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자체가 가볍고,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은 내용이라 술술 잘 읽힌다.
소비 행동 패턴을 가지고 심리를 이야기 하는 가볍게 접근하는 소비 심리학책인가 싶기도 하고
저자와 나이차이가 많지 않아서 인지 공감가는 내용도 많고
출근길 한번에 책의 절반정도를 읽어버렸다. ㅎㅎ
책한권을 한번에 끝내는 것이 아닌, 띄엄 띄엄 읽는 편인데 기술/처세서가 아니면 가끔 다음 내용이 궁금해져서 빨리 읽고 싶은 책들을 만난다.
아마도 근래에는 이 책이 아닐까 싶다. ㅎㅎ 내일이면 다 읽겠지?
보자마자 외쳤다.
“제목 참 지랄 맞다”
다른 책을 고르려 마음을 먹은 상황에서도 시선은 자꾸만 향하는 게 꼭 운명 같았다. 무언가에 홀린 듯 책을 품에 안고 집으로 오는 길, 묘한 기분이 들었다. 왜 이 책에 이끌렸던가. 혹 나의 행동이 이른바 ‘돈지랄’에 속해서 그랬던 건 아닐까?
소비는 좋은 것이다. 소비 없는 생산은 망국의 지름길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거라 하여도 정도가 지나치면 말썽이 생긴다. ‘돈지랄’이라는 용어가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파산이 존재했을지 머릿속에 그려진다. 신용카드 여러 개를 사용해 그간 사용 금액을 메우고, 정 안 되면 머리를 조아리며 주변에 돈을 꾸고자 매달리는 행위까지 갔다면 심각한 수준이다. 거기에 미치지 못했을지라도 걱정스러운 경우가 꽤 된다. 필요치 않음에도 일단 장바구니에 담고 구매를 하고야 마는 센스 덕에 나는 매달 얼마나 심장이 오그라드는지 모른다. 텔레비전과 멀리해도 수시로 접속하는 인터넷 상에는 광고가 참 많다. 굳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지라도 나도 모르게 ‘이건 구입 않으면 후회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기가 쉬운 세상을 살고 있는 셈이다.
티끌도 모아 태산을 만들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소비 생활 정당화에 나선 저자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긁어 모은들 소용없다. 아까워 오래 쟁여둔다 하여 가치가 상승하진 않는다. 음식물이라면 갖다 버려야만 하는 상태로 변질되고, 전자제품이라면 어디에 내다팔기도 힘들 정도로 가격이 떨어진다. 의류라면 유행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아니면 내 체형이 변하거나 선호가 바뀌는 등의 이유로 더는 찾지 않게 된다. 지금 이 순간을 맘껏 구입하고 맘껏 쓰는 게 보다 현명한 태도일 수 있다!
한 때 저렴한 제품을 다량 구입하는 일을 즐겼다. 남들 티 하나 살 돈으로 나는 세네 벌을 구입하고는 입을 옷이 많아졌다며 좋아했다. 저자의 기록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짝퉁’이 주는 만족감은 진품과는 확연히 다르다. 질 자체는 비등하더라도 일단 내 자신이 가짜라는 걸 알고 있다. 차라리 제값 주고 하나를 제대로 구입하는 편이 행복 지수는 높다고 저자는 경험을 통해 배웠다. 나이 듦이 소비에 관대함을 불러 일으킨 영향도 조금은 있을 텐데, 내 경우도 비슷하다. 싸게 구입한 옷은 시간 앞에서 약해졌다. 달랑 몇 번 입었건만 마치 몇 년은 입은 거 같다. 운동화를 3천원에 구입한 적이 있는데(지금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가격이다.) 세 번 신었더니 신발 밑창이 좌악 입을 벌렸다. 이런 사유로 버리고 또 다른 물품을 구입해야면 저가 공략이 더 큰 소비를 부른 형국과도 같다. 이런 일을 반복적으로 겪은 후 나는 소비에 관대해지기로 했다. 저자처럼 딸 둘, 막내가 아들인 집의 둘째딸로 태어나 제 몫 챙기기 버거운 상황에 놓인 게 아님에도, 이 험난한 세상에서 내가 날 아끼지 않으면 어느 누구의 사랑도 못 받으리라는 사실에 눈 뜨고야 만 것이다. 적어도 나쁜 소비는 없다. 가끔은 너무 많이 사 모은 것만 같아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길지라도.
세상은 넓고 구입할 건 널렸다. 오늘도 물욕 앞에서 나는 춤을 춘다. 이걸 구입할까 저걸 구입할까. 참는 건 어렵다. 결국 난 무언가를 선택해 내 것으로 만든다. 저자로부터 연대의식을 느낀다. 우리의 돈지랄이 세상을 조금이나마 윤택하게 만드는데 보탬이 되고 있다 믿고 싶다.
물욕과 돈지랄이라는 말로 싸잡아 말할 수 없는 물건과 소비에 관한 이야기. 예쁜 쓰레기를 모으고, 가성비와 1+1, 2+1를 선택하고, 그리고 그런 시행착오의 시기를 지나 결국 자신의 삶과 행복에 맞는 현명한 소비를 하기까지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다.
물건 사서 쟁이는데 일가견이 있는 나의 소비는 어떠한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에이 이 정도는 사도 되잖아"라는 자기 합리화로 지른 예쁜 물건들을 볼 때마다 백년을 써도 다 못 쓰고 죽겠구나 싶었다. 그래서인가 요즘은 주로 먹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먹어 없애는 건 할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에 ㅋㅋ
p.s 다음에 출간될 에세이를 미리보기로 몇 꼭지 제공한다. 다음 편은 이주윤 작가의 출세욕(?) 이야기 "팔리는 작가가 되고 싶다(?)"
#돈지랄의기쁨과슬픔 #신예희 #드렁큰에디터 #물욕 #돈지랄
먼슬리에세이 01.물욕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드렁큰 에디터의 먼슬리에세이의 첫 번째. 신예희 작가의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좋은 평이 많았어서 구입해놓고 아꼈다가 기대하며 이제서야 읽었는데.. 아니- 웃음 빵빵! 너무 유쾌하잖아?!
웃음과 격한 공감으로 읽은 헛돈 쓴 경험, 낭비한 경험, 소비에 대한 죄책감, 대용량의 유혹, 1+1의 늪...... 등등등- 아.. 정말.. 미쳐...ㅋㅋㅋ
나는 그저 누군가가 나의 소비 우선순위를 이해하지 못하겠더라도 그냥 입 다물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돈지랄이란 소릴 할 필요는 없지 않으냐는 것이다.
아니, 그리고 돈지랄이 어때서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랄이 돈지랄인데요.
(p.37) _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랄
맞네. 가장 아름다운 지랄은 돈지랄.. ㅋ
신예희 작가님의 유쾌함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글에서 느꼈던 것처럼 어쩐지 실제의 모습도 솔직하고 유머러스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D
■ 책 속으로
▲ p.29 _ 아끼면 똥 된다
아낄 물건은 아끼고, 후딱 써야 할 물건은 얼른 써야 한다. 그런데 나는 종종 그걸 정반대로 한다. 지금 제일 맛있는 음식을, 지금 제일 예쁜 물건을 굳이 미뤘다가 후회한다. 언제 올지 모를 나중으로 내 행복을 미뤘다.
지금 확 낚아채도 지금 꽉 쥐어도 지금 꿀떡 삼켜도 되는데 말이에요.
_ 나야말로 프로 아똥러... 아꼈다가 매번 버리는 것도 많고... 왜 지금. 당장. 쓰질 못하니. 아낀다며 미루는 지금의 기쁨. 지금의 행복. 아 - 이거참... 미련한 생명체였네... ㅠ 앞으로는 아끼지말고 써야할 것들은 쓰고. 먹어야 할 것들은 냉장고맛이 나지 않게 바로 먹어야겠다. :D
▲ p.65 _ 결국은, 우선순위
그리고 우선순위는 영원하지 않다. 오늘의 나에겐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 무엇을 할 때 가장 가슴 떨리고 행복한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
▲ p.74 _ 작은 적금을 위한 시
예쁘다는 이유로 사고 싶은 물건들, 누군가는 이런 것을 두고 '예쁜 쓰레기'라는 표현을 쓰던데, 그보다는 더 좋은 대우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내 기분을 좋게 해주는 고마운 물건인데요.
_ 맞는 말씀이에요. :D
▲ p.99 _ 두 번째 자동차를 샀다
나는 더 좋은 것을 누리고 싶다. 하나하나 누릴 것이다.
_ 나를 0순위에 두고!
오늘도 내일도 좋은 것을 욕심내며, 기쁘게 지르겠습니다. (p.167) _ 에필로그 중에서
기대이상으로 재밌게 읽은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즐겁고 유쾌한 책을 찾는다면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
#돈지랄의기쁨과슬픔 #신예희 #드렁큰에디터 #drunken_editor #에세이 #먼슬리에세이 #물욕 #추천도서 #추천책 #유쾌한문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 사랑, 믿음, 소망 등등등을 떠나서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있을 거다. 바로 '돈'이 아닐까? 요즘 세상에 돈으로 안되는 건 거의 없다. 있다면... 사람 '마음'정도일까? 물론 이것조차도 돈으로 살려고 마음먹는다면 얼마든지 살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 마저 들기도 한다. 그런 '돈'으로 누릴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돈으로 사는 가장 구체적인 행복"
우리 이제 솔직히 털어놔봅시다
당신 안의 그 욕망, 물욕에 대해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제목 한번 강렬하다. 그냥 돈의 기쁨과 슬픔이라 해도 되었을 텐데 그냥 돈도 아니고 돈지랄이란다. 어쩐지 글로 쓰는 것만으로도 살짝 민망하기까지 한데 어떤 '돈지랄'이 있는지 얘기 한번 들어볼까?
먼저 소비의 죄책감(화장품도 저렴이를 사기보단 고렴이를 사야겠는데 품질에는 차이가 별로 없는 것 같아도 내 마음에는 들지 않고 그렇다고 고렴이를 사자니 비싸긴 한데... 그래도 결국은 싸고 비싸고를 떠나 내 마음에 드는 물건으로 사자는 이야기 등)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어떤 걸 우선순위로 삼아 소비(더 안락하고 더 안전한 자동차로 바꾼다던지,p99)할지 그리고 나아가 '물좋권' 즉 '물건이 좋지 않으면 권하지 않아요'(p125)로 나아가는데(가령 새벽배송, 중국의 유명한 S로 시작하는 가전제품의 편리성, 그리고 생활명품-워터픽, 슬리퍼, 비누, 기저귀가방(?!)-으로 소개하는 것들에 이르기까지!) 몇몇 제품은 정말 영업 당할 것만 같은데 이야기와 함께 넘 공감했던 문장들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내 기분 좋으려고 사는 물건은 내 마음에 들어야 한다. p21
아낄 물건은 아끼고, 후딱 써야 할 물건은 얼른 써야 한다. p29
우선순위는 영원하지 않다. 오늘의 나에겐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 무엇을 할 때 가장 가슴 떨리고 행복한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 p65
가끔은 필요와 쓸모 따위는 제쳐두고, 그저 내 눈에 아름답고 흐뭇하다는 이유만으로 쇼핑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그런 물건을 남에게도 선물하고 싶은 거고요. p75
우선순위의 가장 맨 위엔 언제나 내가 있다.
내 몸뚱이와 내 멘탈의 쾌적함이 가장 중요하다.
오늘도 내일도 좋은 것을 욕심내며, 기쁘게 지르겠습니다. p167
요컨대 돈을 쓰는데 있어 '나'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며 내가 기쁘고 즐겁고 행복해야한단 말이 아닐까?
***
이 책은 한 달에 한 권씩 만나는 먼슬리에세이 시리즈 그 첫번째로 '물욕'이란 주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신예희님의 '지속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라는 책을 넘 유쾌하고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어 이 책도 넘 기대되었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넘 재밌게 술술 읽혀서 금방 다 읽어버렸다. 호홋!
다 읽고난 뒤 다시 처음으로 넘어가 넘 공감할 수 밖에 없었던 황선우 작가의 프리뷰의 문장을 옮겨보면...
신예희에게 소비란, 건강하고 단단한 생활의 선순환을 이루는 고리다.
어떻게 해야 소중한 자신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 잘 아는 사람이, 행복의 도구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가 권하는 제품을 사고 싶어진다. 다시 말해, 잘 살고 싶어진다. p9
나에게도, 우리에게도 그런 소비가 되면 좋겠다. 행복의 도구를 능숙하게 사용하여 나를, 우리를 만족시키며 앞으로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소비(=물건, =삶)에 대한 생각과 경험담을 맛깔스럽게 잘 버무린 넘 유쾌하고 재밌는 이 책, 꼬옥 꼭! 만나보길!!
책.좋.권! 책이 좋지 않으면 권하지 않아요~~ (저자 따라해보기~ㅎㅎ)
1. 1. 작가님의 글이 좋은 이유는 나도 겪었던 일이지만 내가 이야기 한다면 단조롭기 그지 없을 이야기를 정말 재밌게 하신다는 점이다. 여름에 카페에서 읽다가 소리 내어 웃을 수 없어서 마스크 안에 광대가 몇 번이나 솟았는지.. 작가님의 글이 좋은 다른 이유는 에피소드 하나하나 정말 공감 간다는 것인데, 저렴이를 찾아 헤매던 하이에나는 결국 이럴 시간에 걍 사고 싶은걸 사는 것이 돈은 못 아끼더라도 시간은 아낄 수 있다는 명제로 스스로를 설득하여 지름에 항상 진심을 담아 버리는 결단력 있는 어른이가 되었다…
2. 나도 반성하는 것인데 누군가가 무엇을 산다고 하면
“그걸 왜 사?”
혹은
“그거 사서 어디다 써?”
라는 질문을 나도 모르게 첫번째로 한다는 것인데 정말 반성한다. 내가 안쓰니까 어떤 용도로 쓰는지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이지 책에 나온 건조기 에피소드처럼
‘너에게 그 물건이 무슨 필요가 있는 것이냐’
의 의미가 아닌 것이다. 앞으론 조심하도록 한다.. 작가님이 구매한 물건들의 사용 후기가 책 곳곳에 있는데 작가님이 트위터에 이미 물좋권(물건이 좋지 않으면 권하지 않는다) 피드를 보고 있는 나로서는 넘나 반가운 것이다... 아직 나의 필요와 부합하는 물건이 없어서 안 샀지만 언젠가 내 수요와 딱 맞아 떨어지는 물건이 있다면 좋은 물건을 찾기 위해 조사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보고 있음…
3. 작가님의 #여행 스타일의 변천사를 읽고
“난가?”
싶었다. 작년까지 1년에 한번 정도는 꼭 해외여행을 다녀왔었는데 약 10년 전 갔던 여행부터 지금까지 쭉 거슬러 오다 보니 정말 여행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 어렸을 땐 도미토리에서 잘 자고, 화장실도 딱히 가리지 않았다…
빵 하나 물 한 병 갖고 다니면서 하루 종일 걸어 다니고 숙소에 와서는 바로 쓰러져 자고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또 나가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저렇게 다녔다가는 도가니가 나갈 것이고 체력도 안 따라 주겠지 ㅠ 이제 숙소는 호텔이나 에어비앤비를 선호하고 민박이라면 한 방에 4인 이하로 있을 수 있는 곳, 4인실이라면 2층 침대가 아니라 1층 침대를 쓸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게 되었고 지나가다가 예산에 맞는 현지 밥집에 들어가서 뭔지 모를 음식에 도전도 해본다.. 그러다 진짜 내가 만든 것보다 맛 없는 음식을 만나면 빡치지만 패악 부리지 않고 조용히 돈 내고 나와서 주변에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가서 햄버거나 샌드위치 같은 걸로 입을 헹궈 준다… 여행 가서는 빡치는 시간도 아까워. 한국에서도 빡치는 일 항상 있으니까 ^^ 아직도 마드리드 보다폰 만행 생각하면 짜증나서 다음에 해외여행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그땐 걍 로밍을 해 갈 것이다.. ㅋㅋㅋ
여행이라는 것도 돈과 시간을 들이는 것이라 점점 하다 보니 나만의 취향이나 습관 같은것이 생긴다. 이렇게 돈과 시간을 들여서 만든 나만의 취향이 생기는게 꽤 마음에 든다.. 아니 근데 도대체 언제 여행 갈 수 있나요??? 물론 여행 갈 수 있다고 해도 당장 어딜 가고 싶은건 아닌데 강제로 못간다고 생각하니까 또 빡치는 것 ^^
4. 책에 머니가 미니멀하게 있다는 말 넘나 공감 ㅠ 돈돈 거리는거 보니 나도 레알 꼰대가 되는거 같다.. 진짜 상품권 받아도 비싼걸 사자니 내 돈 더 보태야 되서 그건 아깝고, 그렇다고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인터넷 쇼핑으로 사자니 그건 또 상품권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보관만 하는 중… ㅋㅋㅋㅋ 나만 이런게 아니었네.
5. 좋아하는 가수가 새 노래를 낸다고 하면 티저 기다리고, 티저 공개되면 뮤비랑 노래 음원 사이트에 풀릴 때까지 기다리듯이 책도 마찬가지다. 좋아하는 작가님의 신간 예판 광고를 보면 일단 담아놓고 어떤 책인지 보게 된다.. 다만 내 노래 취향 만큼이나 책 취향도 점점 확실해 져서 장바구니에 담는 책 기준도 점점 까다로워 지는 것 같은데, 작가님은 다음에 신간 내셔도 무조건 구매각 세울 것 같다…
콜오나 때문에 무기력한 여름이었는데 이 책 덕분에 주말 오후를 웃으며 보냈었다.
윤광준의 <생활명품>이 '돈지랄' 리뷰의 원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 책은 단순한 '돈지랄'을 넘어서 어떤 경지에 이른 책이다. 하루키도 에세이에서 온더록을 만들던 가게 주인이던 시절을 추억하면서 하다못해 면도도 오랜 시간을 하게 되면 철학이 생긴다고 한 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 돈지랄이든 뭐든 간에 어떤 물건에 그 사람의 시간이든, 생활이든, 추억이든, 생각이든, 경험이든, 뭐든지 쌓이면 그 나름의 가치와 의미를 갖는 '물건'이 된다는 얘기겠다. 어찌하다 보니 신예희 작가의 책들을 꽤 여러 권 읽은 것 같은데 이 책 역시 '돈지랄'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발랄하게 주장하고 있다. <생활명품>처럼 하나의 물건 별로 글꼭지가 있는 책은 아니니 그 점은 주의. 저자가 추천한 우포스 슬리퍼, 마당 행 데오도란트 비누, 기저귀 가방에 솔깃한데 한번 검색해 봐야 겠다.
사실 미니멀리스트란 좋다는 걸 두루두루 써본 다음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 딱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사람이다. 돈도 있어야 하고 여유도 있어야 한다. 애초에 우리가 원하는 미니멀라이프라는 게 다이소 꿀템만 착착 골라 구비해놓는 인생은 아니니까.
먼슬리 에세이라고 이런 식의 에세이집 시리즈 중에 첫번째인듯.
일상적인 이야기를 단호하고 명쾌한 투로 솔직하게 하는 형식. 피식피식 웃으면서 쉽게 읽힌다.
화장실 청소기는 검색해봤지만 전체적으로 소비 취향이 내 취향은 아니었다.
건강하고 단단한 생활의 선순환 소중한 자신을 만족시키기.
내 기분 좋으려고 사는 물건은 내 마음에 들어야 한다.
소비의 우선 순위를 두기
작은 적금 들기. 선 적금 후 지출.
더 좋은 것을 하나하나 누리기 위해 소비.
미니멀리스트란 좋다는 걸 두루두루 써 본 다음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 딱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사람이란다.
이 다음 차례인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가 막 읽고 싶어졌다.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신예희 지음
제목을 봤을 때부터... 이거 내 이야기같아서... 아주 끌렸다.
베스트셀러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따와 제목을 지었는지 싶어.... 일부러 이거 보려고 그 책을 미리 읽었다. (당시에는 아주 금방 쉽게 읽으면서도 좋은 평을 안 썼었는데... 그 뒤 다른 우리나라 소설 책들을 읽고 다시 그 책을 생각해보니... 그만큼 술술 읽히게 잘 쓴 작품도 드물었다. 다시 높은 평을 해주고 싶다(참, 내가 뭐라고... 하등 상관 없겠지만 나 나름 구력높은 소설 덕후로서 글을 못 써도 엄청 많이 읽었기에 유느님이 ‘탑백귀’라고 하듯이 나도 나름 소설 잼난건 잘 본다고 말하면 안 될까?)....작가님 훌륭한 솜씨로 다양한 작품 많이 써주세요.)
책은 아주 작고 얇다. 표지도 상콤하다. 읽기에 부담이 전혀 없었다는 이야기다.
쇼핑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 있지만... 쇼핑중독자의 변명이 아니었고 아주 현명한 소비자이면서 배울 점이 많은 야무진 쇼퍼 님의 사이다 같은 쇼핑에 대한 이유, 나름의 철학, 그리고 똑똑한 발언들이 쏟아졌다. 그래... 내가 쇼핑한 이유...괜히 가지고 있던 죄책감에 면죄부를 주는 멋진 말... (그래..이렇게 말하면 되는 거였어!.. 막힌 속이 뻥 뚫리는 이야기들...)
p.11~ 13 (프롤로그... 오늘도 돈지랄의 역사를 쓴다.)
이 단어는 오랫동안 나쁜 의미로 쓰였다. 착한 소비, 현명한 소비의 반대말로 통했다. 온 세상이 내가 내 돈 쓰는 것에 죄책감을 심어주려고 무지하게 애쓴다. 헛돈 쓰지 마라, 낭비하지 마라, 니 한 몸 편하자고 쓸데없는 거 사지 마라, 그거 다 돈지랄이다.
말에는 힘이 있다. 좋은 않은 이야기를 몇 번이고 반복해 듣다 보면 정말 그런가 싶고, 슬슬 믿게 된다. 그렇다면 내 쪽에서도 굳이 입을 열고 소리 내어 더 크게 말해야겠다. 돈지랄이 얼마나 재밌는데요, 얼마나 달콤한데요, 얼마나 신나는데요. 나는 그렇게 돈지랄이란 단어의 누명을 벗겨주고 싶었다.
돈을 쓴다는 건 마음을 쓴다는 거다. 그건 남에게나 나에게나 마찬가지다. ‘나를 위한 선물’이란 상투적 표현은 싫지만, 돈지랄은 ‘가난한 내 기분을 돌보는 일’이 될 때가 있다. 내 몸뚱이의 쾌적함과 내 마음의 충족감. 이 두 가지는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고 소중하지만, 내가 나와 충분히 대화를 나누지 않으면 영영 모를 수도 있다.
......
그렇게 헛돈을 쓴 덕분에, 낭비한 덕분에 진짜를 찾았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 싶고, 좋은 게 있으면 권하고 싶다. 함께 깔깔 웃으며 돈지랄의 역사를 계속 쓰고 싶다.
--------첫 프로롤그에서 그녀의 이야기가 내 속을 뻥 뚫어줬다.
아끼면 똥 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랄, 시간을 아끼고 돈을 쓴다. 결국은, 우선순위, 절대라는 말은 절대....... 등 주옥같은 명언들이 쏟아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저렇게 써놓은 걸 보니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리스트... 나도 그거에 대한 동경이 있고 ‘신박한 정리’를 보면서 반성의 시간들을 보내다가 괜히 찔려 혼자 이래저래 정리도 해보지만 나는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이 너무 많고 (명품, 보석, 보물.. 돈 되는 거는 눈 씻고 봐도 없는데... 특히 이사갈 때 이삿짐 센터에서 난색을 하는 무거운 책... 대부분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작품은 사줘야.. 출판업계도 돌아가는 건데... 내가 읽고 싶은 책은 도서관에 딱 있는 것도 아니니.. 빨리 읽고 싶어서 사는 건데... 그리고 돈 안되는 컵과 그릇.. 왜 이리 좋은 걸까? 그리고 옷.... 맨날 입는 스타일만 입는데.. 살이 쪘다 빠졌다... 은근히 기본 옷들이 유행 탄다.... 아까워 버리지도 못 하고... 되도록 많이 남주고 버리고 하는데.. 요즘 왜 이리 옷이 싼거야.. 패션업계도 밥 먹고 사셔야지.... 그리고 나는 사는게 참 좋고 손이 크고 남에게 나눠주는 기쁨이 넘 크다... 받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지만 좋은 거 많이 사서 가족, 친구 나눠 주는게 그렇게 나쁜 거냐고..) 정리를 하다가도 또 새 것들을 사줘야 경제가 돌아가야지 하는.. 애국심에...나는 아주 맥시멀리스트 자체다. 근데.. 그 미니멀리스트의 이야기도 아주 깔끔하게 있다.
p.101~
곤도 마리에 여사의 쇼핑몰... 엄청 비싸다네...
하긴 미니멀리스트가 되려면 돈이 꽤 있어야 한다. 갖고 싶은 게 있어도 돈이 없어서 못 사는 데다, 어차피 집도 너무 작고 좁아 물건을 놔둘 데가 없어 강제로 미니멀리스트가 되었다는 농담도 있다. 그건 그저, 머니가 너무 미니멀하게 있어서 그런 거고(눈물)...
사실 미니멀리스트란 좋다는 걸 두루두루 써본 다음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 딱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사람이다. 돈도 있어야 하고 여유도 있어야 한다. 애초에 우리가 원하는 미니멀라이프라는게 다이소 꿀템만 착착 골라 구비해놓는 인생은 아니니까.
........ 화장품이든 음식이든 옷이든 공연이든 여행이든 무엇이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지 안다면, 뭘 할 때 가장 기분이 좋아지는지 안다면, 과거의 내가 그만큼 돈을 쓰고 똥도 밟으면서 어렵사리 알아낸 덕분이다.
드렁큰 에디터라는 곳에서 한 달에 한 권씩 만나는 먼슬리에세이 시리즈를 기획하여 나온 첫 주자인 이 책은 그 중에서 시즌1 [욕망]편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물욕’을 다룬 책이다.
나름 남보다는 책을 좀 읽는 편이라고 자부하며 살아온 인생이지만 그나마도 소설이고 또 좋아하는 작가 위주로 읽어오다 보니 모르는 작가들이 너무 많고 좋은 글도 참 많이 놓치고 사는 것 같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걸 느꼈다. 이 작가 님이 왜 이 시리즈의 첫 작가로 뽑히셨는지 알 수 있을 만큼 글이 참 좋았다는 것이다. 찾아보니 책도 여러 권 쓰셨네.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음식, 여행에 관한 글을 쓰셨네...내가 넘 낯을 가리며 우물 안 개구리처럼 글을 읽어왔구나.. 반성했다. 덕분에 다양한 작가들의 글을 찾아보며 살아야지... 물론, 그러면 또 쇼핑에 헛돈은 쓰다가 자기에게 맞는 상품을 찾아내는 것 같은 과정을 거쳐가겠지만.. 그러면서 나에게 딱 맞는 상품을 만나듯 맞는 작가를 몇 명이라도 만나게 된다면.. 해볼만한 투자아니겠는가?)
에필로그... 욕망이 나를 움직인다.
마지막까지 공감가는 말들이 많았다.
(70년대 중반 둘째 딸, 욕구, 욕망, 욕심이 나를 부지런히 움직이게 한다... 내 몸뚱이와 내 멘탈의 쾌적함이 가장 중요하다..... 오늘도 내일도 좋은 것을 욕심내며, 기쁘게 지르겠습니다.)
암튼, 행복한 독서였고, 명쾌한 작가 님 글.. 답답하면 찾아봐야지.
그리고 즐겁고 행복하게 나도 기쁘게 지르며 경제를 살리고~ 행복하게 살아야지~!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리뷰
- 정확하게 쓴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또렷한 관점과 풍부한 서술을 거칠 때 무질서하던 세계는 의미를 얻어 정연한 제자리를 찾는다. 가성비에 타협하지 않는 꼿꼿한 자세 쓸모를 살피는 날카로운 눈은 돈과 시간을 헛쓰며 실패해본 40대 여성의 시행착오에서 나오기에 설득력이 강하다. 두루마리 휴지, 데오도란트 비누부터 SUV 까지
- 말에는 힘이 있다. 좋지 않은 이야기를 몇 번이고 반복해 듣다 보면 정말 그런가 싶고 슬슬 믿게 된다. 그렇다면 내 쪽에서도 굳이 입을 열고 소리 내어 더 크게 말해야겠다. 돈지랄이란 단어의 누명을 벗겨주고 싶었다. 돈을 쓴다는 것은 마음을 쓴다는 거다. 그건 남에게나 나에게나 마찬가지다. '나를 위한 선물'이란 상투적 표현은 싫지만 돈지랄은 가난한 내 기분을 돌보는 일이 될 때가 있다
- 발라보면 색이 같을까? 눈을 감고 맡아보면 향이 같을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나는 진실을 안다는 것이다. 같은 공장에서 만들었다는 그 저렴이는 과연 꽤 좋았다. 부담 없이 한 큐에 2개 사서 실컷 발랐다. 하지만 쓰는 내내 이건 저렴이야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곧 저렴이가 싫어졌다. 저렴이는 저렴해서 내 성에 차지 않는 것이다. 그냥 처음부터 고렴이를 살걸 그랬어
- 아낄 물건은 아끼고 후딱 써야 할 물건은 얼른 써야 한다. 그런데 나는 종종 그걸 정반대로 한다. 지금 제일 맛있는 음식을 지금 제일 예쁜 물건을 굳이 미뤘다가 후회한다. 언제 올지 모를 나중으로 내 행복을 미뤘다. 지금 확 낚아채도 되는데 말이에요
- 50대인 내 부모의 기준으로 로봇 물걸레 청소기란 게을러 빠진 사람의 돈지랄이다. 그깟 마룻바닥과 방바닥 쯤은 무릎 꿇고 꼼꼼이 닦으면 되고 걸레는 찰찰 빨아 꾹꾹 짜서 널면 되기 때문이다
- 부모 세대가 보기에 나 때는 그런 거 없이도 잘 살았다 라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면 돈 아까운 줄 모르는 게으른 자식이 되는 것이다. 비슷한 이유로 내가 가끔 택시를 탄다고 하면 사치스럽다며 나무란다.
- 요즘 배달음식은 다르다. 나는 새벽배송으로 다양한 완조리 반조리 음식 가공식품 과일 채소 우유 요거트 아이스크림 빵과 버터 잼 치즈를 배달 받는다
- 나는 창작하는 사람이야 요즘 뭐가 제일 재밌는지 실시간으로 보고듣고 씹고 삼키고 웃고 떠들고 감탄하고 불평하고 싶어! 그동안 충분히 고여 있었으니 이제 다시 콸콸 흐를 때가 됐어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돈지랄은 '가난한 내 기분을 돌보는 일'이 될 때가 있다.
-난 이거면 된다며 복숭아 갈비뻐를 앞니로 닥닥 긁어 먹는 짓은 하지 않는다. 내 몸뚱이와 내 멘탈의 쾌적함이 가장 중요하다. 그걸 지키기 위해 난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
오늘도 내일도 좋은 것을 욕심내며, 기쁘게 지르겠습니다.
돈을 모으는 것도 좋아하지만 돈을 쓰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신예희 작가님의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은 제목부터 흥미를 끌었다. 책 제목에 떡하니 써있는 "돈지랄"은 남이 보면 쓸데없은? 무의미하고 사치적인 소비라고 느껴질 지라도, 작가님의 말처럼 '가난한 내 기분을 돌보는 일'이 되면 그 나름대로 유의미한 쓰임, 나를 위한 투자가 되지 않을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에세이다.
북클럽에서 주로 돈과 관련된 재테크나 주식얘기 관련 책들이 있으면 무작정 담아두고 본다. 이책도 마찬가지였는데 '돈'이라는 단어가 내 시선을 확 끌었다. 거기다 책 제목에다 잘 쓰지 않을 거 같은 '지랄'이라는 단어는 웬말이란 말인가. 읽고 보는 거다.
유튜브에서 보면 대개 많은 콘텐츠 중에 하나가 내가 구입한 거 자랑하는 콘텐츠가 많던데, 무슨 일을 해서 돈을 벌길래 한 두푼도 아닌 명품들을 사대는지. 물론 회원수 수십만을 거느리는 유튜버라면 그럴 수 있겠다가도 한두번 보고 있자니 나랑 맞지 않는 게 분명해서 '채널 추천 안함'을 눌러버리게 된다.
다행히 이 책은 그럴 필요가 없없다. 명품얘기도 아니고 플렉스 한 얘기가 아니라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추천하는 아이템들은 메모에 적어서 나중에 아주 나중에 (특히 절대로 사지 않을 거라는 각오는 없다) 필요하다 싶으면 구입해 볼까한 것도 있었다.
그래. 내가 돈 벌어 내가 사고 싶은 거 사겠다는데, 누가 뭐라할거야 라고 할 수도 있는데 명품은 위 유튜버들도 그러할 건데 하다가도 이 책에 나온 얘기를 들어다 보면 아주 소소한 아이템들이라 그래 이 정도로 되어야지 내가 따라 살 수 있고 공감도 얻을 것이라 본다.
남이 산 걸 굳이 뭐하러 사니, 별로던데, 왜 샀니, 돈이 남아도니 라는 소리도 들을만 하지만, 내가 좋아서 사겠다는데 왜 당신들이 뭐라고 하는지 참. 값비싼 것도 아니고 내 기분을 좋게 해주는 물건인데 말이지.
작가가 이 글을 썼다고 해서 맥시멀리스트는 아니었다. 시간을 덜 들여서 이미 이것저것 써 봐서 그 중에 좋은 거 하나 추천한 이야기라고 하면 되겠다. 특히, 내가 모르는 신박한 물건들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고, 나중에 한 번은 써봐야지 하는 아이템들도 있어서 괜찮은 정보를 획득한 거 마냥 꼭 구입한 거 마냥 희열을 느낀다. 모르는 거 있으면 바로 검색해 봤다.
예를 들어, 여행가서 사용한 돈에 대한 기록이 필요할때 '트라비포켓'이 대표적이다. 내가 외국에 나가거나 국내여행을 할때 특히, 국내여행은 가계부라도 써서 기록이 남아 있는데, 외국여행시는 '외국여행' 이라는 단어로 퉁쳐서 얼마 썼음으로 기록해 놨다. 이 글을 보고 깨달았는데, 외국여행도 얼마 썼는지 구체적으로 정리해 놨으면, 나중에 한 번씩 꺼내 보면 추억에 새록새록 젖었을텐데,.. 나중에 같은 곳을 방문하게 되면 그때 당시 가격은 얼마였지 이랬을텐테, 기록이 없어서 무척 아쉽다. 나중에는 따로 기록을 하여 남겨놔야겠다는 의지를 이 글을 보면서 세웠다.
글이 어렵지 않고 내용도 많이 않아서 단숨에 읽어내려 갈 수 있고, 딱 나에게 맞게 쉽게쉽게 쓰여 있어서 맘에 들었다. 추천 아이템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음도 있기는 하다.
우선 제목이 재미있어서 선택한 책이다.
책 이름에 대놓고 '돈지랄'이라니.
작가의 호기와 용기에 큰 박수를 보낸다. 마케팅 차원에서 출판사에서 지은 이름이라면 나같은 호구를 낚기에 아주 적절하다.
와이프 왈, 호구 스타일인 남자다.
호객행위에도 잘 당하고, 이벤트 상품에도 잘 혹한다.
그래도 스스로 생각하기에 쇼핑에 일가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홈쇼핑 최고등급 회원, 물론 예스24도 근 5년째 플래티넘을 유지중이다. 오프라인에서도 이마트 VIP, 코스트코도 회원비도 비싼 이규제크티브회원이다.
아무래도 집에서 보통 요리를 내가 하기 때문에 장도 직접 보고, 가정의 대부분의 소비를 책임지고 있다. 물론 가계부는 와이프가 쓰면서 나를 진정시키고 있다.
언제나 '너무 많이 샀다', '있는데 또 샀다', '뭉텅이로 샀다' 등등의 잔소리를 듣기는 하지만 언제나 스스로 합리적인 소비라고 스스로를 달래고 위로한다. 물론 가계부를 쓴 것을 함께 공유할 때면 가끔은 좀 심했나 싶은 생각도 들고 아낄 수 있었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 때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 사태가 닥치면서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집에만 있는 것이 답답해 저녁에 할 것이 없어서 걷기 운동을 꾸준히 했더니 10kg이 넘는 감량을 해서 체형이 크게 변하였다. 덕분에 요즘 옷을 사는 즐거움에 푹 빠져있다. 예산을 초과하는 소비를 하시느라 요즘 살짝 힘들다. 그래도 친구들을 만날 수 없어서 그 부분에서 세이브되는 비용을 역시 살이 빠져 옷이 맞지 않는다는 명목으로 택배를 줄줄이 시키고 있다.
이런 생활을 하는 나에게 이 책의 저자가 하는 이야기는 나랑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위안이 들기도 하고 나와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다른 사람의 소비 패턴을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리고 특히 '물좋권'이라는 저자가 직접 써 보고 추천해주는 좋은 물건 부분에서 편리하고 신기한 제품들을 알게 되어서 유용하기도 했다.
전자책으로 읽기에는 가볍게 쭉 들을 수 있어서 아주 좋다.
또한 작가의 맛깔나고 재치 넘치는 말에 헛웃음이 나올 때도 종종 있으니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읽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는데 책이 짧아서 정말 아쉬웠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은 다음 에세이에 대한 프롤로그가 있어서 다음달의 에세이도 기대가 된다.
먼슬리에세이 아주 칭찬해!
1. 좋은 글귀, 마음에 드는 가사 인상 깊은 영화 대사 등을 메모해 주세요. |
2. 출처를 넣어주세요. ex) 234page, 4번 트랙<사랑해>, <브리짓존스의 다이어리>에서 브리짓의 대사 |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소비라는 주제로 쓴 에세이이다. 책 한 권을 하나의 주제가 꿰뚫고 있는 데다가 실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비에 관한 이야기이다보니 흥미가 돌아 금방 읽었다. 저자는 가볍고 발랄한 어조로 자신의 소비와 만족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를 위한 선물'이란 상투적 표현은 싫지만, 돈지랄은 '가난한 내 기분을 돌보는 일'이 될 때가 있다.
내 몸뚱이의 쾌적함과 내 마음의 충족감, 이 두 가지는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고 소중하지만, 내가 나와 충분히 대화를 나누지 않으면 영영 모를 수도 있다. -p.10.
뭐 여하튼 좋다. 저렴이와 고렴이는 실제로 그렇게 비슷할까? 상표를 가리고 발라보면 색이 같을까? 눈을 감고 맡아보면 향이 같을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나는 진실을 안다는 것이다. 같은 공장에서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그 립펜슬은 과연 꽤 좋았다. 부담 없이 한 큐에 2개 사서 실컷 발랐다.
하지만 쓰는 내내 이건 저렴이야,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곧, 저렴이가 싫어졌다. -p.16.
소비는 항상 죄책감을 불러일으킨다. '이것도 못 사?'라고 생각하다가도 '근데 이게 꼭 필요할까?' 라는 자기검열을 하고, 결국 단가를 낮춰서 가성비를 챙기다가 물건이 썩 마음에 안들어서 구석에 처박아두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니 숨을 효율적으로 쉬는 방법을 익혀야겠죠. -p.72.
이 에세이가 특히 마음에 든 지점은 '욜로'를 외치며 무작정 소비를 장려하는 글은 아니라는 점이다. 저자는 저축의 중요성과 미래 대비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은 살려면 무언가를 소비해야 한다. 저자는 그렇게 소비를 할 때 생활을 풍족하게 해주고 만족을 극대화하는 지점을 찾아보자며, '현명한 소비'란 곧 '가성비'가 아님을 지적하는 것에 가깝다.
물건을 하나 살 때마다 죄책감을 느끼며 가성비를 따진다면, 이 에세이를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왜 소비에 죄책감을 느낄까? 그냥 습관적으로, 아끼는 게 좋은 거고 가성비 안 따지면 바보라고 사회가 말하니까 그러려니 하고 따라간 게 없잖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점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어 좋았다.
사람은 꼭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사지 않는다. 그냥 그 물건이 가지고 싶어서 산다. 돈을 지불하고 편리와 시간과 만족과 취향을 산다. 그 취향조차도 수많은 소비의 실패를 거듭하며 알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결국 쓸데없는 소비는 (어떻게 보면) 없는 셈이다.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