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아토피 때문에 반려동물 대신에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는데 어느덧 반려식물을 키우는 것이 취미이자 소소한 행복이 되었어요 ㅎㅎ
그래서 이 책을 보자마자 관심이 가더라고요~
식물키우기를 좋아해서 키우고 있는 것들에 대해 인터넷을 찾아가며 공부를 해보기도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몰랐던 사실들도 알게되고 앞으로 어떤 식물을 키우면 저에게 잘 맞을지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얼마 전 공기 정화에 좋은 식물이라며 무언가를 하나 받았다. 이름은 들었지만 바로 잊어버렸고, 얼마만에 한 번씩 물을 주란 소리도 허투루 들었던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씩 녀석을 품에 안고 탕비실로 향한다. 조심스레 물을 끼얹으면서 혹시나 너무 자주 혹은 너무 박하게 물을 주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을 느낀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녀석은 아직 살아 있다. 부디 앞으로도 그래야만 한다.
오래 전 강아지를 키울 때 외출을 한 번 하려 들면 신경이 쓰였다. 마치 갓난 아기를 홀로 집에 놔두는 듯해 죄책감마저 들었다. ‘애완동물’이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했지만 실상은 ‘반려동물’에 가까웠다. 비록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진 않았지만 때로는 가족보다도 더 가족 같은 모습으로 다가와 내게 안기는데,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식물을 길러볼 생각은 아직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일단 서울을 벗어나 살아본 경험이 없는 나에게 식물은 왠지 어렵다. 성격이 세심하지 않은 것도 괜히 식물을 키운답시고 들였다가 죽이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들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런 나에게 ‘반려식물’이라는 단어는 ‘반려동물’보다도 훨씬 난해하게 느껴졌다.
원래 변화는 급격하게 오지 않는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바라보는 부모의 얼굴에서 어제보다 나이가 들었음을 깨닫는 일은 극히 드물다. 움직임이 없다 보아도 무방한 식물로부터 어제와 오늘의 차이점을 읽어내는 일은 불가능하지 싶다. 하지만 나의 이와 같은 생각은 식물 또한 살아 있는 생물임을 망각한 것과도 같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었다.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식물의 모습으로부터 적잖은 위로를 얻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저자는 말하고 싶어 하는 듯했다.
아미릴리스, 엘라티오르 베고니아, 펠라르고늄, 몬스테라,… 이름부터가 난해했다. 그림이 수록돼 있어 대강의 모양새를 짐작할 수 있었고, 일부는 우리 집 베란다 엄마가 가꾸는 화단에서도 볼 수 있는 듯했음에도 그랬다. 이름을 불러 줄 때 비로소 다가와 하나의 의미가 된다던데, 나에게 이제껏 식물은 의미가 없는 존재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다정하게 애칭마저 만들어 불러가며 애지중지 식물을 기르는 이들도 존재한다는 걸 감안한다면 난 참으로 무심했다. 이름의 다양함만큼이나 모양새도 제각각이었고, 무엇보다도 성장을 위해 필요로 하는 게 달랐다. 사실 실내는 여러모로 식물이 뿌리내리기에 좋지 않은 환경을 지녔다. 일단 볕이 부족하고, 바람도 거의 불지 않는다. 나비나 벌 등의 등장 가능성도 희박하다. 온실 속의 화초라는 표현이 있듯 이런 공간에서 자란 식물은 아무래도 여리여리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정성을 기울이면 그에 보답하는 게 식물인 듯했다. 책에서 소개된 식물들의 경우에는 대개가 우리나라보다 온화하고 포근한 지역이 고향이었다. 즉, 일정 온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아파트 같은 곳에서도 무난히 성장할 수 있었다. 관건은 물을 얼만큼 주느냐인 듯했다. 어떤 녀석은 흙이 마르지 않도록 수시로 물을 줘야 했지만, 반대로 무책임하다 싶을 정도로 물 주는 걸 잊고 살아야 도리어 잘 성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글로는 이리 썼지만, 정말로 무책임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사랑받길 원하는 건 모든 생물의 본능인데, 식물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식물들이 공기를 정화하고, 심신에 안정을 가져다 주는 효능을 지니고 있었다. 특유의 향이 우울함과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준다는 식물들도 책에 여럿 등장했다. 오늘날 내가 느끼는 극도의 피로감이나 매 순간의 날 선 느낌 또한 식물과 함께 한다면 제거할 수 있을까. 위로 받고 싶은 강렬한 마음에 기대어 반려 식물을 하나 들이자니 왠지 이기적인 것만 같아 망설여진다. 꼭 식물이 아닐지라도 삶에 의미를 가져다 줄 무언가와의 만남을 꿈꿔본다.
[리뷰]식물의 위로-반려식물로 치유하기
고양이나 개같은 반려동물만이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것이 아니다. 한 쪽에 푹신푹신 포근포근한 반려동물이 있다면, 다른 한 쪽에는 조용히 자리를 지키며 초록빛 색깔로 우리의 심신을 안정시켜주는 반려식물이 있다. 굳이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는 동물이 아니라 하더라도 식물의 잎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평안함을 얻을 수 있다. 생명이 움트는 것을 보노라면 어디엔가 희망이 숨쉬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든다. 조금씩 성장하는 식물을 키우면서 내가 그 동안 쏟은 정성에 보람을 얻을 수도 있다.
<식물의 위로>의 저자는 반려식물이 우리에게 위로를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오랜 친구가 그리운 사람, 소소한 행복을 즐기고 싶은 사람, 마음의 안정이 필요한 사람 등 7가지의 위로에 대해서 잔잔하게 이야기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식물은 단순히 빈 공간을 채우는 대상이 아니라 관심을 두고 애정을 쏟는 대상이다. 시골에서 자랐던 저자는 할머니의 정원에서, 뒤뜰의 나무에서, 텃밭의 채소들에게서 식물에 대한 아름다움과 고마움, 자연의 신비를 느꼈다. 그래서 그 시절을 생각하면 애틋함과 그리움이 떠오른다고 한다. 나 또한 식물에 비슷한 추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자의 마음이 십분 이해되었다.
식물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위로를 얻을 수 있고 자존감을 찾을 수 있으며 애정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러한 반려식물을 키울 때에도 더욱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반려식물의 주기를 알고 정확한 이름을 아는 것이다. 그래야 식물의 주기에 맞춰 필요한 것을 해 줄 수 있고, 그들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물의 이름을 모르면 그 사물을 모르는 것이다 -생물 분류학의 아버지 린네- | ||
이 책을 통해 식물들이 주는 포근함을 마음껏 만끽하면서, 그들의 특성과 이름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어떤 식물들은 이름과 함께 아기자기한 펜화가 그려져 있어서 책을 읽는 즐거움이 더욱 커졌다.
그리운 친구와 같은 식물들로는, 여름잠이 필요한 친구와 겨울잠이 필요한 친구들이 주로 선정되었다. 크리스마스의 선물처럼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 마라릴리스는 세밑을 전후로 일 년에 한 번 화사하게 피어난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인 남반구가 원산지라, 사는 보습이 거꾸로라고 한다. 여름에 쉬고 겨울에 꽃을 피우는데, 꽃을 피우고 난 이후에는 어떻게 관리를 해 주어야하는지 등까지 자세히 나와 있다. 겨울에 피는 꽃으로는 우리에게 익숙한 동백도 있다. 새하얀 눈밭에 핀 빨갛고 노란 꽃송이들은 그야말로 감탄사를 자아낸다. 대나무가 잔뜩 있는 눈 내린 대밭에 고고하게 핀 동백꽃은 더할나위 없이 아름답다.
이 외에도 난꽃의 여왕 카틀레야, 왕실의 식물이지만 소박한 알로에, 요리에도 자주 들어가는 향긋한 바질, 개운한 맛의 페퍼민트 등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식물들이 하나씩 소개되어 있다. 그들의 생식부터 학명, 관리 방법까지 읽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책이다.
1.
리뷰가 참 많이 늦었다. 내 잘못은 아니다. 그저, 택배사의 실수로 책이 누락되어서 출판사에서 조금 늦게 보내줬을 뿐. 다음부턴 잘 확인하고 보내주신다고 했으니, 불만은 없다. 위로를 하기 위해 보내준 듯한 사탕과 초코바는 잘 먹고 있습니다. 그래, 가끔은 내 잘못도 아닌데, 억울한 경우가 있기도 하다. 식물이 죽어가는 것도 그들의 잘못은 아닌데, 왠지 억울하다. 그저 조금만 신경 써주면 나 잘 자랄수 있는데, 라고 말하는데, 무심한 식물의 주인은 죽어가고 있는 걸 지켜보지도 않고 방치했으니. 누구 이야기냐고? 내 이야기다. 이미 사라져간 화분의 식물들과 굳어버린 흙들과 깨져가고 있는 화분들을 싹 정리하고 있다. 집안정리를 하면서, 버려져야 할 것들은 버리게 되고 사라져야 할 것들은 사라지고 있고 기억해야 할 것은 다시 기억하게 되고 새로 들여놓아야 할 것은 새로 들여놓게 되고. 그러면서, 내 몸도 축나고 있고.
2.
예술가나 창작작을 하는 이들이 작품 하나를 끝낸 후 한동안 휴식과 충전의 시간을 갖고 나서 다음 작품을 위한 산통을 다시 겪는 것처럼 꽃들도 그러하다. 누구나 꽃을 피우기 위해 반드시 감내해야 하는 시간이 있기 마련이다.
- p.34
집안 정리를 하고 나니, 기분은 상쾌한데 몸의 여기저기가 상해 있다. 그래서 지금은 나도 휴식기를 갖고 있는 중이다. 휴식을 하면서 나의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내가 가야할 삶을 생각해 본다. 식물이 나의 마음을 환기시켜 주면서 그 기를 바로잡아 줄 것인가. 꽃을 피우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시간이 있듯이, 나에게도 반드시 감내해야 하고 넘어가야 할 산들이 있다. 그 산을 낑낑거리며 올라가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3.
동백나무는 갑작스러운 변화를 싫어한다. 처음에 놓인 위치, 온도와 습도, 빛과 공기의 흐름이 바뀌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심하면 꽃봉오리를 모두 떨어뜨리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연 상태에서는 바닷가 근처의 해발 고도가 높은 숲에서 잘 자라는데, 이런 환경은 변화가 급작스럽지 않고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리운 사람들과의 관계도 동백나무처럼 보살펴 주면 좋다. 가끔씩 은은한 향기로 찾아오는 좋은 느낌들은 서로 적당한 거리에서 알맞은 관심과 사랑으로 바라봐 주는 데서 비롯된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무조건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면 오히려 부담이 된다.
- p.52
『식물의 위로』는 식물에 대해 어느 정도 소개하지만, 식물에 대한 습성에 대해 소개하는 책은 아니다. 식물의 습성을 통해 이 식물이 사람에게 어떻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지, 그리고 식물의 특성을 살려 사람의 관계를 재조명하는 휴먼에 가까운 식물을 소개하는 책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그리움이라는 단어는 기다림과 잘 어울린다. 한 해 두해 살아갈수록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을 사람 또는 아무리 그리워해도 다시 경험할 수 없는 시간들이 늘어만 간다. 내게 상처를 남긴 사람이나 시간이 아닌, 오롯이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되는 존재를 그리워하는 일은 오랜 세월 동안 전해 내려온 씨간장을 조금씩 꺼내어 음미하듯 마음에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크리스마스 선인장 꽃이 필 무렵 내게 떠오르는 추억만큼, 이 꽃을 함께 보며 시간을 보낸 사람들에게도 어떤 소중한 기다림과 그리움이 쌓여 갔으면 좋겠다. 기다림과 그리움은 언제나 새롭게 만들어지는 현재 진행형이다.
- p.58
4.
산세베리아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한창 더운 여름이나 햇빛이 뜨거운 낮에는 잎의 미세한 숨구멍들을 모두 막아 물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길고 혹독한 건기를 버틸 수 있도록 물을 몸속에 저장하기 위해서다.
산세베리아는 밤이 되어서야 비로소 숨구멍을 열고 참았던 숨을 내쉬며 가스 교환을 시작한다.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고 산소를 내뿜는 것이다. 침실에 산세베리아를 두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산세베리아는 내가 잠을 자는 동안 공기 중에 떠다니는 독성 물질을 흡수하고 맑고 깨끗한 산소를 내준다. 공기가 맑으면 그만큼 더 깊고 편안하게 숨을 쉴 수 있어 숙면에 큰 도움이 된다.
- pp.97~98
버려진 식물들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러면서, 나는 새로운 식물들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예전에는 식물 자체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식물의 위대한 효능들을 보면서 급!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식물의 치열한 삶들은 나로 하여금 보다 더 식물에 관심이 가도록 하였다. 그 중 침실에서 키우면 좋다는 산세베리아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는데, 막상 뒤져보니 모양은 그렇게 예쁘지 않다. 그러나 자그마한 화분에 담겨있는 산세베리아를 하나 장만하여 방에 놓아두면, 공기정화 역할을 하니 참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관리하기도 그리 어렵지 않고.
페퍼민트 화분을 가까이 두고 키우며 가끔 잎을 문질러 향을 맡으면 페퍼민트 캔디나 차를 직접 마시는 것 못지않은 시원한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처럼 코끝에서 시작되는 시원함이 머릿속에 신경 세포를 하나 둘 깨운다. 다시 무언가에 집중하게 하는 에너지가 재충전되는 것이다. 여름엔 시원한 물에 각 얼음을 넣고 페퍼민트 잎을 띄워 마시면 오감이 초록으로 물들며 힐링이 된다.
- p.107
페퍼민트도 관심이 가는데, 페퍼민트는 직접 키우는 것보다는 페퍼민트 차를 한번씩 우려먹으면 좋을 것 같다.
5.
풀리지 않는 문제와 고민을 혼자 끌어안고 끙끙거릴 때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그 문제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그럴 때 그 고민을 잠시 잊고 다른 일에 몰두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의외로 쉽게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있다. 당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 때 달달한 초콜릿이나 사탕이 도움이 되는 것처럼, 자극과 반응의 자연스러운 매커니즘을 이용하면 생활 속에서 겪는 소소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바질은 뇌에 자극을 주는 훌륭한 반려식물이다. 일이나 공부에 몰두하다가 무언가 풀리지 않거나 몰입이 되지 않을 때 바질 잎을 가볍게 손으로 비벼 냄새를 맡므녀 다시 집중력이 높아진다. 기억하고 집중하는 능력 없이는 공부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추억을 나누기도 어렵다. '기억은 인생의 다이어리'라는오스카 와일드의 말처럼 내 소중한 삶의 기록들을 일깨우고 지키는 데 바질 같은 식물은 참 고마운 존재다. 가끔은 커피 대신 바질 잎을 넣은 샤르트뢰즈 칵테일도 즐겨 볼 일이다.
- p.114
이제 우리 집에 식물은 남아 있지 않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선인장조차도 보기가 싫어져서 잘라서 버려야 했다. 화분도 이제 곧 다 정리가 되면, 남아있는 화분도 없게 된다.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새로 구입하게 될 식물들의 외침. 그러나 나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다시 죽어가고 있는 식물들을 바라만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내가 그 식물들에 애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식물들이 나를 위로해주고, 또 나는 그 식물을 위로해 줄 수 있는지.
풀리지 않는 문제를 혼자 끌어안고 있기보다는 추억담을 나누듯 그 문제를 하나씩 꺼내어 공론의 장으로 만들어보면, 의의로 해결책은 엉뚱한 방향에서 나올 수도 있다. 어쩌면, 『식물의 위로』는 그런 나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책인지도 모른다. 식물이 내게 주는 새로운 삶, 그 새로운 삶을 꿈꾸며 나는 오늘 작은 희망의 위로를 남긴다.
-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행성B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오늘도 밤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한 후 터덜 터덜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잠자리에 든 아이들이 깰까봐 조용히 방으로 들어간다. 이럴 땐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품에 안기는 반려동물이라도 있었으면 기분이 한결 나아지련만 어릴 적 마음을 주며 키우던 반려동물을 사고로 잃은 후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고 있다.
지친 일상에 위로 받고 싶은 요즘 만난 게 박원순(우리가 알고있는 서울 시장은 아니다.)의 "식물의 위로"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식물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식물은 보고 듣지도, 말하지도, 움직이지도 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 나름대로 정신세계가 있다. 존재 자체로 충분히 어떤 교감을 주고받을 수 있는 대상이다. 곁에 두고 키우기로 한 반려식물이라면 더욱 그렇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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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반려식물이 우리 삶에 줄 수 있는 일곱 가지 위로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오랜 친구가 그리운 사람, 작지만 소중한 행복을 찾는 사람, 마음의 안정이 필요한 사람, 집중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사람, 부담 없는 친구가 필요한 사람, 자존감을 높이고 싶은 사람, 혼자 지내는 사람이 그 대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궂이 일곱 가지로 나눌 필요는 없는 듯 하다. 경계도 명확하지 않고 그냥 책 속 식물들을 하나씩 알아가며 식물들과 교감하는 이야기를 마음 편히 읽으면 된다.
"식물의 위로"는 여느 식물책과 달리 칼라풀한 식물 사진은 없다. 단지 깔끔한 일러스트로 대신한다. 그래서인지 읽기에는 편안한데 궁금한 식물이 나오면 직접 휴대폰을 꺼내 찾아봐야 할 정도로 책 속 일러스트로 식물을 알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그래도 식물을 전공한 저자의 일상 속 따듯한 식물 이야기로 그런 불편함을 해소하게 한다.
나름 식물에 관심이 많아서 베란다와 거실에 화분을 꽤 많이 두고 식물을 키우고 있다. 그런데 식물 키우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배고프다고 아프다고 이야기를 안 하니 그저 동일한 환경에서 일정한 주기로 물을 주고 있다. 그런데 시들어 죽는 식물들이 종종 하나 둘씩 나온다. 책을 읽어보니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식물들은 서로 완전히 다른 종이고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서식지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기에 각 식물의 리듬에 맞춰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내 무지와 무관심으로 그동안 식물들을 키우는 게 아니고 괴롭혔던 건 아닌지 식물에게 괜시리 미안해진다.
책 속 여러 식물 중 내 무관심에도 잘 자라주는 반가운 나무가 있다. 바로 "산세베리아"이다. 집집마다 사무실마다 하나씩은 있을 법한 식물이라 저자 또한 별다른 호기심이 있진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산세베리아가 가진 놀라운 능력을 알게 되면서 산세베리아는 저자의 침실에 꼭 있어야만 하는 식물이 되었다고 한다.
산세베리아는 아프리카 서부 내륙 지역인 나이지리아 동부와 콩고에 걸쳐 분포하는 식물로 연 평균 기온이 20 ~ 30도 정도로 유지되고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건기가 몇 개월씩 지속되는 열대 사바나 지역에서 살기에 비가 오면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물을 한껏 빨아들이고 서로 연결된 뿌리와 잎줄기에 수분을 저장해 둔다. 여기에서 산세베리아의 놀라운 능력이 숨어 있는데 한창 더운 여름이나 햇빛이 뜨거운 낮에는 잎의 미세한 숨구멍들을 모두 막아 물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서 길고 혹독한 건기를 버틸 수 있도록 물을 몸속에 저장을 한다.(그래서 한참 잊고 지내다가 아차 싶어 물을 줘도 꾹꾹하게 잘 버티며 건강하게 살고 있는 장수 식물이 산세베리아인가보다.)
산세베리아는 밤이 되어서야 비로소 숨구멍을 열고 참았던 숨을 내쉬며 가스 교환을 시작한다.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고 산소를 내뿜는 것이다. 밤에 독성 물질을 흡수하고 맑고 깨끗한 산소를 내주니 침실에 산세베리아를 두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는 반려식물과 친해지려면 먼저 식물의 정확한 이름부터 알아야 하고, 식물의 고향부터 생각을 해서 키우라고 조언을 한다. 집 안에서 키우는 반려식물의 꽃과 더 자주 만나려면 이 식물들이 원래 살던 환경과 비슷하게 만들어 주어야 꽃이 잘 피고 잘 자라준다는 것이다.
"식물의 위로" 속 식물들인 크리스마스선인장, 베고니아, 바질, 로즈마리, 염자 등을 하나둘 만나다 보면 어느새 각 식물의 특징과 키우는 방법도 알게되고 식물과 서로 교감하는 법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반려식물을 건강하게 키우는 법은 책 마지막에 덤으로 있으니 식물을 키우는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만 하다.
저자는 형편상 키우기 어렵게 되었다고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사람처럼 자신의 무지와 게으름으로 식물을 방치하고 죽게 놔두는 사람도 어느 정도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라고 한다. 반려동물과 반려식물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어렵겠지만 묵묵히 언제나 그 자리에서 녹색 잎과 함께 때로는 예쁜 꽃으로 우리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식물에 대해서 좀 더 애틋한 마음으로 정성을 들여 키워야 겠다.
이 책은 식물에게 일방적으로 위로를 받으라는 것보다는 식물을 세심하게 잘 보살피고 가꿈으로써 식물에게 쓴 마음이 도리어 자신을 정화시키고 위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놓았던 화분갈이와 비료 주기, 무성히 자란 잎 정리를 주말에 당장 해야겠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평소 꽃을 좋아하는 편이다. 꽃을 보면 항상 잠시 멈춰서고, 내가 꽃을 좋아하는 것을 아는 친한 친구들에게 선물로 꽃을 자주 받는 편이다. 하지만 항상 좋아하는 데에 그칠 뿐 깊은 관심을 가지는 수준은 아니었고, 길을 걷다 꽃이 보이면 사진을 찍고 무슨 꽃일까..?하고 궁금해하는 정도였다. 그러다 문득 ‘왜 항상 궁금해하는 데 그치지? 요즘 같은 세상에 찾아보려면 어떻게든 찾아볼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타고나길 복잡하고 성가신 것을 싫어해 꽃 이름을 알려주는 어플은 광고들이 너무 많아서 귀찮아졌다. 그러던 차에 내가 좋아하는 책을 통해 알아보는 건 어떨까 싶었다. <꽃의 비밀>, <식물 산책>, <아무튼, 식물> 등의 책을 통해 꽃과 식물에 대한 흥미가 조금씩 커지던 차에 <식물의 위로>를 만났다.
일단 책의 디자인이 깔끔하고, 표지 역시 식물에 관련된 책이기 때문일까 소박하면서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본문에선 각 챕터별로 오랜 친구가 그리운 사람,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싶은 사람, 마음의 안정이 필요한사람, 해야할 일이 너무나 많은 사람, 부담없는 친구가 필요한 사람, 자존감을 높이고 싶은 사람, 혼자 외롭게 지내는 사람에게 추천해줄 만한 반려식물들을 친절히 소개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식물을 ‘반려’처럼 생각하는 저자의 식물 사랑이 크게 느껴지는 글이었다. 식물의 고향부터 차근차근 소개하고 따라서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케어해야 식물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조곤조곤 설명하기 때문에 해당 식물에 대해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또 저자의 사랑을 바탕으로 식물을 사람에 비유하는 내용들이 많아 재미있었다.
집 안에서 아마릴리스를 키울 때 고향 땅과 완벽하게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는 어렵다. 그러나 원래 자라던 곳의 환경을 잘 이해한다면 그 식물에게 꼭 필요한 것을 어느 정도 맞춰줄 수 있다. 마치 외국에서 온 친구에게 일자리를 소개해 주고 고국의 음식과 취미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과 같다. p.39
개인적으로 식물 이야기 외에 책 곳곳에 덧붙이는 작가 개인의 생각이 더 흥미로웠다. 식물을 소개하는 글이라 식물 이야기가 비중이 큰 것이 당연하지만 한편으론 조금 더 작가의 개인적인 철학이나 생각들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허브 식물을 소개하는 챕터에선 허브의 효능과 특성들을 설명하며 덧붙이는 작가의 철학들이 인상깊었다. 특히 접란과 바질을 소개하는 파트가 흥미로워서 하단에 소개한다.
그냥 사라져 버릴 수도 있는 무언가가 자기 자리를 찾고 존재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어쩌면 삶의 모든 비밀은 이 같은 모습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닌지 새삼 깨닫는다. p.95
기억하고 집중하는 능력 없이는 공부를 하는 것뿐 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추억담을 나누기도 어렵다. ‘기억은 인생의 다이어리’라는 오스카 와일드의 말처럼 내 소중한 삶의 기록들을 일깨우고 지키는 데 바질 같은 식물은 참 고마운 존재다. 가끔은 커피 대신 바질 잎을 넣은 샤르트뢰즈 칵테일도 즐겨 볼 일이다. p.114
완독 후 다양한 식물들을 식물 한덩어리로 인식했던 이전의 식물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특정 대상에 대한 무지가 그 대상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오류를 범하게 하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오류를 수정하는 기회를 얻게 된 것 같아 기쁘다.
책에 삽화나 사진 등이 조금 더 삽입되었다면 식물에 대한 묘사를 따라갈 때 더 수월하고 즐겁지 않았을까 하는 한가지 아쉬움은 남는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여행 후, 심신의 안정을 위해 초이스 한 <식물의 위로>
엄마가 삼촌이 운영하는 꽃집에서 일을 하고 있고, 어렸을 적 베란다를 가득 채운 아빠의 난 종류의 식물들을 보고 자란 나는 식물이 정말 좋다. 그러나 아직 식물을 잘 길러내는 부모님의 유전자는 발현되지 않았는지, 식물을 길러내는 것이 여간 쉽지가 않다. 다육이나 선인장 같이 기르기 쉽다는 식물들도 까딱 정신줄 놓는 순간 죽여버리니, 죄책감에 식물을 기르기가 무섭지만 그래도 식물이 좋은 걸 어떡할까:)
<식물의 위로>는 다양한 식물들을 소개해 줄 뿐만 아니라 우리가 네이버 지식인이나 블로그를 겨우겨우 뒤져야 나오는 실물을 길러내는 방법도 소개 되어있고, 무엇보다 작가 박원순 박사님(시장 아님!)의 식물과 관련 된 스토리가 담긴 수필이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유학시절의 이야기를 식물과 연관 시키기도, 아내와의 에피소드를 식물과 연결 시키기도 했다. 쉬운 문체와 부드러운 이야기 흐름 덕분에 침대에 편하게 기대 읽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중간중간 식물 삽화가 있는데, 색칠이 되어있지 않은 윤곽만 딴 일러스트들로 구성되어있다. 직접 보고, 혹은 기르면서 컬러링해보는 것도 좋은 묘미이지 않을까 싶다.
나도 나름 자그마한 가드닝을 시작했다. 공기 정화에 좋다는 디시디아, 틸란드시아, 이오난사와 엄마가 선물해 준 선인장 커플이 내 반려 식물이 되었다. 어떻게 조금 더 늘려볼까 고민하고 있던 차에 <식물의 위로>를 알게 되었다. <식물의 위로>는 정말 좋은 지식서인 동시에 힐링 에세이다. 덕분에 다음에 들여올 반려 식물의 후보를 압축했다. 일단 데리고 와 한 달이 지나도 죽이지 않으면 SNS에 공개해야겠다.
또한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식물을 선물 할 때 참고하기도 좋을 것 같다. 그 지인의 성향과 상황에 맞춰, <식물의 위로>의 소개를 참고하여 예쁜 반려식물들을 선물 해 주고 싶다. 덕분에 많은 것을 꿈 꿀 수 있게 된 책이다.
정성스럽게 가꾸는 작은 정원
며칠 전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방화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새벽에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불길을 피해 탈출하는 이웃 주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살상(殺傷)했다. 통상적으로 말하는 '묻지마 범죄'에 해당하는 사건이었다.
범죄 발생학 이론에 따르면 모든 범죄에는 목적이 있고 한다. 특히 중범죄에 해당하는 상해치사죄(傷害致死罪)의 경우는 거액의 금품을 갈취하거나 치정에 의한 복수 따위가 목적인 경우가 많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무목적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개인적 원인이든 사회적 원인이든,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지는 '묻지마 범죄'가 자주 발생한다. 그때마다 언론은 국민들의 분노를 보도하고 범죄를 예방하지 못한 당국의 대응 태도를 비판한다. 이들 범죄자들이 어릴 때부터 사랑받으며 평화로운 환경에서 자랐다면 그토록 흉악한 일을 저지르는 인간으로 변하게 되었을까를 생각하면 성장환경의 소중함을 실감한다.
박원순의 『식물의 위로』는 '매일 조금씩 마음이 자라는 반려식물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반려식물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일곱 가지 위로를 묶었다. 오랜 친구가 그리운 사람, 소소한 행복을 즐기고픈 사람, 마음의 안정이 필요한 사람,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은 사람, 부담 없는 친구가 필요한 사람, 자존감을 높이고 싶은 사람, 혼자 외롭게 지내는 사람이 그 위로의 대상이다.
초록 잎이 가득한 나무로 둘러싸인 곳에 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이 편안해진다. 초록색은 눈을 쉬게 해주고, 식물들이 내뿜는 숨이 나의 숨을 깨끗하게 해준다. 위, 아래, 좌, 우로 원근감을 주는 다양한 자연의 오브제를 쫓아 눈은 자연스럽게 이완 운동을 시작한다. 귀는 부엽을 밟는 가벼운 발걸음 소리, 잎들 사이로 부딪치는 바람 소리, 어디선가 들려오는 새소리 따위를 모두 흡수해 마음을 정화시킨다. 초록 나무들로 애워싸인 느낌은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준다. 한참 숲속을 걷다 보면 피로가 어느새 사라지고 두려움과 불확실성의 죽은 껍데기들이 모두 떨어져 나간다. (85~86)
몬스테라 같은 커다란 초록잎을 바라볼 때 느끼는 것은 안정감이다. 몬스테라는 위로감과 함께 평온함을 주는 식물이다. 비록 열대의 숲속처럼 울창하지는 않더라도 몬스테라가 자라고 있는 공간에 들어서면 그 공간이 자연의 일부로 느껴진다. 두려움과 걱정이 많을 때, 우울하거나 머리가 아플 때 몬스테라가 자라는 공간에 멍하니 앉아 심호흡을 해본다. 그러면 때묻지 않은 원시림의 맑은 에너지가 폐부로 깊숙이 스며든다. (91)
우리 사회는 지금 '치유'를 말하고 있다. 참사와 범죄로 인해 가족이 희생되어 고통속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과, 사회에서 소외되어 사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 그야말로 '묻지마 치유(?)'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저자는 『식물의 위로』에서 위로와 치유를 거창하게 외치지 않는다. 은근하게 슬며시 자기를 드러내는 반려식물처럼, 사랑과 정성으로 식물을 돌보는 과정에서 자신도 어느듯 귀하고 평화로운 사람이 되어 있고, 누군가에게 반려인이 되어 있다고 속삭여 준다.
찰스는 식물을 끔찍히 사랑하는 남자다. 그는 자기 집 정원으로 사람들을 초대해 투어를 시켜 주면서 식물들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는 것을 좋아했다. 여름이 시작되던 어느 날, 그의 정원을 방문했다. 그 정원은 작은 식물원 같았다. 집 앞 정원뿐 아니라 뒤쪽으로 돌아가면 비밀의 정원처럼 작은 숲길이 있고 시냇물도 흘렀다. 집을 지을 때 모종으로 심었던 동백나무는 이제 제법 자라 겨울을 거뜬히 나고 있다면서 자랑스러워했다.
식물을 기르고 정원을 가꾸는 일은 어떤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픈 자랑이다. (185~186)
작지만 정성스럽게 정원을 가꾸어 이웃과 벗들과 함께 즐기고 싶은 마음이 곧, 스스로에게 위로와 치유이고 고통 속에서 사는 사람에게도 위로이고 치유이지 않겠는가.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반려식물이 우리 삶에 줄 수 있는 일곱 가지 위로에 대한 이야기한다. 오랜 친구가 그리운 사람, 작지만 소중한 행복을 찾는 사람, 마음의 안정이 필요한 사람, 집중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사람, 부담 없는 친구가 필요한 사람, 자존감을 높이고 싶은 사람, 혼자 지내는 사람이
그 대상이다.
식물이 우리에게 어떻게 위안을 주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자연스레 우리가 그 식물들을 어떻게 보살피고 가꿔야 하는지와 연결된다. 식물에게 물 주고 햇빛이 잘 드는지, 영양분이 모자라지는 않는지 등과 같이 신경을 쓰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들도 위안을 받는다는 놀라울 뿐이다.
저자에 따르면, 식물을 키우면서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대단히 많다고 한다.
첫째, 기다림의 미덕을 배운다. 둘째, 소소한 행복이다. 셋째, 마음이 편안해진다. 넷째, 일과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다섯째, 부담 없는 친구가 되어 준다. 여섯째, 자존감을 높여 준다. 일곱째,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우리에게 이런 선물을 건네 주는 식물. 신비로운 존재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책 속에서는 위로의 대상에 맞추어 식물들을 추천해 주고 있기에, 식물을 키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나서 자신과 맞는 식물을 찾아 키워 본다면 식물이 전하는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식물, <나를 포근하게 감싸는, 아프리칸 바이올렛>. 이 식물은 꼭 키워보려 한다.
“아프리칸 바이올렛을 보고 있으면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떠오른다. 조용히 뜨개질을 하거나 묵주기도를 하고 계신 할머니 곁에 엎드려 책을 읽곤 했던 어린 시절 따사로운 오후 풍경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그건 아마 아프리칸 바이올렛이 마음에 온기를 불어놓기 때문일 것이다. 작지만 분명한 행복감을 느끼게 해 준다.( p72)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은, 식물 각각의 고유한 특성에 대해 읽기 편하게 제시해 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식물은 깊이 파고 들면 한없이 어려운 존재가 되어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식물들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제공해 주면서 독자가 식물들을 이해하기 편하게 글을 썼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마음에 드는 반려식물을 찜해서 키워보고 싶은 욕구를 가지게 되었다. 그런 독자들을 염두에 둔 것인가?
저자는 친절하게도 ‘ 반려식물을 건강하게 키우는 법 ’ 이라고 하여 반려식물을 구입할 때 알아 두어야 할 것, 반려식물을 위한 기본 도구, 건강한 토양 레시피를 위한 재료, 반려식물의 병해충 관리, 반려식물의 영양 관리를 마지막 장에 기술하였다. (p195)
아쉬웠던 점이 한 가지 있다면 각 식물의 실제 사진이 실려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봤을 때, 이 또한 각각의 식물에 대해서 독자가 직접 검색을 해서 확인을 하게 함으로써 친근감을 주기 위한 저자의 의도는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서 반려 식물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반려동물 못지 않게 식물들도 사람들에게 위로와 치유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수동적인 존재라고만 생각했던 식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