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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

문학과 삶에 대한 열두 번의 대화

장정일,한영인 | 안온북스 | 2022년 9월 7일 리뷰 총점 6.8 (5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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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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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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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책에 생명을 불어넣는 애서가들을 위한 책’
책은 물고 늘어질수록, 더 거대하게 부풀어 오른다!

좋은 소설과 좋은 작가는 좋은 삶을 보여줄 수 있는가


문학작품은 학습하거나 연구할 대상이기보다
일단 즐김의 대상입니다.
문학의 공간은 나의 느낌이 존중받아야 할 자리죠.

시인 장정일과 평론가 한영인이 1년여간 같은 책을 골라 읽고 메일을 주고받으며 문학과 삶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모아 엮은 책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가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다. 1962년에 태어나 1984년에 시 〈강정간다〉로 등단해 1980, 90년대 한국사회와 문단을 뜨겁게 달군 시인 장정일과 1984년에 태어나 2014년부터 평론을 쓰기 시작한 평론가 한영인은 지금껏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지 않은 채 서로 다른 차원에 머물렀다. 학연, 지연도 없이 세대차마저 나는 두 사람은 우연한 연유로 제주의 한 마을에 살게 되면서 서로를 알게 된다.

책과 문학이라는 공통된 주제가 있었기에 첫 만남부터 대화는 자연스럽게 길게 이어졌고 이들은 만남은 그 일을 계기로 독서 모임으로 이어진다. 그저 책이 좋아 가능했던 만남이지만 이들이 만나 나눈 시간은 각별했고 그 특별한 기록이 책으로 엮이게 되었다. 이 책은 ‘다른 세대’의 두 사람이 서로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것 자체로도 유의미하지만, 동시에 소설이 한국사회의 구조를 어떻게 담아내는지를 포착하고 깊이 있는 분석을 더해 지금 우리 시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만들어냈다.

이 책을 따라 읽다 보면, 지금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 세대별 양상 그 기저의 원인을 생각해보게 하고, 이는 곧 다시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길로 이끈다. ‘문학’을 직업으로 짊어진 두 사람이 ‘좋은 삶’을 찾기 위한 탐구의 길에서 만나 세대와 공간을 가뿐하게 뛰어넘어 교감의 빛을 발하는 현장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목차

첫 번째 편지 ― 첫 번째 답신
두 번째 편지 ― 두 번째 답신
세 번째 편지 ― 세 번째 답신
네 번째 편지 ― 네 번째 답신
다섯 번째 편지 ― 다섯 번째 답신
여섯 번째 편지 ― 여섯 번째 답신
일곱 번째 편지 ― 일곱 번째 답신
여덟 번째 편지 ― 여덟 번째 답신
아홉 번째 편지 ― 아홉 번째 답신
열 번째 편지 ― 열 번째 답신
열한 번째 편지 ― 열한 번째 답신
열두 번째 편지 ― 열두 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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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장정일 (蔣正一)
작가 한마디 책이나 공부는 어떤 권리를 얻기 위한 패스포드일지는 몰라도 결코 인생의 목적이 될 수 없다. 어린 시절의 꿈은 '동사무소의 하급 공무원이나 하면서 아침 아홉 시에 출근하여 다섯 시면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발씻고 침대에 드러누워 새벽 두 시까지 책을 읽는 것'이었다 한다. 책읽기는 그가 그토록 무서워하고 미워했던 아버지로부터의 유일한 탈출구였다. 학교를 싫어했던 그는 삼중당문고를 교과서 삼아 열심히 외국 소설을 독파했고, 군입대와 교련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핑계로 드디어 1977년 성서중학을 끝으로 학교와의 인연을 끊는다. 그러나 1979년 폭력범으로 소년원에 수감되면서 그는 학교와 군대의 나쁜 점만 모아놓은, 세상에서 가장 몹쓸 지옥인 교도소 생활을 ... 어린 시절의 꿈은 '동사무소의 하급 공무원이나 하면서 아침 아홉 시에 출근하여 다섯 시면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발씻고 침대에 드러누워 새벽 두 시까지 책을 읽는 것'이었다 한다. 책읽기는 그가 그토록 무서워하고 미워했던 아버지로부터의 유일한 탈출구였다.

학교를 싫어했던 그는 삼중당문고를 교과서 삼아 열심히 외국 소설을 독파했고, 군입대와 교련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핑계로 드디어 1977년 성서중학을 끝으로 학교와의 인연을 끊는다. 그러나 1979년 폭력범으로 소년원에 수감되면서 그는 학교와 군대의 나쁜 점만 모아놓은, 세상에서 가장 몹쓸 지옥인 교도소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의 경험은 「하얀몸」을 비롯한 그의 시의 바탕이 된다.

오랜 정신적 방황을 겪은 그는 박기영을 스승으로 삼아 시를 배우기 시작하여 마침내 1984년 무크지 『언어의 세계』에 「강정 간다」외 4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이후 『시운동』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왕성한 시작 활동을 하였고, 1987년에는 희곡 「실내극」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극작활동도 시작한다. 그리고 같은 해 시집 『햄버거에 대한 명상』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고 연이어 시집 『길안에서의 택시잡기』를 발표하면서, 지금껏 문단에서 경험해본 적이 없던 '장정일'이라는 '불온한 문학'이 드디어 '중앙'에 입성했음을 알린다.

1988년 『세계의 문학』 봄호에 단편 「펠리칸」을 발표하면서 소설가를 겸업하기 시작한 그는 소설집 『아담이 눈뜰 때』(1990), 장편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2),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1994)를 연이어 발표하고 이 소설들이 모두 같은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지며 '장정일'은 드디어 우리 문화의 뚜렷한 코드 상징으로 자리잡는다.

그러나 1996년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발간한 후 그가 파리에 있는 그의 아내인 소설가 신이현을 만나러 출국한 사이, 한국에서는 외설시비가 일어나고 자신의 소설이 작품성과는 상관없이 포르노로 규정받고 있던 그해의 마지막날, 장정일은 파리에서 자진 귀국하여 당당히 자신의 작품에 대해 변론한다. 그러나 영화 <거짓말>이 무죄판결을 받은 것과 대조적으로, 법원의 최종판결은 유죄. 그리고 또 한번의 구속으로 이어진다. 당시 그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강금실은 후에, 『장정일 화두, 혹은 코드』라는 책에서 당시의 장정일과 재판에 대한 글 <장정일을 위한 변명>을 썼다.

그 사이 한국에서의 평가와는 달리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일본에서 발간되는 등 해외에서 더 호평을 받고, 그는 스스로 대표작으로 꼽는 『중국에서 온 편지』(1999)와 자전적 소설 『보트하우스』(2000)를 펴낸다. 그의 '독자 후기'를 모은 『장정일의 독서일기』도 5권까지 펴내며 그는 지금 대구에서 평생 소원인 책읽기와 재즈듣기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머리같이 쓸데 없는 데서는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노모가 바리깡으로 직접 깎아주는 빡빡 머리와 헐렁한 골덴 바지 그리고 청색 면 티 차림을 하고.
저 : 한영인
1984년 경남 진해에서 태어났다. 2014년 《자음과모음》에 첫 평론을 발표했고 현재 《창작과비평》 편집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1984년 경남 진해에서 태어났다. 2014년 《자음과모음》에 첫 평론을 발표했고 현재 《창작과비평》 편집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다름’이 가져다준 정신의 고양

우리는 참 많은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선생님과의 만남이
늘 즐거웠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뜻밖의 만남이 제주에서의 생활을 더 풍요롭게 해주었지만, 이들의 만남은 한가롭기보다는 치열함에 가까웠다. 여러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고 한 권의 책과 작은 술상 앞에서 밤이 깊도록 입씨름을 길어졌다. 하지만 이 대화는 솔직함과 애정에 기초한 것이었기에 “상이한 입장과 관점으로 인해 서로를 부정해야 했고 그 대립 과정에서” “비슷한 입장을 지닌 사람들과의 느슨한 일치에서 맛볼 수 없던 어떤 힘”에 사로잡히게 했다. 이러한 만남이 배경에 있지만 이 책의 시작은 이들의 헤어짐에서 비롯되었다. 제주살이를 마치고 장정일이 서울로 떠나오면서 이 대화는 ‘편지’ 형식으로 이어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책을 추천하고, 함께 읽고 그에 대한 생각을 나눈 일, 이들은 그 시간의 기록을 가리켜 그해 가장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염려하는 말들과 더불어 제주 신공항 건설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김혜진의 『9번의 일』을 통해 “인간의 총체적인 인격 활동”으로서의 노동의 의미를 물으며, 장류진의 『일의 기쁨과 스픔』, 『달까지 가자』, 임솔아의 〈내가 아는 가장 밝은 세계〉, 김지연의 〈내가 울기 시작할 때〉를 통해 청년세대의 세태와 의식을 깊이 있게 읽어낸다. 박상륭과 남상순의 소설로 거슬러서는 지금껏 읽어낸 한국사회의 기저를 살펴보게 해 한국사와 문학사가 어떻게 맞물려 흘러왔는지를 한눈에 조망하게 한다. 한영인은 이 논쟁들은 지난했지만 “아무런 피로와 상처를 안겨주지 않았고 오히려 근래 느끼지 못한 정신의 고양을 선사”했다고 고백한다. 일상과 자연에서부터 문학과 사회의 현실과 이상을 넘나드는 이 유쾌한 사고실험은 우리에게 주요한 양식이 되어줄 것이다.

‘함께 읽는 일’과 ‘함께 사는 일’의 즐거움

삶에 대한 기만으로 추락하지 않고 삶을 추동하는 진실한
힘으로 기능하는 문학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어지는 책, 책, 책 이야기들에서 이들은 무엇을 찾고자 했을까. 서신을 통해 이야기를 이어가기로 한 이들의 제일 규칙은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삼자는 것이었다. 사계절을 넘어서는 동안 여러 문학작품을 읽고 삶에 대해 나눈 이 열두 번의 대화는 물론 ‘좋은 삶’을 정답처럼 제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것을 누군가와 함께 찾고 있다는 안도감 그리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즐거움이 그 답을 대신한다. 책을 매개로, 책을 딛고 진행되는 이야기, 읽고 쓰는 삶, 문학이 가능하게 하는 수다의 즐거움을 지켜보는 일은 그래서 읽는 이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이 책은 이들이 읽어낸 한국문학을 통해 문학이 현재의 정치·사회에 어떻게 연루되어 인간과 사회의 보존과 영속을 추구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지, 우리 문학의 현주소를 이해하게 해준다. ‘책’이라는 매체는 물고 늘어질수록 더 거대하게 부풀어 올라 생명력을 더한다. 책이 가능하게 해준 이 대화의 끝에서 우리는 지금 사회를 살아갈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무수한 책 속의 지혜를 한 권에 담은 이 책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는 애서가들에게 가장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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