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마음에 드는 책이 나타났다.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
나 혼자 미는 책이 있다.
상대방은 딱히 없는데, 그냥 이 책이 좋으니 좋다고 밀어보는 거다. 가끔 누군가 나타나서 책 추천해달라 하면, 진짜로 밀어보는 그런 책. 올해는 이 책이 될 것 같다. 아직 3월이지만, 앞으로 3분기가 남았지만, 그만큼 확신이 있는 책.
저자가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둔 책이다.
좋았던 구절이 정말 많지만, 몇 가지만 뽑아봤다.
행복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을 원하는 데 있다고 말해준 건 누구였더라. ... 무언가를 이뤄야 한다거나 행복해져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삶을 그저 산책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이든, 자신을 평소의 자신보다 조금 더 좋아지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좋아하자. 아주 많이 좋아해버리자.
그럼 그 무언가가 모르는 사이 인생을 서서히 바꾸어놓기도 한다. 그건 아마 좋은 나를 조금씩 연습할 수 있어서일 것이다.
무엇보다, 사계절 중 겨울을 제일 싫어한다고 말하는 것보다야 네 번째로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낫다. 우리는 사실 어떤 계절도 진심으로 싫어하진 않으니까. 그건 역시나, 돌아보면 좋은 일들도 많았기 때문에.
나는 여름을 제일 좋아한다. 물론 최근 여름은 숨쉬기 힘들 정도로 더웠지만, 아직도 누가 어떤 계절을 좋아하냐 물으면 단연 여름이다. 반대로 겨울은 싫었다. 너무 추워서. 추우니 밖에 나가고 싶지도 않고 옷을 여러 겹 입는 것도 싫었다. 저자는 나와 마찬가지로 여름을 제일 좋아한다. 그리고 겨울은 네 번째로 좋아한다. 생각해 보니 눈이 많이 왔을 때 우리 집 앞에 누군가 귀 달린 도라에몽 같은 눈사람을 만들어 놓은 적이 있다. 잠시 멈춰 서서 사진 찍고 친구한테 보냈다. 누가 이런 걸 만들어놨어. 또 나도 질 수 없다며, 눈 오리를 사야 한다고 내년 겨울 되기 전에 눈 오리를 사겠다며 말하고 다녔다. 그리고 이번 겨울엔 눈썰매도 타고 왔다. 진심으로 싫었던 건 아니었다. 생각보다 즐기고 있었잖아?
나이를 먹고 난 뒤에도 그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를 만나, 혹은 들은 얘기를 또 듣느라 지겨워하는 자식을 앞에 두고 또다시 반복할 이야기. 그런 것을 만들고 싶어서 우리는 여전히 먹고 마시고 울고 웃으며 밤새 낯선 곳을 헤매는지도 모르겠다.
여든이 되어서도 기억할 만한 그런 날들에 대한 챕터(위 인용)를 읽으니 친구와 '우리는 이 얘기를 할머니가 되어서도 할 거야, 그때도 재밌을 거야'라며 이야기했던 게 생각났다. 그래서 카톡을 보냈고 또 이야기를 했다.
이 책은 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가져다주었다. 저자는 자기가 좋아했던 것들, 순간들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나도 여름 좋아하는데! 나를 더 좋아지게 만드는 건 뭘까? 이 이야기는 여든이 되어서도 재밌지! 하면서 내 이야기를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마지막 이 책의 에필로그를 읽는데...
내가 모은 이런 사소한 순간들에 누군가 자신이 보낸 시간을 겹쳐보고 희미하게 웃거나, 일상을 좀 더 천천히 건너고 싶어진다면 그것으로 좋겠다.
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저자의 바람에 부응했다. 정확히 일치했다! 이때의 행복이란... 책 읽을 맛 난다. 누구든 이 책을 보면 나처럼 지나온 시간을 떠올리며 이야기하게 되지 않을까? 우리의 일상에서 ㅎ을 건져 올리며 이야기하고 기록해 보자. 이런 ㅎ들이 모여서 일생이 될 테니.
처음 이 책을 책읽아웃에서 소개 받았을때는
어? 나 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또 있구나! 하는 기분이 들어 반가웠다.
그리고 책을 받아들고선 목차를 보고는 어라? 내 머릿속에라도 들어왔다 나갔나 싶게 작가님이 좋아하는 것들이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하나 하나 말할때마다 20대 시절 한참 필름카메라 사진을 찍으러 서울 곳곳 골목골목을 다니던 시절이 생각 나면서, 꼭 필름 사진 찍는 사람의 시선을 가졌구나 싶었다.
좋아해서 사진을 많이 찍게 된건지, 사진을 찍으려고 가만히 바라보다 보니 좋아하게 된건지 어느쪽이 먼저인지 그 순서는 모르겠지만.
행복의 “ㅎ”을 모은다는 말이 기억에 남던 이 책을 끝까지 읽고나니, 따뜻한 말과 시선에 나도 몽글몽글해짐과 동시에,
비슷한 것을 좋아하지만 이 분은 어쩜 이렇게나 잘 표현하고 글로 사진으로 남겼을까 싶어서 조금 질투가 나기도 했다.
그리고 나도 매일 소소하지만 좋아하는 것들, 잠깐 정신 못차리면 순간 머릿속에서 사라져버릴 것들을 놓치지 않고 기억할수 있도록 조금더 자세히 살피고 소중히 여겨야 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결국 행복한 매일이 모여야 행복한 인생을 살게 될테니 말이다.
‘행복의 ㅎ을 모으는 사람’
이라는 북 커버의 말을 봤을 때 느꼈다.
아 이 작가 왠지 덕후미가 느껴진다. 심상치 않다.
역시나, 수집이 취미인 그는 ‘순간 수집’이라는 말을 걸고
세상에 내가 행복함을 느끼는 순간들을 수집하고 있었다.
나도 어디가서 수집이라면 빠지지 않는 사람인지라
작가의 마음을 어느정도 이해하고 읽어서 인지 모르겠지만
얼마나 공감대 형성이 잘 되었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순간’이라니 이 것은
나의 좌우명인 seize the moment를 에도 부합되는
정말 나와 비슷한 사람이 아닐수가 없었다.
현재를 즐기고 순간순간 행복함을 느낄거리를 찾아다니는,
그의 모습에서 내가 추구하고 나아가는 이 삶이
틀리지 않았음을 유별나지 않았음을 위로 받았다.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게 취미라는 책 제목도 그렇다.
이렇게 애매하고 모호한 말이 있을까
좋아하는걸 계속하는 것이 취미이고
취미는 좋아하는 것에서 오는 것인데
왠지 모르게 자꾸 반복해서 따라 읽고 있는 내 모습을 보았을 때
아 이건 작가가 노렸구나. 나는 행복에서 ㅎ은 모았을까. 아니면 행까지는 모았을 까.
이책을 다읽고 나니 내가 모았던 수만가지의 것들이 생각이 난다.
그때는 그것이 모두 나의 행복이었는데, 지금은 어떠한지.
책속의 말처럼 사람도, 물건도 사라졌지만
이렇게 내 머릿속에 기억으로는 생생하니 말이다.
collect moments not things.
좋아하는 공간에서, 좋아하는 책과 함께
의 제목도,
표지 사진도 어쩜 이렇게 예쁠 수가 있을까요?
PAPER 잡지에 실린 작가님의 글을 처음 보고 반해서, 읽고 또 읽었던 어느 날 -
그때부터 지금까지 작가님의 열렬한 팬입니다,
책을 읽으며 좋아하는 구절은 다이어리에 손글씨로 쓰는 것이
가장 좋아하는 일 중에 하나인데,
이 책은 모든 페이지의 모든 구절이 반짝여서,
한 자 한 자 쓰다보니 책 한 권을 다 쓰겠더라구요,
눈물이 나기도 하고,
피식 웃음이 나기도,
위안이 되기도 하는,
머금은 감정을,
담백하고도 쉽게 풀어내고
어떤 멋진 순간을,
새로운 시선으로 해석한, 이 책 속의 글들은
제 삶의 'ㅎ'이 되는 문장이었습니다.
사진도 정말 잘 찍으시는 것 같아요 -, 액자에 넣어두고 싶었던 사진 한 장입니다 ^^
초록의 배경, 바람이 함께 느껴지는 열린 창, 그리고 빈 의자,
꼭 그곳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은 사진을 한참 바라보게 합니다.
카페에서 책 읽을 때 옆에 와준 고양이, 자기가 쏟은 물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
#말을거는창문들
너무 좋아서 손으로 여러번 써보았던 글입니다.
"두 손을 겹쳐모아 샘물을 떠올리듯,
현재에서 이 순간과 풍경만을 오롯이 떼어 보여준다"
어떤 말인지, 한 번에 와닿으면서도
어떻게 어떤 감정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신기해서 몇번이나 다시 읽은지 몰라요,
최근에 찍었던 문(門)
열린 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과 그 풍경을 좋아하는데,
작가님의 생각의 결이 저와 비슷하다 느낄 때 마음이 따뜻했고,
그럴때마다 꼭 작가님과 함께 이야기 하는 기분이었어요,
이번 책은,
작가님의 색과 결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오래도록 작가님의 좋은 글과 사진을
보고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북콘서트나 독서모임과 같은 곳에서
실제로 봽고 대화도 나눠보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두 번째 책을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첫 번째 책은 지금은 살 수 없어 힘들게 구했지만 ^^;
이번에는 신간이 나오자마자 여러 권을 살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저의 소소한 'ㅎ'들 중 하나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하는 것을 선물하는 것,
그것을 주기 위해 만나러 가는 시간,
그리고 그 사람을 기다리는 시간이거든요,
저에겐 그것만큼 설레는 게 없더라구요,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 책들도
책장에 쪼롬히 간직하고 싶어요^^
작가님,
읽을수록 다른 빛을 내는 이 예쁜 글을,
떠나지 않아도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설렘을 주고
혹은 떠날 용기를 주기도 하는 사진을 볼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의 조각처럼 짧은 글도 소중히 여기고,
이름이 적혀 있지 않아도, 작가님의 글인 것을 바로 알아채는,
팬 올림!
마지막으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문장을 새기며 마칩니다 ^^
"COLLECT MOMENTS NOT THINGS"
나이가 들면서 조금 슬퍼지는 것은,
더이상 예전에 재밌었거나 행복감을 느꼈거나 즐거웠던 것들이
이제는 점점 시들해지고 시시해진다는 것이다.
가까운 곳에, 짧게 다녀온 여행에도
엄청난 에너지를 충전받을 수 있었던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훨씬 좋은 컨디션의 환경, 더 오랜 기간의 여행, 안락한 휴식이
더는 충분한 보상이 되지 못한다.
모든 것이 그렇다, 심지어 관계까지.
산다는 게 이러한 일상의 지루함을 견뎌내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참 동안 하고 있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무언가를 발견하지 않고는,
의미 없는 시간을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상에 눈 두기가 어렵고, 사실 그게 뭔지 잘 모르는 나로서는
김신지 작가의 글이 새롭게 다가왔다.
평범해서 기억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시간들로부터
사소하고, 가까이 있는 무언가들을 끊임없이 느끼고 있는 작가님의 글을 보면서
이런 사람이라면
모든 순간을 선물처럼 여기겠구나 하는 생각과, 또 부러움이 앞섰다.
“나를 별 볼 일 없는 애라고 생각했지?”
“그랬죠. 그래도 자신이 별 볼 일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어른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래서 어제 그런 카오리 상을 봤을 때 웃었어요. ‘정말 열심히 행복해지려고 하는구나’ 싶어서요. 그렇게 행복해지려고 발버둥 치지 않는 사람은 행복해질 수 없다고 생각해요. 더 발버둥 치고 소리 지르고 그래도 괜찮아요.” _본문 중에서
별볼일 없는 일상을 살아가는 별볼일 없는 사람이 되어가는 게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나에게
이러한 문장은 참으로 소중했다.
이 책 한 권으로 나의 시선이 달라지진 않겠지만,
적어도 지나치는 것들에 눈을 한 번 더 두게 될 것 같다.
나는 불행 수집가다. 불안을 모으고 걱정을 준비한다. 좋은 일이 일어나도 이다음에 일어날 일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감한다. 순간을 즐길 줄 모르면서 더 나은 미래를 꿈꾼다. 조바심을 내고 전전긍긍하며 하루를 보낸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라는 글을 읽었는데 그건 날 위한 말이었다. 기분 나쁨을 쉽게 표현하고 그것 때문에 힘들어한다. 지금 행복해도 좋을지 의심하는 일. 책을 읽지 않았다면 그런 일로 슬픔의 동굴에 갇혀 있었을 것이다.
김신지의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를 읽으며 오늘 하루를 즐겁게 지내도 좋다는 격려를 받는다. 불행 수집가로서 내가 다른 책에서 얻는 감정은 당신도 그렇게 힘들구나였다. 타인의 슬픔을 엿보면서 나만 외로운 것이 아니라는 위안. 그럼 그렇지, 나만 힘든 게 아니잖아. 그러니 힘을 내기보다 힘이 나지 않아도 걸어가야 하지 않겠어. 같은 가짜 용기를 받았다.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의 김신지는 나와 정반대의 태도로 살아간다. 행복의 ㅎ을 모으며 살아가는 행복 수집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겪는 감정적 슬픔에 함몰되지 않는다. 하루를 다채롭게 만들어주는 순간을 모으며 살아간다. 자신이 사는 집 주변의 골목에서 만나는 식물에게 인사 하고 여행지의 아침에서 먹는 맥주를 사랑한다. 구름과 바다, 노을, 여름의 열기를 기억하는 사람이다. 눈이 오는 새벽을 걷고 부모님과 떠난 여행지에서 사진을 찍어드린다. 힘들었던 순간을 복기하며 지금은 괜찮다는 같잖은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그러니까 실은 맥주가 아니어도 상관없다는 것. 무엇이든, 자신을 평소의 자신보다 조금 더 좋아지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좋아하자. 아주 많이 좋아해버리자.
그럼 그 무언가가 모르는 사이 인생을 서서히 바꾸어놓기도 한다. 그건 아마 좋은 나를 조금씩 연습할 수 있어서일 것이다. 좋은 나를 만나고 알아가고 연습한 기분은 내 속에 남아 나를 차츰 그런 사람으로 만든다. 그러고 언젠가는 '그것 없이도 좋은 내가 되겠지. 아직은 그런 단계에 이르지 못해, 이 글은 사실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썼다.
(김신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中에서)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방법이란. 책의 제목대로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내가 되는 것. 책에는 좋아하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행복의 강도를 따지는 게 아닌 행복을 느끼는 빈도가 많아지도록 유도한다. 길을 걷다가 마주한 먼지 낀 창문과 손을 잡고 걸어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일. 짧은 겨울 해를 보내는 저녁에 대한 예찬. 기쁘고 행복한 순간이 모이면 그 표정 그대로 자신의 인생이 된다.
슬프고 어두웠던 일을 기억하며 살았다. 지나가는 일로 여기지 못했다. 좋은 일이 생기면 불행한 기억으로 덮었다. 이제는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누군가는 이토록 사소한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따뜻한 색으로 행복의 그림을 그리는데. 그것들을 모아 보여주는데. 하루를 살아가는 힘은 끌어모으는 게 아니라 없으면 없는 대로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는 것으로 생기기를 기다리는 것.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에서 내가 느낀 순간을 살아가는 방법이다.
좋아하는 순간을 떠올린다. 행복의 ㅎ을 쓸 준비를 해본다. 나를 좋아하는 게 취미가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