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사토 겐타로 글, 서수지 옮김, 사람과나무사이 펴냄)’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비타민C, 퀴닌(말라리아), 모르핀, 마취제, 소독약, 살바르산(성병), 설파제, 페니실린, 아스피린, 에이즈 치료제. 이러한 의약품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이와 관련한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주요 내용이다.
글쓴이가 화학 전공자이다 보니 제목에서 기대하게 되는 ‘세계사’와 ‘약’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은 부족하다. 이 책이 왜 ‘역사’로 분류되었는지 의아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본인의 상식을 재확인한다는 선에서 읽기 적당하다.
12가지의 신소재를 주제로 한 책과 같은 저자인데, 이 저자가 약에 대한 책도 쓴 걸 알게 되어서 구매를 하고 보게 되었다. 읽어 보니 신소재책과 똑같은 느낌이었다. 세계사와 약을 연결시킨건 재미있는 관점이지만, 저자가 굳이 안 해도 되는 일본 이야기를 적지 않는 분량을 투자해서 이게 세계사 책인지 의심을 가게 만들었다. 매독 치료제인 살바르산 이야기에 도쿠가와 이야기가 1/3이나 되어 있고, 페니실린 이야기에는 도쿠가와 이야기와 닥터 진이 있어서 안해도 되는 이야기를 굳이 넣은거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걸 빼면 읽을만 하다.
<책의 성격>
제목에서 읽을 수 있듯 두 영역에 걸친 이야기이다.
세계사라는 [역사]와 약이라는 [화학]이다.
둘 다 균형감 있게 잘 쓰여진 책이길 바랬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역사의 측면에서 보면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화학의 측면은 내가 약과 화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평가하기 어렵다.
일본책 특유의 에피소드를 잔뜩 첨가하여 “오호~ 이런 일이 있었어?”
이런 흥미 유발은 나쁘지 않다.
작가가 제약회사 연구원으로 일하여 약의 화학적 성분이과 효능에 대해 매우 친절하게 잘 알려주고 있다.
또한 시각적 일러스트나 문체가 읽기 편하다.
전문적 지식을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어딘가 여행을 가거나 출장을 갈 때,
가볍게 3~4시간 정도 읽는 용도로 보면 좋을 것 같다.
어디까지나 가볍게! 비전공자의 눈으로 흥미를 가질만한!
<작가> 사토 겐타로 (Kentaro Sato,さとう けんたろう,佐藤 健太郞)
1970년 5월 8일 효고현에서 태어나 도쿄대 이과대학교 이학부 응용화학과를 졸업했으며, 도쿄공업대학교 대학원에서 유기합성화학을 공부했다. 1995년부터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의 제약회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당시의 경험은 유기화학 세계에 특별한 흥미를 느끼게 한 계기가 되었다. 1998년부터 인터넷에 CG로 분자 이미지를 제작하고 유기화학 관련 기사를 집필하여 올렸는데, 그 글들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이 분야 최고 전문가이자 스타 저자로 자리매김했다. 2007년 말, 글쓰기에 전념하기 위해 회사에 사직서를 냈으며 퇴직 후 과학 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주로 화학 관련 잡지에 칼럼을 연재한다. <이메일매거진 유기화학>을 집필 제작하여 발송하며, 강연 활동도 활발히 한다. 2010년 『의약품 크라이시스』로 과학 저널리스트 상을 받았으며, 2011년에는 화학 커뮤니케이션 상도 받았다. 주요 저서로 『탄소 문명론』 『의약품 크라이시스』 『제로 리스크 사회의 덫』 등이 있다. [출처 : yes24]
<책의 내용>
세계사를 바꿀만하다고 작가가 생각한 약 10가지를 에피소드와 함께 제시하였다.
“비타민C, 퀴닌, 모르핀, 마취약, 소독약, 살바르산, 설파제, 페니실린, 아스피린, 에이즈치료제”
비타민이나 모르핀, 페니실린, 아스피린 등 평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약부터
퀴닌, 살바르산 등 처음 듣는 약도 있었다.
세계사에서 약이 어떤 역할을 했는가? 보다는
세계사에서 약이 어떻게 탄생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말라리아 치료제인 퀴닌의 경우
대항해시대에 키나 나무를 통해 발견되고 예수회를 통해 전파된 과정을 재미있게 쓰여져 있다.
또한 약의 화학식이나 제작 과정을 비교적 상세히 알려주며 어떤 역사가 있었는지 보여준다.
“퀴닌의 올바른 화학식은 C20H24N2O2이지만, 당시에는 이 절반에 해당하는... 알릴톨루이딘의 화학식은 C10H13N이므로 산소를 하나 더하고 수소를 하나 빼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77쪽
그리고 제약회사 연구원이라 약의 성분을 잘 알고, 약리적 특징을 매우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세균을 막는데 유용한 설파제의 경우 유황(sulfur)에서 유래되었고, 초기 설파제 본체는 균을 죽이는데 직접 관연하지 않았다는 내용들을 알려준다. 또한 설파제가 세균증식에 필요한 ‘엽산’이라는 화합물 합성을 방해해 항균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세균증식에 엽산이 필요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10가지 약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이 있으나,
부정확하거나 출처가 확실하지 않은 이야기가 많다.
특히 일본과 연결하여 야사나 썰 수준의 이야기를 너무 많이 제시한다.
다소 일본국수주의적 성향이 강하게 보인다.(일본에 대한 거부반응이 심한 분께 추천하지 않는다)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에서는 출처와 맥락적 해석이 중요한데 이런 부분은 거의 다 생략되어 있다.
물론 작가가 화학자이지 역사가 아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책을 근거로 역사를 이야기하는 것은 곤란할 듯하다.
책의 성격에 말했듯, TV예능이나 친구들과 사석에서 이야기꺼리로는 훌륭하다.
우리가 평소 쓰는 약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이 어떠했는지
흥미로 보기에 적당하다.
시각적 구성이나 책의 분량은 매우 휼륭하다.
뱀의 다리...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몇 권 더 있는데..
이런 식이면..곤란하다..벌써 걱정이네..
다음 주 독서는 좀 더 학술적인 것으로 찾아보겠습니다.
매주 한편의 글을 리뷰하는 약속을 지키고자 합니다^^
나름 제약회사를 다니는 사람이지만, 난 이런 질병이나 약 관련 교양서적은 읽을 일이 없었다. 하지만...유독 올해들어서(!!) 약이나 질병 관련 교양서적을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읽었는데 넘나 어려워서 리뷰 안쓴 것도 여러권ㅋㅋㅋ).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내 업무는 화학쪽이 아닌 지원부서쪽이라 이런 지식이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 연말부터 추가된 일본어 번역업무(회사에서는 내가 잘해도 못한다고 해야하고, 잘하는게 있어도 알리면안됨..)덕분에 이런 기초지식이 필요해졌다. 아무래도 주로 번역하는 문서가 일본 제약관련 논문이다보니, 이런쪽 지식이 1도 없는 상태에서는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너낌적인 너낌.
타고나기를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완전 오 백프로 문과생인 내가, 1도 모르던 제약, 화학쪽 논문을 번역하는 일은 뭐라고 해야할까. 원하지 않는 지식을 어거지로 머리속에 쳐넣는 느낌이랄까? 그나마도 일반적인 QA관련 교육이나 위험관리, 일탈 등은 어깨넘어 보아온 것이 있다보니, 나름 이해하면서 번역이 가능한데, 막 설비 나오고 무균포장 나오면 하 ㅋㅋㅋㅋ 이건 뭐......휴. 기초지식도 없는 사람에게, 갑자기 전문지식을 머리속에 쳐넣으면 대 혼란이 오는데, 그게 바로 지금 내 머릿속 상황. 그래서 대혼란을 조금이라도 줄이기위해, 그나마 내가 이해를 잘 할 수 있는 역사분야가 곁들여진 질병/제약 교양서적부터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고 놀란 사실 하나는, 내가 번역한 일본 논문이나 저널들에 나온 화학약품이 여기서 나왔다는 사실. 진짜 정말 일본놈들은 영어단어를 쓸때 알파벳으로 써주면 정말 고마운데, 꼭 카타카나로 변환해서 쓰니까. 이게 대체 무슨 단어인지 감이 안오는게 많다. 카타카나 그대로 읽으면 본래 영어단어와는 전혀 다른 단어가 되는게 태반이니까(할말하않ㅡㅡ). 카타가나대로 읽었을 때, 만약 내가 알고 있는 영어단어라면 나름 추리하기 쉬운데, 화학약품이나 제약쪽은 모르다보니 진짜 옆에 실험실 직원 붙잡고 최대한 비슷하게 읽혀지는 화학약품을 찾아녔던 과거의 나ㅠㅠㅠ
진작에 이런 책좀 미리 읽고 번역에 돌입했으면 나름 수월하게 번역했을텐데. 휴. 일년간 고생한걸 생각하면 진짜 ㅋㅋㅋㅋㅋ 아오. 눈물이 앞을 가린다. 하지만 슬프게도 이 번역 업무는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이므로 뼛속까지 문과생인 나는, 팔자에도 없는 제약/화학약품 공부를 해야한다는 슬픈이야기.
뭐, 업무의 필요성으로 인해 읽기 시작한 책이지만, 아무래도 이 책은 이런 분야에선 매우 초급적인 교양서적이다. 그러다보니 이쪽을 1도 몰라도 이해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고, 오히려 꽤 흥미진진하다.
퍼킨은 여러번의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조건을 조금씩 바꾸어가며 실험에 실험을 거듭했다. 그 결과 퍼킨은 시커먼 타르처럼 보이는 덩어리를 얻었다. 그리고 그는 실험에 사용한 플라스크를 설거지 하다가 세제가 엉뚱한 보랏빛을 띠는 광경을 목격했다. 시험삼아 거기에 천을 담그자 아름다운 자줏빛으로 물들었다. 그는 이 물질을 자주색염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직감했다. 퍼킨은 이 우연하고도 기적적인 발견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염료회사를 세워 큰 돈을 벌었다. p 078
말라리아 치료제 퀴닌을 발견했다. 다만 이 퀴닌은 키나나무의 껍질에서 발견된 성분이다보니,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말라리아 환자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여러 화학자가 퀴닌 인공합성에 뛰어든다. 그런데...! 바로 이 과정에서 엉뚱한 결과가 나왔는데, 그 엉뚱한 결과로 때부자가 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퍼킨. 시작은 말라리아 치료제 퀴닌 인공합성이었으나, 결과는 보랏빛 화학염료 개발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잭팟!
약품합성이나 염료합성은 모두 화학식에서 시작한다. 뿌리가 같다고 해야하나? 어느 갈림길로 가느냐에 따라 염료가 되기도 하고, 약품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진 몰라도 각 지역 공단에 있는 회사들을 보면 제약공장과 염료공장등이 이상하게 지척에 있다. 뭐 여튼, 결과적으로 이과 만세!
이런 류의 실험을 해야 실패한 것을 대상으로 또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뭐 그런 너낌적인 너낌...
이런은 잭팟 확실히 문과보단 이과가 더 확율이 높은가보다. 2차대전 발명품도 그렇고... 하, 난 왜 실험따윈 개나줘버린 문과인가..
서양에서는 먼 옛날부터 널리 이용된 아편이 중국에서는 꽤 오래도록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뜻밖의 이야기를 들으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아편의 뛰어난 약효과 함께 그 끔찍한 해악과 독성을 중국인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중국이라는 나라의 역사에 깊은 상처를 남기게 된다. p 101 (양귀비에서 모르핀을 얻어 아편을 만듬)
중국과 영국의 아편전쟁. 어찌보면 우리나라 역사에도 크게 영향을 준 이 전쟁. 분명 학교에서도 배웠을 이 전쟁은 결국 영국이라는 원조 섬짱깨가 중국에 양아치짓을 하며 시작한 전쟁이다.
중국은 영국에 차(tea)를 수출하며 엄청난 무역흑자를 벌여들였는데, 이 말을 뒤집으면 영국은 중국을 상대로 엄청난 무역적자라는 이야기다. 어떻게 하면 중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낼 수 있나 고심하던 영국이, 아편을 중국에 수출하고자 한 것이다. 당시 영국은 아편을 위험한 약품으로 분류하여 엄청나게 규제를 하고 있었다는게 반전이라면 반전이다. 지들 나라에는 퍼지지 않게 규제하는 아편을, 중국에 대량수출하여 널리 퍼트린 영국! 결과는 뻔했다. 중국 전 대륙의 아편 중독. 뒤늦게 아편의 위험성을 깨달은 중국정부가 아편을 규제하자, 영국이 발끈해서 처들어온게 바로 아편전쟁의 서막이다.
전쟁의 결과는?
당시 중국, 즉 청나라는 부패할대로 부패했기에 군대 역시 무쓸모. 결국 근대식 신식 무기로 무장한 영국이 승리했다. 여기에 더해 영국은 중국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요구하고, 심지어는 홍콩까지 할양하라고 한다. 이래서 영국을 원조 섬짱깨라고 하는것!!!!
자 그럼 이 전쟁이 어떻게 우리나라 역사에 영향을 주었다는 말일까?
아편전쟁 전까지 동아시아의 패자는 중국이었다. 동아시아의 모든 국가가 중국에 조공을 하는 명실공히 황제국가였다. 하지만 그런 중국이 영국에 미친듯이 깨지면서 동아시아의 권력구조가 깨져버렸다. 영국을 포함한 다른 서구권 나라들도 동아시아를 다시 보기 시작했고, 그렇게 본격적인 서구권 나라가 동아시아로 발을 뻗어나가는 서세동점 시작.
여기서 아쉬운 사실은 당시 조선 정부도 영국에 대패한 청나라처럼 뿌리까지 썩을대로 썩어있었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제대로 된 대처를 할 수도 없었다. 반면 일본은 서구식 근대화 문명을 받아들이는 메이지 유신이라는 개혁을 단행했다. 그 결과는?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암흑의 35년, 일제강점기.
근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 양귀비에서 추출하는 ‘아편’이란 성분이 그 오랜시간동안 중국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서양에서는 워낙 오래전부터 알려진 아편, 알려진지가 너무 오래되서 그 위험성까지도 널리 알려진 아편이 중국에서는 생전 초면인 성분이라니. 그네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명의 화타는 침만 놓을줄 알고, 식물들의 약효는 잘 몰랐나보다.
이 606번째 비소 화합물 살바르산은 ‘구세주’를 의미하는 라틴어 단어 ‘살바토르’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1910년 살바르산은 훼히스트에서 발매되어 말 그대로 수 많은 매독 환자를 죽음의 늪에서 건져 올린 구세주로 자리매김 했다.(중략) 또 살바르산의 등장은 수없이 많은 다른 세균 감염증에 대해서도 같은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p 164
중세에 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사망한 질병이 있다. 성병의 일종이라고도 알려진 매독. 지금이야 널린게 치료제니, 매독으로 죽었다는 사람 찾아보기가 힘들지만, 옛날에는 그렇게 많이 죽었다고 한다. 더 소름돋는건 매독으로 죽은 사람보다, 매독을 치료하다 죽은 사람이 더 많았다는 사실이다. ‘아니, 어떻게 치료했길래 치료과정에서 죽지?‘ 싶을 수 있다. 하지만 치료제를 들어보면 수긍이 간다. 중세에는 매독 치료제로 ‘수은’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원소기호 Hg 수은. 과학이 발달한 현대에, 수은이 얼마나 위험한지, 어떻게 위험한지, 중독되면 어떻게 되는지는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중세사람들은 몰랐다. 그들에게 수은은 만병치료제와 같았다. 그렇게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이 수은으로 매독을 치료하다가 죽었다.
그렇게 아주 오랜시간이 흐르다 20세기에 이르러서야 제대로 된 매독 치료제가 나왔으니, 바로 ‘살바르산’.
과거에는 말라리아 치료제 퀴닌 처럼 자연물에서 성분추출로 약을 조제했었는데, 이 ‘살바르산’을 시점으로 비로소 순수 화합물로 약을 만드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처음 시작은 어렵지만, 누군가 시작한 길을 따라가는 건 쉽다. 이런 화합물도 그랬다. ‘살바르산’을 시작으로 화합물에 대한 발전이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다.
다만 발전이 너무 빨랐기에 ‘살바르산’이 그 명성을 이어간 기간은 짧았다. 더 뛰어난 약제들이 줄줄이 나왔기 때문에! 뭐, 그래도 이렇게 순수화합물로 약을 조제할 수 있게, 그 시작점에 ‘살바르산’이 있다는 것 만큼은 중요하다. 저널이나 논문 번역할때, 살바르산 이름이 가끔 튀어나오는걸 보면.
아니 근데, 이 책도 일본인이 쓴 책인데?? 왠지 원서로 다시 읽어봐야할 거 같은 이 느낌은....무엇인가.....
나는 어릴 때부터 의약품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다. 가벼운 감기에 걸렸을 때 처방받는 감기약부터 큰 수술에 사용되는 마취제까지. 환자가 낫기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약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세상의 수많은 약들이 만들어진 계기는 무엇일지 늘 궁금했었다. 그러다 우연히 이 책을 찾게 되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역사가 바뀔 정도로 인류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10가지의 약을 소개한다.
작고 사소한 사건 하나로 인해 수많은 생명을 구하는 약품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지금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약품이 발명되지 않았을 시절 많은 사람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사례도 있다. 아주 먼 옛날부터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다양한 약을 개발하였고, 그 약은 수많은 생명에게 영향을 미치며 역사를 바꾸었다. ‘만약 이 약이 있었더라면, 또는 없었더라면’을 역사에 대입하여 의약품이 먼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인류에게 있어 어떠한 존재인지를 생각해보자.
의학적 지식은 발전된 기술로부터 온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동물의 피나 똥, 빵이나 나무에 핀 곰팡이를 약으로 사용했다. 이런 더러운 ‘쓰레기 약’을 환자의 몸속에 투여했다는 기록이 공식 문헌에 남아있다. 또한 환자가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머리에 악마가 들어왔다고 생각해 악마를 쫓기 위해 머리에 구멍을 뚫는 외과 수술을 하기도 했다. 고대 이집트와 잉카 유적에서 두개골에 구멍이 뚫려 있는 미라가 여러 구 발굴된 것이 그 증거이다. 처음 이 내용을 책에서 읽었을 때에는 징그럽고 엽기적이라 ‘아무리 고대 시대라고 해도 심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악마가 머릿속에 들어간다는 것이나 동물의 똥을 먹으면 병이 낫는다는 주장이 말도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점점 읽어나가면서 내 생각도 바뀌었다. 중세시대의 사람들은 감염병과 전염의 원인이 열악한 위생환경임을 알지 못했고, 괴혈병의 원인이 비타민C 부족이라는 것을 듣고도 믿지 않으려 했다.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이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이다’라는 표현이 있다. 과거의 사람들이 쌓아올린 지식과 발견을 거인에 비유한 것이다. 만약 과거의 사람들이 연구를 통해 밝혀낸 것들과 그들로 인해 발전한 의학기술이 없었더라면, 우리도 틀림없이 고대 이집트인들과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가서 더 멀리 볼 수 있었던 것과 같이, 현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든 의학적 지식은 수많은 사람들의 공헌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 책에도‘거인의 어깨’와 같은 사례가 등장한다. 바로 ‘설파제’와 ‘페니실린’이다. 설파제는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고 세균만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는, 그 당시에는 마법과도 같은 물질이었다. 1941년도에는 미국에서만 연간 수백만 명에게 먹일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설파제가 생산되어 약 50만 명의 목숨을 구했을 정도이다. 그렇게 역사에서 중대한 역할을 했던 설파제는 페니실린 등 더 우수한 항생물질이 다양하게 등장하면서 지금은 기억 속으로 사라졌지만, 감염증 치료 시대를 개척하는 선구자 역할을 해낸 물질이다. 페니실린은 플레밍이 포도상구균을 배양하려고 했던 샬레 중 하나에 우연히 푸른곰팡이 포자가 날아 들어와 번식했는데, 그 푸른곰팡이가 항균물질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생겨난 물질이다. 아무리 페니실린이 우연히 만들어진 물질이라고 해도, 설파제 효과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더라면 페니실린도 발견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렇게 과거의 발견이나 지식은 그 이후의 사람들이 더 훌륭한 발전으로 가는 것에 많은 도움을 준다. 현재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의학 지식들이 과거의 발견으로부터 온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가 이야기 했듯이 이번의 팬데믹은 올해 안에 끝나지 않고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다
인간으로 하여금 인내와 많은 것을 시험들게 하고 있다
과연 역사상에서 질병과 인간은 어떻게 지내왔는가?
공진화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보고 서로서로에게 양보한 것이 질병과 인간의 역사이다
그럼 이번의 코로나도 그렇게 끝났어면 하는 바램이다. 그것도 아주 빨리...
1.어떤 역사학자는 문자와 종이의 발명이 이런 전염병과 처방(약)의 기록을 위해서라고 할정도로
질병과 약(처방,치료 등)은 인간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하게 작용해 왔다.
○충분한 영양이 부족한 옛날엔 질병은 마귀나 악마와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예전과 많이 달려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악마이다
옛사람처럼 달래서 고이 살포시 보내드려야 하지 않을까?
2.어디 무엇이 중요하고 더중요한 약이 있읍니까?
약은 약이고 모두 다 중요할 것입니다.
3.모르핀하면 양귀비이고 아편전쟁이 생각이 납니다
약제로 어릴적에 본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진통제로 제격이지요
◆ 여름에 본 양귀비는 매우 강렬하게 원초적인 칼라를 뽐내고 있었읍니다
4.옛날 전쟁은 전쟁중에 난 사상자 보다 여러지방에서 올라온 민병들의 향토병에 의해
더 많은 병사들이 사망했다는 기록은 많이 있습니다
5.인간과 바이러스의 관계는 "청개구리"처럼 보이지만 길게 보면 같이 가야 하고 함께 고락을
같이할 공진화의 대상입니다.
○바이러스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고 함께 가야할 대상으로 생각하시면
코로나를 대하는 마음의 여유가 .....
-끝-
난 약을 너무 많이 먹는다
갑상선호르몬제, 고혈압약은 매일, 평생 을 먹어야 할 듯하고
소염진통제와 항생제도 늘 내 곁에 있다.
자주 알 수 없는 두통, 근육통에 시달리고, 요즘은 두드러기가 나를 괴롭히고 있어
몸이 힘드니 아주 우울하고 짜증난다.
무엇이 문제일까? 먹는 것, 입는 것 곰곰이 살펴보고 있는데 모르겠다.
답이 없을땐 의사들은 무조건 스트레스란다.
그말 듣는게 더 스트레스라 병원에 가기싫다.
우선 한의사말대로 밀가루, 유제품을 끊어 보았다.
몸이 좀 가벼워지긴했어도 두드러기는 아침저녁이면 계속 올라온다.
먹고 있는 건강보조제에 문제가 있나 싶어 약통도 싹 치웠다.
당분간 모든 것을 끊고 원시인으로 살아보려한다.
이렇듯 내 인생에서 어느덧 약이 중요한 부분을 채우고 있으니 다 된 나이가 되었나보다.
자연히 약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서
건강보조제를 먹을 때 이거 괜찮나? 하는 의구심이 들어
매번 약사에게 확인하고 사 먹고 있다.
약의 발명은 참으로 위대하다. 하지만 또한 위험하다.
이 책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인류를 구원했지만 또한 인류를 멸망시킬수도 있는 세균과 약에 관한 이야기이다.
말라리아의 치료제로 퀴닌이 사용되었는데 이게 진토닉에 들어있다는 재미난 이야기부터
구강청청제 리스테린이 세균의 문제점을 제기한 외과의사 리스터의 이름에서 나왔다는 이야기까지
세계사를 바꿀만큼의 위대한 약의 발명과 의사들의 이야기가 꽤 재미있다.
코로나가 지구를 뒤흔들고 있는 요즘 누가 코로나치료제를 개발할까 궁금해진다.
그 사람은 세계사에 길이길이 남을 것이 분명해지는 순간이다.
같은 시리즈로 나온 <세계사를 바꾼 12가지 식물>을 꽤나 재미있게 읽었다. 시리즈이지만 작가가 달라서 조금 망설이긴 했는데, 결론적으로 괜한 우려였다.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은 작가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전혀 이질감이 없었고 또 다른 방면으로 매우 유익하고 흥미로웠다. 평소 의약품이나 화학물질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지만 이 책에 나온 의약품들은 세계사를 바꿀 만큼 인류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쳤고 실제로 일상 생활에서 친숙한 물질들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질병과 방역, 피료에 대한 관심사가 대단한 요즘에 읽기 대단히 적합한 책이었다. 인류가 오늘날까지 싸워온 질병의 역사와 많은 사람을 고통 속에서 구해 줄 의약품의 발견까지 이 과정 하나만으로도 전쟁사가 아닐까 싶다.
대항해 시대에 뱃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질병은 페스트도 결핵도 아니었다. 오늘날에는 그 이름조차 듣기 힘든 '괴혈병'이라는 질병이었다. p.41
의약품의 발견과 활용은 인류의 전유물이 아니다. 카푸친 원숭이는 몸에 노래기를 문지르는데, 노래기에 뱀이나 해충이 가까이 하지 못하는 벤조퀴논을 방출하기 때문에 방충제로 사용한다. 불나방 유충은 기생 파리가 알에 기생하지 못하도록 평소에 먹지 않는 독당근을 섭취한다. 메소포타미아에는 소똥, 말똥, 썩은 고기와 기름, 양털, 돼지 귀지가 의약품 목록으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에는 질병은 악마가 몸에 침투한 현상으로 악취나 더러운 물질로 쫓아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히포크라테스 시대에 들어가면서부터 자연물질을 약으로 사용했지만 쓰레기 약 악습은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청나라는 정부 고관에서 서민에 이르기까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이 아편의 포로가 되었다. (···) 아편에 한 번 맛을 들인 사람은 열이면 열 충성스러운 단골이 될 정도로 중독성이 강한 제품이라 아무리 강력한 대책을 세워 시행해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p.102
진정 세계사를 바꿨다고 할 만한 약은 비타민 C와 모르핀이다. 대항해무렵 골칫거리는 괴혈병이었다. 괴혈병은 비타민 C부족이 원인이며, 한 군의관이 과일과 채소를 활용한 예방법을 발견했다. 흥미로운 점은 처음에 선원들이 이 식단을 거부하자 간부용 식단에만 메뉴를 올리는 심리방법을 이용했는데, 곧 식단을 제공해달라는 선원들의 항의가 터져나왔다. 비타민 C가 없었다면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모르핀은 의약품 중 가장 오래 사용된 것이다. 차를 얻기 위해 청나라에 아편을 팔던 영국은 결국 아편전쟁을 일으키게 된다. 청이 서구 열강에 무너진 것은 동양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모르핀과 마취제는 전쟁 중 부상당한 병사의 고통을 완화주켜 주었다. 물론 전쟁에서 싸운 병사들의 희생이 더 컸겠지만, 한편으로는 전쟁이 덜 자주, 빨리 끝났을지도 모르겠다.
손 씻기를 실천하고 나서 몇 개월 만에 12퍼센트였던 제1 산과 사망률은 3퍼센트까지 내려갔다. 더 나아가 속옷과 의료기구까지 철저하게 소독하자 사망률은 0.5퍼센트까지 뚝 떨어졌다. 의학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통쾌한 승리였다. p.140
마취약에 관한 마리 앙투아네트 이야기도 재밌다. 성 기능 장애가 있던 루이 16세는 15살에 마리 앙투아네트와 결혼했지만 후사를 치르지 못했다. 결혼 8년 후인 23살에 겨우 수술이 시도되었지만 그 때는 이미 마리 앙투아네트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화려한 파티에 정신이 팔린 뒤였다. 결혼 당시 루이 16세가 통증 없는 수술을 했거라면 역사가 달라졌을거라는 저자의 말에 일리가 있다. 성 기능을 고친 루이 16세가 반대의 스캔들을 일으키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흥미로운 사례가 많다. 세균 감염을 연구하던 리스터는 페놀을 발견한 덕에 소독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구강 청결제로 알려진 리스테린은 리스터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헤로인은 약을 먹으면 영웅적인 기분이 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944년 6월에는 '사상 최대 작전'이라 일컬어지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실행되었고, 페니실린은 기적의 약이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었다. 후송된 부상병들은 페니실린 덕분에 가스 괴저와 패혈증에 걸리지 않았고, 운 나쁘게 병에 걸렸더라도 무사히 회복했다. 기존의 전장에서의 상식이 모조리 뒤집혔으며, 플레밍은 영웅으로 추앙받게 되었다. p.199
보통 한 두 챕터 정도는 지루할 법한데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재밌다. 의약품 특허 선점에 대한 연구자들의 치열한 싸움도 재미있고, 플레밍의 페니실린처럼 정말 아주 보기힘든 우연의 발생이 인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고나니 흥미롭다. 일본에서 에이즈에 감염된 필리핀 출신 여성 사건은 지금의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한다. 대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가 엄청나게 속출했을 때 타 지역 사람들의 냉정한 차별 행위가 떠올랐다. 동성애가 에이즈의 원인이라는 것이 낭설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는 이런 이유로 혐오발언을 한다는 점도 씁쓸했다. 괴혈병, 말라이아, 매독, 에이즈 모두 인류사에 있어서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질병을 퇴치할 의약품이 아니었다면 현재의 인류는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다. 코로나 시대 이후 인류는 또 한 번 어떤 변환점을 맞이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사토 겐타로 작가님의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리뷰입니다. 사람과 나무 사이라는 출판사에서 나온책인데 이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가 저는 좀 재밌더라구요. 지루하지않게 딱딱 적당한 타이밍에 끊어주고, 예전에 구매했던 세계사를 바꾼 식물들인가..?그런 책이 있었는데 그것도 정말 재밌게 봤었거든요. 이번 책도 몰랐던 지식을 쌓기 좋았어요. 써먹을데는 없겠지만 ㅋㅋㅋ이런 잡학지식 알고싶으신분들 있으시면 추천드리고싶은 책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