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이름은 너무 많이 들었다. 책은 처음 읽었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다. 책리뷰를 잔뜩 모아 놓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읽어 가다 보니 저자의 내공이 단지 읽었던 책의 리뷰를 모아 놓은 것 그 이상으로 뻗어 있음을 알게 됐다.
책을 쓴 동기는 코로나다. 코로나 창궐의 가장 큰 원인은 환경파괴다. 인간은 그를 둘러싼 환경과 그 환경을 공유하는 동식물들 모두를 파괴했다. 그 결과로 코로나가 인간에게 돌아왔다. 더 무서운 것은 코로나는 이제 시작이라는 데 있다. 단지 시작일 뿐이다.
저자는 이 시작이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사랑'을 제시했다. 이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 사이를 넘어 선다.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사랑으로 연결된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중세 페스트를 피해 도피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인 '데카메론'의 구성을 따 왔다.
이런 이야기를 '생태주의'라는 한 단어로 퉁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저자가 글을 쓰는 방식과 그 글을 쓰기 위해 책을 인용하는 방식이 너무 흥미로웠다. 사실, 이렇게 한 책을 길게 리뷰하는 방식으로 가져 와 자신의 책을 완성하는 방식이 너무 낯설었다. 어쩌면 조금 무책임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도 그런 의심이 강했다.
하지만, 저자의 글쓰기 방식은 단지 이것저것 모아 놓은 잡동사니가 아니었다. 새로운 자신만의 글쓰기 스타일을 가지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 이끌어 나갔다. 이런 말이 맞을 지도 모르는 데, 저자는 자신만의 감수성, 자신만의 스타일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스타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공감대를 얻는 것도 분명하다.
남은 생에 읽을 수 있는 책들이 정혜윤 피디님이 쓴 책과 피디님이 읽은 책들뿐이라 하더라도 족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른 책을 읽지 못한들 그게 뭐? 아쉽지 않을 것 같다.
(라고 반나절 격양되었다가 제정신 돌아옴)
“이러다 다 죽어”와(다른 존재에 대한 사랑 없이 나 중심, 인간 중심으로 흘러가는 지구 때문에 인간도 생태도 언젠간 망하게 생겼다는 현실 직시) ”홀로 애쓰는 사람, 약간이라도 나아지려고 다시 시작하는 사람을 보는 것은 늘 감동을 주기에 나는 이런 것들을 사랑하면서 버티고 있겠다”(그럼에도 비관주의자로 나를 버려두진 않겠다는 삶의 태도와 방향성)을 동시에 말하며 느끼함 없는 희망을 자꾸 흘러보내는 이 책이 심지어는 조금 무섭다. 나는 무시무시한 미래를 계속 상상해야만 결국 그런 날이 날 덮쳤을 때 덜 패닉에 빠지지 않을까, 그런 게 미래를 준비한다는 말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버티는 쪽에 가까우니까.
내가 얼마나 소망없는 인간인가 생각한다. ‘약간이라도 나아지기 위해 애쓴다’는 건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다는 건데 그런 희망이, 감동이 평범한 인간의 일상을 통해 자연스럽게 타인과 동물에 식물에 지구에 흘러가는 삶은 얼마나 위대한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것이 내가 앞으로 바라야 할 꿈의 모든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세상에 소망을 품지 말아라’ 성경 구절과 다른 의미로, 이 세상에 소망을 품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내가 정말 소망이 없었다. 소망은 사랑이기도 했다.
“우리 시대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삶의 방향성을 바꾸는 것뿐이다.”
위고 출판사에서 출간한 정혜윤 피디님의 <앞으로 올 사랑>리뷰입니다.
어쩌다 보니 올해 가장 처음 읽은 책이 이 책이었어요. (리뷰는 늦게 쓰고 있지만)
지금은 사실 정확한 내용이 기억 나는 건 아니지만, 한참 전염병이 터지고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시점에 이런 책을 읽으니 참 싱숭생숭하더라구요.
전염병이 터진 이 사회에서 인간들을 위해 희생되는 동물들의 이야기는 정말 충격적이고 새삼 놀라웠어요.
책의 구성이 특이했던 점이 마음에 들었고, 두고두고 곱씹을 만한 내용이었던 거 같아서 추천드립니다만, 내용이 좀 쉽게 읽히는 편은 아니었어요.
숲에서 새벽의 합창을 들으려면 5월 말이나 6월 초가 가장 좋다. 그러니 6월 하순은 늦은 시기였다. 그렇더라도 새벽 4시 즈음 숲에 8명이 모였다. 해 뜨는 시간은 5시 11분이니 아직 어둠이 밀려나지 않았다. 하늘에 별이 점점이 흩어져 있고 공기가 차다. 한밤에는 호랑지빠귀와 두견이 소리가 났고, 일어났을 때부터 소쩍새와 쏙독새 소리가 들렸다. 숲에 서니 어둠이 옅어지는 느낌이 든다. 쏙독새 소리가 계속되는 가운데 검은등뻐꾸기가 소리를 내고, 뻐꾸기와 지빠귀가 이어갔다. 호반새 소리를 듣고 나니 그때서야 텃새 직박구리가 소리를 냈다. 맹활약한 새는 노랑턱멧새다. 노랑턱멧새가 나무 거의 꼭대기에서 10분 넘게 화려한 노래를 들려주었다. 그렇게 숲에서 새소리에 집중하며 한 시간 남짓 모든 감각을 열어놓았다.
숲에서 함께한 아름다운 시간이다. 거동하기조차 어려운 아픈 사람에게 가기 위해 남의 문지방을 넘어서는 의사 부부랑 숲에서 일을 꾸미는 사람들,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아가는 사람, 아이들에게 자연을 안기려는 사람, 새로운 소리를 찾아 나선 사람이 함께했으니 새소리가 화려하지 않더라도 이미 충분히 좋은 시간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세상의 소리 풍경은 너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자연의 소리랑 멀어지고 있다. 이미 아름다운 사람들이랑 아름다운 장소에서 아름다운 소리를 듣더라도 우리는 입에 마스크를 두르고 있다. 마스크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강화되고 있다. 코로나 시대의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것이라는 예상이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우리가 만든 쓰레기 세상의 역습이다.
클루수크 마을에 불타오르는 듯한 일몰이 내려앉았다. 믿을 수 없이 강렬한 일몰이었다. 이런 노을을 만드는 것은 빙모였다. 수백만 제곱킬로미터의 얼음이 수평선 아래로 지는 태양을 위로 반사하며 만드는 일몰이었다. 빙모는 세계에서 가장 큰 거울이다. 그 노을의 강력한 아름다움에 압도된 한 이방인이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뛰어 올라갔다. 그러다가 그만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발밑의 작은 만은 쓰레기장이었다. 수천 개의 쓰레기 봉투, 플라스틱 상자 더미, 부서진 카약, 하얀 냉장고가 절벽 너머로 두엄 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거울 밑에는 쓰레기가 살고 있었다. 키슈왁은 바라보는 사람을 밑에서부터 덮친다고 전해진다. 저 아래 깊은 곳으로부터. 키슈왁의 정체는 지구 온난화로 비단처럼 얇아진 얼음이었다. (191쪽)
피할 수 없는 코로나 시대. 코로나와 기후 위기는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이 비추는 모습이 우리의 일상이었다. 그것은 우리의 잘못된 연결 관계에서 비롯되었다. “인류는 인간 아닌 것을 생명으로 보지 않다가 점점 특권층이 아닌 사람을 생명이 아닌 것으로 보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는 우리가 모든 것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 관계 안에는 박쥐나 야생동물, 자연이 포함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그리하여 우리의 삶은 달라져야 한다. 달라지려면 좋은 무엇인가가 나와야 한다며 정혜윤은 사랑을 이야기한다. 디스토피아 시대에 유토피아적 열정으로 사랑을 이야기한다. 흑사병 시대의 최고 인기작 『데카메론』처럼 열흘 동안 다채로운 사랑 이야기를 펼친다.
애정하고 흠모하는 정혜윤 작가님의 책이다. 팬데믹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가 무엇일까 고민하다 14세기 말 이탈리아에서 흑사병이 유행하던 시기에 전염병을 피해 교외로 옮겨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데카메론>이 떠올랐고, <데카메론>의 형식을 빌려 열 가지 사랑 이야기를 새로 썼다고 한다.
사랑 이야기를 썼다고 해서 이성애만을 다루는 건 아니다. 저자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미친 아담> 3부작, 루이스 세풀베다의 <연애 소설 읽는 노인>, 미셸 우엘벡의 <세로토닌> 같은 책에 대한 소개와 감상을 토대로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작가와 책의 면면을 보면 짐작할 수 있듯이 사랑의 경계를 (흔히 사랑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이성애에 한정하지 않고 인간과 인간, 인간과 동물, 인간과 지구 등으로 확장해서 사유하고 상상한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인간에게도 해를 입히는 농약의 위험성을 최초로 알린 레이첼 카슨, 목숨을 부지하는 대신 미래 세대를 위해 식물 종자를 지키는 길을 택한 러시아의 생물학자 바빌로프의 이야기 등은 깊은 교훈과 감동을 준다.
전 지구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것과, 모든 생명이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피부로 체감하는 요즘이지만, 이 감정을 사랑이라는 단어로 연결시킬 생각은 못 했다. 인간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도 사랑하고 동물도 사랑하고 산과 바다도 사랑하고 물도 공기도 사랑한다면 내 인생은 얼마나 다채롭고 풍성해질까. 앞으로 올 사랑, 나로부터 갈 사랑이 기대된다.
정혜윤 PD의 책을 읽을 때면 번번이 '어렵다'는 느낌이 들곤 한다. 인문학적 소양이 얕은 탓이라는 건 알지만 그럼에도 혹시 또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 건 그 이유를 남들에게 드러냄으로써 내 얄팍한 지식이 탄로날까 봐 몹시 저어하는 까닭이다. 그런데도 나는 정혜윤 PD의 책이 새로 출간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읽는 것이다. 하나는 정혜윤 PD의 지적 소양이 깊은 것에 대한 부러움 때문이요, 다른 하나는 정혜윤 PD의 문체에 익숙해진 데서 오는 편안함 때문이다. 어쩌면 나는 후자의 이유 때문에 잘 이해도 하지 못하는 책을 꾸역꾸역 읽게 되는지도 모른다.
"보카치오가 『데카메론』을 썼던 흑사병 시대를 포함해 어느 시대든 최고의 글에는 글 속의 누군가가 가치 있는 변화를 원한다. 세상이 변할 것이라는 사실은 나쁘기도 하지만 좋기도 하다. 상상해본 적 없는 거대한 단절의 시기인 지금, 이 균열 속에서 좋은 무엇인가가 나와야 한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에게 아무런 힘이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리석음은 꽃피고 나쁜 일은 벌어진다." (p.23 '서문' 중에서)
그렇다. 코로나 정국이 길게 이어지면서 작가가 떠올렸던 건 중세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이었고, 그 암울했던 시기에 쓰인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이었다. 작가는 서문에서 '나는 이 디스토피아 시대에 유토피아적 열정으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고 쓰고 있다. 2020년의 우리는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에서 국경은 폐쇄되어 자국을 벗어날 수 없는 처지에 빠졌으며, 작게는 각자의 집에 갇힌 채 고립된 삶을 이어가야 했다. 그 사이에 우리는 57일간의 유례없는 긴 장마를 겪었고, 지구 곳곳에서 초대형 산불과 폭염으로 수많은 사람들과 동물들이 죽음으로 내몰렸다. 이러한 '변화'에 앞서 작가는 우리가 잃은 것, 슬픔과 고통, 죽음 등에 대해 알고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럴 때 살아가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 이 단절을 뚫고 창조적인 사랑의 단어들, 새로운 사랑의 이야기들이 나와야 한다. 슬픔에서 행복이 발효되도록 해야 한다. 비극을 겪은 후에는 비극적이지 않은 결말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것이 토비와 젭의 사랑 이야기다." (p.163)
책은 서문에 이어 첫째 날, '미래인지 감수성', 둘째 날, '무엇을 할 힘과 무엇을 하지 않을 힘', 셋째 날, '그녀는 그녀 삶의 예언자가 되었다', 넷째 날, '당신을 하나의 이야기로 파악해보라고 제안한다', 다섯째 날, '왜 상처의 말을 들어야 하나요?', 여섯째 날, '거울 깨기', 일곱째 날, '다른 누구도 더는 건드리지 말라', 여덟째 날, '이봐, 주위를 좀 보라니까!', 아홉째 날, '사랑하는 00과 함께 살기', 열째 날, '오늘의 가장 좋은 시도와 내일의 가장 좋은 시도 사이에서'로 끝을 맺는다. 작가는 이 많은 이야기들 속에 우리가 몰랐던 코로나 시대의 여러 모습들과 그럼에도 우리가 이 단절의 시대를 이겨내기 위해 읽어야 할 책들을 제시한다.
"종자를 지킨 바빌로프와 동료들은 굶어 죽었지만 그들의 소원은 이루어졌다. 그 종자들에서 오늘날까지도 우리가 먹는 많은 음식이 나왔다. 이들의 이야기는 꼭 크리스마스 때 듣는 성인들의 이야기 같다. 성 바빌로프의 날. 자신의 생존 말고 다른 것을 중요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나를 매료시킨다." (p.277)
마거릿 애트우드의 미친 아담 3부작, 루이스 세풀베다의 <연애 소설 읽는 노인>, 미셸 우엘벡의 <세로토닌>, 찰스 부코스키의 <죽음을 주머니에 넣고>, 클라우디오 마그리스의 <작은 우주들>, 슬라보예 지젝의 <팬데믹 패닉>, 게리 폴 나브한의 <지상의 모든 음식은 어디에서 오는가> 등의 책을 관심도서 목록에 추가하면서 언제 읽을지도 모르는 내일을 허술하게 약속한다.
코로나로 인한 분열과 격리로 인해 타인과의 관계는 한 뼘쯤 멀어졌을지도 모른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법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나 자신과의 관계는 두 배, 아니 어쩌면 수십 배 더 가까워졌을지도 모른다. 늦은 밤 깊게 우려낸 차 한 잔을 손에 들고, 빈 거리를 비추는 하릴없는 가로등 불빛을 응시하면서, 저 공간을 채웠던 수많은 발길과 식지 않는 체온들을 생각하며 부질없는 욕심들을 덜어냈을지도 모른다. 나도 모르게 꾸역꾸역 욱여넣었던 마음속 허섭스레기들을 걷어내면 그 밑바닥에선 새살처럼 사랑이 돋아날까. 꼬마전구를 환하게 밝힌 듯 벚꽃이 만개한 계절. 나는 여전히 정혜윤 PD를 부러워하며 그녀가 쓴 책 한 권을 또 어렵게 읽어낸다.
0314 <앞으로 올 사랑>
- 세상 거의 모든 지식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는 것에 엄마는 자주 충격을 받는다. 사람들은 대단하고 고맙다.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나눠주다니 말이다. 정말이지 배울 것 천지다.
- 거실에 나가보면 그는 역시 아직도 일하고 있다. 나무 의자에 앉아서 약간 늙은 듯한 얼굴로 뭔가를 하고 있다. 나는 "다 했어?" 라고 묻지 않는다. 그 말에 노이로제가 있다. "아직" 이라고 말 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을 게 분명하다. 그렇게 묻는 대산 그냥 찻주전자에 뜨거운 물이나 채워 준다.
- 나는 낙동강 하구 키즈로 나고 자랐다. 그래서 카르스트 지형이나 테라로사 토양의 원리는 잘 몰라도 삼각주 하나만큼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강물은 상류에서부터 구불구불 흐르며 퇴적물을 운반하는데 물길이 큰 바다와 연결되면 속도가 느려지며 그동안 함께 운반되던 퇴적물이 쌓여 삼각주가 형성된다. 그렇게 쌓인 토양은 영양분이 풍부한 물질이 많아 농사짓기도 좋다고 한다. 낙동강 하구로부터 서울로 올라온 십 년간 네 번의 이사를 거쳤다.
- 컴컴하던 공사장 부지에 건물이 올라오고 상가가 들어섰다. 필라테스 샵과 헬스장이 경쟁적으로 전단지를 돌리고 온갖 편의점 카페 치킨집 밤에도 온 골목이 환했다. 멀지 않은 넓은 부지에는 공공도서관이 세워질 예정이었다. 아무래도 살기 좋은 동네가 된 덕인지 외국에서 사업을 한다던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집주인은 계약을 연장할 때 전셋값을 조금 더 올리겠다고 했다.
삼일절 리뷰. 월.
디스토피아 시대의 열 가지 사랑 이야기에 관한 책이다. 코비드 전염병을 중심으로 환경위기, 기후변화 등의 문제에 대하여 접근하고 있는 책이다
인상 깊은 구절
- 우리의 자기중심적 지수는 상당히 높아서 "당장 21년도 모르겠는데 어떻게 몇 년 뒤를 생각하고 살아?" 라고 말할 만큼 자기 중심적이다
- 코로나는 우리가 그토록 오래 자아! 혹은 나! 를 외쳤지만 우리가 조금도 독립적이지 않고 그렇키는 커녕 서로의 운명에 심하게 의존적이라는 것을 드러낸 셈이다
- 소비가 아니라 인간관계에서, 대화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삶을 사랑했다. 함께 추구하는 것을 사랑했다. 가치들로 이루어진 세상을 사랑했다.
연애이야기 이동중읽기좋은단편소설 같이 생긴 표지와 그렇지 못한 내용
우리의 수많은 x값들이 쌓여 최종보스로 탄생한 y값에 대하여 생각해 볼 기회를 주는 책
정혜윤 작가님의 "앞으로 올 사랑" 몇 가지 인상 깊었던 구절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 수습할 수 있을 뿐, 피할 수는 없는 가슴 아픈 사건이다. 수동적이며 거의 금욕적인 관점이며 틀린 관점이기도 하다. 분명히 말하건대 이런 질병들이 번갈아 계속 찾아오는 현상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각각의 질병은 저절로 생긴 것이 아니다. 우리가 저지른 일들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일 뿐이다
- 재앙이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었다. 계속 사업을 했고, 여행을 했고, 제각기 의견을 존중하고 있었다. 미래와 여행 토론을 금지하는 페스트를 어떻게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 재난은 유족이 아닌 사람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오고 그 다음에는 잊힌다. 유족들에게만 재난은 충격으로 그치지 않고 삶의 이야기, 목소리가 된다. 우리는 운명을 바꾸는 법을 유족들에게 배워야 할 것이다
- 이럴 때 슬픔을 느끼는 것은 우리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다. 그러나 슬픔으로 무엇을 하는가는 자연과는 다른 이야기다. 어떤 사회와 문화에 사느냐에 달린 이야기다. 우리는 왜 죽음을 특별히, 특별히 슬퍼하는가? 죽음과 삶을 차별할 이유가 있는가?
- 존 버저는 말했다. 미디어의 언어는 모든 것을 계량화하고 본질에 대해서는 좀처럼 언급하지 않는다고. 여론조사의 결과 실업률 성장률 증가하는 채무 합계출산율 등등은 이야기하지만 삶이나 고통받는 신체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후회나 희망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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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살아라..라는 말은 매순간 있는 힘껏 사랑하라는 말과 같다.
서문에서부터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이책.
정혜윤 PD님책이 그러하듯이 무지무지 많은 인용구들, 책의 구절들이 들어가있어서
그 구절 읽는 재미가 있다.
다만 생각의 흐름이 쭉 이어지지 않는다. 이야기 전개도 따로 없고.. 자칫하면 따분해질수있고 안읽히는 책으로 남아있을것 같은 이책.
코로나 시대에 집에서 한단락 읽고.. 그안에 있는 여러 책들에 대해 검색도 해보고
또 쉬었다가 한단락 읽고 생각하고 그러기에는 참 좋은 책이다.
아름다운 문장들을 잔뜩 흡수하는 시간을 갖고 싶으시다면 꼭 소장하여 보기를 권하는 책
일단 책 구성이 좋았어요 흐름이 잘 맞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책 내용 속에서 현재 상황을 얘기하면서 인용한 책들이 있었는데 그 책들도 구매해버린 마법이,,사실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한 번 쯤 상상했던 디스토피아 적인 상황으로 다가오기도 했거 그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것들에 대해서 말하는 책이었단 거 같습니다 제목 역시 우리가 살아가면서 앞으로 우리에게 찾아올 사랑에 우리가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그런 뉘앙스로 저는 받아들였네요
코로나 시대의 사랑 이야기라고 하여 읽게 된 '앞으로 올 사랑'
그런데... 내가 인문학적 소양이 얕아서 그런것이겠지..? 음...
처음에 흑사병 시대의 10가지 이야기를 돌아가면서 나눴다고 하는 <데카메론>의 형식을 따른다고 했을 때부터 구성이 참신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작가 겪은 각 주제에 맞는 이야기가 나오는 줄 알았다. 그래서 각 날짜에 맞는 주제를 읽었을 때 이런 이야기들을 갖고 계시다고?? 대단한데..??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는 작가의 경험도 있겠지만 여러 책들이 인용된 경우가 많았다.
특히 몇몇 부분에서는 많은 인용으로 나는 이 작가의 책을 읽는 것인지, 인용된 책을 읽는 것인지... (나의 얕은 인문소양 때문에) 인용된 부분만 읽고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기 쉽지 않았으며, 이 내용들이 각 날짜의 주제와 잘 맞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정말 많이 들었다.
가장 어렸웠던 것이 여섯째 날, 날카로운 통찰로 위기를 모면하는 이야기 인데, 일단 어떤 통찰인지 전달받지 못했고... 위기를 모면한 것인가..? 아직 위기 그 자체인 것 같은데.. 라는 생각으로 책을 덮었다.
다섯째 날은 평소에 읽고싶던 '아담 3부작'이 언급되며 역경을 딛고 행복한 결론에 이르는 사랑 이야기 가 진행되었는데 정말 너무나 많은 인용(추출 독서법...)에 아찔한 스포일러를 맞닥뜨리며 황급히 다섯째 날을 건너뛰고 '아담 3부작'을 먼저 읽고 왔다.
이런저런 이유로 아직 나에게는 제대로 소화하기 힘든 책이었다.
앞으로 올 사랑 - 정혜윤
"우리는 침이나 마스크 말고 더 근본적인, 더 본질적인 변화에 대해서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
코로나를 겪으며 살아가고 있는 현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는 책입니다.
제목인 <앞으로 올 사랑>의 대상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 동물이 되기도 하며, 모든 자연과 지구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시대에 이런 말을 용기 있게 할 수 있는 정혜윤 작가님이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어떻게 해야 지구의 '괜찮은' 일부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