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쯤 CGV 특별전 목록에 '양들의 침묵'이 있어 다시 감상한 적이 있다. 조너선 드미 감독의 치밀하고 우아한 연출에 안소니 홉킨스의 명연기가 더해져 역시 명작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시기에 맞춘건지 그간 절판됐던 이 책이 다시 출판돼서 소장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읽게 됐다.
작은 크기지만 600페이지가 넘어가는데, 문장 대부분이 짧고 표현도 간결해서 읽어내려가기 쉬웠다. 문장만 아니라 내러티브의 흡인력과 한니발 렉터 박사의 어마무시한 캐릭터 때문에 이래서 베스트셀러가 됐구나 싶었다. 한니발 렉터의 분량은 적지만 강렬함 때문에 작품을 장악한다. 작가가 천재성과 식인, 그 속을 알 수 없는 무한한 어둠이며 악마같은 존재를 표현해낸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또 클라리스가 요원으로서, 여성으로서 성장해 나가는 점도 흥미롭다.
아무래도 책인만큼 영화보다 상세하고 적확한 묘사가 많으니 영화가 좋았다면 원작소설을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영화 팬이 아니라도 조디 포스터, 앤서니 홉킨스 주연 영화 <양들의 침묵>을 알 것이다. 나 역시 <양들의 침묵>이라는 제목만 알고 있었는데, 작년에 소설 <양들의 침묵> 출간 3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이 출간되어(총 3권) 전권을 읽는 중이다. 소설을 다 읽으면 영화도 볼 예정이다.
<양들의 침묵>은 <한니발>, <한니발 라이징>으로 이어지는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주인공 '클라리스 스탈링'은 버지니아 대학교 심리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현재 FBI 요원이 되기 위한 훈련을 받고 있다. 마침 젊은 여성의 시신이 살가죽이 벗겨진 채 유기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사건의 해결을 위해 스탈링이 투입된다. 스탈링이 맡은 임무는 볼티모어 주립 정신질환 범죄자 수감소에 갇혀 있는 전설적인 살인자 '한니발 렉터'와 대화를 나누고 그에게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얻는 것이다. 스탈링의 상관인 잭 크로포드 부장은 렉터가 사용하는 고도의 심리전에 넘어가지 말라고 스탈링에게 충고한다. 과연 스탈링은 맡은 임무를 무사히 해낼 수 있을까.
출간된 지 30년 된 작품이다 보니 줄거리나 트릭 자체는 평이하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범죄 스릴러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보니 이후 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 워낙 많이 나와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주인공 클라리스 스탈링의 심리 묘사는 지금 봐도 압권이다. 20대 초중반의 사회 초년생 여성이 남성 중심의 조직 사회에 적응하며 느끼는 고통과 혼란을 당시 50대였던 남성 작가가 이토록 생생하고 실감 나게 표현했다는 게 아무리 봐도 놀랍다. 이후 클라리스 스탈링은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의 조디 포스터처럼 멋지고 당당한 여성으로 성장했기를 바란다.
책사놓고 한달만에 보는 듯.ㅋㅋㅋ
영화로 유명한데, 영화내용은 기억이 안난다.
어릴때 나와서 안봤을 지도 모르겠다. 책이 있는 것도 첨 알았다. 리뉴얼돼서 깔끔하다.
줄거리 : 살인마 한니발 렉터 박사는 수감되어 있다. FBI 수습요원 스탈링은 한니발 박사와 면담으로 그를 분석하기위해 파견된다.
제목이 왜 양들의 침묵일까 궁금했는데, 렉터박사와 스탈링의 대화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정신과의사였던 렉터는 스탈링을 자신의 환자처럼 대하며 질문을 한다. 스탈링의 어린 시절에 대해 말하며 스탈링이 10살때 친척집에 맡겨졌는데 농장을 운영하던 그곳이 사실은 도축장이었고 자신이 좋아했던 말이 도축될까 두려워서 말을 데리고 도망쳤다. 도축장인지 알게 된 이유가 바로 양의 울음소리때문이었는데 그 후 양들의 울음소리와 불안으로 숙면을 취할 수 없었다.
영어제목은 the sailence of the lambs. sheep은 양이고 lamb은 어린 양이다.
양이 도축되니 아기 양들이 울었겠지. 그래서 영어는 어린 양. 내용상 정확한 표현이다.
렉터박사는 스탈링에게 양들이 침묵할 때 본인에게도 알려달라고 한다.
사건을 해결한 스탈링은 양들이 더이상 울지않았고 푹 잘 수 있었다. 이야기 끝에 렉터박사의 편지에서 양의 울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고 침묵은 일시적일 뿐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바로 스탈링이 계속해서 FBI로 사건을 해결해야하는 것을 암시한다. 그래야 양들이 침묵할테니.
소설은 두께에 비해 수월하게 읽히고 재밌었다. 영화를 보지 않은 나로썬 포스터가 기억에 남아 렉터박사가 범행을 지르는 줄 알았는데 감옥에 갇혀 면담으로 이야기가 진행될 줄은 몰랐기때문에 신선했다. 영화로 만든 책은 이미 그 이야기가 재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음 작품 한니발, 한니발 라이징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렉터박사가 궁금해졌으니까!
책은 정말 재밌었다.
양들의 침묵 - 토머스 해리스
이 책은 어쩌면 책보단
영화로서 더 유명할 지도 모르겠다.
당대 많은 영화인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는
그 '양들의 침묵'이다
예전에 영화를 보았던 기억이 있지만
책으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도 하지 않고 책을 구입했다.
책을 처음에 받아보면
생각보다 두께가 꽤 있다고 느끼겠지만
첫 장을 열면 마치
시간과 굉장히 동떨어지게 된 것처럼
책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나는 네시간 정도의 시간동안 고개 한번
들지 못하고 그대로 빠져들어
책을 읽었다.
자꾸 헷갈리는게, 주인공에 대한
이미지가 얼마나 강한지
양들의 침묵 - 한니발 렉터 라며
무의식으로 드는 생각을 새로 고쳐야 했다.
양들의 침묵의 작가는 한니발 렉터가 아닌데도
마치 이 인물은 책의
모든 것을 주름잡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직접 쓴 글이라도 해도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
어떻게 이렇게 완벽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지?
이런 물음은 아직까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이 책은 FBI 신입인 클라리스 스탈링이
정신병원에 갇힌 정신과의사 '한니발 렉터' 박사에게
자신이 쫓고 있는 연쇄살인마에
대한 조언을 구하면서 시작된다.
이 아주 이상하고도 묘한 인연은
그 한니발 렉터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인간임에도
자꾸 인간적인 면을 들어낸다는 것에 있다.
"자네 어린시절은 어떤가?"
이 대사는 한니발렉터에게
클라리스가 도움을 청하자
그가 했던 말이다.
렉터는 자신이 도움을 주는
댓가로 그녀의 어린시절에 대해 물었다.
전형적인 싸이코 패스와는 다른.
마치 그녀의 어린시절을 듣고
마음적으로 깊이
공감하는 장면은 자극적인 장면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소름이 돋는다.
만약,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잊지 못할 명작을 보고 싶다면
이책을 추천한다.
영화도 좋지만
사각의 종이의 새겨진 글씨는
내가 원하는 내 속도대로
이야기가 흘러가니.
그야말로 나와 그 이야기의 일대일 독대를 할 수 있다.
"양들의 울음소리는 영원히 그치지 않을거야"
또한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이 말은
클라리스와 독자에게 묘한 여운을 남긴다.
어쩌면 울음소리는 그치지 않으니,
자신과 또 만날 수 있을거라는
그런 남김이 아닐까 하고 추측해 본다.
<양들의 침묵>은 토마스 해리스의 출세작이자 한니발 시리즈를 대표하는 호러 스릴러 소설이다. FBI 연수생 클라리스가 여성만을 죽이는 연쇄 살인마 버팔로 빌을 잡기 위해 식인 살인마 한니발 렉터 박사의 도움을 받는다. 이 소설은 여러 상징과 배경을 사용해서 속박된 존재들을 다룬다. 나방 고치, 지하 감옥, FBI 건물, 버팔로 빌의 집 모두 일맥상통하다. 소설이 마초적인 느낌이 드는데 남성중심사회에 대한 비판이 이 소설의 축을 이룬다. 여성 피해자, 여성의 외피, 클라리스가 받는 성적 모욕 등을 다루면서 여성의 해방을 염원하고 있는 듯하다. 영화만큼이나 뛰어난 원작을 추천하고 싶다.
봤다고 착각한 영화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영화가 "양들의 침묵"이다. 안소니 홉킨스의 한니발 렉터라는 살인마 연기는 압권(...이었을꺼야?). 지금 생각나는 건 입마개를 하고도 섬뜩한 눈빛이랄까. 풋풋한 조디 포스터는 신선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이 영화의 끝을 알고 있나? 어라? 기억이 안난다. 아니, 나는 결말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랬다. 결말도 모른채 장면만을 기억하고 있었던 거다. 럴수럴수;;;
나무의철학에서 깔끔하게 나왔길래 읽어봤다. 아...완전히 "양들의 침묵"을 오해하고 있었어. 그저 그런 하드코어한 스릴러물이 아니었다. 미치광이 한니발 렉터와 "가죽"에 환장한 버팔로 빌때문에 스탈링이라는 캐릭터를 완전히 잊고 있었다.
서류 작업이라......클라리스 스탈링은 이번 건이 자신에게 이익이 될지 아닐지를 영민한 비글처럼 가늠해 봤다. ...... 어떤 직무로든 행동과학부에 들어가 근무하는 건 구미가 당겼지만 비서 업무에 한정된 일을 맡게 된 여성 요원이 결국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뻔했다. 퇴직하는 날까지 그런 일만 하게 될 확률이 높았다. p. 14
이 영민한 비글 스탈링은 자신의 야망을 차근차근 성실히 실행한다. 그렇다고 꼼수를 쓰거나 하지 않는다. 마음에 들어! 나는 내내 그이 상광 크로포드를 의심하며 추파를 던지거나 썸이라도 타는 건 아닌지 삼류스런 망상에 빠졌지만 그러지 않았다.(토머스 해리스가 그럴리가.) 정도를 걷는 그들의 관계가 썩 좋았달까.
시리즈로 "한니발 라이징"도 나왔던데 읽고 싶어졌어. 한니발 렉터의 과거를 알 수 있지만 나는 이미 검색으로 알고 있다. 궁금해 못 참아서. 클리리스 스탈링이 남초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남아 "남자들끼리만의 연대"속으로 들어가게 될지 은근히 기대된다.
[양들의 침묵]. 원작 소설도 명작이다. 그러나 동명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감독상, 각색상 5관왕의 그랜드 슬램에 등극하여 원작보다 더 유명세를 얻은 바 있다. 특히 스릴러 장르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평단과 박스 오피스 모두를 만족시켰다.
그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꽤 많이 본 편이다. 예전에 읽었던 소설이 영화로 제작된 작품들을 관람한 적이 여러 번 있다. 나머지는 모두 원작을 읽지 않은 채 영화를 본 경우이다. 하지만 영화를 먼저 보고 나서 원작소설을 찾은 사례는 거의 없다. 뒤늦게 소설을 찾은 사례는 반지의 제왕이 유일하나 아쉽게도 끝까지 마무리를 하지 못했었다.
이런 점에서 [양들의 침묵]은 내가 영화감상 이후 유일하게 자진해서 마지막 페이지를 들춰 본 최초의 원작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고자 했던 이유는 극중 가장 강렬하고 쇼킹한 장면에 있다. 주인공 한니발 렉터가 보일 경사의 내장을 도려낸 후 양팔을 천으로 묶어 천장에 천사처럼 높이 매달아 놓은 장면이다. 아마도 누구나 [양들의 침묵]의 인상적 씬을 하나만 택하라고 하면 대부분 이 장면을 택하지 않을까 싶다. 원작 소설에서는 어떻게 묘사했을지 몹시 궁금했다.
원작소설과 이를 각색한 동명 영화가 너무나 유명해서 줄거리를 따로 소개하지 않겠다. 작품 곳곳에 장치된 복선과 갈등요인, 영화와 원작의 차이점을 위주로 리뷰하려고 한다.
먼저 한니발 렉터가 출현한 시간을 대략 재봤다. 한니발은 주로 스탈링과 대화하는 장면에서 출연한다. 한니발이 스탈링(어쩌면 관객)을 바라보는 시점인, 그의 뒷모습이 나오는 장면까지 포함하면 대략 18~19분 가량 나온 듯 하다. 정확히 측정하지 아니지만 전체 런닝타임 118분 중 1/6이 채 되지 않는다. 이토록 짧은 시간에 출연했음에도 한니발을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것은 그만큼 앤서니 홉킨스가 연기가 강렬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몇 가지 복선을 소개한다.
첫째, 렉터의 손가락이다. 영화에서는 렉터 손가락에 대한 언급이 없다. 소설에서 렉터의 왼손가락은 6개로 묘사된다. 중지가 두개이다. 기형적인 육손은 경찰관의 시선을 6개 손가락에 머물게 하여 그가 만든 사제 열쇠를 오른손에 숨기는 데 결정적 역햘을 한다.
둘째, 존 브리검 사격교관의 격발 테스트와 조언도 중요하다. 분당 80회 이상 양손으로 격발하도록 스탈링을 독려한다. 또한 총을 핸드백에 두지 말고 늘 권총집에 차라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쏴야할 땐 망설이지 말고 주저없이 쏘라고 강조한다. 브리검의 조언으로 스탈링은 버팔로 빌에게 희생당하지 않고 그를 사살하게 된다.
세째, 피해자들의 목에서 발견된 나방 번데기는 범인의 신원을 밝히고 스탈링이 리처즈 패션의 의류 수선을 담당했던 리프먼 부인 집에서 만난 남성이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양들의침묵]은 작품이 전개되는 속도가 빠르다. 루스 마틴 상원의원의 딸 캐서린 마틴이 납치되고 칠턴박사가 루스 마틴에게 범인에 대한 정보를 렉터에게 받는 조건으로 시설이 좀 더 나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장면이 전체 분량의 절반이 지날 때 나온다. 작품이 본격적으로 갈등구조에 진입하기 전에 이미 진범이 누구인지, 렉터가 어떻게 진범을 알게 되었는지가 서술되어 있다. 어찌 보면 맥이 빠질 수 있는 빠른 전개이지만 생각치 못한 갈등 구조가 이어지면서 예상밖의 긴장감이 이어진다.
대부분 독자들은 클라이막스에서 벌어지는 갈등서사가 한니발 렉터와 스탈링, 그리고 범인 버팔로 빌 사이에서 이루어지리라 여길 것이다. 필자 역시 그렇게 추정하였다. 그러나 원작은 의외 인물들로부터 갈등을 던진다.
스탈링이 범인을 쫓는데 있어 걸림돌 역할을 하는 루스 마틴과 법무부 장관 보좌관 렌들러의 등장이다. 칠턴 박사의 모략 덕분에 루스 마틴은 이미 잭 크로포드 부장과 스탈링에게 부정적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스탈링이 자신의 딸인 캐서린의 은밀한 사생활이 담긴 사진을 발견하자 더욱 못마땅히 여겼다. 설상 가상으로 렌들러는 스탈링에게 더 이상 수사에 참여하지 말고 연수원에 복귀한 후에 이후 소집될 청문회에 출석할 것을 지시한다. 렉터가 탈출하는 과정에서 스탈링이 실수를 범했다는오해까지 더해져 연수원을 졸업한 이후 FBI에서의 미래가 암울해진다.
유급에 처할 위험도 스탈링을 더욱 곤혹스럽게 한다. 그녀가 렉터를 만나고 버팔로 빌을 뒤쫓게 된 것은 연수생 신분으로 잭 크로포드 부장을 도왔던 데서 시작되었다. 임무 수행중 임시 FBI 직원 신분증을 발부 받았지만 어디까지나 연수생 신분에 불과했기 때문에 수업과 시험을 빼먹을 수 밖에 없어 계속 수사를 진행하면 유급이 불가피해진다. 마틴 상원의원과 렌들러와의 마찰에 이어 유급마저 당한다면 그녀의 앞날은 더욱 불투명해질텐데 유급위기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과감히 범인을 찾아 나선다.
잭 크로포드에게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진다. 그에게는 죽어가는 아내가 있다. 영화에서는 깔끔하고 냉정한 리더로 나오지만 원작에서는 위중한 아내를 장기간 간호하면서 병구완에 찌들린 모습으로 묘사된다. 힘든 와중에도 스탈링이 성장할 수 있도록 무덤덤히 도와준다. 사랑하는 벨라가 끝내 세상을 뜨자 남모르게 말없이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자신마저 마틴의 견제에서 어찌 할 수 없게 되자 스탈링에게 유급되지 않도록 수사에서 손을 떼라고 얘기하는 한편 언제나 마음의 쓸데없는 감정은 얼리고 목표만을 보라고 조언한다.
한니발 렉터와 스탈링의 만남에는 의외로 긴장감이 높지 않다. 오히려 한니발 렉터의 집요한 질문에 돌직구나 화제 돌리기의 화법으로 페이스를 잃지 않는 스탈링의 대답이 귀엽게 느껴진다. 한니발 렉터가 스탈링을 마음에 들어 했던 이유는 지적이면서도 자신에게 주눅들지 않고 당돌하게 화제를 바꾸어 대화의 주도권을 놓치 않으려는 그녀의 열망에 있지 않았을까 한다.
스탈링은 렉터의 말대로 값비싼 향수에 싸구려 신발을 신은 촌스러움을 벗어나지 못한 연수생이다. 그녀는 보안관이었던 아버지를 어려서 잃고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성공의 희망을 간직하며 치열하게 살아왔다. 한치 여유없이 살아온 만큼 그녀가 과거를 회상할 때는 왠지 칙칙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묘사된다. 그녀에게 과거는 되돌아 가고 싶지 않은 아픈 추억이다. 보안관인 아버지와 행복했던 시절은 잠시, 아버지가 강도에 살해당한 후 생활고에 지친 어머니가 어린 동생들을 위해 그녀를 사촌에게 맡기게 된 것은 내내 트라우마가 된 듯 하다.
그녀는 종종 양들이 비명지르는 악몽에 시달리다 깬다. 그녀에게 양들이 내지르는 울음소리는 어떤 의미일까? 스탈링은 양들의 비명소리에 잠에서 깨어 사촌이모 내외가 그것들을 도살하는 장면에 놀라 자신이 아끼던 한나(말)와 함께 사촌 이모 목장에서 도망친다. 말과 양을 도살하는 목장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새벽녁 울음소리에 무의식적으로 탈출한 것이다. 그녀에게 양들의 울음소리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벗어나게 하는 계기이자 원동력이다. 어린 소녀에게 희망없는 질곡어린 환경에서 나도 모르게 용기를 내어 헤쳐 나가려는 성공의지를 일깨우는 단초일 것이다. 무언가를 선택하고 얻어 내기 위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 그녀는 늘 양들이 울부짖는 꿈을 꾸고 문제가 해결되면 잠시 양들의 울음소리를 듣지 않게 된다. 그래서 렉터는 그녀에게 보낸 편지에서 양들의 울음소리는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녀의 성공에 대한 갈망이 언제나 이어질 것이기에.
영화 포스터 이미지 덕분에 [양들의 침묵]하면 나방이 떠오른다. 조디 포스터 입을 대신해 그려진 나방은 해골박각시나방이다. 클라우스 목에서 발견되어 스탈링이 진범을 알아보게 해준 나방이다. 번데기는 변신을 의미한다. 버팔로 빌, 빌리로 불리운 연쇄 살인범 제임 검은 성전환수술이 거부당한 인물이다. 자신이 가진 성정체성으로 변신하지 못하자 자신의 갈망을 이루기 위해 비슷한 체형을 가진 여성들을 납치하여 살해한 후 그녀들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자신을 꾸미려 한다. 이루지 못한 변신을 하기 위해서다. 제임 검과 마찬가지로 스탈링은 곤궁과 결핍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이 갈구하는 성공에 다다르기 위해 양들의 울음소리라는 변신의 기폭제가 필요했을 것이다.
소설과 영화는 다른 점이 꽤 있다. 소설을 원작으로 헀다 하여 소설흐름을 따를 필요는 없다. 영화가 각색상을 수상할 정도라면 대본이 나름대로 탄탄하게 구성되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막상 영화를 보면 가끔씩 뭔가 앞뒤 맥락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원래 런닝타임보다 20분 가량 단축되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감독판이 나오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
소설과 영화의 차이점 중에 필자가 중요하다고 본 몇 가지만 소개한다.
첫째, 라스페일의 자동차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원작은 차량 등록부를 조회하고 자산관리인의 도움을 얻어 클라우스 신체일부가 있는 자동차를 발견하는 반면 영화에서는 전화번호부를 검색하여 발견한다고 설정되었다. 더욱이 자동차를 발견한 후 원작에서는 방송국 기자들과 실랭이 끝에 스탈링이 곤궁에 몰리는 장면이 묘사된 반면 영화는 이 부분이 생략되었다.
둘째, 피해자들의 목에서 발견된 나방이다. 원작은 킴벌리와 클라우스의 목에서 발견된 나방이 각각 검은마녀나방과 해골박각시나방 2종류라고 시차를 달리하여 밝힌다. 영화에서는 킴벌리 목에서 발견한 나방을 해골박각시나방 한 종류로 설정한다.
셋째, 렉터박사가 사제 수갑열쇠를 확보하는 과정이다. 전자에서는 정신의학 연구원이 볼펜을, 보호사가 클립을 실수로 렉터에게 유출하였다. 한편 후자는 칠턴 박사가 부주의하여 볼펜을 잃어 버리는 것으로 그려진다.
넷째, 전술한 바 대로 렉터 박사의 탈옥장면이다. 소설은 펨브리와 보일이 교도관으로 설정되었다. 렉터는 보일을 탁자 다리에 수갑을 채운 후 그를 살해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 영화가 가장 드라마틱하게 창조한 장면인 보일 경사의 사체를 천장에 천사의 모습처럼 매달아 놓았다. 살해당한 두 명은 교도관이 아닌 경사이다.
다섯째, 렉터가 루스 마틴 상원의원에게 알려준 범인 이름이 다르다. 사실 렉터는 거짓으로 이름을 지어 상원의원을 농락하였다. 원작은 빌리 루빈으로 알려줬다. 빌리 루빈은 일종의 아나그램이다. 철자를 재조합하면 대변을 이루는 색소이자 칠턴박사 머리색깔을 의미한다. 영화는 로이스 프렌드로 알려 준다. 이 역시 아나그램으로 재배열하면 황철광을 뜻한다.
영화 [양들의 침묵]는 앤서니 홉킨스와 조디 포스터가 열연한 덕에 힘입어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5개 부문을 석권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여 원작 이상의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플롯이 전개되는 흐름이나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야기되는 갈등 구조와 주변인물들이 극중 차지하는 역할을 고려하면 원작이 훨씬 탄탄하고 입체적으로 그려진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우리 속담에 형만한 아우가 없다고 한다. 영화가 꼭 원작소설대로 그려질 필요는 없지만 한니발 렉터와 스탈링, 잭 크로포드가 풀어 나가는 재미는 적어도 필자가 보기에 소설에 비할 바가 못된다. 스탈링의 활약으로 그녀의 양들은 당분간 울부짖지 않고 침묵하리라.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양들의 침묵 >을 모르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 같다.
출간된지 30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범죄 소설의 고전으로 많은 사람들에 입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책이 아니더라도 1991년에 개봉했던 영화로 영화제목만 말해도 당연하다는 듯 안소니 홉킨스와 조디 포스터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심지어는 영화도, 책도 보지 않았던 나마저도 제목과 영화에서 나온 인물들을 기억하고 있을 만큼 많이 들어왔다. (마치 영화나 책을 읽은 기분이들만큼....)
그러한 작품이 출간 30년주년 기념으로 새롭게 다시 출간되었다.
영화도, 책도 접한 적이 없었던지라 이번에 딱 기회라고 생각했다.
희대의 살인마 한니발 렉터.
그는 뛰어난 정신과 의사이기도 하다.
현재 그는 수감되어 있으면서도 정신과 의사 자격으로 정신의학 저널에 글을 기고하고, 정신의학과 학생들과 서신을 교환하기도 한다. 클라리스 스탈링은 그런 한니발 렉터에 관해 면담을 잭 크로포드 부장으로부터 제안받게 된다. 하지만, 이 일은 순수한 소시오패스 렉터에 관알고자 하는 면담은 아니었다.
가죽이 벗겨진채 발견된 여성의 시신.... 일명 버팔로 빌이라고 불리는 자가 벌이는 범행으로 시끄러웠고, 그 사건에 관해 알고 있는 렉터에게 정보를 구하려는 것이었다. 유일하게 스탈링과만 면담하려 하는 렉터. 그는 스탈링의 과거와 자신의 가진 정보를 교환하려 한다. 그는 정말 버팔로 빌에 관한 정보를 알고 있을까? 스탈링에게 주는 정보는 과연 모두 다 진실일까?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흡사 영화를 본 기분이었다.
렉터와 스탈링의 역할을 하는 배우를 알고 있었다보니 그러한 기분도 들었지만, 인물의 감정표현과 상황과 장소들을을 눈에 그리듯이 표현하고 있어 마치 책이 아니라 영화를 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잘 읽히고, 좋았기는 하지만, 소름끼치고, 공포스러운 장면들도 그 장면들이 머리속에서 그대로 그려지는 바람에 책을 읽다 문뜩 눈을 질끈 감게 만들었다.
이 작품이 진정 30년 전에 쓰여진 작품이 맞다고?
지금 쓰여진 작품이라고 하여도 전혀 문제가 없을 듯하다.
아니 여전히 범죄 스릴러의 최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 듯 하다.
< 양들의 침묵 >을 읽고, 시리즈를 모두 만나봐야겠다 싶어졌다.
영화로 < 양들의 침묵 >은 보지 않았지만, < 한니발 라이징 >은 보았는데....
어째 책이 훨씬 더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만간 < 한니발 라이징 >도, < 한니발 >도 만나봐야겠다.
1991년, 섬뜩한 인상의 영화 포스터가 인쇄된, 표면이 매끄럽게 코팅된 반양장본 한국어판 번역본이 출간되었을 때 한국인들은 아직 살인마 캐릭터 한니발 렉터 박사에 대해 잘 알지 못했습니다. 대뜸 "감옥에 갇힌 그에게 찾아가 물어야 한다."는 크로포드 국장과 풋내기 신입 클라리스 스탈링 사이의 대화가 나올 때, 언뜻 흘려진 존재감만으로도 이미 독자들은 압도되기 시작했습니다. "대체 그가 누구이길래.." 사실 미국에서는 이 작의 전편 격인 <레드 드래곤>이 먼저 출간되었기에 닥터 렉터에 대해 어느 정도 친숙(?)한 상태에서 이 메가셀러를 만났습니다만, 우리는 그게 아니었기에 어찌 보면 미국인들보다 더 운 좋게, 더 극적으로 한니발과 첫 대면을 가진 셈입니다.
1991년 이윤기 선생 번역본도 당시 독자들에게 꽤 좋은 평을 얻었습니다. 이윤기 선생은 아직 <그리스 신화...>로 대중에게 폭발적 주목을 받기 전이었고(단, 훨씬 전에 나온 <뮈토스>는 성인 대상 산문), 열린책들에서 펴낸 <장미의 이름>, <푸코의 추(초판본 제목)> 등으로 독자들과 소통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역자 서문에서 "... 이 작을 읽고 난 후, 우리 주변에 흩어진 사소해 보이는 단서들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숨어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는 말을 남기시기도 했는데, 그때는 그 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감상은 정통 추리물에나 해당되고, 이런 엽기 잔혹 스릴러에는 어울리지 않지 않나 하는 정도.
사실 냉정히 말해서 어린 독자였던 제가 그런 느낌을 받은 건, 당시 선생의 번역이 토마스 해리스의 원 텍스트를 온전히 충실히 옮긴 편이 못 되어서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이번 이 새 번역을 읽고 하게 되었네요. 이후에 영문본도 읽었지만, 공보경씨의 이 책을 보니 뭐 기억이 그간 희미해진 탓도 있겠으나 원 텍스트에 이렇게 많은 함의가 담겼던가 하고 좀 놀랐습니다. 그렇다고 고 이윤기 선생을 마냥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숨어 있는 많은 의미"는 사건의 구조가 품은 단서(정통 추리물)가 아니라, 만능에 가까운 지식인인 한니발 렉터가 날카롭게 짚어내는 인문-심리-범죄학의 거대한 맥락 중 일부를 가리킵니다. 그러니 인문(심리나 범죄까지는 몰라도)에 어느 정도 소양이 있어야 이 작의 참된 맛을 즐길 수 있겠죠. 이 선생 본인은 독자로서 그 경지를 충분히 맛봤겠지만, 그 초판본 번역은 독자에게 이를 십분 전달하지는 못했던 듯합니다. 아마도 이 선생 특유의 산문가로서의 신념 때문에, 자신의 스타일(해리스 원작의 스타일이 아닌)을 이어가신 부작용(순작용도 물론 크지만)이 아니었을지.
공보경씨의 이 번역은 일단 토머스 해리스 원 텍스트에 매우 충실합니다. 이윤기 선생의 구판이 의역 내지 준창작(이 역시 나름의 맛이 있습니다)이라면 이 번역은 오리지널의 미덕이 살아 있고, 사실 이런 게 21세기 한국 독자들이 원하는 바입니다. 클라리스 스탈링이 친구와 나누는 대화만 해도, 이 번역에서는 우리가 (그간 엄청난 양의 미드, 소설 등을 통해 알게 된 대로) 저 또래들이 저런 분위기로 말하겠거니 하는 색깔입니다. 반면 예전 번역은 뭔가 중년 남성의 해석, 프레임이 들어갔다고나 할지. 또 크로포드 국장과 스탈링의 관계도, 국장 특유의 엄정하면서도 작은 구석에 인간미가 깔리는 개성이, 작가 본인의 의도대로 잘 드러났습니다. 반면 옛 번역은 이런 점이 미흡했고, 이 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윌 그레이엄과 종종 헷갈리기까지 했습니다. 이전 번역에서 가장 불만이었던 게, 이 작으로 닥터 렉터를 처음 만나는 독자로서 누군지 도통 짐작이 안 되는 다른 "이름들"이었습니다. 이 번역은 적절한 개입을 통해, 시리즈 배경 지식이 없어도 단권으로 즐길 수 있도록 독자를 돕습니다.
사실 이윤기 선생 번역판이 더 섬세한 점도 곳곳에 보입니다. 칠튼 원장과 스탈링이 만나는 장면에서 원장이 그녀의 이름을 잘못 발음하는데 스탈링이 이를 고쳐 주는 대화가 있습니다. 여기서 새번역은 "털이 아니라 탈"이라고만 옮기지만, 이윤기 번역은 스털링이라는 단어에 원래 무슨 뜻이 있는지 본문 내 역주를 통해 언급합니다. 저는 사실 이 대목이 예사롭지 않다고 봤는데, 클라리스 스탈링은 이후 FBI에서 오래 근무하며 상부와 불의한 타협을 하지 않는 길을 걷느라 승진이 꽤 늦어집니다(후속편인 <한니발>). 파운드 화폐 단위 뒤에 붙이는 "스털링"은 순도의 상징이기도 한데 이를 통해 스탈링 인격의 integrity를 암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례한 사람을 응징하는 한니발 렉터." 근데 이 닥터 렉터라는 자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무례함"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으나(사실 시리즈를 모두, 또 찬찬히 읽으면 어느 정도 감이 오긴 합니다), 그가 "응징하는" 인간들은 다양한 "죄목"으로 죽습니다. 어떤 사람은 딱히 일상에서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바 없는데, 그저 기능이 서투르다(즉 무능하다)는 이유만으로 죽습니다. 이 작의 후편인 <한니발>에서는 정말 무능하고, 탐욕스럽고, 더러운 욕망에 사로잡혀 있고, 물론 "무례"하기도 한 어떤 자가 그에게 죽습니다. 그는 분명 모든 걸 꿰뚫어보는 초인에 가깝고, 가짜든 진짜이든 그가 인격의 한 면에 갖춘 젠틀함, 자상함은 레벨이 아주 높습니다. 이 정도로 세련된 가짜라면 아마 진짜보다 더 매력적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그에게 끌려하는 동기를 가져도, 렉터의 눈에 "아 이건 무례하구나, 이건 악하구나, 이건 거짓말쟁이구나" 하고 찍히기만 하면 바로 요리 소재가 되기 십상이므로 "섣부른 매혹됨"은 물론 금지입니다. 반면 렉터 박사에게 조금도 안 끌리면서도 꼬박꼬박 닥터라고 부르며 더도 덜도 아닌 딱 적당한 존중(respect)를 표하는 클라리스 스탈링은 예외적인 호의를 그로부터 제공받습니다. 70억분의 1 확률이고, 우리 독자들도 그럴 만하다며 고개를 끄덕이죠.
예전에 어떤 야구 해설가가, 본인은 현장에서 미리 덕아웃을 내려다보고선 마치 다음 투수를 예측이나 하듯 속임수를 부렸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만 한니발 렉터 박사 역시 이런 엽기적이고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아주 제한된 범위)에 대해 직간접으로 정보가 있기 때문에 아주 공정한 게임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물론 렉터는 풋내기 여성 수사관 스탈링에 대해 큰 호의를 갖고 있으며(이런 자에게 누군가를 감정적으로 좋아한다는 건 아주 드문 현상) 비교적 넉넉한 힌트를 주긴 하지만, 끝내 진범과 그의 소재를 찾아내는 건 온전히 스탈링의 공으로 돌릴 만합니다. 흔히 이 작품을 "잔혹, 엽기" 코드로만 알고 있지만, 앞에서 말했듯 한니발 렉터는 그의 풍부한 인문 소양, 의료인답게 날카로운 인간 심리 저변에 대한 통찰 등을 갖고 있기에, 이 작은 지성파 독자들에게도 꽤 흥미롭게 읽히며 이것이 바로 시리즈가 삼십 년이 지나도록 꾸준한 사랑을 받는 비결인 듯합니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화를 먼저 보고 나중에 책을 읽었다.
흥미로운 부분은 스탈링, 크로포트, 한니발을 움직이는 동인이 무엇일까였고, 스탈링의 과거 도살장 농장에서 어린시절 겪은 트라우마, 양들이 도살되는 가운데 스탈링이 눈 먼 한나라는 말을 데리고 탈출하는 과거 경험이 스탈링의 동인이었고, 8년째 감옥에 갇혀있는 한니발은 스탈링의 눈 먼 말(한나)와 오버랩되었다. 한니발과 스탈링의 동인이 일치한 것이다.
크로포트, 법무부 장관, 상원의원, 칠턴 모두 선악의 이중적인 모습을 띠는 것은 유사하였으나, 타인과 상호간에 이익추구를, 한니발과 스탈링 처럼 예의바르게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면에서 보면 타인을 알아보고, 타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하며, 나의 욕구와 타인의 욕구를 일치시켰을 때, 적어도 잠시나마 폭발적인 추진력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90년대에 영화로도 제작된 한니발 렉터에 대한 이야기.
영화나 책으로 만나본 적은 없지만 '한니발'이라는 이름은 꽤나 익숙했다.
책에 대한 사전 정보없이 읽어내려간지라 읽다가 어라 싶은 순간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오랜만에 읽은 스릴러는 꽤나 재미있었다.
모임원들과 모여 영화도 함께 감상했는데, 이미 내용을 알고 있어서 상상속 등장인물들과 영화속 등장인물들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다.
다만 영화는 꽤나 불친절해서 책을 읽지 않고 보았다면 지루할 수도 있겠다.
연쇄 살인마 버팔로 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첫 번째 원칙은 갈망이었다. 이 갈망이라는 것이 매일 보는 무언가를 향해 갖게 되는 감정이라는 한니발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갈망하게 되는 것이 곁에 없을 때는 문제 없다. 스스로가 그것을 갈망하는지도 모를 테니까.
재밌게 술술 읽히는 책이라는 것은 자명하지만 이 책 하나로 완결된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다. 역시나 이후에 이어지는 시리즈들이 따로 있었다.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많은 것에 비해 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여지지는 않았고, 결과적으로 한니발 렉터라는 인물에 대한 매력치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 느껴졌다.
언제나 똑똑한 소시오패스는 모든 장르에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소설에서나마 정의가 승리할 수는 없는 건가 싶을 때도 있다.
언제나 권선징악 해피엔딩 그래서 그들은 잘 살았습니다 류의 소설을 좋아하다 보니 이 책의 결말이 다소 찝찝했다.
그래도 쉽게 읽히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오랜만에 머리를 비우고 즐겁게 읽었다.
영화에 빠져 한동안 미쳐있다가 원작이 있다기에 냉큼 구매했습니다. 역시 영화는 원작을 담아내지 못하네요. 영화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소설은 어마어마합니다.너무 재미있고 스릴있고 몰입도 쩌네요...영화봐서 스토리를 전부 알고 보는데도 너무너무 재미있어요!!!!!!양들의 침묵 재밌게 보신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세요. 차원이 달라요. 한니발도 구매했는데 너무 기대됩니다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