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요한, 씨돌, 용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몇 해전, SBS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세상에 이런일이]에 나왔던 씨돌씨의 모습을 잠깐이나마 본것이 다였던 그가 또 다른 이름으로 세상에 존재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표현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걸을 이 책을 통해 알게되었다. 요한, 씨돌, 용현이라는 3가지 이름으로 살아온 그를 우리는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
대한민국의 80년대는 격동의 시간이었다. 군부 쿠테타에 의해 장악된 대한민국에 민주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지만 쉽게 찾아오지 않았던 민주화의 거리투쟁에 '요한'씨도 있었다. 누구보다 제일 앞에서 투쟁했던 요한씨. 결국, '대통령직선제'라는 결과를 받아 낼 수 있었던 건. 요한씨를 비롯한 수많은 요한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후, 군에서 의문사를 당한 가족들의 모임인 '한울회'에서 활약한 요한씨는 2004년 군 의문사 진상조사를 통해 많은 의문사의 진실을 밝혀낸다. 이 또한 요한씨 같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사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요한씨는 타인을 위한 희생과 봉사의 삶을 살다가 돌연, 강원도 정선으로 들어간다.
여기서부터가 우리가 방송에서 보았던 '씨돌'씨의 삶이다. 요한이 어떻게 "씨돌'이라는 이름을 지으면 살게 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씨돌'씨의 삶은 자연을 사랑하고, 모든것에 감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원조 '나는 자연인이다'의 씨돌씨. 그저 자연속에서만 살 줄 알았던 그가 가끔씩 몇 일씩 사라지는 일이 있다.
대한민국의 역대급 참사 중 하나인 '삼풍백화점' 사건.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참사에 '씨돌'도 있었다. 구조인력이 부족해서 민간인들의 구조손길이 필요할 때, 씨돌씨는 강원도에서 달려와 구조에 손길을 보탰다. 전쟁터와 같은 아수라장에서 씨돌은 한사람의 목숨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밤낮으로 봉사했다고 한다.
이러한, 요한, 씨돌의 삶에 되돌아 보고 싶었던 책의 저자 이큰별 PD와 SBS제작팀은 오랜만에 그를 찾아 갔는데 거기엔 병든 '용현'이 있었다.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저 병원으로 이송된 용현씨는 조금만 늦었으면 위험했을 정도로 위급했다. 다행히 병원에 도착했지만 오른쪽을 쓰지 못하는 반신마비가 되어버렸다.
용현의 삶. 그는 행복할까? 놀랍게도 그는 반신마비이지만 여전히 글을 읽고 쓴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이 호강해도 되는 거냐며 늘 감사하며 살고있다. 요한시절 군 의문사 사건을 도와준 가족을 만나는 장면에서 흐느끼는 장면은 코끝을 시리게도 만든다.
참으로 많은 생각이 드는 책이다. 요한의 삶. 씨돌의 삶 그리고 용현의 삶. 대한민국의 굴곡진 역사속에서 알아주지는 않았지만 늘 앞장 서 있었던 그의 삶. 이런 분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의 지금이 있는게 아닐까...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말을 꼭 하고 싶다.
다큐멘터리의 감동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21세기 현대 한국의 성인이시다.
이미 건강은 잃어버리셔서 마음이 아프다. 돌아가실 때 행복하게 눈을 감으셨으면 하길 바랄 뿐이다.
책의 내용을 볼것도 없다. 영상에서 다 봤으니, 그저 소장하는 것으로 족하다.
아쉬운 부분은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다 싣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 두껍게 냈어도 됐을것 같은데....
다음에 또 이 성인의 이야기를 듣는 날이 오면 좋겠다.
거룩한 인생이라고 할까. 우연히 접한 티비 프로에 한 사람이 소개되었고 너무 먹먹했다. 근현대사를 배우다보면 그 시대의 열망이 너무 뜨겁게 느껴졌는데 그 격동의 물결에 언제나 그가 있었고 어디에나 있었다... 도움이 필요한 곳 어디든 찾아가는 '요한, 씨돌, 용현'. 모두 한 사람의 이름이다. 어둠에도 기꺼이 들어가는 용기와 뜨거운 마음을 지닌 용현님이 걸어온 길을 보면서 감히 어둠도 당신께는 어둡지 않고 밤도 낮처럼 빛내주셨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찬란함만이 용현님에게 가득하기를...모두가 이 책을 읽고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 있었음을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이건 뭐지? 하고 생각했던게 아직도 선명하네요. 근데 책 소개와 SBS 스페셜 방송을 보면서 정말 한시도 눈물이 마를 수가 없었습니다. 요즘처럼 각박한 시대에 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다는게 놀라웠고 처음엔 뭐 이런 바보같은 사람이 있나 했는데 보면 볼 수록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해지고 돈에 찌들어 있다는 부끄러움이 들었습니다. 정말 추천합니다. 흑흑~
가나출판사에서 출간된 sbs스페셜 제작팀의 요한, 씨돌, 용현을 읽고 쓰는 리뷰입니다.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요한님이 나오는 sbs 스페셜을 보게되었습니다. 그의 일생에 너무 감명을 받게 되었고, 채널이 끝나고 난 후에 포털사이트에 검색을 해서 그분의 근황을 찾아봤습니다. 그 와중에 이 책이 발간되었고, 책의 인세 일부가 요한님의 재활에 쓰여진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분의 생애에 감동을 받고, 그의 노력으로 민주주의를 누리는 사람으로서 꼭 사야될거 같아서 구매했습니다. 책으로 다시 읽어 본 요한님의 삶은 정말 희생 그 단어 자체였네요. 정말 감동적입니다.
어린 시절 누구나 그랬겠지만, 나 역시도 위인전을 적잖이 읽었다. 제 자녀가 시대에 변혁을 가져다 줄 위대한 인물이 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아이들의 손에 위인전이 들리게 만들었지 싶다. 한없이 평범한 나로서는 특출한 능력을 지닌 이들의 모습이 마냥 부러웠다. 타고 나야만 한다. 좌절까지는 아니지만 나름의 선을 긋기 시작할 무렵 ‘영웅은 시대에 의해 만들어지는 거’라는 이야기를 접했다. 전쟁 등으로 역사가 얼룩질 적마다 실제로 위대한 인물들이 탄생했다. 그들은 갈등을 거듭하는 사람들을 설득해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다가가도록 만들었다. 모두가 고민하고 있으나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부조리에 대해서도 외쳤다. 그 자체가 위대하지 않은 건 아니었으나, 만일 잔잔한 바다와도 같은 나날들이 전개되던 와중이었더라면 그들은 굳이 그렇게 행동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무려 세 가지의 이름을 지녔다. 요한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씨돌 혹은 용현에 대해 알지 못했다. 씨돌이나 용현을 아는 사람들도 그랬다. 저마다 기억하는 이 남자의 모습은 달랐다. 신기하게도 겉모습의 상이함으로도 가릴 수 없는 게 있었다. 일말의 연결고리를 발견 못했더라면 각기 다른 인물도 기억됐을 요한, 씨돌 그리고 용현. 다큐멘터리로 먼저 만들어졌다는 숭고한 삶을 뒤늦게 책으로 접했다.
장황하게 시대가 영웅을 필요로 한단 이야기로 글의 포문을 연 까닭은 그가 살아온 시간들이 그의 삶에 가한 굴곡이 너무도 커서였다. 그는 순수한 내면을 지니고 있었으며 사람은 물론 생명을 지닌 모든 존재를 사랑하는 인물이었다. 평범하게 농사를 지으며 살아갔더라면, 다소 괴짜 소리를 듣긴 했어도 마을 어르신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으리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안타깝게도 그는 어느 곳에나 존재했지만 어디에도 있지 않았다. 갑자기 나타나 조건 없이 궂은 일을 도맡았던 그였기에 사람들은 그에게 고마워하면서도 의심했다. 도처에 정보를 캐기 위한 불순한 의도로 잠입한 인물들이 널린 시절이었기에 자신의 이야기는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과묵한 청년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진심은 통한다. 억울하게 사망한 故 정연관 님의 가족들은 삼엄함을 뚫고 자신들에게 와준 요한의 존재는 절실했다. 고립된 채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는 아픔을 보듬은 것도 요한이었고, 세상에 진실을 널리 알린 것 또한 요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품백화점이 붕괴했을 당시 민간구조단 활동에 앞장섰던 고진광 씨는 누구보다도 의협심 강했던 씨돌을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인터뷰와 사진 촬영을 거부한 채 묵묵히 자신의 역할만 수행하다 사라진 씨돌의 진심은 결코 잊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봉화치 마을 사람들에게 신발도 신지 않고 오가는 그, 뱀과 지렁이를 만나도 넙죽 절을 하는 씨돌은 봉화치 그 자체였다. 이제는 대세가 된 자연인의 원조 격인 삶을 실천한 인물,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자신들과 더불어 살다가 예고 없이 사라진 인물.
이렇게까지 거대한 퍼즐일 줄은 몰랐다. SOS 어린이 마을에서 출발한 궤적은 뜨거웠던 1980년대롤 관통했고, 의심의 여지없이 성장을 긍정하던 1990년대의 어둠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인간이기에 당연히 할 바를 했을 뿐이라는 말은 간결하면서도 숭고했다. 어떠한 수식어도 필요 없는, 참으로 그다운 설명을 접하며 난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그 또한 시대가 필요로 한 영웅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