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_035
들어가며~
이 책을 왜 선택했을까? 무엇때문에 끌렸던 걸까? 생각해보았다.
연예인들이 쓴 책은 잘 읽지않는데(특히 돈주고 구입까지 한다는건...) 그리고 유희열(그룹 토이)의 팬도 아닌데 말이다.
4월한달 아니 3월부터 컨디션이 좋지않고 몸도 아픈날이 많고 또 신경쓸것이 많아 바빠서 서평단 책도 신청하지 않으면서 나름의 독서 컨디션도 조절하던 중에 서평단 책을 신청하는게 줄어들다 보니 슬금슬금 지름신이 찾아와 간질간질 간지럼을 태우기 시작해서....
지난주 이번주에는 계속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좀 가벼운(?) 책들을 읽고 싶었던것 같다.
몸도 마음도 편안하게 해줄수 있는(그냥 독서도 안하고, 블로그도 안하는것도 쉼인데...) 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차에 [밤을 걷는 밤]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고,
가수 유희열이란 저자가 어떤 글을 썼을까 조금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또하나 밤산책, 심야산책 에세이라는 문구가 매력적이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장소에 대한 친근함, 정겨움과 옛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매력이 있을테고, 나처럼 서울 근처에도 못 살아본 사람에겐 낯선 매력을 줄것 같았다.
그래서 고민은 10초 정도 하고 바로 선택했고 그렇게 이책을 만나게 되었다.
책을 받아들고 바라보니 더 맘에 든다.. 내가 좋아하는 스톼일~~'글적고, 사진과 그림이 있고, 거기다 분량까지 적은' 책이다. 그렇다고 내용까지 가벼운건 아니다.
서울의 밤 거리를 걸으면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 안에서 인생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
가수 유희열 그리고 인간 유희열의 인생여정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서울에서 산책할 곳이 이렇게나 많다니 새론 놀람이 있었다. 가보고 싶었다. 밤에~~
서울에서 밤산책을 할 날이 올런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책과 함께 온 밤산책 지도(굿즈로 선택한 밤산책지도 포스터<스티커포함>)는 벽에 걸어두고 책에서 소개된 16곳을 다녀보는(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시간들을 만들어 가길 추천한다.
밤산책 지도의 유희열 스키거는 책안에 삽입된 그림들로 너무 귀엽다.
실제 유희열만큼이나 매력적이다.
이 스티커를 붙여도 좋고 함께 산책한 이들과 찍은 사진을 붙여보는것도 좋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속으로~
'그냥 밤에 산책하면 된다'는 제작진의 간단명료한 설득에 넘어가 카카오TV <밤을 걷는 밤>에 출연하여 약 4개월간 서울의 동네 구석구석을 걸으며 유희열만의 관찰력과 오랜 DJ생활로 특화된 심야감성을 발휘했다.
평소에도 밤에 걷는 걸 좋아하지만 제작진이 물색해준 다양한 코스를 걸으며 예전에 미처 몰랐던 서울의 아름다움을 많이 알게 되었다고 한다.
(책 앞날개 중~)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이 페이지의 그림이 눈에 띄지 않았는데 다 읽고 나서 처음부터 다시 보니 16곳의 핫플레이스를 딱~!!! 그려놓은거 같다. 한눈에 보는 요약정리 페이지같다.
일단 나는 이 그림이 너무 맘에 든다...
그림은 이내 작가라고 한다. 이내@inaeillust 찾아봐야지~~
유희열이 걸었던 밤산책은 16곳이다.
시작하는 연인이라면 청운효자동
길 일은 기분이 드는 밤엔 후암동
일상이 초라하게 느껴질 땐 장충동
추억에 잠긴 밤엔 명동 독서습관캠페인 밤을 걷는 밤 (1)
생각이 많은 밤엔 홍제천
온기가 그리운 밤엔 청림동
숲길을 걷고 싶다면 천장산 하늘길 독서습관캠페인 밤을 걷는 밤 (2)
기간여행자가 되고 싶다면 행촌동~ 송월동
왠지 무기력한 날엔 압구정동
최고의 야경을 보고 싶다면 응봉동 독서습관캠페인 밤을 걷는 밤 (3)
설렘이 필요할 땐 방이동
옛것이 그리울 땐 성북동 독서습관캠페인 밤을 걷는 밤 (4)
여행이 고픈 날엔 종로
문득 권태로운 밤엔 창신동
시시한 수다가 필요한 밤엔 홍대입구~ 합정동
마음이 시끄러울 땐 선유도공원
여러분은 지금 어느 길을 걷고 싶으세요?
저는 꿈속길을 걷고 싶어요. 어깨도 뭉쳤고 눈도 피곤하고 4월 마지막 날이라고 나름.. 리뷰도 끝내고 싶고 그래서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답니다.
16개의 장소중 4개는 독서포스팅에서 함께 나눴구요.
오늘은 마지막장소인 선유도공원에 잠깐 들렀다 저는 자러 가렵니다.
더 궁금하신 분들은 아시죠? 구입해서 읽어보시는걸루요~~~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풍경
<영등포구 선유도 공원>
어디선가 농롱한 풍경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 나목에 풍경을 매달아놓았다.
이 풍경 덕분에
겨울바람이 보인다.
겨울 바람이 들린다.
맑고 곱게 밤을 연주하는
겨울바람의 부드러운 춤을
오래도록 감상했다.
공원을 이리저리 거닐다가
누구나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도록 설치해둔
오래된 피아노를 발견했다.
오랜만에 피아노 건반 앞에 앉아
지금 이 순간에 어울리는 곳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토이 7짐 <Da Capo>에 수록된 연주곡
<피아노>.를 골랐다.
밤이 흐르고, 음악도 함께 흐른다.
한창 더운 여름부터 겨울이 오기까지
그동안 참 부지런히도 밤을 걸었다.
쓸쓸하게 텅 빈 명동 거리가 생각난다.
무무대에서 넋을 잃고 본 환상적인 야경도 눈에 선하다.
한밤중에 경희궁 안을 우리 집 마당처럼 거닌 순간은
내 인생을 통틀어 정말이지 특별한 경험이었다.
후암동에 있는 해방촌 108계단은 나중에 다시 찾았고,
어머니를 만나러 갔다가 홍제천 산책로도 한 번 더 거닐며
딸아이에게 옥천암 보도각 백불을 보여줬다.
밤을 산책하며 두 눈에 담은 풍경들은
소중한 앨범처럼 내 마음에 차곡차곡 들어찼다.
시인과 촌장의 노래 <풍경>을 아주 좋아한다.
이 노래는 가사가 단 네 줄이다.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풍경.
마잖아 사람들로 가득해진 거리에서
지금까지 산책한 길들을 다시 걸을 수 있으면 좋겠다.
같은 공기를 마시며, 서로의 어깨를 마구 스치며.
그동안 잘 걸었다.
너무너무 잘 걸었다.
(274-281쪽)
나가며~
걷는걸 싫어하는 나도 걷고 싶었다.
작년에 코로나로 집콕하며 재택근무를 할때 밤에 나가 동네 운동장을 걷고 들어오곤 했는데.. 그때 맡았던 그 밤공기, 밤향기가 떠올랐다.
워낙 돌아다니거나 걷는걸 싫어하는 나 지만 밤이 주는 고요함이 참 좋다. 그 공기의 향기가 참 좋은데.. 요즘은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사람들 마주치기 싫어서 더 산책을 안하고 있는거 같다.
마지막 선유도공원을 소개하는 소제목처럼 <모든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풍경> 모든것이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오는 풍경을 기다려본다.
이책을 다 읽고 한줄평 쓰러 갔다가 소개된 유희열의 인터뷰가 있어서 갖고왔네요.
이걸 먼저 보면 책에 대한 관심이 생길듯 하네요.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 ‘유희열’이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삽화집 『익숙한 그 집 앞』을 내가 고3 때인 1999년에 만났으니, 그 이후로 무려 22년 만에 그의 글과 재회한 셈이다. (2019년에 『딸에게 보내는 노래』라는 책도 있지만 성격이 좀 다르다.) 그의 음악에 깃든 감수성과 가사에 담긴 서정성을 잘 알고 있는 팬이라면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세월 동안 활자로 인쇄된 그의 글을 간절히 기다렸을 텐데, 본업인 음악보다 방송 활동 때문에 더 바쁜 이 ‘게으른 천재’를 팬심으로 너그러이 이해하기로 한다. (‘윤종신’처럼 ‘부지런한 천재’의 모습을 기대하는 건 지나친 욕심인 걸까?)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이 책이 정말 반가웠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출연한 방송 덕분에 그의 글을 만날 수 있었다. 바쁜 직장인이라 이 책과 동명의 예능 프로그램을 챙겨 보진 못했지만 - 사실 이 책을 사기 전까지는 그런 방송이 있는 줄도 몰랐다. - 정제된 형태의 글이라면 기꺼이 시간을 들여 정독하는 것이 팬으로서의 예의다.
일상에 찌든 평범한 직장인에게 ‘산책’만큼 무난한 취미가 없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좋고 약간의 운동도 된다. 심지어 돈도 안 든다. 유명인이라 제약이 많았을 텐데 유희열도 밤에 걷는 걸 좋아한다니 더 동질감이 생긴다. 그런데 장소가 서울로 한정된다. 서울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만년 지방인인 나로서는 이러면 곤란하다. 나에게 서울이란 1년에 두세 번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 보러 간 김에 근처 유명 관광지 몇 군데 둘러보는 곳이다. 갈 때마다 지하철에서 쏟아지는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고, 지하철 노선도처럼 복잡하고 자동차 소음으로 시끄러운 데다가 넘사벽 집값 때문에 서울에 대한 로망은 전혀 없는 편이다. 제주도 올레길 트레킹 코스가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의 산책이 과연 힐링이 될까? 평생을 서울에서 벗어나 본 적 없을 서울 토박이 유희열이라도 어려울 거라며 별 기대 없이 책장을 넘겼다.
독서하는 과정에서 여행 위시 리스트에 유희열에 산책 코스를 지리적으로 구분하여 상세히 기록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면서 동시에 내가 몰랐던 서울의 아름다움을 조금씩 알아갔다. 또한 잘 알지도 못하면서, 구석구석 가본 적도 없으면서 표면적인 이미지만으로 섣부르게 서울을 평가했던 나의 어리석음을 부끄럽게 여겼다. 이 책의 주인공은 저자인 유희열 자신이 아니라 공간임을 프롤로그에서 밝혔지만, 유희열과 이 책이 아니었다면 주인공인 서울의 풍경들을 전혀 알지 못했으리라. 공간 그 자체로도 멋지고 그립지만 그 공간들을 묘사한 유희열의 섬세한 표현이 더해지니, 나도 그의 발자취를 따르고 싶은 욕구가 넘쳐난다. 학창시절에는 음악으로 위로와 즐거움을 주더니 장년이 되어서는 글로써 격려해주는 유희열 씨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그가 계절을 통과하며 걸었던 서울 곳곳의 16개 산책길 중 우연이라도 가본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다. 내가 조바심 갖고 긴장하며 방문했던 핫 플레이스들과는 가깝건 멀건 빗겨져 있다. 그만큼 낯설지만 내 휴대폰에 저장된 토이의 노래들을 배경음악 삼아 이 책에 담긴 길을 밟으련다. 그럴 수 있다면 그의 감성을 조금이라도 닮을 수 있지 않을까?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리 머지않을 것이다.
이사준비를 하면서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책들을 바이백하느라
인근의 중고매장을 방문했네요..
통과하지 못한 책들도 그냥 버리고..ㅠㅠ
그래도 33권이나 바이백을 하고..
나오는 길에 그 포인트로 구매한 책^^
유희열님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있는데..그 매력을 표현한 책
밤길에 관한 사진과 글들..
잠시 멈추어서 쉬는 느낌이 들어서
바이백하러 갔다가 저 또한 구매했네요^^
원래 연예인들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왠지 이 책은 커피한잔과 어울리는 서정적인 느낌이 들어서..
목차에 그려져있는 그림..희열님과 똑 같다는 생각은 저만 하는걸까요^^
내가 걸어본 길도 보이고..그 길을 걸을때의 기분도 적혀있고
위치를 알고있으니..걸어보고 싶네요
나무로 이루어진 길..낮에봐도 예쁠것 같지만
이렇게 가로등과 어우러진 길..저도 가끔 이런 길을 찍곤하는데..
그래서인지 더 좋은 느낌이네요..
남산 도서관 근처의 108계단 경사형 승강기
승강기가 있는것 같기는 한데..옆 계단으로도 걷고 싶기는 하네요^^;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드라마에 나왔던 삼순이 계단
참으로 오래된 드라마인데..관광지처럼 되어버렸네요..
잠시 앉아서 쉬고싶은 곳..
응봉동..예전에 야경찍으러 갔었던 곳이네요
사진의 색감과 글씨체가 왠지 더 서정적인 느낌이 드네요..
선유도의 나무에 걸려있다는 풍경..뒤쪽의 달사진까지..
그냥..잠시 시끄러움을 뒤로하고 쉬어가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네요
아마도 익숙한 길이어서인지..
나중에 여유를 가지고 걸어봐야겠습니다..저도..
물론, 밤이 아닌 때에 걷게되겠지만..
또 쌓여있는 책들..정리해야겠네요..
아직도 나눔할 책들이 많은데..
서울민이 아니어서 아쉬웠던 책 중 하나 '밤을 걷는 밤'
희열님 팬으로서 그리고 같이 걷고 싶은 길을 소개하는 책으로 마음에 들어 구입했습니다.
서울 구석구석 걷고 싶은 길들이 아주 많은데, 그것도 밤에 걷고 싶은 길이 많은데
서울민이 아니라 아쉽네요. 몇몇 길은 나도 가보았지만 낮에만 가보았던 길들...
아 나도 걷고 싶다!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유희열이 밤에 걷고 있는 프로를 봤다. 내가 본 편은 유희열이 살았던 청운효자동이었다. 그곳을 걸으면서 자신의 추억을 신나서 이야기하며 어떤 곳에서는 자신이 좋아했던 여자가 살았다고 했나..그런 이야기를 했다. 그 편을 보면서 재미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카카오TV에서 했던 걸로 안다. 굳이 찾아보진 않았고 하면 보는 스타일인데 아쉽게도 그 이후로 해당 프로그램이 하는 걸 본 적은 없었다. 그 후에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이미 해당 프로그램은 끝이 난 후에 TV로 보여줬던 것이라 책까지 나왔다. <밤을 걷는 밤>이라는 상당히 시적인 제목이었다. 서울에 다양한 곳을 걸으면서 유희열이 혼자서 좋아하는 프로였다. 이를 책으로 읽으려니 다소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아마도 장소를 돌아다니면 유희열이 했던 이야기와 작가가 결들여 글로 솜씨를 부려 쓴 책으로 보인다. 이 책에 나온 장소가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내가 전부 가봤던 장소였다. 그러다보니 읽으면서 나도 추억을 함께 했다.
보통 장소를 돌아다니면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부동산 임장을 위해 돌아다닌 이야기를 한다. 이 책에 소개 된 장소는 대부분 그런 곳과 멀다. 내 경우는 부동산 임장을 위해 돌아다닌것보다는 그저 여기저기 싸돌아다닌 덕분이다. 여행을 딱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싸돌아다니는 것은 좋아한다. 1박이 아닌 당일 코스로 돌아다니면서 걸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4~5시간 코스로 많이 갔다. 대중 교통 이용 시간을 제외하면 현장은 2~3시간 정도 걸으면서 다녔다.
나는 주로 낮에만 다녔다. 원래도 저녁에는 그다지 돌아다니지 않은 스타일이라 이 책에서 소개된 장소를 나는 낮에 갔었다. 낮에 가서 보는 것과 밤에 가서 보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을 듯하다. 밤에 돌아다니면 어둠이 주는 느낌이 다르다. 어둠이 선사하는 다소 신비함과 어딘지 모를 약간의 무서움이 있다. 빛이 있는 것과 어둠이 있는 것의 차이에서 오는 고즈넉함을 뛰어넘는 불안감도 거기에는 있다. 여기에 밤에만 느낄 수 있는 조명을 통한 빛의 화려함이 나를 반긴다.
그럼 밤의 거리를 걸을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점심 먹고 나가서 저녁 먹기 전에 들어오니 느낀 적이 많지는 않다. 이 책을 읽어보니 나도 밤에 책에 소개된 장소를 다시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 원래도 저녁에 돌아다니지 않았지만 저녁 운동을 하며 거의 없었는데 코로나가 터진 후에는 더욱 저녁에는 어딜 갈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별 차이는 없을 지 몰라도 나이를 먹어 늙은 후에 저녁 이후에 돌아다니는 것은 다소 위험하니 더 늙기 전에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에는 총 16군데를 소개한다. 별 생각없이 간 곳도 있기에 동네 명칭만 듣고는 내가 안 간 곳이나 하고 읽으면서 내가 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볼 때 내가 참 서울 곳곳을 거의 다 갔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책에서 소개된 코스를 그대로 걸은 것도 아니고, 책에서 소개된 곳 중에 해당 장소를 갔지만 미처 가지 않은 곳도 있기는 하다. 생각해보면 내가 살아가는 도시 여기저기도 돌아다니지 않았다는 것도 불행한 일이 아닐까한다. 특히나 서울은 꽤 넒은 도시다.
넓은 도시면서도 이제는 꽤 역사가 오래되어 곳곳에 전부 추억이 있고 역사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걷기다. 해당 지역을 직접 걸어보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차를 이용해서 근처를 갔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거의 대부분 스쳐지나가면서 본 것이라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없다. 이 책에서도 그런 내용이 자주 언급된다. 걷지 않고 스쳐 갔을 때는 전혀 몰랐는데 직접 걸어보니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고 말이다. 나도 해당 지역에 대해 상당히 잘 기억하는 편이다.
내가 잘 기억하는 이유는 해당 지역을 직접 걸어다니면서 몸으로 체험하고 차보다는 훨씬 느린 속도로 걸으며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서울 곳곳은 차가 가지 못하는 골목이 많다. 그런 곳을 걸어야만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다. 작년까지 꽤 많이 돌아다니고 걸었다. 이유없이 괜히 해당 지역에 버스나 전철을 타고 간 후에 걸었다. 올 해는 그런 일을 거의 하지 않았다. 책을 읽어보니 다시 곳곳에 다니면서 걸으며 구경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음악 들으면서 헤매면서 걷는다.
처음에는 그렇게 헤매지만 그 다음부터는 워낙 길을 잘 찾는 편이라 척척 걸어다닌다. 이 책을 읽으면서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곳에 대한 내 추억을 떠올리기에 바뻤다. 걸을 때 다소 시니컬하게 보면서 걷기에 이 책처럼 해당 지역을 소개하는 글은 쓰지 못하겠지만 한 번 시도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다. 추가로 길을 걷고 있는 유희열과 나이때가 비슷하다보니 그가 느끼는 추억 등에 공감이 되다보니 더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되었다. 책 자체는 휘리릭 읽을 수 있지만 미소짓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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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0.19.
읽었습니다 2
저는 요즈음 이웃님한테 “이웃님이 살아온 나날을 글로 차곡차곡 여미어 책으로 내셔요.” 하고 말합니다. 이웃님은 으레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책을 써요?”나 “나 같은 사람이 쓴 책을 누가 사서 읽어요?” 하고 말씀합니다. 《밤을 걷는 밤》을 읽었습니다. 책을 집어든 자리에 고이 놓았습니다. 안 샀습니다. 이른바 아줌마 아저씨로 살아온 이웃님이 쓴 책이라면 기꺼이 사서 우리 보금자리 책시렁에 건사할 텐데, ‘아줌마 아저씨’가 아닌 ‘이름나고 얼굴 알려진 사람’이 쓴 책에는 어쩐지 마음이 안 보입니다. 이제 누구나 글을 쓰고 책을 내기도 쉬운, 더없이 즐거우면서 새롭게 열린 나라로구나 싶으면서도, 막상 순이돌이 이야기만큼은 책으로 잘 나오지 않는구나 싶습니다. 아이 손을 잡고서 밤에 마을을 거닐면서 누린 하루를 꾸밈없이 쓰기만 해도 더없이 아름답겠지요. 일부러 글을 쓰려고, 애써 책을 내려고, 구태여 밤마실을 다니지는 말고 말이지요.
《밤을 걷는 밤》(유희열 글, 위즈덤하우스, 2021.4.20.)
ㅅㄴㄹ
그러니까 나는 장충동을 몰랐던 거다.
한 번도 걸어보지 않았으니까.
직접 걸어야만 비로소 그 길을 알게 되고,천천히 걸어야만 보이는 풍경이 있다는 걸
밤을 걷는 내내 깨닫고 또 깨닫는다.
우리집 앞 강변에는 산책로가 있다.
산책로라고는 하지만 매일 아침 지역 노인회에서 깨끗하게 관리하고
시청에서 화장실이며 조경까지 꼼꼼하게 손을 봐서 어느 구석도 부족한 곳이 없다. 게가다 강폭도 꽤 넓어서 다양한 꽃과 식물들이 자라고 계절마다 다양한 새들이 날아온다. 물줄기가 시 곳곳으로 뻗어 있어 산책로를 통해 웬만한 곳은 길목까지는 갈 수 있다. 몇 년을 공들여 만든 산책로는 우리도시의 자랑이다.
이 곳은 나에게도 고마운 곳이다. 동네라 가볍게 산책하기도 좋고 특히 아이가 태어난 후로는 멀리 가지 않아도 나들이 기분을 낼 수 있다. 일년 내내 콘크리트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에게 나무, 꽃, 새, 물고기 들을 볼 수 있고 계절이 흘러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평소 나는 계단을 조금 오르 내리더라도 산책로로 닿을 수 있는 곳까지는 산책로를 이용하는 편이다. 잡생각이 많은 나는 사람이 많은 곳이나 번잡스러운 곳에 가면 긴장이 되고 에너지가 소진된다.
지나가다가 좌판에서 채소를 파는 할머니를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오후 내내 간다. 할머니는 어떤 삶을 살아오셨길래 허리도 못펴고 뙤약볕에 앉아계실까 마음에서 떠나질 못한다. 담장에 열린 매실을 보면 해마다 매실청을 담그시던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생각나고 생전에 할머니께 잘해드리지 못했던 생각, 그렇다면 부모님께 더 잘 해야하는 데 정작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는 일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조금 더 돌아가더라도 이런 자극이 적은 산책로를 이용하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지역 토박이인데도 이 지역 구석구석에 대해 잘 모른다.
저자의 말대로 직접 걸어야말 그 길을 알게 되고, 천천히 걸어야만 보이는 풍경이 있다.
차를 타고 목적지만 향해 가거나,
잘 정비된 산책로만 걸어서는 알 길이 없다.
별 기대없이, 킬링타임용으로 이 책을 들었는데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산책로보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골목 구석구석이 걷고 싶어 졌으니
책의 힘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예전 통금이 있던 시절은 나의 기억에 없지만
요즘 코로나로 인해 소리소문 없이 통금이 생긴 듯 하다.
10시 이후로 음식점들이 영업을 안하니 그 시간 이후로는 동네가 조용하다.
기본적으로 우리 동네는 코로나와 상관 없이 조용했긴 하지만 말이다.
또한 , 나의 삶도 아이들을 낳고 일하다 보니 자체 통금이 있어서 밤산책은 언감생심이었다.
밤운동도 나른 목적을 두고 빨리 매우 타이트하게 걷기 때문에 주변은 살필 겨를도 없다.
물론 똑같은 길을 매일 걷다보니 살필 것도 더는 없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이 주는 의미는 조금 컸다.
조용히 밤에 나홀로 낯선 동네 혹은 익숙하고 추억이 깃든 동네지만 잘 알지 못했던 곳을 고요히 배회하는 여유는 하나의 힐링이었다.
젊을 적 자주 갔던 종로, 홍대거리, 명거리 인근이어서 자주 찾던 선유도 공원, 추억의 롯데월드가 있는 석촌호수, 대학시절 버스 루트였던 홍제천부터 아직도 못가봐서 걷고 싶은 응봉동, 천장산 하늘길 등 서울에서 오래 살았음에도 발길이 안닿았던 동네들...
20대에는 참 많이도 걸었었다.
을지로에서 신촌을 넣어 지금의 DMC까지 걸은 적도 있다.
요즘은 그렇게 걸을 일이 없다.
유희열의 일러스트도 너무 딱이고 무심한 듯 던지는 멘트가 나는 재미있다.
별거 없는데 마음이 동해서 어디로든 밤산책 가고 싶어지게 만드는 글이었다.
운전 면허가 없다는 거에 이따금 불편함을 호소한다. 남들 시험에 응할 때 대체 난 뭘 했던가 싶어 자책도 종종 한다. 자가용으로는 20-30분에 갈 거리를 한 시간도 더 걸려 갈 때마다 회의감을 느끼지만 그렇다고 마냥 나쁜 건 아니다. 3보 이상은 차량 탑승을 고수하는 다른 이들과 달리 난 자주 그리고 많이 걷는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택한 길이긴 하나 느린 걸음으로 걷다 보면 남들은 그냥 지나치는 세상을 홀로 독점하는 즐거움을 누릴 때가 잦다. 도처에 야파트를 비롯하여 높은 빌딩이 가득한 서울이다. 솔직히 세련된 분위기를 자랑하는 장소는 걷는 재미가 덜하다. 내가 좋아하는 쪽은 골목길이다. 야트막한 담장이 보일 듯 말 듯 아슬아슬함을 선사하는 곳, 좌로 우로 굽어 저 모퉁이를 돌면 왠지 이제까지 걸어온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길이 펼쳐질 것만 같은 장소가 난 사랑스럽다. 서울에 과연 그런 데가 있을까. 타인의 시선을 잠깐 빌리기로 했다. 작곡가로 유명 가수들의 음악을 책임져온 유희열은 몇 해 전부터 TV 출연이 잦아졌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으로, 때론 토크쇼 진행자로 바삐 살아온 그의 걸음은 그간 매우 바빴을 것이다. 계절이 여러 차례 바뀌는 동안 부지런하면서도 느긋하게 그는 걸었다. 모두가 하루를 마감하는 늦은 밤이어서 가능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묵직하게 온몸 가득 내려앉았을 피로 따위를 힘겹게 털어낸 끝에 이룬 성취로도 느껴졌다. 뿌듯했을까. 눈에 보이는 것들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기술하는 게 이 책의 목적은 아니었으므로, 이러한 감정들 역시 그의 글에서는 고스란히 묻어났다. 전적으로 달라진 듯한 세상을 거닐다가 기억 속 옛 모습과 흡사한 장소를 발견했을 때의 반가움, 자신을 기다리던 엄마의 얼굴이 환해지던 순간에 대한 이야기 등은 장소에 대한 이야기들과 어우러져 마냥 정겨웠다.
총 16개의 장소를 책에서 만날 수 있었고, 대부분이 서울의 중심가에 위치했다. 청운효자동, 후암동, 장충동, 명동 등. 동네의 이름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으나 실제 걸어본 적이 과연 있었던가 싶은 곳들이 대거 등장했다. 서울 사람이라고는 하나 변두리에 콕 박혀 살아온 나의 시간들이 그의 시간들과 접점을 찾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고도 볼 수 있겠다.
흑과 백으로 이루어진 세상은 단조롭다. 굳이 사람들이 밤에 조명을 밝혀 세상을 알록달록 물들이려 드는 까닭이다. 일부러 밤을 택한 사람이 추구한 건 화려함이 결코 아니었을 터이고, 특히 그의 걸음이 머문 장소들은 흔히 쓰는 말로는 ‘외지다’는 표현이 잘 어울렸다. 때로는 달빛이 전부였는데, 이는 지난 추억에 젖어들기에 최적의 조명이었다. 인적이 드문 장소에 터 잡은 오래된 가게들의 정겨움을 그냥 지나치기 힘들어 들어서면 투박하나 모나진 않은 목소리가 그를 반겼다. 나도 걸어보고 싶다. 그가 걸은 곳을 꼭 똑같이 걸어야만 하는 건 아니리라. 이 동네에도 나의 발길이 아직 미치지 못한 장소가 널렸을 것이므로 부지런을 떨어야 할 이유는 충분해 보였다.
아예 처음 들어보는 장소도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내가 이미 걸어본 방식을 고스란히 재현해 놓은 것만 같은 글도 있었다.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었던 어느날 올랐던 응봉산 기슭이 그랬다. 한낮이었고 한강이 고스란히 내려다 보이는 탁 트인 전망이 으뜸이었다. 낮이 밤으로 뒤바뀌어도 세상은 여전히 멋졌다. 그가 건넌 살곶이다리를 나도 건넜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성수동이 코 앞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는데, 그 역시 이에 신기함을 느꼈다고 적었다. 이제껏 그에게 느꼈던 거리감이 조금은 줄어든 느낌이 들었다.
토이(TOY)라는 그룹명이 어떠한 연유로 탄생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고, 분명 그는 길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그 안에서 인생이 읽혔다. 전반적으로 차분했다. 소소하면서도 깊었다. 그가 진행을 하면 어딘가 모르게 편안함을 느꼈는데, 그의 글은 그의 말과 꼭 닮은 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