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무심히 돌아가지. 인생이 별거야? 심각할 거 없지 않느냐는 거야. 그런데 가끔가다 아주 잠깐 어떤 은총이 찾아와, 인생은 별거라는, 소중하다는 어떤 믿음이.(p. 269, 「들개: 길 잃은 영혼」)
네 아들을 키운 싱글맘이자 알코올중독자, 그리고 그녀를 평생 동안 괴롭혔던 '척추옆굽음증'. 파란만장한 그녀 본인의 일생은 작품의 주요 소재가 되었다. 작품에는 작가 자신의 경험과 신념이 투영되기 마련이지만, 『청소부 매뉴얼』에 수록된 '루시아 벌린'의 단편들은 실제 그녀의 삶과 너무도 가까워 보인다. 내가 볼 수 있는 건 '작가 소개'에 적힌 문장들뿐이지만, 『청소부 매뉴얼』을 읽고 나면 감히 그녀의 인생을 알았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작가 '루시아 벌린'의 묘사는 그만큼 생생하고 세심하다.
작가는 오랫동안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싸워야 했고, 네 아들을 홀로 부양하기 위해 온갖 일을 해야만 했다. '척추옆굽음증'으로 인해 그녀가 달고 살던 척추교정기는 태어날 때부터 짊어져야만 했던 삶의 무게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끝없이 절망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어 보이는 삶 안에 놓인 사람들에게는 종종 깨달음이 찾아온다. "가치 있지. 오늘 하루밖에 못 산다 해도 나중의 모든 고통을 감당할 가치가 있는 거야. 카마, 저들의 눈물은 달 거야.(523, 「내 아기」)" 설령 여기에 수록된 단편들의 절반만이 '루시아 벌린'의 삶과 근접하다고 해도, 나는 그녀가 끝내 기꺼이 삶을 긍정했다는 사실이 어떤 기적처럼 느껴진다.
동생 '샐리'나 작가의 네 아들들은 작가가 "인생은 별거라는, 소중하다는 어떤 믿음"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글쓰기' 또한 '루시아 벌린'의 중요한 일부였다. 진실을 왜곡하지 않고 변환해서 종이 위에 기록하는 일은 작가가 삶을 버티도록 돕는 연료의 근원이었다.
'루시아 벌린'은 '사는 게 끔찍하다'고도 썼고, 또 "사실은 전혀 죽고 싶지 않(64, 「청소부 매뉴얼」)"다고 적었다. 끝없는 절망과 찰나의 희망의 사이를 오가는 '루시아 벌린'의 글은 그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모든 순간이 놀랍도록 눈부신 기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네가 할 수 있는 일, 네가 즐길 수 있는 일이 아주 많(284, 「슬픔」)"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작가 '루시아 벌린'의 일기라고 불러도 무방할 단편들을 보면서 무심히 돌아가는 세상과 그 안에서 평생 존재하지 않는 존재로 살아가는 나를 느끼면서도, 도리어 삶에 절박해지는 심정이 되곤 했다. 작가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가감 없이 내보이면서 동시에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고, 또 받아들여 주었다는 느낌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의 단편소설집을 읽었다.
"그동안 루시아 벌린을 몰랐다고 해도 괜찮다. 지금이라도 읽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김연수 작가의 추천사에서도 알 수 있듯,
무명작가였던 그녀는 사후 11년 만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 한다.
세 번의 이혼, 네 아들의 싱글맘, 알코올 중독자...
그녀를 소개하는 문구를 살펴보니 인생이 평탄치만은 않았던 것 같다.
여러 직업을 전전했고, 그러면서도 글을 쓰는 일을 계속해왔다고 한다.
사후 11년 만에 떠오른 문학 천재라니, 어떤 단편들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가 됐다.
꽤 여러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개인적으로 단편소설집을 좋아해서 소장하고 있는 책들이 많은데,
대부분 국내 작가의 작품들이 많았던지라...
이번에 루시아 벌린을 만나게 된 것은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표제작인 <청소부 매뉴얼>부터 읽어보았다.
42-피드몬트, 잭런던광장행 완행버스.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읽는 내내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그림처럼 생생하게 떠오른다.
담담한듯한데, 주인공들의 복잡하고 섬세한 감정들이 느껴진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잔잔하게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다소 지루할 것 같기도 하지만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되는 이야기였다.
루시아 벌린의 자서전 같기도 한 단편들을 읽으며, 충분히 감상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작가의 다른 소설집과 에세이도 읽어봐야지!
*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았습니다
40여 개가 넘는 단편집이 담겨져있는 루시아 벌린의 단편선집이다.
원래는 자살 유언 쓰기 매뉴얼이라는 원제였다고 .... (난 이게 더 취향인 것 같기도 하다)
정말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에 나는 그 중에 책의 제목이기도 한 '청소부 메뉴얼'에 대해서만 간단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청소부 일을 하며 몰래 수면제를 모으는 메기라는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글을 보아하니 전 남친인지 남편일지 모른 사람이 아주 어마무시한 가스라이팅을 이 여자에게 한 것 같다.
그 남자가 죽은 후, 청소부 일을 하러 여러 집에 다니며 매기가 생각하는 것들이 책에 담겨져있다.
꾸밈없고 짧은 문장들이 이어지고, 명확한 설명도 없지만 이 여자가 어떤 감정인지 읽으면서 알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애써 청소부 일을 하고, 그러한 이야기들을 이야기하는 느낌
그리고 중간중간 자신도 모르게 삐져나오는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는 마음들
저자인 루시아 벌린이 어렵게 인생을 살아온 것으로 알고 있어서, 더욱 그런 고통들이 실감나게 담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책이었다.
청소부들은 사실 물건을 훔친다. 하지만 우리를 고용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염려할 것들은 아니다. 결국 우리를 돌게 만드는 건 과잉 반응이다.
주인공인 매기는 다른 청소부들과 다르게 수면제를 훔친다.
(이게 더 엄청난 걸 훔치는 것 같긴 한데....ㅎ)
테리는 내가 항상 뭐든 버리지 않는다고 걸핏하면 놀려댔다.
"저 말이야, 매기 메이, 이 세상에서 당신이 붙들고 있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아마도 나 말고는."
"내가 없으면 너는 뭐 하니, 매기?" 너는 저번에 런던에 가기 전에 이 말을 몇 번이나 했지.
"마크라메 레이스 만들거야, 등신아."
"내가 없으면 너는 뭐 하니, 매기?"
"넌 정말로 네가 나한테 그렇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응" 너는 그렇게 말했지.
테리 너 뭐냐...
애디는 흰 걸레로 부산스럽게 커다란 원을 그리며 유리창을 닦는다. 길 건너 세인트 루크 탁아소 앞에서 한 사내아이가 자기에게 손을 흔드는 줄 생각하고 똑같이 둥글게 손을 흔들어 답한다.
애디는 동작을 멈추고 빙긋 웃고는 이번에는 정말로 손을 흔든다.
악 귀여워
웃음 지어지는 문장이 참 좋아서, 메모장에 적어두었다.
오늘은 버크 부인의 집. 여기도 그만두어야 한다. 언제나 변함이 없다. 무엇 하나 더러운 적이 없다. 난 내가 왜 거기에 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꼭 버크부인의 집만을 뜻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
매기는 자신이 왜 청소부 일을 계속 하고 있는지, 왜 자신의 생각에 변화가 없는지를 떠올리고 있던 것은 아닐까-
아무것도 놓치지 않던 엄마의 시선을 상기했어. 시선. 엄마는 우리에게 그걸 각인시켰지.
하지만 듣지는 않았어.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한 5분이나 들었을까, 엄마는 곧 “됐다!”라고 말하곤 했지.
--- 「돌로레스 공동묘지」 중에서
내 룸메이트 엘라는 글쎄 내 글을 안 읽겠단다. 난 우리가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는데. 걔네 엄마는 오클라호마에서 매달 생리대를 보내와. 엘라는 연극 전공이잖아. 그런데, 나 참, 피 좀 묻는 걸 가지고 그렇게 호들갑을 떨면 어떻게 레이디 맥베스 역을 연기하겠냐.
--- 「콘치에게」 중에서
지독히 추운 어느 날 밤이었다. 벤과 키스는 나와 함께 방한복을 입고 잠이 들었다. 겉창들이 바람에 요동치는 소리가 요란했다. 허먼 멜빌이 살던 시대에 달았을 겉창들. 일요일이라 지나다니는 자동차는 없었다. 돛 깁는 수선공이 마차를 몰고 지나갔다. 따가닥, 따가닥. 진눈깨비가 쉭쉭 유리창을 때리는데 맥스한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나 너희 집 길모퉁이 공중전화 부스에 있어.
그는 장미 한 다발, 브랜디 한 병, 아카풀코행 비행기표 네 장을 가지고 왔다. 나는 아이들을 깨워 그와 함께 떠났다.
--- 「안녕」 중에서
결혼이란 대체 뭘까?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이제 알 수 없는 게 하나 더 늘었다. 죽음.
--- 「안녕」 중에서
처음 청소부 매뉴얼의 표지를 본 것은 서점의 한 코너에서였다.
독서모임에서 무슨 책을 읽지? 하며 찾은 소설. 세계 문학 코너에서 발견한 책.
작가의 작품이 뒤늦게 발견되고 다시 묶어 나온 책이라는 호기심에 펼치고는
'아. 이 작가 글쓰는 스타일이 신기하네'
하는 마음으로 독서모임 이야기나눌 책으로 정했다.
루시아벌린이라는 작가는 몰랐지만, 그 작가가 담은 내용은 일단,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모를 흐름 속에서 약간은 거리를 두고 바라보듯 자신의 삶을 한가지 시선으로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이런 삶도 재미있게 혹은 유쾌하게 보일수도 있지만, 약간은 건조한 느낌들.
어찌보면 우리 삶이 진짜 이런 건조함 속에 살아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는 삶이 옳은지 모르지만, 작가는 주인공의 삶을 조금은 건조한 시선으로 표현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할아버지의 이빨을 뽑는 장면에서도 너무나 건조하고 당연한 느낌인듯해서 공포가 스며들기보다 '어... 뭐지?' 어... 하며 슬 지나가버린다. 마치 평범한 일상처럼. 절대 평범한 이야기가 아닌데.
이 소설속의 대다수는 작가의 경험이 녹아있는 소설이란 말처럼 작가는 삶을 그렇게 돌아보는지 모르겠다.
여튼 이 소설, 유머가 가득이라는 평론가들(해외) 의 말에는 동의하지 못하지만, 간간이 숨겨진 유머코드를 한번 반 (한번 읽고 다시 훑어봄) 읽고서야 곳곳에서 찾아냈다.
이걸 유머라고 보기보단, 음... 뭔가 비꼼이 섞인듯한 자조적인 웃음들.
그래서 그 시대의 삶을 그 시대의 또다른 이면을 이야기 해주는지도 모르겠다.
루시아벌린의 책. 한번 읽어보시길. 너무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 책.
막 20살이 되었을 때의 나는 30살의 나를 제대로 상상하지 못했다. 당시 블로그로 상당히 많은 수익을 벌면서 '이대로면 취업할 필요도 없이 먹고 살겠는데?'라며 기고만장한 삶을 살았다. 블로그로 번 수익을 가지고 대학 등록금에 보태거나 일본 여행을 가거나 사치품을 사거나 해보고 싶은 일을 해보면서 이른바 욜로족의 삶을 살았다.
하지만 30살이 넘어가는 지금은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다. 너무나 한 자리에만 머물러고 한 탓에 도전해야 할 때 도전하지 못하면서 나는 한참 뒤쳐지고 말았다. 늦게나마 다시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섞어서 도전에 나섰지만, 그 결과는 역시 더디게 찾아오는 법이라 아직도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오늘을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 내가 마주하는 시간은 그저 오늘을 살아가면서 하루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어떤 때는 책을 읽는 시간 속에서 현실을 잊기도 하고, 어떤 때는 목이 아플 정도로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멍 때리기도 한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책상 앞에서 보내는 탓에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시간이 나는 그 어떤 시간보다 특별하다.
오늘 읽은 <청소부 매뉴얼>이라는 책을 읽어보면 이런 글이 있다.
나는 보통은 늙어가는 것이 아무렇지 않다. 어떤 것들을 보면 아픔을 느낀다. 가령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을 보면 그러핟. 머리를 휘날리며 긴 다리로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그들은 얼마나 자유로워 보이는지. 또 어떤 것들은 나를 공황 상태에 빠뜨린다. 샌프란시스코 고속철도 문이 그렇다. 열차가 정지하고도 한참 기다려야 문이 열린다. 아주 오랜 시간은 아니지만 너무 길다. 시간이 없는데. (본문 136)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오늘'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어떤 시간을 어떻게 마주하는지 한번 생각해봤다. 내가 가장 길게 느껴지는 시간은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는 시간, 영화관에서 광고가 나오는 시간이다. 횡단보도 앞에 내가 섰을 때 바로 신호가 바뀌어 빠르게 목적지에 가고 싶어 하고, 영화관에서는 바로 목적인 영화를 보고 싶다.
아마 대다수 사람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은 특별해 보이면서도 평범하고 평범해 보이면서도 특별한 법이다. 하지만 유독 살아가다 보면 특별해 보이는 사람이 몇 있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나는 전혀 범접할 수 없도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사람, 같은 일을 하면서도 유독 주목을 받으면서 모두를 리드해나가는 사람이 그렇다.
<청소부 매뉴얼>이라는 단편집은 그런 저자의 이야기를 엮은 단편집은 아니다. 이 단편집은 자전적인 소설이라고 해도 그 글 하나하나가 사무러치게 차갑고 건조하다. 책을 읽고 있으면 어떤 장면에서는 어두운 공간에서 빛이 흐릿한 병동에서 낙태 순서를 기다리는 여자들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참, 그 장면을 읽을 때는 마음이 텅 비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청소부 매뉴얼>이라는 책을 읽기가 어려웠다.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면 적어도 희망적인 요소는 한두 가지 정도는 있으면 좋을 텐데, <청소부 매뉴얼>에 실린 단편은 그런 부분을 절반 정도 읽을 때까지 발견할 수 없었다. 책을 읽을수록 괜스레 기운이 빠지는 기분이라서 나는 그만 책을 덮고 말았다.
여기에는 내가 더는 부정적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책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가는 순전히 책을 읽는 독자의 몫이다. 독자의 경험과 생각에 따라서 똑같은 이야기라도 받아들여지는 형태가 다르다. 나는 <청소부 매뉴얼>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지독히 괴로웠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라서 그만 책을 덮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청소부 매뉴얼>을 읽어보자. 단편집인 만큼 하나하나의 이야기는 그렇게 길지 않다. 하지만 연결이 되는 부분도 거의 없었다. 다소 책을 읽는 데에 작은 불편함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평소 루시아 벌린이라는 작가에 대해 알고 있다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모른다면...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오늘 우리가 마주하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당신의 몫이다.
오랫만에 만나는 단편소설이다. 사후 11년 만에 주목받은 전설적인 단편소설가라고 한다. 주변 환경을 감정적인 느낌으로 그려내고 현대여성의 서사를 되찾기 위한 세대의 움직임으로 재발견하게 된 작가이다. 개인의 생활사가 그려져있어 실감나게 다가온다. 세 번의 이혼과 네 아이의 싱글맘, 알콜 중독자였다고 한다. 아이를 키우며 교사, 전화 교환수, 병동 사무원, 청소부, 내과 간호보조 등의 일을 하고 틈틈이 글을 써나갔다고 한다.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작가의 인생이 조각조각 드러나면서 독자에게 퍼즐을 맞추는 느낌으로 상상을 하게 한다. 예전 세대의 풍경과 생각이 담겨있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가볍게 시작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생각할 거리가 많은 이야기이다. 작가의 고달픈 인생과 더불어 여운이 잔잔하게 다가온다.
* 별과 성인
: 어릴 때의 이야기는 어른의 잘못이 많이 보인다. 따뜻한 시선으로 맞아주어야 하는데 빈민가 아이에 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편견을 가지고 대하는 어른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수녀원 수녀님의 이해부족 등 많은 아픔이 마음을 두드린다. 소심한 아이는 마음의 갈등이 많고 내면적으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어리다고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닌데...그것을 기다려주는 인내심을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 종교인이라는 이유로 그들에게 바라는 것이 많은 것이 나의 편견인가를 고민해 보게 된다.
* 청소부 매뉴얼
: 청소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용자의 편견이 드러난다. 아무렇지도 않게 그들을 멸시하고 의심하는 것이다. 정작 본인들의 위선은 모른다. 청소부의 삶을 산다고 해서 다른 시각을 가지는 것이다. 급료를 수표로 받아서 은행에 바꾸러 가기도 하고, 사인을 안해주기도 한다.
내가 실제로 훔치는 건 수면제 뿐이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모아두는 것이다.
이 구절이 아프게 다가왔다. 고달픈 인생이 더 견디기 힘들 때를 위한 것이 아닐까? 많이 배운 여자라 일을 구하기 힘들어 이혼하고 아이를 넷이나 키우고 있다는 것을 밝혀야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 )로 표현한 청소부를 위한 조언에서 가정부로 일하면서 요일마다 방문하는 집에서 주의할 점에 대해 적어두었다. 사실적이며 냉소적인 시각으로 표현하며 고용인들의 특징을 서술해 두었다.
디어 라이프를 지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앨리스 먼로의 작품 이후로 다시 만나는 외국 단편소설이다. 루시아 벌린의 인생이 평탄하지 않았듯이 단편에도 이민자와 빈민가의 이야기 종교가 달라서 생기는 차별 등 아이로서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가 담겨있어 어른에게도 반성의 시간을 가지게 한다.
개인적으로 호흡이 짧은 단편보다는 이야기가 얽혀있고 서로 연결되는 장편을 좋아하는하는 성향이다. 그러나 이 단편은 이야기가 서로 연결되기에 단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주인공은 같은데 에피소드를 나열한 느낌이다. 찬찬히 읽어보고 감상을 해보면 여성으로서 직업인으로서의 작가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독자의 기억에 남는 작품이 많았으면 한다.
굴곡진 삶의 흔적이 작가의 단편 소설 곳곳에 새겨진 작품집이라는 인상을 받게 하네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주류의 인물들보다 비주류에 가까운 인물들의 이야기여서 더 그랬던 거 같습니다. 간결하면서도 의미가 꽤 명확하거나 일상에서 했을 법한 생각과 감정을 담아놓은 평범한 문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보니 흥미진진하고 드라마틱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를 읽는다기보다 작가의 자기 경험이 반영된 내밀한 고백을 읽는 듯 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발랄한 이야기도 아니고 삶의 우울한 풍경과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사람들의 모습이 바로 연상되는 듯한 글이지만 그럼에도 날카로운 현실 묘사와 유머가 돋보이는 단편집이라는 생각이네요.
페이백 이벤트로 대여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떠난 지 11년 만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소설가 루시아 벌린의 수작을 모은 단편선집으로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유수 언론과 문단에서 아낌없는 찬사를 쏟아냈다고 합니다. 세 번의 이혼과 네 아들의 싱글맘이자 알코올 중독자였던, 파란 많은 작기의 인생을 조금 엿볼 수 있는 단편집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청소부 매뉴얼
여러 삶의 모습을 그려낸 루시아 벌린의 단편선집, 청소부 매뉴얼. 다양한 인물들의 여러 삶을 표현하는 이야기에서 다채롭지만 동시에 불행한 삶의 살아온 작가의 삶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 잘 느껴졌습니다. 경험하지 못한 삶을 보여주고 있기에 공감하기보다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지켜보는 기분이라 그런 부분도 신기했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읽게 되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지 궁금한 작품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루시아 벌린 작가님의 청소부 매뉴얼이라는 책의 리뷰입니다. 오구페이백 이벤트를 통해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루시아 벌린은 사후에야 인정받게 된 작가로 청소부 매뉴얼은 그런 루시아 벌린의 단편들을 모아둔 작품입니다. 마냥 어두울 수 있는 주제도 작가의 유머를 섞어서인지 너무 무겁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더 궁금해질 정도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2004년 6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지 11년만에 잃어버렸던 천재로 유명해진 루시아 벌린의 단편소설입니다.
청소부 일을 하는 메기이지만 한남자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면서도 그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저 수면제를 모으면서 그 상황을 견디고 인내하든 그녀가 청소일을 하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담히 기록한 책이었고 최악의 상황에 처했음에도 벗어나지 못하고 순응을 하면서 살아가는 그녀를 보고 안타까웠습니다.
롤로코스터와 같은 삶을 살았고 몇번의이혼과 자식들의 부양으로 인해 안해본것이 없는 작가가 글을 쓰게되고 그녀가 남긴 글들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감동과 깨달음을 가질 수있어서 좋았습니다. 남들과 같이 평탄한 삶을 살지 못했고 살아가면서 난처한일도 겪기도 하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그럼에도 전혀 좌절하지 않고 따뜻한 마음을 담고 쓴 그녀의 작품들을 볼 수있어서 좋았습니다.
작가님의 다른 책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을만큼 몰입하면서 잘 읽었습니다.
누구나의 인생 이야기라는 소개글처럼 정말 현실, 내 주위에 그리고 그 시대에서 살아갔을 여성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작품이 쓰였던 시기와 그런 시기에서의 여성의 위치 그리고 환경에 의한 주인공들의 위치 그런 전체적인 상황들이 비극적이면서도 계속해서 어둡게 그려지지 않은 문체라서 그런지 보면서도 현실감있게 그리고 사실적으로 느껴져서 돌아가신 분의 작품이라는게 안타까웠어요
페이백이라서 봤던 책인데 단편집이라서 조금씩 봤었는데 보면서도 다양한 삶들을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에 여운들이 좀 길게 남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보면서도 작가님의 장편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이 작가님의 이야기는 처음 봤는데 이야기가 마냥 밝지는 않는데도 그렇다고 또 마냥 어둡게 느껴지는 분위기는 아니라서 그런지 읽으면서도 마냥 감정소모가 되는건 아니라서 좋았고, 실제 있을거 같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현실감 느껴져서 좋았어요
근래 들어 번역본이 연이어 출간되고 있는 루시아 벌린의 또 하나의 단편집.
루시아 벌린의 단편집은 일관되게 엿보이는 스타일과 스토리 라인이 있는데,
대부분 그녀 실제의 삶과 연결되어 있는 듯 보인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작품 소개에는 3번의 결혼 실패, 알코올 중독, 홀로 네 아들을 키우며 여러 직업을 전전했던 그녀의 인생사가 반드시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