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를 대표하는 범죄 소설 작가 요 네스뵈와 스티그 라르손을 잇는 신예 작가가 나타났다는 홍보 문구에 혹해 구입한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요 네스뵈와 스티그 라르손보다는 '노르웨이의 길리언 플린(<나를 찾아줘>의 작가)'라는 평가가 더 적절한 듯하다. 소설의 초점이 범행을 분석하고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 자체에 있지 않고 시간 경과에 따른 중심인물의 심리 변화를 묘사하는 데 있다는 점, 고학력 중산층 계급의 가족 관계, 특히 부부 관계가 내포하고 있는 갈등과 모순 등을 예리하게 그려냈다는 점 등이 그렇다.
오슬로에 사는 30대 여성 사라는 프리랜서로 독립한 지 얼마 안 된 심리치료사다. 건축가인 남편 시구르가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저택 2층을 상담실로 개조해 환자들을 받고 있다. 어엿한 집 한 채도 있고, 안정적인 직업도 있고, 능력 있는 남편도 있고, 무엇 하나 남부러울 것이 없어 보이는 사라에게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진다. 친구들과 놀러 간다며 아침 일찍 집을 나간 남편이 실종된 것이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남편으로부터 '헤이, 러브'라는 문자까지 받은 사라는 이 상황을 믿기조차 힘든데, 경찰은 비밀 유지 의무를 이유로 환자 목록을 공개하지 않는 사라를 용의자로 의심한다. 대체 남편은 어디에 있고, 사라는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까.
이 소설을 쓴 작가 헬레네 플루드는 2016년 오슬로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심리학자다. 그래서인지 심리치료사인 사라가 환자들을 상담하는 과정에 대한 묘사가 매우 자세하고 현실적이며(상담할 때 앉을 의자를 고르는 순간에도 성격이 드러난다니!), 한 사람의 감정과 의식 등을 형성함에 있어 어떤 요인들이 중요하게 작용하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스포일러 주의!!) 최종적으로 경찰이 지목한 범인과 진범이 다르다는 점도 신선했다. 경찰한테 안 잡힌 진범이 과연 '한 번만' 범행을 저질렀을까? 진범의 전사 혹은 후사가 궁금해지는... 후속편 나오면 읽어야지.
북유럽 심리학자가 쓴 심리스릴러다. 북유럽 스릴러가 최근 장르 소설에서 크게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소설도 그런 연장선에 있다. 일단 북유럽 스릴러라고 하면 먼저 눈길이 간다. 요 네스뵈와 스티그 라르손을 비롯한 몇 명의 작가가 일으킨 붐이다. 여기에 노르웨이의 길리언 플린이란 조금은 상투적인 홍보 문구도 시선을 끈다. 나보다 먼저 읽은 독자들의 서평도 상당히 좋아 선택을 미룰 이유가 없었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가독성이 아주 좋고, 읽으면서 이전에 읽었던 작품들의 설정을 이 이야기에 대입시키면서 작가가 만들어낸 결론에 의심의 눈초리를 들이밀면서 재밌게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사라는 심리치료사다. 결혼한 후 남편의 조부가 죽었던 집을 상속받아 그곳에 산다. 죽은 할아버지를 발견한 것도 이들이다. 이 집은 콩클레베이엔 거리에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말해 낯선 도시의 지명은 머릿속에서 그 어떤 실체도 가지지 못한다. 소설을 읽다 보면 오슬로와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이란 것을 알지만 외딴 곳임에는 틀림없다. 할아버지가 살 때는 큰 문제가 없었을지 모르지만 이 부부에게는 이 집을 수리해서 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샤워실에서 추워하는 사라의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수리에는 상당히 많은 돈이 들어간다. 더 많은 일을 해야 그 돈을 쉽게 마련할 수 있다. 흔한 부부의 작은 갈등처럼 보인다.
사라는 차고 위층을 개조해 환자를 만난다. 집 수리 계획은 몇 번이나 뒤로 밀렸다. 더 많은 환자를 만나 수익을 올려야 하지만 사라는 그럴 마음이 없다. 그 추위가 못 참을 정도도 아니다. 남편인 시구르가 친구들과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아침 일찍 떠났고, 친구들을 만나 잘 보낸다는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그 사이에 환자를 몇 명 만난다. 그런데 만나기로 한 친구들이 남편이 오지 않았다고 말한다. 과거의 경험에 의해 짓궂은 장난 정도로 생각하고 무심히 넘어간다. 남편에게 전화를 해도 받질 않는다. 친구들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한다. 뭐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지만 화가 난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지운다. 아주 큰 실수다. 언니를 만나 이 일을 이야기하고 실종신고를 한다. 시구르처럼 보이는 인물이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경찰이 그녀를 찾아와 이 사실을 알려주지만 이상하게도 신원확인을 요청하지 않는다. 며칠이 지난 후에야 사라는 시구르임을 확인한다. 그 사이에 경찰은 가장 먼저 사라를 의심한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늘 불편한 장면이다. 남편과 함께 사라진 도면통이 돌아오고, 냉장고 자석의 위치가 바뀌고, 늦은 밤 집에 누군가가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경찰은 이런 그녀의 말에 그렇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독자는 자연스럽게 혹시 사라의 착각이나 환상이 아닐까 의심을 품는다. 이런 전개 속에서 사라는 시구르와의 만남과 결혼과 일탈 등의 과거를 회상한다. 이 회상은 현실의 흐름 속에 끼어들어 이 부부가 얼마나 아슬아슬한 상태에 놓여 있는지 보여준다.
남편이 총격으로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사망 소식에 바로 기절하는 등의 행위도 없다. 집이 안전한 곳이 되어야 하는데 낯선 누군가가 침입한 흔적이 보인다. 경찰은 그녀에게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이 눈초리는 내가 다른 소설들의 설정들을 머릿속에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가장 쉬운 의심은 사라의 시점이 거짓으로 꾸며진 것이다. 이 거짓은 또 다른 공범의 가능성과 연결된다. 이 부분은 마지막에 떠오른 생각이다. 사라가 불안한 심리와 결혼한 두 사람의 뒤틀린 시간 등을 떠올릴 때 아주 작은 단서가 흘러나온다. 이 소설의 재미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행복하고 안정적으로 보였던 부부의 살짝 벌어진 틈새로 드러나는 불안정한 관계를 그려낸 것 말이다.
살인 사건이 발생했으니 당연히 범인을 찾아야 한다. 동기도 흉기도 찾아내야 한다. 남편이 죽은 후 집에 몰래 들어온 인물이 누구인지도 밝혀내야 한다. 일반적인 형사물이라면 이런 수사 과정이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겠지만 이 소설은 그런 부분들이 지엽적이다. 피해자 아내의 심리를 따라가면서 그들의 과거를 복기하고, 삶의 한 순간을 돌아본다. 이젠 돌이킬 수조차 없는 과거의 순간들이다. 가독성 있는 문장과 현실과 과거가 교차하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드러내는 구성이 잘 연결되어 있다. 사라의 혼란스러운 심리 묘사가 아주 멋지다.
홀로서기라는 말은 어찌나 빛나보이는지... 대부분 못하는 일이니 그럴것이다. "내가 잘나서 이런 일을 했어","나 지금 힘들어"라고 말을 전할 이가 반드시 우리는 필요하니 말이다. 물론 그럴때 필요한 건 내가 겸손하게 아무렇지 않은 일인양 말해도 "대단해"를 연발해주고 내가 못나보일까하는 걱정없이 울거나 뒷담화를 해도 변함없이 안아줄 수 있는 든든한 벗일것이다. 인생에 몇 안되는 벗, 그런 이를 가족으로 가지고 있는 이라면 너무 든든할것이다.
심리치료사로 사랑하는 남편 시구르와 둘이 집 재건축을 해가는 사라는 슬슬 지쳐가는 중이다. 몇 안되는 청소년 환자들과 심리상담을 해가는 것도, 시구르에게 이런 저런 눈치를 봐야하는 자신의 입장도 애매하기때문이다. 심리로 직업을 삼은 이라면 남의 마음 조정도 자신의 마음 조정도 좀 쉽지않을까 했는데 일과 실생활은 다르구나 싶다.
그런 그녀에게 시구르는 친구들과의 시간을 보내겠다며 아침일찍 나갔는데 몇 가지 그의 말과 안맞는 걸 발견하게 된다. 사소한 일이라 넘기려하는데 친구들과 만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전화를 한 시구르가 도착하지 않았다는 그의 친구들 전화를 오후 늦게 받게 된다. 남편의 뻔뻔한 거짓말??? 평상시 그의 행동을 분석해보지만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없는 사라는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며칠후 경찰은 남편이 살해됐다는 연락을 해오게 된다. 하지만 뭔가 미묘하게 달리진 집안은 그나 그를 잘 아는 누군가가 그녀 주변에 있다는 걸 보여주며 그녀를 불안에 떨게 한다.
어쩌면 보이는 사건이다. 거짓말을 하는 남편, 불안한 부부관계, 그리고 사건. 범인은 누구나 생각하는 바로 그... 하지만 그 누구에게서도 의심스러운 점은 발견할 수 없고 사건은 미궁에 빠지게 된다.
심리학자인 저자 헬레네 플루드는 마치 자신이 봤던 사건일까 싶게 침착하게 사건을 기술해가고 있다. 도와주는 사람도, 도움을 받고싶은 사람도 자신만의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다른것이지 명확히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눌 수 있는건 아니라는 걸 보여주면서 말이다.
"그래도 나는 어둠 속에 앉아서 잠시 세상을 지켜보면 배울 수 있는게 많다고 생각해. 그런 행위는 꼭 필요한 것 같구나. 나중에 그 어둠에서 빠져 나올 거라고,거기에 갇히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기만 하면 된단다."-229
심리분석을 볼수 있다. 사라가 자신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을 분석해가기때문이다.객관적으로 보면서 그들 각자에게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고 극도로 불안함을 보이는 사라는 변한 자신의 기억과 그것에 대한 진실을 찾아가며 자신이 경찰도 찾지 못한 답을 찾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자신을 사랑하는 인생의 든든한 벗이 진범일지 모른다 생각되면 나 역시 그녀처럼 질문을 하지 못할거같은데.. 그렇담 그녀가 생각한 것이 맞는것일까..결코 던지지 못해 미궁에 빠지게 될 하나의 질문과 답. 극적인 사건은 없음에도 사랑이란 눈으로 보는것과는 완전 다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어딘가 조이는 듯한 느낌을 우리 모두에게 주는 마지막 결말까지... 그래서 심리 스릴러인가보다 하게 된다.
테라피스트
헬레네 플루드 지음
푸른숲
기다린다는 것은 사람을 바짝바짝 마르게하고 스트레스가 엄청 쌓이는 일이다. 메일 하나를 기다리면서 조바심 속에 몇 시간을 보낸 나는 이제서야 그 메일을 받고 한 숨 돌리고 있다. 현 심리학자인 헬레네 플루드의 첫 번째 장편소설인 이 책, 『테라피스트』는 노르웨이의 오슬로에 살고있는 30대 여성 사라 라투스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고 아직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이른 봄 3월 초에 일어난 일이다. 사라는 심리치료사로, 남편 시구르가 유산으로 물려받은 아직 미완성인 집에 상담실을 마련하고 환자들을 받아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남편 시구르토르프는 야심찬 건축가로,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아 지금 부부가 살고 있는 집을 리모델링하고 있다. 어느 날 토마스와 얀 에리크 등의 친구들과 크록스코겐에 있는 산장에 간다며 아침 일찍 집을 나선 남편은 몇 시간 후 사라의 휴대폰에 ‘헤이, 러브’ 하는 달콤한 메시지만 남기고 실종된다.
리모델링이 진척 중이라 여기저기 공사판인 집에 아늑함이라고는 없고, 자꾸만 물건들이 이곳저곳으로 옮겨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가 하면 한밤중에 다락방에서는 발소리가 들려온다. 사라의 마음은 요동치고, 환자들의 심리 상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내놓는 사라지만 자신의 마음만큼은 그녀도 어쩌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시구르가 휴대폰에 남긴 마지막 말이 거짓임이 밝혀지고, 결국 시구르의 총에 맞아 사망한 시체가 발견되고 사건은 요지경 속에 빠져든다. 사라는 자신의 기억도 믿지 못하는 처지에 놓인다. 사라는 미쳐가는 것인지? 모두가 알고 있는 진실과 지난 기억 속의 사실들이 한데 엉켜서 사라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사구르의 마음과 그의 행적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범인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심리학자가 쓴 소설이라 그런지 마치 의학 논문을 보는 것 같다. 뭐라고 해야할까? 딱딱하다고 해야할까? 딱히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닌데, 뭔가 모르게 상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나 할까? 요 네스뵈와 스티그 라르손의 뒤를 잇는다고 하는데, 요 네스뵈는 거의 안 빼고 읽어봤고, 스티그 라르손의 책을 좀 더 찾아봐야겠다.
2020.9.17.(목) 두뽀사리~
심리학자가 쓴 심리스릴러라는 문구가 너무도 시선을 끌었던 작품이예요. 책을 받아보니 검은색 표지에 심리상담을 받을 것만 같은 의자 두개...왠지 읽는 사람의 심리를 많이 건드릴 것 같은 분위기인 것 같았어요.
책 속의 주인공인 사라는 테라피스트, 즉 심리치료자예요.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분석하고 그들의 마음이 나아지도록 돕는 사람이죠. 그런데 이 책 속에서는 사라의 마음이 어지럽다고 하니 사라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해지더라구요.
그리고 '진실은 기억 속에 있지 않다. 그것은, 어둠 속에서 보이는 세상에 있다'라는 문구가 꽤 의미심장하게 느껴졌어요.
사라의 남편인 시구르는 친구들과 산장에 놀러가기로 했다면서 집을 일찍 나섰고 사라는 평소처럼 상담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게 되네요. 시구르는 사라에게 잘 도착했다고 메시지를 남겼지만 같이 놀러가기로 한 친구들에게서 연락이 와서 시구르가 산장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사라는 시구르의 거짓만에 혼란과 배신감을 느끼고 시구르를 찾기 위해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네요. 그러나 결국 시구르는 시체로 발견되고 실종사건에서 살인사건으로 수사가 전환되죠. 그러나 자신의 말을 제대로 믿지 않은 경찰과 누군가 자신의 집에 침입한 듯한 흔적들로 인해 사라는 점점 더 혼란에 빠지게 되고 자신의 기억력도 제대로 믿을 수 없게 되어가네요. 게다가 사라와 시구르 두 사람의 관계가 마냥 사랑이 가득한 부부사이이기만 한 건 아니었던 것도 점점 드러나게 되었네요.
그리고 남편을 죽인 범인은 생각 외의 인물이었어요. "어둠 속에 앉아서 잠시 세상을 지켜보면 배울 수 있는게 많다고 생각해"라고 말해준 인물...사라는 그 사람이 범인임을 의심하지만 결국 그 사람을 잃게 될까 두려워 물어보지를 못하네요.
확실히 심리학자가 쓴 심리스릴러라서 그런가 주인공 사라의 심리묘사가 탁월하게 느껴졌어요. 솔직히 사랑하는 사이라고 믿었던 남편 시구르의 거짓말과 실종으로 인해 혼란스러움을 느꼈을 사라의 모습도, 시체로 발견된 남편의 모습과 집안에 침입한 누군가의 흔적으로 무서움을 느끼는 사라의 모습도 너무 잘 표현되어 있었어요. 심리치료자로서 다른 사람의 마음 속 일을 분석하고 그들의 마음이 나아지도록 도와주던 사라지만 자신에게 닥친 일 앞에서는 그냥 보통 사람과 다를 바가 없었던 것 같아요.
두꺼운 책이었지만 심리묘사를 따라가는 재미로 잘 읽었네요. 다만 잔잔한 심리스릴러를 좋아하지 않으시면 지루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이라는 작품이 시작이었다. 북유럽 스릴러를 그렇게 만났고 지금은 몇몇 작가의 이름을 찾아서 읽을만큼 좋아한다. 그래서 새로운 북유럽 심리스릴러라는 소개에 반가웠다. 그런데 이 이름 생소하다. 좋아한다고 해 보았자 몇 명이나 안다고 잘난척은 하면서 스스로를 책망했는데 이 작품이 데뷔작이다. 모르는게 당연했다. 그런데 밑의 부연설명을 읽으면서 보니 보통이 아니다 데뷔작인 출간도 전에 28개 언어로 판권이 팔렸다고 한다. 귀신같은 편집자들의 선택을 받은 작품이다. 믿을만하다는 보증수표를 받은 느낌이다.
"심리학자가 쓴 심리 스릴러!"
사실 이 문구가 내 선택을 결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가는 해당 분야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심리학자다.
전문분야가 폭력성,재피해자화,트라우마와 연관된 수치심과 죄의식
이제 이런 전문가가 그린 심리 스릴러의 세계는 어떠할지 호기심으로 여행을 떠난다
주인공 사라는 테라피스트(심리치료사)이다.
청소년 상담을 주로 하는 그녀의 치료 상담실은 바로 남편과 같이 사는 집에 있다.
남편 시구르는 건축사이다.남편의 외조부로부터 물려받은 이집을 둘은 직접 리노베이션하기로 했지만 비용과 시간 때문에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사라는 원래는 기관에서 일했지만 지금의 집으로 이사 오면서 프리랜서가 되었다. 개인 상담실을 열어서 일을 하고 있지만 기대에 못 미쳐서 수입이 예전만 못하다. 시구르는 친구들과 동업을 하고 있지만 사업 초기라 고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를 가지고 싶지만 여유가 없다. 사라와 시구르는 이렇게 사소한 듯 사소하지 않은 문제들을 안고 있는 젊은 부부이다.
어느 날 남편은 새벽부터 친구들과 만남을 위해 나간다. 사라는 예약된 3건의 상담을 진행한다 . 상담 중이라 못받았던 전화 메시지를 들어보니 남편은 친구들과 만나는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저녁에 걸려온 전화로 남편이 친구들과 만나지도 않았으며 실제 약속은 아침일찍이 아닌 저녁이었음을 알게 된다. 남편 시구르는 사라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실종이 된다.
그는 거짓말을 했다. 그래서 뭐?
나는 그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내가 뭘 알지?
남자들이 거짓말을 한다면 그 첫 번째 대상은 그들의 아내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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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테라피스트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분석하고, 그들의 마음이 나아지도록 돕는 일을 한다. 하지만 이제 본인이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스스로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분석한다. 하지만 스스로 마음이 나아지도록 돕는 일을 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소설 속 대부분의 글은 현재형이다. 작가의 의도일 것이다.
심지어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을 회상하는 글마저 현재형이다. 혼란스러울수 있는데 다행히 글자체를 달리해서 혼란을 피할 수 있다. 목적에 따라 내용에는 3가지의 글라체가 쓰여서 혼란을 막아준다.
잘 쓰여진 심리 스릴러가 그렇듯 약간의 갑갑하듯 조여옴이 느껴지며 별것 아닌 사건에도 주인공과 공감하며 전율과 공포를 느끼게 된다
작가는 첫 작품이 무색하게 감정선을 따라 능숙하게 스릴러의 강도를 높여간다
남편의 죽음. 의심받는 아내. 스스로 남편의 행적을 추적하는 아내, 그리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일들 등등
겹겹이 쌓아올려가는 사소한 일들로 검증되는 공포와 긴장이 늘어간다. 심지어 너무 현실적이다
결국 주인공은 위험에 처하고 독자는 뜻밖의 범인에 놀란다
롤러코스터 타는 것 같은 속도감이 있지는 않다. 여기저기 피튀는 상황이 있지도 않다.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경찰도 없다.
하지만 꽉 차게 짜여진 플롯과 전개, 적절한 묘사와 속도조절 , 인상적인 캐릭터, 그리고 반전.
써놓고 보니 장점이 참 많은 작품이다.
데뷔작에 쏠린 많은 호평과 관심은 당연했다.
#테라피스트 #헬레네플루드 #푸른숲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북유럽스릴러 #심리스릴러
금요일 새벽, 친구들과 산장에서의 1박을 예정하고 떠난 남편 시구르가 사라졌다.
함께 하기로 한 친구 얀과 토마스로부터 전화가 온 것.
“네. 그게, 시구르는 5시쯤에 여기 오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7시가 넘었고 우리는, 우린 시구르랑 연락이 안 돼서요.”
시구르는 사라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최초의 분노는 하룻밤을 넘기면서 이내 남편에 대한 걱정으로 바뀐다. 불안한 예감이 사라의 신경을 교란한다.
「곧 실종 사건은 살인 사건으로 전환된다. 그리고 이제 사라는 자신이 본 것과 기억하는 것이 제대로인지 믿을 수가 없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명철하게 분석하고 해결책을 내놓던 사라인데, 이제는 자기 마음이 어떤지, 기억하는 게 사실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설상가상으로 사라는 지워버린 음성 메시지와 심리치료자로서의 윤리의식 때문에 곤경에 처한다.」
사라는 심리학자, 테라피스트다.
그리고 소설 <테라피스트>의 작가 헬레네 플루드도 심리학자다.
심리학 박사인 헬레네 플루드의 전문 분야는 폭.력.성., 재피해자화, 트라우마와 연관된 수치심과 죄.의.식.이다.
그녀는 자신의 전문 지식을 십분 활용하여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냈다.
<테라피스트>는 주인공 사라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데, 매순간 순간 사라가 느끼고 경험하는 심리를 디테일하게 묘사(함으로 써 독자는 사라와 동일시하고 서사에 몰입)된다.
한마디로 그녀가 느끼는 분노와 불안과 공포, 초조함과 강박이야말로 이 소설 서사의 동력,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점점 혼란스러워지는 사라의 심리상태 때문에 어느 순간 그녀를 용의선상에 올려 놓기도 했었다는.)
물론 남편의 죽음, 살인을 둘러 싼 전개와 (제법 정교한 짜임새의) 반전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테라피스트>는 북유럽 스릴러 특유의 건조함, 서늘함이라는 매력을 유지한 채, 정통 심리 스릴러라는 새로운 창작의 장을 열었다.
헬레네 플루드는 그렇게 인간의 어둠, 그 심연을 함께 들여다 볼 것을 제안한다.
3월6일 금요일에 시작하여 시간의 흐름을 따라(사건의 전개) 이야기를 풀어간다.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은 현재(?)와 다른 글씨체로~
그런데 본문 중간에 굵은 글자가 있다. 강조? 내용상 그런 건 아닌 거 같은데???
거슬린다.
방언과 외모, 출신지가 중요한가? 한글 표준어로 쓰인 책인데~
시구르 외할아버지의 집을 고치면서 차고 위에 상담실을 개설하여 심리상담을 하는 사라.
남편이 친구들과 여행을 가기로 한날 새벽 남편은 인사를 하고 떠났고, 친구들을 만났다고 음성녹음도 남겼다.
사라가 진료 후 전화를 해봤지만 계속 연락이 되지 않고, 이상하긴 하지만 불안하진 않았던 사라.
남편을 만나기로 한 친구들이 아직 만나지못했고 연락이 되지않는다며 전화를 했다..
남편의 실종??? 성인은 24시간이 지나야 실종신고가 접수된다???
음성녹음에 반복해서 들으며 이상한 점을 찾으려 집착하지만 못 찾고 삭제해버린다
마땅히 갈 곳이 없다. 지금 위로 받을 친구들도 없는 사라가 느낀 외로움. 언니를 찾아가지만 후회한다.
시어머니와 통화, 행방은 확인 못하고 동료나 사무실에 전화하고 찾아보란 얘길 들음. 당연한 건데~ 요즘은 전부 휴대폰으로 연락하고 동료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나부터도 심하다. 홀로 있는 섬같다.
실종된 남편의 사망소식을 듣는다. 등에 두발의 총을 맞고 크록스코겐(시댁의 산장이 있다) 숲의 진창에서 발견되었다.
경찰이 집을 수색한다.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들은 다음 날 상담하고 경찰의 심문을 받는다.
괴상한 디테일에 사로 잡힌 사라, 일의 핵심으로 돌진하는 언니(안니카)
침입자???
외도한 사라. 시구르와 결혼으로 큰 이익을 봤다.
시구르의 다이어리 금요일 약속~
시구르가 거짓말을 하게 만드는 여자
아빠를 찾아가 만나지만 시구르의 죽음을 얘기하지 않는다. 왜
하나씩 드러나는 남편의 거짓말
한참 후 시구르의 시체를 확인하는 사라.
서부 년, 서부 암소??? 왜 이런 표현을 썼을까? 갑자기~
산장을 방문한다. 베라를 만난다. 사라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 경찰이 들이닥쳐 사건 종료
베라의 유부남 애인이 시구르
시구르의 장례식.
확증 편향 선입관을 뒷받침하는 근거만 수용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하는 것이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현상인데, 정보의 객관성과는 상관없다. 우리는 모두 확증 편향적인데~ 그걸 어떻게 증명해낼 수 있나?
반전이 있다.
스릴러, 소설 좀 낯설다.
두께가 부담스럽지만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었다.
평범하지 않은 사라, 심리학자인 저자의 아바타인가
임팩트는 덜하다.
저자의 입장에서 낯익지만, 낯선 지명 등이 더 걸림돌로~
이 리뷰는 몽실북클럽 서평 이벤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