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옆의자 출판사에서 출간 된 김호연 작가님의 망원동 브라더스를 읽고 쓰는 리뷰입니다.
스포 있어요!
불편한 편의점을 너무 재밌게 읽고 같은 작가의 책을 읽고싶어서
망원동 브라더스를 사서 읽어보았습니다.
읽으면서 20대 자취 할 때가 너무 그리워졌어요.
친구들도 자주 놀러왔었고, 힘들고 추웠지만 그래도 소중한 추억이였는데 ㅎㅎ
망원동 브라더스에는 제 20대도 추억하며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의
진솔하고 재밌는 생활을 엿볼 수 있어 좋았어요 ㅎㅎ 추천합니다.
"불편한 편의점"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작가의 전작을 샀다.
2013년이니 10년전에 출간된 책을 "뒤늦게" 읽은 셈이다.
책을 끝내며 첨부한 "작가의 말"에서 스스로 "스토리텔러"라고 명명했는데, 이런 직업군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 곧잘 그림을 잘 그렸는데, 만화를 좋아해서 직접 만화를 그려보고 싶었다. 대본소에서 빌려온 만화책에는 표지에 글 : XXX 그림 : YYY 로 적혀 있어서 만화가 본인이 창작한 게 아닌가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래서 정식 만화를 그리면서 진짜로 "글"은 친구의 이름을 적고 "그림"엔 내 이름을 적은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며 놀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만화업계에 그림만 잘 그리는 이가 있는 게 아니고 정말로 스토리텔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실력을 가진 자가 영화의 시나리오도 작업하고 좋은 장편소설도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서 살면서도 망원동을 직접 가보지는 않았지만 낯이 익은 동네였다.
그 도심에서 벗어난 변두리 옥탑방에 다양한 사람들 그것도 남자들이 득실대며 지내는 추억을 그린 작가의 스토리는 보통 서민들이 사는 모습 중의 하나였을 뿐인데도 정감이 넘치고 다음 페이지를 연이어 넘기게 하는 매력이 있다.
속고 속이고 위협하고 의시대고 결심은 작심삼일이고 술에 끌려 다니는 인생들이라 사회에 내세울 수 있지 않다고 여기는 부류가 존재하는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설을 통해 엿보게 하는 것이 참 좋은 의도였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좋은 독서의 시간이었다.
'가족'이라는 단어를 풀이하자면 '한집에 사는 일가'를 뜻하는 말이 된다. 보통 가족을 일컫는 또 다른 단어인 '식구'를 한자 뜻 그대로 풀이하면 '먹는 입'이 된다. 한 집에서 함께 작고 함께 먹으며 살아가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식구요 가족인 것이다.
그런데 요즘엔 함께 살지 않는 가족도 많고, 함께 살더라도 함께 먹고 부딪히며 살아가지 않는 가족의 모습도 종종 보게 된다. 반대로 핏줄을 나눈 사이는 아니지만 함께 먹고 자고 살아가며 서로에게 힘과 위로가 되어, 힘든 세상을 헤쳐나가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보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오히려 이런 사람들이 '가족'의 원래 의미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 [망원동 브라더스]는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투닥거리며 가족처럼 살아가는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고민 없는 사람은 없다.
[망원동 브라더스]는 망원동의 보증금 500에 월세 30짜리 8평 옥탑방에 모여살게 된, 네 남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주인공인 오영준 작가는 35살의 만화가지만 현재는 일도 없고 작품 활동도 없는 백수에 가깝다. 주인공이 사는 곳이 바로 망원동 옥탑방이다. 그런데 이 집에 40대 기러기 아빠 '김부장', 황혼이혼을 당하게 된 50대의 '싸부', 그리고 20대의 공무원 고시 준비생 '삼척동자'가 모이게 되면서 20대, 30대, 40대, 50대 네 남자로 구성된 일명 '망원동 브라더스'가 된다. 여기에 60대 집주인 할아버지, 그리고 10대인 그 손자까지 1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6 남자와, 각자의 사정을 가진 '주연'과 '선화'의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다채롭고 평범한, 고군분투 인생 이야기가 펼쳐진다.
남자든 여자든 10대든 60대든 모두가 각각의 고민과 숙제들을 안고 살아간다. 그 가운데에서 실패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절망하기도 하지만, 결국 또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응원과 위로를 받고 다시 일어나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 당장 눈앞에는 희망찬 미래가 보이지 않지만 멀리멀리 내다보면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매일매일 나아간다.
망원동이라는 이름이 원래 조선시대 왕족이 지은 '먼 경치도 잘 볼 수 있는 정자'라는 '망원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니, 내가 찍은 사진도 그럴듯해 보였다. 그래 이 옥탑은 망원정이다.
[망원동 브라더스] 중에서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있는 척, 잘생긴 척, 아는 척 '삼척'동자에게도 그럴만한 말 못 할 가족사가 있었고, 황혼 이혼을 당한 싸부에게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모두의 인생은 각자의 이유로 어렵고 고단한 길이다. 특히 요즘 모두의 경제가 어려운 시기라 그런지 더 어렵고 고단한 인생이 많아지는 것 같다. 모두의 인생에 위로와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이제야 삼척동자가 왜 그렇게 있는 척, 잘생긴 척, 아는 척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녀석은 실제로 있는 집 자식이고, 그 정도면 훤칠하게 생겼고, 아는 것도 많다. 하지만 실제로도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가득했으니 얼마나 스트레스였을까?
[망원동 브라더스] 중에서
새로운 가족의 구성
이 험난한 인생길을 견디고 나갈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바로 '가족'이다. 나를 위해 마음 졸이고 고생하시는 부모님, 금쪽같은 아이들, 언제나 안쓰러운 반려자를 생각하며 힘을 내고, 또 이들의 응원과 위로로 다시 용기를 내고 험한 세상으로 나아간다. 물론 가까운 사이기에 오히려 더 상처를 주기도 하고 티격태격 끊임없이 다투기도 하지만, 가족이 주는 힘은 참 거대하다.
새로울 것 없는 세상과 새로울 것 없는 삶을 사는 우리. 그걸 용인하며 늙어가는 거다. 당연한 듯 주어진 삶. 오히려 그게 다행인 날들이다.
[망원동 브라더스] 중에서
'망원동 브라더스'는 이런 가족의 또 다른 형태를 보여준다. 비록 피 한 방울 안 섞인 전통적 의미의 가족은 아니지만, 심리적으로 지지해 주는 가족 같은 존재들이다. 요즘에 1인 가정도 많아지고 결혼하지 않는 비혼주의도 많아지는 것 같다. 또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갖지 않는 부부도 많아진다고 한다. 어떤 면에서는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가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서로 가족처럼 의지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찾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망원동 브라더스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느슨한 가족'의 형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런 여러 가지 생각들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 [망원동 브라더스]의 장점은 재미있다는 점이다. 생각보다 무거운 사회적 문제들을 담고 있으면서도 이야기 자체는 무척 경쾌하고 재미있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처럼 흥이 올라있다. 그리고 읽고 나서도 씁쓸한 기분이 들지 않고 담담하고 즐겁게 책을 덮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우리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그런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망원동에서 시작되고 망원동에서의 울림이 있는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저자는 담담하고 즐겁고 쾌활하게 펼쳐준다.
누구나 한번쯤 삶이 힘겨울 떄 읽어본다면
다시금 용기내어 살아갈 힘이 되어줄 것 같은 책~~~
나름의 삶의 이유와 방식들로 제각각의 인생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삶은 어떠한 방식으로 노크하고 있는지 고민해 보게 되는
이야기다.
북클럽에서 불편한편의점을 읽고 김호연작가를 검색했습니다. 보통 어떤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고나면 동일작가의 두번째로 접하는 책은 처음것만 못한 경우가 많았는데, 망원동 브라더스는 통통튀는 캐릭터들이 있어 색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주로 아빠를 대신해 종이책을 주문하는데, 저번에 불편한 편의점을 읽어보시고는 이번에 불편한편의점2의 주문을 부탁하시길래 스리슬쩍 망원동브라더스를 껴넣어 주문해드렸습니다. 아빠도 즐겁게 독서하시길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이책을 읽고나서 처음으로 콩나물국밥을 시킬때 오징어를 추가해봤어요. 읽는 내내 너무 궁금했습니다 ㅋㅋㅋ
자기 개발서를 읽는 건 자기를 주도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냥 읽고 있으면 면죄부가 생기는 느낌. 자본주의 사회의 성경이 바로 이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자기 개발서대로 살진 않는다. 그건 성경 말씀대로 살진 않지만 천국에 간다고 믿으며 성경을 읽는 사람들의 심리와 비슷한 거다. (p.20)
당시 나는 아무것도 못하고 괴로워만 했는데, 그때 전화를 걸어온 싸부가 내게 말했다. 지금부터 24시간 안에 털어버리라고. 넌 지금 한 방 먹고 링에 쓰러진 권투 선수라면서, 한 방을 먹을 순 있지만 일어나지 않으면 진다고. 심판이 지금 카운트를 세고 있다고. 너에게 카운트 텐은 24시간이라며, 그는 어서 일어나라고 내게 말했다. 다음 날 나는 견뎌내고 일어설 수 있었다. (p.113)
안녕하세요~
원하는대로 이루어지는 깡꿈월드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잘난 인생에 치여
내 인생을 귀히 여기지 못합니다.
나는 왜 이렇게 밖에 살지 못할까?
나는 왜 이렇게 안되는 걸까?
지금 땅굴 파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의 책을 추천합니다.
찌질한 네남자의 이야기
1018. " 망원동 브라더스 " 입니다.
나는 35세의 무명 만화가이다.
현재는 만화가의 명함을 이불 삼아 덮고자는
백수로 서울 망원동의 8평짜리 옥탑방에 살고 있다.
그리고 여기 한 남자, 김 부장은
한때 나의 만화를 책으로 내주었던 은인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더운 여름날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 그를 보니 이젠 원수라 불러야 할 것 같다.
그는 가족들과 함께 캐나다로 떠났지만 혼자서 돌아왔다.
가진 돈을 모두 가족에게 주고 온 것인지
김부장의 모습은 나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였다.
취직을 원하지만 맘처럼 되지 않는
그는 그저 백수 2에 불과했다.
우리 둘은 말없이 한강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을 바라본다.
이들은 다 어디에 직장이 있고, 어디에 집이 있는 걸까?
아버지가 부자이거나 물려받은 재산이 없다면 성인이 되고
자기 꿈을 꾸며 살기엔 너무나 힘든 세상이다.
그래 나는 입만 살아있는 루저다.
그리고 여기 또 다른 루저가 내 집으로 들어왔다.
그는 나의 그림 싸부이자
조만간 황혼 이혼을 앞두고 있는 50대 남성이다.
우리 셋은 어쩌다 보니 한 집에 살게 되었다.
좁은 집보다 더 심각한 건 돈이 점점 바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식비를 벌기 위해, 한 끼를 때우기 위해
집 앞 마트에서 주최한 빨리 먹기 대회에 출전했다.
그곳에서 삼척동자로 불렸던 후배를 만났다.
잘난 척에 할 말도 많고 넉살도 좋던 놈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 되었다.
이놈까지 총 4명.
20,30,40,50대로 이루어진 우리는
남들이 보기에 할 일 없는, 미래도 없는
백수이지만 나름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다.
낮술은 기본이고 오는 비를 안주 삼아
깡소주를 마시기도 하고,
남들에게 말 못 할 아픔들을 서로 어루만져 주기도 했다.
오갈 데 없는 루저들, 아무도 찾지 않는 실패자였지만
우리는 불행하지 않았다.
8평짜리 옥탑방에서 더위를 피해 겨우 잠들곤 했지만
꿈은 한 번도 잠든 적이 없었다.
그것이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이유였다.
돈은 없었지만 따뜻한 마음이 있었고,
빽은 없었지만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주었고,
미래는 없었지만 오늘의 행복이 있었다.
20대 만년 고시생 ‘삼척동자’,
30대 백수 ‘나’,
40대 기러기 아빠 ‘김 부장’,
50대 황혼이혼남 ‘싸부'
우린 그렇게 " 망원동 브라더스"가 되었다.
우리를 두고 누군가는 뒤처진 인생을 살고 있다고 걱정할지 모른다.
하지만 인생의 속도는 제각기 모두 다르다.
누가 출발을 빨리했다고 해서,
누가 더 멀리 갔다고 해서,
누가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순 없다.
느릿느릿 가도 괜찮다.
때론 둘러 가는 길 위에서 인생의 진리를 만날 수도 있고,
울다가 지쳐 포기하려는 순간 행복을 찾을 수도 있다.
세상과 인생을 건너가는 데 진지함만이 정답은 아닐 것이니
그대도 잠시 이곳에 머물러 잊고 있던 행복을 찾아갔으면 좋겠다.
'가족'이라는 단어를 풀이하자면 '한집에 사는 일가'를 뜻하는 말이 된다. 보통 가족을 일컫는 또 다른 단어인 '식구'를 한자 뜻 그대로 풀이하면 '먹는 입'이 된다. 한 집에서 함께 작고 함께 먹으며 살아가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식구요 가족인 것이다.
그런데 요즘엔 함께 살지 않는 가족도 많고, 함께 살더라도 함께 먹고 부딪히며 살아가지 않는 가족의 모습도 종종 보게 된다. 반대로 핏줄을 나눈 사이는 아니지만 함께 먹고 자고 살아가며 서로에게 힘과 위로가 되어, 힘든 세상을 헤쳐나가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보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오히려 이런 사람들이 '가족'의 원래 의미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 [망원동 브라더스]는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투닥거리며 가족처럼 살아가는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고민 없는 사람은 없다.
[망원동 브라더스]는 망원동의 보증금 500에 월세 30짜리 8평 옥탑방에 모여살게 된, 네 남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주인공인 오영준 작가는 35살의 만화가지만 현재는 일도 없고 작품 활동도 없는 백수에 가깝다. 주인공이 사는 곳이 바로 망원동 옥탑방이다. 그런데 이 집에 40대 기러기 아빠 '김부장', 황혼이혼을 당하게 된 50대의 '싸부', 그리고 20대의 공무원 고시 준비생 '삼척동자'가 모이게 되면서 20대, 30대, 40대, 50대 네 남자로 구성된 일명 '망원동 브라더스'가 된다. 여기에 60대 집주인 할아버지, 그리고 10대인 그 손자까지 1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6 남자와, 각자의 사정을 가진 '주연'과 '선화'의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다채롭고 평범한, 고군분투 인생 이야기가 펼쳐진다.
남자든 여자든 10대든 60대든 모두가 각각의 고민과 숙제들을 안고 살아간다. 그 가운데에서 실패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절망하기도 하지만, 결국 또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응원과 위로를 받고 다시 일어나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 당장 눈앞에는 희망찬 미래가 보이지 않지만 멀리멀리 내다보면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매일매일 나아간다.
망원동이라는 이름이 원래 조선시대 왕족이 지은 '먼 경치도 잘 볼 수 있는 정자'라는 '망원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니, 내가 찍은 사진도 그럴듯해 보였다. 그래 이 옥탑은 망원정이다.
[망원동 브라더스] 중에서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있는 척, 잘생긴 척, 아는 척 '삼척'동자에게도 그럴만한 말 못 할 가족사가 있었고, 황혼 이혼을 당한 싸부에게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모두의 인생은 각자의 이유로 어렵고 고단한 길이다. 특히 요즘 모두의 경제가 어려운 시기라 그런지 더 어렵고 고단한 인생이 많아지는 것 같다. 모두의 인생에 위로와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이제야 삼척동자가 왜 그렇게 있는 척, 잘생긴 척, 아는 척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녀석은 실제로 있는 집 자식이고, 그 정도면 훤칠하게 생겼고, 아는 것도 많다. 하지만 실제로도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가득했으니 얼마나 스트레스였을까?
[망원동 브라더스] 중에서
새로운 가족의 구성
이 험난한 인생길을 견디고 나갈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바로 '가족'이다. 나를 위해 마음 졸이고 고생하시는 부모님, 금쪽같은 아이들, 언제나 안쓰러운 반려자를 생각하며 힘을 내고, 또 이들의 응원과 위로로 다시 용기를 내고 험한 세상으로 나아간다. 물론 가까운 사이기에 오히려 더 상처를 주기도 하고 티격태격 끊임없이 다투기도 하지만, 가족이 주는 힘은 참 거대하다.
새로울 것 없는 세상과 새로울 것 없는 삶을 사는 우리. 그걸 용인하며 늙어가는 거다. 당연한 듯 주어진 삶. 오히려 그게 다행인 날들이다.
[망원동 브라더스] 중에서
'망원동 브라더스'는 이런 가족의 또 다른 형태를 보여준다. 비록 피 한 방울 안 섞인 전통적 의미의 가족은 아니지만, 심리적으로 지지해 주는 가족 같은 존재들이다. 요즘에 1인 가정도 많아지고 결혼하지 않는 비혼주의도 많아지는 것 같다. 또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갖지 않는 부부도 많아진다고 한다. 어떤 면에서는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가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서로 가족처럼 의지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찾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망원동 브라더스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느슨한 가족'의 형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런 여러 가지 생각들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 [망원동 브라더스]의 장점은 재미있다는 점이다. 생각보다 무거운 사회적 문제들을 담고 있으면서도 이야기 자체는 무척 경쾌하고 재미있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처럼 흥이 올라있다. 그리고 읽고 나서도 씁쓸한 기분이 들지 않고 담담하고 즐겁게 책을 덮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우리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그런 이야기이다.
브라더스라 함은 20대 청춘 넷이 옥탑방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거라 짐작했는데 연령대도 다양한 남자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어쩌다 저 단어에 어릴 것이다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게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여튼 네 명의 남자 이야기이다. 만화잡지로 상을 타 등단했지만 이렇다할 출세작 없는 무명만화가 30대 영준, 한 때는 잘 나가는 영업부장이었으나 기러기 아빠이자 백수가 된 40대 김부장, 또 한 때는 잘 나가는 만화스토리 작가였으나 황혼이혼까지 당하는 영준의 50대 싸부, 고시공부만 몇 년 째 하고있으나 번번히 탈락하는 고시생인 영준의 대학 동아리 후배인 20대 삼척동자. 여기가 옥탑방 주인 슈퍼할아버지, 손자인 석이, 선화 등도 등장한다.
현실에서는 처절함직한 백수탈출기 이야기인데 심각하게 상황을 끌고 가지 않아 초조하니 무언가를 짐작하면서 읽지 않아도 된다. 일 부탁하러 3만원 들고 선배의 자녀 돌잔치를 오랜만에 찾아가고, 내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여자가 나를 이용하려던 사실도 깨달아보고, 다단계에 빠지거나, 가장의 노릇을 하지 못해 이혼까지 당하고, 매번 고시에 떨어지는 가족사까지 곁들어지는 에피소드가 최고의 심각한 상황이라고 해야 하나. 자그마한 옥탑에 달라붙어 사는 동거인들에 질려 망원동을 떠날 결심을 한 영준의 스토리도 갈등인가. 물론, 이러한 사항에서 여자친구까지 생기는 행운이 찾아온다.
영준은 잡지만화의 작가로서 마지막 자존심을 내려놓고 학습만화를 그리기 시작하고, 웹툰에 브라더스의 이야기를 실을 준비를 한다. 이것저것 시도하던 김부장은 요리실력을 발휘해 식당을 개업하고, 싸부는, 싸부는 의도치 않게 옆집 부녀를 화재속에서 구해내 동네 영웅이 되어 매스컴을 타고 대학 강사가 되고, 김부장을 돕던 알바생 삼척동자는 그들의 식당인 해장마차 프랜차이즈를 준비함으로써 해피엔딩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이런 소설을 읽다 보면 매번 느끼듯 이 네 명의 주인공들이 배경이 망원동 옥탑방 어딘가에 살고 있듯이 느껴진다. 솔직히 우리 주변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서민서민 한 사람이다. 소개글만 보면 매번 백수같이 살아 갈 듯, 아무 일도 안하고 살아갈 거 같지만, 아무일 안 한다고 해서 뭔가 특별한 일이 갑자기 터져서 스펙타클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아니고, 각자 그들 나름대로 돈을 벌고자 백수를 탈출하고자 노력을 한다. 그래서 이야기가 잠잠하고, 작가 특유의 유머로 순탄하게 이야기가 끌어나가 부담스럽지 않게 읽어 갈 수 있다. 내 주변 이웃 주민들의 소소한 이야기들, 이제는 저 먼 나라 이야기가 될 거 같은, 아득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브로맨스란 단어를 아는가? 남자간의 애정, 우정에 가까운 사랑을 말한다. 망원동 브라더스를 한 단어로 축약하면 브로맨스다.
작은 옥탑방에 모인 네 남자는 경쟁에서 밀려난 이들이다. 일 없는 작가, 가족에게서 튕겨져 나온 기러기 아빠, 황혼 이혼에 떠는 가장, 고시 공부로 도피한 학생. 네 남자는 서로 엉겨 붙고 기대며 더 나아질 미래를 꿈꾼다.
가진 건 브로맨스밖에 없지만 그들은 자유롭다. 그것이 그들을 한 데 뭉치게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