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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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발견

앞서 나간 자들

리뷰 총점 10.0 (4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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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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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앞서 나간 자들의 불멸의 정신을 만나다

“뛰어난 인물의 삶에 인간적 진실을 함께 엮어낸
인간 존재에 대한 이례적인 모자이크화가 탄생했다.”
_[북트립]

『진리의 발견』은 1700년대부터 현재까지 네 세기에 걸쳐 역사적 인물들의 서로 교차하는 삶을 통해 복잡함과 다양성, 사랑이라는 감정의 모순, 진실과 의미와 초월에 대한 인간의 도전을 탐험한다. 행성 운동 법칙을 발견한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과학에서 여성의 길을 닦은 천문학자 마리아 미첼과 조각 예술에서 성별이라는 견고한 암석을 부수어낸 해리엇 호스머, 문학비평가이자 [뉴욕 타임스] 최초의 여성 편집자로 여성주의 운동에 불을 지핀 마거릿 풀러, 시인 에밀리 디킨슨을 거쳐 환경 운동을 촉발한 해양생물학자이자 작가인 레이철 카슨에서 끝을 맺는다. 대부분 여성이며 성소수자인 이들은 모두 대담한 사상가들로 크나큰 장애와 그 시대의 “성별 구조”를 극복하고, 천문학적 발견을 하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환경 운동의 기반을 닦았다.

이들의 삶은 시대와 불화하기도 하고, 시대 앞에 좌절하기도 했으며, 또한 시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가슴 아픈 인간관계에서 비롯되기도 했으며, 다시없을 사랑으로 지상에 빛을 비추기도 했다. 놀라운 성취를 쌓았으나 무시당하고 빼앗기기도 했고, 너무도 허무하게 바다에 잠겨버리기도 했다. 이들의 삶을 통해 독자들은 사회적 중력과 관성의 틀을 벗어나는 삶이란 무엇이며, 그것이 불완전한 이 세계를 어떻게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었는지를 볼 수 있다. 저자는 과학, 문학, 예술 분야를 넘나들고 시대를 뛰어넘는 역사적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삶을 통해 상호 연결된 무작위성의 우주를 펼쳐 보인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아름다운 삶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11

요하네스 케플러

1 꿈을 꾸는 자만이 깨어난다 17

마리아 미첼

2 꿈의 궤도 너머를 보다 49
3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가 79

허먼 멜빌

4 유한에서 무한을 추구하다 105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5 감각 너머의 진실을 향한 열정 121

마거릿 풀러

6 많은 것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159
7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기 187
8 나는 위대한 천성을 지니고 있다 221
9 그녀는 앞을 보며 걸었다 243
10 자신을 좀더 사랑하는 법 267
11 그날 사랑은 눈부시게 빛났다 297
12 사랑과 진실, 아름다움은 하나이다 315

찰스 다윈

13 살아남는다는 것의 진부함 363

윌리어미나 플레밍

14 하녀 출신의 천문 계산자 381

해리엇 호스머

15 예술가의 공적인 삶을 선택하다 407
16 가능성의 본보기가 되다 437

에밀리 디킨슨

17 시인의 탄생 471
18 주인에게 보내는 편지 503
19 상처를 진정시키기 위해 상처를 이야기하기 519
20 정신에도 물질에도 얽매이지 않는 547
21 죽음 그리고 시의 완성 581
22 세계는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605

레이철 카슨

23 시인의 언어로 바다를 노래한 과학자 633
24 광활한 우주에서 뛰노는 정신 653
25 과학의 오용에 맞서다 669
26 인간과 시간의 흐름에 관하여 725
27 “권력이 부패할 때 시인은 정화에 나섭니다” 749
28 영원을 향한 마지막 여행 793

마거릿 풀러

29 재능으로 세계의 일원이 되다 817

참고 문헌 835
감사의 말 83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지성에는 성별이 없다”
경계를 넘어 인식의 지평을 넓힌 여성들

“천재가 될 수 있는데, 누가 여편네가 된단 말인가?”
_마거릿 풀러, 『19세기 여성』

“나는 탁월해지기로 했습니다.” 열다섯 살 때 마거릿 풀러는 편지에 썼다. 여성이 자신에게 주어진 천부적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던 1825년, 10대의 풀러는 스스로 자기 삶의 주체임을 선언한 것이다.

케플러가 지동설에 관한 우화에서 마녀로 묘사한 탓에 실제로 마녀로 몰려 그 어머니는 고문을 당했다. 어머니의 사후 케플러는 『세계의 조화』에서 “나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로 태어났다”며 인간의 운명은 문화의 작용에 따른 성별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케플러 어머니의 비극적인 삶 이후 저자는 혜성을 관측한 공로로 여성 최초로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의 회원이 된 마리아 미첼(1818~1889)과 여성 해방 운동의 기초가 되는 『19세기 여성』(1845)을 쓴 마거릿 풀러의 이야기로 여성 성취의 역사를 펼친다.

『진리의 발견』에는 조각가가 되기 위해 의대에 들어가 해부학을 공부하고, 이탈리아로 건너가 기꺼이 문화적 난민이 되어 가능성의 본보기가 된 해리엇 호스머와, 예술가로서 공적인 삶을 선택한 해리엇과 달리 철저히 방 안에 은둔하며 지극히 개인적인 내면의 심연을 파고든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삶과 그들의 성취가 펼쳐진다.

마리아 미첼의 과학, 마거릿 풀러의 도전, 해리엇 호스머의 열정, 에밀리 디킨슨의 시는 시간과 공간에 흔적을 남겨 레이철 카슨이라는 성취를 거둔다. 시인의 마음으로 바다를 노래한 카슨은 해양생물학자이자 작가로서 큰 업적을 이루었을 뿐 아니라 『침묵의 봄』을 통해 20세기 환경운동의 시작을 열었다. 이 책에 소개된 여성들은 모두 17세기 프랑수아 풀랭 드 라 바르Francois Poullain de La Barre의 “지성에는 성별이 없다”는 선언을 자신의 삶으로 구현한 여성들이다.

꼬리표를 붙일 수 없는 다양한 사랑

“사랑하는 당신, 나는 이 사랑이 영원히 지속되는 기쁨,
몇 년 동안 커져만 가는 사랑스러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해요.”
_레이철 카슨이 도로시 프리먼에게 쓴 편지

이 책의 또 다른 주제는 바로 사랑이다. 새로운 길을 개척한 선구자인 이 책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양성애자 혹은 동성애자이거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관계를 맺는다. 마거릿 풀러는 특히 자신의 지성과 정신의 주파수에 맞는다면 여성과 남성을 가리지 않고 사랑에 빠졌다. 풀러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제3의 성으로서 남자와 여자를 경험하듯이 우정과 사랑을 경험했다.
마리아 미첼과 아이더 러셀, 너새니얼 호손에 대한 허먼 멜빌의 뜨겁지만 끝내 이루지 못한 사랑, 수많은 남자와 여자를 거친 뒤 무학자에 가까운 이탈리아인 오솔리에게 머문 풀러의 사랑, 해리엇 호스머와 코닐리아, 호스머와 애시버트 부인의 사랑에 이어 에밀리 디킨슨과 수전 길버트의 사랑에서 이야기는 정점을 이룬다. 자신의 오빠와 결혼한 수전에 대한 디킨슨의 사랑은 아슬아슬하면서도 안타깝다.

『우리를 둘러싼 바다』를 출간하고 사우스포트의 바닷가에 집을 구한 40대 후반의 레이철 카슨은 그곳에서 도로시 프리먼을 만난다. 도로시에겐 남편이 있었으나 레이철과 도로시는 그 후 12년 동안 900여 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깊은 관계를 쌓아갔다. 둘은 레이철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누구보다 뜨겁고 깊은 사랑을 나누었다.

『진리의 발견』에 소개된 사랑은 한 가지 형태에 머물러 있지 않다. 성별과 나이, 신분과 직업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영혼의 깊은 교류를 이어간 ‘연인’의 모습이다. 우리가 사랑의 종류에 붙이는 그 어떤 꼬리표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사랑,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이 모습에서 저 모습으로, 다시 이 모습으로 끊임없이 활기차게 형태를 바꾸는 사랑을 절대 정의할 수 없다.

감춰진 인물들의 거대한 이야기

“무한한 기회를 가진 존재가 어떤 관계에 국한된
제한적이고 배타적인 견해에 따라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_마거릿 풀러

메리 서머빌은 “최초의 과학자”이다. 어린 시절 유클리드를 읽느라 집 안의 양초가 다 떨어졌다며 양초를 압수당한 서머빌은 머릿속에 환히 켜진 불빛을 따라 수학의 세계를 탐험했다. 그녀는 라플라스를 번역하고, 『천계의 구조』를 발표한다. 윌리엄 휴얼은 서머빌을 가리키기 위해 “과학자 scientist”라는 말을 처음으로 고안해냈다. 그 당시 흔하게 사용된 “과학의 남자man of science”라는 표현을 적용할 수 없었고, 모든 분야에 정통한 서머빌을 물리학자나 화학자, 지질학자로 한정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진리의 발견』에는 서머빌과 함께 1845년 영국 왕립천문학회에 입회하는 캐럴라인 허셜, 하녀 출신의 천문계산자 윌리어미나 플레밍, 마리아 미첼이 가장 흠모한 시인인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시인 바이런의 딸로 찰스 베비지와 함께 세계 최초의 컴퓨터로 인정받는 해석기관Analytical Engine을 개발한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에이더 러브레이스, 별의 주요 구성 성분이 수소임을 발견한 세실리어 페인 등 다양한 여성 인물의 삶과 업적이 소개된다.

우연성의 기적으로 펼치는 새로운 전기문학

“풀러와 미첼, 카슨은 마침내
가장 훌륭한 전기 작가를 만난 듯하다.”
_[북 앤드 필름 글로브]

이 책에는 마리아 미첼, 마거릿 풀러, 해리엇 호스머, 에밀리 디킨슨, 레이철 카슨 등 주요한 인물들 외에 랠프 왈도 에머슨, 찰스 다윈,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허먼 멜빌, 프레더릭 더글러스, 캐럴라인 허셜, 너새니얼 호손, 월트 휘트먼 등 수많은 주변 인물들의 삶도 실려 있다. 이들의 삶이 펼쳐 보이는 태피스트리는 음악과 여성주의, 과학사, 종교의 성쇠, 그리고 천문학과 시와 초월주의과 환경 운동까지를 아우른다. 한 인물의 삶은 친구, 우연한 만남, 모임, 편지, 심지어 연인이라는 예기치 못한 연결고리로 다른 인물의 삶과 연결된다.

마리아 포포바는 기본적인 저술과 전기뿐 아니라 편지와 메모 하나하나 모두 살펴 인물들의 복잡한 연결고리를 치밀하게 재구성했다. 그 덕에 이 책이 다루는 주제와 이야기의 다면성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진리의 발견』은 결국 여러 인물의 교차된 전기이자 과학사이자 문학사이며, 마침내 사랑 이야기로 완성된다. 우주의 무작위성이 어떻게 상호 연결되어 우리의 삶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종이책 회원리뷰 (38건)

주간우수작 사랑과 재능, 아름다움이라는 진리의 서사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필*아 | 2020.03.23 | 추천16 | 댓글16 리뷰제목
책의 마지막 문장으로 시작해야할 것 같다. 장장 800여 쪽에 이르는 이 글 수신자의 실체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장대한 서사시는 “비난과 자비의 질문에 무감각한, ‘왜’라는 질문이 결여된 엔트로피적 장관이 연출되는 ‘우주의 먼지들’에게 보내는” 것이다. 우리네는 끊임없이 ‘왜’라는 삶의 ‘의미’를 묻곤 한다. 그러나 인간의 정신이 미치지 못하는 광활한 우주의 차원
리뷰제목


책의 마지막 문장으로 시작해야할 것 같다. 장장 800여 쪽에 이르는 이 글 수신자의 실체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장대한 서사시는 비난과 자비의 질문에 무감각한, ‘라는 질문이 결여된 엔트로피적 장관이 연출되는 우주의 먼지들에게 보내는것이다. 우리네는 끊임없이 라는 삶의 의미를 묻곤 한다. 그러나 인간의 정신이 미치지 못하는 광활한 우주의 차원에서 전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의미를 찾으려는 이러한 태도에는 인간 존재의 필연성이라는 오만함과 어리석음이 함께한다. 필멸이 가져오는 두려움, 그 공포를 잊기 위한, 살아가기 위한 불가피한 기능이요, 해석에 불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의미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야 할 뿐이다. 우주먼지에 불과할지언정 하나의 개체로써 자신의 개성을 조각하며 체계화된 원칙을 구축하여 삶의 어떤 형태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것이 어떤 것일 수 있는지, 또한 쫓아야 할 궁극의 사유가 있다면 무엇일 것인지를 발견하는 여정이 바로 이 책의 지향점일 것이다.

 

이 여정은 17세기에서 20세기까지 4세기에 걸치고, 등장하는 인물은 행성의 공전주기와 궤도를 비롯한 행성운동의 법칙을 발견한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를 시작으로 최초의 여성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의 회원이 된 천문학자 마리아 미첼, 진실과 변화의 도구로서 예술과 사랑을 말한 시인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인간 본성의 모든 실재가 모이는 중심으로서 문학을 삶의 무기로 삼았던 최초의 여성 신문기자였던 마거릿 풀러, 그리고 삶의 비의에 천착했던 애머슨의 미친 시인이라 불린 에밀리 디킨슨과 우주와 자연에 대한 경외를 수려한 문학적 서사에 담아낸 해양생물학자 레이철 카슨에 이른다.

 




이들 중심인물에 더해 이들과 교우하고 사랑하며, 지성과 영혼을 잇는 사상의 계보로서 등장하는 너새니얼 호손, 허먼 멜빌, 캐럴라인 허셜, 메리 서머빌, 해리엇 호스머, 랠프 왈도 에머슨은 삶의 형태에 대한 다채로운 시야를 발견케 한다

어쩌면 이 다양함으로 보이는 것들의 궁극적 지향은 진실을 암호화하여 담고 있는 언어로서 아름다움’”일 것이다. 아름다움의 필요성에 감탄하라! 그 밑에 우주가 숨어있으니.”라거나, 혹은 아름다움은 지적인 정신이 이 세계를 연구하길 선호하는 형식이라는 문장처럼 벗겨내야 할 대상으로서의 자연 법칙의 현현일 것이다

진실, 영원한 정적(靜寂) 부존재를 향한 제왕나비의 날갯짓, 생명주기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그 광경의 아름다움만큼 자연스러운 것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우주의 비의를 탐색하는 과학과 인간의 마음과 세계 모습을 그리는 예술의 결합은 그래서 진리의 발견, 어떻게 삶의 의미가 만들어져 가는지 관찰하는 존재론적 탐사의 시간이 된다.

 

이 탐사는 지구의 공전을 알리기 위해 달나라를 항해하는 젊은 천문학자를 주인공으로 한 천문학자 케플러가 쓴 SF소설 (Somnium)이 말하려는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내려는 가능성에의 도전이 될 수 있으며, 한 사람을 만드는 어떤 장소의 무시할 수 없는 역할로서의 '장소의 정신(genius loci)'에서 비롯되는 고매한 지성의 발현을 작은 섬 낸터킷의 여성 천문학자 마리아 미첼의 시와 천문학의 교차점에서 읽어 낼 수도 있다. 그리곤 낸터킷 애서니엄의 대중강연을 위해 찾은 시인 랠프 왈도 에머슨과 소설가 너새니얼 호손과 미첼을 잇는 연결고리에서 에머슨의 정신적 연인인 19세기 여권시장을 외친 마거릿 풀러와의 사랑을 발견하게도 된다. 여기서 우주의 작은 조각, 우주 먼지에 불과한 인간 개체라는 인식에 도달하면 일부는 꽃이며 일부는 땅인 것은 모두 하나였다.”라는 에밀리 디킨슨의 서간집의 한 문장에 이르러 전 세계는 하나의 예술작품이며 우리는 그 자체라는 자연의 비밀, 진리로서의 사랑에 도달하기도 한다.

 

진실과 아름다움을 나누길 거부했던, 은둔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과 오빠의 아내가 된 수잔과의 사랑은 지성에는 성별이 없다.”는 선언과 함께 동성간의 사랑을 우주적 아름다움, 진리의 경지에 올려놓는다. 모비딕의 작가 허먼 멜빌의 너새니얼 호손을 향한 사랑, 마리아 미첼의 아이더에 대한 사랑, 마거릿 플로의 사랑의 이해에 대한 변화, 레이철 카슨과 도로시와의 동성의 사랑이 더없는 존재의 충만함으로 느껴지는 까닭이 된다.

 

한편 이 책은 재능에 대한 칭송이기도 하다. 이것은 인간 개체에 주어진, 혹은 내재된 의무에 충실한 삶으로서 세계의 변화를 일궈낸 책 속 인물들의 속성이기도 하며, 에밀리 디킨슨의 글처럼 애정의 연소이며, 헌신에서 비롯되는 고양감이기도 하다. 인생을 실현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라 칭송하는 이 책의 저자 마리아 포포바의 말처럼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로 한 선택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가능성을 넓혀주고 그들의 삶을 확장시켜주는 행위야말로 영혼 충족의 유일한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생태계에 대한 보전, 환경보호의 고전이 된 침묵의 봄을 쓴 해양생물학자 레이철 카슨의 또 다른 걸작 바다의 가장자리에는 도로시와 스탠리 프리먼에게 바칩니다.”라는 헌정사가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도로시와의 사랑을 우주적 진리로 묘사한 문장을 인용하며 이 책의 소감을 마쳐야겠다.

 

광기는 관습으로 포장된 길을 벗어나 우라니아(urania)적 우주의 문턱을 잇는 일에서 비롯되는

 광기였다. 이 우주에는 범주를 초월하고, 문화적, 생물학적 책무를 초월하며, 가장 정확하고 

시적인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조차 초월하는 사랑이 존재한다.”     - P 699 中에서


광활하며 비감하기조차 한 우주의 작은 먼지에 불과한 필멸의 존재인 우리네가 항시 묻는 의미에 대한 한 조각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 또한 그 속에서 사랑과 재능이라 불리는 애정의 연소와 헌신의 고양감을 매혹적인 시인들과 과학자의 삶에서 우주와 자연의 아름다움이라는 진리, 그 비의(秘義)에 감히 다가가는 호사를 누렸음을 시인하게 된다. 마리아 포포바의 이 책이야말로 재능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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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1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6
파워문화리뷰 진리의 발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산*람 | 2022.11.14 | 추천9 | 댓글2 리뷰제목
진리의 발견 마리아 포포바/지여울 다른/2020.2.14.   우리에게 ‘진리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는 간단히 정의하기엔 복잡한 문제이다. 그러나 인류문화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일로 ‘진리’를 한정하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진리의 발견>이 바로 그런 책이다. 행성운동의 법칙을 발견한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야기로 시작해 환경운동을 촉발
리뷰제목

진리의 발견

마리아 포포바/지여울

다른/2020.2.14.

 

우리에게 진리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는 간단히 정의하기엔 복잡한 문제이다. 그러나 인류문화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일로 진리를 한정하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진리의 발견이 바로 그런 책이다. 행성운동의 법칙을 발견한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야기로 시작해 환경운동을 촉발한 해양생물학자인 레이철 카슨에 이르기까지 인류문화를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던 과학자, 예술가 들을 하나의 이야기처럼 엮어 소개 한다. 특히 여성운동의 선구자와 성 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에 주목한 이야기는 여러 사람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저자 마리아 포포바는 불가리아에서 음악과 수학에 심취해 자랐으며, 웹사이트 브레인피킹스를 운영하며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 쓴다.

 

진리의 발견에서 소개하는 사람은 행성 운동의 법칙을 발견한 요한슨 케플러, 여성으로 처음 혜성을 발견한 마리아 미첼을 시작으로 허먼 멜빌,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마거릿 풀러, 찰스 다윈, 윌리어미나 플레밍, 헤리엇 호스머, 에밀리 데킨슨, 리에첼 카슨, 10명의 유명한 과학자 및 예술인에 대한 이야기를 엮었다. 이야기는 과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과학자를 중심으로 전개 된다. 이들 중에는 페미니즘 운동에 앞장선 여성들과 동성애자에 대해 그들의 삶과 활동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과 관계된 전후세대의 사람들과의 사적인 인간관계도 설명하며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이렇게 인류문화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과학자와 예술가들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동안 주목받지 못하거나 그 업적을 남성들에게 빼앗겨왔었다는 것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하나씩 써내려간 책이다.

 

아름다운 삶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아름다움의 큰 부분, 우리가 진실을 추구하도록 부추기는 힘의 큰 부분은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에서 유래한다.(p.16)” 사상과 사상 사이, 학문과 학문 사이, 특정 시대와 특정 장소에 살았던 사람들 사이, 선구자의 내면세계와 그들이 문화라는 동굴 벽에 남긴 자취 사이, 변혁의 횃불이 새로운 날을 밝히기 전의 어둠 속에서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성냥을 건네주던 그 희미한 인물들 사이를 잇는 연결고리라고 저자는 이 책을 엮어가는 방향을 제시한다. 케플러는 성별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운명의 차이는 천공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 땅 위 문화의 작용에 따른 성별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고 말한다. 미첼이 혜성을 관측하고 아홉 주 후 허셜은 세상을 떠났다. 평생 허셜은 2510개 성운의 위치를 밝혀냈고 여덟 개의 혜성을 발견했다. 개인 관측자가 이룩한 업적으로는 놀랄 만한 수치이다. 1920년대 에드윈 허블은 헨리에타 스완 레빗의 계산 자료를 기반으로 안드로메다 성운이 은하수에서 지구와 가장 멀리 떨어진 별보다 훨씬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우주에는 우리은하 말고도 다른 은하들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제안하였다고 한다.

 

미국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신문 중 하나인 뉴욕트리뷴에 합류한 풀러는 주류 출판물에서는 전례가 없던 예술 분야를 다루었다.(p.254)” 가장 구독자가 많은 시절의 다이얼보다 60배가 넘는 15,000명의 구독자를 상대로 마거릿은 문학 작품에 대한 시적인 비평을 쓰고, 주요 박물관과 소규모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관한 기사를 쓰고, 뉴욕 필하모닉이 연주한 베토벤의 교향곡을 전면적으로 비평했다.

 

“<다이얼에 쓴 글을 확장하여 <19세기 여성으로 완성했다. 새 시대의 문을 열어젖힌 책이라 할 수 있는 <19세기 여성은 폭발적인 웅변과 엄밀한 수사학으로 미국 민주주의의 이상과 사회적 구조에 얽매인 불평등이라는 현실 간의 괴리를 폭로한다.(p.258)” 미국 여성의 독립선언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에서 풀러는 여자의 진정한 본성을 탐구하는 일, 여자에게 정당한 희망을 부여하고 여자 내면의 기준을 마련하는 일에 착수한다. 풀러는 여자의 자립이 사회를 가장 크게 변화시킬 힘이며 사회를 진보의 길로 나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풀러는 여자에게 남자와 동등하게 재산을 소유할 자격이 없다는 점을 비난했다. 재산 문제에서 여성의 법률적 권리는 자녀의 지위로 격하되기 때문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결혼은 완전한 인생을 이루는 유일한 수단으로 모두에게 강요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다른 길보다 이 길을 좋아하는 이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댓글 2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구매 진리의 발견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c*********k | 2022.09.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시대를 앞서고 때론 맞선  자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주로 여성인물들이 대부분을차지한다. 과학자, 예술가, 작가들이 있고  성소수자,여자 였기에더힘든 삶을 살아야 했다.   때로는  목숨을  걸만큼  위험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은  아름다운 삶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의 큰 부
리뷰제목

시대를 앞서고 때론 맞선  자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주로 여성인물들이 대부분을차지한다.

과학자, 예술가, 작가들이 있고  성소수자,여자 였기에더힘든 삶을 살아야 했다.

 

때로는  목숨을  걸만큼  위험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은  아름다운 삶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의 큰 부분, 우리가 진실을  추구하도록 부추기는  힘의 큰 부분은  보이지 않은  연결고리에서 우래한다. 

그리고 저자는 책에 나온 인물들을 놀랍도록 연결시키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한다.

훌륭한 인생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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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발견 / 마리아 포포바 / 다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글***재 | 2021.04.2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진리의 발견 / 마리아 포포바 / 다른     앞서 나간 자들의 불멸의 정신, 야심 차고 도발적인 러브스토리. 1700년대부터 현재까지 네 세기에 걸쳐 역사적 인물들의 서로 교차하는 삶을 통해 복잡함과 다양성, 사랑이라는 감정의 모순, 진실과 의미와 초월에 대한 인간의 도전을 탐험한다. 시대와 불화하기도 하고, 시대 앞에 좌절하기도 했으며, 또한 시대를 넘어서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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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발견 / 마리아 포포바 / 다른

 

 


앞서 나간 자들의 불멸의 정신, 야심 차고 도발적인 러브스토리.
1700년대부터 현재까지 네 세기에 걸쳐 역사적 인물들의 서로 교차하는 삶을 통해 복잡함과 다양성, 사랑이라는 감정의 모순, 진실과 의미와 초월에 대한 인간의 도전을 탐험한다. 시대와 불화하기도 하고, 시대 앞에 좌절하기도 했으며, 또한 시대를 넘어서기도 했던 이들의 이야기, 만나본다.

 


마리아 포포바
불가리아 출신의 작가, 문화비평가. 대안문화적 성격을 지닌 웹사이트 브레인피킹스BrainPickings.org를 운영하며 예술, 과학, 철학, 창의성, 책 그리고 진실, 아름다움, 의미에 대한 글을 쓴다. 불가리아의 소피아 아메리칸 컬리지졸업,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다.


리딩투데이 북적북적 지원도서*
#진리의발견 #마리아포포바 #다른 #문학사 #러브스토리 #성소수자 #젠더 #사랑 #여성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북적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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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진리의 발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모* | 2021.04.26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진리의 발견/마리아 포포바/다른    " 의지력만큼 사람의 차이를 확실하게 구별해주는 것은 없다" -마거릿 풀러-   제목을 보고 끌렸던 도서로 소제목으로 적힌 '앞서나간 자들'이라는 문구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솔깃했다. 800페지가 넘는 책으로 이 속에는 천재였으나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 많은 노력을 해야했던 인물들이 등장한다. 물론, 그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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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발견/마리아 포포바/다른 

 

" 의지력만큼 사람의 차이를 확실하게 구별해주는 것은 없다" -마거릿 풀러-

 

제목을 보고 끌렸던 도서로 소제목으로 적힌 '앞서나간 자들'이라는 문구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솔깃했다. 800페지가 넘는 책으로 이 속에는 천재였으나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 많은 노력을 해야했던 인물들이 등장한다. 물론, 그 안에는 남성도 있지만 대부분 여성을 소개하고 있고 과학자, 천문학자, 시인,수학자 등 역사에 기록된 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지금이야 우주에 있는 별들과 행성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너무 자주 보게 되어서 알고 있지만 아직 과학이란 것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고 그저 신학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그 때에는 다른 의견을 내놓게 되면 목숨 또한 내놓아야 했다. 첫 번째 인물로 수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를 소개하는데 과학과 상징, 우화적 기교로 쓴 책 <꿈>으로 인해 어머니가 마녀법정에 서게 되었다. 이를 반박하기 위해 오랫동안 증거를 모으고 어머니가 감옥에서 나오게 되었지만 너무 노령의 나이까지 있어 결국 허무하게 세상을 떠났다. 작가의 의도와 다르게 사람들에게 전달되었던 도서...당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이해할 수 있었을까? 정령을 소환하거나 현실과 다른 그저 책이었는데 누구도 쉽게 이해하지 못했으며 그 결과의 댓가는 너무 가혹했다. 

 

미국 최초 여성 천문학자 '마리아 미첼'은 어릴 적 부터 라틴어를 배웠고 특히, 부모님의 영향이 가장 컸다. 당시, 여성은 결혼이 인생의 마지막 자리였지만 마리아가 살던 곳은 남녀 모두 평등하게 공부를 해야하는 것을 주장했던 곳이며, 아버지의 꾸준한 격려로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고등교육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던 마리아는 스스로 작은 학교를 세워 세 명의 소녀들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그때 나이가 열일곱 살이었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시대에 학교를 열었다는 그 자체로 놀랍고, 마리아를 통해 또 한명의 여성을 알게 되는데 바로 '캐럴라인 허셜'이다. 마리아가 미국최초 여성 천문학자라면 캐럴라인은 세계 최초 여성 천문학자로 마리아가 마음에 품고 존경하던 인물이다. 이렇게, 역사의 한 인물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치며 자신을 만들어 가는 것을 마리아와 캐럴라인을 통해 다시 한번 보게 되었다. 

 

<오로라 리>소설시로 한 여인의 사랑과 그 안에서 갈등하는 내용을 그린 책이다. 이를 지은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은 어릴 적 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극심한 신경성 두통과 근육통으로 거의 40년을 힘들게 살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힘든 것은 질병과 사랑하는 동생들이 연이어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극심해진 병으로 인해 아버지는 결국 딸을 7년동안 방안에 가두었고, 살았다. 감옥 같은 병실에 유일하게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시' 였다고 말한다. 그 고통속에서 탈출을 하고 소설시<오로라 리>를 발표함으로써 드디어 인정을 받게 된 엘리자베스. 다행이도 남편 역시 자신보다 아내를 위해 헌신을 했었고, 버지니아 울프 역시 그 소설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설은 비극적이나 의존적 대신 창조적 삶을 살아가려는 여성의 모습에 당시, 여인들은 이 책을 몰래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외에도 마거릿 풀러, 찰스 다윈,에밀리 디킨슨,레이첼 카슨,해리엇 호머슨, 하녀 출신 천문 계산자 월리어미나 플레잉을 소개한다. 또한, 책에는 동성과 퀴어에 대해서도 설명하는데 당시 아무리 서로 사랑한다고 한들 두 여성이 세상에 어떻게 맞설 수가 있었을까? 애정이었는지 우정이었는지 판단할 수 없지만 지적임과 아름다움을 갖췄다면 누구라도 끌리기 마련이지 않을까? 누구에게나 고통의 시간이 다가온다. <침묵의 봄>를 썼던 레이첼 카슨은 엄마의 헌신으로 배울 수가 있었다. 비록, 등록금이 없어 대출을 받아야 했고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멈추지 않는 것은 글쓰기였다.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이유가 '글에 전념하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레이첼 역시 어릴 적 부터 기고를 했던 이력이 있었다. 그리고 글 쓰기란 '속죄와 자기 구원 생명줄 같은 존재'라고 적었던 저자의 문장이 마음 깊이 와 닿는다. 

 

<위 도서는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무료로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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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시공간을 초월한 아름다운 연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k******g | 2021.04.2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 '재능으로 세계의 일원이 되었다' 나는 재능으로 세계에 속한다는 실존적인 상태가 인생을 실현하는 데 가장 단순하면서  가장 완벽한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명성이나 성공보다 훨씬 가치 있으며, 개인적인 애정이나 그 애정에서 비롯되는 탐욕스러운 애착보다 훨씬 관대하며, 행복이나 행복에서 비롯되는 혼란스러운 목표보다 훨씬 적확하다." 마리아 포포바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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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능으로 세계의 일원이 되었다'
나는 재능으로 세계에 속한다는 실존적인 상태가 인생을 실현하는 데 가장 단순하면서 
가장 완벽한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명성이나 성공보다 훨씬 가치 있으며, 개인적인 애정이나 그 애정에서 비롯되는 탐욕스러운 애착보다 훨씬 관대하며, 행복이나 행복에서 비롯되는 혼란스러운 목표보다 훨씬 적확하다."
마리아 포포바 <진리의 발견> p833 / 다른


800페이지가 넘는 이 방대한 책을 한마디로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인간에 대한 모자이크화나 테피스트리라고 칭한 이 책의 홍보문구도 이 책을 표현하는데 적확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책을 읽으며 내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는 민들레 홀씨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은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존재했지만 왠지 하나의 뿌리에서 파생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나의 줄기에 몽글몽글하게 꽂혀있던 홀씨들이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날아가서 누군가의 마음 속에 심어진다. 유난히 강렬한 노란색 표지 때문일까, 지금도 이 씨앗들이 때가 되면 발아되어 노란 민들레가 되는 모습을, 온 천지를 뒤덮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행성의 운동을 수학적으로 정리한 요하네스 케플러에서 시작한 책은 <침묵의 봄>으로 유명한 레이철 카슨에 이르기까지 10명의 이름을 타이틀로 하고 있지만 그 속에는 인류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 과학자, 예술가, 작가 등의 수 많은 선구자들이 등장한다. 그 중 책에서 특별히 조명하고 있는 인물 대부분은 여성이고 성 소수자이다. 

남성들의 전유물인 분야에서 최초의 여성 타이틀을 다는 인물들이 여성 성 소수자들이라는 사실은 성 소수자들이 특별히 천재적 재능을 타고 났다기 보다는 그녀들이 집안의 평범한 '여편네'에 머물지 않고, 남의 말을 경청하고 동의해주는 수동적인 역할을 거부했으며, 자기 주장으로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정해본다. 

자신의 혜성을 발견한 여성 천문학자 마리아 미첼, 미국 여성 최초로 <트리뷴>의 편집자가 된 여권 운동가 마거릿 풀러, 해부학을 전공하고 예술가의 삶을 선택한 미국 여성 최초 조각가 해리엇 호스머, 독특한 시적 세계를 구축한 에밀리 디킨슨, 그리고 그녀의 삶을 읽는 것만으로 마음이 웅장해졌던 해양생물학자 레이첼 카슨. 

이들은 서로 만난 적이 없을 때도 있지만 자신의 길을 개척한 여성이라는 존재만으로 시공간을 초월해 연대한다.  

이 인물들의 생애와 업적을 전기로 엮으며 저자는 그녀들의 삶을 때로는 좌절하게 만들고, 때로는 지탱시키기도 했던 사랑에 대해, 그들 사이에 오갔던 편지를 바탕으로 무척이나 세심하게 다룬다. 

이 사랑들은 기쁨과 환희로 표출되기도 하지만 불안과 집착, 거절의 공포, 비참함을 보여주기도 해서 그녀들이 이룬 위대한 성과에 얼룩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마리아 포포바는 왜 이런 치부 같은 사실까지 다루는 걸까? 보는 동안 의아했던 부분은 이 문장으로 정리되었다.


"예술은 예술가의 전 존재, 마거릿 풀러가 우리 "존재의 충만함"이라 부른 것에서 탄생한다. 
그 안의 어떤 요소도 전체와 관련 없다며 잘라낼 수 없다.
예술이라는 외면을 창조하는 내면의 풍부함과 복잡함을 이해하는 일은 예술 자체 그리고 예술과 나눌 수 없는 자아를 한층 더 풍성하게 이해하는 일이다."
마리아 포포바 <진리의 발견> p630 / 다른


자아를 한층 풍성하게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그녀들을 겹겹이 둘러싼 모든 장면들을 세세하게 본다. 

하지만 이 책의 구성은 일반적인 전기와 사뭇 다르다. 모자이크화, 테피스트리라는 설명처럼 한 인물의 전기를 펼치는 가운데 시간과 공간을 튀어 전혀 연관 없을 것 같은 또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를 집어 넣는다. 한가지 색으로 직조되고 있던 테피스트리에 색다른 컬러의 실을 집어 넣는달까? 읽는 동안에는 이질적인 이 구성은 전체를 볼 때 비로소 이해가 된다. 인간의 삶은 거대한 우주와 자연 앞에서 한 없이 겸허해지고, 사소해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 깨닫게 된다.

사람들 사이의 연결고리 못지 않게 이 책이 중요하게 드러내고 싶어하는 건 과학과 시, 예술 간의 상호작용이다. 책을 읽다보면 우주와 자연가 시적으로 아름답게 펼쳐진다. 저자 마리아 포포바의 문장이 워낙 수려하기도 하지만 월트 휘트먼, 왈도 에머슨, 에밀리 디킨슨 등의 미국의 정서를 대변하는 시인들의 노래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 시어의 아름다움에 대해 무지한 나에게도 그 감성이 몰려와 쉽게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게 만든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마거릿 풀러라는 당시에 생각지도 못할 만큼 진일보한 여권을 주장했던 멋진 인물과 이름은 들었지만 잘 알지 못했던, 정말 <피너츠> 속 루시의 표현대로 '여성의 롤모델'이 되기 충분한 레이첼 카슨의 삶을 알게 되어 행복했다. 그녀들이 남긴 족적 위로 우리가 자유롭게 걷고 있는 것이리라.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모자이크화라는 색다른 구성과 차별과 편견의 벽을 부수고 자신의 길을 오롯이 걸어간, 여성이라면 가슴이 벅차오르는 선구자들의 이야기, 밑줄 긋고 싶은 아름다운 문장들, 정말 매력적인 독서 경험이었다.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출판사 지원으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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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발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i******y | 2021.04.2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리투 - 북적북적『진리의 발견』??마리아 포포바 (지은이) | 지여울 (옮김) | 다른 (펴냄)<진리의 발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저자 마리아 포포바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고 싶다.불가리아 출신의 작가이자 문화비평가인 마리아 포포바.저자는 광범위한 영역을 넘나들며 다양한 지평을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고 감상할 수 있도록 포문을 열어준다. 과학, 수학, 우주, 철학,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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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 - 북적북적
『진리의 발견』??
마리아 포포바 (지은이) | 지여울 (옮김) | 다른 (펴냄)


<진리의 발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저자 마리아 포포바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고 싶다.

불가리아 출신의 작가이자 문화비평가인 마리아 포포바.
저자는 광범위한 영역을 넘나들며 다양한 지평을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고 감상할 수 있도록 포문을 열어준다. 과학, 수학, 우주, 철학, 예술, 문학, 상상과 창의, 성, 사랑과 연애, 기록에 관한 글을 쓴다.
특히 저자가 선택한 인물들의 가려진 이야기들은이 이 책 안에서는 살아 숨쉰다.
특히 여성에 관한 서사는 그물망처럼 연결된 주요 사건과 존재들의 쟁점들 사이로 새로운 패턴의 무늬를 장식하듯 독특한 시선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자서전을 방불케하는 여러 인물들의 고뇌와 갈등을 때로는 대립구조로 때로는 연대하는 구조로 풀어내며 낯설었던 과학과 문학의 이유있는 인문학사적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하기에 이 책의 부제가 <앞서 나간 자들>이라는 것이 이해가 된다.

<진리의 발견>은 초반 도입부를 펼치기 전 목차를 우심히 들여다 보아야 한다. 인물들의 시대사가 1700년대부터 현재까지 네 세기의 타임라인 위에 펼쳐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연대기는 지금 이 순간 살아 숨쉬는 것 같은 생동감을 전해준다. 그러므로 마리아 포포바는 사랑, 열정, 성의 격차를 뛰어넘는 진실은 무엇인지 묻게 하고, 시대를 초월하는 신념과 사상은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실존의 방향과 가치를 탐색하게 만들더니 더 나아가 신여성주의와 성소수자들의 영역을 편견없이 넘나들게 만들었다. 특히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 시인 에밀리 디킨슨, 여성 과학자 마리아 미첼과 조각가 해리엇 호스머, 문학비평의 마거릿 풀러, 해양생물학자아지 작가인 레이철 카슨까지.
이 400년 안에는 지구와 우주 그리고 인간의 역사와 삶이 다 보인다.
그 근원에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사랑이 있다. 그리고 시대의 이데올로기 앞에 좌초되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하며, 초월해 넘어서기도 한다. 따로 또 같이란 말처럼 이들의 삶은 각각의 영역을 대표하기도 하나 각각을 하나로 연결하는 매개이기도 하며, 미래를 향한 인간의 태생적 에너지이기도 하다.
정말 큰 철학을 하나 얻은 것 같은 느낌으로 이 책을 덮었다.
아마도 다시 펼쳐 보면 또 하나의 우주를 얻어낼 것 같은 느낌이다.



?? 1700년대부터 현재까지 네 세기에 걸쳐 역사적 인물들의 서로 교차하는 삶을 통해 복잡함과 다양성, 사랑이라는 감정의 모순, 진실과 의미와 초월에 대한 인간의 도전을 탐험한다.

#진리의발견 #도서인증 #마리아포포바 #다른 #리딩투데이 #리투북적북적 #리투지원도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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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진리의 발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류* | 2021.04.2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아름다운 삶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우리가 진실을 추구하도록 부추기는 힘의 큰 부분은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에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사상과 사상 사이, 학문과 학문 사이, 특정 시대와 특정 장소에 살았던 사람들 사이, 우리가 그들을 선구자라고 부릅니다.   <진리의 발견>은 1700년대부터 현재까지 네 세기에 걸쳐 역사적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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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우리가 진실을 추구하도록 부추기는 힘의 큰 부분은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에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사상과 사상 사이, 학문과 학문 사이, 특정 시대와 특정 장소에 살았던 사람들 사이, 우리가 그들을 선구자라고 부릅니다.

 

<진리의 발견>은 1700년대부터 현재까지 네 세기에 걸쳐 역사적 인물들의 서로 교차하는 삶을 통해 복잡함과 다양성, 사랑이라는 감정의 모순, 진실과 의미와 초월에 대한 인간의 도전을 탐험해 나가는 책으로 행성 운동 법칙을 발견한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과학에서 여성의 길을 닦은 천문학자 마리아 미첼과 유한에서 무한을 추구한 허먼 멜빌, 빅토리아시대의 영국 시인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문학평론가 마거릿 풀러, 조각 예술에서 성별이라는 견고한 암석을 부수어낸 해리엇 호스머, 문학비평가이자 [뉴욕 타임스] 최초의 여성 편집자로 여성주의 운동에 불을 지핀 마거릿 풀러, 대 돌아올 수 없는 것들의 작가 에밀리 디킨슨을 거쳐 환경 운동을 촉발한 해양생물학자이자 작가인 레이철 카슨에서 끝을 맺는다.

 

고립과 소외, 자기 자신을 “타자”로 인식하는 경험은 바로 이 가시성의 장막에서 비롯된다. 이 장막은 동류의 슬픔으로 슬퍼하고 동류의 갈등으로 갈등하는 다른 수많은 이를 보이지 않게 감추며 자기 자신의 본성마저도 외면하게 만든다. 이 장막을 걷어내야만 우리는 타자화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멜빌과 미첼의 시대에서 한 세기가 지난 후 미국의 시인의 오드리 로드 Audre Lorde 는 “우리가 가장 상처 입기 쉬운 상태를 드러내어 보여주는 일은 또한 우리에게 가장 큰 힘을 부여하는 원천이기도 하다”라고 쓴다.---p118 허먼 멘빌_유한에서 무한을 추구하다

 

“나는 탁월해지기로 했습니다.” 열다섯 살의 마거릿 풀러는 한때 자신을 가르친 선생님에게 편지를 쓴다. 때는 1825년, 풀러는 어떤 정식 교육도 받을 자격이 없다. 그래서 풀러는 아버지의 결연한 지도 아래 스스로 자신을 쌓아올려왔다. 풀러의 아버지는 첫 아이가 아들이 아니라는 데 실망했으나 그 실망을 억누르고 맏딸을 지성이 있는 존재로 대우하기로 했다.

풀러가 처음 머리를 잘랐을 무렵 아버지는 마거릿의 머리를 신성한 지성의 성소로 비유하는 서정시를 지었다. 마거릿은 여섯 살 때 이미 라틴어로 된 책을 읽었다. 열두 살 무렵에는 아버지와 철학과 순수수학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마거릿은 얼마 후 자신을 “많은 것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는 말의 증거라고 묘사한다. ---p161 마거릿 풀러_ 많은 것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의지력만큼 사람의 차이를 확실하게 구별해주는 것은 없다,”

 

 

대부분이 여성이며 성소수자인 이들은 모두 대담한 사상가들로 크나큰 장애와 그 시대의 “성별 구조”를 극복하고, 천문학적 발견을 하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환경 운동의 기반을 닦은 인물들입니다. 우리 보다 한걸음 앞서 나간 자들의 불멸의 정신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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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진리의 발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s**********0 | 2021.04.1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진리의 발견     마리아 포포바/ 다른 출판사     인간은 무엇이고 진리란 무엇인가? 진리는 이것이 아닐까 하는 저자의 의도를 우리보다 앞서 시대를 살다간 열 명의 지식인의 삶으로써 대신 보여준다. 책 소개 글에서 먼저 읽은 학자와 비평가들이 이 책을 여러 각도로 풀이했고 내가 느끼기에 책은 상당히 다면체적이었다. 방대한 서사로 압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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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발견


 

 

마리아 포포바/ 다른 출판사

 

 

인간은 무엇이고 진리란 무엇인가? 진리는 이것이 아닐까 하는 저자의 의도를 우리보다 앞서 시대를 살다간 열 명의 지식인의 삶으로써 대신 보여준다. 책 소개 글에서 먼저 읽은 학자와 비평가들이 이 책을 여러 각도로 풀이했고 내가 느끼기에 책은 상당히 다면체적이었다. 방대한 서사로 압도하는 마리아 포포바의 문장들은 함축적인 시 같기도 하고  때로는 지식의 백과 같았으며 또한 로맨스처럼 달콤했다.  

 

 

 

1장에서 꿈꾸는 자만이 깨어난다는 요하네스 케플러의 예시 인상적이다. 그가 살던 시대는 자연보다 신이 더 세력을 떨치는 세계, 중력보다 악마의 존재가 더 가까운 세계였다. 비참하게도 어머니가 마녀로 몰려 재판을 받게 되는 일까지 겪어야 했다. 『우리를 둘러싼 물리적 사회적 환경 또한 변화이다. 우리 몸의 세포 또한 대부분 교체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스스로 '우리 자신'으로 남는다』 과학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현실을 이해하는 방식은 과학의 발견을 통해 조금씩 변화한다. 그 현실은 조각이 늘어날수록 그 조각으로 만든 모자이크는 한층 더 현실에 가까워진다.

 

 

 

책은 마치 이어달리기처럼 이어졌다. 천문학자 케플러는 그 바통을 마리아 미쳴에게 넘겼다. 미쳴 씨의 혜성으로 유명한 마리아 미쳴은 예일대학교에서 여성 최초로 천문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마리아 미쳴의 전기를 읽은 천문학자가 되어 암흑물질의 존재를 최로로 입증한 베라 루빈이다. 저자는 마리아 미첼의 일생 동안 만난 사람과의 대화, 강의, 저서에서 아름다움의 목적과 의미를 보여준다. 아름다움에 대해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무한"이라는 정의였다. 글쎄, 아름다움이란 뭘까!

 

 

 

저자가 가장 비중을 둔 인물은 마거릿 풀러였다. 풀러는 끈질긴 노력 끝에 여성 해방 운동의 기초가 되는 책을 쓰고, 미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문학과 예술 비평을 쓰며 뉴욕의 큰 신문사에 여성 편집자로 들어가 뉴스 편집실의 유일한 여성이 되는 한편, 교도소 개혁을 주장하고, 흑인 선거권을 지지하며, 미국 최초의 외국 종군 기자가 된다. 문학은 풀러가 선택한 무기이다. 그는 괴테의 문장 중 하나와 마주친다. 『전체 안에서 살아가라』

-세상의 빛에 용감하게 맞서기 위해 립스틱이나 촛불의 도움이 필요 없도록" 정신을 훈련하라. 오늘날 가치관으로 봐도 혁신적인 여성이다.

 

 

 

그녀는 우정과 사랑을 경험한다. 남자도 여자도 아닌 제3의 성으로서였다. 이 무렵 마거릿과 샘의 사랑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샘의 마음을 멀어지게 했다. 샘은 애나라는 여자와 약혼한다. 여성 해방을 주장했고 미혼인 그녀가 이런 주장을 하자 사람들은 결혼도 해보지 않은 여자의 주장이라며 비난하자, 그녀는 반박한다.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열세 살 연하의 오솔리의 청혼을 거절한다.『아무리 위대한 사랑도 오직 일시적으로만 존재한다는 사실에 우리는 절망해야 하는가』 그녀는 늦은 나이에 오솔리의 아이를 출산한다. 1800년대에 이미 여성 해방을 주장한 마거릿. 본인 스스로가 여성 해방의 삶을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해리엇 호스머는 결혼이 여자가 먹고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이고 거의 유일한 길이었던 사회에서 대안적일 뿐 아니라 거의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택했다. 10년 후 해리엇은 한 여자를 만나고 그를 상대로 자신을 '남편'이자 '결혼한 아내'라고 칭한다. 이 관계는 죽음이 둘로 갈라놓을 때까지 25년간 지속된다. 책은 끝없이 다양한 예술가들 과학자들 학자들을 교차로 보여주는데 그 이유는 뭘까? 그들이 남긴 삶과 문학, 지식과 예술을 통해 진리를 은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에밀리 디킨슨의 죽음과 사랑은 운명적이다. 고작 55세에 죽음을 맞이한 그녀. 평생 자신이 사랑한 여자 수전과 사촌 오빠가 가정을 꾸리는 집을 바라보며 은둔 생활을 했던 그녀를 떠올려보면 그 마음이 어땠을까? 저자는 책을 쓰기 전 에밀리가 살던 집에 방문해 보았다고 한다. 에밀리의 원고 중 수전에 관한 시를 찢고 훼손한 사람은 누구일까? 에밀리의 또 다른 연인 메이블이었을까? 사촌 오빠 오스틴이었을까? 디킨슨을 둘러싼 억측과 소문은 계속된다. 

 

 

 

 

이제 레이철 카슨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1952년 레이철 카슨은 자연을 다룬 뛰어난 글에 수여하는 최고의 메달인 존버로스메달을 받았다. 카슨은 대양에 관한 글을 쓰면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문학과 과학을 동시에 사랑했다. 전미도서상 수상 소감에서  『과학의 재료란 인생 자체의 재료입니다. 과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일부입니다. 과학은 우리의 경험에서 무엇이 어떻게 왜 일어나는가를 다룹니다. 어떤 이를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지 않고, 어떤 이를 물리적, 정신적으로 빚어낸 힘들을 이해하지 않고 그 사람을 이해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과학의 목표는 진실을 발견라고 진실에 빛을 비추는 것입니다. 그것이 또한 문학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라 말했다. 지금으로써는 당연한 이야기인데 당시에는 대항문화적인 개념이었다. 문학도 과학의 주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책은 마지막에서 다시 책의 주인공인 마거릿 풀러에게로 향한다. 『나도 죽으리라. 당신도 죽으리라. 우주적 관점에서 아주 잠깐 자아의 그림자 주위로 뭉쳤던 원자들은 우리를 만들어낸 바다로 돌아가게 되리라』 라는 책의 마지막 문장을 읽으며 울고 말았다. 슬프지만 진리다. 정말 와닿는다. 그래, 무한한 것은 없다! 이 책은 '진리는 이것이다'라고 정의해 주지는 않지만 느끼게 한다. 그 과정에서  여성 지식인들의 삶을 보여준다. 여성에게 인격이 없던 시절임에도 이들의 진리에 대한 탐구는 처절했다. 

 

 

 

책을 완독 후 품에 한 번 꼬옥 안아본다. 나보다 먼저 살다간 그녀들을 향한 숭배와 존경의 포옹이었다. 『진리의 발견』은 알게 해주는 책이 아니라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좀 더 진리에 가까워지기 위한 아름답고 숨 막히는 여정이었다. 이 감동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시대적 장애물을 과감하게 뛰어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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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구조를 극복한 여성들의 이야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m****h | 2021.04.0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이 책은 1700년대부터 현재까지 네 세기에 걸쳐 역사적 인물들의 서로 교차하는 삶을 통해 복잡함과 다양성, 사랑이라는 감정의 모순, 진실과 의미와 초월에 대한 인간의 도전을 탐험한다. 행성 운동 법칙을 발견한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과학에서 여성의 길을 닦은 천문학자 마리아 미첼과 조각 예술에서 성별이라는 견고한 암석을 부수어낸 해리엇 호스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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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700년대부터 현재까지 네 세기에 걸쳐 역사적 인물들의 서로 교차하는 삶을 통해 복잡함과 다양성, 사랑이라는 감정의 모순, 진실과 의미와 초월에 대한 인간의 도전을 탐험한다.

행성 운동 법칙을 발견한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과학에서 여성의 길을 닦은 천문학자 마리아 미첼과 조각 예술에서 성별이라는 견고한 암석을 부수어낸 해리엇 호스머, 문학비평가이자 <뉴욕 타임스> 최초의 여성 편집자로 여성주의 운동에 불을 지핀 마거릿 풀러, 시인 에밀리 디킨슨을 거쳐 환경 운동을 촉발한 해양생물학자이자 작가인 레이철 카슨에서 끝을 맺는다. 대부분 여성이며 성소수자인 이들은 모두 대담한 사상가들로 크나큰 장애와 그 시대의 “성별 구조”를 극복하고, 천문학적 발견을 하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환경 운동의 기반을 닦았다.


이들의 삶은 시대와 불화하기도 하고, 시대 앞에 좌절하기도 했으며, 또한 시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가슴 아픈 인간관계에서 비롯되기도 했으며, 다시 없을 사랑으로 지상에 빛을 비추기도 했다. 놀라운 성취를 쌓았으나 무시 당하고 빼앗기기도 했고, 너무도 허무하게 바다에 잠겨버리기도 했다. 이들의 삶을 통해 독자들은 사회적 중력과 관성의 틀을 벗어나는 삶이란 무엇이며, 그것이 불완전한 이 세계를 어떻게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었는지를 볼 수 있다. 저자는 과학, 문학, 예술 분야를 넘나들고 시대를 뛰어넘는 역사적 인물들의 얽히고 설 킨 삶을 통해 상호 연결된 무작위성의 우주를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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