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인가, 여자로 길러지는 것인가.
저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대다수의 여성이 외모 지상주의라는 자기검열에 빠져 끊임없이 나의 미모가, 의복이, 헤어스타일이 다른이에게 어떻게 비칠지 고민하고 특히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런 외모 지상주의가 확대 재생산 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인터뷰이들을 통해 확인한 외모 지상주의는 특히 유아기부터 시작하기도 하고, 유년기는 무사히 통과하더라도 청소년 시기에는 예외없이 패션, 뷰티 매거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어떤 사례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외모를 비판하고, 억압하여 어린 여자아이들이 외모에 강박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하기도 한다. 마치 리사 핍스의 소설 <Starfish>의 뚱뚱한 자녀에게 다이어트를 강요하고 사춘기에 이른 딸에게 비만억제 수술을 강요한 엄마의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책은 SNS의 영향력이 어느때보다 어린 아이들의 세계관을 지배하는 요즘 십대들은 어떤 마음으로 사진 보정 앱을 까는것인지 의문점을 갖게 만들게 하였다. 요즘은 외모에 거의 신경쓰지 않는 나에게는 그런 앱은 의미가 없었지만, 십대의 자녀를 둔 엄마로서는 조금은 관심을 가지고 어린 소녀들, 소년들 그리고 청년들의 외모 지상주의에 대해 장점과 단점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패미니스트인 저자는 미디어의 외모강박 부추김을 단호히 맞서라고 주문한다. 내가 느끼기에 자기 자신에게 전적으로 만족하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하다. 내가 만약 평소에 완벽하다고 여기는 어떤 사람이 있다고 가정할때, 이 사람은 스스로에게 만족할까? 아마도 아닐 것 같다. 저자의 주장처럼 매체들이 유혹하는 사탕발림에는 당당한 대처가 필요하지만, 내가 느끼는 모든 불안은 때로는 내적 불안에서 기인할 수도 있다. 나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내적 성장을 더 구가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
거울 속의 나를 들여다보며 내 외모에 대해 생각하던 최초의 시기를 기억한다. 초등학생 때는 그러지 않았다.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거나 흙장난을 하거나 학원에 가거나 재밌게 책을 읽던 순간은 기억하지만, 거울을 보던 순간은 기억나지 않는다. 거울 속의 내 외모가 나 자신의 눈에 띄기 시작한 때는 중학생 무렵이었다.
거울에 비춰 외모를 본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내 외모를 본다는 뜻이다. 그렇게 나는 나를 사회적 기준으로 대상화하기 시작했다. 평가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내 삶은 좀 더 낭비되고, 떨쳐내기 힘든 족쇄를 달고 살게 되었다. 내 외모가 누군가에 비해서 잘났는지 못났는지, 내 신체의 어떤 부분이 아름답거나 추한지 평가하는 내부의 심판관 말이다.
아름다움의 자기 심판에서 때때로 승리한다고 해도 나는 기쁠 수가 없었다. 세상은 한 부위의 패배를 전체의 패배로 규정했다. 아무리 얼굴이 예뻐도 뚱뚱하면 소용이 없어. 아무리 몸매가 예뻐도 피부가 안 좋으면 말짱 헛거야.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체의 모든 부위에 심판관이 달라붙어 있었다. 나는 그 모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었다. 드물게 누군가가 전승한다 해도 그에게는 나이라는 장벽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예뻐도 나이는 못 이기네, 라는 식으로.
외모 대상화는 패배할 수밖에 없도록 짜인 구조다. 너무나도 거대하고 굳건하며 오래된 구조. 그 구조를 여성이 사회 변방에서 외모에만 신경쓰며 살기를 바라는 쪽에서 만들고 유지해왔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사회경제정치적 권리에서 여성을 배제시킴으로써 여성이 외모 이외의 자원을 갖지 못하도록 차단시켰다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저자는 '그들'에 관해 적극적으로 토로하지는 않는다. 책 대부분이 여성들의 생각과 행동, 반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이야기한다.
외모에 신경쓰다가 사회에 관여할 힘을 잃을 수도 있다고. 사회를 바꾸려면, 개인을 강압하는 거대구조에 맞서려면 외모에 낭비되는 힘을 아껴서 비축해야 한다고.
'우리는 거울 앞에서 한 발짝 물러설 필요가 있다. 치마가 잘 맞는지, 머리스타일이 괜찮은지 걱정하느라 산만해지면 회의실을 장악하지 못한다. 체중이 몇 킬로그램 늘었다고 해서 스스로 가치 없다고 여긴다면 권력 구조에 도전할 수 없다. 외모 강박에 시달릴 떄 우리의 배터리는 방전 상태이므로.'
페미니즘 필독 도서 중 하나로 알려진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외모 강박에 대한 책.
읽는 내내 마음 아프게 공감되었다.
여성이라면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읽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아름다움이 주는 권력은 불안정한 토대에 서 있다. 이 권력은 다른 사람들이 인지해주어야만 존재할 수 있다. 이를 좌지우지하는 누군가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오로지 당신만의 권력도 아니다. 심지어 놀라울 정도로 엄격한 소멸 기한이 주어진 권력이다. 젊음과 아름다움의 상관관계는 거의 불변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이 권력은 여성이 세상에 발을 내딛으면서 사라지기 시작하는 괴기한 성격의 권력이다. 또한 여성이 '나이를 드러내기' 두려워하도록 만드는 왜곡된 권력이다. 반면 남성은 나이가 들면서 좀 더 '중후하게' 보이는 특권을 누리게 된다. 여성은 나이 듦과 더불어 더욱 강해져야 한다. 가치 있는 기술과 경험, 지혜를 통해서 말이다. 권력을 미모와 엮게 되면 젊음과 함께 점차 사그라지는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여자의 아름다움은 사법고시 패스나 다름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들이밀고 싶다.
과연 아름다움이 정말 '권력'이 될 수 있을까?
누군가 아름답다고 '인정'해야 생기는 '권력'을 과연 진정한 권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정말 모르겠다.
젊음과 아름다움의 상관관계를 보자 공주와 마녀가 떠올랐다.
「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에선 여전히 나이 든 왕비가 공주를 질투하는 악역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비판한다. 나이 든 여자는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 현실이 아직도 왕비를 젊은 공주를 돋보이게 하는 조연으로 만든다고 말한다.
젊음과 아름다움이 권력이라면, 비교 대상이 없더라도 인정해주는 사람이 없더라도 젊고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모두가 권력자가 되어야 맞는 것 아닐까.
메이크업은 여성의 의무가 아니다(물론 수많은 직장에서 여성은 실질적으로 화장을 해야 할 의무가 있긴 하다). 그러나 우리 눈에 띄는 여성이 모두 화장을 했고, 매일 보는 광고나 방송 프로그램, 영화 속 여성이 모두 화장을 했다. 그런데도 "아무도 너한테 그 제품을 사라고 하지 않았어."라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이런 문화 속에서 '밀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화장하지 않고 외출했다가 "무슨 일 있어? 피곤해 보이는데."라는 말을 들은 여성에게 물어보자. 아니면 여자 연예인의 '아름다운 민낯'에 웃음을 터뜨려본 여성에게 물어보자. 여성에게 '민낯'이란 프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들어보지도 못한 특수 제품으로 적어도 한 시간은 공들여 만들어낸 작품이란 것을 그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기업의 용모단정 규정은 여성 직원에게만 적용이 된다.
CGV, 올리브영, 스타벅스 등 아무리 유명한 대기업일지라도 여성 직원에게 유독 엄격한 외모규정을 강요한다.
얼굴로 일하는 것이 아닌데 화장을 강요하는 것이 웃기고, 서비스직은 외모가 중요하기에 용모단정 규정이 합당하다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왜 그러한 규정이 여성 직원에게만 강하게 작용하는지 되묻고 싶다.
여자만 서비스직에서 일하나?
그러나 우리의 말은 우리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 외모 강박적인 문화에 맞서는 가장 쉬운 방법의 하나는 외모에 대한 대화를 바꾸는 것이다. 이는 외모에 대해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가장 좋은 것은 주제를 완전히 바꿔버리는 것이다. 대화의 주제는 매우 많다. 굳이 우리가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다른 여성들이 부정적인 보디 토크를 하고 있다면 당신이 대화의 주제를 바꿔보라. 부정적인 보디 토크는 대부분 습관적인 것으로, 비교적 깨기 쉽다. 그러니 외모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이 나오겠다는 느낌이 들면 "아니, 오늘 이런 얘기는 하지 않을래."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갖자.
부정적인 보디 토크가 대부분 습관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나도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내 몸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아무런 의도 없이 나도 모르는 새에 외모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다. 이러한 부정적인 보디 토크가 말하는 당사자 뿐만 아니라 우연히 듣게 된 제3자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앞으로 의식적으로 대화의 주제가 부정적인 보디 토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소녀와 여성을 칭찬하고 싶다면 그녀가 실제로 통제하는 무언가를 칭찬하자. 열심히 노력하는 것, 집중하는 것, 배려하는 것, 창조적인 것, 너그러운 것. 그녀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하자. 그녀와 함게 있는 시간이 즐겁다고 말하자. 그녀가 당신에게 어떤 영감을 주는지 설명하자.
이것도 정말 중요하다! 칭찬이라고 무조건 듣는 사람에게 좋은 것은 아니니까.
조심하고 한 번 더 생각해야지.
외모 강박적인 문화가 수천 번 할퀴고 지나간 작은 상처가 소녀나 여성을 무너뜨릴 수 있듯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수천 번의 작은 걸음이 소녀와 여성을 일으켜 세울 수도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부터 여성의 외모에 집중하지 않는 자세를 갖추고 다른 이들도 이를 동참하도록 격려함으로써 의미 있는 문화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리고 대상화하는 행동이나 광고에 앞장서는 조직을 저지함으로써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우리는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 자신을 느끼고 주체적으로 자신을 정의해야 한다. 우리의 돈과 시간을 다르게 써야 한다. 우리의 몸은 더 건강해져야 한다. 우울증과 분노가 흔한 것이 되어서도, 심각한 것이 되어서도 안 된다.
이제 여성은 시선을 받는 대상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멀리 내다보아야 한다. 저 넓은 세상에는 봐야 할 것이 아주 많다. 해야 할 일이 아주 많다.
마지막 장은 그냥 다 좋았다.
책을 읽는다고 단번에 외모 강박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 만연한 외모 강박이 책 한 권을 읽는다고 마법처럼 사라진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기에 우리는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며 거울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대신에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세상에는 봐야 할 것이 아주 많고, 해야 할 일도 아주 많기에.
아침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밖에 나가기까지 남자들은 보통 10~20분이면 모든 것을 끝낸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씻고 화장하고 꾸밀려면 2시간 전에 일어나서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매일 한시간 이상을 꾸미고, 화장을 지우는 데 시간을 보낸다. 이 많은 시간들을 다 합쳐서 다른 것에 투자한다면 우리는 엄청나게 생산적인 일을 하고, 그 효과가 지속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화장은 겉치레일뿐, 전혀 지속될 수 없는 가치이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은 자신의 외모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을 내려놓지 못한다. 많은 미디어와 교육을 통해서 우리는 자연적으로 여성은 외모를 가꾸어야 한다는 강박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외모가 그들의 권력이라고 생각한다. 외모가 아름다우면 돈 많은 남자의 사랑, 관심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이것을 그들의 진정한 권력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들이 노력을 통해 스스로 얻어낸 성과가 아닐 뿐더러 남의 권력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권력은 결코 자신의 것이 아니다. 이 책에서 어린 여자 아이에게도 예쁘다는 말을 하지 말라는 글을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우리가 무심코 했던 칭찬이 어린 아이들에게 외모 강박에 시달리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나의 언행을 반성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머리로만, 외모 강박에 시달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꾸미는 데 시간을 줄이고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지 않는다면 결코 외모강박에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외모를 꾸미는데 시간을 줄여 내면의 모습을 가꾸고 진정한 나의 권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자에게 잘 생겼다고 하는 것과 여자를 보고 예쁘다고 하는 단어 자체에 벌써 능동성과 수동성이 콕 박혀있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여자들에게 지워진 외모라는 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요즘은 남자도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하지만 여자들이 태어나면서 갖는 환경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여자들은 아주 어린 나이에도 여성이라는 이미지 안에 가둬지게 된다. 사회가 만든 틀안에서 여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타인의 시선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여자들은 외모에 신경을 쓰느라 돈과 시간을 사용하고 있고, 그 때문에 자신의 능력이 위축되기도 한다. 저자는 외모지상주의에 휩쓸려가는 여성들에게 그렇게 살지 않아도 괜찮은 여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지난 20년 동안 저자가 만났던 많은 여성들의 사례를 통해 외모가 어떻게 여성을 지배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하고, 거기에서 빠져나온 여성들의 사례가 외모 강박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들어있다.
어린 딸이 당신에게
자신이 예쁘냐고 묻는다면
마치 마룻바닥으로 추락하는 와인잔 같이
당신의 마음은 산산조각 나겠지.
당신은 마음 한편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싶을 거야.
당연히 예쁘지, 우리 딸, 물어볼 필요도 없지.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발톱을 치켜세운 한편으로는
그래 당신은
딸아이의 양어깨를 붙들고서는
심연과도 같은 딸아이의 눈 속을 들여다보고는
메아리가 되돌아올 때까지 들여다보고는
그러고는 말하겠지
예쁠 필요 없단다. 예뻐지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그건 네 의무가 아니란다.
저자는 위의 케이틀린 시엘의 시를 인용하면서 여성들이 예뻐지려고 노력하고, 예쁘다는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는 것을 외모 강박이라고 보았다. 아름다움 자체를 권력이라고 생각하는 사회분위기 안에서 외모에 무관심하기란 쉽지 않다. 알게 모르게 여성들은 사회가 만들어놓은 미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고 한다. 능력을 발휘해야 할 열정이 외모를 치장하는데 쓰이고 있으며 여기에 각종 미디어들은 비현실적인 외모를 설정해놓고 여성들을 그쪽으로 내몰고 있다.
저자는 외모 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 (방송, 신문, 인터넷 등에 나오는 정보를 판단하고 평가해 그것을 이용하는 능력)를 제안한다. 미디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비판하면서 외모보다 중요한 내면의 가치에 눈을 돌리라는 것이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초등학교나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 그 효과가 잘 나타난다고 한다. 이런 교육의 의미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결코 외모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데 있다. 그러나 사회와 문화 깊숙이 파고 든 외모 지상주의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는다.
수많은 인텨뷰 중에서 에이미의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고도비만에 속한 에이미는 타인의 시선에 함몰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 에이미는 비만이어서 하지 못할 것 같은 등산을 용기를 내어 하게 되었고, 이후 그는 산을 즐기는 등산가가 되었다. 사십 대의 에이미는 여전히 비만이지만 그것 때문에 부끄럽거나 힘들어하지 않는다. 살을 빼지 않고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내는 에이미의 인터뷰는 외모 강박에서 어떻게 빠져나오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여성은 일생동안 외모에 대한 평가를 받는다. 저자는 제안한다. 여성 스스로 거울 앞을 떠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쏟는다면 훨씬 더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외모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면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조목조목 말해주는 이 책이 아주 유용하다. 또 여성은 먼저 예뻐야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 자체가 여성들에게 얼마나 커다란 상처를 주는 것인지 이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자신을 잃으면서까지 외모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잘 말해주고 있는 이 책은 누구에게나 유용하다.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오늘날 여성들을 거울 앞에 붙잡아 놓고 중요한 것들을 놓치게 만드는 외모 강박에 대해 분석한 책이다. 저자 러네이 엥겔른은 15년간 여성 심리학과 젠더 심리학을 가르치며 여성의 외모 강박을 조장하는 문화 행태와 극복 방안을 연구했다. 그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통계 자료들에 기반한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외모 강박이 여성에게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하면 이런 외모 강박에 맞서 싸울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또한 다양한 연령, 인종, 배경을 가진 여성들의 실제 인터뷰 자료를 통해 우리가 평소에 흔히 겪어왔던 경험들을 새롭게 환기시키며 이해를 도왔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외모 강박이 어떤 것인지, 왜 나쁜지는 웬만큼 잘 알고 있었다. 아마 지금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여성들이라면 대부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표현대로, 지금의 젊은 여성은 유사 이래 교육 수준이 가장 높은 세대이고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페미니즘을 체화하고 있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외모 강박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 없다.
페미니즘은 사회가 강요하는 미의 기준에 동조하지 않게는 해주지만 막상 거울 앞에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왜곡되고 유해한 메시지들을 똑바로 인식할 수 있지만, 그런 메시지들에 노출되는 순간 이미 상처 입기 시작한다. 페미니즘은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처음부터 상처받는 것을 막아주지는 못한다. 우리에게는 좀 더 궁극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 책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공통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것들을 명확하고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보완해주면서, 실제로 외모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분석과 분노에서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한다. 물론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방법들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알고 있지만 마음이 따라주지 않아 고민하던 여성들에게 당장 마음이 따라주지 않더라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조언을 해준다는 점에서 아주 유익하다. 그런 면에서 모든 여성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었다.
제목만 보고 내 이야기다 싶었던 책. 그래서 바로 구매한 책.
20살이 되고 대학에 입학하면서 학교다니면서 화장이 필수가 되었고 늦잠을 자서 수업에 늦을 뻔 할때조차 늦더라도 화장은 하고 다니는게 필수가 되었었다. 화장을 안하고 가는 날이면 어쩐지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바닥만 보고 다니곤 했다. 이 책은 그런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지나치게 남의 시선에 남의 외모적 평가에 휘둘린다. 오늘도 내일도 우리는 화장을 버리지 못하겠지.
단언컨대 여남 할 것 없이 모두 읽어야하는 필독서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 나는 여성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싶다.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거울 앞에서 보냈는지, 얼마나 많은 돈을 클렌징 티슈 한장이면 사라질 외모에 치장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지않았더라면 나는 30년 뒤 옷장이 가득찬 거지할머니가 되었을지 모른다. 모두에게 권장하고싶다. 탈코르셋을 시작한 20대에게도, 탈코르셋을 접하지 않은 10대에게도.
이 책은 정말 너무 최고로 좋았다. 이런 책을 이제야 읽다니.
근거를 제시하며 (행동과학적 접근)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는 방식의 책을 참 좋아한다. 요즘 특히 행동과학이 유행하고, 행동과학적 접근이 설득력이 높다. 나는 내 석사논문 마저도 행동과학자 타일러의 넛지 전략을 언급하였다는 사실과, 올해 초에 <해빗>을 읽으면서 행동과학에 반감이 들고 인식론적 접근이 더 좋았던 것때문에 혼란스럽다. 이원론적 생각보다 상호보완 또는 비율을 달리하여 수용하는 쪽이 나은 것이겠지만, 사람의 행동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세심한 실험 설계와 결과 해석에 있어서 행동과학은 매우 명쾌하다. 여성을 대상화하고 외모강박으로 인해 여성들이 겪어온 피해를 논리적으로 설명해 준다. 무엇보다도 외모지상주의는 이제 외모강박(성형, 과도한 다이어트, 노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을 초래)이 여성의 문제만이 아니라 어린이와 남성에게도 피해를 주는 지경까지 초래했다. 결국 모두 피해자가 되었다.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인가?
꾸밈노동에 관해서 이야기한 책이었다. 읽으면서 외국인이 쓴거라 외국여성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하고 그래서 문화가 다른데 뭔가 좀 공감은 안되지 않을까 생각했던것도 잠시, 내가 고민했던것들, 내가 어렸을때부터 생각해본 것들을 똑같이 하고있는 여성들의 인터뷰와 이야기가 너무 공감이 되었다. 더불어 좀 억울했다. 내가 다이어트걱정, 피부걱정하면서 집중하지 못했던 공부와 일들이 생각났고 화장을 해야한다고 일찍 일어났던것들, 중요한 일이 있을때 화장도 공들여 했었는데 그시간에 차라리 일을 한번더 생각했으면 좋았을걸 일 외에 다른것에 집중한 시간들이 너무 아까워졌다. 책에서 이걸 짚어주기전까지 정말 당연하게 하고있었던거라 이상하게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걸 모아놓고 글로 읽고보니 너무 이상했다. 문화권이 다른데도 같은 여성이라는이유로 외국인여성들의 사연과 고민이 공감이 안되는게 없었다. 그중에는 나도 분명히 했었던 고민들이 있다는게 너무 놀라웠다. 이책을 읽고나니 내가 손해보는 시간들이 너무 아까워졌다. 같은시간인데 똑같이주어지는시간에 다른것에 신경쓰느라 내 일에 집중을 못하고 내가 즐거운시간을 놓친다면 너무너무 억울할것같다. 그걸 몰랐을땐 모르지만, 알았으니 충분히 다른것들에 허비하는시간을 줄여나갈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름만 보고 가벼운 페미니즘 서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읽고 많은 생각의 변화를 가져다준 소중한 책이 되었다. 여성에게 강요되는 아름다움에 대한 신화를 파헤치는데 학술적인 내용보다는 인터뷰나 사연 형식으로 주제를 풀어가기때문에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주변에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가장 먼저 추천해주고 싶은 책으로 이 책 거울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를 선택할 것 같다.
작가의 수업에서 “집 밖에 나가기엔 너무 못생긴” 기분이라 그날 수업에 결석할 수밖에 없었다는 학생의 고백 그리고 그 말에 공감하는 수많은 여성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나 혼자만의 경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 것. 만약 이렇게 더 갸날프고 아름다워지기 위해 투자하는 모든 비용을 여성들이 자신의 공부, 일, 건강을 위해 투자한다면 세상이 얼마나 발전했을지 상상하게 해준 것. 여성을 여성으로 보이게하는 긴머리와 화장 그리고 복장을 바꾸었더니 더이상 캣콜(or 시선폭력, 시선강간)을 겪지 않았다는 여성의 에피소드를 알려준 것. 이걸 인지하고 같은 입장에 처해있는 여성들과 감상을 공유하는 경험이 나의 사고를 바꾸었다. 흔히 말하는 외모 코르셋에서 많이 벗어날 수 있었다. 사회에서 가해지는 압박이 워낙 강력하기에 한번에 모든걸 벗을수는 없다. 하지만 천천히 조금씩 화장품을 하나씩 줄여보고, 외출준비시간을 줄이고 나 자신에게 투자하면서 주위 여성들에게 이렇게 살아도 괜찮다는걸 알려주는 일이 멀리보면 세상을 바꾸는 페미니즘이기도 하다는걸 깨닫고 배워가고 있다. 정말로 여성이라면 한번쯤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이제 화장을 하지 않아도, 좀더 살이 쪄도 스트레스를 덜받고 자기발전을 위한 시간을 더 가질 수 있다. 이런 책을 많이 읽고, 많이 알려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