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정신과 의사 뇌부자들 김지용의 은밀하고 솔직한 진짜 정신과 이야기
김지용 저 | 심심 | 2020년 07월 27일
원래 정신과 관련 도서나 정신과 의사가 쓴 책에 관심이 많아서 이 책을 구입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책 쓰신 작가님이 글을 깔끔하게 잘 쓰셔서 술술 읽히고 좋았고, 정신과에 대해 몰랐던 것들도 알게 되어서 좋았다.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정신과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이 널리 읽어도 좋은 책인 것 같다.
사실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기 떄문에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책 어쩌다 정신과 의사를 읽으면서 아직도 부족함을 알 수 있었으며 더나아가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음을 통해 정신과의 문턱을 한층 더 낮출 수 있는 기회였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책은 어렵지 않으면서 일반인들도 손쉽게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떄문에 정신과에 한층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작가 김지용님이 다른 책도 출판한다면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가끔 다른 직업의 사람들의 일상이 궁금하여 에세이나 수필집을 읽곤 하는데 이 책은 독특하게도 의사가 쓴 책이다. 책 표지부터 편안한 색상에 띠지에 훈남 의사 사진이 인쇄되어 있으니 더욱 궁금하기도 했다. 제목은 또 '어쩌다 정신과 의사'라니.. 무언가 확고하고 결단력 있을것 같은 직업에 안어울리는 '어쩌다'라는 단어가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을 이끌었다.
이 책은 저자가 정신과 의사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이다.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 못지 않게 성인이 하나의 직업인으로 성장해가는 모습 역시 많은 고뇌와 번민, 우여곡절이 있음을 볼 수 있다. 엘리트 코스를 밟고 탄탄대로를 걸어왔을 것 같은 그의 이면에는 두번의 유급을 겪으면서 의사라는 직업이 정말 나에게 맞는지 많은 고민을 했던 흔적들이 있었다. 객관식 문제만을 푸는 것 같은 의사라는 세계에서 주관식 문제를 푸는 것과 같아 선택하게 되었다는 정신과. 그리고 고고학자가 꿈이었던 그에게 정신과 의사는 개인의 과거를 들여다보며 치료하는 점이 고고학자와 닮아 있다고 말하는 것이 이제 그가 선택한 직업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조금씩 의사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며 그 역시 발전하고 있는 모습은 사회생활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고군분투하는 우리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한여름에 술술 쉽게 읽기 좋은 책. 의사들의 생활을 엿보며 그들도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임을 알고 우리 삶에서 조금 더 힘을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쩌다정신과의사, #김지용, #심심출판사,
#심리치유에세이, #정신과이야기
전에 서밤?블블?봄봄의 팟캐스트 <서늘한여름밤>을 즐겨 들었다. 어느 날은 다른 팟캐스트 <뇌부자들>이 게스트로 초대되었는데 그 때 대화내용이 신선하고 분위기가 유쾌해서 기억에 남았다. 특히나 정신과 의사분들로 구성된 멤버라고 하니 더욱 기억에 남았던 듯 하다. 얼마 전 출판사서평을 보고 그 뇌부자들 구성원 중 한 분이 쓴 책을 발견하고 궁금증이 생겼는데 내가 유일하게 관심 있어 하는 의사선생님이신 육아빠 정우열선생님도 그 분 책을 소개하셔서 더욱 궁금해졌다.
바로 그 책이 「어쩌다 정신과 의사」이다.
며칠 전에 본 책 <다행히 죽지않았습니다>에서도 정신과 의사선생님에 대한 짧은 묘사가 나왔는데 내과 진료하듯 빠른 상담과 무신경, 무관심한 태도에 실망감을 느꼈으며 전에 처방 받았던 약을 가지고 들고 가도 그에 적절한 약을 처방해주기보다 과한 양의 약을 처방해주는 등의 답답함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정신과란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기에 정신과에 찾아간 것만해도 큰 용기를 낸 것이란 얘기를 본 적이 있는데 위의 이유로 실망감을 느끼면 치료가 긍정적으로 시작되기 어려운 것 같다.
이 책에는 내 사적인 이야기 외에도 진료실 안팎에서 만난 사람들과 겪은 일화를 통해 내가 생각하는 인간의 심리와 관계의 의미를 풀어낸 장이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새로운 이론이나 대단한 깨달음이 있지는 않다. 그저 느낀 점을 최대한 솔직하게 적었다. 나는 정신과 의사가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볼 기회'라는 굉장한 특권을 허락받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나를 믿고 마음을 열어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덕분에 많은 걸 배웠고, 배우고 있으며,
그를 바탕으로 아는 척 글까지 쓸 수 있었다.
「어쩌다 정신과 의사」 P14 머리말 중에서
이 책은 크게 다섯장으로 나뉜다.
1 어쩌다 정신과 의사
2 멀고도 가까운, 나의 환자들
3 상처받은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기
4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5 나는 매일 편견과 싸운다
객관식 세계에서 만난
주관식 나라
"의대에 입학한 지 4년 만에
드디어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35
내 인생의 길을 찾던 중 정신과를 만났고, 고고학자가 되고 싶어 하던 나는 어쩌다 정신과 의사가 되었다. 그리고 정신과 전공의로 근무하던 어느 날, 어쩌다 응급의학과 의사가 되어 우리 병원에 파견 나와 있던 남궁인을 만났다. 당시 그 친구는 개인 SNS에 참 많은 글을 쓰고 있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해 보이는 글들이었다. 내 직업병일까. 친구의 정신세계가 많이 불안정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떤 의미야? 솔직히 무슨 뜻인지 하나도 모르겠던데. 그런 글들을 왜 그렇게 꾸준히 써?" "그냥 써. 그냥. 너 말고도 다들 왜 쓰냐고, 이상한 글 쓰지 말라고 얘기해. 그런데 그냥 써."
++
의사 친구의 이상한 글들을 보고 쓰지말라고 만류했던 저자. 그 이상한 글들을 썼던 친구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본인도 어쩌다 보니 인생 계획에 없던 책에 이야기를 싣게 되었단다.
36
진료실에서 만나는 다른 모든 이의 인생과 마찬가지로 내 인생에도 계속해서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길이 나온다. 지난 몇 년간 비교적 순탄했던 이 길은 어떻게 이어져 있을까. (중략) 나 역시 진료실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미래를 알려주지 못한다. 그렇기에 현재에,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자고 말한다. 이래도 후회, 저래도 후회할 일이라면 그저 눈앞의 길을 걸어가 보는 것이 적어도 '지금'을 건지는 방법 아닐까. 지난 과거를 구원할 수도, 다가올 미래를 보장할 수도 없지만 '지금'만은 내가 어찌해볼 수 있으니까. '내 손이 닿는 지금 여기가 가장 소중하다. 그렇기에 흘러가는 이 순간순간을 잘 느끼고 싶다.' 이런 자세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걸 이제는 알게 되었다.
정신과 의사가 된
첫 날
"동기는 한 환자에게 계속 바보라고 놀림받기도 했다.
사실은 내가 조금 더 바보였는데"
70
무력감이 느껴졌다. 나는 전문적인 치료를 위해 큰 병원을 찾아온 이들이 응당 받아야 할 도움을 드리고 있는 걸까? 물론 내가 아닌 교수님을 보고 온 것이고, 치료 방침은 교수님이 정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은 정신과 의사라 불리기엔 민망할 정도로 부족한 나인데, 이대로 계속 지내면 되는 걸까? 하루하루 버티다 보면 나중엔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는 유능한 정신과 의사가 되는 걸까?
++
신입 전공의 시절 무력감을 느꼈던 것을 회상하며 적어내려간 글이다. 바로 아래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런 나의 막막함과 고민은 스스로의 역할과 능력을 내심 크게 기대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제 갓 들어온 신입 전공의의 무능은 지극히 당연하다. 중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상담으로 척척 치료해낸다면, 그건 전공의가 아닌 재림 예수일 것이다."라고. 지금은 그 때 무력감때문에 왜 그렇게 힘들 수 밖에 없는지 통달하신 듯 하다. 넉넉한 선배 의사로서의 면모가 묻어난다.
내가 지금 놓치고 있는
눈앞의 것들
"우리는 자동조종상태에 빠져
과거와 미래의 잡념으로
현재를 채우고 있다"
미래를 걱정하며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를
그 사람보다 더 열심히 생각한다.
적당함을 지나친 이런 과도하고 불필요한 생각은 뇌에 과부하를 일으켜 다양한 증상을 만든다.
마음챙김은 마치 컴퓨터의 필요 없는 프로그램들을 정리하듯 생각의 양을 줄여
뇌가 안정을 찾도록 해준다.
오늘 남은 식사 시간, 무엇을 먹든 여태껏 그 어떤 끼니보다 더 집중해보기를,
마음을 가득 채운 생각들을 비워내며
음식 맛을 음미해보기를 권한다.
「어쩌다 정신과 의사」 P252
++
저자는 책의 후반부에 '마음챙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지나치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것 같다. 음식을 먹으면서도 Tv를 보거나 각종 영상을 보고 공부를 하면서도 음악이나 라디오를 듣고 채팅을 하고 하나에 몰입하지 못한다. 난 몰입의 상태의 안정감과 만족감을 위해 '책'을 읽는다. 내가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중 하나가 몰입을 통해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과 현재 처한 상황으로 부터 벗어나 안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뇌부자들>이라는 팟캐스트를 3년 넘게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것을 시작한 계기가 '사람들이 의사인 자신들의 이야기를 믿지 않아서, 돕기 위해 처방하는 것들을 왜 제약회사의 사주로 여기는지, 비교도 안 되게 비싼 가짜 치료법에는 왜 이리 잘 현혹되는지'에 대한 한탄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정신 질환을 향한 공포와 편견은
'몰라서' 생기는 것이라는 사실.
그러나 일반인이 정신 질환에 관해 모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당연히 모를 수밖에 .
정신 질환에 관한 정보나 지식을
최대한 정확하고 쉽게 전달해야,
그래서 '모르는 사람'이 점점 줄어야
사회적 편견과 오해를
해소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일이 진료실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일만큼이나 중요해 보였다.
「어쩌다 정신과 의사」 중 팟캐스트 <뇌부자들>을 진행하는 이유.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좋은 책이었다. 한 직업인으로서의 삶을 간접적으로 엿보는 것도 재밌었고 삶에서 깨달은 깊이 있는 생각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환자를 환자로만 바라보지 않는 한 의사의 자세와 마음,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를 부수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환자에게 더 다가가고 싶어도 '의사-환자'의 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를 지킬 수 밖에 없고 그것 때문에 힘든 점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간미가 느껴져 좋았다.
평소 서담서담 자주 듣는데 김지용 선생님이 책을 내셨다지 뭐예요! 재밌을 것 같아서 바로 구입합니다. 저희 가족들이 다 광팬이어서 모두 구입했어요:) 같이 읽으려구요! 이 책을 읽고 정신과에 대해, 정신과 의사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더 나아가 나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요. 안 그래도 바쁘실 텐데 좋은 책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 부탁드려요!
책의 좋은 점이 다른 사람의 인생을 볼 수 있어서인 것 같다.
김지용 님이 어쩌다 정신과 의사가 되었고, 정신과 의사로서 살고 있는 현실을 말해준다.
심리 상담과 정신과 치료 둘의 분류가 미묘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조금 안 것 같다.
정신과 치료 시 약을 쓰는지 알았고, 상담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을 해결 할 수 있겠구나 했다.
정신과 치료 시 치료 시간이 거의 대부분 3분이지만,
작가님께서는 예약제로 20분에서 많게는 40분을 사용하시는 듯하다.
상담 시간이 짧고 길고가 상관없다고 하셨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작가님께서는 길게 하셔서 그나마 괜찮은 정신과 의사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것도 짧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 직접 오는 환자라면 괜찮지 않을까 한다.
상담가도 정신과 의사도 뿌리 깊은 마음의 골을 치료할 수 있을까?
환자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정신과와 정신과 의사에 관하여 평소 알기가 어렵다. 이 책은 생각보다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글을 쉽게 쓰는 편이고, 본인의 경험을 통해 풀어써서 이해를 하기가 쉬웠다. 유급을 2번이나 당한 본인의 과거를 이렇게 써도 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인간이면 누구나 그럴 수 있고 또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사람의 마음을 열 수 있겠다 싶었다. 저자를 이전에 알지 못했지만, 이 책을 보고 나서 그가 운영하는 유투브 채널도 한 편 봐야겠다.
그동안 만나왔던 정신과 관련 책에서는 보통 상담한 환자의 사례를 들어서 얘기해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이야기가 많다. 어쩌다가 정신과 의사가 되었는지 시작해서, 팟캐스트를 하면서 이 책을 내놓게 되었는지까지 이야기한다. 물론 그 중심에는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위한 내용이 가득하다. 우리의 정신을 돌보는 의미를 담아서 말이다.
정신과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 두드리고 싶지만 망설이는 사람들 많을 것이다. 나 역시 언젠가는 상담을 좀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종종 있었으니. 그러면서도 궁금했다. 도대체 그 안에서는 어떤 상담을 하고, 어떻게 아픈 마음을 치유하는 것일까. 무엇보다 의료진을 믿고 그 문을 두드려야 하는데 어떻게 그 믿음을 판단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우리가 상담이 필요할 때 이런 의사를 찾아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고학자가 꿈이었던 그가 의대에 가고, 정신과 의사가 되어 환자들을 돌본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그의 마음은 사람들이 정신과를 생각하는 문턱을 낮추고 싶어했다. 알게 모르게 생긴 선입견을 없애고 싶어했다. <뇌부자들>의 팟캐스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사람들의 정신과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굉장한 역할을 한 것 같다.
정신과에 대해 편하게 생각해도 될 것 같다는 믿음으로 마음이 힘들 때 한번은 문을 두드리고 싶다.
정신과 의사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쓴 책이다.
어쩌다 정신과 의사가 되었는지,
어쩌다 <뇌부자들>이라는 팟캐스트와 유튜브를 하게 되었는지 등등....
정신질환이 있는 일반인이 어떻게 치료를 받고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그 과정과 심리변화를 다룬 책들은 종종 봐 왔던 것 같은데
이 책은 그동안 내가 알던 정신과 관련 책과는 결이 조금 다른 책이었다.
일단, 저자인 정신과 의사가 환자(내담자)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고고학자가 꿈이었던 그가 어쩌다 의대에 가게 되었고
의대를 다닐 때는 어떻게 생활을 했고
어쩌다 정신과를 선택하게 되었는지의 과정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저자가 반복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 몇가지 있는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과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정신과 문턱을 낮추고 싶다는 것이다.
그 시작으로 팟캐스트 <뇌부자들>을 시작했다는 것.
팟캐스트와 유튜브의 성공으로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씩 달라짐을 느끼고 있다는 것.
책을 다 읽고 나니까 유튜브 <뇌부자들>을 구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마음이 힘들때는 주저하지 말고 정신과를 방문해서 전문가와 상담해야 겠다는 생각도....
저자는 정신의학 치료의 요소가 과학과 마법(마법 같이 느껴지는 상담)이라고 했다. 과학과 마법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정신과 의사의 삶 역시도 과학과 마법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다. 다른 신체적인 증상을 다루는 분야에서 그렇듯 정신과에서도 완치 실패로 인해 환자를 잃기도 하는데, 그것에 관한 감정을 담담하게 서술한 부분이 인상깊었다. 지나친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자신에게 큰 힘이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기에 그 감정이 적절한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예스24의 대여책 할인 이벤트라서 구매해보았습니다. 뇌부자들은 제목은 더러 들어보았는데 본 적 없어서, 사전 정보 없이 읽게 되었네요. 저자가 정신과 의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 쓴 자서전 같은 에세이입니다. 정신과 전문의가 되기 까지 예비 전문의 과정에서 수련하는 내용이 새로웠습니다. 저자가 수련 과정에서 만난 환자들에 대한 짧은 단상, 그리고 팟캐스트 <뇌부자들>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도 써있네요. 팟캐를 들어본 분들은 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후반부에 가면 힘든 삶에서 마음의 짐을 약간 덜어놓는 것에 관한, 정신과적인 얘기도 쓰여있네요. 정신과는 여타 과보다도 문턱이 높은데 이런 책을 통해 친밀감을 갖게 되고 필요할 때 마음 가볍게 갈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