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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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이따금 우울하고 불안한 당신을 위한 마음의 구급상자

리뷰 총점 9.4 (5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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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심리/정신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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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몸처럼 마음도 수시로 아프다.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해야 할 일을 미루거나, 살아야 하는 이유를 잊거나, 나에게 해가 되는 관계가 계속될 때 정신과 의사의 조언이 도움된다. 이 책은 독자의 '아는 정신과 의사'를 자청한 저자가 건네는 따뜻한 말이다. - 손민규 인문 MD

“내게도 아는 정신과 의사가 있으면 좋겠다”
마음이 위급할 때 꺼내 먹는 인생의 알약 같은 조언들


인생이 부적절하다는 느낌이 들고 괜히 화가 날 때.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우울해서 혹시 나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싶을 때. 이별, 실직, 가까운 사람의 죽음 등 삶을 뒤흔드는 상실을 겪은 뒤 공허감을 느낄 때. 그리고 노력할수록 삶이 더 불행해지는 것 같을 때. 작은 불편감, 사소해 보이는 마음의 상처가 커다란 아픔이나 고통으로 번지기 전에 미리 조치를 취할 수는 없을까? 불안하거나 우울하거나 마음이 괴롭지만 정신과에 가기 망설여지는 그 순간, 내 상태를 가늠해보고 응급하게 도움을 받을 방법은?

병원은 ‘심하게 아플 때’만 가는 곳 같다. 특히 마음이 힘들 때 찾는 ‘정신과’는 내과나 정형외과와 달리 외부의 편견 어린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기에 ‘조금 불편하다고’ 가보기엔 더 망설여진다. 이럴 때 ‘아는 정신과 의사’가 있다면 편히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 정신건강의학과 이두형 전문의는 독자들에게 ‘아는 정신과 의사’가 되고 싶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저자는 자신이 정신의학에서 배우고 얻은 것을 비슷한 고민, 갈등을 겪는 사람들과 나누고자 책을 썼다.

작은 불안이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거나, 그냥 좀 하면 되는데 일이나 결정을 계속 미루는 등 비교적 가벼운 불편감을 느끼는 사람부터 살아갈 이유를 잊었거나, 나를 해치는 사람만 계속 만나게 되는 등 무거운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까지 이 책을 통해 ‘아는 정신과 의사’의 차분하고 실질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머리말 | 혼자만 알기에는 너무 아깝고 중요한 것들

1] 마음의 연고, 감정이 다쳤을 때

조그만 일에도 두근두근, 내 마음속의 알람 ▶ 조절되지 않는 불안과 교감신경
힘든 건 마음이 약해서일까 ▶ 비슷한 듯 다른 고통과 나약함
왜 불안한지 몰라서 더 불안해 ▶ 이유 없는 불안의 이유와 불안을 내려놓는 마음가짐
마음은 걱정이라는 거짓말을 한다 ▶ 불안 아래 교묘히 숨어있는 세 가지 생각
마음이 마음을 지키는 방법 ▶ 마음속 방어기제와 승화

2] 마음의 반창고,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아 몰라, 짜증나, 그냥 폰이나 볼래 ▶ 삶의 가능성을 삼키는 수동 공격성과 미루기의 늪
모두 다 타버리고 재만 남은 마음 ▶ 번아웃 증후군
완벽하지 못할까 봐 시작조차 못하는 마음 ▶ 결정의 어려움 아래 숨어 있는 세 가지 생각
나를 해치는 선택을 반복하는 이유 ▶ 반복강박의 굴레를 벗어나는 법

3] 마음의 해열제, 가슴에서 자꾸 열이 날 때

첫눈에 반했습니다 ▶ 금세 빠지는 사랑을 대하는 자세
쉽게 마음을 주고, 쉽게 상처받는다면 ▶ 애착이론과 불안정한 애착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
너를 사랑하고 또 증오해 ▶ 변하는 건 너일까, 내 마음일까
그 사람이 떠날까 봐 두렵다면 ▶ 거절에 대한 두려움과 경계성 성격장애
우리는 서로에게 해답이 될 수 있을까 ▶ 사랑하는 이의 삶을 구원하고 싶은 마음

4] 마음의 붕대, 부러지고 꺾인 마음이 버거울 때

삶을 이어갈 이유를 잊은 당신에게 ▶ 지금 우울하다면 혹은 우울한 이를 위로하고 싶다면
스스로가 싫다, 세상이 가혹하다, 미래가 두렵다 ▶ 우울증의 인지 왜곡
굳이 더 부정적으로 보지 않도록 ▶ 자동적 사고를 바로잡는 법
삶이 전부 잘못된 것 같을 때 ▶ 고통은 그대로 두고 오늘의 삶에 몰두하기

5] 마음의 소독약, 노력할수록 삶이 더 불행해지는 것 같을 때

길 잃은 막내 고양이 쓰다듬기 ▶ 내 마음의 약하고 무력한 영역을 다루는 법
왜 사는지 모르겠다면 ▶ 수용전념치료적 관점에서의 목표와 가치
마땅히 그래야만 하는 삶은 없다 ▶ 수용전념치료적 관점에서 바라본 인생의 모순
원하는 삶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면 ▶ 갇힌 고리에서 벗어나는 법
나는 불행할 운명인가 봐요 ▶ 우리가 삶을 믿지 못하게 되는 이유

6] 마음의 비타민, 살아가는 맛을 유지하고 싶을 때

진정한 내려놓기에 대한 고찰 ▶ 마음챙김이란 무엇인가
오늘을 산다는 것이 어째서 행복일까 ▶ 마음챙김이 들려주는 지금, 여기의 행복
억지로 좋게 보기가 아닌 있는 그대로 보기 ▶ 긍정의 진짜 의미가 전하는 위로
자기 이해가 선물하는 마음의 자유 ▶ 자존심과 자존감
행복을 주는 고릴라 알아보기 ▶ 지속적 부주의에 의한 맹목
행복을 연습하다 ▶ 삶의 조각 기쁨 발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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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아는 정신과 의사가 있으면 좋겠다”

인생이 부적절하다는 느낌이 들고 괜히 화가 날 때.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우울해서 혹시 나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싶을 때. 이별, 실직, 가까운 사람의 죽음 등 삶을 뒤흔드는 상실을 겪은 뒤 공허감을 느낄 때. 그리고 노력할수록 삶이 더 불행해지는 것 같을 때. 질병에 관한 불문율이 하나 있다. ‘증상이 가벼울 때, 가능한 빨리 의학적 개입을 취하라.’ 치과를 생각해보자. 어금니에 살짝 거뭇한 점이 묻어 있을 때 병원에 가면 가벼운 처치와 치료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시간을 끌고 방치하면 뿌리까지 썩어 고통스러운 신경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병원은 ‘심각하게 아플 때’만 가는 곳 같다. 감기에 걸려도 좀 버티면 낫겠지, 허리가 아파도 찜질 좀 하면 낫겠지. 그리고 마음이 좀 힘들 때도, 좀 쉬면 낫겠지 한다. 특히 마음이 힘들 때 찾는 ‘정신과’는 다른 내과나 정형외과와 달리 외부의 편견 어린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기에 ‘조금 불편하다고’ 가보기엔 더 망설여진다.

작은 불편감, 사소해 보이는 마음의 상처가 커다란 아픔이나 고통으로 번지기 전에 미리 조치를 취할 수는 없을까? 불안하거나 우울하거나 마음이 괴롭지만 정신과에 가기 망설여지는 그 순간, 내 상태를 가늠해보고 응급하게 도움을 받을 방법은?이럴 때 ‘아는 정신과 의사’가 있다면 편히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심심 刊)』를 쓴 정신건강의학과 이두형 전문의는 독자들에게 ‘아는 정신과 의사’가 되고 싶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저자는 자신이 정신의학에서 배우고 얻은 것을 비슷한 고민, 갈등을 겪는 사람들과 나누고자 책을 썼다. 작은 불안이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거나, 그냥 좀 하면 되는데 일이나 결정을 계속 미루는 등 비교적 가벼운 불편감을 느끼는 사람부터 살아갈 이유를 잊었거나, 나를 해치는 사람만 계속 만나게 되는 등 무거운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까지 이 책을 통해 ‘아는 정신과 의사’의 차분하고 실질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신과 의사로 산다고 해서 감정이 무뎌지는 것도, 고통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여전히 지하철은 만원이었고 월급은 적은데 세금은 과했으며 격무에 시달릴 때면 도망치고 싶었다. 또 정신의학은 나를 초월자, 독심술사, 구원자로 만들어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의학은 나를 매료시켰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치료자이기 이전에 삶을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사람의 마음에 관해 공부하며 늘 생각했다. 그때 이걸 알았더라면, 그때 이 관점으로 생각하고 이 마음으로 살아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정신의학은 내 삶이 그토록 버거웠던 이유, 과거의 나를 포함해 많은 이들을 살아가게 하는 이유, 그리고 사느라 바빠 쉽게 잊고 마는 삶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이 모든 것이 나 혼자만 알고 간직하기에는 너무 아깝고 중요했다. (머리말 중에서)

이따금 우울하고 불안한 사람을 위한 마음의 구급상자

책은 ‘마음의 구급상자’라는 부제에 걸맞게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 「마음의 연고, 감정이 다쳤을 때」에서는 ‘불안한 마음’을 다룬다. 인간이 느끼는 두려움과 걱정, 불안은 태곳적부터 지녀온 생존을 위한 생물학적 장치이기에, 그것을 역으로 이용하라는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지금까지 몸의 알람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기만 했다면 이제는 내가 먼저 알람을 꺼보자. 방법은 대단하지 않다. 편안하던 때를 떠올리며 천천히 호흡하고 자세를 이완해 놀란 몸에게 ‘불안하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다. 크게 한숨 내쉬고 ‘어차피 이 일은 나를 죽이거나 잡아먹지 못해’라는 말을 되뇌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닿은 발끝에서 삶은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26~27쪽)

저자의 조언은, 때로는 즉각적으로 또 때로는 은근하게 문제에 직면하고 결국은 해결하도록 이끈다. 섣부르게 위로를 건네거나 억지스러운 방법을 제안하기보다 지금 마음이 힘든 당사자의 입장을 이해하되 그가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두 번째 장 「마음의 반창고,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에서 ‘삶을 지나치게 망치지 않는 선에서 교묘하게 삶에 저항하는 시늉’이라고 표현한 ‘미루기’는 정신의학적으로 보자면 ‘수동 공격적 행동’이다. 수동 공격성은 말 그대로 상대에게 욕설, 폭언, 폭력 등 능동적인 공격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수동적인 자세로 상대를 화나게 하는 것이다. 미루기, 기대하는 수준의 책임에 대한 저항, 지연된 일에 변명하기 등. 저자는 ‘미루는 행위’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함으로써 상대의 마음속에 ‘부정적 감정’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 문제라고 짚는다. 저자는 작은 일탈 이상의 즐거움을 주지도 않고 스스로도 지치며 삶의 기회까지 앗아가는 미루기를 ‘즉각’ 멈출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그럼에도 본인이 활용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요령을 몇 가지 공유한다.

첫 번째는 지금 바로 시작할 가장 작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아직도 기억나는 내 최초의 운동 목표는 ‘엎드리기’였다. 아무리 미룰 이유를 대려고 해도 ‘엎드리지 않으려니’ 마땅한 핑계가 없어 일단 엎드렸다. 엎드려서 팔을 굽히지 않기는 또 민망하니 팔굽혀펴기를 했다. 엎드리기는 그 뒤로 시작한 모든 운동의 씨앗이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어떠한 변명도 통하지 않을 작은 목표를 세우는 것은 미루기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 때의 마음’을 잘 간직하는 것이다. 스스로 만들어낸 ‘하지 못할 이유’들을 잘 믿지 않는다는 것과도 비슷하다. 처음 하고 싶은 무언가가 떠오를 때의 생각이 가장 ‘덜 오염된’ 마음 상태다. 곰곰이 생각할수록 부담감, 포기해야 할 것들, 그 일과 연관된 미운 사람들 생각에 그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럴듯한 이유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변명에 오염되기 전, 내가 그것을 하고 싶었던 이유, 그것이 내 삶에 어떤 의미인지 떠올렸던 마음을 꾸준히 간직하는 것이 미루기를 피하는 데 중요한 방패가 된다.

마지막 방법은 이때까지 어떻게 미뤄왔든, 그 일이 어떤 상태이든,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든, 내 몸과 마음 상태가 어떻든 상관없이, 일단 ‘엎드리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을 바로 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71~72쪽)

세 번째 장 「마음의 해열제, 가슴에서 자꾸 열이 날 때」는 관계, 그중에서도 사랑을 다룬다. 특히 ‘구원 환상’이라는 개념이 흥미롭다. 구원 환상은 ‘곤경에 처한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정도를 넘어 그를 절망의 나락에서 구원하고 싶다는 마음’을 의미한다. 힘든 사람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얼핏 보기에 좋은 마음만 가득해 보이는 이러한 환상이 어째서 아름다운 결말로 이어지지 않는 걸까. 문제는 정도다. 타인의 삶에 크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과 그의 삶이 처음부터 끝까지 잘못되었기에 이를 구원해주겠다는 마음은, 실은 다른 마음이다. 구원 환상의 기저에는 스스로를 대단하게 생각하는 과대한 이상적 자아상과 스스로의 전능감을 확인하려는 마음이 깔려 있다. 그렇다면 구원 환상과 사랑을 구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방법은 간단하다. 내가 없어도, ‘나와 함께’가 아니라도 상대가 행복할 수 있을 때 이를 받아들이고 진심으로 기뻐해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의사라면 누구나 자신의 환자가 쾌차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내가 잘 치료하지 못했던 환자가 다른 의사와 치료를 진행하며 경과가 좋아졌다고 생각해보자. 만약 진심으로 환자가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면 어느 환경에서든 그가 치유되어 기쁠 것이다. 하지만 그 마음이 나의 능력을 확인하고 환자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고픈 마음이었다면 다른 의사의 손을 통해 치유된 환자를 보는 마음은 불편할 것이다. 연인 관계에도 같은 은유가 적용된다. ‘너를 사랑해 ’, ‘행복하게 해줄게 ’라 표현하는 말 속에 ‘너는 나와 함께해야만 해 ’, ‘나와 함께하는 게 네게 가장 행복이야 ’라는 속심이 포함되어 있다면 이는 구원 환상이다. (148쪽)

“억지로 좋게 생각하려 하지 마세요.
대신 억지로 나쁘게 생각하려고도 하진 마세요.”


네 번째 장 「마음의 붕대, 부러지고 꺾인 마음이 버거울 때」의 키워드는 우울이다. 우울증은 그저 매일 한없이 슬프기만 한 병인 줄 알았는데, ‘인지 왜곡’을 일으킨다는 점이 새롭다. ‘인지’란 자기 나름의 상으로 마음속에 세상을 그리는 것을 의미하고, 세상을 받아들이는 틀의 형태를 ‘인지 구조’라 한다. 인지 구조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뒤틀린 것을 ‘인지 왜곡’이라 하는데, 우울증 환자의 경우 세 가지 방향, 즉 ‘자기 자신, 세상, 미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왜곡이 관찰된다. 직장 상사에게 ‘이번 일은 좀 미흡했는데 다음번엔 잘해보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역시 난 글렀어. 회사를 그만둘 거야’라고 생각해버리는 것. 연인이 평소보다 연락이 뜸할 때, ‘혹시 마음이 식은 건가’라며 넘겨짚는 것. 모두 인지 왜곡의 사례다. 저자는 인지 왜곡으로 고생하는 이와 상담할 때,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강조한다. 왜곡된 인지를 바로잡는 것은 ‘억지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와는 다르다는 것을.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그럴 수 없는 일이 분명 있다. 좌절이 아예 없다면야 가장 좋겠지만 삶은 동화가 아니다. 절망해 쓰러져 있는 이에게 ‘당신이 힘든 이유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곡된 시각을 고치시면 됩니다’라고 해봐야 마음에 와닿을 리 없다. 그래서 이야기하곤 했다. “억지로 좋게 생각하려 하지 마세요. 대신 억지로 나쁘게 생각하려고도 하진 마세요.” (166쪽)

「마음의 소독약, 노력할수록 삶이 더 불행해지는 것 같을 때」에서는 ‘수용전념치료’를 다룬다. 수용전념치료의 핵심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수용), 원하는 내 모습을 추구하기 위해 몰입(전념)하도록 이끄는 데 있다. 저자는 책에서 마음속 우울이나 불안, 초조, 공포, 강박 등 고치고 싶거나 도려내버리고 싶은 점을 ‘말썽꾸러기 막내 고양이’로 비유한다. 다른 아이들은 씩씩하고, 밥도 잘 먹고, 놀기도 잘 노는데 이 모자란 막내 고양이는 다른 아이들에게 치여 밥도 못 얻어먹고, 놀 때도 구덩이에 빠지기 일쑤다. 어미는 막내 때문에 골치가 아프고, 가끔은 ‘너만 없었으면’ 하고 생각한다. 우리 마음속 막내 고양이를 떠올려보자.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내가 좀 덜 게을렀다면 뭐든 했을 텐데’, ‘우울증만 없어도 참 행복할 텐데’라고 되뇌진 않았는지. 아기 고양이를 윽박지르거나 화를 낸다고 고양이가 정신을 차릴 리 없다. 우울과 불안을 다그친다고 그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분노’가 아니라 힘들 수밖에 없었음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문득 우울하고 불안해진다는 것은 그간 마음 한구석에서 소리죽여 울고 있던 마음속 흉터를 마주하는 일이자, 오래된 아픔으로 인해 쉽게 놀라고 두려워하도록 형성된 뇌의 생리적 작용을 느끼는 일이다. ‘살면서 겪었던 일들 중 도대체 무엇 때문에 오늘 이렇게나 힘든 걸까, 내 마음의 어디가 어떻게 잘못 되어서 이럴까’라는 생각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마음의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것이다. (198쪽)

마지막 장, 「마음의 비타민, 살아가는 맛을 유지하고 싶을 때」에서는 마음챙김과 행복을 되짚는다. 오늘을 산다는 것이 왜 행복인지, 지금 여기에 존재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더불어 ‘내려놓기’의 진정한 의미를 살펴본다. 저자의 은사에게 “마음챙김은 판단을 미루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그렇다면 ‘판단을 미루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는 떠오르는 생각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떠오르는 생각을 붙잡지 않는 것, 흘러가게 두는 것, 가치판단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에게 못해줬던 일을 더 이상 생각하지 말자’가 아니라 ‘못해줬던 일들이 생각나네’라고 흘려버리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생각의 주체가 ‘나’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슬프고 힘들어 죽겠는데 그게 무슨 대수냐고? 생각과 감정의 주체를 찾아와야 한다. 내가 느끼는 기분,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하늘에서 밀려오듯 덮쳐드는 것이 아니다. 내 마음속에서 피어난 것이며, 내 것이다. 그것에 빠져들 권리도, 거리를 두고 바라볼 권리도 온전히 내게 있다. 이를 인식해야 한다. (241쪽)

내 마음은 아주 건강하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문명이 고도화할수록, 도시 노동자로서 수많은 사람과의 관계에 지칠수록, 성과에 목맬수록, 마음에는 자기도 모르게 상처와 스트레스가 퇴적된다. 이 책은 자기 마음을 돌아볼 겨를 없이 살다가 어느 날 문득 어딘가 고장 난 기분을 느낄 때,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지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엄습할 때, 그렇게 마음이 ‘위급’할 때 꺼내 쓰는 구급상자다.

종이책 회원리뷰 (33건)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싱* | 2021.02.10 | 추천1 | 댓글1 리뷰제목
상비약_마음챙김_선물하세요    저자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독자가 어떤 제목이면 읽고 싶을까를 고심한 끝에 본 책 제목을 택했다고 한다.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은, 마음은 아무래도 안 괜찮다는 다급한 신호음이지 않을까. 지금 주어진 상황만으로도 버거운데 애써 마음의 짐을 더하고 싶지 않은 독자의 본심을 헤아려 반영하고 있다.    요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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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비약_마음챙김_선물하세요

 

 저자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독자가 어떤 제목이면 읽고 싶을까를 고심한 끝에 본 책 제목을 택했다고 한다.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은, 마음은 아무래도 안 괜찮다는 다급한 신호음이지 않을까. 지금 주어진 상황만으로도 버거운데 애써 마음의 짐을 더하고 싶지 않은 독자의 본심을 헤아려 반영하고 있다.

 

 요즘 나는 몸 구석구석을 침범해 공격하는 이른 노화에 두 손 두 발 다 들고 백기 흔들고 싶은 충동의 밤이 잦다. 철심을 넣은 발목은 반년이 지났음에도 어색하고 계단의 높이를 감당하지 못한다. 마을버스에서 제대로 착지하지 못하고 떨어진 아픔이 두려움(상처)으로 남았다. 비수술 치료한 오른팔은 다시 아프기 시작해 불길할 뿐 아니라 안 아픈 팔도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어 불안을 가중시킨다. 오른쪽 눈이 잘 보이지 않고 통증까지 더해지면서 눈 뜰 때 마다 우울해진다. 구역질과 울렁거리던 속은 그나마 좀 나아졌는데 체중이 늘어 또 걱정이다..

 

 몸이 아프면서 마음도 덩달아 약해지고 부정적으로 치우치는 것 같다. 왜 사는지  도대체 이유와 의미를 모르겠어, 그동안의 가치와 믿음을 잃어버려 더 세차게 흔들리는 것 같다. 어떻게 반백년을 산 사람이 삶의 이유와 가치를 몰라 방황하고 괴로워하는지 한심하다. 원망과 분노와 자학의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살아 뭐해싶은 불순하고 오만한 생각이 드세게 인다. 심리 서적을 몇 권 연이어 읽고 나니 모든 책이 말하는 요지나 삶을 이어가는 묘책이 엇비슷하다는 걸 알겠다. 신통방통한 묘약은 따로 없지만 어느 정도 일관된 삶의 원리를 전해 다시금 마음을 추스르고 보듬게 된다.

 

 의사는 지금 너의 생각과 감정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고 꼬집는다. 과거의 어떤 경험이 누적되어 만든 반응과 행동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채택된 자동화된 사고의 패턴과 관념과 이미지의 경향화의 결과물로 분석한다. 내가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나의 나약함과 무능함으로 성급히 판단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라고 충고한다. 그런 생각과 감정이 생기는 자체에서 그만 멈추라는 말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친절한 말과 어루만져주는 행동을 기대하기보다는 스스로에게 필요한 것을 지금이라도 해주는 사람이 되라고 강조한다. 과거와 미래가 아닌 지금 여기에 집중하고 전념하여 소소한 기쁨이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마음을 기꺼이 누리면 될 듯싶다. 삶의 불확실함과 어쩔 수 없는 부분까지 통제하려 덤벼 감정 소모를 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한다. 내 감정과 생각의 주체(주인)가 되어 생각과 감정을 흘려보내거나 증발시키도록 마음챙김’mindfulness하는 자세가 뒷받침되어야 삶의 가능성과 괜찮아질 수 있음을 열어둘 수 있단다.

 

 무엇보다 과한 해석과 과잉 반응을 견제한다. 힘들수록 마음을 가라앉히고 침착하게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의 정체와 근원을 살피는 노력을 기울이라고 전한다. 삶이, 인간이, 관계가 대체로 그저 그러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불완전함과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태에 대해 그만 내려놓는마음을 슬며시 제시한다. 지금의 생각과 감정이 삶의 전부이거나 나의 전체가 아님을 망각하지 말고, 자기 자신과 세상과 미래를 닫아걸지 말자고 제안한다.

 

오늘의 고단함, 불안함, 슬픔이 삶을 모두 되돌려야 할 증거는 아니다. (84)

 

끊임없이 공허해하고 슬퍼하는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그때(과거)의 나, 누군가 해주길 간절히 바라는 그 위로를 내가 직접 그때의 나에게 건네는 것이다. (125)

 

모든 사람의 마음은 그 깊은 바다와 같이 우리는 그 위를 떠다닐 뿐 내 마음의 깊이가 얼마인지, 그 아래 무엇이 있는지 전부 알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제각각 우주 같은 그 공간 안에 좋은 면과 그렇지 못한 면을 함께 품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를 안다고 생각할 뿐(스스로를 포함하여)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132)

 

억지로 좋게 생각하려 하지 마세요. 대신 억지로 나쁘게 생각하려고도 하진 마세요... 억지로 좋게 보려하는 대신 그만큼 마음이 고생했구나, 힘든 일이 많았구나, 스스로의 지친 마음과 속상한 감정을 먼저 위로해주자. 그리고 찬찬히 따져보자.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결론지을 만한 일인지를. 물론 세상은 자주 나를 괴롭힌다. 하지만 나 자신은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고 보듬어주는 것이 어떨까. (167; 179)

 

당신의 슬픔이 너무도 선명하고 불안이 지나치게 날카로우며 절망이 깊다는 것은 당신이 미숙하거나 잘못되었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그저 당신이 지극히 인간적이라는, 계속 삶을 이어가기를 원한다는 증거일 뿐이다. (183)

 

어쩔 수 없이 들고 나는 파도와는 상관없는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살아있기에 밀물의 서늘함을 느낄 수 있고 그 때문에 햇살의 따뜻함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190)

 

다른 누구보다도 나 스스로 그 아픔을 쓰다듬을 때 비로소 마음이 쉰다.

그래서 수용이다. 삶에는 본디 고통도 있음을, 이는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이며 어쩔 수 없는 것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199)

 

복잡한 세상, 오묘한 삶, 다면적인 나를 담기에는 지나치게 단편적인 몇 마디 말로 스스로의 인생, 나 자신을 규정하고 이러한 관념을 불변의 사실처럼 간주하는 것이다... 그 어떤 순간의 어떤 생각도 내 삶 전부, 나 자신 전체를 정의하지는 못한다... 삶이란 몇 마디 말이나 논리, 철학으로 정의할 수 없는 그 모든 것을 합친 것보다 큰 무언가다. (228;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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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괜찮아지고싶을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하*비 | 2021.02.02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그냥괜찮아지고싶을때책을 읽고 있는데 현재 나에게 답을 해주는것 같다..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이두형선생님의 글...정신건강의학과로 선택하게 된 이유의사로서 살아온 인생..거기에서 많은 환자들이야기와 자신들 이야기P.72지금 내가 할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은 바로 하는 것이다..그래서 글을 쓰게된동기P.75-93번아웃 증후군이야기..왠지 어제의 나의 상태였던것 같다.삶을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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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괜찮아지고싶을때

책을 읽고 있는데 현재 나에게 답을 해주는것 같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이두형선생님의 글...

정신건강의학과로 선택하게 된 이유

의사로서 살아온 인생..

거기에서 많은 환자들이야기와 자신들 이야기

P.72지금 내가 할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은 바로 하는 것이다..그래서 글을 쓰게된동기

P.75-93

번아웃 증후군이야기..
왠지 어제의 나의 상태였던것 같다.
삶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누구나 불안한 가정과 희망의 감정들을 가지고 사는 것 같다
"혼자만 알기에는 너무 아깝고 중요한 것들"이란 서두가 있다.
책을 읽어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삶이 지치셨거나 번아웃이 왔다거나 이따금 우울감이 찾아오시는 분들꺼 추천드립니다.

이책은 심심출판사에서 제공해서 글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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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에 있으면서도 과거를 살고 있는 이들에게 건네고 싶은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c*********9 | 2020.09.1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아프냐, 나도 아프다.”오래 전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드라마 <다모>가 낳은 명대사이다. 자신의 상처를 치료해 주면서 건넨 이서진의 짧은 한 마디에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던 하지원의 모습은 지금도 이따금씩 회자되고 있다. “아프냐, 나도 아프나.” 나는 이 대사를 정말 좋아한다. 이보다 더한 공감과 위로가 있을까? 언젠가 호스피스 봉사자 분이 했던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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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냐, 나도 아프다.”

오래 전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드라마 <다모>가 낳은 명대사이다. 자신의 상처를 치료해 주면서 건넨 이서진의 짧은 한 마디에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던 하지원의 모습은 지금도 이따금씩 회자되고 있다. “아프냐, 나도 아프나.” 나는 이 대사를 정말 좋아한다. 이보다 더한 공감과 위로가 있을까? 언젠가 호스피스 봉사자 분이 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참, 신기하지. 내가 아무리 구구절절 좋은 말을 해 줘도 시큰둥하던 환자들이 같이 간 내 친구만 보면 눈물을 펑펑 쏟는다니까.......” 함께 봉사하러 다니는 친구는 유방암 수술로 많은 고통을 지나온 분이었는데 그녀가 말기 암 환자의 손을 꼭 잡고 “저도 암이에요.”하면 죽음의 문턱에서 두려움과 허무감으로 마음을 닫고 있던 사람들조차도 여지없이 무장 해제된다는 것이었다.


오랫동안 아주 험난한 길을 홀로 쓸쓸히 걷고 있을 때 문득 남루한 차림으로 털레털레 걷고 있는 나와 비슷한 행인과 마주치게 된다면, 그가 “힘들죠? 나도 많이 힘드네요.”라고 한 마디 건넨다면 그보다 더한 위로는 없을 것이다. 예수님도 그러셨다. 우리를 무작정 위로만 하시는 것으로 그치지 않으셨고,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우리가 겪는 모든 아픔들을 기꺼이 견뎌 내셨다. 그렇기에 주님이 주시는 위로는 식상하거나 피상적이고 형식적인 데서 머무르지 않았다. 온전한 위로가 될 수 있었다.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역시 비슷하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을 하는 정신과 의사가 자신이 어려웠던 시간을 고백한다니 솔깃했다. 마음이 아파 울고 있는 이들의 회복을 돕는 위치에서 쉽지만은 않은 결단이 아니었을까 짐작해 보았다.

“정신과 의사로 산다고 해서 감정이 무뎌지는 것도, 고통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중략) 또 정신의학은 나를 초월자, 독심술사, 구원자로 만들어 주지 않았다. 살아온 세월, 환경, 가치관이 다른 각각의 환자들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미지의 세계를 더듬는 일이었다. 그 앞에서 어쩔 수 없이 마주하는 한계, 나를 찾는 모두를 도울 수는 없다는 현실 앞에 좌절하기도 했다.”


이두형 작가는 마음에 관해 공부하면서 자신이 그토록 버거웠던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무엇보다 어느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고 그럴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나 혼자만 알고 간직하기에는 너무 아깝고 중요했다.

 

자신을 용기 있게 보여 주게 된 진심을 읽어 내려가면서 마음이 따듯해졌다. 저자가 견뎌 냈던 아픔을 통해 독자에게 전해 주는 위로가 있었다.


‘인지구조’, 이 책을 읽은 후 기억에 남는 단어이다. 저자는 자기 나름의 상으로 마음속에 세상을 그리는 것을 ‘인지’. 세상을 받아들이는 틀의 형태를 ‘인지구조’라고 알려 준다. 우리가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은 서로 얽혀 인지의 틀 즉 ‘인지구조’를 만들어 낸다. 문제는 힘든 경험들이 반복되면서 ‘인지구조’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뒤틀린 ‘인지 왜곡’에 있다. ‘인지 왜곡’은 자신이 겪어 온 좋지 않은 경험들을 통합해 자기 자신과 세상은 물론이고 다가오지 않은 미래조차도 온통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안타까운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인지 왜곡’으로 고생하는 내담자들과 상담할 때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이렇게 말한다.


억지로 좋게 생각하려 하지 마세요.
대신 억지로 나쁘게 생각하려고도 하진 마세요.

 

그는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좌절과 절망으로 인해 희극도 비극도 아닌 가치중립적인 삶의 다른 조각들조차 어두운 빛깔로 덮어 버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강조한다.


감당할 수 없는 슬픔에 지친 그날도
구름은 아름다웠고, 노을은 아련했고,

반가운 누군가는 나를 떠올렸을 것이다.


다만 마음이 무너지면

그런 작은 고마움들을 오롯이 느끼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기 쉽다.


마치 슬픔만 더 잘 보이는 렌즈를 끼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처럼,

아픔과 그 아픔을 상기시킬 만한 일들만 또렷이 잘 보인다.

 

내게도 슬픔만 더 잘 보이는 렌즈를 끼고 살아온 시간들이 있었다. 지난해 겨울까지 약 3년쯤, 깊은 우울감에 빠져 지낸 날들이 있었다. 마음속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늘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인생을 살면서 겪어야 할 괴로움이 왜 나에게만 곱빼기로 주어진 거냐며 하나님을 원망했다. 가파른 벼랑 끝에 홀로 버려진 듯 고독하고 슬픈 시간 속에서 ‘나의 인생은 불행만 주어졌다’고 정의 내렸었다. 그런데 끝이 보이지 않는 기나긴 터널 같은 시간을 통과하고 보니 당시 나의 인지구조가 엉망으로 얽혀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언제나 사랑 받지 못하는 사람, 무능력한 사람, 불행만 겪은 사람이 아니었다. 분명 환하게 웃으며 행복해했던 날들도 적지 않았고, 나를 소중하게 여기며 아껴 주는 이들이 많았다. 나는 좋은 점이 많은 가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마음이 정처 없이 표류하면서 이전에 나를 웃게 했던 모든 순간을 완벽하게 잊은 채 온통 부정적인 일들만 빼곡하게 기억에 저장했다. 완벽한 ‘인지 왜곡’이었다.


저자는 ‘인지 왜곡’이 주는 부작용을 쉽게 설명해 준다. ‘그 친구가 나를 싫어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찰나에 이미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의식적으로 ‘걔가 나를 싫어하는구나’로 결론 내리는 자동적 사고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또 이런 사고는 ‘나는 사랑 받을 자격이 없다’, ‘나는 무능하다’ 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일그러뜨린다고도 했다. 그는 간절하게 권면한다.

 

우리는 스스로가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이유, 무능한 이유는

귀신같이 찾아내고 납득하지만

그 반대의 이유는 찾으려 노력하지도, 잘 믿지도 못한다.


살다 보면 사랑받지 못하는 일, 미움받는 일,

무능으로 인한 실패는 당연히 일어난다.

그러나 그러한 과거를 근거로

자신을 굳이 ‘그런 사람’으로 생각할 이유가 있을까.


소위 사랑받는 사람, 유능한 사람도

자주 미움받거나 실패한다.

스스로를 어떤 사람으로 간주할지는

맞고 틀림의 문제가 아닌 선택의 문제다.

삶의 여러 경험과 상관없이

나는 가치 있는 사람, 해낼 사람’으로 믿어도 된다.

 


나를 어떤 사람으로 정의 내릴지 선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내가 깊은 상실감과 슬픔을 회복할 수 있었던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사실 내가 슬픔만 더 잘 보이는 렌즈를 끼고 ‘인지 왜곡’에 시달린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유년 시절부터 오랫동안 이어진 슬픔들은 나를 만성적인 무기력함으로 인도해 주었다. 내 잘못이 아니었다. 나는 세상에 태어나는 시기와 장소, 부모와 환경을 선택할 수 없었고 불행 대신 행복을 선택할 방법이 없었다. 그저 운명적으로 그 모든 것들을 고스란히 겪어야만 했고, 계속되는 슬픔으로 삐뚤어진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동안 좋은 멘토를 만날 수 있었다. 그토록 오랫동안 견고하게 세워졌던 왜곡된 ‘인지구조’, 즉 일그러진 나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경우 성경 말씀을 통해 잘못된 정체성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 그런 나를 위해 아들도 아끼지 않고 내어 주셨다는 것을 믿음으로써 내 존재의 가치를 깨닫게 되었다. 비록 혼돈과 모순이 가득한 세상을 살면서 많은 슬픔을 겪었어도, 그로 인해 때때로 나 자신과 주위 사람들에게 실수하고 상처를 줄 때가 있더라도 나라는 존재는 너무나 소중하고 귀한 존재임을, 어떤 경우에도 나의 존재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이토록 중요한 진실을 받아들이는 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문득 세상이 전해 주는 가짜 정체성이 아닌 진짜 정체성을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내가 좀 더 괜찮은 삶을 살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하지만 지나온 삶을 되돌릴 수도 없을뿐더러 인생이 준 쓴 맛을 처절하게 시식해 보았던 지난날들도 결코 허무하지만은 않았다고 고개 끄덕인다. 나도 이두형 작가님처럼, 혹은 말기 암 환자 앞에서 고백한 누군가처럼 “나도 많이 아팠어요.”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게 이제 나쁘지만은 않다. 내가 겪어온 고통의 시간들을 일일이 나열하는 데는 아직 좀 더 용기가 필요하지만, 이것만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우리에게 새겨진 움푹 팬 상처의 흔적이 누군가에게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아름다운 호수가 될 수 있다고.


책의 마지막 즈음에서 마음이 뭉클해질 때가 많았는데, 자신을 바라볼 때 ‘길 잃은 막내 고양이를 대하는 어미 고양이’의 마음을 가져 보라는 저자의 이야기가 참 좋았다. 그는 우울, 불안, 초조, 공포 등 때때로 우리 자신을 괴롭히는 자신의 연약한 영역을 유독 모자란 말썽꾸러기 막내 고양이를 바라보는 어미의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보라고 권한다. 어미 고양이는 말 안 듣는 막내 고양이를 보며 ‘저것 때문에 내 인생이 이래’, ‘저것만 없었으면 삶이 참 괜찮았을 거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우울증만 없어도 참 행복할 텐데‘, ’공황만 해결되면 더 바랄 게 없을 텐데‘라며 그 연약한 막내 고양이를 보듬기는커녕 오히려 쥐어박고 혐오한다. 작가는 일부러 어미를 화나게 하려 하거나 일을 망치려 드는 게 아닌 그저 좀 모자라서 우유를 쏟고 길을 잃어버리는 막내 고양이를 보듯, 흉터 난 나의 연약한 상처를 너그럽게 바라보라고 한다.


그는 자신이 길을 잃었다는 것도 모른 채 방황하는 그 애달픈 막내 고양이에게 화를 내고 윽박질러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 오히려 안아주고 핥아주고 쓰다듬어 주어야 한다고 했다. 너무나 깊이 공감되는 대목이었다. 지난날의 아픔으로 잘못된 생각과 건강하지 않은 감정을 품고 있는 내 모습을 증오한 날들이 많았다. 세상이 인정해 주지 않는 나를 스스로도 미워하고 저주했었다. 저자는 유일하게 따듯한 품으로 안아 줄 거라 믿었던 어미 고양이마저 매몰차게 다그칠 때 막내 고양이에게는 더욱 깊은 상처가 남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정말 그렇다. 연약한 자신을 스스로도 포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한 상처를 겪게 될 테니까.

 

이두형 작가가 마음이 아픈 이들에게 건네는 처방전은 매우 현실적이고도 유익했다. 다양한 처방전이 있지만 그중에서 세 가지를 꼭 기억하고 싶다.


첫째, 세상이 자주 나를 괴롭히더라도 나 자신만은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고 보듬어 주라는 것이다. 바로 앞서 이야기한 말썽꾸러기 막내 고양이를 보듬는 어미 고양이처럼 자신을 용납하고 위로해 주라는 의미이다.


둘째,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는 성숙한 방어기제 중 하나로 소개된 ‘승화’이다. 저자는 ‘승화’에 관해 이렇게 설명한다. “사무치는 아픔과 분노를 어느 누구도 다치지 않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 내가 겪은 아픔을 다른 사람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표현된 것. 혹시 같은 고통을 겪은 이가 있다면 내 아픔과 분노가 승화된 이것이 그를 위로하기를 바라는 것.(중략) 당신에게 하늘의 축복이 있어 훌륭한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잔잔한 음악을 연주하거나 한 권의 이야기를 지을 수 있다면, 그 안에 당신의 갈등이나 상처를 마음껏 풀어내기를 바라본다. 혹시 나처럼 평범해 그런 재능이 없다면, 누군가가 승화로 겪은 아름다움에 위로받아도 좋겠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씨의 무대를 기억한다. 그 연약한 체구에서 어쩌면 그렇게 강렬하고 아름다운 연주가 나올 수 있는지 정말 경이로웠다. 세상 사람들이 자신에게 성공했다고 말하는 시점에 불현듯 깊은 우울증에 빠졌던 그녀, 만약 그녀가 캄캄하고 고독한 터널을 홀로 걸어본 일이 없었다면 그토록 깊은 울림을 주는 연주는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는 살고 싶지 않을 때, 괴로울 때 그냥 글을 썼다. 너무 슬프고 괴로워서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던 결핍감을 글을 쓰며 달랬다. 이제 와 생각하면 글을 쓰면서 무의식적으로 승화의 작업을 해 왔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의식적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승화의 작업을 이어 가고 있다. 내가 겪은 어려운 시간들과 그저 버텨 내면서 지나올 수 있었던 그 시간들을 활자 속에 아로새겨 진심으로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다.


셋째, 아무리 어려운 순간에도 현재의 소소한 행복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저자는 많은 고민과 상념이 마음을 휘젓다 보면 작은 아름다움은 잊히기 마련이지만, 그렇기에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행복에 집중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팍팍한 삶 속에서도 피어나는 들꽃들을 놓치지 않는 연습. 이를테면 월요일 출근길이라도 하늘을 바라보기, (중략) 첫눈이 오면 잠시라도 창밖을 내다보기, 비가 내리면 평소 지나치기만 했던 녹두전 집을 들러보기, 항상 곁에 있는 그의 눈을 문득 곰곰이 들여다보기 같은’ 것들을 연습해 보라고 권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면서 내가 잊고 지낸 감사들, 지금 바로 눈앞에 펼쳐진 사랑스러운 것들을 떠올려 보았다. 나태주 시인이 말했듯이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야 발견할 수 있는 아름다운 것들이 온통 내 주위를 감싸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만약 별안간 나의 마음에 또 다시 혼돈이 찾아오더라도, 그때는 이 지구별을 여행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내게 주어진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싶다. 비록 과거에 나를 짓눌렀던 일들이 너무나 참담하고 고통스러운 경험들이었대도, 그것은 살아 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기억하고 싶다.

 

내가 슬픔에 잠겨 있는 동안 가장 후회가 남는 일은, 가까운 이들에게 좀 더 솔직하게 나를 보여 주고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던 것이다. 전화 한 통만으로도 나의 손을 꼭 잡아 줄 사람들이 충분이 많았음에도, 가파른 벼랑 끝에 홀로 버려진 듯 고독한 시간을 보냈다. 몸이 아플 때 병원을 찾듯이 마음이 아플 때도 나를 도울 수 있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찾는 일은 꼭 필요한데 말이다. 그런 존재는 저자와 같은 정신과 의사가 될 수도 있고, 가족과 친구가 될 수도, 귀감이 되는 멘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행히 아무리 세상이 각박해졌다고들 하여도 여전히 우리에게는 나를 향해 내미는 누군가의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쯤은 있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하지만 아직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기에는 조금 용기가 부족한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에 담긴 정말 돕고 싶어 하는 진심과 오랜 시간 마음을 공부하며 체득한 깊은 통찰력이 분명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의 주위에 ‘지금, 여기에 있으면서도 과거를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이 책을 선물해도 좋겠다.


사람을 향한 저자의 진심어린 마음 덕분에 모처럼 뿌듯하고 따듯한 독서를 누릴 수 있었다. 한 가지 첨언하자면 예정되어 있을지 모를 이두형 작가의 다음 책이 몹시 기대된다. 한 문장, 한 문장마다 깊은 사색이 없이는 써 내려갈 수 없는 울림이 느껴졌다. 그동안 글을 쓰지 않고 어떻게 살았을까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을 하는 저자의 경험들, 타고난 필력, 여기에 진실한 마음까지 더해져 왠지 앞으로도 계속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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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읽어보세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d****** | 2020.07.23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그냥좀괜찮아지고싶을때 #이두형어차피 인생은 짧은 행복과 긴 불안의 연속인걸요억지로 행복해 하려고, 불안을 걷으려 하지 말라고 한다. 그저 조금 괜찮아지고 싶다고 생각하며, 행복한 것을 조금씩 생각해보고 찾아보라 한다. 우리의 불안, 우울, 실패에 의한 감정들의 원인을 파악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에 대해 알려준다.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틀, 인지상대방이 보이는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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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좀괜찮아지고싶을때 #이두형

어차피 인생은 짧은 행복과 긴 불안의 연속인걸요

억지로 행복해 하려고, 불안을 걷으려 하지 말라고 한다. 그저 조금 괜찮아지고 싶다고 생각하며, 행복한 것을 조금씩 생각해보고 찾아보라 한다. 우리의 불안, 우울, 실패에 의한 감정들의 원인을 파악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에 대해 알려준다.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틀, 인지
상대방이 보이는 무심한 제스쳐에 우리는 수만가지 생각을 한다. 저 사람이 나에게 화난 게 있나? 내가 잘못한 게 있나 등등. 상대방만의 개인사가 있을 지언정, 나만의 기준과 생각으로 판단한다. 그것이 바로 인지작용이다.

왜곡된 틀로 세상을 보다, 인지왜곡
하지만 일상 속 인지작용은 인지왜곡되기 쉽다. 정말 그렇지 않음에도 스스로 왜곡된 틀을 통해 세상을 보고 있다. 잘못된 틀로 인해 불안하고 초조, 부정적 감정이 일으켜진다면, 내가 틀어진 틀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알아차려 주자. 내 틀이 비틀어져서 그렇게 판단되고 있으니, 판단을 늦추자고.

행복은 금방이고 불안감은 자주 생긴다.
인간은 행복을 느낀 후 행복한 감정이 금새 사라지게 되어있다. 행복한 감정이 지속된다면 아무런 욕구도 느끼지 못하고, 굶어 죽게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무서움, 두려움, 불안은 우리에게 각인되게 되어있다. 다시 그 순간을 대처할 수 있도록, 위험 요소를 줄이도록 그러한 감정이 되살아나게 한다.

그저 그런 삶이면 어떤가요.
남들과 비교해서 보이기 쉬운 우리 사회. 여기 저기서 부동산, 주식으로 돈을 벌고, 억대 연봉을 받는 다는 소식을 받으면 내 삶이 위축될 때가 많다. 끝없는 비교는 나만을 괴롭힐 뿐, 나만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 내가 이 세상에 살아가야할 소명, 나만의 가치를 꼭 찾자. 아무리 세상이 힘들지언정, 고된 삶도 이겨낼 수 있는 나만의 가치가 필요하다.

불안을 만들어내는 왜곡된 생각 세 가지(딘 에디킨스. 2012)
1.걱정함으로써 그보다 더 큰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는 것이다.
2.불안해함으로써 지금 당장 해야 할 현실 속 과제들을 잊는 것이다.
3.걱정 자체가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마술적 사고다.

성숙한 방어기제란
1.타인을 도우며 스스로도 만족을 얻는 이타주의
2.불편한 느낌을 스스로와 타인을 유쾌하게 하는 즐거움으로 대체하는 유머
3.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측하고 해결책을 생각하며 미리 스트레스를 대비하는 예상
4.본능적인 성적, 공격적인 욕구를 보다 사회적인 가치를 위한 방향으로 전환시키는 승화

이 책을 읽는 내내 너무 행복하고 치유되었다. 우울증, 조울증, 공황장애 등 을 앓는 분이라면 필독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곧 내 유튜브에 이 책을 토대로 영상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누구나 일상에서 다가오는 절망적인 순간, 불안감을 이해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읽어보면 좋겠다.

편견은 한 번도 힘들어보지 않은 이들의 시각이 아니라 절실한 아픔을 회복한 이들의 경험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서글픈 역설이다. (32쪽)

우울증은 의지로 버티고 이겨낼 대상이 아니다. 감기가 걸렸을 때 내과를 찾는 것처럼 절망에 빠져나오기 함들다면 정신과를 찾기를 권한다. (159쪽)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좌절과 절망으로 인해 가치중립적인 삶의 다른 조각들조차 어두운 빛깔로 덮여 버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감당할 수 없는 슬픔에 지친 그날도 구름은 아름다웠고, 노을은 아련했고, 반가운 누군가는 나를 떠올렸을 것이다. (167쪽)

실패는 실패 그 하나만을 증명할 뿐 나를 규정하지 못한다. 생각은 스스로를 규정한다. (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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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정신과 의사가 건네는 휴대용 구급상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바*******리 | 2020.07.15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이두형심심저자 이두형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다.정신과 의사로 산다고 해서 감정이 무뎌지는 것도, 고통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는 솔직한 머리말에 왠지 공감이 되면서, 마음을 열게 하는 힘이 있다.아무도 물은 적은 없지만, 서평을 쓸 때 책의 목차를 넣는 이유는 그 책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소제목들이기 때문이다. 가끔 서평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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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이두형
심심


저자 이두형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다.
정신과 의사로 산다고 해서 감정이 무뎌지는 것도, 고통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는 솔직한 머리말에 왠지 공감이 되면서, 마음을 열게 하는 힘이 있다.


아무도 물은 적은 없지만, 서평을 쓸 때 책의 목차를 넣는 이유는 그 책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소제목들이기 때문이다. 가끔 서평이 길어 내용이 다 안 들어갈 때는 어쩔 수 없이 지우지만, 내가 읽은 책을 다시 볼 때도 키워드가 된다.

1. 마음의 연고, 감정이 다쳤을 때
2. 마음의 반창고,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3. 마음의 해열제, 가슴에서 자꾸 열이 날 때
4. 마음의 붕대, 부러지고 꺾인 마음이 버거울 때
5. 마음의 소독약, 노력할수록 삶이 더 불행해지는 것 같을 때
6. 마음의 비타민, 살아가는 맛을 유지하고 싶을 때


정신과 전문의가 쓴 심리학책이니 전문성에 대해서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겠고, 제목들이 참 감성적이다. 그 중 제목만 보고 심장이 울컥한 것들을 적어 보자면
'완벽하지 못할까 봐 시작조차 못하는 마음', '삶이 전부 잘못된 것 같을 때' , '원하는 삶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면', '억지로 좋게 보기가 아닌 있는 그대로 보기' 등이다. 각 장마다 삶에서 마주하는 사례들이 있고, 그에 대한 의사의 조언이 이어진다.


책은 각각의 매력을 가진 훌륭한 선생님이라 생각하지만, 문학과 심리학책들을 좋아한다. 특히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쓴 책은 다소 어려울 때도 있지만, 그만큼 깊이 있는 내용을 다뤄서 좋다.
각 장마다 저자의 세심함이 돋보인다. 불안과 걱정에는 마음의 연고를, 휴식이 필요한 마음에는 반창고를, 뜨겁고 차가운 마음에는 해열제를,의지와 열정이 꺾인 마음에는 붕대를, 고통과 포기에 익숙한 마음에는 소독약을, 다시 시작하려는 마음에는 비타민을 주고 싶은 정신과 의사의 마음이었으려나.

이미 긴 시간 혼자 고군분투하며 건너왔지만, 그때의 나를 떠올리게 만드는 제목은 <삶이 전부 잘못된 것 같을 때>였다. 마음을 읽힌 것 같아 조심스럽게 읽었다.

신체는 어떠한 행복도, 그리고 불행도 영원하게 느끼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의 쾌감도 첫 한입이 지나면 점차 무뎌진다. 경제적으로는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신경 생리적으로는 불응기로 표현된다. 아무리 큰 슬픔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받아들여진다. 이는 그래야 한다는 당위가 아니라 우리의 몸과 마음이 작동하는 원리다. 그런데 유독 슬픔만은 그 원리에서 벗어난 듯한 때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선명해지고 더욱 아파지는 느낌 (p. 184)

사실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다만 그게 내 뜻대로 안 되는 것뿐. 나도 혼자 이것저것 해 보다가 결국 포기하듯 선택한 것이 의외로 좋은 방법이었는데, 그냥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었다. 억지로 미화시키지도 말고, 자꾸 괜찮아지려고 발악하면서 내 손으로 내 속을 더 긁지도 말고, 딱 그대로 보는 것.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그냥 현실이 이렇다고 인정하는 것. 서서히 그것을 연습하면서부터 과한 걱정이나 불안들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물론 긴 시간 온몸으로 해왔던 노력들의 결과였겠지만.

저자는 상처에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상처에 딱지가 생기면 그 속에 새 살이 차오르는 시간이 필요하니 긁지 말고, 새살의 감촉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여기저기서 유행처럼 쓰이는 ‘내려놓다’라는 말에 대해 그 진짜 의미를 생각해 보자는 말이 참 좋다. 억압 아닌 억압을 하고 싶을 때, 남에게 조언하듯 주문하는 말 같아서 거부감이 드는 단어였는데, 그것을 짚어주었다. 저자는 끓어오르는 찌개 뚜껑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활짝 열어주는 마음은 ‘판단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무언가를 빨리 끝내고 싶거나, 혹은 원하는 기준에 맞추고 싶을 때 스스로를 옥죄는 것들로부터의 해방이 진정한 내려놓음이 아닐까.


좋은 문장도 물론 많았으나 책에 대한 생각이 길어서 생략한다.

마지막에 '지금을 음미하는 연습을 하며 조그만 기쁨을 누려보기'를 제안하는 저자의 말에 웃었다. 나도 같은 마음으로 원고를 마무리하고 넘겼으니까 ㅎㅎ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주는 정신과 의사의 휴대용 구급상자 혹은 작은 정성들을 눌러 담은 여행용 약상자 같은 책이라 음미하며 찬찬히 잘 읽었습니다. 이두형 선생님.

선생님도 행복하시면 좋겠다.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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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달*******록 | 2020.07.13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지금 현재 나의 마음에 대한 답인듯한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다어느 누구나 완벽하지 않고 늘 부족함이 있기 마련인데사회생활에서나 인간관계에서는 그런 게 허용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뚜렷한 답이 있다면 훨씬 쉽고 편할 일들이 어찌할바를 모르는 아이처럼 어른 또한 행동하게 만들곤 한다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그냥 좀, 다음엔 약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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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재 나의 마음에 대한 답인듯한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다

어느 누구나 완벽하지 않고 늘 부족함이 있기 마련인데

사회생활에서나 인간관계에서는 그런 게 허용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뚜렷한 답이 있다면 훨씬 쉽고 편할 일들이

어찌할바를 모르는 아이처럼 어른 또한 행동하게 만들곤 한다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그냥 좀, 다음엔 약간의 공간이 있다

그 여백이 무엇을 말해주는지 알 것 같다

 

그냥,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그냥 확실하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는 생각들, 아무튼 그냥.. 아주 잠시 쉬고 싶다는 것

 

누가 잘못했고 누가 옳고를 떠나서 지금은 괜찮다는 위로를 받고

싶을 때가 있다

잘잘못을 따지지 않는다면 내가 억울한 경우도 생겨

답답하고 화병을 날 것 같지만 나이가 더해지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꼭 잘잘못이 필요 없기도 하다는 걸 많이 느끼게 된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사고가 생기는 것처럼 나 혼자만 사는

세상이 아니므로 나만 옳고 바르게 살아가는 것도 꼭 좋지만은 않다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

 

다양한 성격의 타인들과 살아가는 삶이라 뜻하지 않는 사고와 행동으로

서로를 오해하고 서운하게 만드는 상황들이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도 있고 미래에도 분명히 있을거라 아주 잠시라도 아무 생각없이

이 정도로 괜찮다고, 그냥 지금 잘하고 있다는 응원과 격려를 받고 싶은

단순한 마음일 것이다

 

아마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부정적인 마음인 초조, 불안, 번아웃증후군 등을

겪으며 힘든 자신의 마음을 무시하고 회피하며 살아간다

 

저자는 그런 마음이 힘든 사람들의 마음을 잘 들여보고자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연구하며 부드럽게 담백하게 어루만져준다

 

누구나 그럴 수 있다 나도 그랬다 근데 그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실수는 실수일 뿐 약간의 부족함이지 실패은 아니다 우리는 이겨내고

자신감있게 자신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을 직접 내 옆에서

목소리로 말해주는 듯 하다

 

작은 슬픔에도 정성을 다해 귀 기울여줄 것 같은 저자의 문장들이

그저 눈으로 읽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걸 보니 나도 어떤 부분에서는

조금 아프고 지쳤는지 알 것 같았다

 

흔한 감기에 걸려 쉽게 내과를 찾듯 그런 마음으로 정신과 진료도 볼 수

있는 보통의 날들이 얼른 오기를 바란다

 

모든 사람들이 아프고 슬픈 구석들을 다 가지며 살아가는 게 당연한거고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아프게 슬프게 만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굳이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마음들이니

조금만 뒤로 물러나 상대방과 자신의 거리를 보며 서로를 염려하는

마음으로 그냥 괜찮다고 토닥토닥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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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읽으세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튼*쓰 | 2020.07.10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수많은 자계발서, 심리학 책을 사고 읽어봤지만 그냥 그때 뿐 마음 속 깊이 와닿지는 않았다. 보통의 그런 류의 책들은 다들 구성이 비슷했다. 예시를 들면서 이러하지? 그럴 땐 이렇게 생각해. 첫번째, 두번째...처음 이 책의 저자가 정신과 전문의라고 했을 때도 나는 또 이미 나와있는 책들처럼 그렇겠지하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뭔가 다른 느낌이었다. 일단 읽기가 쉬웠다. 마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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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자계발서, 심리학 책을 사고 읽어봤지만 그냥 그때 뿐 마음 속 깊이 와닿지는 않았다. 보통의 그런 류의 책들은 다들 구성이 비슷했다. 예시를 들면서 이러하지? 그럴 땐 이렇게 생각해. 첫번째, 두번째...
처음 이 책의 저자가 정신과 전문의라고 했을 때도 나는 또 이미 나와있는 책들처럼 그렇겠지하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뭔가 다른 느낌이었다. 일단 읽기가 쉬웠다. 마치 이야기꾼이 말을 하는 것처럼 읽는게 아니라 듣는 것 마냥 술술 들어나갔다. 게다가 문장 하나하나가 마음 속 깊이 와 닿아서 괜찮아.. 그럴 수 있어..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하고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 같아 다른 때와 달리 눈물도 흘리며 보았다.
우리는 살면서 종종 우울해지고 자존감도 낮아지고 그럴 때가 있지 않은가.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그 때마다 이 책을 펼쳐서 읽어보면 책 제목처럼 좀 괜찮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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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불편할 때 꺼내먹기 좋은 알약 같은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p******2 | 2020.07.04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인스타그램에서 제 글을 감명 깊게 보셨다며, 존경하는 의사이자 작가님께서 전해주신 책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진, 진짜가 나타났다…!! 처음 작가님과 짧은 대화를 나눌 때부터, 가볍지 않는 말투와 문체에서 진중함과 따뜻함이 묻어 나서 타인에게서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신비로운 느낌을 받았는데, 책에서도 꾸미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진실한 마음과 성품이 그대로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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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서 제 글을 감명 깊게 보셨다며, 존경하는 의사이자 작가님께서 전해주신 책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진, 진짜가 나타났다…!! 처음 작가님과 짧은 대화를 나눌 때부터, 가볍지 않는 말투와 문체에서 진중함과 따뜻함이 묻어 나서 타인에게서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신비로운 느낌을 받았는데, 책에서도 꾸미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진실한 마음과 성품이 그대로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항상 호기심으로 가득 차서 세상 모든 직업을 다 경험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싶었으면서도, 사실 병원을 너무 무서워해서 의사는 절대로 못 하겠다고 생각한 적이 많습니다. 물론 시켜줄 리도 없지만 말이죠. 하지만 언제나 글을 쓰고, 또 그 글을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치유 받고 치유하는 과정이 좋아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라면 정말 의미 있는 일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서 한때 이 직업을 무척 동경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유튜브로 정신건강학과 의사분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소소한 일상,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삶을 가끔 염탐하며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보기도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과 성향인 작가님이 의대 가서 방황하다가 정신의학을 만나 정착하셨다는 스토리를 듣고, 누구보다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늘 의학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보니, 최근 <우울증 약이 우울증을 키운다>라는 한 전문의의 양심 고백이 담긴 책을 접하면서, 현대 의학에 회의감을 가진 적이 있는데, 작가님 역시 같은 고민을 하며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진정성이 느껴져 더욱 마음이 갔습니다.


상담이 아닌 약에 의존하는 진료 방식이 스스로를 더욱 지치게 만들어서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상황이라면 저라도 그랬을 거란 생각이 들었고, 비슷한 고민을 했던 적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무게의 말이 있습니다. 정신과 의사로 살아가는 것이 초월자, 독심술사, 구원자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와 격무에 시달릴 때마다 도망치고 싶었다는 고백이야 말로, 이 직업을 통해 진짜 제대로 된 성취를 이루고 싶었던 저자의 마음을 느껴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정이 많은 사람들이 번아웃증후군에 시달리기 쉬운 원리와 결국 동일한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자신의 직업에 회의감을 느낀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역설적으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극한의 고뇌에 시달려 본 사람만이 좌절도 겪는 것이라고 책은 자상하게 알려줍니다. 그 무게를 고스란히 견딘 채로 천천히 조금씩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인생인데, 이 책은 그 용기에 힘을 실어줍니다.


제목만 해도 그렇습니다. 얼마나 고심하다가 이렇게 수수하고 담담하게 옆 사람 어깨를 톡톡 건드리는 것처럼 담백하게 지었을지 짐작이 갑니다. 그래서 오히려 질리지 않고 자주 꺼내 보게 될 이 책에는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불현듯 마주하게 되는 불안과 번아웃증후군, 회피 심리 등에 대해 차분하고 담백한 어조로 독자의 마음을 어루어만져주는 글로 가득해서 직장인을 포함하여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도움될 듯 합니다.


그래서 한 번에 쭉 읽어나가는 것도 좋지만, 마음이 힘들 때 꺼내 먹을 수 있는 알약처럼 책 속에는 요즘 사람들이 궁금해 할 만한 내용의 주제를 짧고 굵게 잘 정리해두어서 응급처방전처럼 필요한 순간마다 적합한 내용을 찾아 펼쳐 읽는 방식도 정말로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또 사랑과 환상을 구분하는 방법이라든가, 조급함이 밀려올 때 마음의 속도를 조절하는 방법 등은 10대 20대 친구들이라면 늘 알고 싶어하는 주제이지만, 부모님들도 이를 쉽게 풀어 설명해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들이 만약 바람직한 멘토를 만나지 못한다면 누구를 찾아야 할까요? 만약 적당한 사람을 찾지 못한다면 평생 숙제처럼 돌고 돌면서 헤매야 할 지 모르는 내용들을 담고 있어 정말 의미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책과 글을 가까이 해서인지, 문장이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좋은 글이란 결국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비슷한 류의 글이 하루에도 수도 없이 쏟아지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진솔하게 마음을 담아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쓴 이 책은 정말 소중하게 와닿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시도와 제안을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P.S.

좋은 분께 직접 쓴 멋진 책을 선물받는다는 건 정말로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친필 싸인까지 너무 감사합니다. 엽서 속 편지도 짧지만 강렬한 여운이 남습니다. 부적처럼 핸드백 속에 넣어 갖고 다니면 항상 지금처럼 소소한 행복이 가득으로 가득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언제까지나 마음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


그럼 이 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블로그에서 전해드리도록 할게요^^


blog.naver.com/pronl5v2

https://in.naver.com/pron

www.instagram.com/pro_n_

pro-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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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n**t | 2020.06.30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되는 일도 없고, 안 좋은 일만 줄줄이 일어나고, 불안하고, 나에 대해 관심을 쏟지 않는 주변 사람들에게 화가 나고 해서 읽은 책. 전문의의 에세이와 자기계발서 중간쯤되는 듯하다마음이 삐딱하다보니 좋은 말들에 계속 반발이 생겼다. 그러다가 "P.166 억지로 좋게 생각하려 하지 마세요. 대신 억지로 나쁘게 생각하려고도 하지 마세요"란 문장을 만났다. 삐뚤어진 인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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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일도 없고, 안 좋은 일만 줄줄이 일어나고, 불안하고, 나에 대해 관심을 쏟지 않는 주변 사람들에게 화가 나고 해서 읽은 책. 전문의의 에세이와 자기계발서 중간쯤되는 듯하다


마음이 삐딱하다보니 좋은 말들에 계속 반발이 생겼다. 그러다가 "P.166 억지로 좋게 생각하려 하지 마세요. 대신 억지로 나쁘게 생각하려고도 하지 마세요"란 문장을 만났다. 삐뚤어진 인지 왜곡을 바로 잡는 것은 억지로 긍정적인 시각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고. 

그리고 "P.258 오늘의 나를 '긍정'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잠깐 스스로를 인정하고 이해해준다고 해서 다 놓아버릴 수 있을 만큼 삶의 과제들은 만만치 않기에 우리는 어차피 열심히 살거나 고뇌할 것이다. 그저 한번만 돌아볼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정말 평범한 문장에서 힘을 받았다. "맞아. 지금의 나를 긍정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겠지. 그러니까 나라도 미우나 고우나 이것이 내 삶이라고 한번 쓰다듬는 일이 그리 큰 일은 아니지"라고 생각했다. 정말 삶은 생각지 못한 문장에 밑줄을 긋는 일이 아닐까.


#그냥좀괜찮아지고싶을때 #이두형 #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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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구급상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리*****맘 | 2020.06.29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삶이 항상 원하는 대로 풀리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 방향을 조금이라도 원하는 쪽으로 돌리기 위해 매순간 애쓴다. 예기치 않은 고통을 맞닥뜨렸을 때 한동안 좌절하지만, 마음속에 '되고싶은 나, 살아가고 싶은 삶의 모습'을 떠올리며 다시금 일어선다. 31pㆍ누군가를 너무 좋아하거나 너무 싫어하는 마음의 고삐를 잡기가 도저히 힘들다면, 한가지 사실만은 기억해ㆍ.그도 나처럼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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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항상 원하는 대로 풀리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 방향을 조금이라도 원하는 쪽으로 돌리기 위해 매순간 애쓴다. 예기치 않은 고통을 맞닥뜨렸을 때 한동안 좌절하지만, 마음속에 '되고싶은 나, 살아가고 싶은 삶의 모습'을 떠올리며 다시금 일어선다. 31p

누군가를 너무 좋아하거나 너무 싫어하는 마음의 고삐를 잡기가 도저히 힘들다면, 한가지 사실만은 기억해ㆍ.그도 나처럼 그저 그런 한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134p

나는 그들을 사랑했던 걸까, 아니면 그들을 사랑하는 내모습을 사랑했던 걸까, 아니면 그들을 사랑하는 내모습이 마음에 들었던 걸까....150p

우리는 타인을 완벽히 알 수 없다. 나자신의 마음조차 헤어리지 못하는데 몇 마디 말, 몇 가지 표정과 행동으로 타인의 마음을 모두 알아차릴수있다는것은 환사미닺.우리는 그를 안다고 생각할 뿐 그누구도 알지 못한다 .132p

삶은 희극도 비극도 아니다. 삶은 그저 삶이다. 166p

아파본 이는 안다. 역설적으로 고통을 그대로 두고 오늘의삶에 몰두할 때 고통이 가장 덜하다는 것을 가장힘들고 슬플 때는, 가만히 앉아 그 고통에 대해 계속 떠올리고 되새길때다. 그래서 우리는 아픔을 그냥 두어야 한다. 무기력하게 당하거나 포기하는 것과는 다르다 기다리는 것이다. 186p

찰나의 기쁨과 슬픔에 상관없이 삶은 이어진다. 오늘 하루는 오늘로 끝나지 않고 내일의 씨앗이 된다. 잠깐의 쾌락이 영원의 지속된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오히려 순간의 위안이 더 긴 고통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219p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옆에서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시는 아는 선생님이 계시는 것 같다. 그저 흔하고 뻔한 위로가 아닌 의학적인 접근을 통해 문제의 원인과 해결의 방향을 제시해 놓았다.
책 속 말처럼 편견으로 보는 시선이 따가워 혹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어 보일까 , '신경 정신과'를 망설인다 . 하지만 미루고 미루다 보면 마음의 병이 더 깊은 수렁 속에 빠질 수 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불안, 초조함은 흔하다. 그리고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한다 .따뜻하고 여린 사람 일수록 더 상처받고 더 아플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내가 아플때 가는 병원처럼 도움이 필요하다면 망설이지말고 꼭 상담받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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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자기 이해를 통해 '자존감' 을 갖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일*즈 | 2021.06.1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책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는 현직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쓴 책으로 이 책의 목차만 봐도 누구나 꼭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정말 꼭 책 제목처럼, 좀 괜찮아지고 싶은 기분이 드는데, 마땅히 뭐가 문제이고,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는 기분이 들었어서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는데 아주 마음에 든다.  작가님께서 직접 구성한 목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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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는 현직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쓴 책으로 이 책의 목차만 봐도 누구나 꼭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정말 꼭 책 제목처럼, 좀 괜찮아지고 싶은 기분이 드는데, 마땅히 뭐가 문제이고,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는 기분이 들었어서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는데 아주 마음에 든다. 

작가님께서 직접 구성한 목차인지는 모르겠지만, 목차를 읽어내리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짜임새가 아주 좋다는 걸 알 수 있다. 

1) 마음의 연고, 감정이 다쳤을 때

2) 마음의 반창고,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3) 마음의 해열제, 가슴에서 자꾸 열이 날 때

4) 마음의 붕대, 부러지고 꺾인 마음이 버거울 때

5) 마음의 소독약, 노력할수록 삶이 더 불행해지는 것 같을 때

6) 마음의 비타민, 살아가는 맛을 유지하고 싶을 때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과 내용들이 정말 많았지만, 그중에 6. 마음의 비타민 챕터에서 "자기 이해가 선물하는 마음의 자유. 자존심과 자존감 에 관한 문장을 몇 자 옮겨 적어본다. 

 

"이상향과 현실의 괴리로 힘든 이들이 늘수록 자존감은 온전히 내 것이며 외부 시선과는 무관하게 스스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지금부터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기로 해보자. ... '자기 이해' 를 통해"

 

"마음에는 타인의 기준, 사회통념과는 관계없이 내게 기쁨을 안겨주는 소중한 것들이 숨어 있다. 자기 이해는 굳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아도 충분히 내게 가치 있는 것들을 찾아나서는 여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는 마음을 잠시 멈추어야 한다." 

 

지금은 '주식' 이 대세이지만, 몇 년전만 해도 서점가에는 '자존감' 에 관련된 책이 많이 나오고 히트를 친 적이 있었다. 

왜 그땐 '자존감' 이란게 엄청난 키워드였을까? 생각해보면, 인터넷 발달로 인해, 각종 미디어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자신' 을 들여다보기 보단, 나보다 더 잘나 보이는 '타인' 에 대한 정보와 사진 등등이 난무하는 시대 속에 살다보니 '자기 중심' 을 잡으려 하지 않으면 너무도 잡다한 것들로, 불필요하게 복잡한 시대상 속에서 살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것도 '타인에 대한 비교' 를 멈추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 멋졌던 추억, 감사했던 일,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권한다. 

'스스로 온전히 존재하는 느낌' 을 가져보라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 요즘같은 때는 '와이파이 없이, 핸드폰과 떨어져서 '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게 필수인 것 같다. 

 

"얼마나 좋은 차를 타고 비싼 집에 사는지는 세상의 기준에 나를 얼마나 잘 맞추었는지를 알려준다.

언제 기쁘고 슬프며 어떤 이를 사랑하는지는 내가 누구인지를 알려준다."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내가 누구인지' 잊어버린 건 아닌지, 다시 한번 성찰하게 해주었다. 

이 챕터 말고 다른 내용들도 읽기 쉽게 잘 쓰여져 있어, 주변에 친구나 가족에서 말하기가 애매한 그런 것들에 다양한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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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b*****u | 2020.08.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기분이 멜랑콜리하던 시기에 마침 대여 특가가 있어서 구매했다. 자주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아니겠지만... 불안 이야기를 앞부분에 배치한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불안은 빨리 완화될수록 좋다. 1분 1초 매순간 불안해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있었기 때문에 목차에서 저자의 배려가 느껴졌다. 이 책은 하루만에 다 읽지 않고, 필요한 얘기를 필요한 때에 조금씩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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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멜랑콜리하던 시기에 마침 대여 특가가 있어서 구매했다. 자주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아니겠지만... 불안 이야기를 앞부분에 배치한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불안은 빨리 완화될수록 좋다. 1분 1초 매순간 불안해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있었기 때문에 목차에서 저자의 배려가 느껴졌다. 이 책은 하루만에 다 읽지 않고, 필요한 얘기를 필요한 때에 조금씩 읽었다. 편집과 구성에 많은 칭찬을 하고 싶다. 구급상자처럼 정말 이런저런 위급한 상처에 조치할 수 있는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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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샤*샤 | 2020.08.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리뷰입니다. 정신과의사인 저자가 현대인이 갖고있는 여러가지 심리적 문제들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가며 위로를 건네는 따뜻한 책입니다! 서점에 심리학 서적들이 유행처럼 퍼져있는데 그 중에서도 꽤 괜찮은 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공감가는 구절도 굉장히 많고,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게 해주는 그런 책이에요. 다 읽고나서도 문득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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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리뷰입니다. 정신과의사인 저자가 현대인이 갖고있는 여러가지 심리적 문제들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가며 위로를 건네는 따뜻한 책입니다! 서점에 심리학 서적들이 유행처럼 퍼져있는데 그 중에서도 꽤 괜찮은 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공감가는 구절도 굉장히 많고,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게 해주는 그런 책이에요. 다 읽고나서도 문득문득 생각날때마다 펼쳐서 읽어보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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