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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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리뷰 총점 9.4 (38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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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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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동아시아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변호사 한동일 교수의 화제의 명강의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에 대한 품격 있는 응답

“아직 꽃피지 못한 청춘, 그러나 ‘라틴어 수업’에서 배운 것은 ‘꽃’이 아니라 그 근본이 되는 ‘뿌리’였습니다.”
- 제자들의 편지 중에서

한국인 최초, 동아시아 최초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Rota Romana) 변호사이자 가톨릭 사제인 한동일 교수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서강대학교에서 진행했던 강의를 책으로 옮겼다. 저자의 강의는 입소문을 타고 서강대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연세대, 이화여대를 비롯해 신촌 대학가를 벗어나 다른 학교의 학생들과 일반인들까지 찾아오기에 이른다. 단순한 어학 수업에 그치지 않고 라틴어의 체계, 라틴어에서 파생한 유럽의 언어들을 시작으로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문화, 사회 제도, 법, 종교 등을 포함해 오늘날의 이탈리아에 대한 이야기까지 종합 인문 교양 수업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는 유학 시절의 경험과 공부의 어려움, 장점과 단점에 대한 성찰, 관계의 문제 등 삶의 면면을 이야기한다. 그 속에서 드러나는 삶과 죽음, 자존, 관계와 태도의 문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번쯤 고민해봐야 할 화두이다. 이것이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강의를 찾아들었던 이유다. 이 책『라틴어 수업』은 저자의 강의 내용을 집약해 담은 것이다. 책 말미에는 수업을 들었던 제자들이 책 출간을 기념해 보내온 편지를 함께 실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서문

Lectio 1 내 안의 위대한 유치함
Magna puerilitas que est in me

Lectio 2 첫 수업은 휴강입니다
Prima schola alba est

Lectio 3 라틴어의 고상함
De Elegantiis Linguae Latinae

Lectio 4 우리는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 배운다
Non scholae sed vitae discimus

Lectio 5 단점과 장점
Defectus et Meritum

Lectio 6 각자 자기를 위한 ‘숨마 쿰 라우데’
Summa cum laude pro se quisque

Lectio 7 나는 공부하는 노동자입니다
Ego sum operarius studens

Lectio 8 캐사르의 것은 캐사르에게 돌리고 신의 것은 신에게 돌려 드려라
Quae sunt Caesaris Caesari et quae sunt Dei Deo

Lectio 9 만일 신이 없더라도
Etsi Deus non daretur

Lectio10 네가 주기 때문에 내가 준다
Do ut Des

Lectio 11 시간은 가장 훌륭한 재판관이다
Tempus est optimus iudex

Lectio 12 모든 동물은 성교 후에 우울하다
Post coitum omne animal triste est

Lectio 13 당신이 잘 계신다면, 잘 되었네요. 나는 잘 지냅니다
Si vales bene est, ego valeo

Lectio 14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Hodie mihi, Cras tibi

Lectio 15 오늘 하루를 즐겨라
Carpe Diem

Lectio 16 로마인의 욕설
Improperia Romanroum

Lectio 17 로마인의 나이
Aetates Romanorum

Lectio 18 로마인의 음식
Cibi Romanorum
Lectio 19 로마인의 놀이
Ludi Romanorum

Lectio 20 아는 만큼 본다
Tantum videmus quantum scimus

Lectio 21 나는 욕망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Desidero ergo sum

Lectio 22 한국 사람입니까?
Coreanus esne?

Lectio 23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계속해서 내 길을 가야 한다
Verumtamen oportet me hodie et cras et sequenti die ambulare

Lectio 24 진리에 복종하라!
Oboedire Veritati!

Lectio 25 모든 사람은 상처만 주다가 종국에는 죽는다
Vulnerant omnes, ultima necat

Lectio 26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
Dilige et fac quod vis

Lectio 27 이 또한 지나가리라!
Hoc quoque transibit!

Lectio 28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Dum vita est, spes est

감사의 글

‘삶의 책장’을 짓는 라틴어 수업을 기억하며 - 제자들의 편지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5년 연속 수많은 대학생, 청강생들을 매혹시킨 명강의
지식을 넘어 삶의 근본을 다지는 ‘라틴어 수업’

2010년 하반기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서강대학교에서 진행됐던 한동일 교수의 라틴어 강의는 입소문을 타고 서강대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연세대, 이화여대를 비롯해 신촌 대학가를 벗어난 지역 학교 학생들과 일반인들까지 찾아오기에 이른다. 이것이 당시 언론에 ‘화제의 명강의’로 기사화되어 더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국인 최초, 동아시아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의 변호사라는 저자의 이력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저자의 강의가 인기를 끈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학생들은 이 수업을 통해 라틴어의 체계, 라틴어에서 파생된 유럽의 언어들을 배울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리스 로마 시대의 음식, 놀이 문화, 사회제도, 법, 종교 등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가 유학 시절 경험했던 일들, 만난 사람들, 공부하면서 겪었던 좌절과 어려움, 살면서 피할 수 없었던 관계의 문제, 자기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성찰 등 우리 삶에 맞닿아 있는 화두들이 수업에 녹아 있었다. 종합 인문 교양 수업과 같았던 저자의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은 이 수업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었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사고의 깊이를 더할 수 있었다고, 더 나아가 삶의 전환점이 되었던 수업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서양 문명의 근원, ‘라틴어’로 들여다보는 그리스 로마 시대

바티칸 대법원의 변호사이자 가톨릭 사제이기도 한 저자는 라틴어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사회상과 문화, 종교 등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놓는다. 저자가 들려주는 그리스 로마 시대의 이야기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에도 맞닿아 있다. 한 예로, 책 속에서 소개하는 라틴어 ‘도 우트 데스(Do ut Des)’를 생각해보면, 이 말은 ‘네가 주면 나도 준다’라는 뜻으로 로마법의 채권 계약에서 나온 법률적 개념이다. 저자는 이 말을 통해 과거 로마법상 계약의 기준이 되는 네 가지 도식에서부터 유럽의 세속주의와 상호주의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나아가 상호주의 원칙이 흔들리는 오늘날의 국제 사회에서 이 개념이 왜 과거의 것으로 머무르지 않고 현재에도 중요한지 설명한다.
또 다른 예로 젊은이를 뜻하는 라틴어 ‘유베니스(iuvenis)’는 만 20세부터 25세까지를 가리키는데, 로마법에서 젊은이를 규정하는 연령대가 이렇게 길었던 이유가 군대에 충원할 병사를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저자는 이것이 지금에 와서는 유럽인들에게 나이에 대한 강박을 덜어주는 순기능의 역할을 했음을 이야기한다. 실제로 저자가 로마 유학 시절 당시 만난 이탈리아 친구들이 70세 노인을 향해서도 ‘당신은 아직 젊다’라고 말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더하며, 우리 역시 나이에 대한 생각과 태도를 돌아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꽃으로 피어나야 할 인생, ‘꽃’보다 ‘뿌리’를 내리게 하는 수업

저자의 수업을 들었던 한 제자는 아직 꽃피지 못한 청춘인 20대에 자신은 이 수업에서 ‘꽃’이 아니라 그 ‘뿌리’를 배웠다고 이야기한다. 저자의 수업이 단순한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삶’에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몸이 약했던 단점이 공부하는 데 장점이 되었지만, 그 장점이 훗날에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 단점이 되었다는 저자의 고백은 나 자신의 장단점과 집착, 아집은 무엇이었는지 성찰하게 한다. 로마의 묘지에 새겨진 라틴어 문구 ‘호디에 미기 크라스 티비’의 뜻이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라는 것을 설명하며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풀어놓고, 그를 통해 ‘죽음’이 언젠가는 나의 몫이라는 걸 일깨우며 삶과 죽음이 멀지 않다는 화두를 던진다. 또한 유학 시절 이탈리아어와 영어, 라틴어가 뒤섞인 수업에 대한 어려움, 공부하면서 겪었던 좌절, 한국에 돌아와서도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일들에 절망했던 날들, 그럼에도 희망을 말할 수밖에 없다고 담담히 이야기하지만 그 울림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 자신에게 돌아와 ‘나는 과연 어떤 사람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떤 태도로 삶을 대할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단초가 된다.


‘라틴어 수업’을 통해 삶의 태도와 방향을 배우다.

- 수업을 통해 스스로와 화해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것이 인생을 통틀어 가장 값진 가르침이었습니다.
- 삶의 문제에 대해 구체적이고 지혜로운 방향 제시를 해주었던 수업입니다. 덕분에 많은 위안을 얻고 삶의 태도를 가다듬어봅니다.
- 강의를 들었던 때로부터 5년이 흐른 지금, 또다시 저는 답안지를 쓰듯 인생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제 인생과 마주하고, 그렇게 제 인생 공부를 다시 하게 됐습니다.
- 삶이 보잘것없다는 좌절에 빠져 있을 때, 이 수업은 목표와 열정을 찾아주었습니다. 그 덕분에 긴 터널을 빠져나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어요.

- 제자들의 편지 중에서

책 말미에는 당시 수업을 마치며 저자가 학생들에게 받았던 손편지와 책 출간을 기념해 보내온 제자들의 편지 글이 실려 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있다. 중간고사 과제로 제출하는 ‘데 메아 비타(De mea vita)’로, A4 한 페이지로 ‘내 인생에 대하여’ 적어내는 일이다. 제자은 이 과제를 통해 처음으로 자기 자신과 마주하고 과거의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지금의 자기를 인정하며, 미래의 자기를 꿈꿀 수 있었다고 말한다. 나아가 수업을 통해 삶의 대한 태도와 방향을 성찰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제자들이 보내온 편지에는 자신들이 수업을 통해 얻었던 위로와 힘을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종이책 회원리뷰 (272건)

구매 주간우수작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Hodie mihi, Cras tibi)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d*****e | 2021.11.02 | 추천23 | 댓글12 리뷰제목
저자 한동일 교수는 동아시아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Rota Romana)가 설립된 이래, 700년 역사상 930번째로 선서한 변호인이다. 로타 로마나의 변호사가 되려면 오랜 역사를 가진 교회법을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할 뿐만 아니라, 라틴어는 물론 기타 유럽어를 잘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라틴어로 진행하는 사법연수원 3년 과정을 수료해야 하고 이 과정을 다 마쳐도 실제 변호
리뷰제목

저자 한동일 교수는 동아시아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Rota Romana)가 설립된 이래, 700년 역사상 930번째로 선서한 변호인이다. 로타 로마나의 변호사가 되려면 오랜 역사를 가진 교회법을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할 뿐만 아니라, 라틴어는 물론 기타 유럽어를 잘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라틴어로 진행하는 사법연수원 3년 과정을 수료해야 하고 이 과정을 다 마쳐도 실제 변호사 자격시험에 합격하는 비율은 5~6%에 불과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로마를 오가며 이탈리아 법무법인에서 일했고, 20102학기부터 20161학기까지 서강대학교에서 초급·중급 라틴어강의를 맡아 진행했다. 첫해 수업에는 24명의 학생이 수강 신청을 하였지만, 두 번째 강의부터는 수강을 허락해달라는 학생들의 메일이 밀려 들어와 67명의 학생이 수강하였으며, 이후 매 학기 서강대를 넘어, 연세대, 이화여대, 심지어 일반 청강생, 학점 교류가 안 되는 다른 학교의 학생들까지 찾아오며 200명 이상의 수강생을 기록한 수업이다. 이 책은 한동일 교수의 6년간의 강의 노트를 28개의 장으로 정리한 책이다.

 

초급과 중급의 외국어 수업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수강생이 학교 밖에서까지 너도나도 앞을 다투어 수강하려고 매달리게 된 것일까? 그것도 죽은 언어인 라틴어 학습이 목적인 수업인데, 취업에 바쁜 청년 실업의 시대에 실상 자격증이나 소위 스펙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 강의에 대학생을 넘어 일반인까지 열광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책 마지막 수강생들의 감사의 글을 통해 충분히 엿볼 수 있다. 한 마디로 자신의 상처가 어떤 것이었고 수업을 통해 어찌 치유되었는지가 한동일 교수에 대한 감사의 내용 상당수를 포함하고 있다. 특별한 삶의 목적의식 없이 남들이 다 대학을 위해 달려가기에 멋모르고 달려갔던 청년들에게 자기 현주소 파악을 위한 훌륭한 인문학적 예시를 이 수업이 제공하였던 것이다. 신부(神父)의 신분인 한동일 교수가 가진, 라틴어와 성경에 기반한 높은 삶의 지혜와 포용력 또한 중고등학교를 지나 대학까지 이어져 온, 지식과 암기 위주의 평가 방식에 신물이 넘어오는 수강생들에게 정말 신선한 청량제의 역할을 하였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그의 수업은 새로운 단어나 문장이 등장하면 단어의 어원을 설명하고 이 단어나 문장이 로마 시대에 어떤 경우에 사용되었는지 그 활용 예시를 제시하였다. 그다음 이를 강의자 본인이 직접 겪은 일화나 생각을 곁들여 설명해주고 마지막에는 수강생들이 스스로 문장에 대해 생각해볼 질문을 던졌다. 굴절어로서 라틴어의 복잡한 문법 체계와 변화를 일방적 주입이나 암기식으로 접근하지 않고 경험과 대화를 통해 접근하여 학생 자기 삶의 일부분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였던 것이다. 강의 평가 방식도 주목할만하다. ‘나의 인생에 대하여(De mea vita)’를 주제로 A4 한 장 분량을 적어내는 것이 중간고사의 과제인데 이는 첫 수업에 미리 알려, 수업과 평가의 방식을 짐작하게 만든다. 단답형의 정답 선택에만 익숙해 온 학생들에게 던져진 이 과제는 처음에는 그저 막막함을 느끼게 하지만 수업을 듣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의 연속성 안에서 자신을 파악하는 자기성찰적 기회를 제공한다. 수업을 통해 그들은 단련되며 두려워 마라(Nolite timere!)’라는 한동일 교수의 가르침처럼 자신의 자아를 자신의 이성으로 비로소 관찰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의 마지막 표지를 넘기며 드는 두 가지 생각 중 첫 번째는 읽는 진도가 참 빠르다고 느낄 정도로 쉽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감사의 글에 실린 성인(成人), 속된 말로 인 서울(in Seoul)’ 대학 중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청년들이 왜 이 수업을 듣고서야 이런 감상과 자각을 느끼게 되었느냐는 점이다. 왜 이 세칭 우수한 재원들의 중고등학교 시절에 이 정도의 수업과 화두를 던져줄 수 있던 수업은, 또 교사는 없었느냐는 점에 나는 아쉬움을 넘어 탄식을 느낀다. ‘삶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타인은 나에게 목적인가 수단인가?’, ‘나에게 진정 중요한 것은 소유냐 존재냐?’와 같은 인문학적 소양을 배양해 줄 수 있는 계기는 왜 없었느냐는 말이다. 그들의 반응은 마치 이런 유형의 수업을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쪽에 가깝다는 점에 나는 대체 우리나라 공교육은 무엇을 가르치고 있느냐?”를 묻고, 또 강하게 질책하고 싶다. 중고등학교에서 다루기에는 어렵고 아이들의 인지 수준에 비해 버거운 질문이라고 당신이 반응한다면 당신은 중고등학교의 존재 이유를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저 입시를 위한 수단에 불과한 교육으로 교육의 수준을 천박하게 낮추어 보고 있는 학부모, 교사의 문제는 아니라 말할 수 있을까? 그저 무슨 과목에서 몇 점을 받았는지만 확인하는 것, 몇 등인지 물어보는 것, 친구 누구보다 앞섰냐는 것만을 확인하는 것이 중등교육의 원래 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느냐 나는 묻고 싶은 것이다.

 

취미와 적성에 맞춘 진로가 아니라 부모의 강요와 사회적 압박으로 선택되었던 진로였기에, 진학 후 뒤늦게 찾아온 허무와 무기력감에 취한 청년들의 실존적 허기를 한동일 교수의 이 인문학 교양수업이 채워 주었던 것이 높은 수업 인기를 낳은 배경이 아니었을까? 속칭 SKY 대학의 인기 높은 학과에 입학하고서도 의대, 치대, 수의대, 약대를 위해 재수와 반수를 거듭하는 이유가 인문학의 부재에 있지는 않을까? 조국 교수의 딸 조민 양의 의과대학 입학 과정에는 막상 분노의 감정을 공식적으로 표출하던 명문대생들이 정작 분노해야 할 사안인, 서른도 넘지 않은 한 국회의원 아들의 ‘50억 퇴직금소동에는 침묵하는 이유의 원인도, 기득권층, 특권층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의 공정성에는 분노하지만, 그 불공정한 특권에 소속되고자 하는 자신의 욕망에는 너그러울 수밖에 없던 것이 진짜 이유가 아니었을까? 이 모든 배경 뒤에, 교양과 인문학의 부재가 공교육에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고교학점제를 통해 철학, 교육학, 심리학, 논리학, 환경 등 많은 교양과목이 개설되었지만 대부분 3학년 과목으로 편성되어 실제 자습으로만 이어지고 있는 학교 현실은 공교육 스스로 자신을 부정하는 결과를 생산하고 있다. 이 과목들을 자습으로만 대체한다면 학교 현장에서 교과 수업을 진행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저 진학이 교육의 목적이라면, 1교시부터 7교시까지 자습으로 구성하는 것이 더 훌륭한 결과를 만들지 않을까? 교육기본법 제2조의 핵심 단어 3가지는 홍익인간, 인성교육, 민주시민으로 교육의 목표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대학 진학과 입시는 그저 교육의 방편, 뗏목일 뿐이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교육의 본래적 목적을 고민하게 만드는 양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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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주간우수작 [라틴어 수업]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게 해 주는 라틴어 수업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이* | 2018.02.13 | 추천21 | 댓글36 리뷰제목
저자가 2010년 2학기부터 2016년 1학기까지 서강대학교에서 강의를 했던 ‘초급ᐧ중급 리틴어’ 수업 내용들을 정리한 것이라고 합니다. ‘종합 인문 수업’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라틴어뿐만 아니라 라틴어를 모어(母語)로 가진 많은 나라들의 역사, 문학, 법 등을 비롯해 우리가 알아두면 좋은 것들을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인생 선배가 차분한 목소리로 들려
리뷰제목

저자가 20102학기부터 20161학기까지 서강대학교에서 강의를 했던 초급ᐧ중급 리틴어수업 내용들을 정리한 것이라고 합니다. ‘종합 인문 수업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라틴어뿐만 아니라 라틴어를 모어(母語)로 가진 많은 나라들의 역사, 문학, 법 등을 비롯해 우리가 알아두면 좋은 것들을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인생 선배가 차분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편안하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가볍게 넘기던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생각할 거리를 마련해 줍니다.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도 제시하면서 이번만은 피하지 말고 짚고 넘어가자는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하지요.

 

저자의 라틴어 수업 중에 인상적이었던 강의를 발췌해서 정리해 봅니다.

 

 

라틴어의 고상함

15세기 이탈리아의 순수 인문학자이자 수사학자, 교육가인 라우렌티우스 발라는 라틴어의 고상함에 대하여라는 책에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올바른 방법이 모든 표현의 기초가 되고, 그것이 참다운 지적 체계를 형성한다고 말합니다.

 

발라가 말한 라틴어의 고상함은 라틴어가 문학적으로, 혹은 언어적으로 뛰어나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언어를 제대로 잘 사용할 때에 타인과 올바른 소통이 가능한데, 라틴어가 바로 그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국어로 유창하게 말할 줄 알지만 타인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는 유명 인사의 강변보다, 몇 마디 단어로도 소통할 줄 아는 어린 아이들의 대화 속에서 언어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단점과 장점

자기의 약점이나 단점과 직면했을 때 시선을 돌려 자신의 환경에 대해 불평해요. 특히 부모님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불평하는 것은 가장 하기 쉬운 선택입니다. 양심상 결코 마음이 편한 일은 아니지만 자기 자신을 비난하는 것보다는 덜 아픈 일이죠. 그래서 우리는 항상 스스로에 대해 실망할 수밖에 없는 선택을 습관적으로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Postquam nave flumen transiit, navis relinquenda est in flumine.

(강을 건너고 나면 배는 강에 두고 가야 한다.)

 

이미 강을 건너 쓸모없어진 배를 아깝다고 지고 간다면 얼마나 거추장스럽겠습니까? 본래 장점이었던 것도 단점이 되어 짐이 되었다면 과감히 버려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하고, 또 환경에 대한 태도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합니다.

 

사회는 어느 세대에든 답을 요구합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답이 맞다고 하기에는 세상은 급변하고 갈수록 그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어제의 답이 오늘은 답이 아니게 되고, 오늘은 답이 아닌 것도 내일은 답이 될 수 있는 때입니다.

 

어떤 환경에서든지 성찰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거기에서 곁가지를 뻗어나가야 한다는 것이죠. 내 안의 땅을 단단히 다지고 뿌리를 잘 내리고 나면 가지가 있는 것은 언제든 자라기 마련입니다.

 

네가 주기 때문에 내가 준다

(Do ut Des.)

라틴어의 ‘Do ut Des.’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정없이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상호주의라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결국 네가 주기 때문에 나도 준다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개인이든 국가든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과연 나는 타인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요?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까요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다른 나라와 관계를 맺을 때 우리가 얻고자 하는 바를 위해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고요. 줄 수 있는 무언가를 갖추는 것, 그것이 결국은 힘이 되고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길일 겁니다.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Hodie mibi, Cras tibi)

로마의 공동묘지 입구에 새겨진 문장입니다. 오늘은 내가 관이 되어 들어왔고, 내일은 네가 관이 되어 들어올 것이니 타인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라는 뜻의 문구입니다.

 

식물은 봄에는 신록으로, 여름에는 녹음으로, 가을에는 단풍으로, 그리고 겨울에는 낙엽과 그 낙엽이 썩어가는 향으로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인간이 나무와 다른 것 중 하나는 살아있는 동안 향기롭지 못하다면 죽어서도 절대 향기로울 수 없다는 점일 겁니다.

 

인간은 죽어서 그 육신으로 향기를 내지 못하는 대신 타인에 간직된 기억으로 향기를 내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 기억이 좋으면 좋은 향기로, 그 기억이 나쁘면 나쁜 향기로 말입니다.

 

로마인의 나이

나마저 자기 자신을 힘들게 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내 나이 또래의 사람이 무언가를 이뤘지만 나는 아직 눈에 띄게 이룬 것이 없다면, 그와 내가 걷는 걸음이 다르기 때문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나와 그가 가는 길이 다를 뿐이죠.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저마다의 걸음걸이가 있고 저마다의 날갯짓이 있어요. 나는 내 길은 가야 하고 이때 중요한 것은 어제의 자기 자신으로부터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직은 정확히 모르는 내 걸음의 속도와 몸짓을 파악해나가는 겁니다.

 

우리가 아는만큼, 그만큼 본다

(Tantum videmus quantum scimus.)

중요한 건 아는 사람은 그만큼 잘 보겠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성찰하는 사람은 알고 보는 것을 넘어서 깨달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나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힘은 다양한 데서 오는데 그냥 오지 않습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늘 깨어 있어야 한다는 말과도 같을 겁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깨어 있고 바깥을 향해서도 열려 있어야 하는 것이죠. 그래야 책 한 권을 읽어도 가벼이 읽게 되지 않고, 음악 한 곡을 들어도 흘려듣지 않게 될 겁니다. 누군가와의 만남도 스쳐 지나가는 만남이 아니라 의미 있는 만남이 될 겁니다. 한순간 스치는 바람이나 어제와 오늘의 다른 꽃망울에도 우리는 인생을 뒤흔드는 순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두고 음미할만한 좋은 글귀도 많아서 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책제목처럼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해 꼭 한 번은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합니다.

 

 

당신이 잘 계신다면, 잘 되었네요. 나는 잘 지냅니다.

(Si vales bene est, egp valeo.)

 

Ndite ergo esse solliciti in crastinum crastinus enim dies solicitus erit sibi ipse sufficit diei malitia sua.

(그러므로 내일 일은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 하루의 괴로움은 그날에 겪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신약성서 마태오복음 634

 

Si vis vitam, para mortem.

(신을 원하거든 죽음을 준비하라.)

 

Tempus fugit, amor manet.

(시간이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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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게 정화시켜주는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k*******4 | 2023.03.20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나에게 라틴어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언어이다. 현대사회에서 잘 씌여지지 않고 접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고루하고 딱딱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라틴어 수업' 제목의 책이라니! 별기대도 없이 독서모임의 추천도서로 선정되어 읽게 되었다. 책 표지가 민트색 테두리에 따뜻한 노란색이 가득 채워진 우아하면서도 예쁨이 꽉 들어찬 느낌이었다. '라틴어 수업' 이란 언어를 다루는 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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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라틴어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언어이다. 현대사회에서 잘 씌여지지 않고 접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고루하고 딱딱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라틴어 수업' 제목의 책이라니! 별기대도 없이 독서모임의 추천도서로 선정되어 읽게 되었다. 책 표지가 민트색 테두리에 따뜻한 노란색이 가득 채워진 우아하면서도 예쁨이 꽉 들어찬 느낌이었다. '라틴어 수업' 이란 언어를 다루는 책에 이런 책 표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책의 표지는 찰떡같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틴어의 체계와 어휘, 문장들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면서 어휘의 어원과 말들의 본래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우리 삶안에서 어원에서 오는 의미를 생각하며 삶을 좀 더 아름답고 고상하게 바라보게 된다. 라틴어 수업을 보다보면 나 또한 삶의 아름다움과 따뜻함, 평안함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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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GO]스물한 번째 모임 후기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챔**전 | 2023.02.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언어는 문화에 영향을 끼치고, 문화는 언어에 영향을 끼치다. 전자의 경우를 살펴보자면 '먹는다'라는 단어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유독 '먹는다'라는 단어를 정말 많이 사용하낟. 게임에서 아이템을 먹을 때에도 '먹는다'라고 사용하고, 부동산에서 땅을 '먹었다'라고 사용하며, 내가 어떤 능력을 얻거나 확장했을 때에도 '먹었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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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문화에 영향을 끼치고, 문화는 언어에 영향을 끼치다. 전자의 경우를 살펴보자면 '먹는다'라는 단어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유독 '먹는다'라는 단어를 정말 많이 사용하낟. 게임에서 아이템을 먹을 때에도 '먹는다'라고 사용하고, 부동산에서 땅을 '먹었다'라고 사용하며, 내가 어떤 능력을 얻거나 확장했을 때에도 '먹었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한국인은 밥심'이라며 안부인사마저 '오늘 밥은 먹었냐?'로 시작하는 것을 보면 정말 식(食)에 관심이 많은 나라라는 걸 알 수 있다. 맛집 탐방과 요리에도 진심인 나라니까. 

 

후자의 경우엔 요즘 범람하는 신조어들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오글거린다라는 말부터 홍대병, 쿨병, MBTI병 같이 특정 행위나 행동에 집착하는 사람들을 '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특정집단을 지칭한다. 점점 개인과 개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생성되면서 그 안에서 다시 집단을 가르는 단어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책<라틴어 수업>은 이런 문화와 언어와의 관계를 적절하게 잘 보여주는 예시를 보여준다. 라틴어가 만들어지면서 형성된 문법과 어원이 왜 이렇게 만들어졌는지. 그 이유엔 문화가 있다. 로마의 문화, 라틴어를 사용했었던 고대 국가들의 문화를 살펴보면 해답이 나온다. 정작 라틴어에 대한 내용이 적어 아쉬웠지만, 언어와 문화간의 관계를 되짚어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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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북클러버 - BOOK GO] 라틴어수업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우* | 2023.02.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이번 독서모임 책은 라틴어 수업! 예전에 읽었던 책인데 다시 꺼내어 읽어보니 이런 내용도 있었구나 싶고? 작가의 인생에 대한 관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 계기가 되었다. 처음 책이 출간됐을때 마침 라틴어에 관심이 있던 터라 읽었던 기억이 난다. 책 제목만 봤을 때는 라틴어에 대해서 설명하는 내용인줄 알았는데 인생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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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독서모임 책은 라틴어 수업!

예전에 읽었던 책인데 다시 꺼내어 읽어보니 이런 내용도 있었구나 싶고? 작가의 인생에 대한 관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 계기가 되었다.

처음 책이 출간됐을때 마침 라틴어에 관심이 있던 터라 읽었던 기억이 난다. 책 제목만 봤을 때는 라틴어에 대해서 설명하는 내용인줄 알았는데 인생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책은 라틴어 한 구절을 주제로 하여 작가가 강의하는 식으로 (실제 강의 내용이기도 하고) 진행된다. 교양 강의답게, 장벽이 매우 낮고 수준도 평이해서 접근하기 쉬운 책이다.

 

강의 중 마음에 드는 구절을 뽑아보자면 

Verumtamen oportet me hodie et cras et sequenti die ambulare.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계속해서 내 길을 가야한다는 뜻이다. 요즘 내 상황에 적합한 구절이라는 생각이 들어 곱씹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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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멋진 도서, 오류는 오류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c********t | 2023.02.19 | 추천4 | 댓글0 리뷰제목
근 한 달 감기로 고생하다 서점에 들렀습니다. 6년 전 나온 책이 여전히 베스트셀러인가 봅니다. 한동일의 『라틴어 수업』, (흐름출판, 2017년 06월 30일)을 선 채로 스케치했습니다. 1. 저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코지토/코기토 에르고 숨”. 이 말은 테카르트가 자신의 저서 『철학의 원리』에 남긴 철학적 언명으로 서구 철학의 기본 요소가 되었습니다. 사실 이 책은 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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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한 달 감기로 고생하다 서점에 들렀습니다. 6년 전 나온 책이 여전히 베스트셀러인가 봅니다. 한동일의 『라틴어 수업』, (흐름출판, 2017년 06월 30일)을 선 채로 스케치했습니다.

1. 저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코지토/코기토 에르고 숨”. 이 말은 테카르트가 자신의 저서 『철학의 원리』에 남긴 철학적 언명으로 서구 철학의 기본 요소가 되었습니다. 사실 이 책은 원래 학자들이 아니라 프랑스 독자들을 위해 프랑스어로 썼습니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 역시 라틴어가 아닌 프랑스어, “쥬 뻥스(빵스) 동끄 쥬 쒸”로 쓰였습니다. 그러나 데카르트 철학의 중심인 중세와의 단절을 나타내기 위해 프랑스어 대신 라틴어 표현을 더 많이 쓰게 되었고, 그것이 현재에 와서는 프랑스어 원문보다 라틴어 표현이 더욱 유명해진 계기가 됐습니다.

1) 라틴어 표현 “코기토 에르고 숨”이 『철학의 원리』(1644)에 등장하는 것은 맞습니다. 라틴어 저작이니 라틴어로 표현한 것은 당연하지요. 하지만 이 표현이 처음 등장한 것은 프랑스어 저작『방법서설』(1637)로, 프랑스어 “쥬 빵쓰, 동끄 쥬 쒸” 였습니다.

2) “중세와의 단절을 나타내가 위해 프랑스어 대신 라틴어 표현”이라는 말은 완전한 오류입니다. 거칠게 표현하면 서부와 중부 유럽에서 라틴어는 중세요, 자국어는 근대입니다. 중세는 민족보다 종교를 중심으로 하는 문명권이 더 중요했던 시기입니다. 종교가 쇠락하면서 민족주의가 발흥하게 되고 동시에 라틴어보다는 자국어를 선호하게 됩니다. 중세 신학과 단절을 위해서 데카르트는 라틴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방법서설을 썼고, 거기서 “난 생각한다, 고로 난 존재한다”가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3) 라틴어 코기토가 프랑스어 표현보다 더 유명해진 것은 당시 학술언어가 라틴어였다는 것이 결정적 원인입니다. 방법서설도 라틴어로 번역되고 (특히 외국) 학자들은 그 판본을 더 많이 봤습니다. 독일철학도 칸트에서 종합이 되지만 칸트 역시 초기저작과 주요 용어는 라틴어를 사용했습니다. 독일철학이 독일어철학이 되는 것은 사실상 헤겔부터입니다. 그만큼 유럽에서 라틴어의 영향은 오래 지속됩니다.

2. "타클라마칸 사막은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의 돈황"이 있습니다. 하지만 돈황은 감숙성 주천시에 있습니다. 저자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이런 실수는 없어야 합니다. 서점에 다녀와서 예스24를 보니 아무도 이 책의 오류나 실수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습니다. 그저 라틴어대가이자 바티칸변호사로 판단은 불필요하다 생각했을 겁니다. 이것이 한국의 독자입니다. 존경해도 오류는 지적해야 합니다. 그래야 선생도 발전합니다.

3. 한동일 선생은 라틴어 공부에 진력을 다한 듯합니다. 라틴어를 모르는 사람이 평가하는 것이 우습지만 미친 듯 공부한 것이 보입니다. 책을 넘기다 반가운 문장도 들어왔습니다.

Do ut des, Do ut facias, Facio ut des, Facio ut facias.

바로 젊은 시절 읽다 만 『자본』, 제6편 (임금), 제17장 (노동력의 가치)에 인용된 문장이었다. 참고한 판본은 카알 마악쓰, 『자본 ? 정치경제학비판』 (1872년 제2판에 따른 비축약본), (Hamburg: Nikol Verlag), 2011(2021년 10쇄), 500면.

4. 저자는 라틴어 독음방식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하면서 로마 발음과 고전 발음을 예로 듭니다. 다만 게르만권에서는 고전 발음을 선호하고, 라틴권에서는 로마 발음을 선호하는 이유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서구 라틴어권과 동아 한자권을 보면 이치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동일한 문명권에서는 “같은 표기-다른 읽기”를 합니다. “국(國)”을 한중일에서는 국-꿔-코크로 읽듯이, 라틴어권에서도 cogito를 이태리어로 꼬지또, 프랑스어로 꼬지또, 스페인어로 꼬히또로 읽습니다. 하지만 다른 문명권일 경우는 공통문어를 기준으로 읽는 것이 보편적 현상입니다. 한중일 학자 대부분은 그 언어가 지닌 음운론적 한계를 제외하면 대부분 코기토로 읽습니다. 마찬가지로 America를 이태리어로 아메리카(America), 스페인어로 아메리카(America), 프랑스에서는 아메리크(Amerique)라고 하지만, 한중일에서는 “아메리카”를 기준으로 부릅니다. 한중일 독음차이는 세 나라 국어의 음운의 제약일 뿐이지요. 중국 지명 “廣州”를 중국한어로 꽝저우, 한국어로 광주, 일본어로 코슈로 각기 읽지만, 서구어로는 (과거엔 웨이드-자일 식이었지만) 모두 Guangzhou로 동일한 이치입니다.

5. 간만에 좋은 책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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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진정한 언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t********e | 2023.02.1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우리 일상 언어의 바탕이자 사상의 뿌리는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라틴어 수업은 이에 대한 해답에 다다르는 길을 제공하고 있다. 단순한 언어를 넘어 우리의 사상의 근원을 제공하는 라틴어는 이제 우리 인간의 모든 행동에 대한 바로미터이다. Dum vita est, spes est.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Hoc quogue transibit 이 또한 지나가리라.어려울 때 나를 견디게 해준 이 어귀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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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 언어의 바탕이자 사상의 뿌리는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라틴어 수업은 이에 대한 해답에 다다르는 길을 제공하고 있다. 단순한 언어를 넘어 우리의 사상의 근원을 제공하는 라틴어는 이제 우리 인간의 모든 행동에 대한 바로미터이다.
Dum vita est, spes est.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Hoc quogue transibit 이 또한 지나가리라.
어려울 때 나를 견디게 해준 이 어귀들.
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얻은 주옥같은 어귀들을 메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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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라틴어 수업 후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p********h | 2023.01.20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이과생이라 이런 인문학 수업을 들어본 적이 없어 항상 목마름이 있었다.  한동일 교수님의 <라틴어 수업>은 몇 번씩 읽어도 항상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좋은 책이다. 언어가 그냥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수천년간 이어진 삶을 대하는 태도와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담겨 있는 그릇이라고 느끼게 된다.   수십년, 수천 일째 살고 있지만 매일매일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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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생이라 이런 인문학 수업을 들어본 적이 없어 항상 목마름이 있었다. 

한동일 교수님의 <라틴어 수업>은 몇 번씩 읽어도 항상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좋은 책이다.

언어가 그냥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수천년간 이어진 삶을 대하는 태도와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담겨 있는 그릇이라고 느끼게 된다.  

수십년, 수천 일째 살고 있지만 매일매일이 다른 날이고, 나이가 아무리 늘어가도 하루도 살기 쉬운 순간이 없지만,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고 가벼운 여유까지 하나 차고 즐거운 여행을 온 것 처럼 살고 싶다.

 

기억하고 싶은 글귀들이 넘쳐 나지만, 그 중에 특히 새기고 싶은 문장들을 남겨본다. 

 

시간은 가장 훌륭한 재판관이다.

Tempus est optimus index

 

당신이 잘 계신다면 잘 되었네요, 나는 잘 지냅니다.

Si vales bene est, ego valeo.

당신이 잘 있으면, 나는 잘 있습니다.

Si vales bene, valeo.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Hodie mihi, cras tibi

 

사회로 나가면 언제는 대체로 내가 처한 상황은 불리합니다.

나를 칭찬하는 사람들보다 나를 폄하하는 사람들이 많고,

나를 치켜세우려는 사람들보다 깎아내리려는 사람이 더 많죠.

그런데 이런 환경 속에서 나마저 나를 미워한다면 더 이상 누가 날 사랑하겠습니까?

나마저 자기 자신을 힘들게 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내 나이 또래의 사람이 무언가를 이뤘지만 나는 아직 눈에 띄게 이룬 것이 없다면,

그와 내가 걷는 걸음이 다르기 때문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나와 그가 가는 길이 다를 뿐이죠.

181p.

 

우리가 아는 만큼, 그만큼 본다.

Tantum videmus quantum scimus.

 

사실은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 날도 계속해서 내 길을 가야 한다.

Verumtamen oportet me hodie et cars et sequenti die ambulare.

 

주사위는 던져졌다. 가라.

Alea iacta est.

 

죽음이 모든 것을 끝내지 않는다.

Letum non omnia fin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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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라틴어 수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천*유 | 2023.01.1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라틴어에 대한 지식을 얻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단순히 라틴어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고대 로마로부터 현대 이탈리아까지 아우르는, 유럽의 역사, 철학, 신학, 지리, 사회에 이르는 잡학 사전인 것 같다.   카르페 디엠이라는 대사로 유명한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한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데 그가 자살하기 전까지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겹도록 외우던 것이 라틴어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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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에 대한 지식을 얻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단순히 라틴어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고대 로마로부터 현대 이탈리아까지 아우르는, 유럽의 역사, 철학, 신학, 지리, 사회에 이르는 잡학 사전인 것 같다.

 

카르페 디엠이라는 대사로 유명한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한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데 그가 자살하기 전까지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겹도록 외우던 것이 라틴어 동사 변화를 사실은 이 책을 보고 알았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한 6개월 독일어를 공부하고 독일 유학을 다녀오는 것 외에

어떤 책이든 정확히 이해하고 쉽게 설명해주는 대단한 유시민 작가도 라틴어는 어렵다.’라고 했으니 여기에 나오는 표현 외에는 정식으로 라틴어를 배울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직 영어도 제대로 못 하는 데 라틴어라니.

저자가 여러 번 이야기 하고 있는 라틴어 공부를 잘하면 다른 공부도 잘할 수 있다는 말에는 나도 동감한다.

 

이 책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한동일 교수님 강의 방법과 강의를 듣고 자신을 찾아가는 제자들의 모습이다.

언어학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 적용 가능한 교수법인 것 같다.

첫 번째 단계에서 로마인들은 이를 어떤 경우에 사용하였는지 그 어원과 역사에 대하여 설명,

두 번째 단계에서 이를 한동일 교수가 겪은 일화나 살면서 느낀 생각에 빗대어 다시 설명,

마지막에는 학생들이 스스로 문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끔 질문을 던짐.

 

라틴어 강의를 하면서 제자들에게 삶의 위안을 주고,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게 하고, 용기를 준 한동일 교수님의 매력에 바로 라틴어 수업, 두 번째 시간 믿는 인간에 대하여라는 책을 구매했다.

 

난 학생들에게 체육으로 학교 다니는 즐거움을 주는 건 외에 과연 수업으로 감동을 준 적이 있는가 생각해 보니 조금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그리스·로마 신화, 삼국유사, 기타 역사 야사에 관한 이야기를 종종 해주는데,

부모님들이 아이가 매우 재미있어합니다. 외에 아이의 성장에 도움을 줄 만한 내용은 없었던 것 같다. 계속해서 연구하고 노력하다 보면 교사를 퇴직하긴 전에 한 번 정도는 나도 누군가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수업을 할 수 있을까 막연히 기대만 해본다.

 

17쪽 라틴어 공부는 평범한 두뇌를 공부에 최적화된 두뇌로 활성화시키고 사고 체계를 넓혀 줍니다. (두 번째, 세 번째 사진 참조)

28Prima schola alba est.(프리마 스콜라 알바 에스트.) 첫 수업은 휴강입니다.

29De mea vita.(데 메아 비타.) 나이 인생에 대하여.

43쪽 라틴어는 여러 상징성을 지닌 언어입니다. 로마 제국의 확장과 더불어 제국의 공용어로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제국의 패망 이후에도 여전히 유럽 사회의 학술과 외교 전반에서 쓰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로마 제국의 행정과 법률 체계를 그대로 물려받은 카톨릭 교회의 공식 언어이기도 하고요. (라틴어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인가?)

45쪽 라틴어는 기본적으로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내려다보지 않습니다. 수평성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죠.

51Non scholae, sed vitae discimus.(논 스콜레, 세드 비때 디쉬무스.) 우리는 학교가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 공부한다.

63Postquam nave flumen transiit, navis relinquenda est in flumine.(포스트쾀 나베 플루멘 트란시이트, 나비스 렐린쿠엔다 에스트 인 플루미네.) 강을 건너고 나면 배는 강에 두고 가야한다.

82Ego sum operarius studens.(에고 숨 오페라리우스 스투덴스.) 나는 공부하는 노동자입니다.

90Non efficitur ut nunc studeat multum, sed postea ad effectum veniet.(논 에피치투르 우트 눈크 스투데아트 물툼, 세드 포스테아 아디 에펙툼 베니에트.) 지금 많이 공부해서 결과가 안 나타나도, 언젠가는 나타난다.

115Do ut des. (도 우트 데스.) 네가 주니까 내가 준다. (네가 주기 때문에 내가 준다.)

135Deus non indiget nostri, sed nos indigemus Dei.(데우스 논 인디제트 노스트리, 세드 노스 인디제무스 데이.) 신이 우리를 필요로 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신을 필요로 한다.

139Si vales bene est, ego valeo.(시 발레스 베네 에스트, 에고 발레오.)당신이 잘 계신다면 잘 되었네요. 저는 잘 있습니다.(로마인들이 편지를 쓸 때 애용한 첫 인사말)

157Si vis vitam, para mortem.(시 비스 비탐, 파라 모르템.) 삶을 원하거든 죽음을 준비하라.

161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카르페 디엠, 쾀 미니뭄 크레들라 포스테로.)오늘을 붙잡게, 내일이라는 말은 최소한만 믿고.(카르페 디엠은 원래 농사와 관련된 은유로서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쓴 송가(頌歌)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시구)

171Tempus fugit, amor manet.(템푸스 푸지트, 아모르 아네트.) 시간이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

210Veni, vidi, vici!(베니, 비디, 비치)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218Desidero ergo sum.(데지데르 에르고 숨.) 나는 욕망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스피노자)

266Dilige et fac quod vis.(딜리제 에트 팍 쿼드 비스.)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아우구스티누스의 페르시아 사람들을 위한 요한 서간 강해에 나오는 말)

274Hoc quoque transibit!(혹 쿠오퀘 트란시비트!) 이 또한 지나가리라!

282쪽 인간은 영원으로부터 와서 유한을 살다 영원으로 돌아가는 존재입니다.(영원이 신의 시간이라면 유한은 인간의 시간)

291쪽 사람들마다 꽃피는 시기가 다르고, 저마다의 걸음걸이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당장 노력에 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절망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내가 언제 꽃을 피울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미리 알지 못합니다. 그저 그때가 찾아올 때까지, 돌에 정으로 글씨를 새기듯 매일의 일을 조금씩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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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인생책 라틴어 수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자**임 | 2023.01.0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한동일, 「라틴어 수업」신약성서 마태오볶음 6장 34절Nolite ergo esse solliciti in crastinum crastinus enim dies sollicitus erit sibi ipse sufficit diei malitia sua.그러므로 내일 일은 걱정하지 마라.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하루의 괴로움은 그날에 겪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유럽어의 모어인 라틴어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해준 책.술술 편하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지만,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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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일, 「라틴어 수업」

신약성서 마태오볶음 6장 34절

Nolite ergo esse solliciti in crastinum crastinus enim dies sollicitus erit sibi ipse sufficit diei malitia sua.

그러므로 내일 일은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
하루의 괴로움은 그날에 겪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유럽어의 모어인 라틴어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해준 책.
술술 편하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지만,
좋은 기억으로 오래 남을 것 같은 향기로운 책이었다.

내일의 걱정은 내일의 나에게 맡기고
오늘은 푹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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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리뷰 (22건)

구매 유럽 언어의 기원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b*****3 | 2022.03.13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2017년 출간되어 무려 100쇄에 이르렀다는 소식을 듣고 언제 한 번은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베스트셀러이기 때문이 아니라 “라틴어의 체계, 라틴어에서 파생한 유럽의 언어들을 시작으로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문화ㆍ사회제도ㆍ법ㆍ종교를 포함해 오늘날의 이탈리아에 대한 이야기까지 담겨 있다”는 출판사의 소개문구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 책 뿐 아니라 저자가 쓴 후속편인 <믿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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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출간되어 무려 100쇄에 이르렀다는 소식을 듣고 언제 한 번은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베스트셀러이기 때문이 아니라 “라틴어의 체계, 라틴어에서 파생한 유럽의 언어들을 시작으로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문화ㆍ사회제도ㆍ법ㆍ종교를 포함해 오늘날의 이탈리아에 대한 이야기까지 담겨 있다”는 출판사의 소개문구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 책 뿐 아니라 저자가 쓴 후속편인 <믿는 인간에 대하여>까지 함께 서가에 담아놓았다.

 

이 책은 저자가 서강대학교에서 강의한 초급ㆍ중급 라틴어 수업을 정리한 것이라는데, 그래서인지 라틴어라는 언어에 대한 소개를 건너뛰었다. 라틴어를 수강하려는 학생들과 달리 일반 독자들에게는 그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했으면 좋았겠다.

 

이리저리 찾아보니 “고대 로마와 그 주변 지역 라티움(Latium)에 정착한 라티움 사람들이 쓰던 언어로서, 로마가 지중해를 정복하면서 지중해 전역과 유럽 지역의 상당 부분으로 퍼져나갔고, 오늘날 사어(死語)가 되었지만 이탈리아어ㆍ프랑스어ㆍ스페인어ㆍ포르투갈어ㆍ루마니아어의 근원이 되었으며, 영어를 비롯한 다른 언어들도 라틴어에서 많은 어휘를 차용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 중 영어는 인도유럽어 중 게르만어군에 속하지만 전체 어휘의 60~70%가 라틴어에서 기원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라틴어가 이와 같이 과거의 언어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니다. 로마 제국 멸망 후에도 라틴어는 서양 세계의 지식인 사이에서 살아남았는데, 로마 가톨릭교회가 라틴어를 채택한 것도 이에 큰 몫을 했다. 그래서인지 지식인 집단에서 라틴어 모토를 쓰는 경우가 많다. 그 예로 최근에 소위 ‘1만인 서명’으로 정치 현안에 빗대어 스스로를 드러내고 싶어 한 어느 학교의 교훈이 ‘Veritas lux mea(진리는 나의 빛)’이기도 하다.

 

저자는 라틴어가 “몹시 조직적이고 수학적인 언어이어서 평범한 두뇌를 공부에 최적화된 두뇌로 활성화시키고 사고 체계를 넓혀준다”고 말한다. 동사와 명사의 변화가 백수십여 개라고 하니 그럴 만도 한데, 그 때문에 한 번 라틴어에 도전해볼까 싶던 마음이 쑥 들어갔다. 사실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그런 마음이 조금은 있었기 때문이다.

 

라틴어에 도전한다고 해서 다 늦게 새로운 언어를 배우겠다는 건 아니었다. 영어 어휘의 상당수가 라틴어에서 기원한 것이다 보니 라틴어를 이해하면 영어 어휘력을 늘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특히 자연과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학술용어가 생겨나기까지 과정을 유추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고, 은퇴 후에도 지력을 유지하고 나름 지적 유희로 괜찮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라틴어에 흥미를 갖도록 마련한 강의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게는 포기하게 된 원인이 되었다.

 

아무튼 그런 생각으로 책을 읽었는데, 저자는 라틴어에 직접 관련된 내용보다는 라틴어를 사용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저자도 학생들이 이 강의를 단순한 라틴어 수업이 아니라 종합인문수업에 가깝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한다. 나 역시 라틴어에서 파생된 언어 이야기를 기대했기 때문인지 읽는 내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라틴어의 특징으로 무엇보다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내려다보지 않는 수평성을 전제로 한 언어’라는 점을 꼽는다. 과거 로마가 스페인을 정복하고 북아프리카를 정복해 식민지로 삼았지만 스페인이나 북아프리카 사람들은 로마에 지배당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한다. 로마는 식민지 출신 중 우수한 인재를 사회 전반에 기용하고, 이들을 로마제국의 경영ㆍ경제ㆍ군사 분야에 참여시켰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어는 사고의 틀이기 때문에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라는 수평성을 가지고 있는 라틴어가 로마인들의 사고와 태도에 근간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사례로 저자는 대학의 성적평가방식을 꼽는다. 유럽 대학에서는 성적평가에 라틴어 최우등(Summa cum laude), 우수(Magna cum laude), 우등(Cum laude), 잘했음(Bene)과 같이 모두 긍정적인 말로 표현하는데, 이렇게 평가한다면 학생들은 남과 비교해서 자기 위치에 대해 우월감을 느끼거나 열등감을 느낄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스로 발전하는데 의미를 두게 되고, 그 결과 남보다 잘하는 게 아닌 전보다 잘하는 걸 중요하게 여기게 되는 것이니, 결국 학생의 가능성을 현재 기준으로 평가하는 오류를 막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겠다.

 

영화 때문에 널리 알려진 라틴어 문장으로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꼽을 수 있겠다. 흔히 오늘을 즐기라는 말로 인용되는데, 저자는 이 문장에서 말하는 즐길 대상은 “세속적이고 육체적이며 일시적인 쾌락이 아니라 정신적인 쾌락, 영혼의 평화로운 상태, 안분지족(安分知足)을 뜻한다”고 설명한다. 당장 눈앞의 것만 챙기고 감각적인 즐거움에 의존해 살라는 게 아니며, 매 순간 충만한 생의 의미를 느끼면서 살아가라는 뜻이라는 말이다. 그러면서 “인간은 오늘을 산다고 하지만 어쩌면 단 한 순간도 현재를 살고 있지 않은지도 모른다. 과거의 한 시절을 그리워하고 미래를 꿈꾸며 오늘을 소모한다”고 탄식한다. 그런 저자의 탄식을 이해한다면 비로소 ‘카르페 디엠’의 뜻을 바르게 깨달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설명한 문장 중에 유독 “Hodie mihi, cras tibi(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라는 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로마 공동묘지 입구에 새겨진 문장으로, 오늘은 내가 관이 되어 들어왔고 내일은 네가 관이 되어 들어올 것이라는 말이다. 타인의 죽음을 통해서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라는 말이다 보니 여상히 들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저자는 매 장마다 라틴어 문장을 몇 개씩 소개하고 있지만 그 중 “Hoc quoque transibit(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을 외워두었다. 모두가 익숙한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을 굳이 라틴어로 말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마는, 저자도 “라틴어를 공부하면 남 앞에서 현학적 허세를 부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며 “비웃을 수도 있지만 남들이 모르는 걸 내가 안다는 데서 오는 즐거움도 상당히 크다”고 말하고 있으니 그 말에 용기를 내어 나중에 한 번 잘난 체 할 때 써먹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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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라틴어 수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H***M | 2020.04.0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스포일러 있습니다. 주의해 주세요.) 예스24 마지막 궁팡기간에 추가 10% 할인을 받아 구입했던 책이에요. 구입한 지는 꽤 됐는데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다가 이제서야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꽤나 생각할 거리들이 많은 책이에요. 개인적으로 대학교수들이 쓴 책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선민의식에, 시혜적인 관점까지 더해져서 딱 백면서생 같은 글들이 많아서 별로 안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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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있습니다. 주의해 주세요.) 예스24 마지막 궁팡기간에 추가 10% 할인을 받아 구입했던 책이에요. 구입한 지는 꽤 됐는데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다가 이제서야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꽤나 생각할 거리들이 많은 책이에요. 개인적으로 대학교수들이 쓴 책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선민의식에, 시혜적인 관점까지 더해져서 딱 백면서생 같은 글들이 많아서 별로 안 좋아해요. (대표적으로 김난도 씨책들 싫어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안 그래요. 오히려 읽을수록 이 사람이 대학교수가 맞는가 라고 의심까지 할 지경입니다. 그만큼 정서가 위보다는 아래, 가르침보다 배움에 가까이 닿아 있는 사람이에요. 인상적인 구절 하나 놓고 갑니다. 꼭 한번 읽어보셨으면 하는 책이에요. "인간이라는 존재는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갈등과 긴장과 불안의 연속 가운데서일상을 추구하게 되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평안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삶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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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라틴어 수업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h****a | 2020.03.2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라틴어 수업-한동일 3.0/5.0대학을 졸업하고 나니 대학생들이 듣는 강의시간이 그립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서강대학교에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강의한 초.중급 라틴어 수업을 정리한 책입니다. 어렵다고 명성이 자자한 라틴어를 어떻게 수업했을까, 어려워서 읽다가 포기하진 않을까 기대반 걱정반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책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만 강의를 정리한 책이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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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한동일 3.0/5.0

대학을 졸업하고 나니 대학생들이 듣는 강의시간이 그립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서강대학교에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강의한 초.중급 라틴어 수업을 정리한 책입니다. 어렵다고 명성이 자자한 라틴어를 어떻게 수업했을까, 어려워서 읽다가 포기하진 않을까 기대반 걱정반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책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만 강의를 정리한 책이다보니 공부를 어떻게 하고 어떤 자세로 해야하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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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리뷰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l******5 | 2019.11.0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오래전부터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던 라틴어수업을 드디어 구입해서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글로 나타나는 성정이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한동일 교수님은 참 따뜻하고 다정한 분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학식은 두 말 할 것도 없고요.이런 분께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은 얼마나 행운일까. 그리고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나 역시도 참 행운아라는 생각을 합니다. 좋은 책들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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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던 라틴어수업을 드디어 구입해서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글로 나타나는 성정이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한동일 교수님은 참 따뜻하고 다정한 분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학식은 두 말 할 것도 없고요.

이런 분께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은 얼마나 행운일까. 그리고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나 역시도 참 행운아라는 생각을 합니다. 좋은 책들이 더 많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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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언어, 인문학, 철학, 인생이 한번에 어우러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s*******4 | 2019.05.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때론 흥미롭게, 때론 감명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진행된 강의에 대해 알지 못했던게 큰 아쉬움이 남습니다.언어의 규칙은 어렵고 가치관을 비롯하여 역사에 대한 인식 공유가 다르기때문에 언어를 이해한다는건 큰 장벽이었습니다. 언어를 통해 배운 철학, 인문학, 역사 혹은 인생은 새로운 방향성을 설계할 수 있는 계기가 될수있을것같습니다좋은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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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흥미롭게, 때론 감명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진행된 강의에 대해 알지 못했던게 큰 아쉬움이 남습니다.

언어의 규칙은 어렵고 가치관을 비롯하여 역사에 대한 인식 공유가 다르기때문에 언어를 이해한다는건 큰 장벽이었습니다.

언어를 통해 배운 철학, 인문학, 역사 혹은 인생은 새로운 방향성을 설계할 수 있는 계기가 될수있을것같습니다

좋은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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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라틴어 수업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보***기 | 2019.05.1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한동일님의'라틴어수업'을읽고리뷰를남겨봅니다.사실처음에는책제목만보고라틴어에관련된내용이겠거니생각했는데생각보다리뷰가많고인문계열로분류되어있어서책소개를보다가구매했습니다.직접읽어보니교수님에게직접수업을들은학생들이부러워질정도로깊이있고유익한내용이었습니다.앞길이막막하게느껴지는순간삶의방향을제시해주는책입니다.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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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일님의'라틴어수업'을읽고리뷰를남겨봅니다.사실처음에는책제목만보고라틴어에관련된내용이겠거니생각했는데생각보다리뷰가많고인문계열로분류되어있어서책소개를보다가구매했습니다.직접읽어보니교수님에게직접수업을들은학생들이부러워질정도로깊이있고유익한내용이었습니다.앞길이막막하게느껴지는순간삶의방향을제시해주는책입니다.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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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라틴어 수업 - 한동일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p******t | 2018.09.2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라틴어 수업>을 처음 서점에서 봤을 때 라틴어를 알려주는 책인줄 알았다. 그런데 왜 인문코너에 있을까...하고 생각하며 책을 집었으나 라틴어 회화책이 아니라 라틴어와 그를 둘러싼 여러 인문학적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같았다. 한번쯤 사서 읽어봐야지 했는데, 이제서 이북으로 사게 됐다. 이 책은 저자가 서강대학교에서 라틴어 강의 수업을 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그래서 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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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을 처음 서점에서 봤을 때 라틴어를 알려주는 책인줄 알았다. 그런데 왜 인문코너에 있을까...하고 생각하며 책을 집었으나 라틴어 회화책이 아니라 라틴어와 그를 둘러싼 여러 인문학적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같았다. 한번쯤 사서 읽어봐야지 했는데, 이제서 이북으로 사게 됐다. 이 책은 저자가 서강대학교에서 라틴어 강의 수업을 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그래서 책이 딱딱하지 않고, 내가 마치 강의를 듣고 있는 기분이다.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듯한 기분이랄까. 라틴어가 그렇게 어렵다는데, (동사변화표보고 깜짝 놀랐다. 너무 복잡해) 그래도 라틴어에 대한 관심이 생기는 그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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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라틴어 수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e*****2 | 2018.09.2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이 책은 작가가 대학에서 가르쳤던 것을 옮겨 놓은 것이라고 한다. 의외로 많은 학생이 수강을 해서 놀라웠다고 했는데 나 역시 그러한 기억이 있다. 대학 시절 라틴어가 그리 대단한가 하고 살펴본 봐 그리 만만한 언어가 아니었다. 어려웠다. 그래서 마음속엔 항상 어려운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라틴어 강의가 성황리에 마쳤다는 것에 놀라웠다. 작가가 정작 하고자 하는 바를 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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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가 대학에서 가르쳤던 것을 옮겨 놓은 것이라고 한다. 의외로 많은 학생이 수강을 해서 놀라웠다고 했는데 나 역시 그러한 기억이 있다. 대학 시절 라틴어가 그리 대단한가 하고 살펴본 봐 그리 만만한 언어가 아니었다. 어려웠다. 그래서 마음속엔 항상 어려운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라틴어 강의가 성황리에 마쳤다는 것에 놀라웠다. 작가가 정작 하고자 하는 바를 천천히 읽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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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라틴어 수업-한동일] 나의 길, 나의 걸음을 꿈꾸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검* | 2018.09.16 | 추천2 | 댓글1 리뷰제목
 공부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진저리가 난다. 사실상 '공부'만큼 우리를 괴롭게하고, 옥죄는 단어도 드물다.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힌다는 뜻인데, 변화가 빠른 시대니 만큼 더 빨리, 더 많이 그리고 죽는 순간까지 공부해야 한다. 숨막히고 무서운 일인지 모르나, 사실 산다는 것 자체가 공부의 연속이다. 살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저마다 목적을 가지고 공부를 한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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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진저리가 난다. 사실상 '공부'만큼 우리를 괴롭게하고, 옥죄는 단어도 드물다.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힌다는 뜻인데, 변화가 빠른 시대니 만큼 더 빨리, 더 많이 그리고 죽는 순간까지 공부해야 한다. 숨막히고 무서운 일인지 모르나, 사실 산다는 것 자체가 공부의 연속이다. 살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저마다 목적을 가지고 공부를 한다. 그리고 그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의외의 것들을 얻는다. 고등학교 시절 나의 직업(?)은 학생이었고, 공부가 나의 일이었다. 내가 취한 전략은 간단했다. 오직 "양"으로 승부를 본다. 스스로 천재가 아니라고 여겼기에 취한 승부수였다. 결과는 차치하고 내가 얻은 교훈은 '"절대적 양"은 필요하다. 다만 "양 보다는 질"이 중요하다'였다. 이후의 삶에서 이 교훈은 새로운 일을 하는데 나만의 방법과 태도에 중요한 지시등이 되어주었다. <라틴어 수업>은 공부라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교훈에 대한 이야기다. 이를테면 '태도'나 '방향성'과 같은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인데, 어떤 '지혜'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라틴어라는 언어 공부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실제 강의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공부하는 노동자(p.126)"가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 날도 계속해서 내 길을 가(p.377)"면서 깨달은 '지혜'를 나눠준다. 그 통로가 바로 라틴어다. 무엇보다 감명깊은 점은 그 '지혜'가 우리에게 너무나도 따스하게 다가온다. 공부라는 긴 노동 속에서 느꼈을 고통과 허망함, 지난한 삶 속에서 신의 침묵을 바라보며 느꼈을 원망과 고뇌, 그리고 '희망'을 잃고 방황한 순간마다 느꼈을 암담함을 짐작해본다. 그 순간에 길어 올린 라틴어 구절들이 잘난척으로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Memento Mori'라는 라틴어 구절을 좋아한다. 죽음에 대한 겁이 많기도 하지만, 게으르고 포기에 익숙한 나에게 언제나 경고를 주기 위해서다. 물론 허세는 덤이고. 그래서 죽음의 위기 속에서도 자신에 대한 기억을 정화하고, 사랑하고, 하고싶은 것을 위해 도전하는 모습에 힘을 얻어 본다. 살아 있기에 고통스럽고, 오히려 '희망'이 없기에 '희망'을 꿈꾼다는, 그렇기에 배워서 남주는 그의 모습에 위로를 얻는다. 분명 신은 침묵하신다. 다만 미소짓고 계실 뿐이다. 저자가 깨달았듯, 우리도 깨달을 것이라 믿으시기 때문이 아닐까.

 어차피 평생해야 할 일이라면, 조금은 숨을 돌려도 좋겠다. 내가 쉬고자 해도 세상과 사회와 시스템은 나를 내버려 두지 않을 거다. 나만의 걸음걸이로 나에게 맞는 길을 찾아 오늘도 '공부'에 감히 덤벼본다. 일가를 이루겠다는 목표는 없다.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나아지길, 죽는 순간에 향기를 남길 수 있기를, 저자의 지혜에 위안을 얻어 본다. 살아갈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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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공부를 비롯해서 대학에서 학문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양적으로 늘리는 것이 아니라 '틀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학문을 하는 틀이자 인간과 세상을 보는(p.39) 틀을 세우는 것이죠. 쉽게 말하면, 향후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알고, 그것을 빼서 쓸 수 있도록 지식을 분류해 꽂을 책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p.40

언어는 사고의 틀입니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 수평성을 가지고 있는 라틴어가 로마인들의 사고와 태도의 근간이 되었을 겁니다. p.68

'언어'를 알기는 아는데 그 언어를 '제대로 쓸 줄'은 모른다고 해야 할까요? 저는 소통의 도구로서의 언어는 배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배가 항구에 정박되었을(p.69)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항구를 떠나 먼 바다로 나가면 크고 작은 문제가 일어나기 시작해요. 어쩌면 그것은 배가 지나간 자리에 생기는 물거품이 아닐까 싶어요. 배와 배가 나아가는 방향을 보아야 하는데 물거품을 보는 데서 생기는 문제라는 거죠. 이는 정작 메시지를 읽지 않고 그 파장에 집중하는 것과 같아요. p.70

'언어를 공부하는 것'에 대해 말하려고 하면 '언어는 공부가 아니다'라는 역설적인 명제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언어라는 것이 다른 학문들처럼 분석적인 공부법으로 학습할 수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꾸준한 습관을 통해 익힐 수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p.72

Non scholae, sed vitae discimus 우리는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 공부한다. p.77

삶이란 끊임없이 내 안의 메리툼(장점)과 데펙투스(단점)를 묻고 답하는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p.102

스스로의 발전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남보다 잘하는 것이 아니라 전보다 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유럽 대학의 평가 방식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p.116

중세의 교육 목표는 전인적인 교양인을 양성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시기의 교육을 첫 단계로 문제의 정립, 곧 명제를 만드는 훈련을 했습니다. 그리고 논리를 통해 그 명제에 접근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음 단계라고 보았고요. 이는 일종의 자기 표현의 훈련이었고, 이를 통해 학문(p.124)의 영역을 넘어 인생의 차원에서 궁극적인 논리를 정립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나와 나의 목표와 나의 과정이 일치하도록 하는 훈련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세의 교육에서 주목할 것은 젊은 세대가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을 가지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각자 자기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것이 오늘날에도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의 정체성이 여기에 있다고 봐요. p.125

그런데 겸손한 사람이 공부를 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겸손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실패의 경험에 대해 지나치게 좌절하고 비관하기 쉽습니다. 이것은 '실패한 나'가 '나'의 전부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건 자기 자신을 잘못 알고 있는 겁니다. 일종의 자만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한 번의 실패는 나의 수많은 부분들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것 때문에 쉽게 좌절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해 잘못 이해한 겁니다. 우리는 실패했을 때 또 다른 '나'의 여집합들의 가능성을 볼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그 여집합들이 잘해낼 수 있도록 격려해야하죠. 이렇게 자신이 가진 다른 가능성들을 생각하고 나아가는 것이 겸손한 자세가 아닐까요? p.129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이 나의 '최선'일 수도 있습니다. 공부를 항상 열심히 할 수만은 없고 또 그렇게 되지도 않습니다. p.130

중요한 건 내가 해야 할 일을 그냥 해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내가 어쩔 수 없는 일과 내가 할 일을 구분해야 해요. 그 둘 사이에서 허우적거리지 말고 빨리 빠져나와야 합니다. 또한 벗어났다고 해서 다시 빠지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 늘 들여다보고 구분 짓고 빠져 나오는 연습을 해야 해요. p.134

고통이 잇다는 것은 내가 살아 있음의 표시입니다. 산 사람, 살아 있는 사람만이 고통을 느끼는데 이 고통이 없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모순이 있는 소망이겠지요. 존재하기에 피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우리는 공부하고 일하며 살아갑니다. p.137

공부는 성(p.140)숙을 배워가는 좋은 과정입니다. 힘들게 공부하는 과정 중에 자기 자신과의 소통을 경험할 수 있어요.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이하게 되면 자신의 한계를 보기도 하고 남과 비교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좌절하기도 합니다. 또한 끊임없이 지독한 나, 열등한 나와 조우하게 되고요. p.141

그리스도교는 기존의 종교와 전통 문화와는 다른 형태의 평등을 주장합니다. 신의 자녀로서, 신의 모상으로서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겁니다. p.150

신학과 법학의 세계에 발을 디디고 있는 저도 똑같이 희망해봅니다. 신학과 법학이란 학문이 그리고 종교가, 경직되고 닫힌 사고의 실타래를 좀 더 유연하게 풀어갈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기를 말입니다. p.158

오늘날 헌법상 기본권이라고 향유하는 권리는 그 출발이 종교의 자유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p.167

Do ut des 네가 주니까 내가 준다. p.179

공부는 쉽고 어렵고의 문제가 아니라 매듭을 짓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해줍니다. 어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그것을 내가 할 수 있는지 신중하게 판단하고, 그것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으면 끝까지 가보는 연습을 해보라고요. 공부는 시작도 중요하지만 잘 마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p.183

'네가 주기 때문에 나도 준다'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개인이든 국가든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준비되어 있어(p.190)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 우리가 얻고자 하는 바를 위해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고요. 줄 수 있는 무언가를 갖추는 것, 그것이 결국은 힘이 되고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길일 겁니다. 어쩌면 삶이란 자기 자신의 자아실현만을 위해 매진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준비 속에서 좀 더 완성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p.191

Tempus est optimus iudex rerum omnium 시간이 모든 일의 가장 훌륭한 재판관이다. p.193

hic et nunc 여기 그리고 지금 p.195

인간은 스스로 인간이라고 자각하고 난 뒤부터 신을 경배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종교는 인간이 단순히 강력한 절대자에게 순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시대를 지배하는 냉혹한 체제와 부조리한 가치관으로부터 고통받는 삶 속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한 몸부림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즉 초기의 인류는 삶의 가치와 의미를 신적인 것에서부터 유추하려 했던(p.212)것이죠. p.213

Deus no indiget nostri, sed nos indigemus Dei. 신이 우리를 필요로 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신을 필요로 한다. p.213

Si vales bene est, ego valeo (S.V.B.E.E.V.)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 p.220

인간이 나무와 다른 것중 하나는 살아 있는 동안 향기롭지 못하다면 죽어서도 절대 향기로울 수 없다는 점일 겁니다. 가식적이고 인위적이며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살다가는 죽어서도 악취만 내뿜는(p.234) 존재가 될 거에요. p.235

Hodie mihi, cras tibi.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로마의 공동묘지 입구에 새겨진 문장입니다. 오늘은 내가 관이 되어 들어왔고, 내일은 네가 관이 되어 들어올 것이니 타인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라는 뜻의 문구입니다. p.239

인간은 타인을 통해 기억되는 존재입니다. p.246

Si vis vitam, para mortem. 삶을 원하거든 죽음을 준비하라. p.247

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 오늘을 붙잡게, 내일이라는 말은 최소한만 믿고. p.252

적어도 사람 사이의 일에서 오해나 오판이 없으려면,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면 사랑으로 무장한 통찰이 있어야 합니다. p.267

사실 우리의 아픔은 위로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회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문제일 겁니다. 그런데 기득권을 누리는 사회 일각에선 자꾸 개인의 문제로 돌려 청년들의 삶을 더 피폐하게 만들어요. p.274

In omnibus requiem quaesivi, et nusquam inveni nisi angulo cum libro. 내가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더 나은 곳은 없더라. - 토마스 이 켐피스, 독이릐 수도자이자 종교사상가 p.284

Tantum vemus quantum scimus. 우리가 아는 만큼, 그만큼 본다. p.332

언어는 단순히 의사소통의 도구만이 아니라 그 시대를 상징하고 그 시대의 가치관과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매개가 됩니다. 언어를 공부하다보면 단어(p.373) 하나도 시대와 사상에 따라 그 의미가 변해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좋은 번역이 어려운 일인 것 같고, "번역은 반역이다"라는 말도 나오나 봅니다. p.374

Verumtamen oportet me hodie et cras et sequent die ambulare. 사실은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 날도 계속해서 내 길을 가야 한다. 루카복음 13장 33절 p.377

저는 종교란 마치 한 무리의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는 정원과 같다고 생각해요. 여기에는 모든 종교를 통틀어 '종교'라는 아주 큰 정원과 각각의 종교라 할 수 있는 작은 정원이 있어요. 그리고 그 안에는 종과 수가 다른 식물들이 어떤 제한된 범위에서 자라고 있는 것이죠. 취향과 생각이 제각각인 식물은 동일한 정원에 뿌리를 내리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각각의 작은 정원에는 같은 생각과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식물들만이 공존할 수 있는게 아닐가요? 각자 자기가 뿌리 내리고 있는 그 정원만 옳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사실 우리는 더 큰 정원, 나아가 자연이라는 더 큰 세상 속에 살고 있기도 합니다. 정원 안에서 정원 밖을 꿈꾸며 살기도 하고요. 정원과 달리 자연에는 잡풀과 잡목이 따로 없습니다. 다 제각기 의미를 가지고 있는(p.390) 구성원이죠. 정원 안에서는 각각의 생각과 가치관에 어울리지 않는 식물들은 뽑아내야 할 잡초에 불과하지만 더 넓은 자연에서는 그 어느 것도 잡풀, 잡목 인 것이 없습니다. 제각각의 정원들이 자기들의 '진리'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더 넓은 자연에서는 '틀렸다'가 아니라 '다르다'라는 것, '트린 존재'가 아니라 '다른 존재'라는 것을 인정받습니다. 그런 자연 같은 분위기가 조성될 때에야 비로소 진리는 진리 그 자체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요? 그래야 그 자체로 복종할 수밖에 없는 '오보에디레 베리타티 Oboedire Veritati'를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p.391

Vulneratn omnes, ultima necat. 모든 사람은 상처만 주다가 종국에는 죽는다. p.394

'그가 과연 나에게 상처를 주었나?' ... 그의 행동과 말을 통해서 제 안의 약함과 부족함을 확인했기 때문에 제가 아팠던 거에요. 다시 말(p.400)해 저는 상처받은 게 아니라 제 안에 감추고 싶은 어떤 것이 타인에 의해 확인될 때마다 상처받았다고 여겼던 것이죠. 그때부터 저는 상처를 달리 생각하게 됐습니다. 대부분 스스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주다가 자기 자신이 죽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p.401

그때 저는 기억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죽어서 하늘에 갔을 때 신은 무엇을 기준으로 나를 판단할까? 나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몇 날 몇 시에 내가 저질렀던 인간적인 실수들과 교회가 말하는 죄를 읊으며 나를 판단할까?' 하지만 저는 인간을 사랑하는 신이라면 제 기억을 기준으로 물어볼것 같았습니다. 이 땅에서 용서하지 못하고 불편하게 품고 간 기억과 아픔들이 무엇이냐고 물어볼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 생에서 삶의 기억을 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p.413)다. 좋은 기억만 가지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그때 절실하게 됐습니다. "너희가 무엇이든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려 있을 것이다." 마태오복음 18장 18절의 말씀입니다. ... 저는 결국 제 인생은 한 번뿐 이니까 제가 지금 하고 싶은 것을 못해서 나쁜 기억을 품고 가기보다, 차라리 그냥 하고 싶은 것을 충실히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Dilige et fac quod vis.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 p.415

Nolite ergo esse solliciti in crastinum crastinus enim dies sollicitus erit sibi ipse sufficit diei malitia sua. 그러므로 내일 일은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 하루의 괴루음은 그날에 겪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마태복음 6장 34절. p.420

"부처님의 말씀에 본래 얻고 잃은 것은 없고 잠시 머물 뿐" 이규보<동국이상국집> ... "완전이란 이미 이루어진 상태가 아니라 시시각각 새로운 창조다." p.426

과거에도 참 수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꿈꿨구나,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 사실은 결국 그만큼 힘든 삶의 조건이 인간의 모든 세대마다 있었다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어쩌면 역설저깅게도 인간은 희망이 없는 현실 가운데에서 희망을 말하고 희망을 꿈꾸는 존재라는 생각을 합니다. p.436

Letum non ominia finit 죽음이 모든 것을 끝내지 않는다. Dum vita est, spes est.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p.438

제 희망은 삶이 죽음이라는 선택을 강요할 때 죽지 않고 사는 것입니다. 그게 저의 최고의 희망입니다. 저에게 희망이란 이루고 싶은 무언가, 어떤 것에 대한 기대와 그것이 충족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런 것들이 아닙니다. 그저 '희망' 그 자체로 저를 살게 하는 것이고 살아 있게 하는 것입니다. p.440

Vos autem nolite vocari rabbi unusenim est magister vester omnes autem vos fratres estis. 그러나 너희는 스승이라 불리지 마라. 사실 너희의 스승은 한 분이고 너희 모두는 형제들이다. 마태오복음 23장 8절. p.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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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교수님과 함께하는 라틴어 수업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s******g | 2018.09.1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라틴어 수업에 관심은 1도 없었지만 베스트 셀러에도 오르고 주변 지인들이 추천을 많이 하길래 읽어보았다. 다 읽고 난 소감은 이 강의를 실제로 들었던 학생들이 정말 부럽다 였다. 정말 지식이 풍부하고 다정한 교수님이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라틴어 자체가 이렇게 철학적인 언어인가 싶기도하고, 개인적으로 라틴어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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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에 관심은 1도 없었지만 베스트 셀러에도 오르고 주변 지인들이 추천을 많이 하길래 읽어보았다. 다 읽고 난 소감은 이 강의를 실제로 들었던 학생들이 정말 부럽다 였다. 정말 지식이 풍부하고 다정한 교수님이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라틴어 자체가 이렇게 철학적인 언어인가 싶기도하고, 개인적으로 라틴어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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