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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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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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프랑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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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 브론테 저/이미선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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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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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자 메이 올컷 저/허진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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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저/한애경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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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저/이미애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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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탄생 - 열린책들 세계문학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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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파상 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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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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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상)
허먼 멜빌 저/강수정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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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 저/이종인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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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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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인간의 지독한 과제, 죽음. 그 앞에 당면한 천태만상의 인간 군상을
관찰자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려 내려간 반항과 긍정의 기록!

알베르 카뮈는 20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며, 작품들을 통해 존재의 부조리성의 문제들을 끊임없이 다뤘다. 그가 다섯 번째 발표한 작품에 해당하는 『페스트』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흔히 흑사병이라고도 하는 죽음의 질병 페스트에 관한 책이다. 작가는 페스트의 가공할 위력을 조용한 해안 도시 오랑으로 불러들여 오랑 시민들의 모습을 아주 담담한 문체로 관찰해 나간다.

반항 한 번 못해 보고 맥없이 목숨을 내주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페스트 안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어떻게든 질서를 찾으려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신이 내린 심판의 결과물이며 인간으로서 응당 받아들여야만 하는 숙명이라 목소리를 높이는 이도 있고, 질병이 모든 죄를 덮어 버리는 상황에서 오히려 잘된 일이라 기뻐하는 이도 있다. 그들 곁에 의사 리유가 있다. 그는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인 환자의 물집을 째서 고름을 뽑아내는 일을 수행할 뿐이다.

비참한 현실 앞에 작가는 누군가의 죽음 앞에 선 리유를 빌어 이 난파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었다. 빈손에 비통한 마음뿐, 무기도 없고 대책도 없이 또다시 이렇듯 참담한 패배 앞에서 그는 그저 강 저편에 그대로 있어야 했다라고 이야기한다. 무기력하고 참담한 이 소설을 통해 카뮈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바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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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에서 인간은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최대의 걸작

■ 1957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 서울대학교 선정 고전 200선
■ 국립중앙도서관 선정 고전 100선
■ 국립중앙도서관 선정 청소년 권장 도서 50선
■ 동아일보 선정 한국 명사들의 추천 도서
■ 하버드 서점이 꼽은 잘 팔리는 책 20선
■ 피터 박스올 선정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권의 책

인간의 지독한 과제, 죽음. 그 앞에 당면한 천태만상의 인간 군상을
관찰자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려 내려간 반항과 긍정의 기록!

알베르 카뮈는 20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며, 작품들을 통해 존재의 부조리성의 문제들을 끊임없이 다뤘다. 그가 다섯 번째 발표한 작품에 해당하는 『페스트』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흔히 흑사병이라고도 하는 죽음의 질병 페스트에 관한 책이다. 작가는 페스트의 가공할 위력을 조용한 해안 도시 오랑으로 불러들여 오랑 시민들의 모습을 아주 담담한 문체로 관찰해 나간다. 반항 한 번 못해 보고 맥없이 목숨을 내주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페스트 안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어떻게든 질서를 찾으려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신이 내린 심판의 결과물이며 인간으로서 응당 받아들여야만 하는 숙명이라 목소리를 높이는 이도 있고, 질병이 모든 죄를 덮어 버리는 상황에서 오히려 잘된 일이라 기뻐하는 이도 있다. 그들 곁에 의사 리유가 있다. 그는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인 환자의 물집을 째서 고름을 뽑아내는 일을 수행할 뿐이다. 비참한 현실 앞에 작가는 누군가의 죽음 앞에 선 리유를 빌어 이 난파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었다. 빈손에 비통한 마음뿐, 무기도 없고 대책도 없이 또다시 이렇듯 참담한 패배 앞에서 그는 그저 강 저편에 그대로 있어야 했다라고 이야기한다. 무기력하고 참담한 이 소설을 통해 카뮈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바는 무엇일까.

카뮈의 『페스트』는 1947년 출간되자마자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출간 즉시 한 달 만에 초판 2만 부가 매진되는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또한 그해의 비평가 상의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최대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로부터 10년 후 카뮈는 역대 최연소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되었고 불의의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그가 남기고 간 『페스트』라는 작품 속 페스트는 결국 각자 자신 안에 가지고 있는 것, 실제로 아무도,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그것으로부터 무사하지 않은 것을 가리키며 결국 죽음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그는 페스트를 일컬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고도 말한다. 죽음은 피할 수 없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결국 되도록 마음이 해이해지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작가는 생전 남긴 작가 노트에서 『이방인』이 부조리 또는 부정의 주제를 대표하는 소설이라면, 『페스트』는 반항 또는 긍정의 주제에 해당하는 작품이라 한 바 있다. 이는 『페스트』에 등장하는 위생 보건대의 역할에 담겨 있다. 『이방인』에서의 고독한 개인이 『페스트』에서는 연대로 확대되는데, 그들은 페스트와 맞서기 위해 함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 때문에 그가 남긴 반항과 긍정의 주제에 부합한다.

종이책 회원리뷰 (45건)

구매 끝나는 싸움 페스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V*********i | 2021.08.2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페스트는 단순히 과거의 일이 아니다. 바로 현실이다. 우리에게는 코비드 19가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한의 상황에서 사람들은 많은 위험을 느끼고,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 다른 사람에 대한 의심, 언론에 대한 불신, 많은 불안감 등을 가지게 되고, 자신의 악행을 보게 된다. 극단적인 이기 주의는 살릴 수 있는 사람을 못살리게 되는 아쉬운 일이 일어나지만, 인간이라면
리뷰제목

페스트는 단순히 과거의 일이 아니다. 바로 현실이다. 우리에게는 코비드 19가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한의 상황에서 사람들은 많은 위험을 느끼고,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

다른 사람에 대한 의심, 언론에 대한 불신, 많은 불안감 등을 가지게 되고, 자신의 악행을 보게 된다.

극단적인 이기 주의는 살릴 수 있는 사람을 못살리게 되는 아쉬운 일이 일어나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기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놀라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 읽어보기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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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알베르 카뮈 - 페스트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파**장 | 2021.03.1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제목은 페스트, 작가는 알베르 카뮈. 어디서 많이 들어봤지만 읽어보진 않은 책. 이유는 어려울 것 같아서.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 이후 이곳저곳에서 '페스트'라는 책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자 왠지 나도 이 책을 읽어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역시, 책장을 넘기기는 어려웠다.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통해 언제든지 (거의) 무료로 읽을 수 있었는데! 그러다 독
리뷰제목

제목은 페스트, 작가는 알베르 카뮈. 어디서 많이 들어봤지만 읽어보진 않은 책. 이유는 어려울 것 같아서.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 이후 이곳저곳에서 '페스트'라는 책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자 왠지 나도 이 책을 읽어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역시, 책장을 넘기기는 어려웠다.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통해 언제든지 (거의) 무료로 읽을 수 있었는데! 그러다 독서 모임원들의 만장일치로 드디어 '페스트'를 읽게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페스트'는 어려웠다. 읽다가 이게 무슨 소리야..? 하면서 다시 읽기를 반복했다. 뭔가 번역 문제 같아 출판사를 바꿔봤다. 여전히 어려웠다. 다시 바꿔봤다. 이제 조금 쉬웠다. 번역의 신비함을 느끼며 이번에는 후루룩 읽었다. 새벽 2시에 읽기 시작해 5시 즈음에 다 읽었다. 아쉽게도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책이 아니라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재난을 겪고 있어서일까.

'페스트'는 19세기 유럽 한 도시에 페스트가 창궐하며 벌어지는 사건 사고들과 인간의 이면을 보여준다. 봉쇄된 도시 안에서 누군가는 범죄를 저지르고, 누군가는 환자를 돌보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누군가는 탈출하기 위해 애를 쓴다. 흥미로운 부분도 여럿 있긴 했다. 목사의 태도 변화, 재난에 대한 리외의 철학, 툭 치면 명언이 튀어나오는 엄청난 말빨 등. 하지만 펜데믹 이후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절망적인 뉴스들 때문인지 '페스트'는 코로나 긍정회로 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재난은 등장조차 하지 않는다. 의사 리외의 아내나 어머니의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은 것처럼.

작가는 아마도 부조리, 절망, 공포, 폭력 등의 '악'과 선의, 공감, 희생 등의 '선'이 공존하는 인간상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까. 인간은 서로 같은 불안과 희망을 느끼기에 인간다워진다. 마지막 순간 마음을 바꾼 랑베르가 그 예다. 전제조건은 '같은' 불안과 희망을 느끼고 마주한다는 거다. 외면하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인간다워진다. 이왕이면 제대로 마주하고 싶다. 재난과 재난으로부터 휘몰아치는 절망과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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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지금 읽어볼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d*****t | 2021.01.20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지금 이 시국에 읽어 보면 딱 좋은 책이 아닐까 싶어 아이에게 물었더니 이미 읽어봤지만 또읽고 싶다고 해서 소장하게된 책입니다. 올해만 이 책을 몇번 읽었는지. 읽을때마다 정말 작가가 대단하다 느껴진다고 합니다.  좋은책이고, 책은 정말 많이 읽으수록 좋은것 같단 생각이 들게 한 책이라고 합니다. 소장하고 싶은책 손가락안에 드는 책이라며 강력추천하네요~  둘째
리뷰제목

지금 이 시국에 읽어 보면 딱 좋은 책이 아닐까 싶어 아이에게 물었더니 이미 읽어봤지만 또읽고 싶다고 해서 소장하게된 책입니다. 올해만 이 책을 몇번 읽었는지. 읽을때마다 정말 작가가 대단하다 느껴진다고 합니다. 

좋은책이고, 책은 정말 많이 읽으수록 좋은것 같단 생각이 들게 한 책이라고 합니다. 소장하고 싶은책 손가락안에 드는 책이라며 강력추천하네요~ 

둘째도 어서 읽어 봤음 좋겠다고, 할 정도입니다.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구매 페스트는 끝나지 않았다.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YES마니아 : 로얄 c******1 | 2021.01.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4월에 시작한 오랑의 페스트는 12월에 수그러들기 시작해서 다음해 2월에 종식을 맞는다. 그 기간이 지금에 비하면 비교적 짧다고 해야 하나. 도시를 폐쇄해서 다른 도시로는  번지지 않는다. 소설가가 개연성을 유추하여 상상속에서 만들어낸 이야기임에도 지금의 현실과 너무도 유사한 부분이 많다. 물론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페스트 자체가 아닐 것임에도 불구하고
리뷰제목

  4월에 시작한 오랑의 페스트는 12월에 수그러들기 시작해서 다음해 2월에 종식을 맞는다. 그 기간이 지금에 비하면 비교적 짧다고 해야 하나. 도시를 폐쇄해서 다른 도시로는  번지지 않는다. 소설가가 개연성을 유추하여 상상속에서 만들어낸 이야기임에도 지금의 현실과 너무도 유사한 부분이 많다. 물론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페스트 자체가 아닐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현실로 인해 자꾸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아주 옛날 언제 이 책을 읽었었는데 지금 남아 있는 기억 하나는 의사 류가 끝무렵에 죽었다는 것이었는데 지금 읽으니 의사가 죽은게 아니라 자원봉사자 장 타루가 페스트에 걸려 죽었다. 기억의 왜곡이었거나 잘못 읽었었나 보다.  어쨌든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고.

타루: "단언하건대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각자 자신 안에 페스트를 가지고 있다는 건데, 왜냐하면 실제로 아무도,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그것으로부터 무사하지 않으니까요."

지금의 코로나는 어떤가. 12월에 시작해서 여러차례 파동을 거치면서 더 심화되고 있다. 전 지구적 규모로 번졌고 끝을 알 수가 없다. 개인은 어떤가. 탈도 많고 말도 많다. 결연히 맞서서 싸우는 사람이 있고 그것을 이용하여 끝없이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는 사람도 있다. 무력감에 젖어 좌절하는 사람도 있고 아무런 고통도 못느끼는 사람도 있다.

   "재앙이란 사실 공동의 문제이지만, 일단 닥치면 사람들은 쉽사리 믿으려 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전쟁만큼이나 페스트가 있어 왔다. 그렇지만 전쟁이든 페스트든 사람들은 늘 속수무책이다."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그것으로부터 무사할 지 모르겠고 후를 기약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끝이 날 것이고 그후는 그럼 어떻게 될 것인가. 어떻게 해야될 것인가?

 "..리유는...페스트균은 결코 죽지도 않고 사라져버리지도 않으며, 가구들이며 이불이며 오래된 행주같은 것들 속에서 수십년동안 잠든 채 지내거나 침실, 지하창고, 트렁크, 손수건 심지어 쓸 데없는 서류들 나부랭이 속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때를 기다리다가, 인간들에게 불행을 주고 교훈도 주려고 저 쥐들을 잠에서 깨워 어느 행복한 도시 안에다 내몰고 죽게 하는 날이 언젠가 다시 오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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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페스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이*기 | 2020.11.30 | 추천11 | 댓글0 리뷰제목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오랑에서도 사람들은 시간도 없고 생각도 짧아 사랑하는지도 모르면서 서로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13쪽)그렇다, 불행 속에는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인 부분이 있다. 하지만 추상적인 것이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할 때, 바로 그 추상과 제대로 붙어야 한다.(115쪽)이 세상의 악이란 거의 대부분 무지에서 비롯되며, 따라서 배움이 없는 선의는 악의와 마
리뷰제목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오랑에서도 사람들은 시간도 없고 생각도 짧아 사랑하는지도 모르면서 서로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13쪽)

그렇다, 불행 속에는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인 부분이 있다. 하지만 추상적인 것이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할 때, 바로 그 추상과 제대로 붙어야 한다.(115쪽)

이 세상의 악이란 거의 대부분 무지에서 비롯되며, 따라서 배움이 없는 선의는 악의와 마찬가지로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있다.(170쪽)

존경받을 만한 사람, 즉 어느 누구에게도 거의 병균을 옮기지 않는 사람이란 되도록 마음이 해이해지지 않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런데 마음이 결코 해이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만한 의지와 긴장이 필요하단 말이죠!(324쪽)

그래서 나는 인간들의 모든 불행이란 그들이 분명한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325쪽)

...... 마음이 평화에 이르기 위해 선택해야 하는 길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럼요, 공감이지요."(326쪽)

행복은 전속력으로 다가오고 있었고, 그 순간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었다. 랑베르는 결국 모든 것을 단번에 보상받을 것이며, 환희란 음미할 새도 없이 마치 불에 데는 것과도 같으리라 깨닫고 있었다.(377쪽)

한데 말입니다, 페스트란 대체 무언가요? 인생인 거죠, 바로 그거죠, 뭐.(393쪽)

이 글은 완수해 내야 했던 것, 아울러 성인이 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재앙을 용납할 수도 없기에 그 대신 의사가 되려 애를 쓰려는 모든 사람들이 개인적인 고통에도 불구하고 공포와 공포의 지칠 줄 모르는 무기에 맞서 또다시 완수해야만 할 바에 대한 증언일 뿐이었다.(396쪽)

 

리유는 울고 있는 그 노인이 바로 그 순간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았고, 자신 또한 그와 마찬가지로 사랑이 없는 이 세상은 마치 죽은 세상과 다를 바 없으며 사람들은 감옥이니 노동이니 패기니 하는 것들에 지쳐 버린 나머지 어떤 존재의 얼굴을 구하고 그 온유함에 마치 처음으로 눈뜨듯 경탄의 ㅏㅁ음을 간절히 원하는 때가 언젠가는 반드시 찾아오는 법이라고 생각했다.(334쪽)

194X년 4월 16일 오랑에서 시작된 이 일을 서술하는 서술자는 마지막에서야 자신을 밝힌다. 누구라도 했어야 하는 일로 자신이 누구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듯, 자신을 객관화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서술자가 기이한 사건들이라고 표현하는 오랑의 페스트 상황도 객관적으로 기술되고 있다. 어떤 죽음 앞에서도 감정의 폭발은 없다. 그래서 우리가 이 참혹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감정이 철철 넘쳐 흘렀다면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가슴을 부여잡고 숨 고르기를 해야 할 것이다. 1913년 출생한 카뮈는 1941년 28세에 <페스트>를 준비하고 1946년 33세에 <페스트> 탈고, 1947년 34세 6월에 <페스트> 출간 1960년 47세에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는다. "카뮈는 <알제리 해안에 위치한 그저 그런 프랑스의 도청소재지에 불과한> 도시 오랑이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점령하게 탄압받았던 프랑스를 상징하며, 등장인물 타루와 리유를 주축으로 하는 보건대는 레지스탕스 운동, 즉 항독저항 운동을 의미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399쪽, 역자해설 중) 이렇듯, 1347년에서 1352년 유럽 전역을 페스트가 휩쓸었다 해도, 전염병이 지구를 휩쓰는 것이 현실이 될 것을 염두에 두고 쓴 소설이 아니다. 2020년 페스트와 같은 전염병인 코로나 19가 지구를 휩쓸고 있는 것을 카뮈가 본다면 그 스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모호했던 그의 <페스트>의 '반항'과 '긍정'의 주제는 현시점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읽힌다. 신에 대한 '반항'과 삶에 대한 '긍정'으로 말이다. 13쪽의 카뮈의 표현을 빌려 말하면 작가는 자신이 신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모르면서, 신을 부정할 수도, 긍정할 수도 없는, 삶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계적인 제약 회사에서 코로나 19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재래드 다이아몬드 박사의 말처럼 모든 예후는 단정할 수 없이 불확실하다. 코로나 19가 바꿔놓은 우리 삶이 되돌아 올 때 우리는 카뮈의 "그저 사람들은 전염병이 왔을 때 그러했듯이 또 그렇게 떠나는 것 같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345쪽)는 구절을 떠올리게 될지 모른다. "...... 인간이 페스트와 인생이라는 싸움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은 그것을 깨달았다는 것과 그것을 기억한다는 것뿐이다."(372쪽)라고 의사 베르나르 리유가 말하는 것처럼 그저 '반항'하고 '긍정'하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일지 모른다. 전쟁상황이든, 전염병상황이든, 인생이라는 참혹한 현실 속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 혹은 최대한의 노력인 '사랑'하는 것, 우리를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고 지구를 사랑하고 우주를 사랑하는 것만이 우리가 지속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이자 이유가 될 것이다.

신께서 고독하여 우리를 창조하였으므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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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머치북토커의 세 번째 선정 도서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e*******7 | 2020.09.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페스트 La Peste알베르 까뮈, 최윤주 역2014.11. 열린책들 2020.09.30. 수. PM 7:10. 보름달에 소원 빌고 토끼가 쿵덕쿵덕 절구 찧는 ‘추석’ 전 날. 며칠 전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선정 되었다는 기사가 났다. 소개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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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La Peste

알베르 까뮈최윤주 역

2014.11. 열린책들

 

2020.09.30. . PM 7:10. 보름달에 소원 빌고 토끼가 쿵덕쿵덕 절구 찧는 추석’ 전 날.

 

며칠 전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선정 되었다는 기사가 났다.

 

소개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데로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의 위기 속에서도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의 원칙을 가지고 방역의 최전방에서 국민들과 진솔하게 소통하여 K-방역을 성공으로 이끌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건 품위의 문제입니다비웃을지 모르겠지만페스트와 맞서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품위 입니다.”

 

의사 리유가 신문기자 랑베르와의 논쟁 중에 주장한 것처럼 그녀는 품위있게 바이러스에 대응했다.

위험으로 들어 찬 폐쇄된 도시의 공포와 죽음이기 안에서 품위를 지키는 것그렇게 제 본분을 끝까지 수행 하기란 소설 속에서도, 현실에서도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페스트>에 나오는 군상처럼 가장 극한의 순간에 인간은 본성을 드러내고

큰 놈들은 언제나 작은 놈들을 먹어 치우고 공동체는 균열과 단합을 반복하고

신을 찾아 부르짖더니 이내 의심하다가 경멸한다.

이렇게 품위를 잃은 모든 민낯이 적나라하게 까발려진다.

 

이 모습은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지금 우리와 연결하지 않을 수 없는데(나는 까뮈가 미래에 들렀다가 다시 돌아가 글을 쓴 건가 하는 생각까지 했다아니면 내가 오랑에 있거나)

 

오늘 기준

확진환자 33,537,260

사망 1,006,161

발생국가 영토 218개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유럽에서는 정부 방역 불신으로 사재기가 일어나고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무너진 중산층들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어있고,

인도에서는 취약층의 마스크 부족 현상과 부유층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마스크가 동시에 존재하는 아이러니가 지속되고 있다.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페스트균은 결코 죽지도 않고 사라져 버리지도 않으며… 인내심을 가지고 때를 기다리다가인간들에게 불행도 주고 교훈도 주려고 저 쥐들을 잠에서 깨워 어느 행복한 도시 안에다 내몰고 죽게 하는 날이 언젠가 다시 오리라

 

페스트가 힘을 잃고고립도 끝이 난 해방의 밤

기뻐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리유의 마지막 기록에서 처럼

오랑의 사람들도지금의 우리도(우리는 현재 진행 중이기도 하지만)

전염병을 겪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언제 들이 닥칠지 모를이미 겪어 본 공포 속에서 자유로울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글의 처음부터 말했던 것처럼 다시 시작 되더라도. 끝이 보이지 않아도.

품위를 잃지 않고 서로를 지켜 나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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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전염병 앞에선 인간의 해결책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외****배 | 2020.08.0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대부분의 평범한 인간은 어리석게도,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그 가치를 깨닫고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된다. 매일 출근하던 일터, 매일 등교하던 학교, 더없이 평범한 집밥과 매일 마주 대하는 가족이나 친구, 혹은 동료등, 소위 일상이라고 명명된 너무 사소해서, 존재조차 인식이 되지 않는 것들은 잃어버리고, 금지 당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지금 전 세계의 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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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평범한 인간은 어리석게도,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그 가치를 깨닫고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된다.

매일 출근하던 일터, 매일 등교하던 학교, 더없이 평범한 집밥과 매일 마주 대하는 가족이나 친구, 혹은 동료등, 소위 일상이라고 명명된 너무 사소해서, 존재조차 인식이 되지 않는 것들은 잃어버리고, 금지 당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지금 전 세계의 인류는 코로나 19”라는 전염병에 대항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팬데믹이라는 들어 보지도 못했던 생소한 단어가 우리의 일상에 비집고 들어온지는 벌써 반년이 훌쩍 지나고 있고, 그 재난 앞에서 우리는 소중한 일상을 하나씩 잃어가고 있다.

 

페스트라는 소설이 출간된 때는 지금으로부터 거의 70여년전 1947년이었다. 물론, 그 이전이나 이후에도 인류는 수많은 전염병으로 고통을 받았고, 셀 수도 없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이 소설이 지금도 우리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비단, 전염병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형태의 역경 앞에서 인간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의 선택지는 많지 않으며, 결국, “연대만이 공동의 적을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진리를 알려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는 이미 70여년전에 전염병의 무서움을 우리에게 경고했다. 만약, 작가의 경고를 엄중히 받아들였다면, 지금, 우리는 이런 현실을 맞닥뜨리지 않았을까? 그러나, 우리는 오랫동안 작가의 경고를 무시하고 살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끝없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며, 지구를 병들게 만들었다. 결국, 인간의 오만함과 끝없는 욕망이 빚어낸 비극은 작품의 마지막 문장처럼, 어딘가 숨어있다가 스멀 스멀 우리앞에 버젓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된 오랑이라는 도시 역시, 조용하고, 일상적이며, 특별한 것 없는 평범한 도시였고, 이 비극이 시작 되었을 때는 그 누구도 감지 하지 못했다.

우리도 그랬다. 중국 우한에서 처음 코로나19가 발병 했을 때는, 정말 남의 나라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다.

우리나라에서 몇 명씩 환자가 발생 했다고 언론에서 보도가 되기 시작헸을 때도, 그러다 말겠지하고 지나쳤다. 그러나, 우리 동네에서 환자가 발생했다는 경고 문자가 오고, 특정 지역에서 폭발적으로 환자가 발생 하고,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사망자와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매일 확인 하게 되면서, 우리의 무심함은 걱정으로, 그것은 다시 공포로 바뀌고 말았다.

 

오랑시의 의사 리유도 처음엔 전염병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멀쩡하던 병원 수위가 죽고, 거리에 쥐들이 나동그라지며, 외곽의 가난한 사람들이 죽어나가자 비로소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린다. 그는 동료의사 카스텔과 함께 이 전염병이 페스트임을 인정하고, 시 공무원 그랑과 힘을 합쳐 대책을 세우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러나, 원인도 치료법도 알 수 없는 전염병 앞에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과학이 이렇게 많이 발달했다고 하는 현재에 살고 있는 우리도 코로나19”의 정체를 확실히 알지 못한다. 아직도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그나마 그 시절보다 개인위생이 나아졌고, 병의 전염 속도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는 정도 외에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그때나 지금이나,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취약계층이 이 재앙의 최대 희생자가 되고 있다는 것 또한, 똑같은 모습니다.

오랑시가 속한 행정구역의 도지사가 페스트를 공표하고 도시를 폐쇄하는 순간부터 페스트는 이제 오랑시민 모두의 문제가 되었다. 그들은 준비 없이 사랑하는 이들과 이별을 맞았고, 공포감을 느끼면서 유배되었다. 언제 이 유배가 끝날지 알 수 없다는 불안함이 시민들을 고통으로 몰고 갔다. 더군다나, 여행이나 업무등의 이유로 이곳에 잠시 머물게 되었던 이방인들의 고통은 더 클 수 밖에 없었다.

 

현재는 견딜 수 없고, 과거와는 적이며, 미래는 빼앗긴 채, 이를테면 우리는 인간의 정의 또는 증오심 때문에 철창 위에서 살지 않을 수 없는 사람들과 참으로 비슷한 신세가 되어 버렸다.

결국, 이 참을 수 없는 휴가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상상으로라도 기차를 다시 달리게 하는 것, 완강히 침묵하는 초인종 소리를 계속 울리게 해서 시간을 가득 채우는 것뿐이었다.

그것은 우리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괴롭히도록 했고, 그렇게 우리로 하여금 고통과 한편이 되도록 만들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질병이 갖는 수법의 하나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들 각자는 그저 하루하루 하늘을 마주한 채 외롭게 살아가지 않을 수 없었다.

 

폐쇄된 오랑은 점차 경제가 멈춰가기 시작한다. 식량이나 휘발유가 배급제가 되고, 직장은 문을 닫는다. 할 일이 없어진 사람들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영화관을 찾는다. 이렇게 상황이 바뀌면서 이런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이익을 취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주류도매업자이자 연금생활자 코타르이다. 그는 작품 초반에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한 자로 나오는데, 페스트가 창궐하고, 상황이 비정상으로 돌아가자, 오히려 삶의 활력을 찾고, 페스트의 종식을 바라지 않는다.

현재도 이 위기를 기회삼아 성장한 산업이 있고, 반대로 지는 산업이 생겨났다. 심지어, 위법의 방법으로 이익을 취하는 집단도 있었다.

 

기자 랑베르는 이방인으로서 오랑시에서 탈출하고자 노력한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나요, 선생님. 절 이해하시겠죠. 전 보도 기사나 쓰려고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 여자와 함께 살기 위해서 세상에 나온 것 같기는 합니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에 맞지 않습니까?”

 

랑베르의 이 탈출의 변은 우리에게 인생의 이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이렇게 탈출을 하고자 애쓰던 그는 그러나 결국, 스스로 오랑에 남아 리유와 그랑,여행자 타루가 조직한 보건대에서 활약을 하게 된다.

 

저는 이곳에서 제가 늘 이방인이고 여러분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겪을 만큼 겪고 보니 제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제가 여기 사람이라는 걸 알겠습니다. 이 사건은 우리 모두의 일입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일도 결국 우리 모두의 일이 되어 버렸다. 더 이상 바다 건너 먼 나라의 일도 아니고, 어느 한 곳 특정지역에 국한된 일도 아니다. 과연, 우리는 이 오랑시의 보건대원들처럼 서로 힘을 모아 이 고비를 넘길 수 있을까 

 

신부 파를루는 페스트가 사람들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므로 더욱 신에게 의지해서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설교하지만, 오랑시의 페스트가 점점 창궐하면서, 사람들은 종교에서 주장하는 절제대신 쾌락을 추구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세상의 질서란 죽음에 의해서 해결되니 만큼 어쩌면 신으로서도 사람들이 자기를 믿어 주지 않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고, 게다가 그렇게 침묵하고만 있는 하늘을 올려다볼 일이 아니라 사람들이 온 힘을 다해 죽음에 맞서 투쟁하기를 더 바랄지도 모릅니다.”

    

리유의 말에서 사람들의 종교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음을 감지 할 수 있다. 전염병이 점점 맹위를 떨치게 되자 사람들은 폭력적이 되기도 하고, 무기력에 빠지기도 한다. 사망자는 점점 늘어만 가고, 사망자의 가족은 장례도 제대로 못 치르고, 격리된 상태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을 하게 된다.

노의사 카스텔의 혈청시험이 시작되었으나, 판사 오통의 어린 아들은 혈청주사를 맞고도 결국 고통스럽게 죽어간다. 파룰르 신부도 원인불명의 병으로 죽고, 페스트의 기세가 한 풀 꺽인 순간, 리유를 곁에서 돕던 타루마저 사망하고 만다.

 

거리엔 사라졌던 쥐들이 다시 나타나고, 고양이들이 함께 나타나며, 페스트는 갑작스레 후퇴하고 만다. 봄의 문턱에서 시작된 전염병과의 사투는 겨울을 지나 그 다음해 2월이 되어서야 겨우 막을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의사 리유는 친구 타루와 아내를 한꺼번에 잃어야 했다.

도시의 문은 다시 열렸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재회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적어도 얼마간 그들은 행복할 것이다. 사람들이 언제나 절실히 원할 수 있는 어떤 것, 그래서 가끔은 손에 쥘 수도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간의 애정임을 이제 그들은 알게 된 것이다.

 

모든 시민이 축제를 즐길 때 오직 한사람, 코타르만이 미쳐 날뛰며, 기뻐하는 사람들을 향해 총질을 하고 결국 경찰에게 끌려간다. 그는 다시 범죄자의 신분으로 돌아가게 된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의사 리유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한다. 동네 나이 든 환자집에 진료를 하러 갔을 때 노인은 타루의 죽음 소식을 전해 듣고 리유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제일 좋은 사람들이 늘 먼저 떠나 버립디다. 인생이란 그런 거죠. 한데 말이죠, 그 양반은 자신이 뭘 원하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이었어요. 그 양반은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더군요. 아무튼 저는 그 친구분이 좋았습니다..... 남들은 이렇게 말하죠. <페스트야. 우리가 페스트를 견뎌 냈다니까.> 자칫하다간 이건 뭐 훈장이라도 달라고 할 겁니다. 한데 말입니다. 페스트란 대체 무언가요? 인생인 거죠, 바로 그거죠, .

 

도시로부터 들려오는 환희의 함성에 귀를 기울이면서 리유는 이 기쁨이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페스트균은 결코 죽지도 않고 사라져 버리지도 않으며, 가구들이며 이불이며 오래된 행주 같은 것들 속에서 수십 년 동안 잠든 채 지내거나 침실, 지하 창고, 트렁크, 손수건 심지어 쓸데없는 서류들 나부랭이 속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때를 기다리다가, 인간들에게 불행도 주고 교훈도 주려고 저 쥐들을 잠에서 깨워 어느 행복한 도시 안에다 내몰고 죽게 하는 날이 언젠가 다시 오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팬데믹이 다시 덮치지 않았다면, 이 소설을 다시 읽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에서 시민들은 준비도 없이, 그리고 대항해 싸울 무기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불행을 맞이한다. 그러나, 그들은 좌절하지 않고, 싸워서 이겨내려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이 작품은 그들의 모습을 영웅시 하거나, 위대한 업적으로 포장하지 않고, 담담하고, 객관적으로 묘사한다.

이 책을 덮으면서, 결국은 인생이란 무엇인지, 인생의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평소에 너무 가볍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가치들, 사랑, 우정, 평화, 가족, 일상과 같은 것들을 깊이 있게 다시 생각해 볼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우리는 아직, 팬데믹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어쩌면, 이 작품속의 페스트처럼 코로나 19”도 어느 날 갑자기 그 기세를 잃고 사라질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비록,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 가지 못할 수도 있다.

왼벽하진 않더라도, 우리의 일상을 되찾기 위해 결국 우리는 흩어져 있는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개인 한사람, 한사람의 힘은 보잘 것 없어도,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임무를 다하는 그들의 힘이 합쳐져야만 이 고난을 이겨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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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번역이 잘 되어있어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j*****9 | 2020.08.01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어느 리뷰에 가독성이 좋다하여 열린 책방으로 결정해 샀습니다. 책을 읽어드립니다를 중학생 딸과 보고 사준 책입니다.워낙 히가시노 게이고나 김동식 소설등을 좋아해서 고전으로 읽기 좋았네요.완독도 했고 읽고난 후 독후기록도 했습니다.중학생이 읽기 좋아요.논술학원에선 서**람출판사로 정했는데 수준 차이가 있네요.추천합니다.고전소설은 읽기는 쉽진 않지만 읽은 후엔 왜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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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리뷰에 가독성이 좋다하여 열린 책방으로 결정해 샀습니다. 책을 읽어드립니다를 중학생 딸과 보고 사준 책입니다.
워낙 히가시노 게이고나 김동식 소설등을 좋아해서 고전으로 읽기 좋았네요.
완독도 했고 읽고난 후 독후기록도 했습니다.
중학생이 읽기 좋아요.
논술학원에선 서**람출판사로 정했는데 수준 차이가 있네요.
추천합니다.
고전소설은 읽기는 쉽진 않지만 읽은 후엔 왜 고전소설인지 알게 되는 거 같아요.
특히나 요즘 코로나19 이슈엔 더더욱 관심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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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페스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p*****7 | 2020.06.1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요즘 시국에 가장 잘 팔리는 소설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지금 일어나는 일과 싱크로율이 거의 90%이상 일치해서 읽는 내내 신기했다. 마치 예언서를 보는 느낌이었다. 책 내용이 워낙 재미도 있거니와 번역이 매끄러워 읽기 쉬웠고, 카뮈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게 하는 매력이 있는 소설이었다.  페스트에 감염된 도시 안으로 바깥세상이 들여보내는 격려와 응원을 라디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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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국에 가장 잘 팔리는 소설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지금 일어나는 일과 싱크로율이 거의 90%이상 일치해서 읽는 내내 신기했다. 마치 예언서를 보는 느낌이었다. 책 내용이 워낙 재미도 있거니와 번역이 매끄러워 읽기 쉬웠고, 카뮈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게 하는 매력이 있는 소설이었다.

 

페스트에 감염된 도시 안으로 바깥세상이 들여보내는 격려와 응원을 라디오에서 듣거나 혹은 신문에서 읽을 때마다 의사 리유의 생각은 적어도 그랬다. 비행기나 육로를 통해서 보내진 구호품들은 물론이고 동정이나 찬양 일색의 논평들이 이제는 외따로 버려진 도시로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럴 때마다 영웅적 무훈담이나 수상식 연설과도 같은 어투에 의사 리유는 참을 수가 없었다. 물론 그런 마음 씀씀이가 거짓이 아님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직 인간이 자신과 전 인류를 연결하는 그 무엇을 표현하고자 할 때 쓰는 상투적인 언어의 범위 안에서만 표현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를테면 그 언어는 페스트의 한가운데에서 그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가 하는 일상의 소소한 노력들을 표현해 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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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너무 어려웠던 '페스트'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6 | 2020.04.1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코로나19 사태에 새롭게 관심을 받고 있는 카뮈의 '페스트'. 이 때 아니면 언제 읽어볼 까 싶어 도전했는데, 나에게는 생각보다 너무 어려워서 중간 중간 책장 넘기기가 매우 힘들었다. 줄거리도 간단하고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나, 가끔씩 나오는 철학적인(?) 부분들이 아무리 읽어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번역 문제인지, 작가의 문체가 원래 그런지... 밤에 읽을 때면 어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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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에 새롭게 관심을 받고 있는 카뮈의 '페스트'. 이 때 아니면 언제 읽어볼 까 싶어 도전했는데, 나에게는 생각보다 너무 어려워서 중간 중간 책장 넘기기가 매우 힘들었다. 줄거리도 간단하고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나, 가끔씩 나오는 철학적인(?) 부분들이 아무리 읽어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번역 문제인지, 작가의 문체가 원래 그런지... 밤에 읽을 때면 어김없이 졸았다. '그래, 완독이라도 하자'는 목표로 꿋꿋이 끝까지 읽고 나니... 어찌 되었든 보람차다. (아... 나의 이 완독병...)

프랑스의 도시 오랑에서 갑작스럽게 페스트가 돌며 도시 전체가 폐쇄된다. 의사 리유는 거대한 페스트라는 폭풍 앞에서 묵묵히 제 소임을 다한다. 성직자들은 이것이야말로 신의 심판이라며 사람들을 동요시키고, 취재차 잠시 머물던 기자 랑베르는 자신은 이방인이라며 내보내달라고 아우성이다. 시청 공무원이었던 그랑은 그 와중에도 글을 쓰며 일상을 이어나가고, 늘 우울하던 코타르는 페스트로 모두가 자신처럼 힘든 시기를 보내자 그 누구보가 기뻐한다. 이처럼 각양각색의 사람들이었지만 페스트가 장기화되자 자발적인 보건대가 생성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사람들은 똘똘 뭉치고 희망을 놓치 않는다. 그러다 페스트는 시작때 그랬던 것 처럼 갑작스레 사라지고 사람들은 환희의 축제를 연다. 마지막에 소중한 동료 타루를 잃은 리유는, 그러나 언제 또 다시 페스트가 창궐할 지 모른다며 글을 맺는다.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한 편으로는 그런 다양한 사람들이 페스트 극복을 위해 결국 한 마음으로 뭉치게 된다는 것이 조금은 뻔하고 시시한 느낌도 들었다. 마치 헐리웃 히어로물의 느낌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아, 이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인생은 페스트다.' 였나...

코로나가 주춤한 요즘 이 책을 읽으니 우리도 코로나 종식의 그 날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그리고 지금 코로나와의 사투를 벌이는 많은 의료진, 자원봉사자들 등의 노력이 너무나 감사하다. 또한 언제 어디서나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늘 있게 마련이라는 생각을 하니 소름이 끼친다.

어쨌든, 나에게는 쉽지 않았던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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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리뷰 (7건)

구매 코로나 시대에 다시 읽는 카뮈의 고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닥**마 | 2021.03.0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프랑스의 식민지 알제리의 해안가 빈민촌에서 태어나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가 된 알베르 카뮈. 그의 대표작이자 출세작인 페스트를 코로나 시대에 다시 읽게 되었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인 이방인도 마찬가지이지만, 젊은 시절에는 카뮈라는 이름 값에 끌려서 읽었지만 그다지 큰 감흥은 느끼지 못했었다. 프랑스의 식민지인 알제리를 바라보는 프랑스 지식인 청년 알베르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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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식민지 알제리의 해안가 빈민촌에서 태어나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가 된 알베르 카뮈. 그의 대표작이자 출세작인 페스트를 코로나 시대에 다시 읽게 되었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인 이방인도 마찬가지이지만, 젊은 시절에는 카뮈라는 이름 값에 끌려서 읽었지만 그다지 큰 감흥은 느끼지 못했었다. 프랑스의 식민지인 알제리를 바라보는 프랑스 지식인 청년 알베르 카뮈의 시선도 다소 불편했었다. 그 점은 [버마시절]에서 영국의 식민지인 미얀마를 바라보는 영국 지식인 조지 오웰의 시선과 많은 비교가 되었다.

알제리의 해안도시 오랑에서 시작되어 도시 전체를 봉쇄로 몰아넣는 전염병의 발발 과정을 아주 상세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에서, 현대에서도 전염병으로 인하여 우리가 공포에 사로잡히는 과정이 떠올랐다. 그래서 카뮈가 죽은지 70년이 지나서도 이 작품이 올해 다시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로 다시 떠오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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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전염병의 심각성 위험을 여실히 보여주는 고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책**췍 | 2020.10.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학창시절때 꼭 읽어야 할 필독서인지라 읽어봤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해서 일련의 시간을 내어서 다시 읽어보기 시작한 작품이다. 이방인은 기억에 남는 데 아마 이 작품은 어려워서 읽다가 포기했거나 엄두를 안 냈거나 했을 것이다.(중학교때는 어렵게 느껴졌었다.)근래 메르스에 최근 코로나 사태를 보면서 다시금 재조명하여 읽게 되는 것이었다.작품 전반에 페스트를 비롯한 인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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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때 꼭 읽어야 할 필독서인지라 읽어봤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해서 일련의 시간을 내어서 다시 읽어보기 시작한 작품이다. 이방인은 기억에 남는 데 아마 이 작품은 어려워서 읽다가 포기했거나 엄두를 안 냈거나 했을 것이다.(중학교때는 어렵게 느껴졌었다.)


근래 메르스에 최근 코로나 사태를 보면서 다시금 재조명하여 읽게 되는 것이었다.

작품 전반에 페스트를 비롯한 인류의 해를 끼치는 전염병의 역사는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 간 쉽게 읽히고 쉽게 잊어버릴 작품을 읽어와서인지 간만에 보는 고전은 쉬이 진도가 나가지 않아 독서의 편식이 얼마나 무서운 지 여실히 느껴가는 중이다.


쥐 한마리의 죽음이 방역과 은폐, 사람들의 두려움 이윽고 도시 전체에 퍼진 죽음의 그림자는 평화롭던 일상을 뒤흔드는 일이었다. 지금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사람들의 행동들과 탁상공론 각각의 상황에 대처하는 그 일련의 과정들이 지금의 현상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높았다.


문학이 주는 깊은 고찰과 심상 이 계절에 곱씹으면서 더 몰입감을 주는 것이었다.

진도는 그리 빨리 넘어가지 않았지만, 한자한자 딱딱한 음식을 먹듯 불편한 이물감처럼 책을 읽어내려갔다. 앞으로도 이런 고전은 자꾸자꾸 찾아봐야겠다. 어려움이 희석되어서 유들유들해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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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페스트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c******3 | 2020.10.0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죽음 앞에서 인간은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진료실 앞에서 발견된 쥐의 시체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순식간에 번지는 전염병으로 도시가 폐쇄되고 혼돈과 공포에 빠진 인간들의 본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10개월 전에 내가 이 책을 읽었다면지금 같은 느낌을 받았을까?코로나 19로 일상을 잃어버린 우리들의 모습이 투영된오랑의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지금 이 모든 일들이 꿈만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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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에서 인간은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진료실 앞에서 발견된 쥐의 시체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순식간에 번지는 전염병으로 도시가 폐쇄되고 

혼돈과 공포에 빠진 인간들의 본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10개월 전에 내가 이 책을 읽었다면

지금 같은 느낌을 받았을까?

코로나 19로 일상을 잃어버린 우리들의 모습이 투영된

오랑의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지금 이 모든 일들이 꿈만 같이 느껴졌다.



단언하건대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각자 자신 안에 페스트를 가지고 있다는 건데,

왜냐하면 실제로 아무도,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그것으로부터 무사하지 않으니까요.

또한 잠시 방심한 사이에 다른 사람 낯짝에 대고 숨을 내뱉어서

그자에게 병균이 들러붙도록 만들지 않으려면 

늘 자기 자신을 제대로 단속해야 한다는 겁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 바로 병균이기 때문입니다. 

그 나머지 것들, 예를들어 건강함, 성실함, 순수함 등은 …  

결코 멈춰서는 안되는 의지의 산물이죠. 

즉 어느 누구에게도 거의 병균을 옮기지 않는 사람이란 

되도록 마음이 해이해지지 않는 사람…그만한 의지와 긴장이 필요하단 말이죠.


우리가 마주한 일들은 결코 소설이 아니고

어떻게 해서든 관통해서 지나가야 하는 현실이며,

오랑의 시민들처럼 언젠가 '해방의 밤'을 맞이한다고 해도

과거의 모습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지만


페스트에 나오는 타루의 말처럼

우리는 지금 멈추지 않는 의지로 함께 이겨내고 있고,

이 연대로 현재의 '페스트'를 이겨낼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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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페스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맠* | 2020.08.0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입니다.  이방인을 정말 재미있게 봐서 페스트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엇습니다. 마침 코로나가 터지고 대여 이벤트를 하길래 얼른 보게 되었습니다. 유명한 작품은 유명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길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사실 잘 읽히지 않앗습니다. 그런데 점차 현재의 상황과 비슷한 느낌에 몰입하여 후루룩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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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입니다.  이방인을 정말 재미있게 봐서 페스트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엇습니다. 마침 코로나가 터지고 대여 이벤트를 하길래 얼른 보게 되었습니다. 유명한 작품은 유명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길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사실 잘 읽히지 않앗습니다. 그런데 점차 현재의 상황과 비슷한 느낌에 몰입하여 후루룩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북이라 가지고 다니기에도 더 편하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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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인간 사회의 한계와 무기력 그리고 연대와 사랑, 아름다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b********t | 2020.07.0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열린책들 번역본을 읽게 된 것은 몇 달 전 대여 이벤트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했기 때문이다. 만료일 2주 정도 남기고 읽고 있다. 페스트의 배경이 되는 오랑은 다른 상업도시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일상이 돌아가는 도시이다. 어느 곳에서 사는 사람들처럼 부자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장사하는 사람들이 사는 도시이다. '어떤 도시 하나를 아는 데 손쉬운 방법이란 사람들이 그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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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번역본을 읽게 된 것은 몇 달 전 대여 이벤트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했기 때문이다. 만료일 2주 정도 남기고 읽고 있다. 페스트의 배경이 되는 오랑은 다른 상업도시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일상이 돌아가는 도시이다. 어느 곳에서 사는 사람들처럼 부자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장사하는 사람들이 사는 도시이다. '어떤 도시 하나를 아는 데 손쉬운 방법이란 사람들이 그곳에서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랑하며 어떻게 죽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이 문장은 이 소설의 방향과 중심을 잡아 가고자 던진 추와 같지 않을끼 생각한다. 삶과 죽음이란 단순히 물리적 현상이 아니라 인간과 삶의 존재와 의미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19로 전세계는 위기를 겪고 있다. 페스트를 누군가는 현재 상황에 대한 예언이라고도 한다. '4월 16일 아침, 의사 베르나르 리유는 자신의 진료실에서 나오다가 계단참 한복판에서 죽은 쥐 한 마리에 발이 부딪쳤다.' 발에 부딪친 죽은 쥐 한 마리는 도시 전체를 재앙에 빠뜨릴 보잘것 없는 죽음의 사자로 보였다. 사실은 죽은 쥐 한 마리는 평화로운 일상을 파괴할 무자비한 침입자요 정복자였다. 현재 우리가 겪었고 진행중인 비정상적인 일상도 죽은 쥐 한 마리 같은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게 지배당하고 있다. 인간 사회란 그렇게 보잘것 없다. 그 속에 살고 있는 우리도.



도시에 엄청난 수의 죽은 쥐가 늘어나면서 시는 방역에 나서야 해야 했다. 수거된 쥐의 수가 발표되면서 시중의 불안은 절정에 달하게 된다. 도시 전체가 혼란이 가중되면서 결국 시 당국은 비난을 피하기 위해 수거된 쥐의 수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오늘날도 비슷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과거와 다른 것은 숨기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sns로 순식간에 퍼시기 때문에 오히려 정확하게 발표하는 것이 좋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한국의 경우에서 보는 것과 같다. 가짜뉴스는 불안을 증폭시키고 혼란을 가중시킨다.


읽은 부분 내용 정리: 수위가 고열과 림프샘이 붓고 터지며 고통 중에 죽었다. 다른 수위들도 비슷한 증상으로 사망했다. 비슷하게 죽은 사람들의 소식을 동료 의사에게서 리유는 들었다. 여행자 장 타루의 기이한 기록에서도 도시의 일상적이지 않은 사실들이 드러났다. 놀라움으로 가득했던 시기는 끝나고 대신에 공포로 가득찬 시기가 시작되었다. 마침내 '페스트'라는 단어가 의사 리유의 입에서 동료 의사 카스텔과의 대화에서 나왔다. 페스트가 몰고 올 파장은 도시와 시민들 전체에 완전히 새롭고 경험해보지 못한 시간으로 끌고 갈 것이었다.




사람들은 페스트라는 사실에도 무감각하다. 여전히 재앙 앞에서 자신들의 안일한 일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대비하지 못한다. 자신들이 전쟁이나 페스트 같은 재앙 앞에서 보잘 것 없는 존재들인 것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희생자가 되고 만다. 인류 역사에서 페스트는 30차례로 일 억 명 이상이 죽었다. 그러나 일 억의 시체는 그저 역사책에나 존재하는 의미없는 숫자일 뿐이었다. 정작 눈 앞에서 죽는 한 사람이 더 현실적이고 중요성이 있었다. 코로나를 대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거리두기를 아무리 강조해도 사망자의 수나 전염병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것은 무의미하기 일쑤다. 근거 없는 안일과 무개념이 결국 자신과 사회를 파멸로 몰아 넣을 수 있는 것이다.



악화되는 상황으로 인해서 도청에 보건 위원회가 소집되고 의사들과 시장은 토론을 한다. 페스트인지 확정하는 일은 행정적으로도 신중을 기해야 하는 사안이다. 엄중한 행정적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페스트라는 확증이 아직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리유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해두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주장한다. 페스트일 경우 시민의 절반이 죽을 수 있다. '법에 규정된 조치들이 중대한지 아닌지를 아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절반이 죽어 나가지 않도록 방지하는 데 있어서 그 조치들이 필요 불가결한지 아닌지를 아는 것입니다.' 규정과 요식행위에 빠지기 쉬운 공무원들에게 진정으로 중차대한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간파하는 분별력과 결단이 필요하다.


페스트와 현재 발생한 코로나는 분명히 다른 질병이다. 그러나 벌어지는 사회적 현상은 흡사한 것들이 많다. 페스트는 생사를 가르는 질병이기도 하지만 개인과 도시 전체의 삶을 죽음과 불행, 절망으로 몰아넣는 재앙이기도 하다. 소설에서 사람들은 페스트는 추상적인 어떤 것이다. 사람들에게 현실과 실제는 페스트로 인해서 벌어지는 이별과 사랑하는 이의 죽음, 곧 영원한 이별이었다. 페스트가 무엇인지 발표된 사망자의 수는 추상적인 어떤 것이다. 오직 자신과 사랑하는 이에게 벌어지는 불행과 이별만이 실제요 현실이다.


도시가 봉쇄된 후 모든 것이 변했다. 사람들은 페스트의 상황이 일시적이고 곧 끝날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를 가졌다. 사망자의 수가 날로 늘어나고 취해지는 조치들은 조금씩 불안감을 키워나갔다. 불안은 현실이 되어 전기 사용과 휘발유 배급이 악화되고 식료품 배급도 줄어들었다. 소설에서 도시 봉쇄가 일어난 후 상황의 묘사는 오늘날 코로나 사태를 겪고 있는 나라의 관리와 시민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소설에서 외부에 있는 가족이나 지인과의 연락은 오로지 전보로만 가능하다. 오늘날 sns나 전화, 여러가지 통신수단을 통해서 충분한 연락은 가능하다 할지라도 소설에서 겪고 있는 불안과 공포까지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다.



페스트에서 도시 봉쇄 후에 벌어지는 일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도 도시와 시민들, 개인과 가정들이 겪는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측면에서 묘사한 부분들은 참고하기에 유용하다. 지속되는 봉쇄, 까뮈의 표현대로 성벽에 갇힌 수용소, 하늘의 뚜껑이 닫힌 냄비와 같은 곳에서 심리적 공황과 심지어 자유에 이르게한다는 궁극의 절망, 즉 자포자기가 가득하다. 그랑은 소설에서 하나의 희망의 아이콘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랑은 불행한 자신의 과거와 천진난만한 기질에서 오는 낙천적 성향을 가졌다. 글을 쓰고 최고의 찬사를 받기위한 완벽한 글을 쓰기 위해서 밤마다 애를 쓴다. 리유는 그런 그랑에게서 아마 조여오는 숨통을 잠시 발겨하는 지도 모른다.



도시를 삼키는 뜨거운 7월의 여름 도시는 불안이 가득한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낮의 모습과 밤의 모습은 달랐다. 불안이 지배하는 낮과 달리 밤은 '열의에 들뜨게 만드는 어설픈 자유'가 있었다. 자포자기는 죽음마저도 대수롭지 않은 것이 되게 한다. '그래서 뭐 어쩌란 말인가!' 사람들은 세상 종말이 올 때 종교적 심리로 전환되지 않는다. '하나님께로 돌아오라'는 사람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세속화는 인간 본성 가장 깊은 곳에서 무신론적 저항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어설픈 자유'라고 표현한 의미는 뭘까? 불안에 지배당한 자의 불만과 저항, 달리 찾을 수 없는 구원의 의미를 애써 지워버리려는 노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랑은 소설에서 영웅적인 기질이나 능력, 신분과는 거리가 멀다. 어쩌면 너무나 평범한 소시민일 뿐이다. 보건대가 조직되고 페스트와 투쟁에 나서 시민들중 그랑의 활약은 눈부셨다. 그렇다고 영웅적인 어떤 업적이나 희생을 한 건 아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통해서 보건대가 활기있게 되는 일에 기여했다. 그랑이 가진 선의가 도시 전체와 시민들의 절망과 불안 가운데 일어서서 페스트와 맞서 싸우도록 했다. 까뮈는 바로 이점을 말하고 싶었다. 인간에게 있는 선의, 보편적으로 인간성 속에 남아있는 선의가 다수의 사람들 속에 있다고 믿는 것이다.

파늘르 신부의 설교에서 페스트는 인간의 죄에 대한 신의 심판이었고, 신에게도 돌아가야한다는 메시지였다. 의사 리유는 무신론자다. 신은 침묵하는 존재이며 전지전능한 존재로서 작금의 비참한 상황에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의 존재에 의존하느니 선의를 가진 인간들이 투쟁에 나서서 고통을 해결하는 것이 고통과 죽음 가운데 있는 인간의 의무임을 믿는다. 무신론자로서 의사 리유가 보는 관점은 지극히 일방적인 해석일 뿐이다. 즉 종교는 신에 대한 신앙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오히려 신에 대한 믿음이 인간의 존재적 한계와 결국 실패로 끝날 일시적 치유를 돌아보게 만들고 인간과 삶을 돌아보게 한다. 자포자기가 아니라 인간의 존재와 삶의 목적과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 삶의 가치와 존재의 목적은 인간의 선의의 힘과 의지를 굳게 만들며 인간의 고통과 절망의 해결을 위해 전심으로 헌신한다. 이러한 실례는 수없이 많은 실례를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아프리카에서 벌어진 기아와 전쟁에서 헌신한 사람들 가운데 신앙적인 이유로 자신을 바친 이들이 허다하게 많다.



코로나 사태에서 한국은 방역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의료인들과 봉사자들의 수고와 희생이 있었다. 언론과 정부는 그들의 행위를 영웅적 서사로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그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동정과 찬양에 진정성이 없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상투적인 언어의 표현이 조금은 위로를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 그런 영웅적 서사가 그들에게 얼마나 공감이 갈까? 자신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일상들은 언론과 정치가들에게 진정 공감이 되는 것일까? 코로나 가운데서 일상과 고통에 대한 이해는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평범하고 소소하고 진실한 표현 그 자체로 완전하다. 소설에서 강조하는, 지극히 평범한 선의의 한 사람이야말로 실존적 존재이며 상투적이고 일시적인 동정과 찬양이 배제된 모습이다. 일시적인 감정의 분출이나 의도가 배제된 일상의 소소한 노력들의 표현이 올바른 방식이다. 영웅이라는 신화 숭배자들의 기만을 박멸할 수 있는 방식 말이다.



코타르는 자살하려던 순간 그랑에 의해 발견되어 살았다. 페스트로 인해 온 도시가 절망에 빠져있는 때에 유일하게 만족하며 살 뿐만 아니라 활기가 넘치는 인물이다. 자신의 범죄와 경찰의 추적에 두려움과 불안에 떨던 경험을 이제 온 도시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스트에 모든 역량이 집중되는 동안 코타르는 예전의 두려움과 불안에서 해방되었다. 심지어 자신의 경험을 살려 불안과 두려움에 있는 시민들을 도울 수 있는 만족감에 산다. 페스트가 몰고 온 아이러니는 사회의 질서와 양식, 통념을 뒤집어 새로운 기회를 누군가에게 주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절망과 두려움을 잊기 위해 향락과 흥청망청 누리는 도취 상태가 코타르에게는 자신이 바라던 세상이었다. 코타르에게 비춰진 이런 상황은 이기적이고 비양심적 동기의 발로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겪었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신의 불안과 두려움을 통해서 사람들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들을 사랑한다고 볼 수 있다. "저들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가만히 놔두지 않기 때문에 불행한 거라고요."





파늘르 신부의 두번째 설교는 한 아이의 죽음에서 비롯되었다. 예심 판사의 어린 아들이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것을 목격한 신부는 진지한 딜레마에 빠지게 된 것 같다. 죄없는 아이가 왜 저렇게 고통스러운 죽음을 맛보아야 하는가? '세상에는 하느님의 시선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다'는 파늘르 신부의 말에서 인간 이성의 이해로 불가능한 일들이 있다. 전부를 다 믿거나 전부 다 부정해야 하는 요구에 직면하게 되는 기독교인의 딜레마가 있다. 여기에는 신에 대한 전적 순종가 신뢰만이 답이라고 말한다. 신의 뜻이 이해할 수 없다 하더라도 자신을 내맡길 수 있는 믿음과 순종.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의 한가운데로,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의 선택을 위해 뛰어들어야 한다. 의사 리유는 근본적인 문제의 핵심보다는 눈 앞에 벌어지는 불행과 고통의 문제에 자신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고, 거기에 신의 섭리라는 설명은 기만이고 불합리라고 주장한다. 이는 그의 눈에 나약한 인간의 구차한 변명과 비겁한 정당화로 보였을 것이다.





파늘르 신부의 죽음은 종교의 극단적인 면을 과장한 면이 있어 보인다. 종교와 과학을 대립 구조로 놓는 것은 작가의 편견이 개입된 것이다. 의사 리유가 인간의 절망을 위해 싸우는 전사로 내세운 반면 종교는 비이성적인 허상으로 몰아세운 면이 있다. 신부의 죽음을 통해서 자신의 믿음도 결국 자신을 구원하지 못한다는 걸 내세우려는 것인가? 종교는 과학과 대립하는 이원론적 체계가 아니다. 참된 종교는 과학과 조화하며 그 근원에 도달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과학이 죽음을 극복하는 건 아니다. 과학이 질병과 그 결과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 과학이 인간에게 부여하는 편리와 이익이 종교를 무용하게한다는 자만은 페스트를 통해서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 것이다. 인간 자신의 존재와 한계를 자각하지 못한 처사이다.


타루는 외지인이다. 타루는 차장 검사의 아들로 아버지의 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는 피고인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후 그는 사형제도에 대한 불합리성과 비인간성을 비판한다. 타루가 지적하는 사형 집행의 비인간적 처사에는 동의한다 하더라도 사형 제도를 사회의 살인으로 보는 것과 사회가 그러한 살인에 기초한다는 견해에는 동의할 수 없다. 오늘날 사형제도가 폐지되는 추세도 불합리하고 정의롭지 못하다고 본다. 사회의 기초는 그 구성원들의 안전과 평화인데 그 기초는 생존권이다. 사회 구성원의 생명은 타인의 위협을 받아서는 안된다. 이는 달리 말하면 타인의 생명을 해한 자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다. 책임은 형사적 책임이며 그 정도는 타인의 생명에 준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면 타인의 생명을 해한 자의 생명을 거두는 권한을 사회는 가질 수 있는가? 있다. 사회가 법으로서 사형을 내리는 근거는 생명은 가장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하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로서 불의하게 타인의 생명을 해한 자의 범죄에 사형을 선고하는 것은 정당하다. 그러나 사형이 불의하게 남용되는 것과 그 집행에서 비인간적인 방법이나 수단이 사용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타루가 사형제도를 집행하는 사회와 그 구성원들을 페스트 환자로 보는 것은 과도한 정신적 집착이라고 본다. 그렇게 되면 사회와 그 제도와 법과 체계는 정신병자 집단의 광란이 된다. 그러나 진실로 그러한가? 타루가 처음 본 사형 선고 받은 피고인의 죄는 공개되지 않고 단지 피고인이 사형 선고를 받고 집행되었다는 사실로 그의 마음에 충격을 주었다는 사실은 무책임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의 소산일 뿐이다. 페스트가 가져온 오랑의 재앙와 불행이 사형제도를 가진 사회와 동일선상에서 비교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타루가 말한 본 사형선고와 집행이 비인간적 처사로 비판받을 근거가 있는지는 불명확하다. 실제로 수많은 오류와 남용과 악용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형제도와 집행 그 자체에 책임을 묻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하기 어렵다.



페스트가 발병하면서 도시에서 유일하게 활력적인 사람은 코타르였다. '코타르는 이렇듯 불안해하는 군중의 모습에서 안도감을 느끼곤 했다.' 과거의 범죄로 추적 당하던 그는 이제 도시가 페스트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나려는 징조가 농후해지자 불안해 휩싸이기 시작했다. 과거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간 영혼의 그늘은 해방의 갈망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이기적이고 비겁한 모습을 보여 준다. 타인의 불안과 사회의 붕괴가 자신에게 자유와 해방, 새로운 삶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타루가 코타르에게 보인 관심은 인간의 모습, 곧 모든 인간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라 본다. 누구나 과거에 매여 산다. 과거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가난, 실패, 상실, 수치, 증오, 상처... 수없이 많은 과거의 어두운 그늘에 갖혀 현재를 부정하고 자신의 과거를 덮어줄 더 어두운 현실을 기대하는 심리. 코타르에게서 인간의 삐뚤어진 구원의 열망을 볼 수 있다.


페스트가 절정에 이르던 찰라, 그랑이 위독한 지경에서 갑작스런 회복으로 전환된 후에 사태는 급진정되기 시작했다. 진정된 원인이 무엇인지 소설에서는 분명히 밝히지 않는다. 추운 날씨 때문 같기도 하고.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타루는 결국 페스트로 사망한다. 페스트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타루의 사망은 그가 그토록 원했던 성자의 삶에 어울리는 감동적인 결말인지도 모른다. 마지막 이야기에서 결국 코타르는 추적을 피하지 못하고 총격 사건을 일으키고 진압, 체포된다. 코타르의 행운도 페스트의 결말, 곧 사람들의 행복의 귀환과 함께 끝난다. 코타르의 체포로 마무리한 저자의 의도는 무엇일까? 타인의 불행과 절망이 결코 누군가에게 행운과 행복이 될 수 없다는 사실? '페스트란 무엇인가? 인생인 거죠.' 노인의 말처럼 삶과 죽음, 특별히 사랑하는 이의 삶과 죽음은 추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옆에서 호흡하고 함께하는 삶과 죽음은 곧 행복과 고통이다. 코타르는 바로 그런 삶과 죽음에서 예외일 수 없고 요행일 수 없다는 사실의 증거이다.



쉽지 않은 소설이다. 소설의 전개가 드라마틱하고 극적이지도 복잡하지도 않다. 마지막에 이 보고의 주인공이 의사 리유임을 밝히며 그는 영웅적 서사를 알리기 보다 페스트로 죽어간 자들과 이별과 고통 속에서 산 시민들의 진실한 이야기들을 전하기 위해서 썼다고 했다. 자신의 감정이나 고통을 토로하기 보다 오랑 시민들의 고통과 불안, 곧 리유 자신도 함께 느겼던 그것들을 증언하기 위해서이다. 짐승과 다름없이 부적절한 방식으로 죽어간 이들에 대한 증언, 고통과 절망을 극복하고 싸운 사람들의 처절한 노력과 수고를 위해서. 해피앤딩으로 끝나는 소설은 실상은 결코 해피하지는 않다. 코타르, 타루, 그리고 리우의 아내의 죽음은 평범한 일상의 지속이 얼마나 기적같은 일인지를, 축복인지를 돌아보게 하는 비싼 댓가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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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코로나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1******0 | 2020.03.07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해안 도시 오랑에 페스트, 흑사병이 창궐하면서 오랑 시민들의 모습을 그린 소설이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테지만, 요즘 같은 시기, 전세계 코로나19로 시끄러운 이때 안 읽으면 언제 읽겠는가. 그것도 작가는 카뮈요, 그리고 전염병은 무려 어마어마한 악명의 페스트라니. 요즘 마스크가 부족해서 미친듯이 가격이 뛰고 코로나19가 확산될까봐 국경까지 닫는 것을 보면서 뭐그때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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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도시 오랑에 페스트, 흑사병이 창궐하면서 오랑 시민들의 모습을 그린 소설이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테지만, 요즘 같은 시기, 전세계 코로나19로 시끄러운 이때 안 읽으면 언제 읽겠는가. 그것도 작가는 카뮈요, 그리고 전염병은 무려 어마어마한 악명의 페스트라니. 요즘 마스크가 부족해서 미친듯이 가격이 뛰고 코로나19가 확산될까봐 국경까지 닫는 것을 보면서 뭐그때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번 일을 보면서 하나 배운 것이라면 위기일때 사람들의 진면목이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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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페스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l********7 | 2018.03.2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알베르 까뮈 작품!작은 도시 오랑에 치명적인 전염병 페스트가 창궐한다. 사람들은 죽어나가고 공포에 떨고 감옥 아닌 감옥처럼 사람들은 연명 한다. 그 가운데 벌어지는 인간들 각자의 페스트에 대한 공포에 대한 대응은 다양하다.폐쇄된 공간. 공포를 만들어 내는 존재. 인간의 대응 방식. 사후 정리되는 과정. 간단하게 표현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것 같다.어디 미드나 현대소설 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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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까뮈 작품!

작은 도시 오랑에 치명적인 전염병 페스트가 창궐한다. 사람들은 죽어나가고 공포에 떨고 감옥 아닌 감옥처럼 사람들은 연명 한다. 그 가운데 벌어지는 인간들 각자의 페스트에 대한 공포에 대한 대응은 다양하다.

폐쇄된 공간. 공포를 만들어 내는 존재. 인간의 대응 방식. 사후 정리되는 과정. 간단하게 표현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것 같다.

어디 미드나 현대소설 플롯에 아주 많이 등장하는 구조다. 요즘 이야기가 훨씬 자극적이고 재밌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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