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스
첫 느낌은 그랬다. 책이 상당히 두껍다. 읽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도시의 역사라는 주제가 재미있어 보였다.
도시와 연도가 같이 적혀져있는데 어떤 시기에 어떤 도시에서 어떤 일이 있었다는게 재미있었다.
이런 연도나 그런거를 잘 외우지는 못해서 이미 기억은 휘발됐지만 그래도 순간 재미있었으니 됐다.
어느정도 사소한 기억정도는 남아있다.
* 책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 1개 공유
" 대체로 도시화의 역사는 변화하는 환경에 인간이 적응하는 과정이자 인간이 욕구를 채우고자 환경을 적응시키는 과정이다."
> 기원전 도시 이야기부터 시작하는데요.
강의 흐름에 따라서 도시 흥망성쇠가 달라진다는 것도 새로웠어요.
온난화로 인해 물에 잠겨 도시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고요.
도시와 기후.. 보다는 농촌과 기후가 더 밀접할 것 같았는데,
오히려 도시가 더 기후 및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앞으로 도시가 어떻게 바뀔 지 궁금해지네요~
* 남은 기간 진행 업데이트 계획
목표였던 5장까지 차근차근 읽어보겠습니다.
흥미 생기면 훅 읽을 것 같은 내용인데,
다음주부터 독서 시간이 많을 듯 하니까 집중해서 읽어보겠습니다.
오늘 하루, 세계의 도시 인구는 또 20여 만 명이 늘었다. 내일도 그럴 것이고, 모레도, 글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2050년, 인류의 3분의 2가 도시에 살고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지난 6,000년간 이어진 과정의 정점인 역사상 최대의 인구이동 현상을 목도하고 있고, 앞으로 21세기 말쯤이면 도시 종족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p.8)
많은 사람들이 인구의 도시집중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를 염려하며 지나친 도시화를 경계한다. 《메트로폴리스》에서 보여주는 도시집중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기존의 시각과 다르다. 이 책의 저자인 영국의 역사학자 벤 윌슨은 도시를 찾는 그들의 선택이 결코 잘못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브라질, 인도, 중국 등 개도국의 빈민가와 농촌 주민의 교육, 기대수명 등을 비교하며 빈민가에 살더라도 도시주민은 농촌에 비하면 훨씬 많은 기회를 얻는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도시가 주는 혜택을 언급하면서도 도시생활이 사람들에게 주는 어려움을 간과하지 않는다. 그는 도시 사람들이 도시 생활의 압력에 대처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역사학자의 시각으로 도시문제에 접근하여 이 책을 썼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는 6,000년 전 최초의 도시 우르크부터 아테네, 로마, 바그다드, 암스테르담, 런던, 파리를 비롯하여 최근 20년간 급속히 성장한 나이지리아의 라고스까지 26개 도시가 시대 순으로 14개의 장으로 나뉘어 소개된다.
각 챕터는 ‘국제 도시: 알렉산드리아’, ‘목욕탕 속의 쾌락: 로마’, ‘다채로운 식도락의 향연: 바그다드’, ‘상업과 교역의 심장: 리스본, 믈라카, 테노치티틀란, 암스테르담’, ‘파리 증후군: 파리’, 등으로 분류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저자는 시대별 대표도시마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해서 그에 대한 자료와 정보를 668쪽의 지면에 빼곡히 담아 전달한다.
모두 흥미로운 내용이지만 이 리뷰에서는 여러 주제 중 3가지 문제에 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째, 시대, 지역, 문물 모두 다른 도시들. 우리는 이 도시들에서 어떤 보편성을 찾을 수 있을까
저자는 도시의 공통점은 다양성이며 다양성이야말로 도시를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그의 견해대로 이 책은 다양성이 도시를 성장시킨 사례를 여럿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8장 카페인 공동체와 사교: 런던'편의 17세기 런던의 카페 문화가 영국을 발전시켰다는 주장이 인상적이었다.
커피점은 공공 공간과 개인 공간 사이에 있는 것, 즉 모든 이에게 열려있는 특정인의 집 같은 것이었다. 다양한 거래와 활동이 중점적으로 이뤄지는 커피점에서 사람들은 모여 서로 정보를 나누고 관계망을 형성했다.
......
17세기 말엽, 런던은 사업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과학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왕립학회가 창설되자 과학은 공적 토론의 사안으로 변모했다. 왕립학회의 주역들은 커피점 단골손님들이었다.
......
커피점은 자발적 만남과 비공식적 관계망 형성에 필요한 장소와 동기를 제공하는 도시의 필수적 공간이었다. 우리는 17세기 말엽의 런던에서 벌어진 금융과 과학, 예술을 둘러싼 지식의 향연을 통해 도시 사람들이 우발적 모임과 우연한 만남 그리고 정보 교환의 기회를 극대화한 방식을 매우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p.331~333)
저자는 영국의 역사학자답게 영국이 유럽의 변방에서 강대국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챕터 하나를 온전히 할애하여 설명한다. 위의 인용처럼 그는 커피점에 모인 다양한 신분, 계층, 직업을 가진 사람들 간의 정보 교류가 영국의 발전을 이끌었다고 강조한다.
둘째, 인위적으로 도시를 없앨 수 있을까
‘12장 섬멸: 바르샤바’ 편은 전쟁으로 도시가 소멸될 수 있는지 2차 대전 중 나치 독일의 침공을 받은 바르샤바의 예를 통해 보여준다.
나치 독일은 바르샤바의 모든 민간인을 살해하고 도시를 말살시키려 했다. 그들은 시민을 강간, 학살, 추방했고 건물들을 폭격, 해체했다. 전쟁이 끝났을 때 바르샤바는 인구의 60퍼센트가 사망하고, 건물의 93퍼센트가 완전히 파괴된 상태였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자마자 사람들이 다시 도시로 돌아왔고 폐허 속에서 그들은 바르샤바를 재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시민들은 목숨을 걸고 도면, 문서, 그림 등 도시의 흔적이 담긴 자료를 남겼고 그 결과 도시는 복원되었다.
저자는 바르샤바의 사례를 통해 도시는 사람들의 복원 의지가 있는 한 소멸될 수 없다고 말한다. 우리도 수많은 전쟁의 역사를 겪었기에 이 챕터에서 보여주는 바르샤바의 고난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셋째. 미래의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기후 변화와 전염병 등으로 도시가 위축될 거라고 염려하는 많은 사람들과 달리 저자는 미래의 도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그러면서도 도시 빈민이 도시 발전의 열매를 공유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덧붙여 비계획적이고 비공식적인 도시와 계획적이고 공식적인 도시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도시가 번창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생명력과 적응력을 믿는 저자는 정부가 비공식도시의 무질서를 도시의 역동성으로 받아들여 빈민가를 없애려하는 대신 그들에게 최소한의 기반을 마련해줄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된다면 기후변화나 전염병 등 앞으로 닥칠 여러 재난에도 지금까지 그랬듯이 도시 사람들은 앞으로도 효과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메트로폴리스》는 지금까지 인류가 만들어온 26개의 거대도시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천의 송도, 서울의 피맛골과 청계천에 관한 정보까지 자세하게 담고 있는 걸보면 저자가 도시 연구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새삼 감탄하게 된다. 다만 언급되는 도시 중에 세계사의 한 축을 담당했던 동양의 고대, 중세 도시가 없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저자는 도시 사람들이 도시가 주는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의 말대로 책에는 각 도시에 대한 수많은 지식 정보와 함께 도시의 그늘에서 고단한 하루를 견뎌내는 소시민을 바라보는 저자의 관심과 애정이 담겨있다. 덕분에 생소한 정보가 가득한 두꺼운 책이지만 지치지 않고 완독할 수 있었다.
물론 약 7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이 다소 읽기 힘들수도 있으며, 작가가 중간에 워낙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기 떄문에 독자에 따라선 집중이 잘 안될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방대함과 책 곳곳에서 묻어나오는 작가의 열정적인 취재덕분에 이 책을 통해서 왜 다른곳도 아닌 하필 특정 지역에서 도시가 발생을 했는지, 그렇게 발생한 도시가 다른 도시들에 비해 우월한 지위를 확보하고 많은 문명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특정 도시가 다른 도시들과 다른 형태로 개발된 이유는 무엇인지, 그토록 발전하고 흥했던 도시들이 왜 지금은 겨우 형태만 알수 있을 정도로 소멸했는지, 그럼에도 사람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도시로 모이고 싶어하는지 등 도시와 관련되어 그 동안 쌓여온 다양한 궁금증에 대해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략 500 페이지가 넘어 가는 양장본은 크게 두 가지 용도로 쓰인다. 책장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장식용'과 내용의 묵직함이 안겨다 주는 '전문용'이다. 불행하게도 대다수의 두꺼운
양장본은 '장식용'의 용도로 많이 쓰인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이번에 구매한 '메트로폴리스"
는 '전문용'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한다.
현대 선진국가의 대부부의 문제는 과대한 '도시화'에서 시작한다. 토지의 불균형적인 활용도
그렇고 많은 시민이 만들어 내는 소음, 교통, 쓰레기, 빈부의 격차 문제는 대다수의 현대적
문제점들은 게속 커지고 있는 대도시와 함께 발전하고 있다. 기원 전 4000여 년의 "우르크"
를 시작으로 "하라파"와 "바빌론", "아테네"와 "알렉산드리아", "로마" 등을 거쳐 현대 대도시
의 근원을 이루고 있는 "런던", "파리", "뉴욕"에 이르기까지 대도시의 역사를 함께 흘러오다
보면 대도시의 문제점과 더불어 미래에 대한 희망도 같이 엿볼 수 가 있다.
다행인 것은 이 작품 속에 흐르는 서사가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거대한 건축물과 도시계획
에 대한 홍보거리가 아니라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도시민'의 생존 본능 그리고 처절한
대응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도시의 외관 뿐만 아니라 도시의
세포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같이 관심을 가져 봄이 어떨런지...
메트로폴리스
도시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이다.
인간은 왜 그리고 어떻게 도시를 형성했을까?
정치, 국제교역, 기술발전, 예술 등 도시는 문명의 결실을 어떻게 잉태하는가?
기후변화와 팬데믹 등 위기를 넘어 미래 도시가 나아갈 방향은 어디인가?
이 책의 내용은 각 시대의 문명을 이루는 역사를
자세하고 섬세하게 알려준다.
그리고 우리가 그 쪽의 세계에 있는 것 처럼 느껴진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한번 구매해서 읽어봤습니다. 너무 벽돌이라... 언제 다 읽지 했는데 속도감 있게 읽었어요. 각 도시의 특징과 탄생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고 형성되는 과정에서 어떤 스토리가 있었는지도 잘 나와 있습니다. 세계사도 좀 알 수 있구요. 추천합니다!
그들은 사치품 시장을 겨냥해 고운 질감의 가벼운 식기류를 생산했다. 아울러 그들은 규격화된 도자기와 보관용 항아리 같은 비교적 조잡한 상품도 대량으로 공급할 능력이 있었다.그 같은 일련의 발명과 개선 과정은 인간들이 촘촘하고 경쟁이 치열한 환경 속에 모여 있을 때 가능했다. 혁신이 혁신을 낳았다. 벌집가마의 높은 온도는 야금술冶金術과 화학작용을 실험하는 데 활용되었다. 메소포타미아의 뱃사공들은 최초로 돛을 사용한 사람들이었다. 바퀴가 발명되기 전에 우루크라는 도시가 발명되었다는 점은 우리의 직관에 반하는 인상적인 사실이다.
---「1장 도시의 여명, 우루크」중에서
제목 : 메트로폴리스 -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도시의 역사로 보는 인류문명사
저자 : 벤 윌슨
출판사 : 매일경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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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스-인가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도시의 역사로 보는 인류문명사'라는 큰 제목과 부제목을 달고 나온 책이다. 그 밑에 쓰여진 말은 '문명의 창조, 발전, 교류에 관한 황홀하고 위대한 서사!'이다. 즉, 인류 문명의 발전 과정을 도시를 통해 분석해보고 쓴 책이다. 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두께가 엄청나다. 650페이지가 조금 넘어가는 쉽게 읽기는 어려운 분량이다.
목차를 적어보겠다.
1장 도시의 여명 - 우르크 기원전 4000~1900년
2장 에덴동산과 죄악의 도시 - 하라파와 바빌론 기원전 2000~539년
3장 국제도시 - 아테네와 알렉산드리아 기원전 507~30년
4장 목욕탕 속의 쾌락 - 로마 기원전 30~537년
5장 다채로운 식도락의 향연 - 바그다드 537~1258년
6장 전쟁으로 일군 자유 - 뤼백 1226~1491년
7장 상업과 교역의 심장 - 리스본, 믈라카, 테노치티틀란, 암스테르담 1492~1666년
8장 카페인 공동체와 사교 - 런던 1666~1820년
9장 지상에 자리 잡은 지옥 - 맨체스터와 시카고 1830~1914년
10장 파리 증후군 - 파리 1830~1914년
11장 마천루가 드리운 그림자 - 뉴욕 1900~1939년
12장 섬멸 - 바르샤바 1939~1945년
13장 교외로 범람하는 욕망 - 로스앤젤레스 1945~1999년
14장 역동성으로 꿈틀대는 미래 도시 - 라고스 1999~2020년
목차만 봐도 알겠지만 시대 순서대로 '저자가 생각하는' 주요 도시를 뽑아 특정 키워드를 가지고 도시를 분석하며 문명의 발전 과정을 그린 책이다. '총, 균, 쇠'나 '사피엔스'가 생각나는 책이고 저자도 그걸 의도하고 쓴 것 같다. 하지만 앞에 언급한 두 종류의 책과 달리 이 책은 저자의 생각이 많이 담겨있는 책이다. 지식을 집대성했다기보단, 도시라는 하나의 생명은 없지만 역동적이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거대생명체를 관찰하고 이해해보려고 쓴 글처럼 느껴졌다. 물론 그렇다보니 철저하게 감성은 배제하고 지식을 추구하는 나에게는 아쉬운 내용도 있었지만, 각각의 대도시들의 가장 큰 특성을 분석하고 현재 또는 다른 도시들에 대입해보며 잘 쓴 책이다.
너무 좋게 읽었다. 담겨있는 내용도 많고 유익했으며, 인류 발전 과정을 도시로 분석해보는 시도 자체가 너무 좋았다. 문명 발전과 도시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의도한 내용과 표지에 쓰여진 거창한 말과 내용 간에 너무 아쉬움이 많이 존재한다. 우선 난 이정도 분량으로 설명할 때 도시들의 흥망성쇠와 문명의 발전 정도 혹은 도시만의 독특한 특징, 인류 문명사에 끼친 영향, 이후의 도시 등에 대해 설명이 되어 있을줄 알았다. 하지만 목차에 나온 특정한 키워드에만 포커스를 맞춰 설명을 하고 있고 다른 부분에 대한 설명은 너무 단순하게 넘어간다. 또 키워드에만 포커스를 맞춰 설명하다보니 각각의 장마다 쓰여진 내용의 색채도 많이 다르고 글의 깊이가 달랐다. 특히 빼놓을 수 없는 거대도시들인 로마, 런던, 파리, 뉴욕 등을 설명하는데 너무 단편적인 부분만 설명하다보니 아쉬웠다. 로마는 목욕탕에서 벌어지는 사교 활동에 집중해서 그리는 부분이 있었고, 런던은 주식 거래소가 처음 생긴 카페의 발전과 변천, 파리같은 경우는 뭘 말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설명하거나 언급한 예술작품을 나열하고 인용하다 끝났다. 방금 언급한 챕터는 인류문명사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예술로 바라본 대도시의 과거' 정도 제목이 딱 맞지 않나 싶다.
또한 인류문명사를 그리고자 하였는데 너무 부족하다. 저기 나온 도시들 중 3장 이후론 유럽 문화권을 벗어난 도시가 바그다드, 믈라카, 테노치티틀란, 라고스만 언급되고 끝난다. 그마저도 바그다드는 식도락에 대한 설명만 하다 끝나고, 믈라카, 테노치티틀란은 각각 포르투갈, 스페인에게 점령당했다는 내용이다. 마지막 라고스만 거의 유일하게 도시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고 있다. 영국이 청나라를 아편전쟁으로 무너트리기 전까지, 전 세계의 무게추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권이었다. 수백년간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 과거부터 교역을 많이 하던 상하이, 항저우, 그리고 그 외에 역사와 전통이 있는 서울, 도쿄 등 도시뿐 아니라 홍콩, 싱가포르 등 특별한 도시들에 대한 설명은 중간중간 잠깐 나오면서 끝난다. 상업과 교역의 심장은 왜 유럽에 있는 도시들만 언급하나? 오히려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의 도시들이나 중동의 도시들이 언급되어야 옳은 것 아닌가? 파리는 파리 증후군이란 이름으로 예술작품 인용하기 바쁜데 정작 산업혁명 이전 인류 발전을 이끌어온 도시들을 아예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는건 너무 유럽 중심적인 사고이다. 저자가 인류문명사라 이름 붙이긴 했지만 그냥 자신이 다녀본 도시 위주로 쓴 내용이 아닌가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론, 저자의 필력이 너무 떨어진다. 예술 작품, 과거 소설가나 유명인들의 말을 그대로 인용만 해온 부분이 문단으로 인용해 올 정도로 너무 많고, 그런 문단 사이 사이를 매끄럽게 이어주지 못한다. 역사를 알려주는 책이지만 정보를 전하는 내용보단 그 도시의 당시의 느낌(?)을 전해주려는 필체나 뉘양스가 의구심을 들게 한다. 그리고 화가의 그림을 설명하는 페이지가 잔뜩인데 그림이 너무 없다. 사진과 그림이 훨씬 많이 포함되어야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가독성도 떨어져 '총, 균, 쇠'나 다른 집대성한 책들을 읽었을 때와 달리 몰입이 잘 되지 않는다. 또, 도시마다 너무 좁은 내용을 다루는 듯 해서 저자의 선택에 의심도 간다.
뭐 이렇게 이야기하긴 했지만 책이 좋지 않다는건 아니다. 아쉬운 점이 있어 대작으로 평가받는 책들과 비교해 아쉽다는거지, 내용은 매우 양질이고, 방대한 양의 정보를 조사해 책을 집필한 것을 알 수 있다. 고대 도시의 탄생과 초창기를 묘사한 부분이나 20세기 이후 도시들의 설명과 라고스의 현재, 그리고 미래 도시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이 설명된 챕터는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도 신선했고 재미있었다.
도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고민해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우리는 도시에서 태어나서 그곳에서 생을 마감한다. 한마디로 우리 대부분은 도시인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서울이란 대도시에서 나고 자라서 이제는 중소 도시에서 남은 삶을 보내고 있다. 흔히 나이가 들면 도시의 복잡한 생활을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농촌 지역으로 돌아가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 역시 많은 시간을 도시에서 보낸 도시인들이다. 그 만큼 도시는 우리에게 물과 공기처럼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우연히 인터넷 서점에서 한 권의 책이 눈에 띄었고 나는 당연히 도시인으로서 단숨에(미리보기) 읽어 내려갔다. 바로 ‘메트로폴리스’란 도시 인문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역사와 문학을 통해 우리는 도시 생활과 도시 관광을 즐기는 방법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600쪽이 넘는 두꺼운 내용에서 독자가 독서로 얻을 수 있는 바로 핵심적인 내용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도시와 인간의 모든 지식을 담고 있다. 그 뿐 만 아니라 도시에서 그 동안 몰랐던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도시를 바라보는 우리의 고정 관념을 바꿔준다. 도시에 관심 있는 누구나 한 번 쯤 읽어 볼 만 한 책이다.
저자는 본문에서 도시를 방문하면 꼭 걸어 다닐 것으로 권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도시의 진면목은 움직일 때 드러난다.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그 유기체를 지탱하는 힘줄과 결합조직에서 드러난다. 걸어 다니기는 도시를 살 만한 곳으로 무엇보다 즐거운 곳으로 만드는 비결이다. 걸어 다니기는 현지인이나 방문객 모두 도시에서 살아남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얻을 수 있는 도시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도시를 방문하기 전에 미리 그 도시의 ‘역사와 문학’으로 지식을 쌓고 도착하면 걸어 다니면서 그 현장을 직접 보고 느껴보는 것이다. 이런 두 가지 사항만 잘 지키면 어떤 도시를 방문하든 즐기면서 배우는 참 관광이 될 수 있다.
사실 이 책은 단순히 도시의 주요 관광지를 소개하는 가이드북이 아니다. 도시의 역사와 그와 관련 인문학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일종의 잡학사전이다. 본문에서 기원전 4,000년 전에 존재했던 우루크를 비롯하여 현재의 뉴욕 등 전 세계의 14개를 소개한다.
저자는 책에서 도시의 역사 뿐 만 아니라 그 곳에서 생활했던 도시인들의 삶을 여러 방면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 마치 인문지리학 서적처럼 특정 도시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사물이나 사건 또는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을 중심으로 한 도시에서 다른 여러 도시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예를 들면, 로마는 목욕탕, 뉴욕은 마천루 등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로 그 도시의 특징으로 기술한다. 제2차 세계대전의 비극적인 사건의 중심으로 폴란드의 바르샤바와 독일의 뤼벡을 다뤘다.
한편, 파리와 런던은 전 세계에서 연 2,000만 명 가까이 관광객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관광도시다. ‘파리의 증후군’ 편에서 해마다 파리를 방문하는 일본 관광객 중 10명 내외가 이름 모를 질병으로 본국으로 후송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평생을 낭만과 이상으로 동경한 파리를 직접 방문해서 겪게 되는 현지인들의 냉담함과 불친절, 그리고 지저분한 거리 등 이상과 현실의 커다란 차이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정신적인 패닉 상태인 ‘파리 증후군’을 보인다는 것이다. 영국은 홍차 마시기로 널리 알려있다. 하지만 책에서는 1651년 커피콩과 도구가 런던에 처음으로 소개되고 그 후 카페가 많이 생겼다. 런던에서 카페는 사적 공적 모임의 장소로 제공되면서 도시민들 간의 사교 시간이 늘어나고 그런 공동체적인 활동이 문학과 과학 등 영국 전반에 걸친 문화와 기술 혁신의 발전 기회를 제공했다고 한다.
여기서 재밌는 사실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카페의 대표적인 나라는 바로 대한민국이란 사실이다. 서울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다양한 종류의 카페를 찾아가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본문에서 런던의 카페를 소개하기 전에 1999년 처음으로 스타벅스가 개장한 이래 발전한 한국의 카페 문화를 짧게 언급한다.
한편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스마트 도시에 대해서 저자는 단순히 디지털 센서와 디지털 기반 시설을 갖춘 도시가 아니라 인간의 거주지와 자연 서식지를 동시에 제공하는 도시의 생물 다양성이 잘 설계된 도시라고 강조한다.
미래의 도시는 어떻게 변할까? 그것에 대한 답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나이지리아의 라고스를 통해서 현재의 도시가 처한 문제와 미래의 도시의 발전 가능성을 함께 소개한다. 여러 개의 도심으로 이뤄져 각각의 도심에 여러 개의 자치 형태 마을로 구성된 현재 로스앤젤레스의 도시 모델처럼 발전할 것이라 전망한다. 나이지리아 라고스는 과거의 대부분 대도시가 그러하듯이 많은 도시화 문제에 직면해있다. 하지만 다른 대도시들처럼 그 곳에 살고 있는 도시민들의 역동성과 내부 경쟁으로 생겨나는 독창적이고 신속한 혁신이 그런 문제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도시로 발전할 것이라 말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21세기의 지식경제 시대에도 도시를 중심으로 경제는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지금보다 훨씬 강하게 집중되고 집단화된 초고속 디지털 시대에도 결국 가상현실이 아닌 실제로 물리적인 접근이 가능한 도시는 계속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21세기 지식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는 바로 창의성이다. 창의성은 일과 사교 사이에서 나타나는 상호작용의 결과로 볼 수 있다. 결국 도시는 도시민들에게 우연 또는 자발적인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고 그것은 인간의 창의적인 활동을 촉진시켜준다. 미래는 창의성의 시대이고 도시는 그것을 제공하는 기회의 장인 셈이다.
본문에서 언급된 한국 도시의 여러 가지 사례가 나온다. 바빌론을 소개하는 에덴동산과 죄악의 도시편에서 이상적인 도시 건설을 이야기하면서 인천 송도를 소개한다. 한마디로 송도는 ‘유비쿼터스 도시’, 즉 모든 도시 기반을 모두 갖춘 안전하고 깨끗한 친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도시라고 한다. 국제 도시, 아테네와 알렉산드리아 편에서는 유교 사상으로 양반과 평민이 함께 거리를 활보할 수 없는 시대적인 상황에서 양반과 마칠 때 마다 인사를 해야 하는 불편하고 번거로운 행동을 피하고자 한양의 종로 뒷골목, ‘말을 피하는 거리’ 즉 피맛골’을 소개한다. 이외에도 기후 변화에 따른 도시의 녹지 공간 활동 모델로 청계천과 서울 고가도로의 녹지 공간 조성 사업도 함께 언급한다.
사실 이 책은 ‘메트로폴리스’ 제목처럼 도시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첫 장을 넘겼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도시와 인간이 그 동안 함께 해왔던 다양한 지식을 얻는 희열을 맛 봤다.
요즘 유튜브를 검색하면 수많은 동영상 자료를 쉽게 찾아서 볼 수 있다. 물론 도시의 역사나 관광에 대한 자료도 많다. 그러나 이 책에서 내가 읽은 내용은 아직까지 다른 곳에서 찾아 볼 수 없다. 그 만큼 본문에 수록된 내용은 폭넓고 방대해서 동영상 자료로 쉽게 구할 수 없는 고급 콘텐츠다.
나는 이 책의 마지막 책장으로 덮으면서 코로나-19 펜더믹 상황이 종료되고 다시 예전처럼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진다면, 그곳을 방문하여 ‘역사와 문학’을 생각하고 걸으면서 진정한 도시인으로서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