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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논고

해제ㅣ아베로에스, 이슬람에서 합리주의를 외치다

아베로에스 저 / 이재경 역 | 책세상 | 2015년 11월 15일 리뷰 총점 8.0 (10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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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정치나 경제만이 아니라 종교와 문화에서도 서구가 주도권을 장악한 근대 이후, 비서구권인데다가 우리가 속한 동양 문화권과도 이질적인 이슬람 세계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관심에서 배제되고 평가절하되어왔다. 최근 이슬람권이 국제적인 갈등 지역으로 부각되면서 뉴스의 초점이 되었지만, 서구중심적인 보도는 이슬람에 대한 오해를 더욱 심화시켰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결정적 논고》(책세상문고?고전의 세계 049)는 이슬람 철학사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철학자이자, 아리스토텔레스 저작의 공인된 주석가로 평가받는 아베로에스의 저작으로, 우리에게 생소한 이슬람 철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종교와 철학의 관계에 대한 해결책’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저자는 종교의 절대 권력이 철학을 탄압했던 12세기 당시 상대적으로 폄하되었던 철학과 이성에 정당한 지위를 부여한다. 형식적인 양시론에 그치지 않고, 논증과 이성의 역할을 강조하며 철학 연구의 정당성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그의 이해가 서구 사상사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과 함께, 합리주의의 선구적 저작인《결정적 논고》는 이슬람 문명은 열등하다고 여겨온 우리의 편견을 깨뜨려줄 것이다. -저자- 아베로에스는 1126년 스페인의 코르도바에서 태어났다. 저명한 법관 집안 출신인 그는 철학뿐만 아니라 의학, 신학, 이슬람 율법에 이르기까지 최상의 교육을 받았다. 40대 초반에는 시의(侍醫)와 법관으로 임명되었으며, 아리스토텔레스 저작 대부분의 주해서를 썼다. 70세가 되던 1197년 철학에 대한 대대적인 박해로 인해 루세나로 추방당한 바 있으나, 곧 복권되어 마라케시에서 지내다 1198년에 생을 마감했다. 주요 저작으로《결정적 논고》,《종교적 믿음의 증명 방법에 대한 설명》,《모순의 모순》이 있다. -역자- 이재경은 연세대학교와 동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하고,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에서 중세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 ‘고대 철학 및 중세 철학 협동 과정’을 이수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학술연구교수로 재직중이다.《토마스 아퀴나스와 13세기 심리철학》을 썼고,〈중세 이슬람철학의 합리주의 흐름〉,〈아리스토텔레스 넘어서기〉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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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1. 아베로에스, 이슬람에서 합리주의를 외치다 정치나 경제만이 아니라 종교와 문화에서도 서구가 주도권을 장악한 근대 이후, 비서구권인데다가 우리가 속한 동양 문화권과도 이질적인 이슬람 세계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관심에서 배제되고 평가절하되어왔다. 최근 이슬람권이 국제적인 갈등 지역으로 부각되면서 뉴스의 초점이 되었지만, 서구중심적인 보도는 이슬람에 대한 오해를 더욱 심화시켰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결정적 논고』(책세상문고?고전의 세계 049)는 이슬람 철학사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철학자이자, 아리스토텔레스 저작의 공인된 주석가로 평가받는 아베로에스의 저작으로, 우리에게 생소한 이슬람 철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종교와 철학의 관계에 대한 해결책’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저자는 종교의 절대 권력이 철학을 탄압했던 12세기 당시 상대적으로 폄하되었던 철학과 이성에 정당한 지위를 부여한다. 형식적인 양시론에 그치지 않고, 논증과 이성의 역할을 강조하며 철학 연구의 정당성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그의 이해가 서구 사상사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과 함께, 합리주의의 선구적 저작인『결정적 논고』는 이슬람 문명은 열등하다고 여겨온 우리의 편견을 깨뜨려줄 것이다. 2. 철학 연구의 정당성을 밝힌『결정적 논고』 『결정적 논고』는 종교와 철학의 조화를 도모하려 한 아베로에스의 주장의 요체가 담긴 저작으로, 아베로에스는 크게 세 가지 논변을 펼친다. 첫째,『꾸란』은 무슬림에게 철학을 하라고 명한다. 둘째, 신학과 철학은 상호 반대되지 않는다. 셋째, 대중의 신앙을 의심하게 하는 미묘한 논증을 드러냄으로써 이슬람교에 위험을 제공하는 것은 철학이 아니라 신학이다. 특히 철학만이 대중에게 적합한 종교적 담론의 형식을 결정할 수 있다고 전제하는 마지막 세 번째 주장은 그의 합리주의적 태도를 여실히 드러낸다. 아베로에스는 이런 큰 틀 안에서 세계는 영원한가 아니면 시초가 있는가, 신은 특수자를 인식하는가, 사후에 신체는 부활하는가, 인과 법칙은 존재하는가, 지성은 하나인가 여럿인가 등 철학사의 여러 쟁점들을 다룬다. 이 과정에서 논증적 추론을 이용하고 이성의 능력을 중시한다는 점에서도 합리주의의 단초가 발견된다. 3. 차이를 뛰어넘는 사상의 교류 신학과 철학의 공존을 모색한 아베로에스의 혁신적인 주장은 당대 이슬람 사회보다 종교와 문화가 다른 그리스도교 세계에서 오히려 많은 지지를 얻었다. 서구 사상의 근간이 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이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수용된 것은『자연학』,『형이상학』,『영혼에 관하여』등에 대한 아베로에스의 주해서가 유입되면서부터였다. 특히 13세기 파리 대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철학자로 자처했던 교양학부 교수들은 후일 라틴 아베로에스주의로 명명될 정도로 아베로에스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인간의 이성만이 모든 존재에 대한 적절한 지식을 획득할 수 있다는 확신 위에 정초한 아베로에스의 사상은, 인간 이성의 능력을 넘어서는 진리가 있음을 전제하는 아퀴나스의 주장이나 그리스도교 교리에 정면으로 대치되어 박해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때 이루어진 사상의 교류는 신 중심의 사고에서 인간 중심의 사고로 전환하는 합리주의의 전통을 마련했으며, ‘서구 문명’이 실제로는 다른 세계와의 소통을 전제로 이루어진 것임을 암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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