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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진하게 확장되는 책 읽기

리뷰 총점 10.0 (1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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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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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북튜버 <겨울서점>이 들려주는 인생 책 이야기
책은 읽은 이의 몸 구석구석에 남아 생명을 유지한다!

유튜브 <겨울서점> 채널에서 책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북튜버 김겨울의 두 번째 책이다. 그의 첫 책 《독서의 기쁨》이 책의 물성부터 시작하여 책을 고르는 법, 독서법, 독서환경, 읽었던 책에 이르기까지, 책을 사랑하는 이가 책을 만나 누리는 ‘독서의 기쁨’을 농담처럼, 연서처럼 풀어냈다면,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정말로 ‘책을 읽고 싶게’ 만들었다면, 이번 책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는 그가 고른 4편의 소설을 토대로 하여 깊고 진지하게 ‘책과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가 본능이 가까운 이끌림으로 선택한 4편의 소설들은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다. 단순히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에서 가지를 뻗어 생각하고 느낀 것, 그와 관련한 다른 책이나 영화들에 대해서도 내밀하게 풀어냈다.
작가는 이 책이 뻗어 보인 가지들에서 시작해 새로운 가지들을 뻗어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만나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기를, 이 책이 독서의 종착역이 아니라 시작점이 되어 보다 풍요로운 독서 경험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첫 번째 노트. 운명
이어지는 삶, 《운명》
우연의 세계, 필연의 세계
아우슈비츠
자기기만과 시스템
농담. 선생님 저 사주 볼 줄 모릅니다

두 번째 노트. 고독
고독의 세계, 《프랑켄슈타인》
메리 고드윈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창조하려는 이는 낙원을 잃을 것이니
농담 반 진담 반. 제가 뭘 알겠습니까

세 번째 노트. 시간

유한한 영원, 《백년의 고독》
마꼰도라는 신화
시간,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자여
시간 안에서 한없이 작아지기
농담 반 진담 반. 인문학과 과학 사이

네 번째 노트. 상상
한계의 상상, 《당신 인생의 이야기》
운명에 대해 상상하기
시간에 대해 상상하기
구원에 대해 상상하기
진담. 언어라는 살갗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네 권의 소설에서 뻗어 나간 긴 사유,
다른 이가 쓴 글은 내 삶의 어디에 자리 잡았는가

한때 가슴을 치며 감명 깊게 읽은 책이라도, 시간이 흐르고 흐르면 그 당시의 의미를 상실한다. 하지만 의미를 상실한 후에도 책은 읽은 이의 삶 어디엔가 자리를 잡아 생명을 유지한다. 김겨울 작가는 이것이 책이 대를 이어 영원히 살아남는 방식이라 말한다.
작가는 그런 식으로 자신의 삶 어디엔가 자리를 잡아 생명을 유지하는 책, 이미 닳도록 읽어 더는 들춰보지 않지만 자기 삶의 방식이 된 책으로 4편의 소설을 꼽는다.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이 4편의 소설을 진지하고 차분하게 감상한다.

《프랑켄슈타인》에서는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몸에 따른 ‘고독’을, 《백년의 고독》에서는 그 몸을 가지고 통과할 수밖에 없는 ‘시간’을, 《운명》에서는 시간 안에서 만들어가야 하는 ‘운명’을,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서는 운명을 탈출 혹은 변화시키는 ‘상상’을 키워드로 책에 대한 감상에서부터 새로운 가지를 뻗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데, 가령 이런 식이다.

첫 번째 독서 노트인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을 보자. 그는 소설의 주인공 죄르지의 운명을 대하는 태도를 생각하다가 베토벤을 떠올린다.

“죄르지와 베토벤이 운명을 두고 취한 태도는 정반대인 것처럼 보인다. 끌어안거나 싸우거나. 삶의 모든 단계를 인정하거나 끝까지 멱살을 잡고 흔들거나. 그러나 이 두 가지는 실은 같은 게 아닌가.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새로 주어지는 상황을 어떻게든 내 것으로 만들어보겠다는 태도는 둘 모두에게 있다.” ? 첫 번째 노트. 운명 <이어지는 삶, 운명> 중에서

그러고는 인간에게 구원이란 있는지, 과연 사랑이 예술이 종교가 인간의 구원일지 의문을 품으며 ‘우연의 세계와 필연의 세계’로 들어간다.

“완전한 단독자로 서서 마주하는 세상은 그 어떤 가능성도 실현할 수 있는 자유의 세계이자, 책임이 나에게로 수렴하는 책임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라고 울부짖어도 그것이 너에게 일어나지 않을 이유는 무엇인가, 라는 매정한 답변이 주어지는 우연의 세계에서 운명보다 무서운 것은 나 자신이다. 그러므로 죄르지는 이야기한다. 운명이 있다면 자유란 없고, 자유가 존재한다면 운명은 없으므로, ‘나 자신이 곧 운명’이라고.” ? 첫 번째 노트. 운명 <우연의 세계, 필연의 세계> 중에서

《운명》의 주인공 죄르지가 끌려간 유대인 수용소 아우슈비츠와 나치의 유인 학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는, 조지 오웰의 《1984》와 다큐멘터리 영화 〈액트 오브 킬링〉, 그리고 아돌프 아이히만을 함께 돌아보면서 서로 다른 고통의 연대에 대해 성찰한다.

“서로 다른 고통으로 연대한다. 인간에게 남은 선함이 있다면 이것이다. 완전히 다른 사례들에 무관심한 채로 그들을 뭉뚱그리거나, 알면서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나의 행복이 타인의 고통 위에 세워지지 않았는지 성찰하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나에게 주어진 고통이 없다고 할지라도 타인이 고통받지 않을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인간의 선함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시스템을 세우는 것. 공감이 결여된 사람마저 따라야 할 규범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럴 때 차라리 인간이란 이런 걸 할 수 있는 존재라고 이야기하고 싶고, 그런 것을, 조금 믿어보고 싶다.” ? 첫 번째 노트. 운명 <아우슈비츠> 중에서

이런 식으로 《프랑켄슈타인》을 이야기할 때는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여성의 권리 옹호》와 여성의 삶에 대해서, 《백년의 고독》을 이야기할 때는 ‘시간이란 무엇인지’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 대해 말한다. 또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이야기할 때는 인간의 한계들을 뛰어넘으려는 상상에 대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한 권의 책에서 뻗어 나가 깊고 진지하게 확장되는 이 독서 노트를 통해, 독자는 하나의 생각이 어떻게 가지를 치고 다른 책으로 연결되는지, 책이 한 인간을 어디로 데려가는지 사유의 긴 여정을 함께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여정을 통해 책을 읽고, 생각하고, 느끼고, 이야기하는 것이 ‘책의 축복’임을 깨닫고, 이 책에서 뻗어 보인 가지들에서 시작해 새로운 가지들을 뻗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종이책 회원리뷰 (6건)

구매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n********l | 2019.09.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벌써 저한테는 3번째 책이네요독서의 기쁨,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을 먼저 읽고 이 책은작가님이 준비하신 것도 그렇고, 저도 먼저 다른 책들을 읽어보고 싶었어요실낙원이나 프랑켄슈타인을 먼저 읽느라 출판순서와 다르게 후에 읽게 되었어요가장 공을 많이 들이신 책이라고 생각하고친구가 3권 중 추천해달라고 할 때 자신있게 이 책을 먼저 권해줬어요친구도 유튜브 구독을 시작했다
리뷰제목

벌써 저한테는 3번째 책이네요

독서의 기쁨,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을 먼저 읽고 이 책은

작가님이 준비하신 것도 그렇고, 저도 먼저 다른 책들을 읽어보고 싶었어요

실낙원이나 프랑켄슈타인을 먼저 읽느라 출판순서와 다르게 후에 읽게 되었어요


가장 공을 많이 들이신 책이라고 생각하고

친구가 3권 중 추천해달라고 할 때 자신있게 이 책을 먼저 권해줬어요

친구도 유튜브 구독을 시작했다고 하더라고요~

친필 사인이 들어있는 예약판매로 산 보람이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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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잼있어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t******3 | 2019.04.1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 운명이 있다면 자유란 없고, 자유가 존재한다면 운명은 없으므로, ‘나 자신이 곧 운명’이라고.- 동물 역시 ‘나’와 ‘나 아닌 것’의 구분 속에서 살고 있으나, 인간의 고독은 동물의 고독과는 조금 다르다. 인간의 고독이란 외로움을 달래고 마음을 나눌 상대가 없다는 슬픔을 넘어서, 인간은 오로지 혼자 태어나 혼자 살아가다 혼자 죽을 수밖에 없다는 근본적인 깨달음이다. 우리
리뷰제목

- 운명이 있다면 자유란 없고, 자유가 존재한다면 운명은 없으므로, ‘나 자신이 곧 운명’이라고.

- 동물 역시 ‘나’와 ‘나 아닌 것’의 구분 속에서 살고 있으나, 인간의 고독은 동물의 고독과는 조금 다르다. 인간의 고독이란 외로움을 달래고 마음을 나눌 상대가 없다는 슬픔을 넘어서, 인간은 오로지 혼자 태어나 혼자 살아가다 혼자 죽을 수밖에 없다는 근본적인 깨달음이다. 우리는 매일 잠들기 때문에 이깨달음은 매일 강화된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있더라도 결국 혼자 잠들 수밖에 없다는 것, 이 사람과 함께 죽을 수는 없다는 것, 마침내 우리는 홀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잔인하게 달려든다.

- 시간을 초월하는 것은, 존재하든 존재하지 않든, 신뿐이다. 그래서 사람이 무엇으로 사느냐는 물음에 누군가는 신이라고 답할지도 모른다. 시간이라는 장벽을 넘어서서 나에게 사랑을 주는 신, 나를 영원히 살게 하는 신, 나마저도 시간을 뛰어넘게 하는 신. 신을 믿지 않는 나에게 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시간이다. 어찌 되었든 시간은 흐른다는 믿음, 이것은 과거가 되리라는 믿음. 내가 시간을 뛰어넘어 지키려던 다짐이 결국 흩어질 것이라는 믿음, 끔찍한 기억과 행복한 시절이 시간 속에 흐려질 것이라는 믿음. 그렇게 시간은 신앙이 된다. “제가 숭배하는 유일한 여신은 시간입니다”괴테는 썼다. 결국 시간은 흐르리라.


4권의 책을 주제로 다른 책들, 이야기들로 확장되 되는 책
프랑켄슈타인, 백년의고독, 당신인생의이야기, 운명...
분명 나는 이 4권의 책을 다 읽었다...(운명은 오래전에...)
근데 난 왜 이런 생각을 못하는지...
‘독서의기쁨’과 같은 작가 맞나 싶을 정도로 좀 다름니다... 그렇지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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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a****j | 2019.03.0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책의 편식을 하다가 친구의 추천으로 작년쯤에 북튜버인 겨울서점을 운영하시는 김겨울 작가님을 알게 되었고 책 편식을 안하려고 노력은 중인데, 그냥 내가 내키는 대로 읽게 되는것 같다. 이번 책은 2번째 책으로 그녀의 인생의 책이라고 할 수 있는 4권의 책에 대한 소개와 그녀의 생각을 알 수 있는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이다.<운명><프랑켄슈타인><백년의 고독><당신의 인
리뷰제목

책의 편식을 하다가 친구의 추천으로 작년쯤에 북튜버인 겨울서점을 운영하시는 김겨울 작가님을 알게 되었고 책 편식을 안하려고 노력은 중인데, 그냥 내가 내키는 대로 읽게 되는것 같다. 이번 책은 2번째 책으로 그녀의 인생의 책이라고 할 수 있는 4권의 책에 대한 소개와 그녀의 생각을 알 수 있는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이다.


<운명><프랑켄슈타인><백년의 고독><당신의 인생 이야기> 이 네권의 책과 4개의 주제에서 다양한 작가와 다른 작품들에 대해서 확장이 되어가는 책이다. 나는 이 4권의 책 중에 두권은 이미 접했기 때문에 소개해준 책의 50%는 읽은 독자라고 할까? 

만약에 김겨울작가님께서 소개해주시는 책을 읽지 않은 독자라면 이 책을 보기전에 원작들을 읽는것이 더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운명과 백년의 고독은 읽지 않았는데, 확실하게 두 작품을 읽고 싶어 지기는 했지만

나의 마음에 그리고 글이 더 와닿고 재미있었던 것은 <프랑켄슈타인 - 고독>과 <당신 인생의 이야기 - 상상> 이다.


프랑켄 슈타인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과 겨울님이 느낀점을 비교해 볼수도 있었고, 작가의 삶의 대해서 더 잘 알게 된것이 특히 좋았다고 하겠다. 거기에 더 확잘되어 소개해주시는 실낙원은 과연 어떤 책일까 라는 궁금증도 더 들고 말이다. 같은 생각으로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당신 인생의 이야기역시 겨울 작가님에게 공감가는 부분이 많이 있었고, 결말을 생각하고 글을쓰는 테드 창 작가 님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알게 되어서 좋았다고 할까?


물론 운명이 왜 그녀의 인생의 책이 되었는지 그 작가이자 화자가 17살의 겨울님과 같은 나이였는데 그런 상황에 놓이고 글을 덤덤하게 쓰인 부분인나, 백년의 고독도 정말 읽어 보고 싶어지는 책 리스트에 올라가 버렸다. 아직 읽고 싶은 책들도 많고, 집에 쌓여있는 책들도 있지만 그 책을 다 읽은 뒤 겨울님의 '활자안에서 유영하기'가 더 다르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나이에 상관없이 생각이 깊고, 자신에 대한 소신?이 뚜렸다고, 존경할만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녀를 응원하고 지지한다. 앞으로고 그녀의 좋은책을 많이 기대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녀가 소설을 쓴다면 어떤 소설을 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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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아*리 | 2019.02.28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전작 <독서의 기쁨>이 책을 읽고 싶어지게 하는 책이라면 이번 책은 책을 깊이 읽고 사유하고 생각을 넓히는, 그야말로 활자 안에서 유영하고 싶어지게 하는 책이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의 마음이 깊이 드러나면서도 이 책이 또 다른 독자들에게 가닿아 그들의 가지를 뻗어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돋보인다. 유튜버 김겨울에게 보이는 단단한 심지를 엿본 것 같다는 느낌
리뷰제목

전작 <독서의 기쁨>이 책을 읽고 싶어지게 하는 책이라면 이번 책은 책을 깊이 읽고 사유하고 생각을 넓히는, 그야말로 활자 안에서 유영하고 싶어지게 하는 책이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의 마음이 깊이 드러나면서도 이 책이 또 다른 독자들에게 가닿아 그들의 가지를 뻗어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돋보인다. 유튜버 김겨울에게 보이는 단단한 심지를 엿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도 계속 읽고 배우고 쓰고 말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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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캔**디 | 2019.02.27 | 추천4 | 댓글0 리뷰제목
"우리는 모두 까마득히 다른 세계에 살지만 이따금씩 언어의 지평 위에서 만날 수 있다는 믿음, 내가 느낀 것을 다른 이도 느낄 수 있고, 그래서 아주 가끔 외롭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끝내 읽고 쓴다."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중)  저는 책 블로거입니다. 책은 당연히 많이 읽습니다. 어디까지나 기준은 18년 성인 평균 독서량입니다. 8.3 권. 또 하나의 취미는 책 리뷰
리뷰제목

"우리는 모두 까마득히 다른 세계에 살지만 이따금씩 언어의 지평 위에서 만날 수 있다는 믿음, 내가 느낀 것을 다른 이도 느낄 수 있고, 그래서 아주 가끔 외롭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끝내 읽고 쓴다."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중)

 

 

저는 책 블로거입니다. 책은 당연히 많이 읽습니다. 어디까지나 기준은 18년 성인 평균 독서량입니다. 8.3 권. 또 하나의 취미는 책 리뷰 읽기입니다. 저보다 책 많이 읽는 분들은 많지만요. 책 리뷰 많이 읽는 걸로는 저, 어디가도 빠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자랑할 거리만 된다면야 이마에 써붙이고 다녀도 좋을 것 같아요. 근데 누가 부러워하겠습니까? 시간이 남아도나 보다 하겠죠ㅡㅡ;; 재미있는 책은 내 흥분을 공유하고 싶어서 리뷰를 읽고요. 재미없는 책은 같이 욕하려고 읽는 거 아냐 싶으시겠지만 저는 조금 더 변태거든요. 나랑 반대로 읽은 독자도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취향의 다양성이란 ㅎㅎ), 중도 포기한 독자를 보며 느끼는 그래도 나는 다 읽었다는 성취감, 내 스타일은 아니야 라는 소심한 투덜투덜에 마음을 더하고파 읽습니다. 재미없다고 쏴붙이는 리뷰도 물론 통쾌하구요. 마음씨 좋은 독자들의 리뷰에는 어떻게든 장점을 쥐어짜려내고 애쓴 흔적들이 엿보이니까요. 그럴 때 상대는 모르는 나 홀로 전우애를 느끼며 흐뭇해합니다. 안읽은 책은 이런 책이 있구나 알게 되서 좋아요. 선호 장르가 아니라 결코 읽을 일이 없어도 그 마음은 똑같습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많은 사람들에게 저는 우정이랄까요. 막연한 동료애를 느낍니다. 그러니까 왜 이렇게 사족이 기냐면 이 책이 그런 책이어서 그렇습니다. 리뷰어의 책.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는 책을 읽고 책에 관해 말하는 게 직업인 김겨울이라는 사람이 특별히 좋아하는 인생책들을 골라 그 감상을 들려주는 책입니다. 깊고, 진하게, 책 너머까지 확장된 자신의 생각을 조곤조곤. 그리고 저는 리뷰어면서 리뷰어의 글을 좋아하는 독자입니다. 이쯤되면 읽지 않을 수가 없겠죠?

 

다양한 책들이 등장합니다.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테드 창 <당신 인생의 이야기>. 그 밖으로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여성의 권리 옹호>, <실낙원>, <명상록> 이 잠깐씩 얼굴을 비춥니다. 유튜브를 보며 알고는 있었지만 어쩜 이렇게 겹치는 책이 없을까요. 당신 인생의 이야기 빼고는 완독한 책이 없습니다. 어린이용 그림책이라도 허락해 준다면 작년에 읽은 프랑켄슈타인까지는 생색을 내고 싶은데요. 그림책에는 괴물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플루타르코스 영웅전과 무엇보다 실낙원을 읽으며 그 안에서 자신의 의미를 찾았다는 내용 같은 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으니까요. 결국은 완역본을 읽어야한다는 깨달음만 얻었죠 뭐. 겨울님은 자신의 인생책들을 운명과 고독, 시간과 상상의 챕터로 나누어 들려줍니다. 나치 시대 가혹한 운명을 타고난 어느 유대인. 그를 통해 운명과 우연과 필연의 세계를 넘어다봅니다. 고독을 안고 가는 괴물과 그의 창조주 인간을 보며 읽기를 통한 고통의 연대를 생각하죠. 책 너머의 작가와 시대를 초월하여 대화하고 조심스레 위로도 전해요. 고독의 집성촌을 이룬 것만 같은 부엔디아 가문의 백년사에서 어디까지나 끝은 있으며 이또한 지나가리라는 믿음도 다집니다. 삶이 허무해져선 안되기에 로마 황제의 명상록도 가슴에 새기구요. 현실 너머의 상상, 그 상상으로 하여 다시금 중심을 잡아가는 오늘도 빼먹어선 안되겠죠. 네 권의 책만 보면 소설은 고독한 인간의 필요에 따른 발명품만 같습니다. 고독하지 않기 위해 글을 쓰고 함께이고 싶어 글을 읽는 사람들. 활자 위에서 만나는 우리는 분명 무엇도 읽지 않을 때보다는 조금 덜 외롭겠지요.

 

책 한 권을 읽으면 그 책이 여긴 내 땅! 하고 뇌에 표시 좀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천 권 책을 읽으면 천 개의 책들이 빡빡하게 머릿속에 집을 짓고 주인공 한 명 한 명이 제각기 방을 만들어 저의 뇌를 차지해서 저는 절대 그들을 잊지 않는 거에요. 특히나 저는 머리가 나빠서 며칠도 안되서 주인공 이름도 까먹고 그러니까요. 가끔은 읽는 게 허무할 때가 있거든요. 황무지 같은 내 머리도 책 한 권이 스쳐갈 때마다 개간이 되서 기어이 나는 똑똑한 독자가 되고 읽은 책에 대해서라면 막힘 없이 줄줄 말하는 그런 날이 오면 좋겠다고 꿈꾸곤 했는데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를 읽으며 이대로라면 결코 이룰 수 없는 꿈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애초에 방법적으로 틀려먹은 것 같아요. 주인공의 행위를 놓고 저는 이만큼 치열하게 고민해 본 적도 없구요. 문장이 피고름을 흘리는 게 아닌가 싶을만큼 곱씹어 본 적도 없습니다. 책을 책으로 두지 않고 그를 삶으로 끌어온 적이 과연 있기는 했나 반성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백미터 경주하듯 달려간 저의 어떤 책이 누군가의 머릿속에선 여전히 마라톤을 뛰고 있습니다. 각기 다른 주장을 가진 책들이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누가 더 옳은가를 두고 생존다툼을 벌입니다. 물론 답은 요원하죠. 그래도 계속해 고민합니다. 이 정도의 시간이면 고름도 살이 될지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요. 여러 많은 책들의 문장을 짚으며 작가의 흔적을 살피고 의미를 잃기 전에 기록하며 독자의 길을 꿋꿋이 찾아가는 그곳은 겨울서점입니다. 콕 집어 저한테 말한 건 아니지만 독자의 한 명으로 함께 읽자고 해줘서 고마워요. 이 리뷰를 읽기야 하겠습니까만 함께 헤엄칠 수 있어 기뻤다는 것도 꼭 말해주고 싶어요. 한껏 깊어진 호흡으로 더 오랜 시간 더 깊이깊이 유영할 다음의 독서노트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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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겨울서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w********3 | 2019.02.25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즐겨보는 유튜버 김겨울님의 책! 서문을 읽으며 감탄하고 운명 첫장부터 쾅! 했다. 우리는 인생의 그 어떤 부분도 피해갈 수 없다. 우리의 삶은 영화가 아니다. 기승전결을 갖춘 소설이 아니다. 잘 편집되고 이야기로 조직된 매끈한 무엇이 아니다. 우리는 기어이 1초, 1초를 온몸으로 통과해야 한다. 가장 행복한 1초든, 가장 고통스러운 1초든 우리가 겪어내야 하는 시간은 같다. 그것
리뷰제목
즐겨보는 유튜버 김겨울님의 책!
서문을 읽으며 감탄하고 운명 첫장부터 쾅! 했다.

우리는 인생의 그 어떤 부분도 피해갈 수 없다. 우리의 삶은 영화가 아니다. 기승전결을 갖춘 소설이 아니다. 잘 편집되고 이야기로 조직된 매끈한 무엇이 아니다. 우리는 기어이 1초, 1초를 온몸으로 통과해야 한다. 가장 행복한 1초든, 가장 고통스러운 1초든 우리가 겪어내야 하는 시간은 같다. 그것은 때로 지루하고 자주 고생스럽다. 그러나 그 어떤 1초도 다른 이에게 의탁할 수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과거의 1초도 미래의 1초도 나의 몫이며, 나의 몫이어야만 한다. 그 온몸으로 밀어내는 시간이 충분히 쌓여 ‘나’라는 인간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 온몸으로 밀어내는 시간이 충분히 쌓여 ‘나’라는 인간을 만들어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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