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의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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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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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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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시공간을 환상적으로 연출하는 이야기 마술사의 등장
-자신을 타인처럼 모른 척해온 이들을 위한 이야기-
미스터리와 오컬트가 결합된 오싹하면서 매혹적인 환상소설의 탄생


살인자의 기묘한 심리를 환상적인 필치로 그린 「졸린 여자의 쇼크」로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을 수상한 이은영 작가. 한국 장르문학계에 ‘자기 정체성이라는 미스터리’를 탐색하는 새로운 작가의 탄생을 알리는 데뷔였다. 특유의 메타포 활용과 기이하고 독특한 소재, 뜻밖의 반전으로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선사하는 이은영 월드를 본격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작가의 첫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우울의 중점』에는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 수상작을 비롯해 환상적인 이야기 마술사의 탄생을 가능케 한 중단편 소설 다섯 편이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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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적 시공간을 환상적으로 연출하는 이야기 마술사의 등장
자신을 타인처럼 모른 척해온 이들을 위한 이야기
-박인성(문학평론가)


살인자의 기묘한 심리를 환상적인 필치로 그린 〈졸린 여자의 쇼크〉로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을 수상한 이은영 작가. 걸핏하면 졸음에 빠지는 한 여자가 어릴 적 자신이 괴롭히다 죽인 친구의 시체를 확인하는 이야기로 자신이 외면해온 과거와의 싸움을 보여주며 독자들의 마음을 강력하게 사로잡았다. 이는 한국 장르문학계에 자기 정체성이라는 미스터리를 탐색하는 새로운 작가의 탄생을 알리는 데뷔였다.
특유의 메타포 활용과 기이하고 독특한 소재, 뜻밖의 반전으로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선사하는 이은영 월드를 본격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작가의 첫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우울의 중점》에는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 수상작을 비롯해 환상적인 이야기 마술사의 탄생을 가능케 한 중단편 소설 다섯 편이 수록되었다.

인생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이다. 어쩌면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 이 미스터리의 진실인지도 모른다. 과거의 트라우마와 상처는 기억을 왜곡하거나 지워버리고 자기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타인처럼 모른 척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렇게 버텨온 우리에게 삶은 여전히 불가해한 사건들로 가득하다. 이 소설집에 드러나는 일련의 미스터리 판타지, 혹은 초현실성은 미스터리의 진실에 다가가게 하는 따스하고 낯선 통로 역할을 한다. 이 통로를 지나면 마주하기 힘들었던 자신을 받아들이게 되는 뜻밖의 결말을 만나게 된다.


●미스터리와 오컬트가 결합된
오싹하면서 매혹적인 환상소설의 탄생


특수한 공간에 갇히게 된 연인, 기면증에 빠진 살인자, 의자와 한 몸이 된 사람, 머릿속의 지진을 겪는 주인공, 나이를 이상하게 먹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은영의 소설은 우리를 낯선 세계로 끌어들인다. 독특한 시공간이 펼쳐지는 오컬트적 환상성은 단순히 상상력 그 이상을 넘어 강력한 치유의 힘을 발휘한다. ‘때로는 공포스럽고 때로는 불쾌하며 불가해하기까지 한 자기 정체성의 미스터리를 받아들이려는 시도야말로 비극적 자기인식을 넘어서 타인과 공존하는 방법’이라는 걸 보여준다.
미스터리와 오컬트 사이에서 흥미로운 장르적 결합을 통해 매력적인 환상 소설로 거듭난 이 작품들은 마력에 가까운 흥미진진한 서사구조와 함께 풍성한 맥락과 은유로 가득하다. 이에 박인성 평론가는 “초현실과 심리적 현실 사이를 넘나들면서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솜씨가 탁월해서 마술인지 알고 보는데도 계속 몰입하게 만드는 일류 마술사 같은 솜씨”라고 평했다.


●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이야기를 담은 중단편 소설 5편
반복해서 읽어도 새롭게 빠져드는 놀라운 흡입력


〈폭풍, 그 속에 갇히다〉
나는 오래전 헤어진 애인을 우연히 카페에서 만난다. 어색하게 안부를 묻고 헤어지려는 순간 미스터리한 상황에 놓이는 두 사람. 테이블 밖으로 내딛는 발이 보이지 않는 투명한 막에 가로막힌다. 거꾸로 누구도 이 안에 들어올 수 없다. 오히려 보호막이 된 투명한 막 때문에 두 사람 모두 비정상적인 자유를 느끼며 서로를 마주한다. 초현실적인 상황이 벌어진 원인을 함께 탐색하던 와중, 폭풍이 불어와 주변 일대가 침수되어 버린다.

〈졸린 여자의 쇼크〉
‘우호진’은 걸핏하면 졸음에 빠져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별명이 잠탱이였다. 세무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 호진은 같이 근무하던 알바생 ‘지윤’의 수상한 말들 때문에 비밀로 묻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게 된다. 이십 년 전 친구들과 함께 괴롭히던 같은 반 아이를 그녀가 죽이고 묻어버린 일. 호진은 지윤이 그 일을 알 리 없다며 시신 묻은 곳을 파헤쳤다가 뜻밖의 존재를 만난다.

〈그가 기울어졌다〉
이 작품은 남자 친구와 이별한 뒤 그와의 기억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은효’가 아랫집 신혼부부의 작별을 관찰하는 이야기다. 은효의 집에 남자 친구와 같이 쓰던 물건들이 택배로 배달되고 매일 밤 방안에서 지진을 느끼지만 아랫집 부부는 이를 느끼지 못한다. 여자는 생판 남인 은효에게 남편과의 불화를 몇시간이나 털어놓고 은효는 이를 다 들어준다. 어느 날 아랫집 여자가 이유 없이 행방불명되지만 남편은 부인을 찾으려 하지 않고, 이 미스터리는 다시 은효의 작별에 대한 기억의 환기로 돌아온다.

〈의자는 사형되어야 한다〉
환상적인 이야기 마술사로서의 작가의 마력이 더욱 발휘되는 작품은 〈의자는 사형되어야 한다〉와 표제작인 〈우울의 중점〉이다. 이 중 사람이 스스로 목을 맬 때 쓰이는 의자 이야기인 〈의자는 사형되어야 한다〉는 인간의 탄생과 죽음을 그로테스크하게 그린 작품으로 인간에게 붙어 있는 어두운 내면을 환상적으로 형상화했다.
‘여은’은 자신이 태어난 날 의자 위에서 목을 맨 엄마에 대해 가족들과 제대로 된 대화를 해본 적이 별로 없다. 의자는 곧 폐기되었지만 여은은 이따금 집안에서 기이한 일들을 겪으며 불안함을 느낀다. 섬뜩한 기억이 가득한 집을 떠나 오빠 ‘여훈’과 평범하게 살아가던 여은 앞에 어느 날 ‘의자’가 다시 등장한다. 이번엔 오빠의 의뭉스러운 친구 ‘석희’와 함께이다. 이 작품은 현실적 고통이 잠재된 불안하고 우울한 인간의 내면을 무생물인 의자와 결합해 강렬한 이미지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우울의 중점〉
표제작인 〈우울의 중점〉은 나이를 먹는 인간의 고통을 비유적으로 담은, 한 남녀의 기괴한 러브스토리이다. ‘조우’는 ‘디어텔로스’라는 돌연변이 인간종으로 태어났다. 수명은 일 년밖에 되지 않고 나이를 먹기 위해선 매년 한 번씩 인간의 신체 일부를 먹어야 한다. 뱀파이어보다 훨씬 더 번거롭고 고통스러운 생존 수단을 취해야만 겨우 인간 사회에 잠입해 살아갈 수 있는데 심지어 인간의 신체를 섭취할 때마다 외형도 그 사람과 같은 모습으로 변형된다. 그뿐 아니라 감정과 기억 역시 전이된다. 이 작품은 ‘조우’의 정체를 모른 채 그를 초등학교 같은 반에서 만나 성인이 된 이후에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윤의’와 ‘조우’의 이야기다.

소설의 결말에서 이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장면을 담은 〈우울의 중점〉에 대해 박인성 문학평론가는 이렇게 평했다. “생존수단에 있어서는 비인간적일 수밖에 없는 존재가 가장 인간적인 감정들의 전이를 경험함으로써 인간적 삶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결국 타인과의 인간관계를 연료처럼 태우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요령 없는 인간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주기적으로 누군가를 만나고 다시 작별함으로써만 자기자신을 자각하는 비극적 인식의 연속 속에 놓여 있는 인물들이 그 연쇄의 반복을 끊어내는 방법을 모색하는 이야기다.”

종이책 회원리뷰 (16건)

구매 우울의 중점 내용 평점1점   편집/디자인 평점1점 YES마니아 : 골드 메**어 | 2022.12.0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내용 ★★☆☆☆ 가독성 ★★★★☆ 소장가치 ★☆☆☆☆ 전체평점 ★☆☆☆☆ 미스터리 추리 단편집. 있을 법한 일의 미스터리함이나 알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미스터리가 아니라 판타지 미스터리에 가깝다. 특이한 소재를 미스터리 소설의 방식을 빌려 썼는데, 그래선지 선뜻 이해하고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중편 분량에 해당하는 '우울의 중점'이라는 작품은 책의 가장 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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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가독성 ★★★★☆

소장가치 ★☆☆☆☆

전체평점 ★☆☆☆☆

미스터리 추리 단편집. 있을 법한 일의 미스터리함이나 알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미스터리가 아니라 판타지 미스터리에 가깝다. 특이한 소재를 미스터리 소설의 방식을 빌려 썼는데, 그래선지 선뜻 이해하고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중편 분량에 해당하는 '우울의 중점'이라는 작품은 책의 가장 마지막에 실려있다. 솔직히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매년 생일 때마다 다른 사람을 먹어야만 살 수 있는 생명체와 그 생명체를 사랑한 남자. 하지만 자신의 팔이 그녀에게 뜯겨 먹히고, 근육 파열로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게 된다. 그렇지만 그런 그에게도 계속해서 여자가 생기지만 이상하게도 1년 쯤 사귀게 되면 헤어진다.

1년 징크스를 깨보기 위해 노력하지만 마지막 만나는 여자와도 1년 째에 이별을 선고당하고, 남자는 자살을 결심한다.

그리고 이러쿵저러쿵 서로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우울해서 그랬다는 식으로 이야기의 방향이 틀어지는데, 대체 뭐가? 어떤 부분이? 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이야기 진행이었다.

게다가 왜 글을 오른쪽 정렬로 해서 글을 읽는 이로 하여금 불편과 짜증을 유발하는지. 책 제목이 불쾌의 중점이었으면 책을 읽는 내내 그랬으니까 이해했을지도 모르겠다.

책 내용도 불쾌하고 오른쪽 정렬로 읽는 이를 빡치게 하는 것도 불쾌한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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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표지가 진짜 사고싶게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s***y | 2022.09.0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원래 책 구입 선택폭이 좁지 않아요.   새롭게 도전하지 않고   기성작가나 대중매체를 뚫고 나온 그런 네임드 쪽 책을 일단 보는 편이에요   근데 넵이었나 어디서 홍보 프모를 본거 같은데   이거 겉표지가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취향 상 안 살 수가 없게 만드는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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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책 구입 선택폭이 좁지 않아요.

 

새롭게 도전하지 않고

 

기성작가나 대중매체를 뚫고 나온 그런 네임드 쪽 책을 일단 보는 편이에요

 

근데 넵이었나 어디서 홍보 프모를 본거 같은데

 

이거 겉표지가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취향 상 안 살 수가 없게 만드는

 

그래서 진짜 고민하다가 샀어요

 

글고

 

홍보해주시는 수식어 또한 전부 너무 맘에 들어서

 

걍 넘어갔어요

 

첫번째 단편부터

 

20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계속 반복하긴 했어요

 

아니 계속 읽고는 있는데 그 상황이 전혀 머리속에 안그려져서 ㅋㅋㅋ

 

뭐야 어떻게 갇혔다는 거야 상상이 전혀 안되자나

 

진짜

 

1편 넘기니까

 

 

하면서 이제 수루룩 잘 읽을수 있게 되었어요

 

이런 장르를 뭐라고 하지

 

암튼 상상문학인지 뭔지는 잘 모르지만

 

''의자''랑 '조우랑 윤재' 이야기는

 

정말 잘 읽었어요

 

특히 의자는 심지어 뭔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의자 자체의 속성이 나중에는 미친 안쓰럽고 감동하고 있더라구요

 

작가님이 의도한 바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후회 없는

 

구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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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우울의 중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g*******6 | 2022.05.30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책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다 했더니 양장본이었다. 소설집인지 모르고, 디어텔로스 이야기만 포함된 줄 알고 샀는데 너무도 독특한 주제, 너무도 독특한 내용 소설 하나하나가 정말 특이해서 놀랐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작가가 되는 건가 싶기도 했고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과, 굳이 책이 아니더라도 대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은영 작가님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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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다 했더니 양장본이었다.

소설집인지 모르고, 디어텔로스 이야기만 포함된 줄 알고 샀는데

너무도 독특한 주제, 너무도 독특한 내용

소설 하나하나가 정말 특이해서 놀랐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작가가 되는 건가 싶기도 했고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과, 굳이 책이 아니더라도 대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은영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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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소설 세계로의 입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비***유 | 2021.12.31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티저북에 이어 출간된 책을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3편의 단편소설을 더 읽을 수 있는 행운을 가졌다! 책표지가 마음에 드는데 자세히 보면 섬뜩한 표지이다. '우울의 중점'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앞서 '폭풍, 그 속에 갇히다', '졸린 여자의 쇼크'는 티저북으로 읽어서 건너뛰고 '의자는 사형되어야 한다'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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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저북에 이어 출간된 책을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3편의 단편소설을 더 읽을 수 있는 행운을 가졌다! 책표지가 마음에 드는데 자세히 보면 섬뜩한 표지이다. '우울의 중점'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앞서 '폭풍, 그 속에 갇히다', '졸린 여자의 쇼크'는 티저북으로 읽어서 건너뛰고 '의자는 사형되어야 한다'를 폈다. 한 여자가 면접을 대기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근데 이거 먼가 이상하다. 나무 의자가 갑자기 나타난다. 내 것이 아니라 생각했지만 내 의자다. 그 뒤로 여자는 면접관이 보는 앞에서 의자 위로 올라가 목을 맨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의자의 여행기?에 가까운 내용이 이어진다. 무려 백년정도를 거슬러 올라 독일에서 시작한다. 한 여자아이가 잘못을 할 때마다 '침묵의 의자'에 앉고 가족에 대한 미움으로 놀래줄 생각으로 창가에 서있다 바람이 불어 아래로 추락한다. 자살을 도운 의자일까. 그 후 1995년, 집에서 기이한 경험을 하고 난 후, 오빠의 친구라는 사람이 의자를 가져왔다. 그녀는 의자 속으로 빨려들 듯한 경험을 한다.  오빠와 나는 이 의자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치우고 버리려고 했지만, 끝내 거울 속에서 내가 의자가 되는 모습을 본다. 오빠는 내가 의자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결국 의자가 된 나는 옥상에서 훌쩍 뛰어내린다.

 

'그가 기울졌다'는 이별을 한 여자가 지진을 계기로 아랫집에 사는 여자와 대화를 하게 된다. 자신의 방에서는 지진이 일어나는데 아랫집에서는 못느낀다는 이상한 현상. 헤어진 남자로부터 택배가 여러번 온다. 여자는 밤에 세탁기 돌리는 소음과 물이 새는 현상 등을 이야기하지만 번번이 외면당한다. 그리고 아랫집 여자가 사라진다. 그녀의 남편이 찾아와 하소연하지만 찾을 수 없다. 그 남자는 자꾸 바람이 분다고 한다. 윗집 여자처럼 과거의 추억 속으로 들어왔던 것인지 여자는 지진을 느끼고, 남자는 폭풍을 느낀다. 그리고 이제 현실을 받아들인다.

 

'우울의 중점'은 이 책 제목임과 동시에 또다른 단편소설이다.  윤의라는 남자는 어릴 적 조우라는 관심있던 애에게 팔을 심하게 물어뜯긴다. 어릴적 윤의는 밝고 명랑했으나 늘 혼자였던 조우에게 관심이 생기면서 결국 그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조우는 디어텔로스였다. 돌연변이 인간종으로 수명이 1년밖에 되지 않아, 나이를 먹기 위해서는 인간의 신체 부위를 먹어야만 하는 존재. 인간에게 정체를 숨겨야만 한다. 인간의 2차 성징 시기 열한 살부터는 체내 복제력이 발현되어 그 인간으로 변한다. 여기에서 도플갱어를 떠올렸지만, 체내 복제력이라 생각하니 복제인간이 되는건가 싶기도 했다. 조우는 윤의가 되고 싶어했고, 결국 윤의의 세번의 연애 또한 변신한 조우였다. 윤의는 조우의 고백에 믿기지 않아했지만 결국 다시 둘은 같은 모습으로 마주보게 된다.

 

이 책에서 해설이 있는 건 나처럼 처음 접하는 독자들을 위한 배려인 듯 싶다. 내가 앞에서 본 두 편의 소설도 아 이렇게 끝나버린건가 싶었던 맺음과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환상의 세계. 아직 어리둥절 했던 이야기 전개. 출간된 책에서 읽은 세 편의 소설들은 한번에 이해하기가 어려워 여러번 읽었다. 의자가 되어버린 사람과 지진과 바람을 겪는 남녀들, 그리고 인간을 먹고  그 인간이 되는 디어텔로스. 문득, 감독이 열린 결말로 끝내버린 영화를 두고 설왕설래 하는 관객들이 오버랩되었다. 아, 환상소설은 두고 해석이 분분하겠구나하는. 내가 생각했던  '졸린 여자의 쇼크'의 결말과 이해가 문학평론가의 해석을 보면 전혀 다르게 다가왔다. 나는 살인이라 생각했지만 결국 그 자신은 지윤이고, 스스로 속이기 위한 연극을 한 것이란 것. 즉 회피하며 살아온 자신의 과거 모습이며, 과거를 마주한 것이다. 

 

'우울의 중점'은 문학평론가가 말한 것처럼 나 자신을 마주본다는 점에서 네 편의 소설들과는 달랐던 것 같다. 네 편은 조금 당황스럽게 끝을 맺지만 조우와 윤의가 같은 모습의 서로를 바라본다는 것은 나 자신과 공존해야 하는 또다른 자아를 받아들인다는 것인지.

 

나 자신과 또다른 타인(또 다른 나)와의 공존에서 작가는 미스터리한 시공간을 활용한다. 그것이 오컬트적인 초자연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판타지의 세계가 된다. 처음엔 미스터리라고 하긴 했는데 평행세계에 기면증에 살인을 하는 사람,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작가의 공상의 세계는. 하고 생각했지만 주인공들의 판타지, 비현실적인 세계는 다 자신의 과거와 연결되어 있는 시공간이었다. 신기한 구성이었고, 결말이었다.

 

나도 나름 공상을 많이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상상과 환상의 세계를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고 이어지게 이야기를 짓는 작가의 글을 보며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역시 이야기 마술사란 타이틀이 괜히 나온게 아니였구나 하는 존경을 보낸다.

앞으로도 새로운 문학의 지평을 열고 또 놀라운 환상소설을 쓸 작가의 다음 소설을 기대해본다.

 

 

* 이 책은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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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서평_우울의 중점_이은영_나비클럽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a***l | 2021.12.11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서평_우울의 중점_이은영_나비클럽     특별한 소설이었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그 안에서 피어나는 초현실적인 현상들. 과연 작가가 그린 환상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상황이 주는 애매함은 정답이 없이 다양한 생각들을 떠올리게 했다. 흔히 예상할 악당도 없고 선인도 없다. 그저 여주인공으로 시작되는 전 남자친구와의 만남에 메시지가 있었던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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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우울의 중점_이은영_나비클럽

 

 

특별한 소설이었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그 안에서 피어나는 초현실적인 현상들.

과연 작가가 그린 환상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상황이 주는 애매함은 정답이 없이 다양한 생각들을 떠올리게 했다. 흔히 예상할 악당도 없고 선인도 없다. 그저 여주인공으로 시작되는 전 남자친구와의 만남에 메시지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난 시간들이 현실 속에선 미스터리한 투명 큐브에 갇힌 채 드러난 듯하다.

 

카페가 주는 안락함은 심적인 안정을 주고 마음을 열리게 한다.

그 속에서 편안하게 마시는 커피와 특유의 향내를 사람들은 좋아한다.

밖은 흐릿하며 비가 주르륵 내리고 있고 습하고 비릿함까지 더하면 나름 운치가 있지만 사람의 감정 상태에 따라선 그것이 우울할 수도 있겠다.

 

주인공 전 남자친구의 기이한 행동은 은근히 피어나는 불안감을 조성하더니 결국 두 사람을 투명한 사각 공간 안에 가둬 버렸다. 나갈수도, 들어올 수도 없는 미스터리한 공간.

그 안은 경찰도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우연에서 비롯된 평행 세계와의 연결고리는 마치 삶의 양면성을 상징하듯 보였다.

 

그 현상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마치 철창에 갇힌 동물을 보는 것처럼 이슈거리가 되어버렸다.

결국은 비가 폭풍으로 발전하는 광경은 장엄하면서도 거친 자연의 모습이었다.

 

폭풍과 평화로운 일상.

현실과 비현실의 애매한 경계면에서 나는 주인공의 움직임에 따라가게 되지만 첫 느낌은 혼란스러웠다.

 

'폭풍, 그 속에 갇히다.'

 

소설이 내게 주는 초현실적인 느낌을 한마디로 정의할 순 없었다.

일단 이 책의 제목이라 할 수 있는 '우울의 중점'이라고 하고 싶다. 그렇다고 우울을 찬양하거나 염세주의가 깃든 이야기는 아니다. 그저 작가가 그려 낸 낯설면서도 환상적인 공간을 만끽하면 되는 것이다. 이 놀랍도록 심오하고 특별했던 소설은, 다 읽고 나서도 묘한 여운을 주었다.

 

내가 떠올렸던 색은 화이트였다.

하얀 도화지에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았지만 내 상상은 그 무언가를 그리고 있다는 것. 바로 이 소설이 그런 느낌이었다.

 

소설의 첫 장에서 봤던 문장이 유독 떠오른다.

 

'그럼, 이 낯선 세계를 마음껏 즐겨주시길.'

그랬다.

마음껏 채우고 마음껏 비우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니까, 우울의 중점에서 삶의 방점을 찍었다.

아름답게.

 

이은영 작가님의 첫 작품은 계간 미스터리에 실렸던 '졸린 여자의 쇼크'를 읽으면서였다. 이 단편 소설은 신인상 수상에 빛나는 보석이었다. 물론 심사위원분들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었다.

티저 북의 단편 소설을 읽으며 느낀 건 앞으로도 작가님이 얼마나 더 훌륭해지고 성장할까? 하는 기대감이었다. 미스터리 문학의 불모지인 국내 여건 상 쉽지 않겠지만 한국에 이런 작가님이 계신다는 게 한편으론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편에서 더 확장시켜서 장편 소설도 쓰셨으면 좋겠다.

섬세한 문장과 적절히 배합된 기가 막힌 단어의 조합도 훌륭했으며 머릿속에 그려지는 배경 장소는 군더더기 없었다.

일부러 멋 내는 표현들은 독자가 금방 안다. 억지스럽게 욱여넣은 것도 귀신같이 찾아내는 게 독자다. 그래서 독자가 무섭다는데 이 소설은 빈틈없이 탁월했다.

 

다음은 어떤 소설로 재미를 줄지, 작가님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우울의중점 #이은영 #나비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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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타인이 되기도 하는 나 자신, 과의 우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p*****s | 2021.12.1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혼란과 의문이 들 때는 시작점으로 돌아가 보는 것, 그걸 알아보는 것이 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야기 역시 그렇다. 첫 사랑의 이야기를 알아야 이전과 이후의 모든 서사가 이해가 된다.   “나는 이 이름을 평생 잊을 수 없다. 본명은 혜정이었지만 그는 내게 조우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그 어떤 이유도 밝히지 않고.”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첫 사랑이다.&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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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과 의문이 들 때는 시작점으로 돌아가 보는 것,

그걸 알아보는 것이 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야기 역시 그렇다.

첫 사랑의 이야기를 알아야 이전과 이후의 모든 서사가 이해가 된다.

 

“나는 이 이름을 평생 잊을 수 없다.

본명은 혜정이었지만 그는 내게 조우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그 어떤 이유도 밝히지 않고.”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첫 사랑이다. 신비롭고 아름다웠다고 기억하는...

 

“난 네가 되고 싶어.”

 

9월 16일, 열세 번째 생일, 조우와 나는 생일이 같다.

 

언제 선명해지나 기대하며 즐겁게 읽다가,

무슨 일이 있었는 지를 읽게 되었을 때...

딱! 하고 주변의 공기 흐름이 멈춘 듯... 놀랐다...

멈추고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읽고 싶어졌다.

 

Dear Telos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서 목적인(目的因)...

논리와 설득으로 존재를 설명해보려는 노력...

 

“사람들은 나이를 먹을 때 그냥 먹는 게 아니야.

자신이 원하는 인간상이 있어.

다들 그 인간상이 되려고 갖은 애를 쓰면서 노력해.”

 

단년의 삶으로 응축된 그 포화된 에너지가 내뿜을 수밖에 없는 폭발과 수축.

동물의 습성을 따르는 편이 생존에 훨씬 유리하고,

살육에 죄의식이 없는 포식자처럼 나이를 먹어야만 덜 고통스럽다,

는 이야기는 디어탈로스만의 삶이 아니라서...

새삼 오싹하다.

 

1년이라는 시간은 봄이 그다지 반갑지 않았던 시절을 기억나게 한다.

새 학기 새 반 새 담임... 그리고 새 학교...

새로운 낯선 것들, 이들을 거듭 만나는 형식이 힘들었다.

 

나는... 친구란 무엇이고 어떻게 사귀는 것인가, 고민을 꽤 오래 해서

누가 “친구야~”라고 부르면 깜짝 놀라기도 했다.

동창, 동기, 동료, 지인...

모두가 친구라고 부르고 불리기도 하고

모두가 그저 타인이기도 했다.

 

이 작품 속 인물은 여러 명으로 복제되기도 하지만

결국엔 두 명인 듯한 단 한 명인 건가 싶어...

왈칵 외롭고 쓸쓸했다...

타인으로 불러 낸 자신을 마주 보며 의식이 흐릿해지는 장면은... 서러웠다...

 

! 스포를 피하려 할 말은 다 썼지만 내용 전달은 부족한... 거의 없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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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작가에게 마력이 있음이 분명하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v*******s | 2021.12.0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책을 한 번에 다 읽은 게 참으로 오랜만이다. 일단 책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고 각각의 단편들 제목 모두 매력적이다. 근데 책을 열어보니 제목만 매력있는 게 아니였다.더군다나 처음 읽었을 때와 두 번째 세 번째 읽었을 때 각각 다르게 보인다. 특히 졸린 여자의 쇼크는 다양한 해석들을 보았는데 분명 나의 해석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작가에게 확인할 순 없지만…스포가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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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한 번에 다 읽은 게 참으로 오랜만이다.
일단 책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고 각각의 단편들 제목 모두 매력적이다. 근데 책을 열어보니 제목만 매력있는 게 아니였다.
더군다나 처음 읽었을 때와 두 번째 세 번째 읽었을 때 각각 다르게 보인다. 특히 졸린 여자의 쇼크는 다양한 해석들을 보았는데 분명 나의 해석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작가에게 확인할 순 없지만…스포가 될 수 있어 추측해 본 내용은 적지 않겠다.꼭 한 번 읽어 보시길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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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SF 소설의 고정 틀에서 벗어나 그 누구도 짐작할 수 없는 쇼킹한 반전 작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b*******n | 2021.12.07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나는 이 작품을 가제본으로 먼저 읽었다. 일전에도 언급했지만 나는 이 책에 수록된 작품 중에서 <폭풍, 그 속에 갇히다> 라는 작품을 무척 좋아했다. 해당 작품에는 ‘우울에서 벗어나는 법’ 이라는 문장이 등장했고, 현실적으로는 말이 안되겠지만 내게는 적잖은 인상을 남겼다. 사실 가제본 이후에 출판사 관계자와 잠시 개인계정으로 DM을 주고 받았던 적이 있다. 관계자는 도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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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작품을 가제본으로 먼저 읽었다. 일전에도 언급했지만 나는 이 책에 수록된 작품 중에서 <폭풍, 그 속에 갇히다> 라는 작품을 무척 좋아했다. 해당 작품에는 ‘우울에서 벗어나는 법’ 이라는 문장이 등장했고, 현실적으로는 말이 안되겠지만 내게는 적잖은 인상을 남겼다. 사실 가제본 이후에 출판사 관계자와 잠시 개인계정으로 DM을 주고 받았던 적이 있다. 관계자는 도서명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고, 나는 조금 밝게 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드렸다. 나의 그런 제안은 몹시 섣부른 생각 이었던 것 같다. 도서명만 보면 내가 좋아하는 작품과 일맥상통하고 연상선이라고 느껴질테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는 어떤 심오하고, 지평적인 느낌을 주었고 그런 결과를 도출해 냈을 때, 도서명은 이 책에서 중점적으로 말하고자하는 것을 함축적으로 의미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깊은 뜻을 짐작할 수 있었다. 뭐랄까, 오히려 작품의 이름이 책을 구성하는 것들 반전 속의 반전과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요소들이 또 하나의 반전을 만들어 낸다고 해야 할까. 이름만 보고는 이 작품의 매력을 전혀 그 누구도 짐작할 수 없으리라는 사실 말이다. 어쨌든 이 책을 모두 읽고 난 뒤에는 좋아하는 작품이 하나 더 늘고 늘어가서 결국 이 책을 사랑하게 됐다. <우울의 중점>은 나의 첫 SF 소설이지만 동시에 왜 사람들이 SF 소설을 읽는지 에 대한 이유를 알려주기도 한 책이다. 현실과 멀어지는 그 순간 만큼은 내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실의 세계에서 많은 것들을 억압 당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가져다주는 새로운 시공간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생각할 수 있으며,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하며, 잊고 사는 것들을 되새기도록 교훈을 준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우울증이 조금 사그라든 상태였다. 그 상황에서 이 책의 이름은 그런 생각을 들게 했다. 줄곧 나는 우울에 지배 당해왔고, 내 의지로 우울을 통제할 수 없었기에 ‘우울의 중점’ 이라는 이름은 그것 만으로도 나를 지배하는 우울증을 통제하는중점이 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고 이 책을 신청했다. 책이 말하는 것과 나의 욕구가 다르더라도 개의치 않게 될 만큼 너무 재밌고 흥미롭게 읽었다. 그런 것 같다. 우울에는 반드시 원인이나 요인, 기제가 있는 것 이라는 것 이라고, 우리도 그럴테지. 거기서 나는 알 수 없는 기묘한 동질감을 느끼면서 굉장히 스릴 넘치게 읽었다. 나는책을 덮으면서 저자 ‘이은영’ 이라는 사람이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을 받을 만하다며, 고개를 끄떡끄덕 거렸다. 한 권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린 기분. 끝으로 나는 읽을 예정인 독자들을 끌어 당기기 위해 해당 작품의 좋아하는 문장을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나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작품이 마음에 들면 주로 하는 행위라는 것을 다들 알까. 입이 근질근질 하지만 참고, 이만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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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눈물에 씻겨 기울어지는 이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p*****s | 2021.12.07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흔들리고 진동하는 지진이 ‘느껴지는’ 방에서 나는 침대 위에 놓인 소포를 바라본다. 시작부터 시점이 기묘하다. 혼란스러운 풍경에 마음을 더 단단히 하고 읽어 본다.   이별을 겪고 대면 접촉을 기피한 나는 아랫집 여자의 수다에 휘말려 그 집에서 오랜 시간 남편과의 불화를 듣고 만다. 침 대 위 소포 상자는 아직 열지 않았다.   “그나저나 상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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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고 진동하는 지진이 느껴지는방에서 나는 침대 위에 놓인 소포를 바라본다. 시작부터 시점이 기묘하다. 혼란스러운 풍경에 마음을 더 단단히 하고 읽어 본다.

 

이별을 겪고 대면 접촉을 기피한 나는 아랫집 여자의 수다에 휘말려 그 집에서 오랜 시간 남편과의 불화를 듣고 만다. 침 대 위 소포 상자는 아직 열지 않았다.

 

그나저나 상자 위치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면 어제의 나는 어디서 잠을 잔 것일까. 아마 잠을 자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새벽에 세탁기를 돌리는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깬다. ‘는 오래된 연인과의 이별로, 이별 후의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해 괴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중이라는 설명이 계속 등장하는데 나는 관계도 이별도 몹시 수상해하며 의심하는 중이다.

 



 

진동처럼 허상일까, 희뿌연 안개처럼 다른 것을 가리는 장치일까... 이토록 희부연하게 부유하는 이야기의 결말이 조바심나게 궁금하다.

 

안개를 대신하는 것? 사람의 입김?”

 

이제 지진은 본격적인 형태를 띠기 시작했고, 아랫집 여자와의 시도 때도 없는 만남과 빠짐없이 듣게 되는 결혼생활로 피곤하다.

 

이제 집에는 물이 흥건하다. 내 집에만 물이 새어 들어온다. 나는 무언가를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하는 중이고 과거와 현재가 중첩되는 듯한 시간의 흐름 속에 더욱 동요하고 있다. 헤어진 그에게선 그가 무작위로 넣은 물건이 담긴 택배가 계속 도착한다.

 

열흘이 지난 아랫집 남자가 나를 찾아와 아내가 사라졌다고 전한다. 나는 남편이 못 마땅하고 딱히 열심히 그의 아내를 찾으려는 생각도 없지만 아랫집을 방문했다. 별 대화는 없었고 일주일이 지나자 아랫집 여자에게서 편지가 오기 시작했다.

 

당신을 만나서 8년간 이야기를 나눈 것보다 한 달간 은효씨랑 얘기한 게 더 많아. 내가 당신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이 당신에게 가 닿지 않고 내 머릿속에서만 시작되고 끝이 났어. (...)”

 

몇 달이 지나고 나의 방은 몇 초도 않아 있을 수 없는 강진이 일어나고, 온 사방에서 나타난 그의 그림자는 나와 모든 것을 함께 한다. 택배 상자는 아직 열지 않았다. 아랫집 남자의 간절한 연락에 내려가 보니 남자는 내가 지진을 느끼듯 찬바람을 맞으며 엉망으로 살고 있었다.

 

얘기를 나누던 중 남자는 소용돌이 바람을 나는 최강도의 지진을 느끼기 시작한다. 과거의 기억들은 다시 한 번 휘몰아치고 후회는 짙고 할 수 있는 일은 도망도 못 가고 그 자리에서 우는 것뿐.

 

열지 않은 택배 상자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혹은 무엇이 들지 않았을까...

기울어진 그는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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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의자의 우울한 복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p*****s | 2021.12.06 | 추천2 | 댓글1 리뷰제목
  “나는 절망감을 안추르며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 놈은 오늘도 나를 따라왔다. 아니, 남들이 봤을 땐 내가 들고 온 것이었다.”   면접 대기 장소의 냉막한 풍경도 대단한데, 의자가 따라 온 면접자가 등장한다. 의자라는 사물이 인간을 향한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공포의 소재로 사용되는 작품이 잘 떠오르지 않아서 그 낯설음이 선뜩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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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망감을 안추르며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 놈은 오늘도 나를 따라왔다아니남들이 봤을 땐 내가 들고 온 것이었다.”
 
면접 대기 장소의 냉막한 풍경도 대단한데, 의자가 따라 온 면접자가 등장한다. 의자라는 사물이 인간을 향한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공포의 소재로 사용되는 작품이 잘 떠오르지 않아서 그 낯설음이 선뜩했다. 제목의 ‘사형을 당해야 할 의자’는 이 의자임에 틀림없다.
 
분명 면접을 보러 간 여자는 잠시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문장들 속에 머물더니 ‘면접관이 보는 앞에서 의자에 올라가 목을 맸다’고 하여 멍하니 놀랐다. 인간을 죽이는 의자구나... ‘사형’이란 조금은 불편한 표현을 선택한 이유를 알겠다. 이 사건을 밝히는 내용인가 싶었는데 중점은 재빠르게 옮겨 간다.
 
어쩌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알지도 모르겠다인간의 삶 속에 내버려진 의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인간이 의자에게 칠한 마음의 독성 물질이 어디까지 퍼질 수 있는지.”
 
저자가 모아둔 풍경 속의 의자들은 내가 가졌던 이미지와 아주 다르면서도 나도 이미 알던 것들이었다. 단지 인간의 의지와 행동만이 보였을 뿐, 그 의자에 앉았던 인간의 감정과 행동이 의자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상상을 하지 못했다.
 
의자에 앉아 반성하는 벌을 받던 이들의 마음, 의자 위에 올라가 목을 맨 어쩌면 수많은 이들, 그리고 그로 인한 원망을 받아 내는 의자들. 의자에게도 복수심이 생겨날 수 있을까.
 
의자에게 무슨 잘못이 있어그걸 자살 도구로 이용한 건 인간이잖아애초에 의자를 만든 것도 인간이라고.”
 
의자를 발명하도록 인간의 상상을 유도한 건 의자가 가진 본질이자 심상이야인간의 지각을 뒤흔드는 생산적인 자극이 있었다는 거지.”
 
의자와 같은 무생물이 자신을 지켜보는 느낌을 받으면 공황발작이 일어나는 오빠, 언제부터인가 의자에 대해 경고하며 곁에 머무는 석희(席犧 자리 석 희생 희), 그리고 집 안의 의자들이 모두 이상해진다는 걸 깨닫기 시작하는 나.
 
인물들을 차례로 의심해보다 어느 의자가 살의를 가진 의자일까 고민해보다, 뜻밖의 전개에 소름이 싸악 끼쳤다.
 
여은아 (...) 넌 말이야... (...) 의자에서 태어났어.”
 
의자에서 태어난 동생은 아무리 유기해도 집에 돌아왔고, 마물의 존재라고 생각한 아버지는 아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긴다. 죽여도 죽지 않고, 자신이 싫어하게 된 주변인은 죽거나 크게 다치게 된다. 그런 사건이 일어날 때는 언제나 주변에 의자들이 많았다.
 
20년 마다 오빠가 위험해진다고 하는데 어떻게 될까...
의자인 동생은...혹은 의자라고 믿고 있는, 의자에 갇힌 동생은 누가 사형을 시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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