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미는 개성적인 연기로도 유명하지만, 그녀의 손맛은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한번 작품을 같이 한 배우들에게, 알고 지내는 연예인들에게 시시때때로 반찬과 김치를 보내준다는 얘기를 들었다. 일찌감치 그녀의 음식 솜씨를 들어왔던 터라 방송에서 보는 김수미의 요리는 어떤 콘셉트로 그려질지 궁금했다. (물론 나보다도 엄마가 더 애청자다. ^^) 한때 <집밥 백선생>의 매력에 빠져 이런저런 음식 만들기를 시도했다가 똥손인 걸 알고 포기했던 역사가 있는 나로서는 <수미네 반찬> 역시 달가운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그녀의 손맛과는 별개로 말이다. 하지만 한번 그 방송을 보고 나면, 김수미의 손맛을 화면으로 생생하게 확인하고 나면 TV 화면 속으로 빠져들 것 같은 배고픔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글지글, 보글보글, 촵촵. 무슨 음식이든, 만들면서 여러 번 침이 고이는 고인다. 가마솥을 놓고 밥을 하고, 끓어 넘치도록 푸짐하게 음식을 만드는 그녀의 음식은 누구라도 먹고 싶게 한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솜씨가 아니리라. 오랜 세월 쌓아온 내공이라는 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된다. 우리 엄마의 김치찌개를 내가 따라갈 수 없는 것처럼...
이번에 출간된 『수미네 반찬』은 이미 방송에서 본 그대로를 정리해놓은 책이다. 메뉴 역시 방송에 나온 것들이다. 그러면 방송에서 본 것을 굳이 책으로까지 만나야 하느냐고 묻고 싶을 테지만, '굳이' 이 책을 선택하는 독자에게는 비슷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방송에서 봤지만 바로 따라 하지 못했거나, 방송에서 본 것을 다 기억하거나 메모하지 못했거나, 모니터로 다시 보기 하기보다는 주방에 두고 바로 펼쳐볼 수 있는 가까운 수미쌤이 필요했던 거겠지. 엄마가 이 방송을 몇 회 보고서는 바로 그런 말씀을 하셨지. "이거 바로 책으로 나오면 안 되냐?" 네, 어머니 바람대로 책으로 나왔답니다. 이제 수미쌤처럼 맛난 음식 만들어주실 건가요? (이렇게 말하다가 등짝을 맞았다는 건 안 비밀... ㅠㅠ)
여러 가지 음식의 레시피가 담겨 있는데, 그중에서도 내 기억과 입맛을 되살리는 게 몇 가지 있다. 아직도 초딩 입맛인 내가 맛있겠다면서 침을 질질 흘리던, 화면에서만 보던 그 음식들. 쇠고기 고추장 볶음, 코다리 조림, 검은콩국수, 떡갈비, 오이소박이, 명란젓 계란말이, 김수미표 연근전, 묵은지 목살찜, 보리새우 아욱국... 말하다 보니 다 적게 생겼다. 메뉴 골라서 적는 것은 포기. 그냥 다 먹고 싶다! 수미쌤의 요리에 곁들여지는 출연 셰프들의 요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매회 주재료에 어울리는, 자기 영역의 특징을 살리는 요리를 내놓는 그들의 노력도 이 프로그램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가장 한국적인 맛을 내는 스승님과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듯 옛것과 요즘것의 조화로 만들어내는 요리를 보는 맛도 상당하다.
기본적으로는 방송에서 본 메뉴들 재방송 보는 것 같기도 하지만, 방송할 때마다 가장 애매했던 부분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좋았다. 정확한 레시피가 있으면 좋겠지만, 수미쌤이나 다른 엄마들처럼 대충 '요만치~' 때려 넣어 맛을 내는 고수의 내공은 하수 중의 하수인 요리 젬병들에게 얼토당토않은 말이었으니... 책으로 만나는 <수미네 반찬>은 전문가의 참견으로 정확한 용량의 레시피가 완성되었다. '요만치~' 넣어서 완성되는 요리가 아니라, 정확한 분량의 재료들로 잘 정리해주어서 누구나 그대로 따라 하면 만들어지는 음식이 되었다. 그리고 책에서 추가된 것은 수미쌤의 조금은 사적인 이야기들이다. 유난히 막낸 딸을 예뻐하셨던 엄마와의 추억이나 아버지와의 기억들이 담겨 있다. 엄마가 만들어준 구수하고 토속적인, 정이 넘치는 음식들이 <수미네 반찬>으로 다시 태어난 거다. 엄마가 그리울 때마다 만든 음식들은 이제 엄마의 맛이 되어 그녀의 그리움을 달래준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듯, 그녀는 또 그 맛으로 다른 이들의 그리움을 달래주고 있다. 정말 퍼준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게,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 음식을 퍼준다. 그녀의 손을 거치면 어느새 몇십 년의 세월을 담은 음식으로 탄생하는 마법을 부린다. 우리의 바람은, 언제까지 그녀의 음식을 보기만 하면서 입맛만 다시지 않고 직접 해서 먹는 것이니... 이제 이 책으로, 계속 방송되는 <수미네 반찬>으로 알게 모르게 쌓이는 그리움을 먹어치우는 거다. 아자아자~!!
방송으로 볼 때도 그렇고, 책으로 다시 볼 때도 그렇고. 나는 왜 이 음식들에 눈길을 주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고급 레스토랑의 화려하고 비싼 음식도 아닌데, 우리는 왜 '굳이' 엄마의 손맛을 찾으려고 애쓰며 이 음식들을 보고 있는가 하는 궁금증이 없을 수가 없다. 점점 사라져가는, 같이 먹는 밥상이 없어서가 아닐까 싶다. 달랑 두 식구인 엄마와 나도 같은 밥상에서 밥을 먹지 못할 때가 많다. 시간이 안 맞거나 입맛이 다르거나 등등의 이유로 각자의 식사를 할 때가 있다. 식구의 개념이 사라져가는 느낌에, 외로움과 그리움은 더해간다. 같은 밥상에서 같이 밥을 먹는 사이인 우리가 점점 사라져가는 세상에서,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 속에서 그리워할 것들을 떠올리게 되는 자연스러움. 그 시간을 만들어주는 게 음식이 아닌가 싶다. 그것도 누군가와 함께 먹었던, 조건 없는 사랑으로 엄마가 퍼주듯 만들어주던, 지금은 아닌데 그때는 왜 그렇게 맛있게 먹었는지 모를 음식들로 채워진 밥상이 그리워질 때마다 누군가의 손맛이 간절해진다. 내가 해놓은 음식을 맛있게 먹는 사람들의 표정에 저절로 흐뭇해지는 기분을 느끼는 게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고 싶을 때마다 펼쳐보고 싶은 레시피다.
음식이 단순히 입안으로 넣는 것만이 아니라, 가슴에 머무는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엄마는 외할머니의 음식 이야기를 하면서 그대로 재현해 내고 싶은 것 같은데, 여전히 그 맛은 다 낼 수가 없다고도 하신다. 엄마도 엄마의 손맛이 그리운 거겠지. 엄마와 다른 입맛에 같이 갈 마땅한 식당을 찾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나도 점점 엄마의 입맛을 따라간다. 음식에 더해지는 기억의 맛이 무엇인지 알만한 나이가 되었다고 해야 하나. 나도 점점 입맛이 변해가는 걸 보면, 늙어가고 있나 보다. 수미쌤의 말을 빌리자면, '익어가는 것'이겠지만... 건강한 밥상으로, 그리움까지 배불리 먹는 한 상으로, 우리는 익어간다.
며칠 전에는 <수미네 반찬>에서 초간단 어묵볶음이라고 보여준 걸 해봤다. 어묵볶음 정말 좋아하는데, 엄마가 귀찮다고 잘 안 해줌. ㅠㅠ 어쩌겠어. 먹고 싶은 사람이 해야지. 마침 냉장고에 어묵이 있었고, 휴대폰을 열고 김수미 어묵볶음 레시피를 찾아서 머릿속에 입력하고 주방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어묵을 썰고, 간장과 설탕과 물을 넣고 수미쌤이 하라는 대로 만들었다. 옴마야~! 된다. 진짜 된다. 5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맛은 어떠냐고? 대박. 내가 했지만 정말 맛있음. 밥이랑 같이 먹기 좋게 간도 달달하니 딱 좋다. 이거 정말 내가 한 거 맞아? 홍고추 넣으라고 했는데, 홍고추가 없어서 내가 좋아하는 당근으로 대신했는데, 당근도 맛있어. 흑... 나 같은 똥손도 요리에 도전하게 해주는 수미쌤 사랑해요~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약간의 아쉬은 부분도 있으나 요리라는게 정성이 들어가면 뭐든지 맛나지 않을까 싶네요
"‘김수미표 요만치 레시피북’
셰프의 화려한 요리보다 소박한 반찬 하나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수미네 반찬>은 외식 문화의 홍수 속 사라져버린 정성 가득한 엄마의 손맛과 사람들의 집 나간 입맛을 ‘밥상’ 앞으로 되돌리자는 취지로 시작된 전무후무한 ‘반찬’ 전문 요리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에 대한민국의 손맛 명인, ‘밥심’으로 사는 어머니의 대명사 김수미 선생님이 그 맛의 전령사로 나섰다. 중식의 대가 여경래, 셰프테이너 최현석, 불가리아 셰프 미카엘 아쉬미노프는 김수미표 반찬 비결을 배우며 특별한 조력자로 함께하고 있다.
바쁜 생활에 쫓겨 끼니를 거르는 많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한 끼 밥상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요즘 요리처럼 세련된 요리법은 아니지만,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을 내는 ‘손맛’이야 말로 김수미표 레시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계량컵이나 수저 대신 “이 정도”, “요만치”, “는 둥 만 둥”, “간장은 물 색깔 보고 기분 따라” 등 <수미네 반찬>의 레시피는 다른 레시피와 다르며, 보리굴비와 고사리처럼 도통 섞일 것 같지 않던 재료들도 맛깔스럽게 버무려져 식탁에 오른다.
하지만 책자를 보고 그대로 따라 하시는 분들을 위해 김수미 선생님의 레시피를 그대로 싣지 않고 한식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해석해서 실었다.
한 끼 식단의 가치는 각종 조리 자격증과 값비싼 식재료만으로 계산되지 않고,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요리에 대한 애정을 담기 때문에 요리엔 정량과 정답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반찬을 직접 만들어 먹는 사람들을 위한, 정말 쉽게 펴서 즐기며 보는 <수미네 반찬>으로 집 나간 입맛을 되찾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집 나간 입맛, 엄마 손맛으로 되돌리자!
누군가 해줬던 음식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은, 비슷한 음식이 나왔을 때 다시 떠올려진다. 그 음식에는 기억의 맛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저마다의 기억이 만들어내는 포만감의 값은 얼마일까
계량보다는 맛에 포커스를 맞추는 김수미 선생님의 마음을 함께 전한다.
'정’을 푸짐하게 담아낸 쿡북!
미국의 한 시청자는, “때로는 음식에서 얻는 치유가 그 어떤 약이나 의사보다 더 많은 위안을 준다”는 말로 김수미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진정성이 가져다주는 특성이다. 대부분의 레시피가 친정 엄마가 알려주듯 작위적이지 않다. 요리를 맛있게 하고 싶은 주부들이 ‘수미네 반찬’ 레시피를 더 들여다보고 싶은 포인트 중 하나다.
우리 집 식탁을 바꿔놓은 ‘딴’ 레시피!
‘혹시 비린 맛이 나지는 않을까?’, ‘너무 어렵지는 않을까?’ 등의 막연한 고민들은 모두 날려버리시길! ‘수미네 반찬’의 시원시원한 레시피를 보면 그 해결책이 나온다. 그리고 어떤 약이나 의사의 처방보다도 위안을 주는 건강한 밥상을 차릴 수 있다.
정량의 레시피는 가족마다, 또 누가 먹느냐에 따라 달라져야 최적화된다. 조금은 퉁명스럽고, 불친절하기 이를 데 없는 레시피지만 이상하게도 김수미라는 엄마가 하는 요리 속에는 그 정서적 공감대가 들어 있다.
진정한 셰프들의 겸손한 자세가 만들어내는 ‘의외’의 레시피!
김수미 선생님의 비법 전수가 끝나면 같은 식재료를 사용해 자신만의 새로운 반찬을 만들어내는 셰프들의 모습은 우리들의 밥상을 더욱 풍성하고 다양하게 만드는 포인트다. "
ㅎㅎㅎ 2권도 샀습니다.
요즘은 유튜브니 블로그니 티비니 온갖 매체로 예능이 겸해진 요리 프로그램을 많이 또 쉽게 접할 수 있는데 그건 그냥 재미로 보는거고 실제 음식을 하려면 레시피가 필요하죠.
근데 저는 그 영상들만 보고 하는걸 안좋아해요.
책이 우선이고 아니면 사진으로 나열된 블로그를 봐왔어요.
수미네 반찬은 예능으로 아주 잘 보고 있고 나온 음식들도 직접 해보고 싶은 마음에 구매해봤어요.
근데 솔직히 모으는 용으로 구경하는 용으로 더 자주 이용중입니다.
실제 음식을 많이 해보진 않았어요. ㅎㅎ
수미네 반찬 프로그램을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비록 계량은 정확치 않치만 시원하게 음식 만드는 김수미씨 모습이 매우 인상적인데 실제로 요리에 적합하게 따라해 보려면 계량이 필요해서 이번책을 구매해 봤습니다. 손맛이 달라서인지 정확하게 같은 맛은 안나겠지만 방송에서 봤던 요리들을 직접 해보고 평가해볼수 있어서 책을 잘 샀다고 생각합니다. 수미네 반찬 다음권도 출판되어서 다른 요리들도 해보고 싶네요
[수미네 반찬] 도서으로 나와서 정말 좋네요.
방송으로만 보다가 휘리릭(수미선생님이 엄청 빠르게 요리를 하니, 당황하는 3 인방 쉐프 처럼) 순식간에 지나가 버려서 내가 해먹을 수 있을까 하고 고민했는데, 물론 인터넷으로 블로그나 방송다시보기 하면 되기하지만 불편한 것을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책이 이렇게 나와서 편하게 방송을 다시보기하면서 비교해 봤네요.
물론 다른 요리책 같지 않게 무지 길게 서술형 이긴 하지만, 요리책을 보면서 방송생각도 나오고 , 생각지도 않은 집밥 (우리집 스타일은 아니지만 ) 메뉴에 좋네요. 제철음식으로 도전을 해봅니다.
빙송보고 샀어요. 방송으로 봣어서 그런가 책으로 봐도 잘 할 수 있더라고요. 책 내용도 방송 캡쳐화면이라 내용을 보면 방송 당시가 생각나서 수월하게 만들 수 있었어요. 다시 방송을 봐야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서 편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추억의 요리도 많고 서양식으로도 먹을 수 있고 여러모로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의외로 레시피 종류는 몇 개 없다는점 ^^;; 2권도 곧 살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