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을 무대로 하는 이야기는 일단 읽어보는 편이다. 서가에 빽빽이 꽂혀있는 도서와 종이책 특유의 냄새가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기 때문에 어쩐지 정겨운 기분이 드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나의 놀이터는 도서관이었기에 막연히 ‘서가에 둘러싸인 생활을 하고 싶다,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꽤나 중노동에 고민거리도 많은 세계라고 한다. 더구나 요즘처럼 사양산업이 되고 있는 도서출판계이고 보면 동네서점은 물론 대형서점조차도 살아남기란 쉬운 일이 아닐 터. 온종일 컴퓨터로 일을 하지만 책만은 종이책을 고집하는 사람으로서 침체되어가는 서점문화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국내의 사정과 마찬가지인 일본의 시골마을을 무대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점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그린 <오후도 서점 이야기>가 속편으로 이어졌다. 하긴 한권으로 끝나기에는 조금 아쉬웠기에 다음 이야기가 반갑기 그지없다. 제목 <별을 잇는 손>에서 상상이 되듯이, 눈을 감으면 아름답고 고즈넉한 산골짜기 마을 속에 들어서기라도 한 듯 별빛으로 가득한 하늘과 호수가 꿈처럼 펼쳐진다.
불미스런 사고에 얽혀 근무하던 서점을 그만두고 평소 친분이 있던 오후도 서점에서 새롭게 일을 하게 된 잇세이. 전편에서 그가 기획한 책 <4월의 물고기>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물론 작품 자체가 훌륭한 것도 있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읽게 하고 싶다는 열의로 관련자들이 힘을 모으지 않았다면 그렇게까지 성공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서점과 책에 진심인 잇세이는 여전히 겸손한 자세로 감사한 마음을 품고 지낸다. 오후도 서점은 다행히 주인도 건강을 회복하고 있고 폐업 위기에서는 벗어났으나, 작은 마을의 서점으로서 도서 공급에 대한 문제가 있다. 인기작가의 신작을 마을사람에게 전하지 못할까 전전긍긍하던 잇세이에게 뜻밖의 제안이 줄줄이 들어온다. 얼떨결에 얻게 된 행운이라 생각하는 잇세이지만, 실은 서점직원으로서,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그동안 그가 행한 태도와 행동과 말에 대한 보답이었던 것이다. 사쿠라노마치에는 또 하나의 감동이 피어오르려 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는 전작의 등장인물들에 더해 새로운 작가와 마을사람들이 풍성한 이야기를 만든다. 잇세이로 인해 힘을 얻었다는 작가는 오후도 서점을 빈번히 찾아오게 되었고, 마음의 상처를 입고 방에만 틀어박혀 있던 만화가 지망생도 오후도 서점을 통해 다시 생기를 찾는다. 한편 긴가도 서점의 동료 나기사와 소노에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따스한 이야기가 흔한 삼각 사각관계의 로맨스스토리로 기울어버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암시만 전하는 것으로 갈무리했다는 점에서 안도했다. 선남선녀만 하나 가득 등장하는 라이트노벨에 가까운 작품이기는 해도, 역시 주인공이 멋지고 예뻐야 더 마음이 가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저자도 밝혔듯이 이 두 번째 작품으로 오후도 서점 이야기는 완결된 것으로 보이는데, 더 이상의 에피소드는 사족이 될 거라는 걸 인정하면서도 이대로 사쿠라노마치와 이별이라 생각하면 또다시 아쉬움이 남는다. 나부터도 그동안 소홀히 하고 있었던 동네서점, 길을 걷다 발견하게 되면 들어가 보리라. 물론 잇세이 같은 꽃미남이 반겨 맞아 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
전편에서도 그랬지만, 이번 책에서는 유독 책과 서점을 사랑하는 마음이 많이 느껴진다. 오후도 서점을 맡게 된 잇세이가 하나하나 열심히 직면한 문제들을 풀어나가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서점의 운영 과정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서 그것도 흥미로웠다. 평대에 쌓여있는 사인본을 보며 '이건 반송을 못하는 책이구나' 하고 생각을 하게 되고, 이 평대에 담당자의 고뇌와 시간이 묻어있다고 생각하니 괜히 한 번 더보게 되는 것 같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있는 건 아니지만, 잔잔하면서도 포근하게 흘러가는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세 번의 계절이 지나가면서 주인공, 서점과 함께 나도 조금 더 성숙해지고 있는 기분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시골의 작은 서점을 운영하면서 크고 작은 문제들도 생기고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해결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마지막의 사인회와 함께 열리는 별 축제는 정말 열리기만 한다면 실제로 가보고 싶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대화하고, 책 냄새 가득한 도서관에서 잘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자신은 이미 행복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이 한마디에 모든 것을 치유받은 느낌이 들었다.
- p.73
잇세이는 긴가도 서점을 떠나고 오후도 서점에 머무르면서 스스로 괜찮다고 본인을 다독여주며 살아간다. 그럼에도 본인의 잘못이 아니었다는 사장의 말에 안도하며 마음속의 응어리진 무언가가 녹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스스로는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했을지 몰라도,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 한구석에서는 불편함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의 경우에는 본인을 다그치며 살아가는 편이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어디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열심히 살아가지만 본인 스스로가 만족하지 못하는 편인 것 같다. 그 때문인지 본인에게 거는 기대치가 매우 높고 그만큼 고생도 많이 하면서 살아간다. 특히나 시험에 떨어지거나 어떤 일에 실패했을 때는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이런 나를 바꿔준 게 주변 사람들의 칭찬이었다. 너 정도면 정말 잘하고 있다고, 자기 주변에서 너만큼 열심히 하는 사람이 없다고 칭찬해 줄 때마다 나를 조금씩 덜 다그치게 되었던 것 같다. 그 덕에 지금의 나는 넘치는 자존감으로 주변을 응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 중에 '좋은 사람이 곁에 있는 것도 본인의 운이고 실력이다.'라는 말이 있다. 내 주위에는 정말이지 나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들이 가득해서 늘 감사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특별할 것도 없이 평소에도 늘 하던 행동일 뿐이었다. 그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에.
- p.98
정말 사소한 말이지만 그날 하루의 기분을 붕 뜨게 만들어 주는 말들이 있다. 가령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어요?'같은 간단한 인사말들이 그렇다. 아무 일 없는 하루였는데 괜히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고, 잘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들어주는 신기한 힘이 있다.
예전에 같은 팀 동료 중 아침마다 인사하면서 꼭 코멘트를 한마디씩 남겨주는 분이 있었다. 오늘은 가방이 귀엽다든지, 평소보다 기분이 좋아 보인다든지, 머리 스타일링이 바뀌었다든지 같은 소소한 일상 속의 변화들을 말해주었다. 그게 벌써 1년 전인데도 아직도 이렇게 기억에 남아있는 걸 보니 내가 어지간히 기분이 좋았구나 싶다. 그래서인지 평소에는 조용하게 지내던 나도 조금이나마 더 표현하려고 하고, 더 챙겨주려고 했던 것 같다. 그분에게는 어땠을지 몰라도 나에게는 좋은 추억인 만큼,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
후지모리는 아이러니라고 생각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터넷 서점은 많은 손님을 끌어갔다. 결과적으로 일반 서점과 동네 서점이 큰 타격을 받았는데, 이렇게 인터넷이 정보와 감동을 전하는 수단이 되어 베스트셀러가 탄생하는 계기가 되는 일고 일어나니 말이다.
- p. 177
말 그대로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다. 당장 주변만 봐도 눈에 띄게 서점이 사라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점은 SNS와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살아남는다. 몇 년이 지난 신간이 영상화를 통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고, 평소였다면 궁금해하지도 않았을 소설을 매체 광고를 통해 접하기도 한다.
예전에 타지에 놀러 갔을 때 그 지역의 서점을 가본 적이 있다. 인스타그램에 찾아보니 구경할 만한 곳으로 서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점 직원분에게 대화하다 보니 그 서점은 지역 주민도 있지만, 관광객의 매출이 생각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했었다. 약 5년 전쯤에 갔던 서점의 분위기와 책 냄새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데, 지금도 서점이 남아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서 서점이 살아남아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인터넷으로는 사고 싶은 책만 사게 되잖아. 그게 아니라 살 예정이 아니었던 책과 아이들이 우연히 만날 장소가 필요하다고.
- p.191
이 책에서 가장 공감하는 부분이다. 나조차도 책은 온라인에서 구매할지 몰라도, 구경은 꼭 서점에 가서 한다. 온라인에서 찾으면 자연스레 타인의 의견, 평점에 의해 책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게 되고, 상위권에 노출되는 책 위주로만 구경하게 된다. 하지만 오프라인 서점에 가게 되면 내가 좋아하는 작가, 좋아하는 주제, 끌리는 표지 같은 나만의 기준으로 책과 만날 수 있다. 우연히 펼친 책에 빠져드는 경험은 할 때마다 새롭고 짜릿하다.
초등학생 때는 학교 도서관에서 살았던 것 같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방과 후까지 도서관에 안 갔던 적이 손에 꼽을 정도다. 중학생부터는 도서부원이라 자연스레 책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고등학생 때는 바빠서 교과 과정에서 필수로 읽어야 하는 책들만 읽었다. 이런 12년의 학교생활 중에서 신기하게도 내가 책을 가장 사랑했던 시기는 초등학생 때였다. 그때 우연히 접했던 한국고전문학과 제로니모의 모험 시리즈 책은 아직도 기억나는 책이다. 학교 쉬는 시간에, 밤에 자기 전에 책의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참지 못하고 틈틈이 읽었던 기억이 난다. 누가 강요해서도 아닌, 필요에 의해서도 아닌 그저 우연히 도서관에서 접한 책들이 지금까지도 나의 언어 습관이나 독서 습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걸 느끼면서 책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깨닫고 있는 중이다. 우리 사회가 책을 읽어야 한다고만 하지 말고 사람들이, 그중에서도 특히 아이들이 조금 더 책과 접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오후도 서점 이야기가 잇세이의 성장 과정과 치유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별은 잇는 손은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그린다. 서점의 경영은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손님이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서점이 가야 할 길은 어디인지 등에 관한 고민들도 함께 나온다. 이 책은 어쨌든 소설이기에 주인공의 고민들은 예상했던 대로, 또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해결이 되기도 한다. 나도 분명히 잘 풀릴 거라는 걸 알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후도 서점의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책을 읽었다. 아마 이 소설 속의 책과 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나에게도 전달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서 한 번쯤은 일어날 법한 흔한 일상의 이야기지만, 어느 부분에 있어선 가장 소설 같은 매력을 보여준다. 마치 영화 '리틀 포레스트'처럼 일상생활에서 지칠 때, 위로와 소소한 행복이 필요할 때 이 책을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오후도 서점 이야기 후속편 "별을 잇는 손"
한적한 시골마을의 작은 서점에 근무하게 된 잇세이.
오후도 서점 이야기는 잇세이가 예전에 근무하던 긴가도 서점에서 오후도 서점에서 일하게 된 일련의 사건을 소개한다면,
별을 잇는 손에서는 잇세이가 오후도 서점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주변의 여러 사람들이 함께 힘을 합치는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이다.
인기 서적 '검푸른 바람'을 배정 받을 줄 알았던 잇세이. 하지만 이렇게 작은 서점에 인기 있는 책을 배정해 주지 않는 현실 앞에서 잇세이는 좌절을 하게 된다.
오후도 서점의 배본 사정이 좋지 않다는 건
서점 주인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씁쓸하지만 시골의 작은 동네 서점에 신간이 들어오지 않는 건
드문 일도 아니다.
뉴스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화제작이
대형 서점에 탑처럼 쌓여 있는 모습이 나오지만,
찾는 손님을 위해 한 권이라도 구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작은 서점에는 그 한권조차 들어오지 않는다.
'별을 잇는 손', P.34~35
신간을 기다리는 단골손님들을 위해 애가 타는 잇세이. 출판사 직원에게 연락을 해도 전화를 받지도 않는다.
긴가도 서점의 경영자인 가네다 사장은 긴가도 서점 운영팀장과 잇세이를 저녁식사에 초대한다.
오후도 서점을 긴가도 서점 지점으로 운영해 보는 것이 어떤지를 제안한다.
자신이 어떻게 긴가도 서점을 마련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면서..
이 젊은이에게 서점을 맡겨보고 싶다고.
이 젊은이가 지키고 싶어하는 것을,
이 젊은이가 미래에 남기고 싶어하는 것을
남길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줄 방법은 없을까하고.
그것이 이 세상에 먼저 태어나 먼저 죽는 사람이 남길 수 있는
유산이 아닐까 하고..
'별을 잇는 손', P.81
우연히 오후도 서점을 방문한 '검푸른 바람'의 작가 다카오카씨.
그는 잇세이의 모습에 반하고 오후도 서점을 방문하게 되었고, 그렇게 잇세이가 원하던 신간 5권도 보내 준 고마운 사람이였다.
내가 쓰는 원고는 책이 되어 나온 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구나.
책을 읽고 싶어하나는 이에게 이렇게 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원고를 쓴 내 마음까지 담아, 감사합니다,하고 말하며,
책을 손에 든 독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사람이 있다.
혼자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별을 잇는 손', P.98
자신이 쓴 책에 대하여 저렇게 정성을 다하여 책을 소개해 주는 잇세이의 모습에 감동을 받은 다카오카씨.
그는 잇세이의 모습을 통해 슬럼프를 벗어나서 멋진 작가로 거듭나게 되었던 것이다.
책에 대해서 진심인 잇세이.
그런 잇세이의 모습에 감동한 사람들은 오후도 서점을 도와주는 든든한 후원자가 된다.
젊은 시절 편집자였지만 지금은 음악 카페 주인인 쇼타로. 그는 젊은 시절의 열정을 가지고 오후도 서점에서 인문학 파트를 담당하는 알바를 하게 된다.
잘못된 편집자의 만남으로 자신이 좋아했던 만화가를 접고 은둔해 있는 구루미. 구루미는 오후도 서점을 방문했다가, 자신의 마음 속에 숨겨진 열정을 발견하고..
오후도 서점에서 만화책 파트를 담당한다.
잇세이는 오후도 서점 최초로 다카오카씨, 시게히코씨, 준야씨를 초대하는 사인회를 개최하게 된다.
이 마을의 별 축제와 함께~
서점과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소원을 안고 마을에 모이기 시작한다.
특히 잇세이를 좋아하는 소노에도 함께..
둘이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있으나, 서로 마음을 전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별 축제를 통하여 서로가 마음을 확인해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어릴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길을
걷다가 모르는 서점이 있으면 가슴이 설렌다.
자신이 모르는 책,
하지만 좋아질 게 분명한 책이
문 안 쪽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아서.
문을 열고 안으로 한 발 들어섰을 때의
책 냄새, 뭐라 표현할 수 없는
행복한 그 기분을 마리노는 사랑한다.
'별을 잇는 손', P.191
오후도 서점은 정말 우주의 모든 기운이 함께 모였기 때문에 이런 행운이 뒤따른지도 모른다.
사실 많은 작은 서점에게 이런 행운은 쉽게 찾아오지 않으니깐..
하지만 책을 정말 사랑하는 잇세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된다.
이 책의 추천사를 속초에서 65년째 운영중인 동네서점 '동아서점' 김영건 대표님이 쓴 것이 참 흥미로웠다.
작은 서점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공감이 와 닿아서, 동네서점, 작은서점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와~ 재미있다. 감동적이야'라고 말하며 나는 책을 덮겠지만,
오후도 서점의 잇세이나 동아서점 김영건 대표님에게는 삶의 공간이고, 생존의 현장일테이니..
나도 동네에 숨어 있는 작은 서점을 좀 찾아봐야겠다.
내 아이가 클 때에도 이런 작은 서점이 쭉 함께 하기를 바라며..
책과 서점을 둘러싼 기적에 관한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은 오후도 서점 이야기의 후속작 서점 청년 잇세이가 오후도 서점을 운영하면서 겪게 되는 우여곡절과 함께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감동은 계속 이어진다
사고와 오해로 인해 오랫동안 일하던 긴가도 서점을 그만두고 한적한 마을의 작은 서점 오후도에서 일하게 된 잇세이는 도시의 서점에서는 생각지 않았던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인기작의 배본을 받지 못하거나 출판사 영업사원은 상대도 해주지 않는 등 작은 시골 마을에서 서점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또한 이전에는 문고본만 담당해왔기에 모든 분야의 책을 서가에 진열하는 데 애를 먹으면서 서점 운영에 대한 고민은 점점 쌓여만 간다
인기 시리즈 소설 검푸른 바람 신간이 곧 출간될 예정이었으나 오후도 서점에서는 배본을 받지 못해 고민하던 중 잇세이가 예전에 근무하던 긴가도 서점의 사장으로부터 오래전 이야기와 함께 특별한 제안을 받는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오후도 서점에서는 구하지 못할 것만 같았던 소설 검푸른 바람이 다섯 권이나 들어 있는 의문의 상자가 도착한다 우여곡절 끝에 음력 12월 25일 사쿠라노마치 마을에 별 축제가 열리는 날 서점과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소원을 안고 마을에 모이기 시작한다
전편 오후도 서점 이야기가 한 권의 책을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서점인들의 이야기를 전했다면 별을 잇는 손은 각자 개성을 가지고 있는 서가를 둘러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던 보물창고 같은 서점 한 명의 독자를 위해 책을 골라주는 서점 주인이 있던 추억의 동네 서점을 떠올리게 한다 거기에 작은 서점이 겪을 만한 애로 사항과 책과 관련한 일을 하고 있는 작가 출판편집자의 이야기까지 담담하게 풀어나가면서 등장인물들의 서점과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모여 새로운 미래를 그려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책과 서점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꿈과 같은 이야기이자 사람의 선의를 믿고 지키는 무언가를 가진 이들을 격려하는 따뜻한 이야기로 기억될 것이다
며칠전에 ‘오후도 이야기’를 만나고, 그다음 이야기 《별을 잇는 손》을 바로 만났습니다. 가자하야 마을 호시노 백화점 안에 있는 책방 긴가도에서 일하던 츠키하라 잇세이는 안 좋은 일이 일어나서 긴가도를 그만뒀습니다. 잇세이는 책을 좋아하고 앞으로도 책이 있는 데서 일하고 싶었는데, 이젠 안 되겠지 할 때 사쿠라노마치에 있는 백년쯤 된 책방 오후도 주인이 아파서 잇세이한테 오후도를 맡아달라고 합니다. 바로 얼마전에 보고 썼는데 이 말 또 정리했군요. 모르는 사람도 있으니 짧게 말하는 것도 괜찮겠지요. 지난번 책 ‘오후도 이야기’였는데 책방인 오후도보다 잇세이가 긴가도에서 알리고 싶어하던 책 단 시게히코가 쓴 《4월의 물고기》가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책방 이야기와 함께 책방 사람이 잘 되기를 바라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거기에 삼색고양이와 앵무새 선장도 나왔군요. 이번에는 선장 별로 안 나왔어요. 오후도 주인 손자인 도오루도. 그건 좀 아쉽지만 나오지 않아도 잘 지내겠지요.
진짜 ‘오후도 이야기’는 이번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지난번에 잇세이가 오후도를 맡는다 해도 앞으로 잘 될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처음부터 잇세이 한숨소리가 들립니다. 잇세이는 곧 나올 책 《검푸은 바람》을 출판사에서 오후도에 보내주지 않는다는 말을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봐요(전자편지였을지도). 시골에 있는 작은 책방이어서 그랬겠지요. 지난번에는 《4월의 물고기》고 이번에는 《검푸은 바람》을 알리려나 했는데, 이 책은 본래 많은 사람이 아는 거더군요. 작가가 다카오카 겐으로 이름이 알려진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잇세이는 사람을 불러들이는 힘이 있는 건지, 이 작가가 오후도에 찾아오고 출판사에 말해서 오후도에 책을 보내라고도 했어요. 작가가 책방을 마음에 들어하고 거기에 책을 보내라고도 하다니. 아이돌로 시작하고 지금은 배우로 글도 쓰는 가시와바 나루미도 다르지 않군요.
오후도에 좋은 제안이 들어와요. 그건 긴가도 체인이 되면 어떻겠느냐는 거였어요. 긴가도 책방 주인은 따로 있더군요. 점장이 주인인가 했는데. 주인은 한국 사람인 듯합니다. 한국에서 건너간 건 아니고 어머니가 예전에 일본에 가고 가자하야 마을에 살게 됐나 봅니다. 이야기를 그렇게 쓰다니. 체인이 좋은지 모르겠지만, 주인은 시골 마을에 등불 같은 오후도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고 그런 말을 한 거였어요. 잇세이는 예전 동료와 연락도 하고 좋겠지요. 긴가도 사람은 잇세이와 더 친하게 지낼걸 하기도 했는데. 이 생각은 잇세이도 했군요. 잇세이는 사람을 싫어하지 않지만 깊이 사귀지는 않았어요. 저는 그것도 괜찮은 것 같지만. 잇세이가 오랜만에 긴가도에 찾아가니 모두 반겼어요. 그 모습 부러웠어요. 여러 사람이 잇세이를 좋아하는구나 싶어서. 별걸 다 부러워했습니다.
사쿠라노마치에는 예전에 관광객이 많이 왔지만, 이제는 그리 많이 오지 않았어요. 그래도 아주 안 오는 건 아니고, 도시에 살던 사람이 와서 살기도 하는가 봐요. 그런 사람이 있어서 좀 낫겠지요. 예전처럼 많은 사람이 오지 않아도 드문드문이어도 끊이지 않고 사람이 찾아오면. 여러 곳에 사는 사람이 오후도를 알고 거기 어떨까 하고 찾아가도 괜찮겠습니다. 그러면서 난 가지 않겠구나 했어요. 아주 가깝다면 모를까, 멀면 좀 힘듭니다. 다른 데서 잠 잘 못 자요. 세상에는 저 같은 사람 적을 거예요.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가 사인회를 한다고 하면 멀리까지 가는 사람도 있겠지요. 저는 그런 데도 안 갈 테지만. 저는 작가보다 책(소설)을 더 좋아해서. 찬물을, 미안합니다. 가고 싶다고 거짓말 할 수는 없잖아요. 오후도에서는 사인회를 하기로 해요. 사쿠라노마치에서는 음력 12월에 별 축제를 해요. 그 축제에 맞춰서 사인회를 하는데 작가는 세 사람이나 와요. 그런 일 쉽지 않을 텐데. 작가도 오후도를 좋아하는군요.
지난번에도 그랬지만 이 책을 보면 마음이 따듯해집니다. 여러 사람이 마음을 모아서 그렇군요. 모두 오후도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요. 저는 특별한 기억이 있는 책방은 없지만, 책을 보거나 책을 사러 책방에 간 기억을 몇 사람이 말하기도 합니다. 이젠 사라진 곳도 있고, 할머니가 하는 곳도 있더군요. 그곳도 시간이 가면 아주 없어지겠습니다. 오후도는 어떨지. 오후도가 사라지지 않으면 좋을 텐데. 잇세이가 있는 동안에는 괜찮겠지요. 오후도와 잇세이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니. 사쿠라노마치 사람은 더 중요합니다. 사쿠라노마치 사람이 책을 사고 신청하기도 하니. 한국도 책방에서 책을 배달해 줄까요. 그런 건 없는 것 같은데. 이 이야기는 ‘오후도 이야기’에 나왔어요. 그거 보면서 책방에서 책을 배달해 주기도 하다니 했어요.
책방이 많이 줄고 책 읽는 사람도 많이 줄었습니다. 그래도 책이 나오고 책방이 있었으면 합니다. 저도 책방 잘 안 가면서 이런 말 했군요. 저는 그래도, 집에서 가까운 데 책방이 있다면 가끔 가 보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주인과 친해지지 않는다 해도. 어떤 사람은 가게 주인하고 친해지기도 하던데, 저는 그런 곳 하나도 없네요. 가는 가게도 별로 없습니다. 요즘 큰 책방보다 작은 동네 책방이 생기기도 하죠. 그런 책방 잘 되면 좋겠습니다.
희선
■ 시작하기 전에
무라야마 사키의 <오후도 서점 이야기>의 후속작.
긴가도 서점을 그만두고 오후도 서점에 정착한 잇세이는 본격적으로 오후도 서점 운영을 시작하지만, 도시의 서점에 비해서 한적한 마을의 작은 서점 오후도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많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인기작 배본을 받지 못하거나, 출판사 영업사원은 상대도 해주지 않는 등 현실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더욱이 문고본을 전문으로 했던 긴가도 서점 시절과는 달리 다양한 도서를 다뤄야하는 것도 문제. 특히 인기 시리즈 소설 '검푸른 바람'의 신간이 곧 출간되지만 오후도 서점은 단 한 권도 배본받지 못해 고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긴가도 서점의 사장으로부터 특별한 제안을 받고 '검푸른 바람'의 신간이 오후도 서점으로 배달된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그리고 음력 12월 25일, 오후도 서점이 있는 사쿠라노마치 마을에서 별 축제가 열리는 날에 오후도 서점은 마을과 책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큰 결심을 한다.
■ 읽고나서
전편 <오후도 서점 이야기>의 후속작인 <별을 잇는 손>을 읽었다. 전작의 감동이 너무 진했기 때문에 이번 책은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특히 분량이 전작의 반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 조금 걱정스러웠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전작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갈등 아닌 갈등들도 모두 깔끔하게 끝을 맺었고, 감정선도 조금 두터워졌다. 아마 이후에 이렇게 되었겠구나, 하는 마음이 든달까. 다만 더 이상 후속이 안 나올 것 같은데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이 많고 그들의 이야기가 반정도 밖에 풀리지 않은 것 같아서 외전으로 한 권만 더 나와주면 소원이 없겠다. 단, 더 이상 추가 등장인물은 없었으면 좋겠다. <별을 잇는 손>에 등장인물이, 그것도 잇세이와 얽히는 인물들이 증가하면서 이야기가 조금은 붕뜬 기분도 들었다. 전체적인 몽글한 분위기는 여전했지만 캐릭터들의 매력은 조금 아쉬워졌다.
각설하고 <별을 잇는 손>은 작은 서점을 온전히 운영하게 된 잇세이가 서점 운영에 여러 문제를 겪으면서 시작한다. 사실 대형 서점의 하나의 서가를 관리하던(문고본 서가) 잇세이가 당연히 겪어야 할 문제였다. 서점의 운영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책을 어떤 식으로 관리하고 고객에게 소개하는가. 전자도 후자도 다 허투루 할 수 없기에 잇세이는 고민한다. 물론 소설의 전개상 잇세이의 고민은 생각보다 오래 가지 않는다. 오래 전 긴가도 서점에 있을 때부터 이어져온 인연들과 새롭게 사쿠라노마치 마을에서 맺은 인연들로 하나, 하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때문이다. 확실히 전작도 그렇지만 판타지 스러운 요소가 있다. 등장인물의 과거도 분명 힘들고, 사건도 조금은 현실적이고 무겁게 다가오지만 그 문제의 해결은 진짜 신이 도와준 것처럼 술술 풀리니까. 잇세이의 문제 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의 문제도 해결되는 과정은 생각보다 완만하다.
그러나 그런 과정 속에서 작은 마을의 서점이 주는 추억을 명확히 보여준다. 오후도 서점의 의미는 물론 등장인물이 갖고 있던 과거의 작은 서점들이 주었던 추억들이 몽글몽글 피어나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는 것이다.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던 사람들이 서점이 주던 추억 하나로 모이다니, 가슴이 따스해지는 힐링 소설다웠다. 나에게는 마을 서점이 주는 추억이 별로 없는데 이런 추억이 하나 쯤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더라. 오후도 서점과 긴가도 서점도 부디 오래오래 그 자리에 있어주기를. 우리 곁에 있는 작은 서점들이 단단히 일어서서 유지될 수 있기를. 변화에 발맞추어 가면서 조금씩 변해가기를, 기다리고 또 기대해본다.
오후도 서점 이야기를 읽고나서 속편이 있는 걸 알고 바로 구매.
추운 겨울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읽는 것 만큼 좋은 건 없는 것 같다.
잇세이가 연이 닿아 외진 곳에서 서점을 꾸려가게 되고,
그가 근무했던 서점에서 마지막으로 홍보하려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서 보이지 않는 온정이 쏟아졌다.
그는 겸손했고, 따뜻했기에 그럴 수 있었던 것 같다.
서점이라는 공간이 꾸려지는 것에 대해 궁금했었는데.
오후도 서점이야기를 비롯 이 책을 읽고 나서, 대략적인 흐름을 알게 된 것 같다.
몰랐던 세계를 알게 되어 웬지 모를 이 뿌듯함. ㅎㅎ
이런 따뜻한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별을 잇는 손
무라야마 사키 저 류순미 역
오후도서점을 읽고 구입했습니다. 이런 서점이 시골에 정말 있다면 가보고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거기다 모바일까지 발달하니 서점들이 매우 고전을 하는것이 한국과 일본의 현실이지요. 그래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전자책도 좋지만 저는 아직 나이가 있어서인지 이런 실물 책이 더 좋으네요.
무라야마 사키 작가님의 별을 잇는 손 리뷰입니다. 책도 좋아하고, 서점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도 좋아하기때문에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입니다. 번역하신분이 잘하신건지 아니면 원작이 좋은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묘사가 물흐르듯해서 좋았어요. 요즘 유행하는 잔잔한 힐링물로 분류할수도있겠네요~ 저는 필기구도 아주 좋아하는데 특히 만년필로 사각사각원고를 쓰는 장면을 묘사한 부분이 너무 좋았어요.
작년에 재밌게 읽었던 소설, <오후도 서점>.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는 것이 마치 주인공인 잇세이와 이별을 하는 기분이 들었을 정도로 책에 푹 빠져 있었죠. 그래서 속편이 나왔을 때도 기쁘게 구매해놓고서 어쩐지 계속 읽기를 미루고 있었어요. 어쩐지 속편은 표지도 그렇고, 서점의 이야기보다는 로맨스 소설로 이야기의 흐름이 완전히 흘러갈 것 같아서 였을까요.
그렇게 오후도 서점을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최근에 작가인 무라야마 사키의 새로운 소설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문득 생각이 나서 소설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Q.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속편인 <별을 잇는 손>은 동아서점의 사장님이 추천사를 써주셨더라고요. 추천사를 읽으면서 소설에 대한 기대가 커졌습니다. 단순히 속편에서 로맨스만 다루는 것은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추천사만 읽어도 알 수 있듯이 전작에서 만큼이나 서점 운영과 관련된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직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서점, 손님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서점의 모습이 오후도 서점을 중심으로 펼쳐지죠. 평소에는 잘 알 수 없는 서점의 이야기를 읽는 것도 좋고, 잇세이를 다시 만난 것도 좋았습니다. 다시 만난 잇세이는 여전히 따뜻하고 조심스럽고 그래서 또 좋습니다.
Q. 책을 읽으며 생각했던 것?
A. 저는 요즘 동네 책방 이곳 저곳을 다니며 구경을 하고 책도 구매하며 책방을 즐겨 그리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동네 책방에 대한 애정이 생겼지만, 아무래도 책방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다니다보니 한 번 들른 책방은 재방문을 잘 하지 않게 되더라구요. 그 중에는 오후도 서점처럼 아껴주고 싶은 책방도 있었지만 말이죠. <별을 잇는 손>을 읽으면서 제가 애정하는 동네 책방을 좀 더 많이 이용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에 나온 것처럼 그 서점이 문을 닫고나서 후회하기 전에 말이죠. 그리고 저 또한 언젠가 잇세이처럼 따뜻하고 소박한 책방을 운영하는 사랑스런 책방 주인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이 책의 미래 독자에게..
A. 무라야마 사키의 글은 참 따뜻합니다. 읽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죠. 요즘 새로운 일을 시작한 터라 마음이 내내 불안하고 몸이 피곤해서 책도 손에 잘 잡히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별을 잇는 손>을 읽는 동안만큼은 마음이 몽글몽글하게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일상에 지친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물론 이 책은 속편이니만큼 <오후도 서점>을 먼저 읽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괜한 허세를 부리는 것이 아니다. 정의의 사도인 척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 서점이 사라지는 것을 바라지 않을 뿐이다. 아는 서점이 문을 닫고 나서야 그 사실을 알고는 가슴이 저릿하고 눈물을 쏟은 일도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을 텐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후회를 하기 전에, 한 권이라도 책을 사야겠다. 서점이 아직 그 곳에 있을 때.
책 좋아하는 사람치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서점을 좋아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서점에 관련된 추억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서점에 관련된 기억 한 가지를 이야기하자면, 목포에 '국제서림'이란 곳이 있었다. 차가 다니지 않는 길목에 있는 곳이어서 어딘가 특정한 장소를 정할 수 없을 때, '국제서림 앞'에서 주로 만났다. 약속 시간이 되기 전 미리 도착해서 책을 들춰보게 되는데 나는 항상 소설 앞을 서성거렸다. 거기서 발견한 소설을 좀 읽다가 한두 권을 계산하기도 하며 친구를 기다렸었다. 지금도 그 곳에 그 서점이 있는가 모르겠지만 국제서림은 내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그립고도 그리운 시절을 추억한다고나 할까.
무라야마 사키의 소설 『오후도 서점 이야기』를 읽고 무척 좋았다. 책을 좋아하는 주인공의 책에 얽힌 이야기와 서점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어서였다. 물론 하나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지금도 여전히 책이 좋아 책과 가까운 곳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열악한 환경에도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것처럼. 어딘가에서 그처럼 밤잠을 설쳐가며 책을 만들고,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좋다.
주인공 츠키하라 잇세이가 백화점 안에 있는 긴가도 서점에서 일해 오다가 어떠한 사건으로 인하여 서점에 폐가 갈까봐 그만두고 시골 마을에 있는 작고 오래된 서점의 주인이 되는 이야기가 『오후도 서점 이야기』였다. 『별을 잇는 손』은 그 후의 이야기다.
츠키하라 잇세이는 긴가도 서점에서 일할 때 <4월의 물고기>를 발굴하여 크게 히트를 쳤다. <검푸른 바람>이라는 인기작이 곧 출간된다는 소식에 기쁘게 기다리지만 시골 마을의 작은 서점에 배본되기란 무척 힘든 일이다. 그러던 차에 긴가도 서점의 점장이 전화를 걸어와 사장과 만났었고, 오후도 서점에 <검푸른 바람> 신작이 들어왔다. 무려 5권 씩이나.
소설은 서점에 얽힌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작고 오래된 서점에서 위로 받았던 일. 편집자인 아빠가 만든 모든 책을 좋아했던 아이. 말이 없지만 마치 사진처럼 기억력이 좋아 그 기억을 그림으로 펼칠 수 있었던 아이들. 모두 책이 좋은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알게 모르게 오후도 서점을 중심으로 츠키하라 잇세이와 연결되어 있다. 혹은 연결되어진다. 인문 서가를 꾸리려는데 음악 카페 가제네코 주인인 전 편집자 후지모리 쇼타로가 일하겠다고 하고, 만화와 아동 서가엔 오래도록 그림을 그려온 구루미가 하겠다고 했다. 구루미는 오후도 서점을 방문하고 자신의 알을 깨고 세상에 한 발을 내딛은 거나 마찬가지다.
책에는 수많은 '사랑'이 넘치고 있었다. 그것은 세상을 향한 '사랑'이었고, 많은 사람을 향한 '사랑'이기도 했다. 울면서 부르는 '사랑'과 춤추며 노래하는 밝은 '사랑'도 있었다. (239페이지)
세상의 좋은 것은 모두 시간의 저편으로 사라져간다. 서점도 마찬가지다. 그가 진심으로 사랑하고, 전우라고 생각해왔던 전국의 서점들. 서점에 이끌려 취재하고 집필해 엮은 서점들의 이야기. 훌륭하고 열정적이고 흥미로웠던 많은 서점들의 기록은 여러 권의 책이 되어 출간되었지만, 그 서점들 중에서도 많은 훌륭한 서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이가 빠지듯 문을 닫고 말았다. (297페이지)
마을에 서점이 있다는 건 그런 거라고 생각해. 그 마을에서 자란 아이에게 꿈의 세상으로 가는 문을 준비해 기다리고 있는 것이지. 그래서 나는 지금 우리 동네 서점을 지키고 싶어. 그것이 현재, 그리고 미래 누군가의 꿈을 키우고 지키는 것으로 이어질거라 믿으니까. (397페이지)
책값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지만 서점에 대한 애정은 늘 남아있다. 책만 팔아서는 이익을 낼 수 없기 때문에 각종 굿즈를 판매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서점들이 있다. 출판사에서는 동네 책방을 살리자는 취지로 동네 책방 에디션을 따로 만들기도 한다. 그 책을 사러 1시간이 넘는 동네책방까지 간 적이 있지만 혼자 가기엔 너무 먼 거리다.
가까운 곳에 오후도 서점 같은 책방이 생기면 좋겠다. 물론 걸어갈 수 있는 거리면 더 좋겠다. 젊고 잘생긴 책방 사장님이 계시면 더 좋겠고, 차도 한 잔 마실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무엇보다 서점의 풍경이 예쁘던 더 좋겠다. 아, 내가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굿나잇 책방' 은섭이를 바라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