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택시
미리보기 공유하기

아무튼, 택시

리뷰 총점 8.0 (13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파일정보
EPUB(DRM) 37.82MB
지원기기
iOS Android PC Mac E-INK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생각만 해도 좋은, 설레는, 피난처가 되는, 당신에게는 그런 한 가지가 있나요?’
아무튼 문고의 아홉 번째 책이다.
『난폭한 독서』, 『서서비행』,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 등을 쓴 활자 유랑자 금정연의 택시 유랑기.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라는 주제의 에세이 시리즈 ‘아무튼’에 금정연은 택시를 주인공으로 택했다. 우리가 매일 목격하는 택시. 그 안에는 매번 다른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는 택시를 실마리 삼아 여전히 낯선 이 세계에서 살아간다는 일을 맥없이 웃게 만드는 유머와 적당한 온도의 리얼리티로 담아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믿을 수 있겠어요?
세 개의 일지
인 파이 오피니언
라이센스
아이러니와 에피파니
a long way home
그런 밤도 있었다
에필로그: What’s it all about?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

‘생각만 해도 좋은, 설레는, 피난처가 되는, 당신에게는 그런 한 가지가 있나요?’
아무튼 시리즈는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시인, 활동가, 목수, 약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개성 넘치는 글을 써온 이들이 자신이 구축해온 세계를 책에 담아냈다. 길지 않은 분량에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져 부담 없이 그 세계를 동행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이 시리즈는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하나의 시리즈를 만드는 최초의 실험이자 유쾌한 협업이다. 색깔 있는 출판사, 개성 있는 저자, 매력적인 주제가 어우러져 에세이의 지평을 넓히고 독자에게 쉼과도 같은 책 읽기를 선사할 것이다.

아홉 번째 이야기, 택시

TAXI LOVER CHECKLIST
□ 택시가 있기 때문에 차를 사지 않는다고 주위에 말하고 다닌다.
□ 차를 사지 않았기 때문에 택시를 맘껏 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 단지 택시를 타기 위해 외출한 적이 있다.
□ 목적지도 없이 무작정 택시를 탄 적이 있다.
□ 빈 택시를 보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 택시를 탈 핑계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약속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집을 나선다.
□ 택시가 나오는 노래를 열 곡 이상 알고 있다(자이언티 [양화대교] 말고).
□ 택시가 나오는 영화를 열 편 이상 알고 있다(송강호 [택시운전사] 말고).
□ 택시가 나오는 책을 열 권 이상 알고 있다(홍세화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 말고).
□ 지방에 내려가면 꼭 택시를 탄다.
□ 외국에 나가면 꼭 택시를 탄다.
□ 하루에 택시를 다섯 번 이상 탄 적이 있다.
□ 택시비로 한 번에 20만 원 넘게 낸 적이 있다.
□ 택시에 타고 있어도 택시를 타고 싶을 때가 있다.
□ 가끔은 택시에서 내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인생이라면 이제 지긋지긋하니까…
그런데 택시라면?

서평가로서 ‘활자 유랑자’라고도 불리는 금정연의 택시 유랑 에세이다. 보통의 작가들이 물건 값을 원고료 단위로 매길 때(‘아, 이 바지가 원고지 12매라니!’) 금정연은 원고료를 택시비로 환산한다(‘원고지 1매를 쓰면 택시를 대충 18분에서 23분 정도 탈 수 있다.’) 그는 자신이 쓰는 모든 원고의 10퍼센트는 택시를 위한 것이고, 가끔은 순전히 택시를 타기 위해 원고를 쓰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는 택시를 좋아한다.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라는 주제의 ‘아무튼 시리즈’로 그는 그래서 택시를 주제로 택했다.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가고 있기를 희망하면서 우리는,
매 순간 원하지도 않았던 지점들을 지난다

정부를 욕하는 건지 강남구 신사동이 아니라 은평구 신사동이 목적지인 나를 욕하는 건지 모를 혼잣말을 읊는 택시기사, 최고령 택시기사가 꿈이라며 손을 덜덜 떨며 운전하는 택시기사, 예상에 없던 경로로 달려 뜻밖에 추억을 소환케 만드는 택시기사……

매번 우연일 수밖에 없는 택시에서 그가 겪은 구슬픈 농담과도 같은 일들은 적당히 불안하고, 적당히 슬프고, 적당히 화가 나 있고, 그런 상태에 적당히 체념하면서도 그 안에서 기쁨을 발견하려 애쓰는 우리의 삶과 적당히 포개진다. 수많은 사람이 거쳐 가는 밀실 같은 장소가 택시이기에 그의 고유한 경험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문학 속으로, 책 속으로 파고들어가 특유의 스타일로 그 세계를 안내하는 역할을 했다면, 이번 책에서 저자는 저자 자신에게도 여전히 낯선 이 세계에서 살아간다는 일을 맥없이 웃게 만드는 유머와 적당한 온도의 리얼리티로 담아냈다.

종이책 회원리뷰 (7건)

택시는 내가 이용하는 편한 교통수단이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J**e | 2022.08.09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택시에 대한 이야기가 맞나? 어떻게 보면 택시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책의 제목을 다른 제목으로 지어도 될 것 같다. 금정연의 일상 생활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중에 교통 수단으로 택시를 많이 이용한다. 하지만 운수 산업에서의 택시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택시 기사가 저임금 고강도 노동에 처해있는 현실, 택시의 과거 기술과 미래상 이런 내용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리뷰제목

택시에 대한 이야기가 맞나? 어떻게 보면 택시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책의 제목을 다른 제목으로 지어도 될 것 같다. 금정연의 일상 생활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중에 교통 수단으로 택시를 많이 이용한다. 하지만 운수 산업에서의 택시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택시 기사가 저임금 고강도 노동에 처해있는 현실, 택시의 과거 기술과 미래상 이런 내용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그저 쉽게 타고 다니는 교통 수단일 뿐이다.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합정역과 세절역을 한번 찾아보았다. 지하철 6호선이 다니는 곳이다. 근처에 있는 선릉역에서 분당선으로 수서역 정도 되는 정도로 바꿔 생각해 보았다. 택시가 더 편할 것 같긴 하다.  

 

이 책과는 상관없이 나는 주로 공적 업무인 회사돈으로 택시를 많이 타고 다녔던 것 같다. 한국의 택시 기사가 노인 분들이 많이 하시고, 그분들의 문화적 특성이 비슷한지라 택시 기사가 하는 이야기는 다 비슷비슷하다. 기사분들도 선입관이 있어 목적지 동네에 (특히 아파트 단지) 따라 대하는 태도가 약간씩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택시를 탄 다는 것이 편안 것이 아니라, 피곤함을 느낀다. 그리고 담배 냄새가 베어있는 차는 긴 시간 불쾌감을 준다. 내차가 주는 만족감에 따라오지 못한다. 

 

우버의 등장이후 한국에서의 택시도 플랫폼화 되었다. 택시 기사는 플랫폼 아래의 노동자로 살고, 실제 돈은 카카오가 번다. 특히 콜이 손님과 기사에게 얼마나 공정하게 분배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한때는 카카오 앱을 지우고 저항을 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편안함의 노예가 되어서인지 불편하고 다시 카카오 앱을 설치하는 나를 본다. 앞으로 미래는 또 어떻게 변화할 지 가름하기 힘들다. 예측했으면 투자를 했을 것이다. 

 

일본의 택시가 잠깐 나오는데, 일본은 많이 비싸지만 외국의 택시들에 비하면 한국의 택시는 아주 싼 편이다. 그래서 나 같은 서민도 서울에서 경기도까지 마구 부른다. 결국 택시 요금이 인상이 되고, 서비스는 조금 좋아지겠지만 한국에서의 택시 요금은 아주 싼 편이다. 마음껏 누릴 수 있어 좋다. 심지어 대전도 택시로 갈 수 있다.  

 

책의 내용과 관계없는 리뷰가 되고 말았다. 어쨌든 작가가 쓴 시나리오가 영화화되고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주례 선생님도 입봉 잘하길 바란다.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택시 탑승자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 [아무튼, 택시]를 읽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흙******에 | 2021.12.12 | 추천17 | 댓글12 리뷰제목
택시 탑승자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아무튼, 택시>를 읽고       누군가 내게 언제 택시를 타느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급하고 시간이 없을 때라고 답할 것이다. 여유있게 준비해서 두 다리로 걸어가거나 버스,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좋겠으나, 어쩐 일인지 약속한 시간에 쫓겨 종종 택시를 불러 타곤 한다. 그럴때면 늘 타는
리뷰제목

택시 탑승자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아무튼, 택시>를 읽고

 

 

  누군가 내게 언제 택시를 타느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급하고 시간이 없을 때라고 답할 것이다. 여유있게 준비해서 두 다리로 걸어가거나 버스,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좋겠으나, 어쩐 일인지 약속한 시간에 쫓겨 종종 택시를 불러 타곤 한다. 그럴때면 늘 타는 위치가 바뀌면 보이는 풍경도 달라진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자가용을 운전하면 여러 이유로 택시를 요주의 차량으로 바라보게 되는데, 막상 택시를 타면 마치 날개 달린 자동차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아무튼, 택시>를 쓴 금정연 작가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언제나'라는 답이 돌아올 것이다. 그에게 다리와 같거나 혹은 다리보다 더 좋은 게 바로 택시이기 때문이다. 책날개에 쓰여진 인터넷 서점MD 출신이자 서평가이기도 한 작가 소개가 눈길을 끌었는데, 특히 마지막 문장에서 물음표가 마구 떠올랐다. 운전하기가 서울보다 더 어렵다고 소문난 부산의 시민으로서, 택시 기사들이 강남으로 헷갈리거나 종종 화를 내는 곳이 서울 은평구 신사동인 까닭이 몹시 궁금하여 책장을 넘기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택시를 타는 이유는 자신에게 약간의 편안함을 주기 위해서다. 약간의 자유를 허락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어정쩡한 죄책감에 시달리지 말고 즐겁게 택시를 타자! (29쪽)

 

  한 인터뷰에서 세상에 책이 사라진다면 무슨 일을 하겠냐는 물음에 저자는 택시 기사가 되겠다고 대답했다. 택시 타는 거랑 택시 모는 건 다르지 않냐는 거듭된 기자의 질문에 저자는 말했다. 책을 읽는 것과 책에 대한 글을 쓰는 것도 다르지 않냐고. 가끔은 오로지 택시를 타기 위해 원고를 쓸 만큼 택시에 진심인 저자는 2017년 3월부터 택시 일지를 쓰기 시작했다. 택시비로 얼마나 돈을 쓰는지 기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때때로 스스로를 얼마나 편안하고 자유롭게 대할 수 있는지 깨닫기 위해서 말이다.

 

강사는 내게 시동을 걸어보라고 했다. 나는 기어를 P에 놓고 브레이크를 밟으며 키를 돌렸다. 강사가 내 오른쪽 허벅지를 쳤다. "브레이크 브레이크. 거기는 액셀." 나는 내가 브레이크와 액셀을 헷갈렸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강사가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랐다······(72쪽) 

 

  차를 사는 것보다 타고 싶을 때마다 택시를 타는 게 더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환경과 사회를 위해서라도 차를 사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했던 그가 어쩔 수 없이 (중고)차를 사야하는 일이 벌어진다. 15년간 장롱에 묵혀뒀던 면허증을 부활키시키기 위해 자동차운전전문학원을 찾아 운전 연수를 받는다. 도로를 달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녹록지 않은 운전 실력과 도로 상황에 그는 자신이 운전을 하지 않는 이유를 다시 기억해낸다. 운전대를 잡는 순간부터 긴장되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면서 자기 안의 어두운 본성과도 마주해야 하는데, 무엇보다 택시가 있는데 굳이 힘들게 운전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고 말이다. 순탄하지 않았던 운전 연수를 끝낸 뒤 과연 그는 차를 샀을까?

 

매순간 우리는 원하지도 않았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지점들을 지난다.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가고 있기를 희망하면서······ 그것이 기본적으로 내가 인생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내 생각에, 택시도 비슷하다. 그러니 요금 얼마 더 내는 게 뭐 그리 대수겠는가? 심지어 목적지에 늘 데려다주는데.(85쪽)

 

  택시는 버스나 지하철과 달리 정해진 노선이 없다. 그래서 때때로 그것이 택시를 타는 승객에게는 장점이자 단점으로 다가온다. 면접이나 출장으로 (외국을 포함한) 타 지역을 갔을 때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택시에 앉아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는 척하며 길을 돌아가지 않고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을까 하는 걱정이 들곤 했다. 저자 또한 평소 자주 가는 곳임에도 택시 기사마다 선택하는 길이 다르다는 걸 모르지 않지만, 그것마저도 택시 예찬론으로 승화시키는 마음의 경지를 보여주며 택시의 세계에 가성비는 필요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택시 일지에 요금을 적지 않는다는 사실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우리 집이 북가좌동이거든. 수색, 증산 이쪽으로 가는 손님을 받으면 괜히 반가워요. 나도 집에 가는 것 같고, 빨리 집에 가고 싶어지고. 그래서 이쪽은 무조건 받아요."(121쪽)

 

 우리나라 택시 운전석에는 대부분 남자가 앉아 있다. 만약에 승객과 대화를 나누게 된다면 개인사에서부터 정치, 경제, 사회까지 다양한 소재가 등장할 공산이 크다. 간혹 처음 만난 승객에게 선을 넘는 말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짧게는 10~20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에 달하는 거리를 달리면서 같은 공간에 온기를, 때로는 열기를 불러일으키곤 한다. 반면, 저자의 경험에 따르면 여성 택시 기사들은 승객이 먼저 말을 걸기 전에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단순히 기사와 승객이라는 입장을 넘어, 택시라는 같은 공간에서 일정한 시간을 공유하는 사이에 지켜야할 예의와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이것은 남들이 뭐라 하건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사람의 이야기다.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을 느끼는 사람의 이야기다. 노동의 가치와 삶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다. 꼭 이렇게 딱딱한 이야기만은 아니겠지만······(59~60쪽, 지상의 밤 중에서)

 

  책 뒷표지에는 택시를 얼만큼 애정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적혀있다. 그 가운데 택시가 나오는 노래와 영화 그리고 책에 관한 문항이 보인다. 정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택시가 나오는 노래 열 곡은 알 수 없었으나, 택시에 관한 영화와 책에 관한 저자의 이야기가 퍽 흥미롭게 읽혀졌다. 그 중 영화 두 편에 대한 이야기를 옮겨본다.

  하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성인 애니메이션 시리즈 『보잭 홀스맨(Bojack Horseman)』이다. '카브라카다브라'는 여성을 위한 카카오택시와 같은 사업을 벌여 안전한 공간을 원하는 여성의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대성공을 거둔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남성을 위한 안전한 공간도 만들어내는데, 주인공의 말을 빌리자면 '지금은 여성을 위한 안전할 것 같은 공간이자 남성이 여성을 쳐다보기에 매우 안전한 공간'으로 다시 수정하여 사업을 운영한다. 저자는 이 작품에서 택시라는 소재를 통해 아이러니하고도 참신한 리얼리즘을 느낄 수 있다고 평한다.

  다른 하나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택시 영화로 짐 자무쉬 감독의 『지상의 밤』이다.  LA, 뉴욕, 파리, 로마, 헬싱키 등 다섯 개의 도시와 다섯 대의 택시가 나오는 옴니버스 영화이다. LA공항에서 택시를 탄 할리우드 캐스팅 담당자가 (위노나 라이더가 연기한, '라이더'라는 이름부터가 기사 역할로 안성맞춤인 듯한) 여성 택시 기사를 보고 한 눈에 반해 무비스타가 될 수 있다고 관심을 보이며 정녕 택시 기사가 꿈이냐고 묻는다. 기사의 꿈은 정비사이며 현재하는 일과도 연결되어 있기에 지금 하는 일을 망치고 싶지 않다고 당당하고 정중하게 거절을 표한다.

 

인생이 택시를 타는 것과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 택시 뒷좌석에 앉아 창밖으로 흘러가는 풍경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나는 생각한다. 적당한 거리와······ 적당한 속도와······ 추울 땐 따뜻하고······ 더울 땐 시원하며······ 충분히 안락한······ (153쪽)

 

  목적지에 도착하면 택시에서 내려야 하듯이 <아무튼, 택시>를 다 읽고 책을 내려놓으며 내일도 어김없이 어딘가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탄 저자를 상상해본다. 어쩌면 목적지 없이 무작정 택시를 타고서는 내리고 싶어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가 바라는 택시를 타는 것과 같은 인생도 나름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아니 그만한 인생도 없지 않을까 싶다. 끝으로 그의 삶에서 적당함을 유지하는 데 (경제적으로) 필요한 이 책의 인세 수익 대부분이 택시요금으로 쓰였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쓰일 것이라는 점은 공공연한 비밀에 부친다.

 

댓글 12 1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7
달려라, 택시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책***마 | 2019.01.1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인터넷 서점 알라딘 인문 MD로 일했고, 지금은 '서평가'로 유명한 금정연의 <아무튼, 택시>.'내가 읽고 싶은 책을 낸다'라는 모토가 재미있는 아무튼 시리즈. 그래서인지 이 시리즈에는 재기발랄한 책들이 많다. 특히 코난북스에서 나온 책들은 인문서 저자들이 인문서에는 쓰지 못했던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좋다. 필력은 검증된 분들이 '진지한' 책에서 보지 못한 의외성을 보여
리뷰제목

인터넷 서점 알라딘 인문 MD로 일했고, 지금은 '서평가'로 유명한 금정연의 <아무튼, 택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낸다'라는 모토가 재미있는 아무튼 시리즈. 그래서인지 이 시리즈에는 재기발랄한 책들이 많다. 특히 코난북스에서 나온 책들은 인문서 저자들이 인문서에는 쓰지 못했던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좋다. 필력은 검증된 분들이 '진지한' 책에서 보지 못한 의외성을 보여줘서 그게 좋아해서 재미있게 읽고 있다. 특히 저자들이 나와 비슷한 시대에 자라서 경험이 비슷해서 그런지 더 공감하며 읽게 된다.

<아무튼, 피트니스>, <아무튼, 스릴러>, <아무튼, 트위터>에 이어 읽은 <아무튼, 택시>

운전면허는 있으나 연수 받다 포기하고 마음 편하게 택시를 타고 다닌다는 서평가 금정연. <아무튼, 택시>는 모두가 자가용을 선호하는 시대에 택시 예찬을 하는 책이다. 나는 운전면허가 없어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지만, 한편 운전면허증을 안 딴 건 자발적 선택이니 나 역시 자발적 택시 이용자다.

저자가 택시를 이용하는 것은 차를 사서 유지하는 것보다 택시비가 적게 들기 때문도 있지만, 그냥 어릴 때부터 택시를 좋아했단다. 엄마의 증언에 의하면 '버스 한 정거장 거리만 돼도 택시를 타자고 졸랐던 아이'였단다. 게다가 결혼한 부인도 택시를 좋아한다. 택시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어린 시절 읽은 <피너츠>의 한 장면을 이야기한다.

라이너스를 왜 그렇게 좋아하냐는 질문에 샐리 브라운은 이렇게 대답한다.

"누군가를 싫어하는 이유를 물어보는 건 괜찮지만, 누군가를 좋아하는 이유를 물어보는 건 안 돼. 왜냐하면 그게 더 어려우니까." - 38쪽

태어나서 한 번도 택시를 안 타본 사람은 없을 테니 택시와 얽힌 이야기 하나쯤은 다들 가지고 있지 않나. 회사는 집에서 지하철과 버스로 1시간 20분 거리였고, 새벽에 택시를 타면 50분 남짓 걸렸다. 거리도 멀고 할증도 붙으니 택시비가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회사 사람들과 술이라도 한잔하는 날이면 택시비를 아끼기 위해 옆 동네 사는 선배와 늘 택시를 같이 타고 왔다. 택시비를 아꼈다는 생각에 택시비보다 더 많은 술을 부어 넣은 게 함정.

그날도 머리끝까지 술을 마시고 택시를 탔는데, 뜨뜻하고 답답한 택시 안 온기에 술기운이 점점 오르고, 차멀미까지 섞여 죽을 지경이었다.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현기증이 나고 곧 무슨 일이 벌어질려 할 때, 옆에서 꾸벅꾸벅 졸던 선배가 잠깐 깨었단 내 상태를 보고 깜짝 놀라며, 택시 아저씨에게 택시를 멈춰달라 부탁했다. 하지만 아저씨는 조금만 가면 되는데 참으라고 했다.

"애가 다 죽게 생겼잖아요. 빨리 세워요!"

선배의 기세에 눌린 택시 아저씨는 택시를 세웠고, 나는 바로 내려 가로수를 붙들고 속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 이후 그 선배한테는 대들지를 못했다.

<아무튼, 택시>를 읽으며 예전 택시 탔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돌아 나올 때 빈차로 나와야 한다고 거부하는 택시도 만났고, 집까지 가는 동안 택시 아저씨의 인생사를 듣기도 했고, 자식 자랑에 손주 사진까지 본 적도 있고, 집에 지갑을 놓고 나와 식은땀을 흘리며 집에 돌아갔다 나온 적도 있고, 하여간 저자가 경험한 일들과 비슷한 일들을 겪으며 택시를 이용해왔다. 다른 점이라면 저자는 그것을 택시일지로 꼼꼼하게 적어두고, 결국 책까지 냈고, 나는 나도 그런 일이 있었지 하며 깔깔 웃는다는 것?

얇은 책으로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다. 한 번이라도 택시를 타본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어딘가로 가려 한다. 물론 우리는 그곳이 아닌 지금 이곳에 있다. 여기와 저기, 그러나 저기까지 가는 길을 정하는 건 내가 아니다. 돌아갈 수도 있고, 아무것도 아닌 곳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다. 심지어 전혀 다른 곳에 도착하기도 한다. 매순간 우리는 원하지도 상상하지도 못했던 지점을 지난다.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가고 있기를 희망하면서.... 내 생각에, 택시도 비슷하다.- 85쪽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이런 책을 쓰고 싶다 _ 아무튼 택시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태**빠 | 2018.11.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세상에 작가가 이리도 많다. 금정연이라는 이름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지만 서평가이자 작가인 그의 택시 사랑은 참 깊고 넓기도 하다. 차를 생계의 수단으로 삼는 요즘. 차가 없으면 거래처에도 못가고 장거리 출장도 못가는 마당에 이런 애절하기까지한 택시 사랑은 좀 이해가 안되는 정신 세계지만 그렇게 사랑하는 택시를 타고 만난 택시 기사들과 동승했던 지인들의 이야기
리뷰제목

세상에 작가가 이리도 많다. 금정연이라는 이름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지만 서평가이자 작가인 그의 택시 사랑은 참 깊고 넓기도 하다. 


차를 생계의 수단으로 삼는 요즘. 차가 없으면 거래처에도 못가고 장거리 출장도 못가는 마당에 이런 애절하기까지한 택시 사랑은 좀 이해가 안되는 정신 세계지만 그렇게 사랑하는 택시를 타고 만난 택시 기사들과 동승했던 지인들의 이야기는 낄낄거리게 만든다. 나를. 


작가의 문장은 그 사람을 투영한다고 생각하기에 금정연이라는 사람을 잘 알지 못하지만 이렇게 유쾌하고 발랄한 상상력이라면 분명 주변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깃 거리와 사건들을 제공하지 싶다. 시니컬하게 툭툭 내뱉는 말들이 곱씹을 수록 재미있는 대학 동창 희태가 떠오르는데 사업가로 대성한 그 친구가 책을 쓰면 이런 책이 나올까 싶기도 한데.. 걔는 돈 안되는 일에는 큰 흥미가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루는 이야기들은 다양하면서 재미있다. 수영 배운 이야기, 주례 선생님한테 낚여서 평균나이 51세의 시나리오 창작 집단에 쫓아 다닌 이야기, 시를 가르쳐주신 이승훈 선생님 이야기, 택시 탔다가 봉변 아닌 봉변 당한 이야기랑.. 안동에 출장 갔다가 하마터면 동대구로 갈뻔했던 이야기까지. 작가의 개그가 곳곳에서 지뢰처럼 터진다. 


이승훈 선생님의 담배라는 시를 옮긴다. 


담배

이승훈

깊은 밤 술에 취해 택시를 타면 담배 생각이 나고 난 기사 옆 자리에 앉아 기사에게 말한다 담배 한 대만 피웁시다 그러세요 어떤 기사는 허락하고 에이 좀 참으세요 어떤 기사는 참으란다 깊은 밤엔 많은 기사들이 담배를 허락하고 난 창문을 반쯤 열고 담배에 불을 붙인다 담배가 떨어져 기사에게 담배를 빌릴 때도 있다 어느 해던가? 성냥을 켜던 나를 보고 기사가말했지 선생님 이상하네요 아니 켜기 쉬운 라이터를 두고 왜 성냥을 넣고 다니십니까? 네 성냥이 좋아서요 라이터는 무겁고 성냥은 가볍잖아요? 그런 밤도 있었다



출처: http://ksjkimbyeoll.tistory.com/701 [살구꽃이 피면]


그러게.. 읽다보니 착착 감기는 시다. 이런 시를 좋아한다면 나쁜 사람일리 없다는 어설픈 선입관까지 생길 지경이다. 


학교마저 나랑 동문이니.. 어쩐지 정이 가더라. 


우울할때 꺼내 읽으면 한참동안 유쾌한 기분전환이 될만한 책인데.. 기분전환에 도움이 될만한 구절이 역시 책속에 있다. 


무한한 우주를 생각하면 우리는 지구하고도 한귀퉁이에 잠깐 살다가는 한점에 불과한 인생.. 이라던가.. 뭐 그런 식의 문장인데 (문장을 기억하는 능력에 한해.. 나는 거의 빵점짜리다. 명언이나 인용구를 잘 쓰지 않는 이유는 그걸 외우지 못하기 때문)


책을 뒤져 찾아낸 정확한 문구는 이거다. 영원의 관점으로 응시하면 우리는 넓디넓은 우주의 무수한 별들 속 한 점에 불과한 존재야.라는 것인데 금정연의 아내가 술에 취하면 설파했던 이야기라고. 그들은 그것을 점론이라고 불렀다 한다. "영원의 관점으로 응시하면"이라는 표현은 중세 철학자들이 자주 쓴 것이고 마크 롤랜즈도 그런 말을 했다고. (마크 롤랜즈느 또 누구냐..)


책이 맘에 들다 보니 리뷰도 길다. 이런 사심에 가득한 리뷰라니. 아무튼.. 시리즈는 지금까지 세권 정도 본 것 같은데 작가들이 다들 개성도 강하고 뭔가 재기 발랄, 유쾌 상쾌 통쾌한 스타일이 아닐까 싶다. 방향성은 각자가 다 다르지만. 


책이 얇다고 가격도 얇지는 않은게(9900원) 좀 맘에 걸리지만.. 만원도 안하는 책 한권으로 기분 전환이라던가, 생각지도 못한 방향에서 쓴 글들을 읽으면 머리도 참신해 지니 좋다. 


금정연 작가도 언젠가 한번 만나보고 싶다. 나와 같은 동네에서 살았고 내가 갈뻔한 경성고등학교를 졸업해서 상당히 긴 시간을 건너뛰어 내가 다녔던 한양대를 졸업한 인연이다. 탁재형피디처럼.. 인연이 닿아서 만나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아, 그리고 쓸모없는 첨언이지만.. 나도 택시 운전 자격증이 있다. 벌써 2년전에 따뒀다. 여차하면 택시를 운전하다가 그토록 택시를 사랑하는 금작가를 태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진짜 웃기겠네. 길 막힌다고 혹시라도 투덜댄다면.. 영원의 관점에서 응시하면 지금 이순간도 번개가 치는 찰나에 불과합니다. 라고 한마디 해줘야지. (너무 뻔하긴 하다) 


문학 작품의 영역이라기 보다는 소소하고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찾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구매 나도 택시 참 좋아한다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YES마니아 : 로얄 e******k | 2018.11.1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아무튼 문고 시리즈 중 또 한권을 읽었다. 제목 그대로 택시와 얽혀 있는 에피소드들이 많이 언급돼 있다.   읽는 것과 쓰는 것은 분명 다른데. 그런 측면에서 이런 책을 편하게 읽는 나와 쓰는 저자 사이에는 분명 큰 간극이 존재하는 것 같다   본인의 책 일부분을 몇 부분에 걸쳐 언급하는 의도가 살짝 의뭉스럽게 느껴지긴 했지만  
리뷰제목

 

아무튼 문고 시리즈 중 또 한권을 읽었다. 제목 그대로 택시와 얽혀 있는 에피소드들이 많이 언급돼 있다.

 

읽는 것과 쓰는 것은 분명 다른데. 그런 측면에서 이런 책을 편하게 읽는 나와 쓰는 저자 사이에는 분명 큰 간극이 존재하는 것 같다

 

본인의 책 일부분을 몇 부분에 걸쳐 언급하는 의도가 살짝 의뭉스럽게 느껴지긴 했지만

 

은평구 신사동에 거주하면서 택시를 타야 하는 저자의 수고스러움을 생각해 보면 애교 같다는 느낌이다

 

저자의 친구 중 한 명이 영화에 등장할 뻔 했다는 에피소드가 흥미로웠고 스승이라던 이승훈 교수의 시도 평범했지만 뭉클했다

 

多作을 했다는 데. 기회가 되면 작가의 또 다른 책도 한 번 도전해 볼까 싶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아무튼 택시】 금정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썽* | 2018.07.1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나는 택시는 잘 타지 않는다. 어쩌다 타는 일은 늦은 밤까지 술자리가 이어진 날. 그날 외에 자발적으로 택시를 타는 일은 거의 없다. 내가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버스다. 술에 떡이 된 날도 시간만 허락한다면 버스를 이용해 집에 간다. 간혹 조금 멀리 가거나 누군가와 같이 이동할 땐 자차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난 버스가 좋다.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되고, 그 시간에 책
리뷰제목

나는 택시는 잘 타지 않는다. 어쩌다 타는 일은 늦은 밤까지 술자리가 이어진 날. 그날 외에 자발적으로 택시를 타는 일은 거의 없다. 내가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버스다. 술에 떡이 된 날도 시간만 허락한다면 버스를 이용해 집에 간다. 간혹 조금 멀리 가거나 누군가와 같이 이동할 땐 자차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난 버스가 좋다.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되고, 그 시간에 책을 보던 잠을 자던 나만의 자유시간이 선사되기 때문이다. 거기다 요금까지 싸다. 1250원이면 대구시내를 지나 경북지역까지도 갈수 있다. 곳곳에 버스 노선이 깔려 있는 이 나라에 태어난 나는 참 복된 사람이다.

반면 택시를 아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아무튼, 택시』의 저자, 서평가 금정연이다. 15년 무운전면허의 소지자. 어디든 택시를 이용하고 특히 카카오 택시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금정연은 지난번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때 읽은 그의 글이 너무 좋았다. 그 뒤로 몇 번인가 그의 다른 책을 읽어보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물론 핑계일 뿐이다). 그러다 '밀리의 서재'란 앱을 알게 되었다. 정액제 e북 대여 서비스인데 한 달간 무료 사용이 가능하단 말에 혹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무튼, 택시』를 만날 수 있었다.

 

"택시를 타면 항상 일지를 기록하거든요. 일지를 바탕으로, 택시 타고 오가며 보고 듣고 느낀것들이랑 그 전후에 있었던 일들을 쓴 책이에요"

 

금정연. 이 사람 참 대단하다. 택시를 타면서 '택시 일지'를 작성했다. 그리고 그것을 책으로 냈다. 택시를 타면서도 무언가를 끄적이다니, 역시 필력은 그냥 나오는 게 아닌가 보다.(나도 뭐라도 일지를 작성하고 싶어진다. 그렇지만 귀찮아서 곧 그만둘 테지...)
택시일지가 뭐 읽을거리가 있을까? 그게 뭐 재미난 거라고 _ 란 생각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그 뒤로 난 그저 키득키득 될 뿐이었다. 그것도 너무나 자주. 자꾸만 나도 모르게 피식거렸다. 대체 이게 뭐라고 이렇게나 재밌냐. 고작 택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가. 그런데 왜 이렇게 재밌냐고~  다른 어떤 에세이보다도 재미있었다. 심지어  『아무튼, 택시』라는 제목에 미안할 정도로 택시 이야기에서 샛길로 새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 책은 어떤 교훈을 얻을 생각으로 읽지 않았다. 그저 책을 탐독했다. 그리고 즐겼다. 그거면 충분했다. 책을 통한 배움의 자세도 중요하지만 그러다 보면 지친다. 책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한때 자기 계발서에 빠져 책에 지쳐 읽기를 그만둔 적이 있었다. 근래에 들어서야 책을 즐기며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즐기게 해준 저자에게 감사하다. 이제 저자의 다른 책들을 찾아봐야겠다. 이번엔 좀 더 빨리 만날 수 있겠지?

 

"가끔은 택시가 뭐가 그리 좋으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여름에 에어컨이, 겨울에 전기장판이 좋은 이유를 굳이 설명해야 하나?
나는 싫어하는 책에 대해서라면 얼마든지 말할 수 있다. 너무 두꺼워서. 너무 얇아서. 주인공이 너무 멍청해서. 주인공이 너무 똑똑해서. 너무 적은 사건이 벌어져서. 너무 많은 사건이 벌어져서.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 그런데 좋아하는 책에 대해서는 무슨 말을 한담?"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구매 이딴 걸로도 책을 쓸 수 있어? 의구심이 잔뜩 들지만 어쨌든... 아무튼, 택시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k******i | 2018.04.0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1999년 결혼하던 날, 나와 아내는 선후배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적당히 마신 후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나 함께 택시를 탔다. 우리는 아주 피곤했는데, 두 사람 다 결혼이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얼마 전 결혼하는 아내를 보면서 눈시울을 붉혔던 장모님이 계신 집으로 갔다. 우리는 우리 집으로 직행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신혼 여행을 그날 떠나지 못하는
리뷰제목

  1999년 결혼하던 날, 나와 아내는 선후배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적당히 마신 후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나 함께 택시를 탔다. 우리는 아주 피곤했는데, 두 사람 다 결혼이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얼마 전 결혼하는 아내를 보면서 눈시울을 붉혔던 장모님이 계신 집으로 갔다. 우리는 우리 집으로 직행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신혼 여행을 그날 떠나지 못하는 상황도 억울했는데 말이다.


  “... 아내도 나만큼 택시를 좋아한다. 나는 택시를 타고 결혼식장에 갔다가, 아내와 함께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끼리끼리 만난다는 말이 이럴 때는 딱 맞다.” (p.21)


  결혼식 날 택시를 탄 것이 우리만의 일은 아니구나 안심했다. 게다가 저자는 결혼식장에 가는 길에도 택시를 탔다.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나는 결혼식장에 가는 길에는 택시를 타지 않았던 것 같다. 버스를 타지도 않았고 지하철을 타지도 않았다. 아버지가 운전하는 자가용을 탔던 것 같다. 하지만 아내는 결혼식장에 오는 길에 택시를 탔을 수도 있다. 언제 한 번 물어봐야겠다.


  “...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집안일을 하는 틈틈이 혹은 그런 일을 하기 싫어질 때마다 나는 플레이스테이션으로 <GTA5>를 하며 LA 도심을 드라이브한다. 한번은 언덕 위에 세워진 이탈리아 깡패의 호화로운 별장을 박살내기도 했다. 실은 스무 번쯤......” (p.57)


  아무튼 시리즈의 이번 주제는 택시다. 저자는 금정연인데, 마침 얼마 전 금정연과 정지돈이 함께 쓴 《문학의 기쁨》을 읽었고, 방금 그 책에서 꽤나 집요하게 거론하고 있는 데이비드 실즈의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를 까페 여름 자리에 새롭게 문을 연 까페 크문에서 모두 읽어버린 참이다. 저자의 또 다른 책 《서서비행》은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서 오래 전 구매했는데 여태 못 읽었다.


  “우리는 모두 어딘가로 가려 한다. 물론 우리는 그곳이 아닌 지금 이곳에 있다. 여기와 저기. 그러나 저기까지 가는 길을 정하는 건 내가 아니다. 돌아갈 수도 있고, 아무것도 아닌 곳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다. 심지어 전혀 다른 곳에 도착하기도 한다. 매순간 우리는 원하지도 상상하지도 못했던 지점들을 지난다.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가고 있기를 희망하면서...... 그것이 기본적으로 내가 인생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내 생각에, 택시도 비슷하다...” (p.85)


  책을 읽으면서 택시와 얽힌 사연 몇 개를 떠올렸다. 어느 겨울 날 강남역에서 잠실 집으로 가는 택시를 잡지 못해 삼성역까지 걸었던 적이 있다. 큰 눈이 내린 날이었고, 다음 날인가 테헤란로 어떤 언덕에서 스키를 탄 젊은이가 있었다는 뉴스를 발견했다. 최근에는 홍대입구에서 녹번역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를 잡지 못해 연희동의 사러가 마트까지 걸었던 적이 있다. 겨울이었고 많이 추운 날이었지만 눈이 내리지는 않았다.


  “물론 이 책은 인생의 의미에 대한 책이 아니다. 택시에 대한 책이다. 그리고 택시에 대한 책보다는 택시가 더 낫다... 사실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스페인에서 택시를 모는 것이다. 그냥 스페인에 가거나...... 우리는 언젠가는 택시에서 내려야만 한다. 그리고 모든 책은 어디선가 끝이 나게 마련이다... 정말 다행이지 뭐야......” (pp.153~154)


  이딴 걸로도 책을 쓸 수 있어? 의구심을 품게 만드는 소재들이 잔뜩 포진하고 있는 아무튼 시리즈는 이미 출간되어 있는 것보다 출간을 준비 중인 것들이 훨씬 많다. 택시에 대한 책이지만 중간중간 수영도 등장하고 시나리오 쓰는 나이든 이들도 잔뜩 등장한다. 저자는 운전 면허는 있지만 아직까지 자신이 소유하는 차는 없는 것 같다. 사실 나도 운전면허는 취득했지만 차를 가질 생각은 없는 사람이었다. 어쩌다보니 매일 출퇴근길에 운전을 하고는 있지만... 

 


금정연 / 아무튼, 택시 / 코난북스 / 156쪽 / 2018 (2018)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eBook 회원리뷰 (2건)

구매 아무튼 택시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심*****임 | 2021.06.1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아무튼 택시 리뷰 남기기   금정연 작가님의 아무튼 시리즈 택시편을 읽게 된건 표시의 귀여움도 한 몫 했지만 다양한 세상 사는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겠지라는 기대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인상 깊은 구절> - 나는 날짜 감각이 무디답니다. 그는 군인이었어요. 그는 쓰라림을 알고 있었어요. 불행을 알고 있었죠. 그가 갑자기 자기 언어의 충만한 힘을 깨닫지 못
리뷰제목

아무튼 택시 리뷰 남기기

 

금정연 작가님의 아무튼 시리즈 택시편을 읽게 된건 표시의 귀여움도 한 몫 했지만 다양한 세상 사는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겠지라는 기대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인상 깊은 구절>

- 나는 날짜 감각이 무디답니다. 그는 군인이었어요. 그는 쓰라림을 알고 있었어요. 불행을 알고 있었죠. 그가 갑자기 자기 언어의 충만한 힘을 깨닫지 못한 채 말하더군요. 나는 기억을 싫어해요. 그건 아름다운 문장이었어요. 세상을 달아나고 세상을 잊고자 하는.

 

 

- 좋아한다기 보다는 없으면 곤란한 것이다. 말해두자면 나는 택시 기사와 대화를 즐기는 타입이 아니다. 택시는 언제나 처럼 퇴근 시간의 정체로를 지나고 있었지만 반면 기사의 의식의 흐름은 무척 원활한 것 같았다.

 

 

- 차창 밖으로 오늘의 해가 저물고 있었고 나는 조금은 감상적이 되었던 것 같다. 구름다리 아래 어둑한 공간 좌절된 욕망 패배한 꿈들이 고여 있는 게 보였다. 인생... 미래... 약속과 희망... 같은 단어들이 빙글빙글 맴돌며 작게 반짝이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구매 [eBook] 아무튼, 택시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우***히 | 2018.11.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아무튼, 택시입니다. 아무튼 시리즈 2권째인데 생각없이 가볍게 읽기 좋네요. 요즘 책 한권 읽기가 영 힘들어서.. 택시 애호가의 택시에 관한 에세이입니다. 일단 저는 택시를 별로 안좋아해서 잘 안타는데.. 택시에서도 별의 별 이야기가 다 생기더군요. 지루하지 않게 읽었네요.  작가님이 좀 유쾌하신분 같아요. 다른책도 보고싶어지네요. 아무튼 시리즈 다른 책도 기대됩니
리뷰제목

아무튼, 택시입니다. 아무튼 시리즈 2권째인데 생각없이 가볍게 읽기 좋네요. 요즘 책 한권 읽기가 영 힘들어서.. 

택시 애호가의 택시에 관한 에세이입니다. 일단 저는 택시를 별로 안좋아해서 잘 안타는데.. 택시에서도 별의 별 이야기가 다 생기더군요. 지루하지 않게 읽었네요.  작가님이 좀 유쾌하신분 같아요. 다른책도 보고싶어지네요. 아무튼 시리즈 다른 책도 기대됩니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한줄평 (4건)

뒤로 앞으로 맨위로 aniAl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