고 볼 수 있겠다.
어른들은 점점 나이들어가고, 나는 너무 바빴고, 아이들은 학교를 가지 않았다.
삼식이가 아빠 한 명 뿐이라면 모르겠지만, 한참 먹성 좋은 고등학생 둘을 매끼 해먹이게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레토르트, 냉동식품, 배달음식을 예전보다 훨씬 많이 먹게 되었는데,
예전에 일주일에 한번 먹을까말까 하던 배달음식의 횟수가 2회 정도로 고정이 되어버렸다.
처음엔 늘 먹던 중국음식, 치킨, 피자 등으로 한정되었지만
메뉴는 점점 다양해져 요즘은 "안매운 마라탕"을 시켜먹기에 이르렀다.
이게 무슨 소리가 할텐데, 여튼 그렇다. 매운 음식을 전혀 못먹는 어른 때문에 이런 희한한 음식을 먹게 되었는데 담백(?)한 맛이 괜찮다며 좋아하신다.
다양한 음식의 세계를 접하며 그렇지 않아도 풍부하던 뱃살은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무릎에 무리를 주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젠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다이어트 타임!
그런데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먹는 얘기가 가득한 책. 그것도 좋아하는 작가들이 쓴.
백인백색. 그들의 먹고사는 모습은 꽤 다양했다.
열 두명의 작가가 다섯 편씩 먹고 사는 이야기를 썼다.
많은 공감을 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나는 <리틀 포레스트> 같은 영화를 볼 때 마냥 신기했다. 어떻게 아무도 초대하지도 않고, 오직 자기 자신을 위해 식혜를 만들고 빵을 구울 수 있을까. 재료를 다듬고 밥을 짓는 저 지루한 시간을 견디면서 어찌 저토록 느긋할 수 있을까.
그러고 보니 그랬다.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는 보지 않았고 김태리, 진기주, 류준열, 문소리가 출연하는 한국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봤다. TV에 다시 해 줄때마다 또 보면서 어찌 저리 음식을 맛나게 할까, 4계절을 잘 담았네 감탄하며 봤는데 "오롯이 자기 자신을 위해" 그런 음식을 만들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엄마에게 음식 만드는 법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도 배운 탓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혼자 밥을 먹을 때는 대충 떼우기가 쉽다. 그릇 씻기도 귀찮아 조리한 그릇 그대로 먹기도 하고, 서서 먹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가. 쫓아오는 사람도 없는데 다들 왜 그렇게 먹는 것일까? 오히려 그 부분을 궁금해해야 하지 않나 싶다.
맥도날드에서의 두 끼를 선택할 때 포기해야 하는 다른 음식을 생각하면 나 역시 너무나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맥도날드를 포기할 수 없는 건, 맥도날드에도 오직 그 나라에서만 먹을 수 있는 고유한 메뉴를 팔기 때문이고, 나는 이걸 확인하는 게 무척 즐겁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어떤 점에서는 세계적이 체인에서 특별한 자국민의 보편적인 입맛에 맞춰 내놓은 이런 상품이야말로 역으로 현지인들의 어떤 특성에 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하고, 다른 지역 사람들도 일부러 찾아오는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과 일반적인 백반집, 패스트푸드점이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는 것을 고려하면 저 세 개의 공간을 적당히 섞어서 가보는 것도 여행자가 추구하는 '유사 현지인 일상'적 접근으로 괜찮은 방식인 것 같다(아니면 또 어떤가). 게다가 한때 해피밀 굿즈 콜렉터였던 나에게는 타이밍이 맞으면 생각지도 못한 이국적인 장난감을 얻게 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오무라이스 잼잼을 보면 현지화된 패스트푸드 상품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아무래도 작가가 그 나라에 살았기 때문에 소개할 수 있는 제품들이 아닌가 싶었는데 이렇게 여행을 가서 맥도날드에서 두끼를 먹는 사람도 있다니 신기했다.
불고기버거를 먹으면서 이걸 다른 나라에서도 팔까?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있지만,
그걸 직접 확인해보려는 시도를 하다니 멋진 생각 아닌가.
코로나 19가 끝나고 다시 해외여행을 갈 수 있다면 나도 이런 시도를 해보고 싶다.
1인 가구 비율이 높아진 요즘, 누구나 밥상머리에 사이버 밥 동무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싶다. 각종 0튜브 채널이 수많은 사람들의 식사 시간을 조금이나마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물론 과학적 근거나 통계에 입각한 생각은 아니지만, '크으으- 저녁 반찬으로 못 참지', '오늘도 한 끼 뚝딱' 등 각종 동영상에 달린 이런 댓글들을 보면 그저 뇌피셜만도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다.
요즘 나의 식사시간은 꽤 고요한 편이다. 일어나는 시간이 제각각이라 아침도 혼자 먹을 때가 많고, 점심시간은 대화를 자제해달라는 문구가 적힌 아크릴 가림막 속에서 식사를하고,
제때 퇴근을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니 저녁도 혼자 해결하기 일쑤이다.
대화를 하며 밥을 먹는 시간은 토요일, 일요일 해서 많아봐야 서너끼 정도.
1인 가구가 아니더라도 이제 밥상머리 친구가 하나쯤 필요한 시대가 되어버렸다.
아침은 뉴스를 틀어놓고, 점심은 인터넷 뉴스를 보며, 저녁은 TV 오락프로그램을 보며 먹는 나의 경우가 크게 이상한 사례는 아니리라. 어쩌다 이런 시대가 되어버렸나 모르겠다.
"정민이가 입이 터지지 말았어야 했는데."
오래된 일이다. TV 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서 박정민 배우를 봤던 건.
피곤해서였던가 그는 말이 없고 먹지도 않고 잠만 내리 잤다.
스튜디오의 출연자들이 답답해하며 언제 먹냐고 걱정을 했던 그 때,
밥친구라며 동네에 사는 친구를 불러내 뭔가를 시켜서 절반 정도밖에 못먹고 헤어지는 장면을 봤었다.
한참 먹을 나이인 것 같은데 왜 저렇게 못 먹나, 뭐가 문제가(?) 있나 싶었는데,
그가 1년 반 전 쯤 "입이 터졌다"고 한다.
많이 먹고 살이 쪘단다. 다행이다 싶지만 그의 직업은 배우.
주위 사람들은 뒤늦게 먹는데 재미를 붙인 그 상황이 반갑지만은 않았겠지.
분장실장님은 저렇게 탄식을 했지만 박정민 배우는 매우 행복하단다. 그럼 해피엔딩~
마치 채식주의자 라이센스라도 있다는 듯, 그런 건 진정한 채식주의자가 아니라고 누군가 조롱하거나 비난하더라도 조금도 신경 쓰지 말기를 바란다. 이 일은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먹는 끼니라는 것을 통해 조금 더 지구에 이로운 선택을 하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당신 자신에게만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신의 주인공은 당신뿐이다.
요조의 글은 늘 좋다. 이번 책에서도 요조의 글이 제일 좋았다.
"묽은 채식주의자"가 무슨 말인가 했는데 치팅데이도 있고, 어쩔 수 없이 고기를 먹어야하는 상황이 생기면 감사하게 고기를 먹는, 그런 채식주의를 실천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채식주의를 시작한 뜻은 좋지만 그걸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보여주기 위해 무리하는 사람을 많이 봤다.
자신에게 솔직하면 될 일이다. 채식주의를 지킬 수 없을 땐 과감히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남이 뭐라고 할까봐 속이고, 억지로 지키는 것은 이미 그 원래의 의미가 퇴색된 것이다.
그녀의 말처럼 당신의 주인공은 당신뿐.
요즘은 요리책을 보면서 이것저것 많이 만들어보고 있다. 기회가 되면 또 두 사람을 초대하고 싶다. 그리고 또 그만큼 초대받고 싶다. 진짜 음식과 진짜 시간과 진짜 공간 속에서 계속 실감하고 싶다. 우리가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고 있다고 우리가 대화하고 있다고. 우리가 이렇게 살아 있다고.
친구가 컴퓨터를 켜놓고 맥주모임을 한다고 했다. 나는 술을 먹지 않기 때문에 그게 무슨 소린가 싶지만 사람들을 직접 만나 술을 마실 기회가 없어 힘든 사람들은 그렇게라도 "한잔할 친구"들을 만나곤 한단다. 코로나가 쏘아올린 새로운 문화의 장이라고 해야할지.
하지만 요조는 "진짜 음식, 진짜 시간, 진짜 공간에서 실감하고 싶다"고 썼다.
제대로된 친구와의 만남이 또 몇달이 되어간다.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이유로 나는 늘 이렇게 한발 물러선다.
매일 확진자 최대를 찍는 요즘. 이게 끝을 향해 가는 것이라 믿고 싶다.
그리고 나도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싶다. 친구들과.
여느 때처럼 아빠와 외식을 한 뒤 빵집에 들러 밤식빵을 사서 돌아가던 날, 언니와 나는 손에 밤식빵을 든 채 걸어가는 아빠의 뒷모습을 보며 그런 이야기를 했다.
"나중에 우리 큰일 났다. 우리 늙어서도 밤식빵만 보면 아빠 생각나서 울겠다."
특정 사람이 생각나는 음식은 이래서 언제나 무섭지만, 그래도 그때쯤에는 의연하게 밤식빵에 든 밤을 콕콕 빼먹으며 가장 행복했던 때를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붕어빵을 좋아하는 우리 엄마는 찹쌀떡도 좋아하고, 팥이 든 음식이라면 다 좋아하신다.
겨울이 시작되어 붕어빵을 파는 곳을 지나면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되고, 뭔가 팥이 들어있는 음식을 주섬주섬 사들고 오게 되다보니 우리 아이들도 그 식성을 똑닮았다.
아마 나도 그럴 것이다. 따로 제사를 지낼 것 같지는 않고 엄마가 좋아했던 음식들을 차려놓고 추모식 같은걸 지낼 것 같은데, 팥든 음식을 볼때마다 엄마가 기억나지 않을까
그런 시간이 다가오는 것 같아 슬프지만, 행복한 때를 떠올릴 수 있도록 좀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요즘 어떤 사는 맛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떠올려보게 된 책,
<요즘 사는 맛>이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모두 그런 건 아닐 거다. 어떤 사람들은 큰 통증도, 감정 기복도 없이 보통의 하루처럼 지나가기도 한다. 그건 정말 축복이다. (P.301 핫펠트,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가라)
글 쓰는 사람에게 추억팔이란 숙명 같은 일이다. 원고 마감을 위해서는 삶의 어떤 시점이든지 기꺼이 곱씹을 준비가 되어있는걸. 특히나 헤어진 애인과의 이야기 같은 건 가장 꺼내쓰기 좋은 조미료와도 같다. (P.88 디에디트, 첫 양파 수프의 맛)
나는 묽은 사람인 동시에 아주 미숙한 인격을 가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알기로 미숙한 인격을 가진 사람이 자기 신념에 너무 몰입하여 엄격해지면 자신의 무결함에 도취되기 쉽다. (p.198 요조, 저는 채식주의자이고 고기를 좋아합니다.)
새해 선물로 핫펠트 작가님의 사인이 담긴 을 선물 받았다. 이름난 열 두 명의 작가님들의 글을 모은 이 책은, 사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여러 작가님이 참여한 책에는 각각의 작가님 '맛'이 잘 우러나지 않기 때문에 매력이 부족하달까. 그런데 이 책은 '일상 속 음식' 이야기여서 그런지 날 것 그대로의 작가님들도, 조미료 듬뿍 쳐서 맛깔나는 작가님들도 가득 들어있었다. 글 잘 쓰기로 이름난 분들인 것은 진작 알았으나, 이렇게 일상을 재미있고 맛있게 쓰실 수 있는 분들이라는 것에 새삼 놀랐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음식에는 언제나 감정이 담긴다. 누군가를 추억하는 것에도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어떤 음식을 먹으며 '이거 그때 00이랑 먹으며 어땠지~'하는 추억팔이는 너무 흔한 경험. 그래서일까, 책을 읽으며 웃음이 나기도 했고 코가 시큰해지기도 했다. 핫펠트 작가님의 김치 이야기에서는 엄마가 얼마나 소중하고 대단한 존재인지를 생각했고, 김겨울 작가님의 요거트 이야기에서는 나도 관대한 근자감에 차올랐다. 디에디트 작가님의 양파 수프에서는 나 역시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요조 작가님의 글에서는 그 아이러니에 공감이 넘쳐서 목이 아플 정도로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솔직히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라고 하면 못하겠다. 음, 엄청나게 잘 차려진 푸드코트의 느낌이랄까? 그들의 글은 재료도 다 다르고, 그것을 담아낸 그릇도 다르다. 다양한 맛과 다른 감정들이 마구 뒤섞여있는데 짬뽕 같은 느낌은 전혀 아니다. 푸드코트에서 이것 조금, 저것 조금 기분 좋게 고르고, 마침 테이블도 금방 나서 기분 좋게 차려놓고 먹는 기분이랄까? 의식주는 우리의 기본이기에 그것이 없으면 살 수 없듯, 그것과 관련한 이야기들은 역시나 수많은 이야기를, 감성을 자아내는 것임을 새삼 느낀다. 작가님들도 나도, 올해에는 더 맛있는 인생이길 바라보며, 덕분에 나의 도 참 좋았다.
우리가 가장 자주 하는 인사말 중 하나가 아마 “밥 먹었어?”일 것이다.
헤어질 때나 전화를 끊을 때도 “다음에 밥 한번 먹자”가
마지막 인사가 되곤 한다. 혹여 상대가 ‘입맛이 없다’고 하면 그야말로 큰일이다.
이렇게 밥에 진심인 민족이 또 있을까? 우리에게 먹는 일은
단순히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의 삶에 대한 만족과 행복의 척도가 된다.
또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려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떻게 먹는지만큼
그 사람의 취향과 성격을 잘 보여주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시킨다
#독서후기 <요즘 사는 맛>
무더운 여름을 이기기에 딱 좋은 에세이.
먹는 데 진심인 모든 사람을 위한 힐링 책.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책 읽기도 조금씩 가벼운 것, 더위를 이기는 것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러던 차, 이 책을 추천받았다. 이번 기회에 예스@@에서 북클럽 가입도 하고, 전자책으로 읽어보기로 했다.
(전자책의 장점은 어디서나 휴대폰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인데, 그곳이 지하철이나 버스 안, 또는 화장실 같은 공간이어도 시간틈새만 있으면 언제나 독서를 가능하게 했다.
다만, 단점으로는 밑줄을 긋거나, 스티커를 붙이거나, 내 생각을 적거나 하는 아날로그적인 행위를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그런 기능들이 있긴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인간적인 행위는 아니어서 쉽기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그렇게 전자책으로 책을 읽었다.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작가, 영화배우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이 음식에 관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쳐낸 책이다. 아마도 배달앱 중의 하나인 <@@의 민족> 어플리케이션에서 작가들의 글을 하나씩 받아 올리는 모양인데 이 책은 그 글을 모아 엮어낸 것이라 보면 된다.
이 책은 일단 99퍼센트 먹는 것과 관련된 글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니까 현재 매우 심각하고 과도하게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든지, 하는 경우에는 당분간 이 책을 멀리하길 권한다.
작가들이 각자의 특징과 성격대로 쉽게 쉽게 적힌 글처럼 읽힌다. 하지만 작가는 작가인지라 글에서는 진한 풍미의 냄새가 진동을 하고 독자는 글을 읽으며 작가가 펼쳐내는 음식 이야기를 상상하며 뇌하수체 변연계는 극렬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좀처럼 식욕을 억제하기가 어렵다.
작가들의 매우 개인적이면서도 음식에 매우 진심인, 정성 가득한 글들을 읽노라면 우리는 이내 아득하게 온 몸과 마음을 무장해제하며 오늘 점심 뭐 먹지?를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많은 작가들(솔직히 몇 명의 작가가 참여하여 이 책을 만들어냈는지 세어보지는 못했다.)이 각기 다른 색깔의 글을 펼치고 있어서, 작가들의 구성, 그러니까 작가 한 명 한 명이 서로 다른 음식인 셈으로, 다양한 작가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풍성한 정찬을 마주하게 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작가들의 음식 이야기는, 맞아 맞아, 하며 공감하는 부분들이 뒤따르고, 몇년 전 음식에 관한 자신의 에피소드를 소환하게 만들어 잠시 추억에 잠기게 하고, 어떤 음식 이야기에서는 나도 여기 적힌 것처럼 한번 따라 해볼까? 하는 무모한 용기를 불어넣어 주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의 글은 레시피를 서술하고 있지는 않다. 작가 자신이 추억글, 배달 시켜 먹은 음식, 여행지에서 발견한 음식 등 기타 등등 다양한데, 심지어는 과자를 음식이라고 우기는 글도 나오기도 한다.
나는 첫 번째 김겨울 작가의 토마토 이야기나 치즈 이야기를 읽으며, 나만의 추억 이야기를 떠올렸고, 나도 나만의 <요즘 사는 맛> 글을 한번 써볼까 하는 글욕심을 가져보기도 했다.
전자책의 단점은, 다 읽고나서 좋았던 부분을 휘리릭 책장을 넘겨 찾아 다시 읽는 그런 행위를 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는데, 휘리릭 넘겨 다시 찾기 힘든 관계로 여기서는 더 이상 설명하기 힘든 점도 양해를 구한다.
제목은 잘 뽑았다.
"맛"이 분명히 들어갔으니, 확실히 음식 에세이라 부를 수 있다.
살려니 먹어야 하는 것이고,
먹으면 살아내는 것이니,
사는 것과 먹는 것은 같은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제목의 "사는 맛"은,
사는 것을 힘겨운 고통의 질량으로 보지 않고, "맛깔스러운" 삶으로 치환함으로써, 이렇게 먹을 것이 가득한 세상이란, 즐겁게 살아볼만한 인생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나름 인생책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올 여름, 이 책으로 더위를 한번 이겨보시길 추천드린다.
이 리뷰는 위즈덤하우스에서 출판된 요즘 사는 맛에 관한 리뷰입니다.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예전에는 에세이류는 잘 읽지 않았는데 요즘은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져서 종종 에세이류도 읽는 편이다.
요즘 사는 맛은 다양한 저자들이 본인의 식습관과 또 음식에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주는데 그게 정말 재밌다
다른 사람의 생각, 음식에 대한 추억에 대해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다
요즘 사는 맛입니다.
단편 글로 모아져 있고 요즘에 정말 생긱하고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이 있습니다.
각각의 작가들이 단편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인 의식주 가운데 가장 손쉽게 다른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먹는 일’ 아닐까? 누군가와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술 한잔 기울이는 것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상대를 알아가고 나에 대해 알려주는 친목의 장이자 교류의 도구가 된다. 혼자 밥을 먹는 일도 마찬가지다. 대충 때우는 끼니가 되기도 하고 정성껏 차린 한 상이 되기도 하는 혼자만의 식탁을 보면 그날의 내가 어떤 모습인지, 어떤 마음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먹고 사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인 열두 명의 작가들이 들려주는 일상 속 음식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요즘 사는 맛』에는 이처럼 함께 할 때는 설레는 인사와 대화가 되고 헤어질 때는 따뜻한 추억과 그리움이 되는 다양한 한 끼들이 가득하다. 특히나 누군가와 식사를 같이 하는 소소한 일상이 그리운 요즘, 이 책은 마치 이야기 속 작가들이 차린 식탁에 마주 앉은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별것 아닌 것을 별것이 되게 하고 평범한 하루를 특별하게 만드는 맛있는 한 그릇의 힘을 만나보자.
먹고 사는 문제는 중요하다. 오죽하면 우리는 의례적인 인사일지라도 식사하셨냐고 묻고 언제 밥 한번 먹자고 이야기 한다. 인간의 생활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세 가지 중 '의식주'에서 먹는 이야기는 두 번째로 나온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와도 관련이 있는 식욕. 그러니 먹고 사는데 진심인 사람들의 이야기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도 무려 작가분들이 전하는 '먹고 사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인 작가들의 일상 속 음식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야기의 책 『요즘 사는 맛』이라면 누구라도 궁금하지 않을까?
가장 궁금한 것은, 과연 이분들에게 있어서 요즘 사는 맛은 무엇일까이다. 그리고 동시에 드는 궁금증은 그렇다면 나에게 있어서 요즘 그런 맛이 뭘까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은 이런 비슷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무려 12명의 작가분들이 전하는 먹고 사는 이야기에는 먼저 작가님들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의 작가님인지, 그동안 어떤 작업을 하셨는지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먹고 사는 일에 진심인 맛 이야기를 짧게나마 언급하신 이후에는 요즘 사는 맛에 맞춰서 자세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특히나 표지를 보고선 많은 기대를 한 부분이 작가님들이 어떤 음식, 어떤 맛을 소개할까와 함께 그 음을 표현한 이미지였는데 아쉽게도 책에는 위와 같이 처음 작가님을 소개하는 페이지 옆에 음식에 대한 일러스트 이외에는 달리 일러스트나 사진 이미지가 없다. 그 부분은 확실히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사실 맛이라는게 미각도 있지만 후각이나 청각도 중요하지만 미각만큼 중요한 요소도 없는 그야말로 오감을 만족시켜야 진정으로 맛있음을 표현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그래도 자신의 사는 맛과 관련한 이야기는 흥미롭게 잘 쓰여져 있다. 단순히 어떤 맛을 소개하거나 맛집을 알려주거나 아니면 레시피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맛과 관련한 일화나 추억 등을 소개하는 에세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럴 것이다.
커피와 같은 음료도 있고 식사와 같은 음식도 있고 베이커리나 디저트, 과일도 있고 다양하다. 그래서 읽는 묘미는 분명 있다. 먹방과 쿡방이 엄청난 콘텐츠로 방송을 장악하다시피 한 시절이 있었고 그로 인해 아이들의 직업 인기 1순위에 셰프가 있었던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에 비해 수그러들기도 했지만 여전히 먹방과 쿡방은 이와 관련한 인기 콘텐트로 1인 크리에이터도 인기인 점을 보면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인지 영상이나 이미지가 아닌 텍스트로 누군가의 먹방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하는 책이며 한편으로는 맛 칼럼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했던 흥미로운 책이였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3월 한 달은 그랬다. 그게 그러니까 카드 내역을 보려면 스크롤을 한참이나 내려야 했다. 소비의 달이었다. 은행 앱으로 든 적금을 깨서 신나게 써 제꼈다. 하나 살 걸 두 개 사고 평소 같으면 안 사야지 했던 것도 샀다. 뭔가에 씐 듯. 소위 말하는 지름신이 강림하사 그분께서 시키는 대로 했다. 뭘 해 먹으려는 마음도 없어서 배달의민족에 의지했다.
『요즘 사는 맛』을 쓴 저자 중 한 명인 배우 박정민처럼 카드 내역서에 자주, 빈번하게 우아한 형제 님들이 등장했다. 다들 아시나. 배달의민족 앱에서 결제를 하면 사용처는 우아한 형제다.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대체 우아한 형제가 누구길래 자꾸 돈을 가져가나 하겠다. 그렇다. 우아한 형제는 지금의 나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형제님들이다. 그 분들은 게으르고 배고픈 형제, 자매님을 위해 집 앞까지 맛있는 음식을 가져다준다.
거기까지. 정신 차리지 않으면 돈 백은 우습게 사라진다. 어떤 유튜버는 배달 음식비로만 백만 원을 넘게 쓴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주문하는 동안은 그런 생각에 사로잡힌다. 내가 이것도 못 먹지는 않잖아. 이 정도는 쓰면서 살 수 있잖아. 흥분된 마음으로 포장을 뜯고 먹고 나면 후회가 밀려온다. 부지런히 움직여서 밥해 먹을걸. 펑펑 쓴 3월 지나 4월,의 첫 소비는. 두구 두구. 바로. 우아한 형제님이다. 다 먹지도 못하면서 사이드 메뉴까지 욕심 부리며 시켰다.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작가들이 배달의민족 레터에 음식을 주제로 산문을 썼나 보다. 시켜 먹기 바빴지 배민이 그런 걸 하는 줄도 몰랐는데 책이 나오고서야 알았다. 『요즘 사는 맛』은 무얼 먹고 사는지 왜 먹는지 먹으면서 무슨 생각들을 하는지 작가들의 귀여운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사는 모습만큼이나 먹는 모습도 다양하다.
남들이 어떤 걸 먹으며 사는지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은 무얼 먹으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을 때 읽으면 딱 좋은 책이다. 입이 터져 버린 배우 박정민의 이야기. 토마토에 진심인 김겨울. 혹독한 직장 생활을 견디게 해준 음식의 추억을 꺼내는 김혼비. 헐렁헐렁한 비건주의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요조. 한 음식만 패는 최민석. 읽으면서 깜짝 놀라서 다시 정독하게 만든 훌륭한 글솜씨를 가진 핫펠트.
요즘 나는 괜찮다. 아무거나 잘 먹는다. 원래도 아무거나 잘 먹는데 더 아무거나 잘 먹게 되었다. 매일유업에서 나오는 두유를 사서 냉장고에 일렬로 정리해 두었고(마치 편의점 같은 진열로) 친구 찬스로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종종 먹고 있다. 샐러드 가게에 가서 감탄한다. 만만치 않은 가격인데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 걸 보고선.
다들 요즘 사는 맛은 어떤지. 세상은 점점 이상하고 기괴해져 가는데 괜찮은지. 그러니까 시간이 난다면 마트든 편의점이든 가서 달달한 걸 하나 사서 입에 넣으며 집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쓴맛 나는 하루였대도 하루의 끝은 달았으면 그랬으면 한다. 정 힘들 땐 배달비 생각하지 말고 제일 먹고 싶은 거 시켜서 먹어. 결제는 한 달 후 월급 받을 네가 할 테니까. 미래의 너를 믿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