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만 벌써 쯔진천 작가의 책을 세 권이나 읽었다. 확실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보다는 <동트기 힘든 긴 밤>과 『무증거 범죄』는 사회파 소설 답게 내용이 무거운 편이다. 특히 『무증거 범죄』는 추리의 왕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예전에는 경찰이었지만 현재는 수학과 교수인 범죄논리학 전문가 옌량이 조력자로 등장한다. <동트기 힘든 긴 밤>과 마찬가지로 맨 처음 서문에 사건이 발생하게 된 간단한 경위가 설명되어 있어서 뒤에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8년 전 사라진 아내와 딸을 찾고 있는, 닝보시 공안국 형기처 처장이자 성 공안청 수사 전문 요원이었던 뤄원, 항정우시에서 최근 3년간 발생한 연쇄살인사건, 마지막으로 동네 깡패를 실수로 죽인 주후이루와 궈위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예상한대로 실수로 깡패를 죽인 두 청년의 살인 사건을 '무증거 범죄'로 조작하는 사람이 바로 뤄원이다.
그는 과거 성 공안청 수사 전문요원이자 닝보시 공안국 형기처장이었다. 마흔이 안 된 나이에 공안부 물증감식 과학연구발전 일등상의 영예를 안은 천재이자, 검시와 물증감시 두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전문가였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곤경에 빠진 두 젊은이의 운명을 바꾸기 위한 영원히 풀 수 없는 ‘무증거 범죄’를 조작하기로 마음먹었다. -p.83-
뤄원이 증거를 조작하고 두 청년에게 형사들을 만났을 때 주의해야 할 사항 등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알려준다. 주후이루와 궈위가 경찰의 의심을 피해가려고 할 때쯤에 갑자기 옌량이 나타나게 된다. 지역깡패가 죽은 사건은 기존 연쇄살인과 다르다는 걸 안 옌량은 항정우시에 있는 뤄원을 만나고나서 그가 이번 살인사건에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뤄원을 점점 압박해 온다.
<동트기 힘든 긴밤>은 읽으면서 고구마 100개를 먹은 듯한 답답함이 있었다. 뭔가를 밝혀낼려고 하면 증인이 죽고, 밝혀질려고 하면 방해하는 사람들이 나타나서 정말 안타까웠는데 『무증거 범죄』에서는 그런 게 없다. 어떤 수법으로 범행현장의 증거들을 뤄원이 어떻게 조작했는지 독자들이 속시원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재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미 독자는 살인사건을 저지른 범인과 이들이 무증거 범죄를 계획해서 용의선상에서 벗어난 것을 알고 있다. 범인과 범인의 트릭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옌량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옌량이 조금씩 접근해올 때마다 뤄원이나 주후이루가 들키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해가며 책을 읽었다. '어떤 동기에 의한 것이든 범죄는 모두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한 뤄원이 도대체 왜 본인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두 청년을 도와주게 된 걸까? 그리고 뤄원은 실종된 아내와 딸을 찾을 수 있을까
쯔진천 작가의 최근 출간 도서부터 읽었기 때문에 능력자 옌량이 왜 경찰을 그만두고 수학과 교수를 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했었는데 『무증거 범죄』에서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을 알고 나니 바늘로 찔려도 피 한방울도 안 나올 거 같은 옌량에게도 이런 인간적인 면이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책을 덮는 순간 허무하고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결론을 이렇게 밖에 쓸 수 없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뭐 언제는 인생이 내 맘대로 되는 적이 있었던가. 인간이 신이 아닌 이상 아무리 완벽하게 계획을 한다해도 예상치 못한 변수까지 다 통제할 수는 없는 테니 말이다. 천재 범죄논리학자와 천재 법의학자의 숨막히는 한판 대결!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 봅시다.
“무증거 범죄” 제목만으로도 섬뜩함이 드는 책이다.
총 6건의 살인이 일어나고, 그런 연쇄살인을 해결할 수
“가장 이성적이지만 가장 감성적인 사람” 이 말이 굉장
제목의 섬뜩함은 내용을 읽어나갈 수록 "무증거"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보게 한다. 제목이 책을 읽을 때와 덮을 때의 느낌이 이토록 다를수 있을까.
추리소설을 보면서 한사람만을 응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남는 책이다.
정말 재밌었으나, 가슴도 못지않게 쓰리다.
Good!!!!
언젠가부터 중화권 추리/스릴러 소설과 영화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사실 그렇게 많이 만나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그 작품들은 대부분 꽤 좋았기에 기대치도 점점 올라만 간다.
한스미디어에서 꽤 흥미로운 중화권 책들이 계속 출간되는데 이 책은 특히나 책 분야에서 내노라 하시는 이웃 블로거분들이 모두 강추하신 작품이고, 역시 그들의 추천은 옳았다.
몰입갑 최고이고, 천재 법의학자 뤄원과 범죄 논리학 전문가인 수학교수 옌량!! 두 천재의 두뇌 싸움은 환상적이다.
3년째 4번의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최근 5번째 동일한 수법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다시 경찰력이 총동원이 되어 수사를 재개하는 것으로 이 소설은 시작된다.
그리고 이 사건이 발행한 즈음, 주후이루라는 한 아가씨가 자신을 성폭행하려는 동네 청년을 의도치 않게 살해하게 되고 그녀를 구해주려던 동네청년 궈위까지 살해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인 뤄원이 이 현장을 목격하고, 이 둘을 돕기로 하면서 그의 천재적인 무증거 범죄 행위가 시작된다.
뤄원이라는 인물은 8년 전 아내와 딸이 실종된 후, 자신의 전문직업도 내놓은 채 그들을 찾아 헤메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의 분위기는 쓸쓸하고, 구름이 낀 듯 약간 미스터리하면서도 최고의 법의학자였던만큼 굉장히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옌량이라는 인물은 과거에는 범죄논리학 전문가로 명성을 날렸지만, 감정에 이끌린 사건 증거 조작으로 불명예 퇴직을 당한 후, 대학에서 수학교수로 있다. 그는 약간 코믹스런 상황에 처하면서 이 소설에 등장하게 되는데, 범죄논리학 전문가라는 타이틀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이 우스꽝스러운 등장의 배경으로 하여금, 옌량이라는 인물은 따스한 감성을 소유한 듯했고, 역시나 이 느낌은 소설 마지막에 가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범죄 현장의 증거를 없애기 위해, 철저한 계산속에서 현장을 재구성하고, 완벽한 알리바이와 경찰에게 절대 휘둘리지 않는 대응 방법까지, 그야말로 철통같은 무증거를 꾸미는 뤄원의 두뇌와, 그를 대상으로 정하고 역으로 범죄 현장을 추리해나가는 옌량의 두뇌는 어느 누가 더 탁월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막상막하이다.
가슴 두근거리며 이 과정들을 읽어나가고,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는 어쩌면 예상했던 결말이면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말도 있어서,안타깝고 마음이 아프기만 하다.
옌량이라는 캐릭터에 상당히 호감이 가는 터라, 그 다음 시리즈에서의 그의 활약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국내에는 '중국판 용의자 X 의 헌신이다!'라는 선전문구로 더 유명해졌을 수도 있겠지만, 처음 이 작가의 작품을 읽은 느낌으로는, 앞으로는 '쯔진천'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당당히 독자에게 믿음과 기대를 줄 수 있을꺼라 생각한다.
[ 한스미디어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난 어떤 사정이 있든 죄를 지으면 죗값을 치러야 한다 생각한다. 처음부터 이런 말로 시작하면 왜 이런 소설을 보느냐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게 난 어쩌다 이런 소설을 보게 됐을까. 내가 알고 싶은 건 누군가를 죽이게 된 까닭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죄를 없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죄를 짓게 되는 건 어떤 때일까. 본래부터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 이익만 생각하고 남을 때리고 돈을 빼앗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그러고 보니 그런 사람이 여기에도 나오는구나. 동네 불량배로 부모를 믿고 남을 괴롭히는 사람이다. 여성을 마음대로 하려 하고,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때린다. 그런 사람을 신고해도 경찰은 잠깐 잡아두기만 하고 쉽게 풀어준다.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니 바로 풀어주겠지. 그런 사람은 나중에 자신을 경찰에 잡혀가게 하다니 하면서 복수할 거다. 그런 일이 되풀이되면 당하는 사람은 얼마나 힘들까. 자기 몸을 지키려다 큰일을 저지를지도 모를 일이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중국은 워낙 넓고 사람도 많고 사는 것도 한국하고는 많이 다를 듯하다. 아니 비슷한 곳이 아주 없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중국 사람도 휴대전화 쓰고 거리에는 CCTV도 많겠지. 소설에 그런 게 나와서 중국에도 CCTV가 있구나 했다. 좋은 아파트가 나오기도 했으니. 이 소설에 나오는 때가 정확하게 언제인지는 몰라도 우리하고 아주 똑같다고 보기도 어렵다. 예전에는 누구나 휴대전화기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말도 있으니. 그런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다고 해서 범인을 잡기 어려웠다고 해도 괜찮을까. 경찰이 하는 일은 적지 않을 거다. 일하는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고. 사건은 자꾸 일어나고 쉽게 범인을 잡지 못하면 질질 끌다가 피해자만 힘들게 하겠지. 중국만 그렇지는 않겠다. 어느 나라나 해결하지 못한 사건은 많을 거다. 그렇게 해서 일어나는 범죄도 있을 듯하다. 이건 여기 나오는 이야기라 해야겠구나.
추리, 범죄 소설을 많이 봤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내가 이런 걸 알게 된 건 이제 열해가 조금 넘었으니. 그래도 어느새 열해가 넘었구나. 일본소설을 많이 만났다. 중국소설은 거의 처음이다. 중국 소설을 하나도 안 본 건 아니지만, 본 게 얼마 안 돼서 중국이 어떤지 잘 모른다. 그래도 알려고 하면 북한보다는 쉽게 알 텐데. 중국도 한국 사람이 알아야 할 곳이기는 하구나.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연예인도 많겠지. 한때 사드 때문에 좀 안 좋기도 했지만. 중국 사람도 일본 추리소설을 많이 볼 듯하다. 인터넷 책방에서 일본소설이 중국말로 나온 거 보기도 했다. 책을 다 보기 전에 마지막에 있는 옮긴이 말을 조금 봤다. 그걸 안 봤다면 좀 나았으려나.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이 소설은 《용의자 X의 헌신》을 생각하게 한다는 말이다. 작가도 2012년에 이 소설을 읽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아주 똑같지는 않다. 법의학자였던 사람이 젊은이 두 사람이 저지른 범죄 증거를 없앴다. ‘용의자 X의 헌신’은 꽤 예전에 읽어서 많이 잊어버렸지만, 죄를 저지른 사람 사정이 안됐다고 생각한 사람이 증거를 만들어 냈다. 여기에서는 두 사람이 죄를 저지른 걸 안됐다 생각한 것 말고 다른 생각도 있었다.
세해 전부터 청시라는 곳에서 연쇄 살인이 일어났다. 이번이 다섯번째였다. 범인은 피해자를 줄넘기 줄로 목졸라 죽이고 그 줄을 버려뒀다. 거기에는 지문이 있었는데, 지문으로 범인을 잡지는 못했다. 범인은 피해자 입에 리췬 담배를 물리고 ‘나를 잡아주십시오’라는 말이 적힌 종이를 두고 갔다. 다섯번째에서는 ‘본지인’이라는 글자도 있었다. 지문이 있어서 범인을 바로 잡을 것 같지만, 청시가 그리 좁지 않아 모든 사람 지문을 다 대조해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다섯번째 사건 뒤, 다른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동네 불량배가 누군가한테 죽임 당했다. 깡패가 죽은 곳에 있던 맥주캔에 묻은 지문이 연쇄 살인에서 나온 지문과 같았다. 그래서 경찰은 시간이 걸려도 청시에 사는 사람 지문을 채취하려고 한다.
여기에는 경찰 자오톄민뿐 아니라 수학자인 옌랑이 나온다. 옌랑은 본래 경찰이었는데, 예전에 범인을 불쌍하게 여기고 증거를 만들어 내서 경찰을 그만둬야 했다. 범인한테 동정을 하다니. 그런데도 자오톄민은 옌랑을 찾아가 도움을 바란다. 쯔진천은 옌랑과 자오톄민이 나오는 소설을 더 썼나 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물리학자를 나오게 했는데, 여기에는 수학자가 나오다니. 수학자는 방정식을 풀 듯 범인을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다원 5차 이상의 방정식은 거꾸로 풀어야 한다. 답을 먼저 정해두고 다른 건 맞춰보는 식이다. 옌랑은 어떤 사람을 다시 만나고 바로 그 사람이 범인이라는 걸 알았다. 그렇다고 바로 경찰이 그 사람을 잡은 건 아니다. 답으로 증거를 찾아야 하니 말이다. 아니 증거보다 자백일까.
앞에서 말했듯 난 어떤 사정이 있든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 생각한다. 아무리 죄가 있다 해도 말이다. 내가 범인 처지가 아니니 이렇게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한순간에 큰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고, 자신이 당한 걸 갚아주고 싶기도 하니 말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두가 자신을 스스로 제어하기는 힘들 거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딱 좋은 답은 없다. 경찰도 누군가를 괴롭히고 때리고 집안에서 식구를 때리는 사람을 오래 가둬두지는 못한다. 경찰이라고 범인을 잡고 싶지 않은 건 아닐 거다. 경찰이 해결해주지 않아서 자신이 스스로 범인을 찾아야겠다 생각하거나 그 사람을 찾도록 이끄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기에서 일어난 연쇄 살인이 그런 거였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죽여서 경찰을 움직이게 하다니.
끝내 범인을 잡지 못하는 사건도 있겠지만, 그런 일은 아주 많지 않을 듯하다. 죄를 지었다면 죗값을 치르는 게 마음 편하지 않을까. 사회가 죄를 짓게 하지 않게 해야 할 텐데. 그런 사회 만들기 무척 어렵겠지.
희선
중국 소설은 삼국지 이후에는 처음 읽는듯합니다. 쯔진천이라는 작가도 처음이고 생소하지만, 와이프가 TV인지, 인터넷인지 모르겠지만, 추천작품이라고 읽어보고 싶다고해서 구매하게되었습니다.
무증거범죄의 장점은 전개가 빠르고 가독성 있게 빨리 읽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중국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뭔가 다른게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등장인물의 심리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넷플리스에서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있다고 하니, 한번 보면 그 심리가 조금은 더 이해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증거 범죄는 대신이란 애칭으로 불리며 사랑받는 작가 쯔진천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출세작이자 대표작 중 하나다 본격 추리소설로 분류되는 초기작 엘리트 범죄 시리즈부터 사회비판적인 요소를 이야기속에 녹여내 온 저자는 경찰 출신이 수학교수 옌량을 주인공으로 하는 추리의 왕 시리즈를 통해 중국 사회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묘사를 선보이며 인지도와 명성을 쌓았다 그 결과 중국 유명 커뮤니티 텐야에서 선정한 10대 작품 10대 작가 리스트에 추리소설 작가로서는 유일하게 동싱에 이름을 올리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 양쪽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야기는 살인사건 현장에 도착한 형사 자오톄민에 대한 묘사로 시작한다 네 번의 범행에서 지문과 경찰을 도발하는 메시지만을 남긴 연쇄 살인범 그를 잡기 위한 다섯 번째 특별조사팀의 팀장이 된 자오톄민은 어떤 사건 후 경찰을 은퇴하고 지금은 수학교수로 일하고 있는 범죄 논리학 전문가 옌량을 찾아가 도움을 구한다
한편 오빠와 함께 작은 국숫집을 운영하는 주후이루와 남몰래 그녀를 좋아하던 회사원 궈위는 한순간의 실수로 살인사건에 휘말린다 이들은 눈앞에 닥친 현실에 절망하고 우연히 사건을 목격하게 된 전직 법의학자 뤄원은 이들을 돕기로 한다
뤄원은 잘 알지도 못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증거를 조작해 철벽의 알리바이를 만들고 경찰 조사에 대응하는 방법도 세세히 가르쳐준다 그런데 둘이 경찰 수사선상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직전 한참 소식이 끊겼던 뤄원이 사건 참고인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옌량이 옛 동료 뤄원을 찾아온다 옌량은 사건에 뤄원이 관련되어 있음을 추리해내지만 이를 증명할 물증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때부터 어떻게든 셋을 압박해 진실을 밝혀내려는 옌량과 최고의 법의학자이자 물증감식학 전문가인 뤄원의 두뇌싸움이 시작된다
무증거 범죄는 타인을 위해 증거를 조작하는 행위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죄를 뒤집어쓰려는 남자 천재 교수가 과거 동료가 살인사건에 연루되었음을 의심하고 대결한다는 설정 등이 자연스레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인터뷰를 통해 용의자 X의 헌신을 읽고 나서 사회파 추리소설을 쓰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 보아 이 작품이 무증거 범죄의 집필에 큰 영향을 미친 것만은 분명해 보이지만 무증거 범죄는 후반부로 갈수록 범인의 진짜 동기로 글의 중심축이 옮겨가면서 용의자 X의 헌신과는 다른 울림이 있는 중국식 사회파 추리소설로 변모한다 쯔진천은 상상하기 힘든 기이한 동기를 독자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풀어냈고 오히려 독자가 범인의 입장에 공감하면서 감정이 폭발하는 마지막 결말에서 먹먹한 감동과 긴 여운을 느끼게 만들었다
평이 하도 좋아서 사게 되었다. 저자 쯔진천은 중국의 3대 추리소설작가라고도하니
더더욱 흥미가 간 것도 사실이다.
무증거 범죄. 이 책을 그의 책 중에서 가장 먼저 보았는데,
한장 한장씩 읽어나가면서 나 역시 나름대로 추리하며 읽었지만, 읽는 도중에는
아예 글 속에 빠져 추리를 멈췄다. 읽어나갈수록 지극히 중국 사회의 현실적인 모습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고, 빠져든나머지 주인공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소설은 중국에서 출간된 것 자체가 정말 기적일만큼 사회에 비평을 담은 책이다.
어떻게 출간되어 한국까지 나오게 되었는지 놀라울 일이지만,
이 작가의 행보가 좋은 영향을 끼치길 바라며 앞으로도 그의 작품이 기대된다.
살인 사건을 벌이고 "나를 잡아주십시오"라는 정중한 메세지를 남긴 범인은 당연히 경찰들과 시민들을 분노와 공포에 떨게하는데요. 그 기간이 무려 3년이니 당연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3년동안 발생한 5건의 사건은 그야말로 오리무중입니다. 떡하니 범인은 증거와 자신의 지문까지 남겨놓았지만 경찰들은 그의 행방을 찾을 수가 없는데요. 그래서인지 5번째 사건에서는 속이 터졌는지 범인이 피해자인양 "본지인"이란 글을 남겨 단서까지 더해주게 됩니다.
"만일, 만일 만회할 다른 방법이 있다면 시도해보겠나?"
이 연쇄살인 사건과 전혀 상관없어보이는 우연한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한 마디로 동네 깡패인 쑨훙윈이 주후이루를 괴롭히다 그녀와 그녀를 짝사랑하던 궈위의 자기 방어적 행동에 죽게 된 겁니다. 그 때 등장한 한 남자가 자신이 이 상황을 수습해주겠다는 말을 건네는데요. 그러다보니 자연 그들 주후이루, 궈위, 뤄원은 사건에 대해 입을 맞추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우리는 갈등에 빠지게 됩니다. 살인을 저지른 그들을 계획적인게 아니므로 용서를 해야하는건지, 자수를 해도 적어도 7, 8년 감옥에서 살아야 한다는 데 벌을 자초한 이때문에 법에서 정한 마땅한 그 벌을 받아야 하는 건지 말이죠. 그리고 왜 뤄원은 지나가다 만난 그들에게 그런 위험한 제안을 한 건지도 궁금해지는데요. 감정과 이성사이에서 점점 감정을 택하게 됩니다.
경찰들이 알아낼 수 없는 완벽한 뒷처리를 한 뤄원이 있기에, 그리고 주후이루와 궈위가 착한 사람들이기에 그냥 이 일이 묻혀도 좋지않을까 싶어지는 욕심이 생기는데요. 그런 우리 마음을 읽은 듯 뤄원처럼 성 공안청 수사 전문가팀 요원이였던 엔량이 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이 사건이 뭔가가 들어맞지 않는다는 걸, 그런데도 앞 선 연쇄살인과 닮은 부분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엔량과 뤄원이 수사 전문가팀을 그만두어야 했던 사연들을 알게 되는데요. 그럴 수록 그들의 수사 끝이 어떻게 될까 궁금해지게 됩니다. 자기 양심에 따라 사건 조작을 했던 엔량은 그 일로 팀을 나와야 했고, 어떤 일이든 법의 테두리안에서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였던 뤄원은 스스로 법의 테두리에서 멀어지는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런 그들이 한 사건에서 만나 반대되는 입장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이기에 모두가 해피한 결론을 보는 건 아닐까 하는 기대도 생기게 됩니다.
"어떤 동기에 의한 것이든 범죄는 모두 부끄러운 일이다."
평소 뤄원의 소신이였는데요. 이 생각은 변함이 없었을 것이기에 슬퍼지기도 합니다. 무뚝뚝했지만 가족을 사랑했던 뤄원이였기에 자신의 평생의 소신을 꺽어야했으니까요. 그리고 엔량은 친구의 진심을 알기에 마지막까지 그의 뜻을 지켜주려했으나 그렇게 할 수 없었던 그의 마음을 알 거같기에 또 그렇구요.
경찰을 잘 알기에 증거를 없앨 줄 아는 범인이 가만히 있으면 된다는 걸 알면서도 함정에 뛰어들게 되는데요. 역시 다 준비한 그다 싶었지만 그랬는데도 꼬인 결론이 반전이라면 반전일수도 있습니다. 결국 범죄는 누군가에게 뜻하지 않은 일을 부른다는 걸 보여주면서 말이죠. 중국판 "용의자 X의 헌신"이라는 말에 더 호기심이 생겼는데요. 그 때처럼 혼란에 빠진 감정이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마음이 무거워지긴 하지만 그 죄가 누군가에게라도 떨어져야 한다면 차라리 죄를 지은 이들이 받는게 낫다 싶어지니 말이죠.
지식인이 이타심을 발휘해 남을 돕는다는 스토리는 이제 흔하다면 흔한 이야기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왜 돕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주인공 뤄원은 살인사건을 조작하는데 최적화 된 인물로, 우발적 살인을 한 주후이루와 궈위에게 그가 보유한 지식을 통해 무증거범죄로 도달할 수 있는 모범적 해법을 제시한다. 그의 계획은 철저한 통제와 심리조작을 통해 성공하는 듯 했지만, 제3자 옌량의 등장으로 그의 해법에 오류가 생기기 시작한다. 옌량은 물리적 증거가 아니라 용의자의 언행으로부터 실마리를 발견한후 이윽고 뤄원에게 접근하기 시작하여 끝내는 범죄의 진상을 밝혀낸다. 그 과정에서 뤄원이 가지고 있던 비밀이 드러나고 끝내는 그가 스스로 범죄의 증거를 폭로한 후 자살하는 결말을 맞는다. 이 소설의 강점은 독자들이 뤄원를 이해하고 동정하게 만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의 죽음을 애석해하지 않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쯔진천은 사람의 이면에 다양성이 존재하며 선악은 늘 양면적이지 않다는 것을 글로써 암시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무증거범죄란 없으며, 그것을 파쇄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결국 사람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언행임을 시사한다.
쯔진천 작가의 책을 찾아서 읽어보게 된 계기는, 아이치이에 있던 은비적각락을 보고 난 뒤였다. 꽤나 충격적이고 신선하지만 흡입력 있는 스토리 덕에, [무증거 범죄]를 읽고 이어서 [동트기 힘든 긴 밤]까지 다 읽었다. 아마도 [무증거 범죄]가 그나마 이 작가의 책 중에선 가장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일본의 [용의자 X의 헌신]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등장인물 하나 하나의 서사가 굉장히 흥미롭게 진행이 된다. 넷플릭스 드라마 [무증지죄]를 먼저 접한 독자들은 아마도 플롯이 더 재미가 없어질 수도 있지만, 나는 원작소설의 플롯이 더 마음에 들었다. 때문에 드라마와 내용이 똑같이 흘러가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걱정말고 책을 사서 보시면 될듯하다.
은비적각락의 원작소설 [나쁜 아이]는 아직 한국에 출간되지 않았는데, 듣기로는 매우 마음이 불편해지는 이야기라고 한다. 드라마를 보았기에 어떤 내용인지 알고 있긴 한데, 그래도 스토리가 매우 독특하고 흥미로워서 이것도 곧 번역되길 기다린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이 전자책으로 있는지 찾아보다 구매한 책이다. 공안 부서가 시, 구 별로 워낙 다양하다 보니 처음에 조금 복잡하고 적응이 안됐지만, 몇 번 보다보니 금세 익숙해졌다. 특정 증거물을 남기면서도 자신을 잡아가라는 메시지를 남기는 대담한 범죄자가 벌인 연쇄살인사건을 두고 수학자 옌량과 부인과 딸이 실종된 천재 법의학자 뤄원이 만나며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범죄자가 누구일지 이 외에 나오는 인물들을 분석하며 추리하는 재미가 있어 손에 땀을 쥐어가며 읽었다. 다 읽고나선 이 책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 무증지죄는 어떻게 각색해 제작됐는지 보고싶을 만큼 재미있게 읽었다.
무증거범죄, 3년동안 이어진 연쇄 살인사건은 범인 자신을 잡아달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경찰을 조롱한다. 경찰은 이런 수모를 되갚기 위해 매번 특별조사팀을 구성하여 범인을 뒤쫓지만 범인은 행방은 오리무중 상태, 이런 와중에 또 다시 증거가 없는 범죄가 일어난다. 한편 뤼원은 자신이 자주 가는 단골집 식당의 두 젊은이가 실수로 동네에 불량배를 죽이게 되는 것을 목격하고 그들에게 다가와 증거를 없애주고 경찰에게 부인하라며 방법을 알려준다. 서로 다른 사건 같았던 이 두사건이 서로 연결되면서 이야기가 더욱 진행된다.
# 작가의 다른 작품
동트기 힘든 긴 밤
# 읽고 나서.
중국판 <용의자 X의 헌신>이라고 할 만큼 굉장히 비슷한 구조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작가 스스로도 그 작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 껍데기는 비슷해도 안의 내용은 또 상당히 다르게 느껴지는데, 이를 가지고 말이 많다고 하니 신기. 이런 논란이 없으려면 얼마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글을 써야 하는 걸까.
출장의 출장이 거듭되는 천재 법의학자와 그의 실종된 아내와 딸. 폭력 가장을 실수로 죽인 아들 대신 죄를 뒤집어쓰려고 하는 어머니를 도와준 천재 수사관이자 수학자. 둘은 과거 모두 뛰어난 수사관이었지만 각자의 사건을 계기로 경찰에서 물러난다. 그리고 그 둘을 이어주는, 천재적인 실력은 없지만 감으로 깡으로 열심히 뛰어다니는 경찰 팀장. 이 셋은 범인을 죽이고 현장에 단 하나의 단서도 남기지 않으며, '날 잡아주세요'라는 메모와 입에 담배 한 대를 물리는 이상한 범죄 사건을 계기로 '다시' 만나게 된다.
한때 어떤 동기에 의한 것이든 범죄는 모두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던 남자의 선택은 너무나 가슴 아프다. 그의 마지막이 차라리 잘 된 것일까 싶을 만큼. 그들이 종사했던 분야에서, 그들이 알고 주장해왔던 것에 반하는 일을 할 때, 지나고 나서 후회해도 다시 그 상황에 다다른다면 어쩔 수 없이 같은 선택을 하게 될 거 같다고 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이 세상은 왜 이렇게 일그러져있나 생각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인 인물들은 참 매력적이다. 그들의 서로에 대한 무한 신뢰도.
천재적이라고는 해도 너무 한 번에(?) 알아버린 건 좀 너무했다 싶지만, 끈질긴 수사와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재밌게 읽었다. 이후에도 옌량과 자오톄민 콤비의 시리즈가 계속된다고 하는데, 나온다면 찾아 읽을 예정.!
*밑줄
이 세 가지 일반적인 범행 동기를 배제하고 다섯 명의 피해자가 모두 전과자라는 사실을 종합해보면, 범인은 하늘을 대신해 정의를 구현하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대체로 어떤 살인사건이든 경찰이 진실을 밝혀내려면 증인, 물증, 진술,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해. 그래서 완전범죄란 일반적으로 증인과 물증, 용의자의 진술이 없는 사건을 뜻하지."
린치는 약간 난처했다. 시민들이 일을 당하고도 신고를 꺼리는 건 본질적으로 경찰의 문제다.
"사건 수사도 같은 이치야. 대부분의 사건은 간단해. 4차 이하의 방정식을 풀듯 하면 되지. 수사해서 여러 증거를 찾고 그걸 종합한 다음, 공식에 대입하듯 고정화된 일반 사건 수사 방법을 따르면 돼. 하지만 이 사건은 달라. 범인이 워낙 고단수라서 그가 남긴 단서로는 용의자를 추리할 수 없어. 고차방정식을 푸는 공식이 없는 것처럼 일반적인 수사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사건이야."
과거에 자네는 어떤 동기에 의한 것이든 범죄는 모두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잖아. 그렇지만 자네는 아내와 딸의 실종에 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집에 침입했던 남자를 찾기 위해 살인을 선택하고 많은 사람을 죽였어. 스스로도 이기적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차마 선량한 사람을 해칠 순 없었지. 그래서 과거의 계정으로 공안 인트라넷에 접속해 항저우시 청시 일대로 거주지가 등록된 전과자들에게 손을 뻗었어.
“실수를 만회할 다른 방법이 있다면 시도해보겠나?”
최고의 법의학자, 타인을 위해 사건 전체를 조작하다!
『무증거 범죄』 는 ‘대신大神’이란 애칭으로 불리며 사랑받는 작가 쯔진천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출세작이자 대표작 중 하나다. 본격 추리소설로 분류되는 초기작 ‘엘리트 범죄’ 시리즈부터 사회비판적인 요소를 이야기 속에 녹여내 온 저자는 경찰 출신의 수학교수 옌량을 주인공으로 하는 ‘추리의 왕’ 시리즈를 통해 중국 사회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묘사를 선보이며 인지도와 명성을 쌓았다. 그 결과 중국 유명 커뮤니티 <텐야>에서 선정한 10대 작품, 10대 작가 리스트에 추리소설 작가로서는 유일하게 동시에 이름을 올리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 양쪽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야기는 살인사건 현장에 도착한 형사 자오톄민에 대한 묘사로 시작한다. 네 번의 범행에서 지문과 경찰을 도발하는 메시지만을 남긴 연쇄살인범은 이번에는 사람을 끌고 가면서 발자국을 남기지 않았다. 다섯 번째 특별조사팀의 팀장이 된 자오톄민은 어떤 사건 후 경찰을 은퇴하고 지금은 수학교수로 일하고 있는 범죄논리학 전문가 옌량을 찾아가 도움을 구한다.
한편 오빠와 함께 작은 국숫집을 운영하는 주후이루와 남몰래 그녀를 좋아하던 회사원 궈위는 주후이루를 위협하는 깡패에게 저항하다 실수로 그를 죽이고 만다. 이들은 눈앞에 닥친 현실에 절망하고, 우연히 사건을 목격하게 된 전직 법의학자 뤄원은 이들을 돕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