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보장! 과학적 상상력과 호기심 자극!
실험기구들이 ‘직접’ 들려주는 유일무이 과학수업
많은 과학 소재 중에서도 왜 하필 실험기구일까? 어디까지나 화학 실험은 실험기구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실험기구가 있어야 액체를 담고, 측정하고, 혼합하고, 가열하거나 냉각하며 관찰하기 등의 실험을 할 수 있다. 실험기구를 알아가다 보면 화학 개념에 보다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 가령 빨간색?파란색 리트머스 종이의 변색 원인을 인지하며 액체의 염기성, 중성, 산성을 익힐 수 있다.
모든 이유를 제쳐두고, 이 책은 ‘왜 하필’이라는 물음에 간접적으로 ‘재밌으니까!’라는 대답을 돌려준다. 이제껏 실험기구가 주인공이었던 책은 없었다. 실험기구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는, 흡사 즐거운 수업과 같은 이 책을 읽다 보면 흥미로움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자주 웃음이 터질 것이다. 재미는 언제나 그렇듯 자발적인 학습욕구로 발전될 수 있다.
실험실 친구들은 개성적인 성격을 드러냄으로써 실험기구로서의 자신의 특징을 유연하게 드러낸다. 이를테면 압력 변화에 약한 삼각 플라스크 군은 열 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성격이고, 백엽상 형님은 과거에 흔히 쓰였지만 요즘에는 잘 쓰이지 않아 풀이 죽었다고 표현되며, 액체질소 군은 끓는점이 낮아 늘 화나 있는 다혈질이다. 그들의 성격을 따라가다 보면 따로 암기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실험기구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외에도 실험 시 주의사항과 사용법, 실험 과학자들에 관한 뒷이야기까지 담아냈다. 재미 위주의 정보를 넘어 과학적 사고와 상상력까지 기를 수 있는 알찬 과학책이라 할 수 있다.
비커 군, 현미경 팀, 샬레 남작, 3구 플라스크 언니, 랩잭 형…
익히 들어온 것부터 다소 낯선 기구들까지
각양각색 실험기구들을 한곳에서 만나는 유쾌한 실험기구 도감
“내가 좋아하는 과학이나 화학으로 뭔가 재밌는 걸 그려보고 싶다. 실험기구를 캐릭터로 하면 어떨까? 그렇다면 주인공은 아무래도….”
이 책의 저자는 실험기구를 주인공으로 만화를 그리기로 마음먹은 후 그 주인공을 비커로 정했다. 비커가 가장 익숙하고 기본적인 실험기구여서 처음은 비커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그 수가 늘어나 비커나 플라스크, 시험관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기구들로부터 석영 셀이나 퓸 후드, 피펫 필러처럼 이름조차 생소한 것들까지 130가지가 넘는 실험기구 캐릭터가 탄생하게 되었다.
연구원 출신의 저자가 직접 내용을 담고 자신이 만든 캐릭터를 통해 전달하는 만큼 내용과 형식 면에서 완성도 높은 실험기구 도감을 만나게 된다. 특히 저자의 이과적 시선은 이 책에서만 볼 수 있는 레이더 차트를 통해 더욱 빛을 발한다. 가격과 마니아 지수(인기 지수)는 기본이고, 내구성, 데굴데굴 구르는 지수, 잘 깨지거나 망가지는 지수, 이름이 멋진 지수, 여러 실험에서 쓰이는 지수 등 객관적인 사항을 주관적인 관점에서 재미있게 풀어나감으로써 누구라도 읽을 수 있는 쉬운 과학책, 즐거운 과학책을 만들어냈다. 또한 실험실의 주인공이 인간이 아닌 실험기구일 수도 있다는 신선한 발상은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또 하나의 커다란 가르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