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9 《퇴근길 인문학 수업 / 전환 (백상경제연구원 지음/한빛비즈)》
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나를 돌아보기
빡빡한 삶에 지친 직장인이나 학생들에게 인문학을 통해 자기성찰과 치우의 기회를 마련해주면서 동시에 인문학에 대한 지적 갈증도 해소하기 위한 기초 과정으로 적절한 교재가 바로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시리즈다. 이전에 <관계>, <연결>, <뉴노멀>을 읽었고 이번에는 <전환> 편이다.
<전환> 편의 부제는 ‘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나를 돌아보기’다.
12개의 주제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다섯 강의가 펼쳐진다. 한 강의는 10페이지를 넘기지 않는다. 책 제목처럼 퇴근길에 잠깐만 시간을 내면 인문학에 발을 담글 수 있다.
SNS나 유튜브 등으로 정보를 얻는 게 일반적인 요즘이다. 정보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다양하고 흥미로운 자료와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알고리즘이 인도하는 대로만 끌려다니다 보면 하나의 주제로만 반복해서 정보가 나열되는 경우가 많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자본주의의 심화가 결합하여 나타나는 양극화의 문제는 단지 부의 편중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보의 활용 면에서도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또한 양극화의 심화는 종국에는 인간소외의 문제에 도달하게 된다.
인류의 역사가 진전되는 과정은 인간에 관한 이해가 깊어지는 과정이다. 여러 분야에 관한 지적 호기심을 키우며 인간에 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인문학은 인류문명 발전의 바탕이 되어 왔다. 먹고사는 문제는 인간의 생존을 해결하지만, 인간에 관한 성찰은 인간의 발전을 이끄는 힘이다.
첫 번째 강의인 <제1강 마이너리티 리포트 조선>에서는 우리가 모르고 있던 조선의 소외계층에 관한 연구가 소개된다. 남녀가 평등했던 조선의 부부 애정사, 물도사 수선이 말하는 조선의 일상생활사, 야성의 화가 최북이 말하는 조선의 그림문화사, 장애인 재상 허조가 말하는 조선 장애인사, 이야기꾼 전기수가 말하는 조선의 스토리문화사. ‘태정태세’로만 기억하던 조선의 역사가 아니라 진짜 우리의 선조들의 생활과 문화를 이해하는 공부 시간이다.
<제2강 천 년을 내다보는 혜안>은 르네상스부터 지금까지의 서양 문명을 하나의 호흡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강의다. 기독교의 신 중심적 세계관에 억눌려 있던 인간이 이성을 깨우치면서 자아를 성찰하며 새로운 역사가 나타난다. 이러한 자아성찰이 사상으로 발전하면서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휴머니즘이 시작됐다. 이러한 사상이 르네상스와 계몽주의, 시민혁명과 산업혁명 등 근대 이후의 서양사를 이루어갔다.
4강부터 6강까지의 심리와 치유의 글들을 통해 인간의 심리와 감정에 관한 공부를 한다. 그리고 나의 마음과 감정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
사람은 현실에 굴복하며 살기 쉽다. 대의명분을 따르기 위해 현실에 무릎 꿇지 않고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불의를 보고도 스쳐 지나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의롭게 살면 너무 피곤해진다’는 현실론적 판단을 앞세우기 때문이다. 옳은 것을 따르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고전이나 위인전에나 나오는 거라고 쉽게 넘기려 한다.
되돌아보자. 먹고사는 문제를 핑계 삼아 불의를 선택해 누군가를 배반하거나 거짓에 동조한 적은 없는지. 동료의 의로운 투쟁을 방관한 적은 없는지. 사소한 이익에 양심을 팔았던 적은 없는지.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는 도리를 강조한 다산은 스스로 세운 원칙을 지키며 살았고, 아들과 제자들에게 항상 올바르게 살라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산은 아들에게 부탁한다.
“폐족의 처지에 잘 대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직 독서뿐이다. 독서, 이야말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맑은 일이다.
천지간에 외롭게 선 내가 운명적으로 의지해야 할 것은 오직 글쓰기일 뿐이다.” -<제5강 동양 고전에서 찾은 위로의 한마디 / 화요일 자꾸 비겁해지는 당신을 위한 한마디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살기 위해 책을 읽는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딱딱한 규정대로 사느라고 굳어지고 딱딱해진 우리의 머리와 정서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바로 독서고 공부다.
당나라 대의 중국의 해양 역량은 유럽을 능가할 정도로 강성했다. 그런데 그토록 막강했던 중국의 위상은 왜 지속되지 못했을까? 《문명과 바다》를 쓴 역사학자 주경철은 그 이유를 바다에 대한 상상력에서 찾는다. 15세기 이후 세계는 갑자기 바다를 통해 영향력과 지식의 지평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콜럼버스 이후 불과 수십 년의 짧은 기간 동안 전 세계가 바다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기에 진정 세계사라는 단어는 이때부터 적용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내륙 지향성을 유지했던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적 상상력과 해양 지향적 상상력을 직접 실행에 옮긴 유럽의 시도가 양 대륙의 운명을 갈라놓았다. -<제10강 지도를 가진 자, 세계를 지배하다 / 수요일 탐험의 시작, 미지의 세계를 향하다> 중에서
교육열이 가장 높다는 우리나라, 대학을 나온 사람의 비율이 가장 높은 시대, 가장 높은 스펙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우리 사회가 갈등과 투쟁으로 점철되고 연대와 위로는 찾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사회적 희소가치를 분배하기 위한 기준으로만 작용하는 공부는 제대로 된 공부라 할 수 없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공부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
역사에 관한 새로운 인식을 익히고 예술 작품을 이해하는 것 그리고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나의 시선을 달리 해보는 것이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의 태도일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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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조선시대의 남녀의 지위와 역할구분.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볼 때마다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남녀간의 차별과 편협한 시각이 사실 조선 말에 되어서야 생긴 것이라면 어떨까. 보수적이고 딱딱한 국가로 생각되었던 조선이라는 국가가 꽤나 오랜 기간 동안 우리의 생각과는 다른 문화 풍습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의 시각이 다소 왜곡되어 왔다는 것을 뜻하면서도 동시에 한번 뿌리 박힌 인식이 얼마나 강력하게 작용하는지를 알려주기도 한다. 또한 고려와 별반 다르지 않았던 조선이 어떻게 변하게 되었는지를 통해 사회의 변화상을 추적해볼 수도 있다.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 서양의 미술사를 주름잡았던 화가들의 이야기도 있다. 지금은 루브르 박물관과 같이 세계적인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한편을 지키고 있는 작품들의 작가들 또한 당시를 살아갈 때에는 저마다의 고충을 겪었고, 저마다의 고뇌가 있었고, 저마다의 의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과물만 봐서는 느낄 수 없는 깊은 생각을 작가의 생애를 통해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과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교양이자 인문학이 '전환'을 불러일으키는 이유이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 전환편>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주제 또한 자유롭게 넘나들며 독자들의 상식선에 새로운 자극을 주는 책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시대의 '물' 이야기, 부부 이야기 등 흥미로운 주제를 통해 우리 선조들의 삶을 조명하고 저 멀리 서양으로 넘어가서도 식상하지 않은, '전환'이 될 만한 소재를 소개한다.
인문학은 언뜻 당장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듯 보인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설립하고 나아가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로 만들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매킨토시'의 시발점이 된 캘리그라피 수업이었듯, 동서양을 막론하고 5,000년 넘게 인류의 삶을 관통하는 진리인 인문학은 하나의 '점'이 된다. 책에 담긴 이야기가 단순히 지나가는 이야기처럼 보일지라도 언젠가 직장에서, 인간관계에서, 가정에서, 그리고 삶의 중간중간에서 문득 생각나는 점이 될 수 있다면 집필진이 전하고자 하는 인문학의 가치는 결국 빛을 내게 될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오늘의리뷰
【 퇴근길 인문학 수업 : 전환 】- 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나를 돌아보기
_백상경제연구원 / 한빛비즈
계몽사상은 어떤 한 사람의 철학이라기보다 르네상스부터 시작돼 16~17세기를 거치며 수많은 정신적 유산이 쌓여 단단해진 인본주의라 볼 수 있다. 그 중 세 사람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명제를 남겼다. 이는 생각하는 주체로서 내가 이 세계와 운명의 주인이며, 개조하고 개척한다는 근대사상의 정수를 담고 있었다.
영국의 존 로크는 전제주의에 반대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인 《시민 정부론》에서 “국가는 개인의 생명, 재산,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는 자유주의를 주장했다. 이는 미국 독립의 기초가 됐으며 프랑스대혁명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뉴턴이 완성한 고전역학(물질로 이뤄진 하나의 사물에 작용하는 힘과 운동관계를 설명하는 물리학. 운동법칙을 만든 뉴턴의 이름을 따 ‘뉴턴 역학’이라고도 한다)을 통해 현대과학의 초석이 다져진다.
계몽사상이 전파되면서 무지에서 깨어나기 시작한 시민들이 늘어나고 중간 계층이 두터워졌다. 기득권자인 2퍼센트 상류층들은 심기가 불편했을 것이다. 교육받은 엘리트 계층은 문인, 자유기고가,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게 된다. 젊은 귀족 청년 중에 새로운 사상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저 순종하고 사는 것이 최선(체념한 상태였으리라)인 줄 알았던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참정권을 외쳤고,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사실과 고문이나 종교재판을 금지하는 일련의 의식을 바탕으로 ‘인간의 권리(인권)’를 부르짖었다.
뉴턴과 존 로크의 영향을 많이 받은 볼테르는 군주론 옹호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비판과 풍자로 당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당시 벌어진 칼라스 사건(1761년 한 개신교 청년이 자살 한 후 가톨릭교도들의 모함으로 가족이 시련을 겪은 사건)을 계기로 볼테르는 사재를 털어 종교적으로 핍박받는 사람들을 변호하고 도왔다.
프랑스대혁명은 전 세계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하나의 변곡점이 됐다. 중세 말 이후, 느리지만 조금씩 안착해온 영국의 의회민주주의와 달리 왕정의 불합리에 대한 혐오가 계몽사상과 융합해 민중이 자발적으로 사회개혁 의지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힘이 소수 민족에서 시민으로 옮겨지는 범지구적 역사 과정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 책은 『퇴근길 인문학 수업』시리즈 중〈전환〉을 주제로 한다. 큰 챕터「역사와 미래」「심리와 치유」「예술과 일상」「천체와 신화」등을 통해 폭넓은 교양을 흡수하는 계기가 된다. 12인의 필자가 참여했다. 현재 자신이 처한 삶의 시간들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무언가 변화되기를 바란다면, 아니 그런 마음조차도 일어나기 힘든 상태라면 자극을 주기 위해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심리와 치유’ 챕터 중 ‘동양고전에서 찾은 위로의 한마디’ 는 인문학자인 안하 교수가 소제목 그대로 ‘당신을 위한 위로의 한마디’를 들려준다. ‘불운이 두려운 당신을 위한 한마디’에서 노자의 《도덕경》23장에 실린 글 “돌개바람은 아침 내내 불지 않고, 소나기는 하루 종일 내리지 않는다”를 통해 불행과 행복은 언제나 양을 똑같이 한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지금껏 불행했다면, 지금이 가장 불행한 순간이라면 이제 불행이 끝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자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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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길 인문학 수업 : 전환 > | 백상경제연구원 지음 | 한빛비즈
한빛비즈에서 나온 다양한 책들 중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시리즈가 있다. 다양한 주제로 여러 권의 시리즈가 있는데 출퇴근시 15분 내외로 한편의 글을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말 그대로 지친 퇴근길에 짧게 짬을 내어 읽어 내려갈 수 있도록 주제가 구성되어 있고,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다. 한편 한편 편하게 글을 읽을 수 있었고 사회 현안에 대한 주제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 든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의 장점이자 단점은 글 하나 하나의 길이가 짧다는 것이다. 글이 짧기 때문에 퇴근길에 그 글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과 서로 다른 강의 간의 서로 다른 주제로 인해 쉽게 넘어갈 수 없다는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물론 생각하기 나름에 따라 장단점이 서로 뒤바뀔수도 있고 둘 다 장점이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내 입장에서는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여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 하나의 글 그리고 강의 각각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고, 쉽게 대충 넘길 수 없기에 더 꼼꼼하게 읽게 되는 것 같다.
이번 <전환>편은 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나를 돌아보기이다.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역사와 미래, 심리와 치유, 예술과 일상, 천체와 신화이다. 그리고 각각의 파트마다 3개씩의 강의가 있고 각 강의는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총 5개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퇴근길 시간에 맞추어 짤막하게 글이 쓰여있기 때문에 하루에 한 글을 읽고 잠시 생각을 하기에 충분한 길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번 <전환>편도 기존 다른 퇴근길 인문학 수업과 유사하게 아는 내용도 제법 있고 새롭게 알게되는 내용도 많이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예술과 일상 파트에서는 최근 알게된 화가 김환기와 음악가 말러가 나와서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기존에 몰랐던 인물이나 내용을 새로 읽기 시작한 책을 통해 다시 접하는 느낌은 항상 좋은 것 같다.
또한 최근 조선의 모자에 대해 언급한 한권의 책을 읽었는데 이번 <전환>편의 시작도 마이너리티 리포트 조선이란 강의로 다양한 조선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조선의 일상생활사로서 물도사 수선, 조선 장애인사로서 재상 하조를 통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조선의 또 다른 한 단면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인 불안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심리와 치유 파트의 내 마음 나도 몰라 강의를 통해 정신건강 측면의 다양한 질병과 중독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도 된 것 같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시리즈는 편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다양한 생각거리를 주고, 서로 연관되지 않은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읽으면서 어색하지 않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주제의 책을 읽을 때마다 매번 새로운 재미와 흥미를 주는 시리즈 인 것 같다.
한빛비즈의 인문학 교양서적인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을 최근에 읽었습니다. 이 책은 서울경제신문의 연구기관인 백상경제연구원이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진행한 고인돌을 바탕으로 기획되었는데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퇴근길에 읽을 수 있는 아주 소소한 작은 분량의 목차로 구성된 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은 누구라도 부담없이 퇴근길에 인문학 교양을 쌓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책인데요.
저 역시 처음에는 퇴근길마다 분량을 나누어서 읽어보려고 했지만, 너무나도 책의 내용이 재미있고 제가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던 내용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차마 다음 퇴근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앉은 자리에서 모두다 읽었습니다.
그만큼 책의 내용도 상당한 수준이며 매우 읽기 쉽도록 가독성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은 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나를 돌아보기라는 부제에 걸맞게 내용을 구성하고 있는데요. 역사를 비롯하여 문화, 심리, 동양고전, 건강, 미술, 지리, 천문에 이르기까지 인문학의 전분야에 걸쳐서 흥미로운 주제를 선정하였습니다.
게다가 점차 스마트폰만 읽다보니 이러한 인쇄된 책을 읽기가 어려운 독자들이 많은데요. 한 요일당 읽을 분량이 10페이지 내외로 아주 짧게 구성되어 있기에 누구나 부담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상당히 어려워 보이는 내용도 각 챕터의 집필을 맡은 저자들의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례를 인용하여 풀어가기에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퇴근길을 보다 의미있게 보낼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요즘처럼 먹고 살기 힘든 시기에 '인문학'이 다시 유행으로 자리 잡아가는 현상은 참 보기 좋은 현상이다. 사실 '먹고 사는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까닭에 앞으로도 그닥 달라질 것은 없겠지만, 지식과 교양을 갈고 닦는 일은 '물질적인 풍요'와는 별개로 사람이 살아가는데 '기본 소양'으로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탈무드>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 배에 탄 사람들이 저마다 '가진 것'을 자랑하고 있었는데, 대부분 엄청나게 많은 금화와 값비싼 보석, 그리고 진귀한 물건들을 자랑했더란다. 그런데 그중 한 사람은 겉모습이 초라해서 자랑할 것이 없는 줄 알았는데, 여러 곳을 다니면서 다양한 지혜를 얻었다는 말한마디만 하더란다. 사람들은 그것은 값진 것이 아니니 자랑할 것이 못 된다고 타박을 주었는데, 때마침 해적이 배에 올라타 목숨이 아깝거든 '가진 것'을 다 내놓으라고 했다. 그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진 것'을 다 빼았기고 빈털털이가 되었는데, 오직 한 사람 '지혜'를 가진 이만이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고 온전한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어쩌면 이것이 요즘 '인문학 열풍'의 궁극적인 이유가 아닐까.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인문학'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인문학은 '단순지식'을 얻기 위해 공부하기에는 심오하고 깊은 학문이다. 물론, 단순지식을 쌓는 것도 나름 의미 있는 일이긴 하다. 영국의 철학자 베이컨도 '아는 것이 힘'이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그렇지만 '아는 힘'을 얻은 뒤에는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다. 갓난아기가 '뒤집기'에 성공한 뒤에 '배밀기'를 하고, 그 뒤엔 엉금엉금 '기어가기' 시작하고, 무엇이든 잡고 '일어서기'를 하다 수없이 엉덩방아와 머리쿵을 한 뒤에 최초로 '두 발로 서기'에 성공하고 나면 뒤뚱뒤뚱 '걷고', 걷는 것이 수월해지면 '뛰기'를 하며, 일단 뛰기 시작하면 '방안'을 누비는 것으로 모자라 '집안'을 뛰어다니고, 집밖에 나서기가 무섭게 '온동네'를 주름잡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아는 힘'을 경험하고나서는 멈출 수 없고 나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게 '아는 맛'을 스스로 구별해낼 수 있는 경지에 다다르면, 드디어 '인문학' 좀 다룰 줄 아는 지식인이 된다. 그러면 '인문학'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좀 더 분명해지기 시작한다. 결국, "나는 왜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단 말이다. 이런 물음에 '정답'이 있을 턱은 없다. 그저 누군가의 '견해'만 있을 뿐이고, 어떤이의 '해석'만 존재할 뿐이다. 그 수많은 견해와 해석 가운데 '이거다!'라는 모범답안은 누구도 정할 수 없단 말이다. 그러니 인문학 좀 공부한 이들은 겸허하게 '다른이의 생각'을 경청할 따름이다.
이 책,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시리즈의 매력이 느껴지는 포인트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한 명의 글쓴이가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저마다의 생각이 담긴 책'이 바로 '이 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주먹구구식으로 마구잡이 쓰여진 책은 결코 아니다. 이 시리즈의 1부에 해당하는 세 책의 제목이 [멈춤]-[전환]-[전진]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살면서 과거를 돌아보거나 주위를 둘러보기 위해서 반드시 '멈춤'이라는 단계를 거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나 자신을 돌아봄'과 동시에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정하는 '전환' 단계를 거쳐, 무겁게 멈춘 발걸음을 다시 움직여 보다 활기차게, 그리고 확고한 결심으로 '전진'하여야 한다. 이 책은 그런 단계 가운데 [전환]에 대한 주제를 선정해 '인문학적 소양'을 펼쳐내었다.
물론, 제작의도가 그렇다는 것 뿐, 이 책을 '전환기'를 맞이한 이들만이 꼭 읽어야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앞서도 말했듯이 '인문학'은 다양한 견해를 저마다의 생각으로 읽어나가며 교양을 쌓아가는 과정으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답'으로 인지하고 달달 외울 생각은 말고, 다른이의 명석한 견해를 '나의 소양'을 끌어올리는 지렛대로 삼으면 참 좋다.
그런 의미에서 <퇴근길 인문학 수업>은 매우 적절한 '생각의 지렛대'라고 할 수 있다. 먼저, 글의 양이 너무 적지도 않고 많지도 않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너무 적으면 지렛대로 삼기에 너무 무르고, 너무 많으면 지렛대를 잡고 힘을 주기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주제'를 날마다 접하게 해주니 폭넓은 교양을 쌓을 기회를 제공해서 '관심분야'를 접하면 흥미진진해질 것이고, '비관심분야'를 접하면 생각의 지평을 넓힐 기회가 되니 어떻게 보아도 장점투성이다. 마지막으로 피곤할 수밖에 없는 '퇴근길'을 인문학으로 물들이게 해주는 기획의도가 너무나도 기발하다. 아직 '인문학의 맛'을 모르는 이가 들으면 '꼰대들의 청천벽력 같은 헛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하루의 피곤을 싹 잊게 만들어주는 '퇴근길 토론회'를 경험한 이들에겐 희소식일 것이다.
이게 뭔소린 고하니, 수다를 떨더라도 교양이 넘치고 품격 높은 주제로 서로의 의견을 나누면, 수다참석자들도 즐거울 뿐만 아니라 그들의 고품격수다를 듣는이들도 덩달아서 수준 높아지는 경험을 갖게 된다는 말이다. 퇴근길에서 펼쳐지는 '대중교통 포럼', 퇴근길에 술 한 잔 걸치면서 벌이는 '호프바 심포지엄', 그리고 뚜벅뚜벅 걸으며 펼쳐지는 '교양수다의 향연' 따위를 이 책을 읽은 이들과 서로 나눌 수도 있다는 말이다. 얼마나 멋진 '퇴근길'이냔 말이다. 딴에는 '홀로' 읽으면서 내 안에 깃든 '내면의 소리'를 들어보는 것도 좋다. 일명 '나 자신과의 대담'이랄 수 있겠다. 요즘처럼 '인문학 열풍'이 부는 시절에 딱 어울리는 풍경 아니겠는가.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나는 내가 잘난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어릴 때부터 동년배 사촌들과 비교를 당하는 것이 일상다반사였을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지킬 힘도 없어 학교 폭력에 노출이 되었던 나는 지금 내가 당장 자살을 해도 슬퍼할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자존감이 높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내가 오늘이라는 시간을 살아갈 수 있도록 나를 붙잡아 주었던 건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내 손에서 놓지 않고 읽은 수 많은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현실의 괴로움을 잊을 수 있었고, 때때로 책을 통해 현실의 괴로움을 마주하고 이겨내는 법을 터득할 수 있었고, 나를 마주하는 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
비록 옛날과 지금의 나는 여전히 나를 사랑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존감이 낮은 상태이기는 해도 적어도 오늘이 마냥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오늘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행복을 느낄 수 있는지 알고 있고, 내가 노력하고 싶은 이유와 목표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오늘을 살아갈 수 있다. 나도 평범한 한 사람이었다.
나는 이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다. 누구도 나와 같지 않고 같을 수도 없다. 흥미롭고 새롭고 무궁무진한 세계가 나 자신이라고 생각해보라. 비교는 어리석다. 잘 하고 싶으면 좋아하는 것을 하라 했다. 하루를 잘 살기 위해 나와 친해지는 법을 궁리해본다. 나는 어떨 때 미소 짓고 어떨 때 인상을 찌푸리나? 나를 바라보는 섬세한 눈길과 마음이면 충분하다. 모든 게 여기서 시작된다. (본문 168)
윗글은 일요일부터 틈틈이 읽은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이라는 책에서 읽어볼 수 있는 글이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은 크게 네 개의 파트, 작게 12개의 강의로 나누어져 있는데, 나는 책을 순서대로 첫 페이지부터 읽는 게 아니라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두 번째 파트 '심리와 치유'에서 제4장 치유의 인문학부터 책을 본격적으로 읽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제4장 치유의 인문학의 저자가 말하는 글을 읽으면서 지난날의 나를 마주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 여전히 나를 괴롭히는 불안함과 두려움을 마주하면서 다시금 나에게 여러 질문을 던져볼 수 있었다.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 '괜찮아. 난 할 수 있어. 잘할 수 있어.'라며 나를 다독이며 오늘을 무사히 살아가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결과라는 것은 언제나 내 노력에 상응하는 만큼 나오지 않는 법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 자신에게 좌절하기도 했고, 화를 내면서 '나는 고작 이것밖에 되지 않는 인간이다'라며 괴로워하기도 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서도 자신을 누구보다 분명하게 믿고, 내가 원하는 것은 꼭 실천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은 적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그런 불안을 껴안고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모르는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하고, 불안한 마음이 화로 이어져 분노 조절 장애를 앓게 하기도 하고, 모든 게 다 무의미하다고 느껴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기도 한다. 나는 32년 이라는 세월 동안 그 모든 것을 겪으며 살아왔다.
매일 밤 잠이 들 때는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랬고, 확 큰 지진이 일어나거나 운석이라도 떨어져서 나보다 행복한 사람들이 다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할 수만 있다면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 10대 시절의 학교 폭력 가해자들을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나에게 부질 없는 것이었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의 제4강 치유의 인문학을 읽어 본다면 아래의 글을 읽어볼 수 있다.
세상일이 대체로 그러하지만 불안 증상에도 위험한 순간이 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길을 몇 번 지나야 목적지에 도착하는 게 인생이다. 불안한 상태가 극심할 때는 모든 게 한순간에 무의해지면서 이대로 제로로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렇다 해도 하나 아쉬울 것 없고 누가 슬퍼할 것 같지도 않다. 완전히 밑바닥인 이 상태에서 더 나빠질 것도 없다. 더 살아봤자 오류만 반복하는 것일 테니 그냥 여기서 끝내자는 생각이 종종 찾아온다.
이때 너무 화들짝 놀랄 필요 없다. 거의 모든 사람에게 찾아오는 생각이다. 빈도만 다를 뿐 누구나 그런 감정을 발아래 깔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 뿐이다. '별 수 없구나. 일단 오늘 하루 넘겨보고 생각하자. 언제 내 인생에 별것 있었나. 그렇고 그랬지. 잠깐만 기다려본 다음 다시 생각해야지.' 이렇게 그 순간을 모면하는 여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본문 160)
나는 그 홧김의 순간을 극복하지 못해 실수를 저지른 적이 적지 않다. 내가 한때 우울증으로 인한 충동적인 분노 조절 장애를 판정받아 오랜 시간 심리 치료를 받아야 했던 이유도 그렇다. 나는 도무지 나로 살아가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냥 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적지 않았고, 어떤 일을 하면서 극심하게 불안한 상태일 때는 제로로 만들고 싶었다.
대학교에 다닐 때 참여했던 한일 관광 교류 프로젝트가 그랬고,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열심히 운영한 유튜브 채널이 그랬다. 대학에 다닐 때 참여한 한일 관광 교류 프로젝트는 교수님 덕분에 마지막까지 해낼 수 있었지만, 유튜브 채널 운영을 두고 극심한 불안과 스트레스레 심할 때는 스스로 브레이크를 걸지 못해 결국 제로로 만드는 선택을 했다.
지금 생각한다면 여러 이유가 있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음에서 쏟아져 나오는 불안과 괴로움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채널을 삭제하는 일을 선택하게 했던 것 같기도 하다. 결국, 나는 3달 정도 휴식을 취한 이후 다시금 <덕후 미우>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다시금 유튜브 영상을 찍고 업로드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참, 사람이라는 게 그렇다. 아무리 더 나은 내가 되어 자존감을 높이려고 해도 그게 쉽지 않다. 항상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눈에 보일 정도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으니 더 초조해질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우리는 유례없이 빠른 시대에서 빠르게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요구받고 비교를 당하니 더 그럴 수밖에 없는 걸까?
나는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사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라는 인간에 고민하고, 지금은 바쁘게 살면서 잊은 척을 하고 있어도 여전히 어릴 때부터 변하지 않는 나의 내면을 마주하며 나를 위로하고자 헀다. 나는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아무리 주변에서 내가 발음이 부적확하고 형편 없이 생겼다고 해도 무시하라고.
인간이 자신을 믿고 자신의 좋은 면을 바라보려고 애쓰는 모습은 귀하고 아름답다. 그런 사람의 얼굴에는 자주 미소가 떠오르고 그 미소는 전염성이 강하다. 우리가 행복한 사람과 가까이하려는 이유다. 좋은 기운을 받고 싶고, 좋은 느낌을 닮고 싶어서. 그러려면 몸처럼 마음도 항상성을 유지해야 한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적정 온도를 유지하려면 늘 현재의 상태가 어떤지를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글쓰기를 권한다. (본문 165)
그래서 나는 늘 책을 읽고 글을 쓰거나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보고 글을 쓰거나 불현듯 떠오르는 여러 생각을 글로 쓴다. 글을 쓰는 것을 통해 나는 내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서 어수선한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면서 내가 느끼는 우울과 불안과 분노를 스스로 씻어내고자 노력한다. 오늘 책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을 읽고 글을 쓰는 것도 그 과정이었다.
책 <퇴근길 인문학 수업 전환>은 다양한 장르를 통해서 우리가 깊이 사유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책이다. 그리고 책은 잘게 나누어져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한 파트의 한 장을 읽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부담 없이 책을 읽기에도 좋았다. 평소 천천히 책을 읽으면서 나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평소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나처럼 만화책을 위주로 읽는 사람도 충분히 흥미를 갖고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때때로 어떤 파트에서는 나처럼 애써 외면했던 자신을 마주하거나 지금 너무나 괴로워하고 있는 자신을 마주하면서 나를 치유할 계기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책은 바로 그런 거니까.
쉽고 간편하게 읽는 인문학 퇴근길 인문학 수업의 전환편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 궁극적인 목적은 전환일 것이다. 생각이 바뀌고 가치관이 바뀌고 지식의 틀 자체가 바뀐다.
이번 책에서는 이러한 전환에 포커스를 맞추어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에게 변화할 거리를 마련해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조금 지루하게도 느껴졌지만 유익한 책이었다.
전환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인기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시리즈"는 나처럼 지하철
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에게는 적당한 인문학 입문서이다. 짧게 끊어서 습득할 수 있다는 점과
관심 가는 분야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반면에 인문학이 유행하던 시기와 맞
물려 조금은 시류에 편승해 깊이 면에서는 부족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느껴졌다.
특히 첫번째 시리즈였던 '멈춤'에 비해 개인적으로는 내용 자체가 부실했던 것이 아쉬었지
만, 파트3 "예술과 일상"은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한국화의 대가인 김환기 화백의 이야기,
인상주의 대표 화가인 모네와 한 시대를 이끈 대음악가인 베토벤, 슈베르트, 말러의 숨겨진
이야기들은 미술 콜렉터와 그림값의 이야기와 더불어 모르던 부분을 알 수 있어 즐거웠다.
인문학은 한때의 유행으로 치부하기에는 우리 삶에 좋은 양분을 제공할 수 있는 영양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단편적으로 얻은 지식들을 기반으로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과감히 도전해보길 바란다.
예술가는 결코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다.
현실에서 좌절을 겪을수록 그는 또한 끝없이 꿈을 꾼다.
그리고 꿈의 내용을 그들의 예술 작품 속에 담아 놓는다.
꿈은 아름답다.
이 아름다움으로 인해 시간을 견디고 살아남는다.
그리하여 그들의 꿈은 오랜 세월이 지난 뒤
우리에게까지 전달된다. (p.335)
이 시리즈는 전자책으로도 종이책으로도 참 많이 읽는다.
퇴근길 인문학 3권을 다 전자책, 종이책을 사서
손 닿을때마다 틈틈히 읽고 있다.
어떨때는 한장만 읽고 덮고 어떤 때는 다 읽는다.
무엇이 되었든 너무 좋은 독서다.
이 시리즈는 백권이 나오면 백권 다 살거다.
인문학의 중요성이며 독서의 유익이야 굳이 내가 말하지 않아도 모두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 여유다. 새벽같이 출근해 퇴근까지 끊임없이 일하다보면 언제 책을 읽고 인문학적 지식을 쌓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항상 짧은 시간일지라도 효율적으로 익힐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직장인들에게 매일 필수적으로 필요한 시간은 출, 퇴근 시간이기에 그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굉장히 유용하게 보낼 수 있다는 것에 많이들 공감할 것 같다. 그래서 길지 않은 시간일지라도 어학공부나 독서같은 자기계발의 시간으로 활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역시 직장을 다닐때는 매번 출퇴근 시간에 책을 가장 많이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인문학적 지식을 다방면으로 익히고 싶어 짬을 내어 독서를 하고 싶어도 시간도 부족하고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면, 가볍고 편하게 인문학에 다가갈 수 있는 <퇴근길 인문학 수업>이 친절한 인문학 안내서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