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분야에 푹 빠진 사람을 난감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때가 있었다 놀림의 대상으로 삼았고 때로는비난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나나랜드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당당하게 추구하는 삶이 주목받고 있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기보다는 스스로의 행복을 추구하는 일이 당연한 시대가 온 것이다 그렇다면 내 행복을 이끌어 주는 페이보릿 즉 자신의 취향을 즐기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한 다스의 취향을 통해 미칠수록 행복해지는 삶을 발견하다
취향의 발견은 12명의 12가지 이야기가 차례로 담긴 책이다 독서가 취향이라는 이봉호 작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저자와 취향의 맥이 같은 취향저격자의 이야기가 한 자리에 모인것이다 취향에도 경력을 붙일 수 있다면 이들은 모두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이다 이 정도 경력이라면 단단한 취향의 세계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들은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사회적 편견의 벽을 뛰어 넘고 험난한 미안함의 산을넘었다 이 책은 그렇게 자신의 취향을 확실하게 쫓으며 스스로에게 미안하지 않은 삶을 살아간 이들에 대한 기록이다 등장하는모두가 취향의 매력을 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취향과 함께하기에 취향저격자의 삶은 언제나 열정적이다
취향의 발견 속 등장인물 또한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어찌 어려움이 없었겠는가 잔뜩 쌓인 책에 깔려 죽지 않을까 염려하는 개인적인 고민도 있고 열과 성을 다했던 회사에서 구조조정에을 당한 사연도 있다 수집 생활을 하다 경영난으로 가게 문을 닫기도 하고 생계에 치여 취향을 잊은 적도 있었다 평범하게 살고자 노력해도 힘든 세상 속에서 취향이란 세상과 척을 두는 어려운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취향을 지키기 위해 지나온 인고의 세월이 삶을 살아갈 지혜와 용기를 주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언제 어느 순간에도 자신의 취향을 확실하 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스스로가 진정 좋아하는 일을 찾아 행하는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다 확고한 취향이 온전한 나다움을 지키고 즐길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주는 것이다 취향을 고수하는 일이 힘들고 두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두려움을 극복하면 나를 지키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용기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행복이 아닐까
저자는 삶이란 취향의 연속이며 취향이란 빛나는 삶을 보장해주는 든든한 응원군이자 다정한 벗이라 말한다 12명의 취향저격자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 여러분에게 온전한 나의 인생을 살아가는 용기를 전한다 자신만의 취향과 인연이 닿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취향..
나의 취향은 무엇일까?
이책에는 음반수집, 마라톤, 공포영화, 술등 다양하고 독특한 취향세계를 소유하고 있는 12명의 취향저격자들의 인생을 담고있다. 이 책의 저자인 이봉호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독서광인 그가 말하는 나쁜독서의 모습을 언급한 부분은 재미있게 받아들여졌다. 그는 독서를 하면 생각이 번잡해지고 정적인 인간형을 양산하며 돈벌이에 딱히 도움이 되지않는다는 세가지를 언급하고있다. 완전 백퍼 공감하기에 재미있기도 씁쓸하기도 했다. 어찌보면 단점, 어찌보면 장점이다. 생각이 번잡해질때는 유독 육아서나 자녀교육관련서적을 볼때 극에달한다. 정적인 인간형을 양산하는 독서로 인해 살이 찌고있음을 느낄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가장 큰 단점이다. 마지막언급한 돈벌이. 책 한권 읽을때마다 통장어 돈이 쏙쏙 들어온리는 없겠지만 뭐 독서가들이 돈때문에 독서하는 경우가 있긴할까? 이런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서를 하는 이유는?
이책에 수록되어 있는 많은 취향중 제일 공감할수 있었던건 공포영화 마니아인 김수진님의 취향부분이었다. 그이유는 영화를 즐기는 나로써 그녀가 좋아하는 영화로 언급된 것들 또한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늘 한번만 보고 끝내는것이 아닌 나이기에 제목만 들어도 그영화의 내용과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취향이란 어쩌면 세상과 척을 두는 어려운 선택이다. 가벼운 취향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전제와 잘 어울린다. 하지만 무거운 취향은 사회에 반하는 일종의 모험이다. 누구도 모험을 권하지 않는다. 학교. 가정. 직장에서 모험을 권하는 이는 없다. 모범답안을 툭하니 던져놓고 그 테두리안에서만 맴돌라고 강권한다. 중략... 나는 취향저격자의 음성에서 존재의 이유를 발견했다.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사실까지도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다. 그만큼의 냉대와 차별의 과정을 겪은 삶의 흔적이 보였다. 취향을 지키기위해 겪어야 했던 인고의 시간이었으리라. 그들은 이기적인 영웅을 꿈꾸지 않는다. 그저 자신과 영원히 함께할 취향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P.279
사람이 인생을 살이가는데 있어서 자신만의 취향을 갖는다는건 평범하게만 느껴질 일상을 행복으로 바꿀수있는 필수요건이 아닐까 싶다. 이책을 읽어내려가면서 나의 취향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독서를 좋아하지만 다른 독서광처럼 집안에 책장이 성벽을 이루고 있지도 한쪽벽면을 책으로 도배하지도 않았기에 책수집가는 될수없을것같다. 문구류를 잔뜩 소장하고는 있지만 이쁜 문구들을 아끼다가도 마구 뜯어서 사용하는걸 보면 문구수집러도 아니것같고 뭐가있을까?
영화마니아가 나에게 제일 어울리는것같다. 이 취향은 큰돈이 드는것도 아니다. 통신사포인트로 한달에 두편의 영화를 공짜로볼수있고 집에서는 넷플렉스나 쿡티비를 통해 소액으로 무한히 셀수없이 많은 영화를 만나볼수있다. 제일 좋아하는 장르는 뮤지컬 영화. 외계인SF영화, 공포호러물, 액션 범죄영화순이다. 거의 보지 않는게 코믹과 로맨스다. 여유만 있다면 하루에 두편은 보는편이다. 세상참 잘타고났지. 나초등학생때만해도 비디어대여점에가서 천원 내고 빌려다가 볼수있었거나 명절에 방영하는 특선영화가 최선이었다. 지금은 리모컨 하나만 있음다된다. 말이 필요없다. 참 행복한 요즘이다. 나이가 들어도 오래토록 내 삶의 존재의 이유이자 낙이 될수있는 취향을 끊임없이 지켜나아가고 싶다.
독특한 제목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근래 들어 우리사회 구성원들은 타의반 혹은 자의반으로 개성이 사라지고 획일화되어 온 것 아닌가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참이라서 개성보다는 다소 약한 듯하지만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기를 바라는 생각을 적었을 것으로 기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자 역시 들어가는 글에서 “자신만의 단단한 취향을 가진 이에 대해서 편견을 가진 사회는 위험하다”면서 “오로지 평균치의 정서와 인성, 폭력적인 문화만을 강요하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저자 자신을 포함하여 12명의 취향 저격자들의 취향, 책읽기, 희귀음반수집, 마라톤, 공포영화, 블로그 글쓰기, 소설쓰기, 바둑, 로봇수집, 술 마시기, 책편집, 의사, 장서 모으기 등을 소개합니다. 사실은 취향 저격자들을 소개한다면서 저자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취향을 가까운 사람의 것과 엮고 있어서 ‘작가의 취향이 참 다양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른 말로 하면 오지랖이 넓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취향이라는 것도 뜯어놓고 보면 취미활동에 가까운 것들이 많아서 누군가로부터 ‘별나다’라는 시선을 받기보다는 ‘대단하다’라는 찬탄을 받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 역시 ‘영화감상이라는 행위는 호사취미가 아닌 가볍고 부담 없는 취향에 속한다(76쪽)’라고 적은 것을 보면, 취향은 사회의 편견에 맞서는 행위라기보다는 취미에 가까운 개념으로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다만 직업으로서가 아닌 취미, 즉 아마추어로서는 고수급이라 할 취미일 것 같습니다. 어느 분의 경우는 직업의 범주이기 때문에 취미나 취향이라 할 수 없지 않을까 싶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 블로그하는 사람들이 하도 많기 때문에, 블로그 글쓰기를 취향이랄 것도 없지 않나 싶었습니다. 저자의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책읽기를 기반으로 하는데 년간 200-300권의 책읽기를 20년 넘게 해왔다고 합니다. 이만한 책읽기를 하려면 당연히 속독이 필수였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독서취향이 속독이라고 해서 정독을 평가절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24쪽)”라는 저자의 주장이 거꾸로 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정독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속독이야말로 좋은 독서습관이 아니라고 본다는 것입니다. 혹여 속독이 취향을 주장하시는 저자가 오히려 편견을 가진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는 살아오면서 자신에 맞는 일을 찾아 다양한 도전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을 요약하면 “하나를 해도 ‘제대로 미친 듯이’가 내가 지향하는 인생관(62쪽)”라고 밝힌 것처럼 파고들었기 때문에 다양한 ‘취향’이 생긴 것 아닐까요?
취향에 대한 편견을 경계한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저자 역시 일정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대목도 있었습니다. “나보다 오랜 세월을 살았던 세대를 경계하는 편이다. 그들의 지혜보다는 고정관념이 불편했고, 나이로 고참 행세를 하려 드는 고루한 사고방식이 피곤했으며, 독재 시대를 살면서 내면화된 순응적인 태도가 현기증을 불러일으켰다.(155쪽)”라는 대목인데, 어쩌면 ‘경계하는 편이라는’이라는 표현에 대한 저의 과민반응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누군가에 대하여 대립각을 세우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를 닮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저자의 연배가 분명치는 않으나 ‘50세에 이르자 본격적으로 시간이 두려워졌다’라고 적은 것을 보면 50대에 이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누군가는 비슷한 이유로 나라는 인간과 거리 두기에 골몰하고 있겠지 싶다.’라는 저자의 의구심이 현실이 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쉬워지는 것은 나름대로의 특별한 취미활동을 만들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고수급의 취미를 의미하는 취향이 아니더라도 나름대로의 삶을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서의 취미활동 말입니다.
사람마다 자신의 취향이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게 아니라면, 각자의 취향은 존중해줘야 할 것이다. 타인이 그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을텐데 한편으로는 자신의 취향을 안다는 것은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기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비록 거창하진 않더라도, 소소할지언정 자신이 행복하다면 된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자기계발서인 『취향의 발견』이라는 책을 보면서 과연 나의 취향은 어떠한가를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 책에 소개된 분들 중에 은근 비슷한 취향의 분도 있다는 생각도 했는데 첫 번째에 등장하는 문화중독자의 책탐일기 편이 그러했는데 도서정가제가 시작되기 지금으로 생각하면 참 많이도 책을 구매했더랬다. 그때는 읽는 속도보다 책을 구매하는 속도가 더 빠를 정도로 책을 소장하는 그 자체에도 큰 매력을 느꼈고 그러다 점차 책이 책장에 넘어 그 아래에 쌓이기 시작하면서 오롯이 책 때문에 더 큰 집으로 이사가고 싶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
아마도 책을 많이 소장한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특히나 그럼에도 여전히 책이 좋아 소장하는 분들은 이런 생각을 해본적이 있을테고 동시에 책 정리를 장르별로 아니면 작가 모음집이나 출판사별, 제목 순 등으로도 정리해 봤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이제는 조금 자제하는 편이고 도서관을 이용하게 되었다. 저자이기도 한 이 취향의 주인공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그래서 무엇보다도 흥미로웠던것 같다.
또 흥미로운 취향을 가진 분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데 희귀음반을 수집하는 사람, 개인적으로도 도전해보고 싶지만 막상 엄두는 안나는 마라톤(하프 마라토너)에 도전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공포영화 마니아도 소개된다. 물론 공포 영화 말고도 시작은 인상적이였던 영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개인적으로 관심있게 느껴졌던 취향은 '블로그 글쓰기의 달인 편'에 소개된 이야기인데 책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한 사람으로서 '달인'이라는 표현까지 붙은 주인공의 이야기가 궁금했던 것이다.
이외에도 바둑광의 이야기,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당선자가 들려주는 책 소장에 관한 자신만의 철학을 들려주는 이야기도 첫 번째 이봉호 저자의 이야기와 함께 흥미로웠던것 같다. 그러면서 나의 취향은 독서와 여행도서를 비롯한 몇몇 장르를 수집하는 것, 예쁜 문구류를 수집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에 있어,
사람들은그것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순문학과 장르문학으로요. 또 그 순문학에서도, 장르문학에서도 많은 갈림은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어느 한쪽을 폄훼하기도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이젠 그 경계가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나 아닌, 다른 누군가들을 존중하는 것, 그것은 또 내가 존중받기 위함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기 시작한 것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 에 있어서도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드라마를, 어떤 사람들은 공포영화를, 또 어떤 사람들은 멜로를, 코믹을 그렇게 수많은 "선호하는" 장르가 분명 있습니다.
그리고 마치,
요새의 사람들의 이 수많은 취향, 소위 말하는 "덕질"에 대한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나왔습니다. 문화 중독자라 칭하는 저자인 이봉호 작가의 "책탐"에 대한 이야기부터, 달리기, 영화, 그리고 결국은 우리의 바뀌는 취향에 대해서 "수집하지 않을 권리"까지 13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아주, 개인적이고 사소한 이야기들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에서 "나와 닮은 점"을 발견할 때, 희열을 느끼게 합니다.
자크 라캉은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라고 말한다. 본문 32p
그리하여 들여다본, "타인의 욕망"이었나 봅니다. 공포 영화를 왜 보는가? 왜냐면, 저도 공포 호러, 이런 쪽의 영화를 좋아해선 그녀, 김수진씨가 궁금했습니다. 그러자,
그 어둠 속에 숨은 존재는 괴물도, 악마도, 좀비도 아닌 약하고 무력한 자신이다. 공포란 자신의 또 다른 이미지다.
관객은 인가니 매 순간 자행하는 실제 공포에 식상해하면 현실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이 벌이는 폭력과 차별에 지쳤다고. 그래서 관객은 좀비라는 상징에 빠져들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무서운 공포를 보는 시간 中, 84p, 88p
어쩌면 막연하게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자신의 취향을 설명할 수 있는 그녀가 살짝 부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또 다르기도 합니다. 물론, 저 말이 맞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저 "즐기기 위해서, 공포란 것이 주는 그 기묘한 쾌감" 때문이기도 했으니까요. 그 인간 군상들 속,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그때만큼은 나를 벗어버리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마징가 인문학은, 일본이 참 부럽단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가 있지만 늘 느끼듯 일본에서는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많은 콘텐츠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제한이 있다면 일본은 그 점에선 참 부러운 나라기도 합니다. 그러니 우리의 로봇 태권V가 마징가제트의 표절이라고 해도 그저, 만화영화로만 치부하다는 것은 말입니다.
말하자면 일본이란 나라는 "취향"으로 발전한 소위 "덕후"들로 성장한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그 결과, <트랜스포머>,<퍼시픽 림> 등 영화가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것도 말입니다. 그저 <로봇>에서 그칠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중간중간, 내 관심사가 아니라도 공감되는 <마징가 인문학>의 경우도 있지만, 그 시작점 즉, "발견"이 어디서부터지? 라는 느낌이 없어선 그 마지막이 궁금하지 않은 파트도 분명 있었습니다. 또한, "무서운 영화를 보는 시간"의 경우 계속 "그녀" 김수진.. 이었으나 왜 남자가 표지에 있을까..?라는 느낌은 조금의 위화감은 들었습니다.
취향 존중,
취향 저격.
백인백색입니다. 백인 일색인 시대, 정말 재미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저만해도 그렇지 않을까요?
오늘의 커피가 아메리카노였다고 내일도 전 아메리카노일까요? 아마도
내일의 커피는 조금은 단 라떼일지도 모르고, 오늘 늘 마시는 뜨거운 아메리카노가 또 차가운 아메리카노로 변할지도 모르니까요.
취향의 발견, 그 첫번째 챕터를 차지한 사람은 이 책을 쓴 작가 이봉호 자신이다. 줄곧 소설만 읽었던 20대의 시간, 누군가를 만나면 어제 책을 읽었을까 읽었다면 무슨 책을 읽었을까부터 궁금해하는 사람, 타인의 책장을 들여다보고 싶어하고, 그럼에도 절대 내 책장의 책은 빌려주지 않으며, 책만 읽어도 일당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문화중독자에게서 나를 발견한다. 이봉호는 독서가 "총천연색의 우주를 스스로 그려나가는 일종의 설계과정"(p15)이라 믿는다.
좋아하는 일만 골라서 할 수 있다면.. 참 좋은 말인데 실행에 옮길 수가 없다. 뭐 먹고 살 것인가 라는 당면한 문제가
산적하다. LP 2만장을 모으며 음악에 올인한 김경준은 그런 면에서 운이 좋은 남자다. 그는 자신의 취향대로 취미에 올인해 대한민국 최고의 포크음반 컬렉터로 등극했으며 동시에 포크음반제작자로 자리매김한다. 질투는 나지 않는다. 취향저격자 외길 인생 25년, 감히 넘어다볼 수 없는 연륜인 것이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처럼 앞으로도, 지금처럼, 별일 없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진심 어린 응원에 마음을 더한다.
몰입보다 순환에 비중을 두는 "뭐든지 두루두루" 타입의 남자는 어떻게 마라톤에 빠져들었을까? 처음 참가한 마라톤 대회에 대한 기록은 있는데 그 대회에 어떻게 해서 참여하게 되었는지는 오리무중이다. 어쨌든 그는 달리는 걸 좋아한다. 소주 3병을 흡입하고 남산 달리기를 하는 남자, 토요일 밤 12시를 지나 달리는 걸 최고로 치는 남자,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원이라도 한 바퀴 뛰고 올까 라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생각만.. 먹고 살 걱정이 없는 문제 앞에서도 실행은 힘이 든다. 젠장ㅠㅠ
공포영화 마니아, 블로그 글쓰기의 달인, 소설가를 꿈꾸는 예비작가, 아마 바둑고수, 로봇 덕후, 음주애호가 그리고 다시 책으로 귀환하는 12명의 취향 저격자들을 만났다. 취향을 다져온 시간이 벌써 십 년, 이십 년은 족히 넘는 사람들이라 취향발견자라기 보다는 취향 완성자의 느낌으로 생을 탄탄하게 다져놓은 듯해 부러웠다. 물론 취향과 취미에 몰입해온 그 시간들이 마냥 기쁘거나 즐거웠던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당장 독서광 이봉호만 봐도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 각종 친교의 시간을 줄여가며 책읽기에 매진한다. 나도 하고 있어서 알지만 좋지만 피곤한 일이다. 종종 타박과 불화를 낳기도 하고. 그럼에도 "삶이란 취향의 연속이며 취향이란 빛나는 삶을 보장해주는 든든한 응원군이자 다정한 벗"이라는 말은 얼마나 멋들어지는지. 들어가는 페이지 속 작가의 말에 기대어 확장되고 성장해나갈 나의 취향 나의 인생을 커다랗게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