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이상하게 마음이 차분해짐을 느꼈다. 처음에는 그냥 여느 역사책이나 철학책, 과학책 등을 읽듯이 그저 지식이나 쌓자는 의미로 시작했던 책이었는데, 어느새 내가 '힐링도서'라고 불리는 책들보다 이 책에서 더 많은 위로를 받고 있었다. 정말이지 식물만이 나에게 줄 수 있는 평온함이었다. 이 책을 읽고서 식물에 대한 관심이 깊어져 어느새 내 방에 식물을 어느새 6개나 들여버린 나다. 내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는 다양한 식물 이야기와 그 식물의 세밀화가 담겨있다. 주로 도시에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고 나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내가 걷던 길에 그저 배경처럼 있던 나무나 꽃, 풀들이 어느새 이름을 가진, 살아있는 생명체로 느껴지게 만든다. 그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생명으로 느껴지니 평소 감흥없이 걷던 출근길도 생기가 넘치는 산책로가 되기도 한다. 우리의 딱딱한 쳇바퀴같은 일상에 낭만을 한 스푼 넣어주는 책이라고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우리가 먹는 과일, 나물, 허브 그리고 지나가다 볼 수 있는 가로수들. 그들의 이름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열매를 맺고 어떤 꽃을 피우는 지. 사실 알지 못해도 사는 데에는 지장이 없기는 하다. 하지만 한 번뿐인 삶에 내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고 여유없이 살아가는 것은 너무 팍팍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쯤 내 주변을 둘러보며,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는 식물들을 바라보면 계절의 변화도, 날씨도 더 깊이있게 느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식물을 돌보는 것은 나를 돌보는 것과 같다는 말. 그 전에는 그 말의 뜻을 잘 몰랐지만 이 책을 읽고서 알게 되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책을 읽고 데려온 식물을 키우며 알게 되었다. 식물을 사랑하고 돌보니 오늘의 햇빛은 어떤지 알아보고, 하늘도 한 번 더 들여다 보게 된다. 화분들이 숨을 쉬어야 하니 통풍도 하게 되고, 멍하니 식물들을 바라보며 잡생각도 잊고는 한다. 아침에 물을 주려고 일찍 일어나기도 하고, 매일 햇빛을 식물들과 함께 맞기도 한다. 그런 날들이 이어지다보니 어느새 내가 나를 가꾸고 사랑하고 있었다. 식물을 사랑했을 뿐인데 결국 그게 나를 사랑하는 일이 되었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이 책을 읽고 시작하게 된 식물 사랑이라 주저리 주저리 떠들었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식물에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면 좋겠다. 팍팍하게 여유없는 삶 속에서 다들 자기만의 숨 쉴 구멍 하나씩은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읽으면서 적어둔 메모를 긁어 모아 리뷰를 작성함. 주로 좋았던 문장이나 생각거리를 준 문장에 대한 기록위주.
이책은 세밀화와 식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있는데 식물자체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에 관련된 이야기나 특정 식물에 관련된 이야기가 짧게 서술되어있고 덧붙여 세밀화가 수록되어있다.
16p
'그런데 이런 현상을 두고, 사람들이 나서 민들레에 싸움을 붙입니다. 마치 토종민들레가 서양민들레 때문에 사라지고 있다는 듯이요. 하지만 식물은 싸우지 않습니다. 그건 인간의 시각일 뿐이에요.'
너무 좋다. 식물을 좋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런 이유때문에 식물을 좋아하지않을까? 물론 그중에서도 순위를 매기려는 사람은 있겠지만..
34p
'나무를 새로 심을 수 없다면 오래된 나무들을 지키기라도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일 테니까요'
37p
'단순히 기온이 높아졌다는 이유로 식물이 꽃을 피우는 것은 아닙니다. 반드시 겨울을 온전히 지내고 나서야 꽃을 피울 수 있어요'
96p
우리는 부정적인 의미를 담아 튤립 버블이라 부르지만, 사실 튤립은 그저 인간의 욕망에 이용당했을뿐, 늘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존재해온 연약한 식물이었어요. 식물문화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요즘 시점에서, 네덜란드 튤립버블은 식물에 대한 사랑과 욕망의 경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식물과 공존할 것인지, 또 다른 식물 버블을 만들것인지는 온전히 우리에게 달려있는 거겠죠.
103p
아무리 애를 써도 결국 씨앗이 영원히 발아할 수는 엇ㅂ고 꽃도 영원히 피어 있지는 못하죠. 이렇듯 영원할 수 없는 한계가 어쩌면 생물로서 식물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104p
결국 사람들은 별로 주지 않으면서도 많이 받을 수 있는 식물을 원하는 것 같아요.
이부분 왜이렇게 웃기지. 그러게..식물을 그냥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잘 자라주는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왜 그렇게 요구하는게 많을까? 싶기도하고, 반면에 또 내 환경과 상황에 잘 맞으려고 하는거이기도 하고..
116p
제비꽃은 꽃을 피우지 않아도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폐쇄화라고 해서 꽃이 피지 않은 채로 스스로 수분을 해서 열매를 맺을 수 있거든요.
171p
앞으로 기후변화와 지국 온난화가 지속되고 태풍과 지진, 해일과 같은 자연재해가 잦아지면, 마다가스카르의 바닐라 전쟁과 같은 일이 우리나라, 우리 주변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거예요. 게다가 그 작물이 우리가 가끔 먹곤 하는 바닐라가 아니라 벼ㅡ 밀과 같은 주식이라면 어떨까요? 아마 이야기는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이 이야기에 너무 공감한다. 자연보호나,,소비지양이나 여튼 모든것을 위해서 우리가 애써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않을까. 멀리 마다가스카르까지 가지않아도 올해 대파가격이 급등하고 온갖 채소들이 비싸지고.. 물론 유통과정에서의 가격상승과 물가상승의 영향도 있겠지만 재배지에서 타격을 받고 그 타격이 지속된다면? 손쓸수없는 지경까지 가게된다면? 단순히 나랑 관련없는 일로 치부할 수 없는것이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요소수대란도 마찬가지..내가 이용하는 차가 요소수가 필요하지 않는다고 끝이 아니다. 휘발유나 다른 원료를 수송하는 수송차도 못움직이고 물류차도 못움직이고 결국 나도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우리는 밀접하게 연결되어있고 또 그런 연결을 피할 방법도 없다.
194p
식물이 열매를 맺고 씨앗이 번식하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과정인데, 과연 우리에게 그것을 인위적으로 차단할 권리가 있는 걸까요. 한쪽에서는 은행나무를 자연유산으로 삼고 보존을 위핸 DNA를 채취하는 등 후계나무 육성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또 다른 한편에선 그 나무가 스스로 번식하는 것조차 막고 있는 것입니다. 도시 식물들은 대부분 인간의 요구에 의해 증식되어 식재됩니다. 그만큼 우리가 이에 대한 책임감 또한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자리에서 뿌리내리고 있는 나무이지만 이들을 살아있는 생물로 여기고 바라본다면 번식 방법의 하나인 열매에서 나는 악취나 낙엽도 너그러이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들에겐 그게 자연스런 삶의 과정이니까요.
p207
원예산업에서 재배자는 소비자의 선택을 따르게 되어 있는데, 소비자가 다양한 품종의 존재를 모른 채 한 품종만 소비한다면 자연스레 과수원에서도 그 품종만 재배하게 마련입니다. 이를 '단종 재배'라고 부르는데요. 원예품종은 보통 유전적으로 약한데, 모든 농장이 단종재배를 하게 되면 질병이나 해충이 유행할 경우 자칫 멸종해버릴 수 있습니다.
얼마전에 국립수목원을 다녀왔는데 이책을 조금만 빨리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역시 아는만큼 세상이 보인다는 말이 맞는것 같다. 식물을 막연히 좋아하고 관엽식물이나 꽃이 이쁘다고만 생각했지 세밀화를 보면서 각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보니 더 나무와 꽃에 대한 그리고 우리나라 식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막연하게 이뻐서 좋아하던 혹은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던 식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수있었던 기회여서 참으로 좋았고, 사진보다 세밀화는 식물의 특징을 나란히두고 비교해볼수있다는 장점이 있는것 같다. 사진과는 다른 세밀화만의 매력이 있는거 같다.
개인적으로 쑥 세밀화와 굴참나무잎 세밀화를 사진으로 찍어 저장해두었는데 두고두고 보면서 산과들에서 구분해 볼 날을 기대한다.
식물세밀화를 그리는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식물이야기이다. 주로 도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을 주제 삼았다. 서울신문에 칼럼으로 연재된 것을 책으로 편 것으로 보인다. 딱 정해진 분량이 느껴지고, 그 안에 기승전결을 담았다. 이야기를 끌고 오는 내용과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보면, 독자들에게 잘 설명하려고 하는 의도가 담겨있다.
일단 이름에 대한 생각이다. 린네가 이름을 정하는 것을 종명과 속명 그리고 명명자를 정하는 규칙에 따라 아마 본인인 린네의 이름이 가장 많다. 이것이 근대에 이루어진 일이기 때문에 한국의 토종 식물조차 일본인인 나카이 Nakai 이름이 붙게 된다. 명명자의 이름까지는 그럴 만한데, 한반도에서만 자생하는 것을 Japanese 이런 식으로 붙어버리니 참 안타깝다. 울릉도에서 발견된 것을 다케시마 이런식이니, 참 존경하기는 어려운 학자이다.
한편 일제시대에도 Korean fir 같은 이름이 명명되는데, 이것은 미국 학자에 의한 것이다. 이 학자가 제주도까지 가서 확인하고, 한반도에 있는 식물이여서 Korean fir로 명명한 것이다. 이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생각해본다.
육종의 시대이고, 수많은 신품종들이 개발되고 있다. 역시 아름다운 이름을 붙여서 맛뿐만 아니라, 이름으로서 소비자에게 어필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농진청에서 새로운 품종에 대해서 홍보로 세밀화와 같이 하게되는데, 대체로 멋진 이름을 붙이는 것 같다.
동물의 진화에 비해서 식물의 진화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이 책에서도 고사리는 꽃이 피지 않고 포자로 번식을 하며, 이것을 제외한 모든 식물들은 꽃을 피우는 것 같다. 암나무 수나무로 분리되는 은행 나무 같은 것이 있고, 혹은 암수술, 수수술이 있긴 하지만 어느 하나가 강해서 거의 분리된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있다. 같은 곳에 있는 곳도 있다. 이것이 바람으로 전달되나, 곤총으로 전달되나에 따라 꽃과 열매에 모양이 전혀 다르다. 하지만 모두 꽃과 열매가 있다. 하지만 계통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어디까지 가까운 친척관계인지 모르겠다.
식물도 자기 방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적들에 대한 방어 기제를 가진다. 그 중에 하나가 독(Poison)일 것이다. 그래서 절대 모르는 것은 먹지 말라고 알고 있다. 이 책에서도 몇몇 식물은 그런 것이 있는 것 같다. 다만 인간에게는 크게 치명적인 해를 주지 않는 것들만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의 내용이 식물을 독자에게 소개하는 것이 있다. 아마 처음의 시도는 주변의 식물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주로 민들레, 개나리, 제비꽃 이런 류일 것이다. 그리고 뒤부분으로 가면 과일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딸기, 사과, 포도, 바나나 등을 보면서 잘 몰랐던 내용을 알게 되었다. 부끄럽지만 바닐라가 바나나 아닌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소나무 잎은 2개 잣나무 잎은 5개인 것을 알게 되었다. 복수초가 복수를(Revenge) 꽃말로 하는 것이 아니고, 겨울에 피는 꽃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과일 소개에 있어서 품종이 하나로 몰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역시 다양성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끄는 것이다.
이 책은 간단하게 한번 쭉 읽기에 좋은 책이다. 초보자를 위한 책이다. 그림이 있으니, 학생들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식물 팟캐스트를 즐겨 듣는다. 처음에는 누가 추천하길래 호기심에 들었는데,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가 좋기도 하고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정성을 쏟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좋기도 해서 계속 듣게 되었다.
어제는 즐겨 듣는 식물 팟캐스트 중 하나인 <이소영의 식물 라디오>의 진행자 이소영이 쓴 <식물의 책>을 읽었다. 저자 이소영은 대학원에서 원예학으로 석사를 수료하고 국립수목원을 거쳐 현재는 식물세밀화가로 활동 중이다. 책의 내용은 <식물 라디오>의 내용과 대체로 일치하는데, 귀로 들은 이야기를 눈으로 읽으니 더욱 이해가 잘 되는 면이 없지 않다. 이를테면 팟캐스트로 들을 때는 나의 지식이 짧아서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던 종, 속, 과 구분에 관한 이야기라든가 학명 이야기라든가.
시간이 흘러 다시 접하니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지는 이야기도 있었다. 토종 민들레와 서양민들레의 이야기가 그렇다. 사람들은 마치 토종 민들레가 서양민들레 때문에 사라지고 있다는 듯 말하며 싸움을 붙이는데, 따지고 보면 토종 민들레를 밀어내는 건 서양민들레가 아니라 인간이다. 인간이 도시를 만들기 위해 산을 깎고 땅을 메워 공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토종 민들레가 사라졌기 때문에 그 자리에 서양 민들레가 자라난 것이다. 안 그래도 요즘 핑크뮬리가 생태계에 위해를 가한다는 이유로 뿌리째 뽑혀나간다는 말을 듣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터라 저자의 지적이 반가웠다.
책에는 저자가 직접 그린 세밀화도 실려 있다. 예전에는 식물 사진이 있는데 식물 세밀화가 왜 필요한지 잘 몰랐는데, 저자가 그린 식물 세밀화를 보니 식물의 특징이 더욱 잘 이해가 되고, 사진으로는 담기 힘든 식물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식물 세밀화가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봐도 참 아름답고 황홀하다.
이소영 작가님의 식물의 책을 읽었습니다. 처음에 표지에 반해서 책 구매를 결정하게 됐어요. 그림이 정말 예뻤고 평소에 익숙했던 식물들을 좀 더 알고 싶어서요.. 책 내부의 그림과 내용은 아주 좋았지만 한가지 아쉬웠던 건 책의 크기가 너무 작고 식물의 종류가 좀 더 많았으면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세밀화라서 좀 더 큰 그림을 자세히 볼 수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싶더라구요. 이렇게 그림이나 화보가 들어있는 책들의 보통 사이즈보다 훨씬 작아서 그 점이 아쉬웠어요. 만약 오프라인에서 구매했다면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서 구매했을텐데 온라인에서 제대로 체크하지 못하고 샀던 게 후회가 됐습니다.
식물의책 . 이소영 . 책읽는수요일
가까이에서
애정을갖고
천천히
바라봐주기
+
식물세밀화가이소영의
도시식물이야기
-
식물하나하나를
들여다볼수록
그안에
더많은이야기 ,
더넓은세계가
있다는것을알게되었고 ,
그렇게
식물을더많이이해하게되었습니다
/ 들어가며
++
식물의생
그리고
식물을
기르고그리는이의
마음에대하여
생각해보게된다
-
사진이아닌
세밀화의매력과
위대함에감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