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이야기. 웃고 싶을 때 읽기를 추천하는 책.
주인공 에두아르만큼 책을 많은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 단연코 내가 태어나서 읽은 책 중에 가장 소리내서 많이 웃은 책이었다. 프롤로그 제목부터 '나는 미친놈과 결혼했다'라니.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자신의 에피소드를 맛깔나게 풀어내는 작가님의 글도 한 몫했던 듯하다.
이 책은 엄청난 책벌레 남편과 결혼한 작가님의 일상 속 에피소드들이 담긴 책이다. 다툴 때도, 사과할 때도, 손님을 초대할 때도, 문제를 해결할 때도 책 속 문장을 인용하는 부부의 모습이 재미있고 신기했다. 가장 마음에 남는 장면은 우울한 작가님을 위로하려 작문 숙제를 내 준 에피소드였다.
나는 펜을 들어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것은, 수취인이 엠마 보바리인, 내게 보내는 편지였다. 에두아르가 왜 내게 이런 부탁을 했는지 알 것 같다. 그는 내가 우울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고마웠다. (p.281)
이렇게 우아한 방식으로 위로를 주고 받는 부부의 모습이 너무나도 멋있게 느껴졌다. 같은 배추전을 먹어도 한 명은 포크와 나이프로 조그맣게 썰어 먹고, 한 명은 젓가락으로 결대로 찢어 돌돌 말아 한 입에 넣을 만큼 서로 다른 부부가 서로의 다름을 얼마나 존중하는지 책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스스로의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 삶. 이보다 더 성공적인 삶이 있을까? 절대 깨지지 않는 내면의 단단한 풍요로움으로 무장한 에두아르는 진정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p.330)
언제 깨질지 모르는 돈이나 명예로 얻은 성공이 아닌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 삶을 위해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흥미 위주로 책을 읽는 나에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프랑스 책벌레가 쓴 '나의 인생책' 부분에 나오는 책들을 언젠가 읽어봐야겠다. 하지만 웃고 싶은 일이 생긴다면, 주저 없이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를 다시 집어들어 읽어야지.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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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지나치게, 좋다! 기대했는데 실망하지 않은 책.
에세이를 읽으며 육성으로 웃었던건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이후 처음이고 부부의 매력에 매료된건 『모든 요일의 기록』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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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와 상대적으로 덜 책벌레인 부부는 종종? 인용으로 대화를 하고 서로에게 작문 숙제를 내는 것으로 공통의 취미를 누린다.
현실의 삶이 독서에 밀린 에두아르에게 책으로 대화하는 작전을 펼치며 인용할 문구를 찾다가 결국 ’돈 대신 책을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 에피소드,
배추전을 먹다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필사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에피소드(심지어 인용된 구절이 참 좋음),
우울해 하는 작가에게 보바리 부인에게 희망을 주는 편지를 쓰라는 작문 숙제를 내고 그 속에서 위로받는 에피소드,
마지막으로 개조심 티셔츠와 서재에서 채점할 때 내던 개소리(같은 말소리)까지.
다채롭고 생기있는 삶의 현장(?)을 이렇게 보게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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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재미있는 에피소드 덕분에 책을 순식간에 읽었지만 그보다 이 책에 매료된 것은 그 사이사이에 드러나는 작가와 에두아르의 가치관, 마인드 덕분이다.
책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그것을 삶에 적용시키는 에두아르는 곁에 있으면 친해지지 못했겠지만,,, 한편으론 닮아가고 싶은 사람의 모습이다. 그런 에두아르를 ’미친 놈‘이라고 칭하면서도 따뜻하고 반듯하게 바라보며 ’마음으로 책을 읽는 것‘을 생각하고, ’에두아르식 성공을 위한 인문학‘을 전하고 싶다는 작가 또한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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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서는 열등감과 젠체에서 기인한다.
모르는게 너무 많지만 젠체는 하고 싶은데 역시 모르는게 너무 많아서 독서를 해야하고, 그러다보니 독서의 매력을 어쩔 수 없이 알게 되어 지금의 내가 되었달까. 실제로 독서가 내면을 단단하게 해준다는 생각을 경험을 통해 ’참‘으로 판명하였고 어릴 적 정한 성공의 기준인 ’사고 싶은 책을 마음껏 사는 것‘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아직 성공은 못하여 오늘도 동네서점에서 책을 사면서 ’인터넷으로 할인받고 살까‘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어쨋든 지금은 나름 독서에 진심인 나는 얼마 전 한국인의 독서 실태를 보며(2019년 기준 연간 독서량은 1인당 7.5권) 무척 슬펐다.
책읽기가 있는 삶은 작가의 표현을 인용하자면 ’스스로의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 삶(330p.)‘이다. 하지만 이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아쉽다. 많은 사람들이 이 즐거움을 알아가기를.
’절대 깨지지 않는 내면의 단단한 풍요로움으로 무장한 에두아르는 진정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라는 작가의 관점에 적극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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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사두었던 『마담 보바리』를 내일부터 읽기 시작할 예정이고 장바구니에는 새로운 책들이 담겼다.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독서 후기 끝!
오랫만에 읽어보는 에세이다.
유쾌한 필체가 맘에 들어 재밌게 읽었다.
음..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100% 진실만을 쓰지는 못할것이다. 아마 약간의 양념이 필요하지 않을까?
(상황은 사실일지라도, 상황에 대한 이해나 감정을 표현한 작가의 맘은 양념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나라면 그럴것 같다.
작가가 중간중간 들려주는 프랑스 사람들의 특성에 대해서는 그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작가의 남편인 에두아르는 기억력이 좋은것 같다. 물론 작가도.
난 어떤 책을 읽고 나서도 인상깊었던 문구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걸 어떻게 다 기억하고, 상황에 맞춰 적합한 책을 꺼내어, 적합한 문장을 찾아내는 것일까?
그게 가능한가?? 라는 생각과 함께 자괴감이 든다.
나도 책을 읽을때, 중요한 문장이나 인상깊었던 부분을 필사라도 해야할 것 같다.
#책덕후 #남의결혼생활이지만 #너무재밌어
어느날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추천글을 보게 되어 도서관에서 빌려보게 된 책이다
작가는 프랑스인과 결혼해 생활을 꾸려가고 있는데
이 프랑스 남편이 '책덕후'라는게 문제라는 것이다!
책덕후가 뭐 어때- 이런 생각으로 읽었는데,
내 상상을 초월하는 에두아르님의 이야기를 읽으니
한편으로는 너무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내로서 답답함도 많을 것 같았다
만약 내 남편이 그런다면..^^.. 책을 몰래 다 버려버리고 싶을 지경이다
하지만 작가님은 상당히 인내심도 깊고, 남편을 그만큼 사랑하는 것 같다
그의 기행(?)을 다 용서하고 즐거운 결혼 생활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문자로도 느껴진다. ㅎㅎ
에두아르님이 언급한 책들을 다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수준높은 책으로 느껴지는데
작가님도 그만큼의 내공이 있는지, 책덕후의 공격(?)을 똑같이 책의 구절로 반격(?)하는 모습을 보니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 중간 '어머 어떡해????' 라는 생각도 들면서 '와- 대단하다' 라는 생각도 들고,
또 '깔깔' 하면서 큰 소리내어 웃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작가님의 다른 책인 '여행선언문'도 곧 읽어야겠다 :)
정말 진실된 제목을 가진 책이었다. 이런 사람이 있을수 있나 싶을 정도의 책벌레와 정말 결혼한 저자가 부부생활을 하며 겪는 이야기는 이게 현실인지 연극인지, 소설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몰입감을 안겨주었다. 코드가 맞는 책이어서였을까 뜬금없는 부분에서 큭큭 거리며 웃으며 볼 수 있었던 유쾌한 에세이였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을 배우자로(남편) 맞아 함께 사는 인생은 꽤나 재미있겠다 싶으면서도 반대로 이렇게 가끔 욕설을 날리더라도 더불어 은근히 쓸데없는(?) 경쟁심을 자극하게 만들고 함께 추억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배우자를(저자) 만나는 것도 참 행운이고 행복이겠다 싶기도.
저자의 남편이 겪는 에피소드만 가지고 시트콤을 찍어도 되겠다 싶을 정도도 재미있는 부분이 많았는데 늘 아침에 가져나갈 책을 미리 가방안에 넣어두는 것이 아니라 현관앞에 쌓아두고 있다가 챙겨나가고, 책방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며, 남들에게 책을 선물하는데서 즐거움을 느끼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읽었던 책의 한구절을 통해 표현하는 인생도 멋져보였지만 아주 멀리사는 동생집을 걸어서 방문해보자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실천하는 것 또한 이건 뭔가 싶으면서도 내심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건 간단히 설명하면 하루에 만약 20킬로미터를 걸었다 치면 다음주 주말에는 거기까지 다른 차편으로 이동해서 다시 걷기를 이어나가는 식으로 천인가 이천킬로미터를 걸어가겠다는 프로젝트였는데 유럽은 산맥같은게 없어서 가능한건가 싶었다는. 하긴 그러고보면 우리나라도 하루만에 대중교통만 이용해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기 등 변형버전이 있는 듯.
수많은 고전 소설의 문구를 외워서 그때그때 써먹을 수 있는 삶은 얼마나 낭만적일런지 상상하며 보는 것만으로 무척 유쾌한 경험이었던 책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책에 관련된 모든 것을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 어떤 그림이나 상품을 봐도 책이 그려져있으면 눈길이 가고, 책과 서점의 향을 내는 향수를 맡게 되고. 또 책이 들어간 단어에 반응하게 된다. 그래서 온라인 서점의 굿즈가 그렇게 잘나가지 않을까.
일단 나는 그렇다. 책이 들어간 단어만 있어도 한 번 더 보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을 골랐다. 책벌레. 어린 시절, 나의 별명이었던 추억의 단어. ㅋㅋ
게다가 '프랑스' 책벌레이니 새로운 문화도 접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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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주영 씨는 20대에 도쿄, 30대에 로마, 그리고 40대에 파리를 떠돌며 공부하다 로마에서 만난 프랑스 남자 에두아르와 결혼한다. 그런데 남편 에두아르는 책에 미쳐서 이런저런 물건을 잘도 잃어버리는 '책벌레'였고, 그녀가 기대했던 안정적인 생활은 물거품이 되었다는...
이 책은 남편 에두아르의 독서와 관련된 사건들을 담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느라 늦잠을 자고, 휴대폰같이 중요한 물건도 여러 번 잃어버리고. 벽에 못을 박아야 하는 일정도 계속 미루고. 책을 계속 사서 자리도 부족하고, 돈도 부족하게 되는 일상! 책 추천 글 중에 '이렇게나 웃기고 지적인 '부부의 세계'라니. (중략) -이영미-'라는 문구가 있는데, 다 읽고 나니 정말 공감이 되는 멘트였다. 웃기고 지적인 부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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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일상을 담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그저 '웃긴' 책으로 끝났을 것이다. 이 책은 책벌레 에두아르 씨가 읊어대고, 저자 이주영 씨가 떠올린 문장들이 가득하다. 일상 에세이의 가벼움을 즐기면서도 자연스레 녹아든 명작의 글귀에 아- 하고 감탄하게 되는 책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배추적과 마들렌' 에피소드가 특히 그랬다. 인용 문구와 따뜻한 일상이 하나가 되어 마음을 울렸다. 타국에서 문득 그리워진 배추전을 해먹으며 맛있다고 할 때, 대답으로 '노스탤지어'라는 단어가 들려오고. 거기에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구절을 더하는...
오랜 시간이 지나 사람이 세상을 떠나고 사물이 낡아 사라져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 때에도 냄새와 맛만은, 마치 영혼처럼 오랫동안 살아 머무른다. 보다 연약하지만 더욱더 생생하게, 형태는 더 흐려졌어도 더 집요하고 성실하게, 기억하고 기다리고 기대하며 한없이 자그마한 물방울 위에서 추억의 거대한 건물을 단단히 떠받친다.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스완네 집 쪽으로> 中
너무 아름다운 일상이라고 느꼈다. 대화를 하다가 관련된 책의 구절을 읊어 함께 있던 사람과 같이 느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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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집들이나 모임을 시작할 때 시를 낭독하는 것 또한 (프랑스의 문화인지 아니면 에두아르 씨 집안의 문화인지는 모르겠다고 하셨지만) 매우 근사한 문화라고 생각해 부러움을 느꼈다.
책 속에서 '프랑스인들은 모두가 평등해야 하며 즐거운 삶을 살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깊이 박혀있다'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이게 바로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자신에게 의미 깊었던 구절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것!
만약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게 된다면, 이런 일상을 공유하고 싶다.
아무리 상대가 사고를 쳐도 사랑할 이유가 더 많은, 그래서 앞으로도 함께 할. 그게 바로 부부인 거겠지? 거기다 이렇게 문학적인 감수성까지 더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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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담백한 문체에 녹아든 유머, 그리고 (직접 그려 넣으신) 감성적인 삽화 덕분에 읽는 내내 즐거웠다. 지루함은커녕, 단숨에 읽어내리기 바빴다. 그러면서도 페이지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에 아쉬워했다.
작가님을 어르고 조르고 괴롭히고 협박하며 설득한 에디터 분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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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7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이주영 저, 나비클럽) 제목만 보고 아 진짜 부럽다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음.. 결혼은 역시 안하는편이 낫겠군!! 하는 마음이 드네요. 덜렁거리고 안치우고 여기저기 싸우고 다니는 남편은 감당하기 힘들거 같아요ㅎㅎ그래도 그냥 책으로만 접하기에는 귀여운 면도 많고 재밌네요. 수학여행에서 학생들에게 선물받은 이야기는 참 따뜻했습니다. 그리고 JSA보고 남편이 사람들에게 했던 말도 감동~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에 관한 이야기에는 관심이 저절로 갈 수밖에 없다. 책 제목을 보자 '책벌레'와 결혼한 사람이 겪는 일상이 궁금해졌다. 그냥 책벌레가 아니라 '프랑스' 책벌레라니, 심리적 거리가 살짝 벌어지면서 미지의 존재를 향한 궁금증도 생겼다. 책을 향한 집념 때문에 다른 일에는 덜렁대는 남편의 모습에 머리 아파하는 저자의 모습이 재미있다. 남편 하나로 책 한 권을 쓸 정도이니 마음의 크기가 대단한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