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은 무려 10년 전에 됐는데(그러나 무려 19쇄!!) 내가 <핑거스미스>에 대해 알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마도 작년에서야 살짝 선정적으로 보였던 영국드라마 포스터를 보았고, 어디선가 동성애 코드를 주워들었던 것 같다. 거기다 곧 영화화된다는 소식까지 들려와 호기심이 생겼다. 책 구입 전, 서점에서 펼쳐본 페이지에선 선정적인 단어가 떡하니 눈에 띄었으니 굉장히 야한 동성애가 다뤄지는 소설인가 싶어 멈칫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웃님들의 평가가 나쁘지 않아 결국 구입해 읽었다. '<핑거스미스> = 선정적'으로 지레짐작하여 어쩐지 기대하는 한편 두려워했던 게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이었는지 읽어가며 깨달았다. 매체의 자극적인 홍보 문구나 대중에 의해 본질이 외면당한 선정적인 한 줄짜리 축약으로는 어떤 한 작품을 정당히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 문구따위에 혹하더라도 직접 읽고 끝을 봐야 평가를 해도 할 수 있는 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는 부모형제가 없었으나 그녀를 딸처럼 아껴주는 집에서 자랐다. 소매치기와 사기범들이 노소에 관계없이 드나드는 집이었지만 수를 돌보는 아주머니는 수전에게는 절대로 나쁜 짓을 시키지 않았다. 그래서 수는 가난해도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열일곱 살의 어느 겨울날, 젠틀먼이 한몫 잡자는 제의를 해오기 전까지는. 젠틀먼은 책에 파묻혀 사는 노인과 조카딸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이 조카딸과 결혼할 수 있도록 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 조카딸인 모드는 결혼을 하게 되면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젠틀먼이 그녀를 꾀어내 결혼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수는 거기서 모드의 하녀가 되어 그를 돕는 임무를 맡는다. 수는 지금껏 자신을 돌봐준 석스비 부인을 위해 한몫 잡아주고 싶은 마음에 제안을 수락하고 시골로 떠난다. 모드는 아름다우면서도 천사 같은 성품으로서 수는 젠틀먼의 계획을 도우면서도 모드를 속이는 게 영 탐탁지 않다. 수와 모드의 사이가 점점 가까워지고 열정적인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을 때부터는 더욱 그렇게 되었다. 그러나 계획은 그대로 진행되고, 모드와 젠틀먼은 결혼을 하게 된다. 수가 언짢은 마음을 꾹꾹 눌러담으며 계획이 끝났다고 안심했을 때에도 젠틀먼의 계획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나는 모드의 운명을 알고 있었지만(아주 잘 알았고, 그렇게 되도록 돕고 있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나는 모드의 운명을 다소는 이야기나 연극 속 등장인물의 운명처럼 느꼈던 것 같다. 모드의 세계는 너무나 기묘하고 조용해서, 정상적인 세상이 엄청나게 거친 곳으로 느껴지게 했다. 다시 말해, 속임수가 있는 평범한 세상, 내가 돼지머리 고기와 플립으로 저녁 식사를 하는 사이 석스비 부인과 존 브룸이 젠틀먼이 훔친 돈으로 내가 무엇을 할지 생각하며 키득거리는 그러한 세상을 그 어느 때보다도 거칠어 보이게 했다. 하지만 모드의 고립된 세계에선 평범한 세계가 너무나 동떨어진 곳으로 느껴지기도 하다 보니, 그러한 거침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p. 126)
수는 젠틀먼의 음모에 가담해 자신이 하는 짓이 나쁜 짓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천사 같은 모드를 보면서 더더욱 자신의 선택에 대해 회의를 품는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 자식도 아닌데 자식처럼 키워준 석스비 부인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을 지울 수 없어 양심의 메아리에 귀를 닫는다. 천방지축 말괄량이 같던 어린 모드는 세상과 동떨어진 삼촌의 괴상한 집으로 와서 삼촌이 강요하는 방식에 맞춰 재단된 외로운 소녀로 자란다. 마음 여린 소녀로서는 소름이 끼쳐 거부하고픈 일을 쳇바퀴에 갇힌 생쥐처럼 계속해서 반복해야만 하는 일상이다. 그런 그녀의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나고 그는 그녀가 꿈꾸던 자유를 줄 것을 약속한다. 그러나 그 자유를 얻기 위해 모드 역시 양심과 사랑을 저버려야만 한다. 두 소녀의 이러한 선택은 19세기라는 여러 모로 억눌린 시대였기에 있을 수밖에 없었으리라고 생각된다.
현대 사회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극명하긴 하지만 가난한 이들에게도 배움의 기회는 열려 있는 편이다. 하지만 산업화가 활발히 진행 중이던 19세기의 가난한 이들은 그런 기회조차 낚기가 힘들었다. 인권은 무시되고 사람들은 남아도는 나사처럼 여겨졌다. 그런 세상에서 가장 밑바닥 계층에 속한 인물의 호의로 성장했던 소녀 수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무언가를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 보니 나쁜 짓에 끼어들어 한몫을 챙길 계산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한편 모드는 삼촌의 부유한 저택에서 살고 있었고 본인도 결혼한 이후에는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게 되어 있었지만, 삼촌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어떤 자유도 맛볼 기회가 없었다. 누군가를 만나 결혼을 할 기회도 없고 삼촌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묶여 있어야 할 기나긴 시간을 견디기도 힘들었다. 결국 모드 역시 수가 나쁜 선택을 하게 된 것처럼 나쁜 선택에 손을 뻗게 된다. 따지고 보면 수와 모드 둘 다 자유롭지 못한 19세기라는 시대적 상황에 갇힌 인물들인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얼마나 오래 누워 있었는지 모르겠다. 수가 내 옆에서 내 머리털에 얼굴을 대고 드러누워 있다. 수가 천천히 손가락을 뺀다. 나의 허벅지는 수가 기대어 움직인 곳에서부터 젖어 있다. 매트리스의 깃털들이 우리 아래에서 꺼져 있고 침대는 후덥지근하고 아직까지 열기와 흥분이 서려 있다. 수는 담요를 걷어 내린다. 아직 밤이 깊어 방은 어둡다. 우리는 아직도 숨이 차고 심장이 크게 고동친다. 짙어 가는 침묵 속에 고동 소리가 더 빠르게, 더 크게 느껴진다. 이 침대, 이 방, 그리고 이 집! 모든 곳이 우리의 목소리와 속삭임과 비명의 울림으로 가득한 것처럼 느껴진다. (p. 371)
두 소녀는 서로에게 빠져든다. 그러나 둘 모두 자기들의 음모에 얽혀 있어 마음을 쉽사리 꺼내놓을 수 없다. 거기다 동성과의 사랑이라는 시대적 금기를 넘을 수도 없다. 결국 그들이 느낀 열정은 거기서 절정을 찍고 난 이후 하룻밤의 꿈으로 끝나게 되는데 이후 이들 각자의 음모는 서둘러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사랑조차도 19세기가 쳐놓은 그물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물론 어떤 세기를 사는 사람들이건 간에 그 시대의 그물에서는 벗어날 수 없겠지만) 비록 나쁜 생각을 하고 음모의 그물코를 조율하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러한 그물이 조직되도록 만드는 것은 그들이 살고 있는 시대와 공간이 아닐까 싶다.
19세기라는 지나간 시간의 답답한 사회상은 어쨌거나, 저자는 마치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처럼 당시의 분위기를 선명하게 재현해내었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그림이 펼쳐져서 이질감 없이 <핑거스미스>의 세계 속에 녹아들 수 있었다. <핑거스미스>라는 제목은 빅토리아 시대의 `도둑'이라는 뜻의 은어였다고 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 수와 모드, 젠틀먼과 석스비 부인, 호트리 씨와 간호사들, 모두가 진실을 감추고 상대방을 속이려들었다는 점에서 본다면 모두가 핑거스미스일 것이다. 여담이지만, 이토록 독자들을 감쪽 같이 속인 저자 세라 워터스도 또 한 명의 핑거스미스가 아닐까? (하핫~)
1부에서는 수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2부에서는 젠틀먼과 수의 목표로 지목되었던 모드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1부 마지막에 수가 처한 상황에 대한 의문은 모드의 관점이 시작되면서 풀리게 된다. 그러나 이야기의 반전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 거듭한다. 다시 수의 관점으로 돌아오는 3부에서야 모든 이야기가 해결의 실마리를 따라가고 완결지어진다. 1부 마지막에 놀라고, 2부에서 여러 번 놀라고, 3부에서는 또 다른 의미로 놀라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다. 솔직히 이제는 단 한 번뿐인 반전으로 끝나는 이야기는 지루하다. 한 번 정도의 반전쯤이야 대부분의 독자들이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기 때문인데, 그것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저자의 재치 넘치는 반전들은, 적어도 나는 예상하지 못했고, 그래서 700여 페이지라는 얇지 않은 내용에도 꽤 빠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레즈비언 코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고, 두꺼운 두께가 순식간에 넘어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
레즈비언 소설이라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그 글자 만으로 이 책이 유명해졌다. 라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반전의 반전. 그리고 이 책만의 분위기.
이 책은 너무 애틋하고 섹시하다.
특히 빅토리아 시대에서만 느낄수 있는 그 분위기. 마을이나, 사람들 심지어 옷의 묘사 조차도!
저절로 상상을 하게 만드는 그런 묘함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이, 이 책을 읽은 이들이 모두 감탄하고 찬사하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다.
읽으면서 슬프고 안타까운 것도 많았다.
여자로써, 특히 어린 여자아이로써 누군가들에게 -그것이 특히 남성 가족이라는 것이 슬프지만- 의해 나락으로 빠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 책에서는 결국 해피 엔딩이지만, 그 중간의 과정들 - 모드의 어린 시절, 그리고 수의 정신병동- 은 얼마나 슬픈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어린 여자아이기 때문에 당했을 일들이 지금 이 현실에서도 상상이 되는 것이 슬펐다.
사실, 이게 이 <아가씨> 라는 영화의 원작 소설이구나 라는 정도로만 알고 읽었던 책인데 이게 이렇게까지 마음에 들 줄 몰랐다.
600페이지가 넘지만 정말 놓고 싶지 않을 정도로 단숨에 읽어 나갔다.
여운을 빨리 가시기 위해서 다른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너무 좋았던 책.
'레즈비언 역사 스릴러'로 인기를 얻고 있는 영국 작가 세라 워터스의 대표작. 소매치기들의 품에서 자라난 아이와 뒤바뀐 출생, 유산 상속을 노리는 사기꾼들의 모습을,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되어 소매치기들 틈에서 자라난 수 트린더. '젠틀먼'이라는 이름으로만 알고 있는 인물에게 조종당하는 수는 부유한 상속녀인 모드에게 젠틀먼이 구혼하는 일을 돕기 위해 시골 영지에 있는 모드의 하녀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모드는 오직 수의 관심과 손길만 요구하고, 계획했던 일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사라 워터스 지음
열린책들
욕실을 다 뜯어내고 방수 작업부터 시작해서 타일과 세면대, 변기 교체에 이르는 대 공사를 하느라 일주일이 어느새 훌쩍 흘러 벌써 금요일이다.
지난 6월 1일 개봉일에 맞춰 예매까지 해서 관람한 박찬욱의 영화 [아가씨]의 원작 소설이라고 해서 핫한 소설인 탓에 어렵게 예약해서 대출했다~ 내용도 동성연애를 다루고 있고 제법 두툼해서 다 읽어낼 수 있을지 살짝 걱정스럽기는 했다. 영화에서는 영국이 아닌 일본으로 그 배경을 옮겨 놓았는데, 다시 원작으로 되돌아가서 읽으니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비교해가면서 읽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았다. 세라 워터스의 대표 장편소설 『핑거스미스』는 레즈비언 역사 스릴러 소설로 영미권에서 선풍적인 인기와 높은 평가를 동시에 얻은 영국 작가 세라 워터스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자 그녀의 가장 성공적인 작품의 하나라고 한다. 『벨벳 애무하기』 (2009, 열린책들), 『끌림』
(2012, 열린책들)와 더불어 빅토리아 시대 3부작으로 분류되는 듯 하다. 여기에서 말하는 빅토리아 시대 (Victorian era)는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하고 있던 1837년부터 1901년까지의 기간을 의미한다.
특히 이 책, 『핑거스미스』는 2006년 최용준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어 세라 워터스를 국내 처음으로 소개하였고, 2016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의 원작 소설로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신예 김태리가 열연한 숙희는 수전 트린더(수전 스미스), 김민희의 히데코는 모드 릴리, 백작 하정우는 젠틀먼, 조진웅의 코우즈키는 삼촌 릴리 씨, 김혜숙의 사사키 부인은 스타일스 부인이고 이모 복순은 석스비 부인 정도라고 보면 될 듯 싶다. 소매치기들의 품에서 자라난 아이와 뒤바뀐 출생, 유산 상속을 노리는 사기꾼들의 모습을 통해 도덕적으로 보였던 빅토리아 시대의 어두운 사회상을 흥미롭게 묘사한 소설이다. 박찬욱의 영화 [아가씨]에서는 김민희의 히데코가 더 비중이 높게 다뤄졌다면, 사라 워터스의 소설에서는 소매치기를 뜻하는 핑거스미스인 수전 스미스가 더 주인공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영화에서 복순이모로 표현된 석스비 부인의 비중이 훨씬 더 부각되면서 영화에서는 생략된 출생의 비밀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아가씨 대신에 하녀가 정신병원에 갇히는 순간까지는 영화와 소설이 별 차이가 없는데, 문제는 그 이후인 듯 싶다. 영화가 그저 아가씨와 하녀 간의 동성연애에 더 촛점을 맞췄다면, 소설은 핑거스미스로 자라난 수전 스미스가 실은 귀족이자 숙녀였고, 외설물 전문 서적을 대필하는 비서로 키워진 모드 릴리와 뒤바뀐 운명의 소유자라는 운명론적인 부분을 더 논하고 싶었던 것 같다.
새로운 판은 행을 줄이고 면을 늘여서 가독성을 높였으며, 832 페이지에 이르는 신판도 분권하지 않고 단권으로 출간되었다. 내용은 구판과 동일하다. 영화를 통해서 이미 내용을 다 파악하고 있어서 비교적 술술 넘어갈 수 있었고 영화와 소설을 비교하면서 읽은 재미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확실한 것은 영화를 보는 내내 동성애 장면이 너무 적나라해서 불편함에 몸둘 바를 몰랐는데, 소설은 은밀한 가운데 패쑤하고 싶은 것은 무사히 넘길 수 있기에 훨씬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2016.7.10.(일) 두뽀사리~
책 두께에 미리 허걱,해서인지 좀처럼 책에 빠져들지를 못했다. 책을 덮었다가 다시 펼치는 일도 시험 전날 딴짓하는 아이 마냥 다른 것들을 들쑤셔대며 미루기 일쑤였다. 포기할까 포기할까 하다가도 버티며 끝까지 읽은 건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 때문이었다. 이 책을 다룬 방송의 초반에서 이동진, 김중혁 두 사람 다 많은 칭찬을 해대서 무슨 내용인지 궁금했다. 팟캐스트 2부에서는 스포일러를 다 까발리기 때문에, 빨리 다 읽고 나서 끝까지 방송을 듣고 싶었다. 다 읽고서 영화 <아가씨>도 보고 싶었다. 여기서 책을 놓으면 다시는 읽을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어서, 약간은 오기로 책을 꾸역꾸역 읽어내려갔다.
첫번째 반전에 왔더니,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었다. 아마도 BBC 드라마를 언뜻 지나가면서 본 적이 있나 보다.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는 장면도 역시나. 드라마를 끝까지 본 것 같진 않다. 그 다음으로도 반전에 반전이 이어지는데, 왠지... 약간 지친다고 해야 할까.
젠틀먼보다도 석스비 부인이 굉장히 잔인하게 느껴졌다. 아무 것도 모르는 두 간난 아기의 운명을 신처럼 갖고 논 장본인이니까. 거기엔 자기 자식도 포함이 되었기에 더 그랬다. 수와 모드가 서로 끌린 것은 이 운명의 장난에 함께 얽혀야 했기에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두 여성이 멋도 모르고 받아들여야 했던 삶이, 아프다.
어찌됐든 결과는 해피엔딩이지만 그 과정들이 참 버겁고 고통스러워보여서 이 책을 해피하게 기억하진 못하겠다. 내용을 다 알고 이 책을 다시 읽으면 아마 섬세한 문장과 복선 등에 감탄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만, 앞으로 다시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책 좀 읽는다는 분들이 열광한 책이지만, 별로 열광하지 못한 한 독자는 조용히 책을 덮을 뿐이다.
거액의 상속이 예정되어 있는 상속녀.
다만 조건은 상속녀의 결혼.
상속녀와의 결혼을 통해 재산을 가로채려는 사기꾼과
그 사기꾼을 돕기 위해 위장하여 저택에 들어간 젊은 하녀.
어떻게 보면 여기 저기서 흔하게 들었을 법한 설정이다.
사실 "아가씨"라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의 원작이라는 얘기를 듣고 집어 들게 된 책.
19세기 중반 영국 배경의 이야기를 어떻게 변형시켜 작품을 만들었을 지 궁금해서 읽었는데
책 자체로도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흔하다면 흔한, 예측이 가능할 것 같은 설정으로 출발하지만
여성 작가의 세밀한 내면 묘사와
마음이 드러나는 각종 소품 등은 이야기에 몰입을 할 수 있게 한다.
게다가 후에 드러나는 진실은 (얘기하면 스포일러니까)
앞의 이야기들을 모두 설명할 수 있음에 놀랍기만 하다.
이야기의 힘이 좋아 밤 늦게까지 몰입해서 읽을 수 밖에 없었던 책.
개인적으로 마무리가 좀 아쉬운 편이지만
전반적으로 감탄과 함께 읽을 수 있던 책.
설 연휴다.
동생네가 부모님을 뵈러 집에 왔다.
동생네의 생활은 누가 봐도 조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그 분위기는 우리 집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두 돌이 지난 조카는 훌쩍 커 있었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거실로 나간 내게 "큰 아빠 어디 가요?"라며 분명한 발음으로 질문해 당황하게 할 정도였다.
감기 기운으로 힘들어하는 엄마와 조카의 재롱에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아버지를 뒤로 한 채 집을 나섰다.
잊지 않고 챙긴 목도리가 감사한 날씨였다.
익산에 들렀다 군산에서 밥을 먹고 대전에 오는 길에서 언젠가 눈여겨본 그래피티가 머리를 스쳤다.
tout le monde a un jardin secret.
우리가 모두 비밀 정원을 가지고 있다는 건, 인간 영혼에 대해 확신에 가득 찬 것처럼 이야기하는 태도를 경계해야 할 이유다.
수와 모드는 사랑의 감정에 흔들리면서도 애써 진실에 눈 감으려 했던 것 같다.
한없이 외면하고 미워하며 각자의 비밀 정원 앞에서 서성거리는 시간이 폭풍처럼 지나간다.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는 삶의 이야기 끝에는 엄마가 있다. 구태의연해서 재미는 없지만 물리칠 수 없는 사실이다.
보통의 엄마라면 그럴 것이라는 당연한 클리셰로 갈등은 사라진다.
다시 말하자면, 엄마의 영혼엔 어느 순간에나 확실하게 선택하는 존재가 있다는 걸 우리는 안다.
그런 주제는 아니지만, 그런 걸 느끼게 되는 전개다.
내 조카는 "엄마 보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그때 자기 엄마는 제 곁에 있는데도 그런다.
그 마음을 빼앗거나 훔칠 순 없다. 별 수 없다.
안쓰럽지만, 그러는 우리는.
내년에 '박찬욱'감독, '하정우','김민희' 주연의 '아가씨'가 개봉이 됩니다.
'아가씨는 '사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인데요..
'핑거스미스'는 워낙 평이 좋아서 예전부터 읽고 싶었는데...이번 기회에 시작했습니다..
그러나...두께가 두꺼워서리..ㅠㅠ 이번주 내내로 들고다니면서 읽었는데요
(두꺼워서 진도가 늦은거지 재미없었던건 아닙니다....ㅋㅋㅋㅋ)
제목인 '핑거스미스'는 '좀도둑'이란 의미입니다..
주인공인 '수'는 유명한 여도둑의 딸인데요, 어머니는 붙잡혀 교수형을 당하고..
'수'는 어머니의 친구이자, 장물애비인 '석스비'부인에게 맡겨집니다.
어린시절부터 '도둑','강도','사기꾼'들 사이에서 자란 '수'
'석스비'부인은 자신이 맡은 다른아이들과는 달리..
'수'에게는 도둑질도 시키지 않고, 아주 고이 키우는데요..
어느새 숙녀가 된 '수'에게 '젠틀맨'이란 사기꾼이 찾아옵니다..
실제로 '상류사회'출신이지만, 도박으로 전재산을 날린후
가족들에게 절연당하고, 현재 사기꾼으로 먹고 사는데...
그가 큰건을 잡아 온것이지요...
결혼해야만 거액을 상속받을수 있는 상속녀...
그리고 그녀를 꼬신 '젠틀맨'..
'젠틀맨'은 단순히 그녀의 재산을 강탈당하는데서 끝나는게 아니라
상속녀를 정신병원으로 보내려는 계획까지 가지고 있고
'수'에게 자신을 도와주면 '3천파운드'를 약속합니다..
'수'는 상속녀인 '모드'의 하녀가 되기로 하고..하녀교육을 받지요
그리고 '모드'의 하녀가 되는데요
그녀가 만난 '모드'는 '젠틀맨'의 말과 달리 평범한 소녀였는데요
점점 가까워지는 두 사람...
그러나 '젠틀맨'이 찾아오고...그의 계획은 실행됩니다..
그리고..'모드'를 정신병원에 넣으려하지만...
일은 이상하게 돌아가는데요.....
여기서 첫번째 반전이 시작되고...
그리고 '모드'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핑거스미스'가 '반전'에 '반전'을 보여준다는 말에..궁금했는데 말이지요
읽어보니 그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그리고 첫번째 반전에 비해, 두번째 반전은 눈치챘어요...
왠지 읽다보니 ...예상되던데요...ㅋㅋㅋㅋ 그리고 맞더라구요....
우야동동...사연많은 두 주인공 '수'와 '모드'
두 사람의 사랑..ㅠㅠ 저는 로맨스를 싫어하지만, '동성애'는 더..ㅠㅠ
나중에 영화로 만들어지면 ...19금 장면이 많이 나올거 같습니다..
그래도 '박찬욱'감독님이고 '하정우' 나오니 보긴 보겠지요....ㅋㅋㅋㅋ
하정우 주연의 영화! 뭐 묻고 따지지도 않고 보게 되는데요.
이번에 영화 아가씨에 남자 주인공으로 나온다고 해서 원작 소설부터 찾아봤습니다.
지난 번 위화 작가의 "허삼관 매혈기"는... 으흠. 생각보다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 같지만 말이죠.
원작 소설은 정말 괜찮았어요.
http://blog.naver.com/esuin77/110184621422
하지만! 책에서 느꼈던 캐릭터의 이미지와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느낌이 좀 달라서 아쉬웠지만 말이죠.
아무래도 중국이 배경인지라 그런 것들을 우리의 정서에 녹여내기는 좀 힘들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들어요.
이번 영화 '아가씨'도 좀 그런 면이 있지 않을까? 란 생각도 들긴 하지만
원작 '테레즈 라캥'을 정말 기가 막히게 풀어나가는 '박쥐'의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를 이끄니 기대해도 될 것 같습니다.
엄청나게 두꺼운 원작 소설 핑거 스미스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고 하더니만! 정말 반전에 반전이네요. 오호~~
'하정우'가 남주인공이던데. 아 책에서는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아니 여자 주인공들의 사연에 더 끌려서 그다지 매력적인 인물은 아니었어요.
이런 인물을 영화에서 어찌 표현해낼지 정말 궁금합니다.
드라마 3부작으로 이미 방영된 핑거스미스입니다.
핑거스미스 뜻은 좀도둑이라는 의미인데요. 책을 읽다 보면 왜 이런 제목이 붙여졌는지 이해가 바로 가네요.
치마를 한껏 부풀려 입는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서 영화 아가씨의 스틸컷이 왜 이렇게 나왔는지 짐작하게 합니다.
이 책의 저자 세라 워터서는 레즈비언과 게이 역사소설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이 있어요.
'벨벳 애무하기'라는 책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곧 집어 들어야겠습니다.
저자의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핑거 스미스엔 동성애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여자 주인공의 이런 행동이 전체적인 흐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 정신병원에서 키워진 소녀가 있습니다.
엄마는 그녀를 낳다가 정신병원에서 죽었다고 들었습니다.
병원에서 자랐지만 사람들은 소녀에게 다정하게 대해줬고 그곳을 집이라 생각하고 자라던 어느 날.
삼촌이라는 자가 소녀를 저택으로 데려갑니다. 앞으론 자기와 살게 될 것이라면서 말이죠.
귀족이었던 삼촌은 으리으리한 저택의 소유자였지만 하루 종일 서재에 처박혀서 글만 쓰고 책만 읽는 이상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인들은 소녀에게 전혀 다정하지 않았습니다.
예쁘게 글을 쓰는 법을 배워야 했고 차분하게 글을 소리 내서 읽는 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하인들과 삼촌에게 채찍질과 손찌검, 상처받는 말들을 들으며 숙녀로 키워진 귀족 아가씨입니다.
그녀에게는 숨겨진 비밀이 있었으니 결혼을 하면 엄마의 거액의 유산을 물려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삼촌과 하인들에게 감시를 받으며 저택에 갇혀사는 그녀에게 결혼이란 꿈도 꾸지 못할 일입니다.
삼촌은 사람들이 금기시하는 책을 쓰고 있었습니다.
특정일이 되면 사람들이 삼촌을 방문하고 소녀는 그들에게 금기된 책을 읽어줍니다.
그곳에서 소녀는 자신의 삶을 바꿀 남자를 만나됩니다.
그는 소녀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비밀을 알고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서 접근한 남자입니다.
사기꾼이죠.
소녀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사기꾼 남자는 핑거스미스 소녀를 그녀의 하녀로 들이게 합니다.
열일곱의 귀족 소녀와 좀도둑 소녀.
좀도둑 소녀는 사기꾼 남자와 함께 귀족소녀의 재산을 모조리 빼앗기 위해 귀족소녀가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노력합니다.
그러다가 둘은 서로에게 남다른 감정을 갇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이 뭔지 제대로 모른채 서로 다른 마음을 가지고 일을 진행합니다.
귀족소녀는 결혼만하면 막대한 재산의 상속녀가 된다. 그게 전부인줄 알았습니다.
귀족소녀는 사기꾼과 결혼했고 며칠 뒤면 좀도둑소녀와 사기꾼이 짜고 그녀를 정신병원에 보내고
모든 재산을 빼앗기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반전!
여기서부터는 스포가 있습니다!
귀족소녀는 좀도둑소녀를 자신을 대신해 정신병원에 갇히도록 꾸미고 있었습니다.
천천히 천천히 하녀를 숙녀처럼 보이게 만들고 자신의 옷을 입히고 아가씨로 만들어 정신병원에 갇히게 합니다.
귀족소녀는 사기꾼과 짜고 이런 일을 꾸민 것이죠.
그러나 여기서 또 반전!
귀족소녀와 좀도둑소녀 둘다 모르고 있던 진짜 비밀이 있었으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는 말이 마지막 장까지 읽고나니 수긍이갑니다.
두 소녀의 이야기가 반복되며 서로의 비밀을 들려주고 마지막에 숨겨진 진짜 비밀이 드러납니다.
반전이 좋았던 이야기입니다.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이 될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영화보기 전에 원작소설 찾아보는 묘미가 이런거겠죠!
드라마도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박찬욱 감독 "아가씨" 의 원작소설 이라기에 관심이 생겨 읽어보았다.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 동성애 추리 소설..?
나는 반전 스토리를 아주아주아주 좋아한다...
이 책은 반전에 반전이 있다기에 아주 기대를 하고 보았다.
1. 반전에 있어서는..
일단 반전이 있다는 걸 알고서 읽기 시작한 나를 감쪽같이 속인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 막장 드라마 스토리에 익숙한 나로서는 주인공이 서로 맞바꾼 삶을 살았던 스토리에 대해서는
그리 충격적이진 않았다...하하
가장 마음에 쏙 들었던 부분은 , 반전 플롯을 주인공 수에서 모드로 1인칭 변화로 풀어낸 점이다.
같은 상황인데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주인공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며 반전을 즐기는 것이
후반부 반전 스토리보다 오히려 더 흥미로웠다.
썸 탈때 상대방의 생각을 몰래 들여다 보는 짜릿한 느낌이랄까? 하하
2. 동성애에 있어서는..
이 작품이 동성애에 많은 촛점이 맞춰진 외설스러운 소설은 아닌데
스릴러 이야기 속에 구지 동성애 스토리를 넣은 것 자체가
당시로서는 소설에 참신함? 을 넣는 키워드 중 하나였지 않았을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이야기" 에 대해 써보고 싶었다는 작가에 말...
셰라 워커스는 이 작품 이전에 <벨벳 애무하기>,
그래서 작가가 실제로 동성애자 인가 싶기도 했다.^^
어쨋든 작가 섀라 워커스는 이 작품을 통해서 동성애 소설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그 이유가 뭔지는 다른 동성애 소설을 접해 보지 않아서 난 잘 모르겠지만 ^^
동성애 감정을 외설스럽지 않게, 남녀간의 사랑처럼 애뜻하게 묘사한 점에 있지 않을 까.
실제 동성애 커플이 그렇듯이 말이다.
읽는 내내 동성애 감정이 거부감 없이 나에게도 생길 수 있을만한 자연스러움으로 느껴졌으니 말이다.
3. 사랑에 있어서는..
"연애의 감정" 이 "사랑"일까?
모드와 수는 "끌림" 으로 "육체적 관계" 까지 했지만
"사랑" 을 버리고 현실적으로 자기자신의 목적과 이익을 선택했다.
심지어 수는 자신을 배신한 모드를 죽이고 싶을 만큼 "증오" 하기도 했다.
진정한 사랑이었다면 둘 다 자신의 목적을 버렸어야 했고
수는 자신을 배신한 모드를 용서했어야 했다.
구구절절한 연애소설이었으면 그래야 했겠지만,
현실적으로 인간이란 그렇지 못하고 그 심리를 정확히 묘사했다.
내가 생각하는 연애할때의 사랑이란
육체적 관계를 하기 위해 연애의 감정이 생기고 심지어 사랑으로 포장된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이 한순간에 죽이고 싶도록 미워지기도 한다.
마지막 장면에 수는 모드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나는 그 장면에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수..너...지금까지 너를 배신한 줄 알았던 모드를 죽이고 싶어했자나..
그런데 그게 오해였음을 알고 다시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
이런게 인간의 연애사랑이다.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 소설에서 진정한 사랑은?
석스비 부인의 모성애이다.
딸 대신 사형수가 된 모성애.
나는 낳은 정보다 키운 정에 한표를 던지는 사람이라 좀 이해가 안 가긴 하지만
17년간 키운 딸을 이용해 자신이 낳은 딸을 찾고 그 딸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모성애.
인간의 본능적 감정에 있어서 진정한 "사랑" 이란 모성애 밖에 없다.
4. 빅토리아 시대의 도덕과 모순
이 작품은 빅토리아 시대 소설로 시대상의 세세한 묘사가 흥미롭다.
'신사'와 '숙녀'라는 표현을 조롱하듯 전개되는
정신병원내의 실태 묘사 , 교수형, 신사들의 외설 탐닉 시간, 런던 뒷골목의 생활상,
체면을 중시했던 신사의 나라의 이면이다.
마지막 장면에 모드가 얘기 한다..."난 착하지 않았어"
외설을 낭독하고 쓰는 자신에 대한 얘기이다.
여기서 "착하다"는 말이 많이 거슬렸다....("good" 을 번역한 거겠지)
시대상이 만든 도덕의 모순이 응축된 한마디 같다.
현대시대의 모드라면? 외설을 쓴다고 우리가 착하지 않다고 얘기 할 수 없다. 도덕적으로 나쁜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
현대시대의 외설은 도덕적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는 문제는 전혀 아니니까.
그런 면에서 동성애에 대한 시각도 현대시대의 도덕적 모순이다.
이것은 취향의 문제이지 타인의 취향을 도덕적 가치판단을 할 수 었다. 취향이니까.
동성애를 하는 인간이 도덕적으로 나쁜 인간인가..
고대시대까지는 동성애가 자연스러운 것이었고 여성의 신체상을 조각하여 감상하고
섹스를 공개적으로 논하였다. 플라톤도 동성애자 였다고 한다.
그리스도교가 전파되면서 이 모든것이 터부시 된 것이다.
최근들어 인간의 도덕심이 흉흉해 져서 동성애자들이 자꾸 많아지고 커밍아웃들을 하는 게 아니다.
동성애자들은 일정비율로 계속 있어왔고 벽장에서 나온 것 뿐이다.
천년이상 인간을 누르고 있던 신의 힘을 믿고 의지하는 것 보다
인간에게 더 집중하는 시대가 오기 시작한 것 같다.
모쪼록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한 즐거운 소설이었다 ^^*
아가씨 영화를 먼저 보고 난 뒤 읽어서 몰입이 잘 되었고 상상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2부 중반까지만 읽었을때만 해도 영화와 똑같이 흘러가는줄 알지만
거듭해서 반전의 반전이 이어졌고
영화와 반대모습을 보여주는 모드와 수전이 답답하게 느껴졌었다.
2부 중반부터 3부 정말 마지막 한장을 남겨두기 전까지
모드와 수전의 불쌍한 인생사가 끔찍하게 느껴져서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가씨 영화에서는 남자의 역할보단 여성의 역할이 두드러졌었고
두 여성이 굉장히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바꾸려는 모습이 강력하게 그려졌었는데
소설책에서는 주변 어른들의 이기심과 돈에 대한 욕망으로 한없이 끌려다니고
약하기만한 어린 여자아이 두명의 모습을 보여주는것에 너무 마음이 아팠다.
또 중간 중간 대사 속에 녹아있는 여성혐오성 대사도 불쾌감을 불러일으켰다.
영화속의 그런 모습을 기대하며 책을 읽어서인지 그런면에선 나에겐 실망스러운 책이었다.
둘의 해피엔딩을 빌었지만 그렇게 폭풍같고 처절하게 인생의 고통을 그렸음에도
그들의 행복에 대해선 한장으로 퉁치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저 책 자체의 화자가 모드와 수전이니 둘이 버라이어에 남아 수전은 모드에게 글씨를 배웠을것이다.
둘의 모습을 행복했을것 이라며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 결말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래도 재밌게 읽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를 너무 좋게 본지라 개봉당시 몇번을 영화관에서 극장판과 감독판까지 챙겨보고, 그 후 온라인 서비스가 가능해진 이 후 생각날때마다 보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원작이 된 핑거 스미스가 너무 궁금해져서 이번 궁팡기간동안 구매를 했다. 사실 지금 다 읽진 않았고, 반전도 다 알고 있지만 나름 재밌게 읽고 있는 중. 그래서 BBC 드라마 판 핑거 스미스도 보고싶다.
핑거스미스를 읽었습니다. 핑거스미스라는 소설을 알게 된 계기는 영화 아가씨였습니다. 박찬욱감독의 영화라고 해서 기대하고 본 영화가 바로 아가씨였습니다. 여러 충격적인 반전들 및 소재 때문에 여러 감정이 뒤섞인 채로 영화를 감상한 후로 영화에 대한 이러저러한 정보를 검색하던 중에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이 바로 세라 워터스가 지은 이 핑거스미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박찬욱 감독이 이 책에서 아이디어 정도만 빌려왔고 여러가지 면에서 영화에는 감독의 창작이 많이 구현되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어렸을 적에 재미있게 읽었던 올리버트위스트와도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의 원작 소설이라고 해서 흥미가 생겨서 읽어보았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소설을 읽어보고 가는 것이 좋을꺼 같아서 읽어보았는데 처음은 수라는 고아 소녀가 사기꾼인 젠틀맨과 어떤 가문의 아가씨를 이용해서 한 재산을 털기위해 사기를 치려는 계획에서 시작되었는데 초반에 살짝 지루한 감도 있었지만 아가씨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후부터 사건의 반전이 펼쳐지면서 흥미진진하게 진행이 되어서 재밌게 읽을수 있었습니다.
이 작가가 쓴 다른 책도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영화 '아가씨'의 원작소설이라는 소개에 끌려서 읽게 된 소설인데..
구입해놓고 몇달동안 읽지 않고 있다가 어느날 생각나서 찾아읽게 되었다.
책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고 싶어서 기본적인 영화소개만 보고 케이블티비에서 방영해줄때도 피했는데..
어느 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별로 상관없을 줄 알았던 한 장면이 소설을 읽다보니 결국 스포일러가 되었다.
그래서 소설이건 영화건 어느 한 매체를 제대로 보고 나머지를 보기를 권한다.
근대의 영국배경인데 하층민들의 생활공간과 소소한 일상에 대한 묘사가 흥미로웠다.
주인공 수전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앞부분을 읽다가 후반에 모드의 시점으로 바뀌면서 드러나는 비밀도
충격적이고 흥미진진했다.
반전이라면 반전이랄 수 있는 부분도 막장드라마에 단련된 한국독자라면 어느정도 예상가능하다.
이북으로 구매해서 소설책의 두께는 가늠을 못했는데 나중에 서점에서 보니 책이 내 생각보다 훨씬 두꺼웠다.
독서속도가 느려서 완독하는데 오래 걸린줄 알았는데 그만큼 내용도 많았던 거였다.
그럼에도 지루하다고 느껴지지 않았으니 오랜만에 흠뻑 빠져서 읽어내려간 소설이다.
영화를 아직 보지 못했는데 소설과 결말이 다르다고 하니 이번엔 영화를 보면서
소설과 다른 점을 찾아보고 싶다.
박찬욱감독의 아가씨를 감명깊게 봐서 그 영화가 원작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구입을 하게되었습니다. e-book으로 구입했음에도 불구 엄청난 길이에 처음엔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며 시작했지만 이야기 전개가 너무 흥미진진해서 금새 빠져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과는 다른 빅토리아 시대를 엿볼 수 있어 좋았고, 처음엔 거부감이 들면 어떻하지 싶은 레즈비언의 사랑이야기도 이야기전개가 숨막힐듯 진행되는데에 읽는데에 방해되지않았습니다.
세라 워터스의 다른책들도 꼭 읽어보고 싶네요.
영화 아가씨는 아직 못봤지만, 평소 즐겨듣는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통해 접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반전을 알고도 잘 보는 타입이라 팟캐스트 반전까지 다 듣고 읽었는데도 새롭고 재밌더군요
꽤 두꺼운 책이지만 하루 반만에 독파했습니다.
특히 1부를 지나치고 나서 2부부터 3부까지는 책을 놓을 수가 없이 쭉 읽히더라구요
세라 워터스의 다른 좋은 책들도 출간되었으면 합니다.
영화화 된 책이라고 해서 궁금해서 구입했다.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되어, 소매치기들 틈에서 자라난 수 트린더. 이 소설의 제목인 [핑거스미스]는 소매치기를 뜻하는 19세기 영국의 속어이자, 수가 사기를 치기 위해 사용한 이름 수전 스미스([우리가 외우기 쉽고, 또 그들이 추적하기 어려운])와 각운을 이루는 것이기도 하다. 어느 날 같은 패거리의 [젠틀먼]이 수에게 임무를 준다. 시골에 사는 한 젊은 상속녀의 하녀로 들어가, 젠틀먼이 그녀에게 구혼하는 일을 돕는 것.
상속녀 모드는 수의 나이 또래이며 그녀와 묘하게 닮은 용모의 소유자로, 수가 [런던에서 왔다]는 것에 마냥 신기해하는 순진하고 병약한 여자였다. 이윽고 젠틀먼이 영지에 도착하고 그동안 모드에게 연애에 필요한 [이것저것]을 가르치던 수는 가련한 먹잇감에 불과한 모드에 대해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강렬한 감정에 빠지게 되어 놀란다. 젠틀먼과 모드의 결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지만 모드는 이미 젠틀먼과의 결혼 생활에 아무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오직 수의 관심과 손길만 요구하는 상황이 된다. 한편 젠틀먼은 원래 계획대로 모드를 정신병원에 집어넣을 계획을 오차 없이 진행하고 있었는데…….
그러나 그 두툼한 분량을 배신과 음모, 복수와 오해로 가득 채우면서 저자의 전공 분야이기도 한 19세기 영국 소설의 멋들어진 재현을 보여 주고 있는 이 소설의 결말에 도달하려면 독자들은 적어도 모든 줄거리가 뒤집히는 반전을 몇 차례는 통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