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작가이자 팟캐스트 <여자 둘이 토크하고 있습니다>의 진행자 황선우의 에세이집이다. 일에 관한 책이라고 들었는데, 읽어보니 일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대기업 산하의 잡지 에디터였고 현재는 프리랜서 작가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직장인과 프리랜서의 일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40대 비혼 여성으로서 혼자서도 잘 사는 법과,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사는 법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20년 넘게 잡지 에디터로 일한 저자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평균적으로 만나는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수의 사람들을 만났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러면서 느낀 건, 누구를 만나서 어떤 일을 하든 간에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유능하고 잘난 사람이라도 메일이나 전화 통화를 할 때 매너가 좋지 않으면 기분이 안 좋고 결과도 안 좋다. 반대로 업무의 사소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신경 쓰고 정중한 자세로 임하는 사람은, 그것이 거절 메일이고 전화일지라도 좋게 평가하게 되고 다음을 기대하게 만든다.
연봉 협상 팁도 나온다. 아무리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도 자기가 그동안 무슨 일을 했고 얼마나 잘했는지 스스로 알리기는 쉽지 않다. 저자도 그런 사람이었는데, 어느 날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보다가 이 대사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자기도 모르는 자기 가치를 우리가 왜 인정해 줍니까." 세상은 가만히 있는 사람을 저절로 알아주지 않는다. 열 번 백 번을 떠들어도 한 번 들어줄까 말까다. 그러니 평상시에는 물론이고 연봉 협상 같은 중요한 시기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의 성취와 업적을 알려야 한다.
상속받을 자산이 없는 한 누구나 한 번은 프리랜서가 되거나 창업을 해야 하는 시대라고 한다. 저자 역시 오랫동안 직장에 다니고 싶었지만 건강 악화를 비롯한 여러 사정으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가 되었다. 같은 프리랜서라고 해도 분야에 따라, 경력에 따라, 성격이나 취향에 따라 일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으므로 한 사람의 방법만 따르지 말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외향인(E)인 저자는 집에서'만' 일하는 것이 힘들어서 공유형 오피스에서 일하고, 내향인(I)인 김하나 작가는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에 집에서 일한다.
프리랜서는 일한 만큼 벌고, 일한 만큼 몸이 축난다. 그러니 일이 많을 때에도 적을 때에도 꾸준히 틈틈이 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비축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러닝, 수영, 요가 등 다양한 운동을 오랫동안 하고 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탁구, 배드민턴 등 새로운 운동을 시도하며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운동을 통해 몸만 건강해지는 게 아니라 사람도 만나고 지역 사회와도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고. 나도 걷기 말고 다른 운동(?)에 도전해 봐야겠다...!
이십년간 직장인으로 살다가 프리랜서로 전직한 작가의 일과 생활 사이에서의 밸런스 찾기에 관한 에세이다. 공감되는 이야기가 무척 많은데, 특히 조직에서 일하는 여성들에게 높은 자리로 가려는 욕심을 가져야 한다고 종용하는 파트가 특히 그러하다. 지금 사회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는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 판결을 내리는 사람들이 남자인데서 기인하는 게 많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갈 수 밖에. 능력있는 사람이 높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높이 올라가는걸 좋아하는 ㄴ사람들이 높이 올라간다. ㅋㅋㅋ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그냥 읽었다가 너무 좋아서... 아껴 읽었다.
참....작가님은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고... 글도 정말 정말 잘 쓰시는 것 같다.
동향 동년배인 작가 님의 글을 언제부터인가...다 찾아 읽고 있는데...(김하나 작가님 것도)... 이 분들은 나를 모르지만 나는 그냥.. 친구를 만난 것처럼 너무 좋다.
이 책은... 젊은 후배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나도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들... 내가 듣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많아서... 참으로 공감하고 또한 위로 받았고.. 작가님을 위로해주고 다독여주고 참 잘 하고 있다고 응원하고 싶었다.
실제 읽는 동안 내가 만나는 소녀들에게 더 당당하게 자신을 어필하고 열심히 살며 함께 하는 삶을 살아가라고 이야기를 많이 해 줄 수 있어서 참으로 고마웠다.
꿈을 크게 가지라는 이야기도 좋았고 ... 거절의 기술을 조근조근 얘기해 주어서 좋았다. 새로운 여자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장소도 좋았다. 1인분 뒤의 1인분의 가사노동의 이야기도.. 건강한 몸을 지켜내자는... 암튼 조모조목 실용적이고 꼭 필요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참 좋더라.
젊은이들이여~~ 읽어요!!!
살아가는 많은 용기를 주는 참으로 고마운 책이다.
더욱 더욱 승승장구하셔서 좋은 글 많이 내주시기를...
괜히 내가 우쭐해지는 책 읽기... 이런 작가 님이 계셔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누가 관리자가 되는가? - 꼭지가 참 좋았다.
여성들이 높이 올라가는 걸 꿈꾸지 않는 이유가 정말로 실무를 너무 좋아해서일까? 재미있는 현업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로워일까? 큰 기대를 받지 ㅇ낳았기 때문에 쉽고 안전한 테두리 속으로 스스로를 제한해온 건 아닐가? 거꾸로 남자들이 자기는 어느 직급 이상은 승진하지 않을 거라고 선을 긋는 경우는 없다.---
“어떤 사람이 조직에서 높이 올라가는지 아세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높이 올라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높이 올라가요. 그런 사람일수록 필요한 일이 아니라 티 나는 일을 주로 하죠.”
얼핏 책 제목만 보면 사랑이야기 같았는데 띠지에 친철하게도 '목숨 걸지도 때려치우지도 않고,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기'라는 문구를 보고 구입했다. 작가가 친구랑 공동으로 쓴 책도 매우 재미났고 그래서 작가에 대한 기대가 있어서 한 번 읽어보자꾸나 하게 되었다.
추천의 글에서 작가의 동거인이 쓴 글이 읽자마자 대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나는 일이 아니라 출근을 힘겨워 했고, 일이 아니라 조직 생활을 싫어했으며, 일이 아니라 일로 만나 내 영혼을 다치게 하는 사람이 미웠던 것이다'.
거짓없이 정말 매일매일 출근하기 싫다, 일하기 싫다를 입에 달고 살면서, 진짜 나는(나 뿐만 아인 사람도 있겠지) 일이 싫은 걸로, 오해를 하고 있지 않나는 생각이 들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나는 사람들이 싫은 거였다. 조직 내의 권력 투쟁, 배려와 존경 없는 인간 관계가 끔찍히 싫었지 일이 싫은 게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아니 근데 이 글을 쓰면서 일이 싫을 수도 있겠네 라는 생각이 든 거는 뭐니???? 오락가락 내 마음). 요새는 '나는 이 일이 맞지 않아', ' 직장생활이 안 맞는 거 같아'를 수 없이 내뱉으면서 지금까지 어찌 살아왔나 생각해보니 역시 돈이었다. 일을 하면서 나에게 돈을 주는데 현재까지 내가 이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데 어찌 일이 싫을 수 있냐고. 나 자신 양심도 없다.
이일과 멀어지고 싶은(나같은 사람), 좀 더 일과 가까워지고 더 잘 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둘 다 만족 시킬만한 작가의 노하우 전수가 이어지겠다. 특히 프리랜서 파트에서의 많은 양은 아니지만 프리랜서들이나 꿈꾸는 이들에게 압축적인 프리랜서 노하우를 살짝 실어나서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슬그머니 든 생각이 굳이 내가 임원이나 대표까지 해 봐야 하나라는 거였다(그럴 가능성은 제로다). 어릴 적 우스갯소리로 동료들이랑 우리는 직장생활 가늘고 길게 가자 였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굳게 믿었다. 왠지 잉여인간, 무임승차 같은 소리를 하고 있나 살짝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데, 내가 있는 자리에서 조용조용 티 안나게 내 일에 최선을 하면서 살 수는 없는 건가. 기존의 일을 하면서 새로운 일 있으면 받는 거고 아님 마는 거고, 굉장한 실력으로 돋보일 수 있는 거고 아닌 거고. 소수일 수도 있겠지만 나 같은 사람도 있겠지.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아니 도대체 뭘 위해서 아둥바둥 치열하게 살려고 하는 걸까.
아무튼!
왜 나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의 책은 없는 거지? 임원 또는 대표, 유명인들만 성공한 삶이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의 워너비라서? 저런 사람들 아니어도 대다수의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생존기, 가늘고 길게 가는 노하우들은 없는 건가? 이런 책들도 좀 나와줘야 하는데...세상의 온갖 이야기와 정보들이 책으로 쓰여진다는데 이러한 이야기도 나와줬음 하는 바람이다.
"목숨 걸지도 때려치우지도 않고,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기."
제목보다 부제가 가슴에 박혔다. 박히다 못해 목구멍을 뚫고 응어리같은 게 뚫고 나오려고 했다. 때로, 책과의 만남은 운명적일 때가 있는데, 이번은 절박하게 운명을 느꼈다. 일주일 평균 수면 시간 3시간으로 좀비처럼 집-회사만 반복하던, '확 튈까?' 하는 생각만 곱씹으며 출근 지하철에 몸을 실던 시기였으니까. 괜찮다고 말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괜찮아질 거라고 위로해줄 누군가가. 이 상황을 타개할 아주 작은 힌트를 줄 누군가가.
황선우의 에세이를 좋아한다. 저자가 황선우인 것을 보고, 나는 이 책을 읽고난 후 내가 분명 힘을 얻을 거란 걸 예감했다. 그녀의 글은 언제나 적당한 웃음과 적당한 활력을 주었으니까. 이번에도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일과 나 사이에 적절한 온도를 찾는 게 수월할 것만 같다.
물론 나는 여전히 일주일에 7일 야근을 하고 있고, 아침에 눈을 뜸과 동시에 퇴근을 바라고, 퇴사 후 자유로운 시간을 꿈꾼다. 그래도 절박한 운명을 바라던 그 때보다는 아주 조금 마음이 가볍다. 삶은 계속 될 거고, 앞으로 어떤 일들을 만나게 될 지 모르지만 나는 오래도록 일을 할 거니까. 날이 좋든 비가 오든 눈이 오든간에 상관 없이 내 스타일대로 서서. 이렇게 삶을 이어나가는 누군가들이 어딘가에 또 있을 거란 사실에 힘을 얻으면서.
매사에 완벽하려 할 때 우리는 항상 어딘가는 부족한 사람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기만의 장점과 단점, 강점과 약점을 가진 채로도 온전히 해낼 수 있다고 용기를 낼 때 커다란 가능성과 마주할 수 있다. 완벽으로 가는 과정에는 반복이 필요하다. 완벽하지 않아도 팽개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결과물을 쌓아나가는 성실의 시간 말이다. 단 한 문제도 틀리지 않겠다는 목표가 아니라 적어도 과락을 맞는 과목은 없도록 하겠다는 자세가, 우리에게 계속해나갈 힘을 준다. (p.33)
승낙받는 게 아니라 거절당하는 게 세상 일의 디폴트구나, 히고 여기는 게 반드시 부정적인 자세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비관주의자의 낙관이 거기서 싹튼다. 가볍게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일이 부담스럽지 않고, 뭔가 하나라도 성사시켰을 때 쾌감이 더 크다. 일하는 게 어렵다는 걸 인정하고 잔가지가 좀 부러지더라도 묵묵하게 나무를 지고 나를 때, 비로소 쉬워지는 면이 있는 것이다. (p.87)
완벽한 계획을 세우고 얼마나 잘 실행에 옮겼는지에서 의미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다양하게 시도하다가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나는 응원한다. 우리 삶에 고유한 개성과 이야기를 부여하는 건 매끈한 단면보다는 울퉁불퉁한 굴곡들이다. 적어도 더 많은 삽질을 해본 사람의 인생에는, 더 많은 추억이 만드는 다채로운 무늬가 생긴다. 실패해도 다시 해볼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이란 그런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받는 축복일 것이다. (p.159)
“오늘도 일을 하며 배운다. 일 자체를 배우며, 일 바깥세상의 흐름도 알게 된다. 나를 견디고 다루는 법을 익히는 한편으로 다른 이들을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동료들과 부딪치고 협력하는 동안 내 안에만 고여 있지 않고 변화한다. 일하는 사람으로 살기에 조금씩 나아질 기회를 얻는다고 나는 믿는다.” 오랜 시간 잡지 에디터로 일하며 누구보다 일하는 사람을 많이 만나온 황선우 작가가 들려주는 일을 마주하는 마음과 태도, 그리고 그로 인해 단단해지고 넓어지는 삶에 관한 이야기. 일과 삶···. 그 중간 어디쯤에서 스스로를 다잡아보는 저자 황선우. ‘나는 괜찮았었나?’ 책을 읽으며 지나온 인생을 되짚어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목숨 걸지도 때려치우지도 않고, 일과 나 사이에서 바로 서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를 저자는 나름 가뿐하게(?) 해낸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그건 각자 알아서 ㅎㅎㅎ. 미리 살짝 귀뜸을 해주자면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의 사람들은 모두 자기 삶을 책임 있게 사랑했다는 것!
이 책을 읽는 동안 저자는 우리에게 멘토나 다름이 없다. 직장에서 또 집에서 삶의 곳곳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예기치 못한 일을 유연하게 이겨내는 방법과 일을 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하여. 우리보다 한발 앞서 인생을 살아본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일과 삶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오롯이 나 자신으로 설 수 있는지 하나씩 배워나간다. 솔직히 말해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그녀의 말과 행동은 우리에게 적절한 자극이 된다. 사뿐사뿐 가볍게 걸어가다가 어느샌가 졸졸졸, 어미새를 따라 움직이는 새끼들처럼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눈에 가득히 담다 보니 하염없이 시간이 흘러 버렸다.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생각할 거리들>
나는 왜 퇴직과 이직을 꿈꾸는가. 말그대로 내가 안일한 MZ 세대라서? 조직문화에 융화되지 못하고 개인적이고 뻗대는 성격이라서? 그런 평가를 받다 보면 그렇지 않더라도 그런가? 하며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나는 다만 그런 이유를 제외한 90%의 이유로 퇴직과 이직을 꿈꾼다. 더 좋은 기업에 기업 문화와 보수 조건과 좋은 사람들이 많은 직장을 찾기 위해서. 그 정도를 20대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느껴져서. 그걸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시기가 지금 밖에 없을 것 같아서. 책을 읽으며 용기를 얻는 순간과 야단을 맞는 순간을 동시에 느꼈다. 일하는 저연차 여성으로 읽기에 추천할만하다.
<좋았던 문장들>
많이 낭비해봐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돈이든 시간이든. 20대 때는 돈이 없으니까 주로 시간을 많이 들였죠. 시행착오를 겪으며 안 맞는 것들을 곁에 두기도 또 흘려보내기도 하며 그제야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내 몸과 마음에 배어 있을지도 모를 나이브한 낙관을 경계하게 된다.
지난 세대에게서 멘토를 찾기 어려운 시대다. 더 오래 산 사람 가운데 이상적인 롤모델을 찾아 닮고자 하기보다 더 어린 사람들을 다양한 레퍼런스로 삼아 참조하는 게 맞을 듯하다.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
이메일로 일하는 걸 선호하는 이유는 이렇다. 뚜렷하게 기록이 남는다. 서로 상의한 내용과 교환한 의견이 어떤 의도로 어떤 내용을 담아 언제까지 일을 해달라는 것인지, 계약의 조건과 그 보수는 얼마인지 상호 간에 명백히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사소한 디테일을 아무리 명확하게 적어놔도 모자람이 없다는 것은 좋은 의도로 출발한 일에서도 의견이 어긋나고 크고 작은 대립이 일어나곤 한다는 걸 경험대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또 이메일은 상대방과 나 사이에 충분한 시공간 거리를 확보해 준다. 메신저처럼 즉시 답할 것을 요구하지 않으며 메일을 쓰는 이가 자신의 스케쥴에 따라 계획을 가지고 충분히 시간을 들여 답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도구다.
이메일에서 의견 차이가 드러나 설득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전화를 이용한다. 조건을 재협상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말투 억양 처럼 수치화되지 않는 기술을 발휘해 상대방과 의견을 조율해야 하거나 오해를 줄이고 싶을 때는 통화가 유용하다. 어떤 도구를 언제 정확히 사용하느냐 혹은 덜 사용하느냐는 좋은 결과물을 얻게도 하지만 우리의 수고를 덜어주기도 한다.
자기도 모르는 자기 가치를 우리가 왜 인정해줍니까?
내 가치를 누군가 알아봐주길 바라면서 스스로 먼저 정리하고 표현하기는 쑥스러워 한다는 것. 이건 단순히 자신감이 있고 없고와는 다른 이야기다. 내가 나 자신의 가치 능력을 믿는 것과 별개로 세상의 많은 일은 정해진 팩트와 데이터를 놓고 어떻게 해석하고 드러내는가 하는 프레이밍의 문제다.
시간과 체력사용 의사결정의 우선순위에 대한 배분이 바뀌는 걸 본다. 실무자에서 관리자가 될 때, 회사가 요구하는 역량과 스킬이 확 달라진다. 실무를 잘하는 저연차 여성일수록 관리자가 되기 보다 현업에 머무르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하다.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지고 팀원을 설득하고 독려하며 끌고 가야 하는 데다 윗사람과의 정치에도 개입된다. 독립적 성향이 강한 이런 사람들은 프리랜서가 되거나, 혼자 일하기 괜찮은 산업 업무 포지션 전문가 트랙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일의 특성이나 생활의 안정 때문에 회사에 계속 남기를 원한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당신은 원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큰 기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쉽고 안전한 테두리 속으로 스스로를 제한해온 건 아닐까? 성비를 보면 사원 대리급의 여성은 수두룩하지만 팀장 임원으로 올라갈수록 여성의 비율은 점점 줄어든다. 동일시할 수 있는 롤모델이 부족한 환경 속에 있다 보면 성공에 대한 상상력의 사이즈도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어떤 사람이 조직에서 높이 올라기는지 아세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높이 올라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높이 올라가요. 그런 사람일수록 필요한 일이 아니라 티 나는 일을 주로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