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삶이나 질이 본인중심으로 생각했을때는 정말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한걸음만 물러나서 보게된다면 정말 사소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너무 힘들게 본인을 혹사하지 않아도, 삶을 조금더 자유롭고 즐겁게 살아도 문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도서라고 생각됩니다.
지금부터라도 조금만 더 본인을 위해 삶을 살 수 있도록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도서입니다. 감사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후회가 없을 수는 없다
그래도 좀 더 후회가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 수는 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만약 내가 그때 그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이라고 후회하기 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좀 더 즐겁게 지내보기로 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눈앞의 놓인 과제들에 내 인생을 다 내어주기보다는
좀 더 멀리 보며, 나를 더 아껴주고, 틈틈이 나에게
즐거운 음악을 들려주고, 달콤한 휴식을 허락할 것이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이 이렇게 오래 베스트셀러인 이유는..
사람들이 정말 살기가 팍팍하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대단히 놀랍고 인상적인 내용은 없음..
그래도 되게 마음이 힘든 시기에는 이런 책도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원래 웬만해선 에세이 잘 안 사는데 하도 오래 순위에 있길래
궁금한 마음에 구입해 봤지만.. ㅠㅠ..
아쉽당..
워낙 베스트셀러에 오랫동안 있던 책이고
계속 눈에 밟혀서 구매하게되었습니다
어떻게보면 세상에 태어나서
나를아는게 젤쉬운일이고자 나답게 산다는거
진짜 삶이란 뭘까 잘사는게 뭔가
여러번 생각하게된다 그러던 고민들이 오가는
똑같은 하루 이책을 만나게되었는데 그래서
흥미롭게 다가왔다.
스페셜 에디션이 또나오려나?
하면서 계속 지켜보다가 그냥 구매하였다.
이따금 한번씩 다시봐야겠다. 좋은책이다!
사는게 고달플 때 가끔 꺼내서 소제목만 읽어도 좋을책이다. 계속 읽게되겠지만...매일,매시간이 고달플 테니까.
20 년 넘게 투병중인 저자가 자식같은, 조카같은, 동생같은 인생의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을 책으로 낸것일께다. 솔직히 특별할 것 없는 내용이고, 어디서 누군가의 강연에서 책에서 본 내용들이지만, 글 하나하나 모두 가슴에 와닿고 따뜻하다.
표지를 들추면 저자가 손으로 쓰신 다섯줄짜리 인사말이 나온다.
그분을 모르지만 코끝이 찡해진다. 감사하다.
저자께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 체크해놓은 부분
P.79
과거가 고통스러웠다면 그것을 잘 지나 온 당신은 그것만으로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분명 당신은 행복해질 것이다.
P.132
분노는 어디에나 있다. 삶은 상실과 결핍과 부재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으며, 누구나 이기적인 면이 있고, 삶은 공평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P.138
우정은 시간과 공간에 의해 형성되는 관계이니만큼, 시간과 공간에 의해 제약을 받는다.
P.158
세상과 부딪치고 사람과 부딪치며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알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법을 배웠고, 나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할 줄 알게 되었으니까. 그렇게 65년 넘게 살고 보니 산다는 것 자체가 공부임을 깨달았다.
P.230
쇠사슬로 발목이 묶인 채 자란 코끼리는 충분히 쇠사슬을 끊을 만큼 힘센 코끼리가 되어도 그것을 끊지 못한다고 한다. 어릴 때 쇠사슬을 끊지 못했던 기억이 코끼리를 자포자기 상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이처럼 충분히 그 상황을 헤쳐 나갈 능력이 있음에도 과거의 실패 때문에 지레 포기하는 것을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한다.
P.240 - 나이 듦을 두려워 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내 인생은 결국 내 책임’ 이라는 사실 하나만 정확히 알고 있으면 된다.
P.243
유한한 삶에서 무한한 가치를 체험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P.263
상처는 쓰라렸지만 상처를 이겨 내는 과정을 힘들었지만 어쨌든 당신은 그것을 이겨 냈다. 흉터가 바로 그 증거이다.
================
이 책은 파킨슨병을 이겨내는 정신주치의의 인생 에세이이다
죽음에 가까운 병을 앓고 있었다면 나는
과연 저자처럼 일상을 살아낼 수 있었을까
계속 아픔에 발목잡혀 남은 인생의 즐거움도 잊어 버렸을 것만같다
인생을 정말 마음먹기 나름! 이 책을 읽고 느낀 한 줄 리뷰
오로지 나를 케어할 수 있는 건 나 하나뿐이다
죽음의 준비
책의 일부에 죽음이 다가온 사람에게 당신은 곧 죽어요! 라고 말하는 건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죽음을 주변사람들이 외면한다면 나 역시 죽음에 준비를 하지 못할 것이다
나에게 죽음은 어쩌면 멀수도 가까울 수도 있지만 급작스러운 죽음이 아닌 이상 인생일 살아가면서 어떻게 죽음을 준비해야하는가 에 대한 고민을 종종한 적 있었다
이 책은 남은 인생을 어떻게 지내면 좋은가 길잡이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주는 책이였다
늙음과 죽음을 받아 들이고 내 죽음에 함께 슬퍼하며 옆에서 손을 잡아주며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자리를 지켜주는 사랑이 있다면 그걸로 괜찮지않을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사는게 다 싫다고 느껴거나 길을 잃을 때 한번 더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책
책을 읽기 전 소개글에서 저자가 투병중인 정신분석 전문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의사라는 직종의 무게만 쳐도 가벼운 것이 아닌데, 저자분은 시집살이도 하고 자식도 둘이나 낳아서 키워낸 워킹맘이었습니다. 빡빡한 삶이 머리 속에 그려졌는데 여기에 불치병까지 얹어졌습니다.
내가 상상도 못할 삶이라고 암담한 각오를 한 뒤 읽어본 본문은 생각보다 부드럽고 다정한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음에 깊이 와닿는 글들이었습니다.
사람의 삶은 유한합니다. 나는 몸을 통해 존재하는데 바로 이 육신이 태어났을 때부터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신체적 성장이 절정에 달하는 20대를 어영부영 흘려보낸 채 시간이 흐를수록 더 좁아지는 나 자신의 한계 속에서 암담함을 느낍니다. 내가 부족하기 때문에 현실이 힘들고 버겁습니다. 버겁기 때문에 때로 분노합니다. 그렇게 얹힌 마음을 이 책에 담겨있는 글들이 건드려 풀어준 것입니다.
1번째 챕터에서 저자는 먼저 파킨슨병 판정을 받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소실되어 신체의 운동기능이 떨어지는 병입니다. 저자는 이 병을 한창 가정도 꾸리고 병원도 차린 장년의 나이에 앓게 되어 한동안 절망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마음가짐을 바꿔 다시 일상 속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는 급격히 제한되는 신체 속에서 '앞으로 한발짝씩 내디기'란 돌파구를 독자인 저에게 전해주었습니다.
<화장실 문을 바라보는 대신 발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발을 한 발짝 천천히 떼었다. 신기하게도 발이 움직여졌다. 발을 쳐다보면서 다시 한 발짝 움직였다. 그렇게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다 보니 어느새 화장실에 도착해 있었다.>
서투름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한발짝에 집중하며 시행착오를 거듭합니다. 그렇게 걷다 보면 아무리 느려도, 최선만 못해도 차선 혹은 차차선으로 내가 원하는 곳에 가깝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저자는 절망에서 벗어나 더 오랜 시간 의사로서 환자들을 돌보고 책도 여러권 집필했습니다. 저자의 실제적인 경험과 함께, 인생의 폭이 제한되어 있다 해도 그 길을 내 발로 직접 걸어가는 것 자체가 삶의 목적이자 기쁨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번째 챕터에는 정신분석 전문의로서 여러 환자들을 만나며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어른으로서 현실적 한계를 감당하는 것이 슬픈 일만은 아니라는 것, 과거에 대한 회한을 접고 미래를 향해 자유로워질 것, 타인의 상처를 함부로 손대지 말고 기다려줄 것, 남들과 어울리면서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것, 열등감과 부정적인 감정을 적절히 흘려보낼 것 등을 일러줍니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씩 들었거나 이미 알고 있는 말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벽에 내 자아가 부딪친 당시에는 큰 고통과 분노에 사로잡혀 지혜롭게 처신할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저자는 한 가정의 딸로서, 시집살이를 했던 며느리로서, 남편과 다투던 부인으로서, 자식들을 키운 워킹맘으로서, 또한 환자들을 살피고 선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던 의사로서의 경험을 담아 말하고 있습니다. 여성이자 직업인으로서 살았던 저자의 경험이 저에게 공감과 함께 원숙한 충고를 마음속 깊이 전해주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보가 담긴 비문학보다 비현실적 안도감을 충족시켜주는 소설을 선호합니다. 그런데 이 대목을 읽으며 다양한 분야의 여성 직업인들이 쓴 비문학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저자의 실제적 경험이 담긴 정보를 내 마음속까지 받아들이는 체험이 좋았습니다.
3번째 챕터에는 투병 속에서도 삶을 긍정적으로 지속했던 경험들이 담겨 있습니다. 아픈 순간은 반드시 지나가니, 작은 즐거움에 집중하고 나의 장점을 되살리면서 버티는 것입니다. 병이 있기에 겸손함을 키울 수 있고, 무거워진 기분을 유머로 풀며 농담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여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나를 위해서 타인을 용서하고, 한정된 시공간을 같이 누리는 친구들과 우정을 나눕니다. 타인에게 충고하기보다 그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나를 괴롭히는 이의 언행을 적절하게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또 향상심을 갖고 공부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위에 나열된 목록들 중 단 한가지를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삶은 한층 즐거워집니다. 저 역시 이런 것들이 얼마나 즐거운지 누려보아 알고 있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들도 모두 이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고통 속에서도 삶을 즐겁게 영위하도록 스스로 일으키는 작은 움직임이겠죠.
<하지만 그럴 때조차도 고통스럽다 생각하며 누워만 있는 것보다는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일들을 소소한 삶의 재미를 만들어 가는 것이 훨씬 좋았다.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일들을 생각하고, 또 그걸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지 떠올리는 것만 해도 좋았으니까.>
또 어린 시절 책에 푹 빠졌던 저자분의 경험에도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저에게도 친숙한 책 제목들을 나열해주실 때는 왠지 읽는 제가 간질거리는 느낌으로 즐거웠네요. 저와 같은 책을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또 제가 안 읽은 책은 앞으로의 독서목록에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저자분의 말씀대로 즐거운 인생입니다.
4번째 챕터는 중년으로 접어든 이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원래 장년층에 접어든 이들에게 건네는 말이 쓰여져 있었다고 하지만, 개정판인 이 책에서 갓 노년을 바라보기 시작한 이들에게 전하고픈 말도 더해져 있네요.
사랑하는 가족친구들이 차츰 이 세상을 떠나며 겪게 되는 이별은 좀처럼 익숙해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살아있는 지금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 잘하자고 마음먹고 따뜻한 이별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노화하는 나의 육신을 인정하고, 많은 일을 하다가도 나의 뇌에 쉬는 시간을 나눠줍니다. 그리고 같이 살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더 멀어진 가족들을 알려고 노력하고, 나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알려줍니다.
<그러던 어느 날 또다시 끓어오르는 화를 참고 남편의 이야기를 그냥 듣기만 했다. 그러기를 몇 번, 어느 순간 남편은 이렇게 수다스러운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놀라운 건 어느 날부터인가 남편이 나의 일상을 물어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 그 후 남편과 나는 다시 서로를 알아가는 재미에 빠졌다.>
개인적으로는 저자분이 화를 참고 남편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다는 대목에서 진심으로 감탄했습니다. (웃음) 저는 완고한 가족구성원과 이야기를 나눌 때 화를 참기 힘들거든요. 그렇지만 저도 가족을 사랑하기 떄문에 이를 시도해보자고 참고하여 마음먹었습니다. 화가 나더라도 꾹 참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나에 대해서도 계속 알려줄 것. 결과가 썩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쩐지 생각만으로도 설레네요.
유한한 나의 인생에서 잠시 함께 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고 애정을 갖고자 다짐할 수 있었습니다.
5번째 챕터의 제목은 이 책의 제목인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입니다. 기적적으로 투병과 함께 사회생활을 지속해온 저자가 다시 한번 삶을 돌이키며 차오른 생각들을 나눠줍니다.
저자는 훌쩍 다가온 인생의 말미 앞에서 나의 노화를 부정하거나 혐오하지 않고 수용하도록 말을 건네고 있습니다. 사실 노화를 기껍게 받아들이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나와 세상에 대한 애정, 그리고 내 인생에 대한 책임을 간직하는 것은 계속해서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줄 것입니다. 인생에 주어진 시간은 짧지만 애정은 그 안에서 내 삶을 완성시켜줄 것입니다. 자식과 점차 분리되어도 나는 스스로의 길을 계속 걸어가는 최선을 다해볼 수 있습니다. 열정과 유머, 자존감을 간직한 채 순간순간에 감사한다면, 나에게로 차츰 걸어오는 죽음도 온전히 삶의 마지막 과정으로써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덤덤한 본문 속에서 저자가 느꼈던 죽음의 고통과 외로움을 잠시나마 상상해보고 피상적으로 느끼며, 그와 함께 죽음을 온전히 삶의 완성으로서 받아들이려는 저자의 마음가짐도 조금이나마 배워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저자분께 감히 제가 공감했다 말할 수는 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노화와 고통과 죽음은 저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앞으로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끔은 어쩔 줄 모르고 이를 막연하게 두려워하던 저에게 5챕터의 텍스트를 읽는 과정은 조금 힘겹지만 역시 마음에 남는 체험이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에 실린 버킷리스트를 보고서는 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저자분이 2015년 작성한 버킷리스트에 삶에 대한 희망과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2022년 즈음의 재정리도 실어주셨는데, 체크 포인트에서는 저자분이 이를 꾸준히 실천하셨을 것이 상상되었으며 끝내 이루신 즐거움과 성취를 축하하고 싶었습니다. 미처 못 다한 언체크 포인트에서는 인간미가 느껴졌습니다.
근래 들어 저는 이른 시기에 찾아온 노안과 혈관문제로 일상에 대한 불편과 장차 삶에 올가미를 조여올 질환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투병인의 책을 읽는 것이 두려웠고 책을 사놓고도 손이 안 가 미루고 미루었습니다. 하지만 두려운 마음으로 이 책을 펼치고 나니 저자분의 부드러운 어조를 따라 무리없이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본문에 적힌 대로 시작이 반이네요.
노화와 질병이 내 곁에서 죽음이 저 앞에서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 해도, 그토록 유한한 인생이기에 더 신경써서 가꾸어야 합니다. 역시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책을 읽고 나니 이것이 꽤 즐거운 일이라는 생각에 벌써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정신과 의사로서 삶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난 작가이다.
나이 50에 읽어도 한줄 한줄에 동의하고 감동하면서 읽었다.
다 읽고 나서 더 인생을 사랑하게 되었고 더 사랑하면서 살기로 다짐하게 되었다.
자칫 평범한 주제일 수 있지만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앓으면서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온 작가의 인생 자체에 감동하며, 그 병 속에서 인생을 깊이 이해하고 사랑한 작가의 서술에 다시 한번 감동하였다. 젊을 때 읽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나이가 아무리 많은 사람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수필을 잘 안 읽지만 읽으면서 힐링이 되는 책이었다.
아내가 상담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의학적 접근의 상담과 상담학적 접근의 상담이 어떻게 다른지 많이 알게 되었다.
읽으면서 공감을 참 많이 하게 되었고 저자가 겪은 고통에 비하면 내가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은 별것이 아니지 하면서 글에서 내 자신이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내가 잘 살고 있는 것 같다는 나 자신에 대해 용기와 격려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잘 사는 부분도 많이 실수를 하고 있지만 말이다.
정말 좋은 책을 만나게 되어서 감사하다. 책의 페이지를 너무 빨리 넘기기 보다 한 첵터를 읽고 일기를 쓰며 반추하게 하는 책이다.
‘당연한’ 이야기의 가벼움을 인생의 무게로 지탱하다
뻔뻔한 감성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는 당신이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첫 문단이 가끔 그렇듯 말장난으로 시작해 보자. 그래도 funfun한 수준까지는 가지 않겠다. 이거야말로 뻔한 거다.
뻔뻔함과 뻔함. 둘은 이제 거의 비슷한 말이 되었지만 어떤 ‘뻔함’은 살아서 시대를 견딘다. 고루하지만 그래도 고전적인 무엇이 된다. 이를테면 너무 지겨워서 진실되지 않으면 견뎌낼 수 없는 지혜가 있다. 살아가라. 다만 존재하는 걸 넘어서서. 저기, 잠깐만요. 꼰대에는 꼬투리가 인지상정. 퇴폐가 얼마나 쉬운데요. 담배를 피고 술을 마시고, 느린 자살로 하루를 견뎌내는 건 얼마나 간편한데요. 대충 살아내는 인생은 얼마나 무의미하고 편리한가요. 살아가려고 시도하는 순간부터 모든 호흡은 분투가 되는데,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흥, 그럼 그렇게 살든가. 여기 어떤 여자가 쾌활하게 당신을 비웃는다. 우리 김혜남 작가님 되시겠다.
임나리 글 & 한정구 사진. (2019. 06. 13) 김혜남 “인간을 안다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채널예스
김혜남.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나가다 파킨슨병에 발목 잡힌 사람.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닌 걸로 정한 사람. 내 발목을 잡을 수는 있어도 앞길을 막을 수는 없는 걸로, 인생을 끝장낼 수는 없는 걸로 하기로 한 사람. 고통을 마주하고 끌어안기로 한 사람. 그래서 살아남은 사람. 아직 살아가는 중인.
파킨슨병은 손발이 떨리고, 근육이 뻣뻣해지고, 몸이 굳는 증상이 나타나는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그래서 걷는 것도, 말하는 것도, 심지어 글씨를 쓰고 얼굴 표정을 짓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누군가가 파킨슨병을 묘사할 때 온몸을 밧줄로 꽁꽁 묶어 놓고는 움직여 보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는데 그 말이 꼭 맞다. 어떨 땐 한 걸음을 움직이기 위해서 옷이 땀으로 흠뻑 젖을 만큼 고생을 하기도 한다. 보통 파킨슨병에 걸리고 15년이 지나면 사망하거나 심각한 장애가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는데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그저 약으로 병의 진행을 더디게 만들 수 있을 뿐이다. 한마디로 불치병이라는 소리다.
김혜남. (2022.11.11.)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메이븐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을 쓴 김혜남 작가는 생존자다. 고려대 출신 전문의일 수도 있고 정신분석학 전문가일 수도 있었다. 그게 전부일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40대에 파킨슨병을 진단받았고, 그 사건에 삶을 관통당했다. 울고 현실을 부정하고, 자기 자신을 연민했다. 그런데 어라. 가만 보니 세상은 멀쩡하고 그는 살아있었다. 딱히 바뀌는 것은 없었다. 그래서 그 상태로 삶을 짊어지고 끌어갔다. 질질질. 한 23년쯤. 15년 정도면 죽는다던데 그래도 23년쯤. 환자는 생존자가 된다. 꿈을 수복한다. 목소리를 회복한다. 작가가 된다. 책을 쓴다. 한 열 권쯤 쓴다. 자기 할 말을 한다. 이 책의 말. 인생 똑바로 안 살고 뭐해? 자기 인생도 영 반듯하지는 않으면서, 사실 그렇기 때문에. 일주일 뒤 죽는다고 하면 바로 내일 태양이 뜨는 걸 지켜보고 싶은 사람이라.
똑바로 사는 인생이란 무엇인가? 아, 이건 너무 뜨거운 감자다. 기름만 부으면 튀김이 되게 생겼다. 범용적인 교훈을 택해보자. 아무래도 건강이 중요하지 않을까?
백투베이직. 중학교 3학년 체육 교과서를 펼친다. 건강.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렇게 말했다 : 단순히 신체적인 질병의 유무만이 아니고 정신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보다 좋은 상태. 어쩐지 인생 살기 어렵더라니. 무려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건강해야만 하는 것이다. (영적 건강은 종교자유 국가이니만큼 넘어가자.) 하나라도 어그러지면 인생 이지모드에서 하드모드로 넘어가 버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운동하고, 심리학 책을 읽거나 상담을 받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말했다시피 건강하게 살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들 조금씩 어설프다. 그럴 때 이런 파스텔톤 표지의 에세이들이 끼어든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30년 동안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해 온 김혜남이 벌써 마흔이 된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 42 (10만 부 돌파 기념 스페셜 에디션)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하나의 문이 열린다. 그러니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살아라!”
펼쳐보자.
삶은 무용한가? 장르가 갑자기 카뮈로 변한다. 더 쉬운 질문으로 바꿔보자. 삶은 모든 순간 무용한가? 그건 아닌 것 같다. 초코 아이스크림이 있는 세상이 나쁘기만 할 리 없다.
아이스크림은 더 많이 그리고 콩은 더 조금 먹으리라.
나딘 스테어,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메멘토 모리! 카르페 디엠! 혹은 복세편살(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골자는 결국 삶을 누리는 마음가짐에 관한 것이다. 세상은 참 이상한 곳이다. 브로콜리와 블루베리 스무디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좋음과 나쁨을 구분하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그들은 다만 존재할 뿐이므로, 세상 역시 다만 존재하는 곳이 된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채. 그 서늘하고 공허한 세계에서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삶에 의미가 있다고 믿으면서. 요거트. 제비꽃. 부드러운 담요. 여름의 녹음. 내리쬐는 햇빛.
이때 다정한 개척자들이 나타난다. 의미가 없다면 만들겠어. 내 삶의 의미는 내가 정하겠어.
일단 오늘은 예쁜 옷을 입고 외출을 할 생각이다.
김혜남. (2022.11.11.)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메이븐
하지만 그것만으로 맞서 싸울 수 있는 세계인가?
허물어진 몸을 끌어안고 작가가 씩 웃으며 말한다. 당연히 아니지.
정신적 · 사회적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꿈과 희망이 필요하다. 자기 자신을 지키는 법에 대한 조언들은 작가의 허물어진 몸을 매개로 한 발 더 나아간다. 아니, 후퇴한다는 표현이 옳으려나? 사람의 생은 정신적이지만은 않다. 삶은 육체를 통해 발현된다. 그러므로 몸의 한계가 곧 생활의 한계다. 근성으로 넘을 수 없는 장벽이다. 뻔할 수도 있었던 책이 재밌어지는 건 작가가 다 부서진 몸을 부여잡고 영 못 쓸 건 아니라고 항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못 쓸 건 아니’라는 항변이 꿈과 희망의 모순이 된다. 현실이 된다. 삶의 무게가 된다. 하지만 사람의 중력이 된다.
뻔뻔한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는 당신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이 책을 써서.
재밌게 읽어서 리뷰를 주절주절 쓰긴 했는데 그래도 추천 독자는 정해드려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비슷한 에세이 내에서 제일 보완이 잘 된 책이다. 삶을 살아갈 때 유용하며 다정한 조언들을 다룬다. 다른 책들과의 차별점이라면 명확한 논리가 제시된다는 점을 들겠다. 주장에는 근거가 있고 이상한 예시나 무리한 비유라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어설픈 부분은 작가의 삶으로 설득력을 보완한다. 어떤 내용인지만큼 누가 썼는지도 중요시하는 독자시라면 이 책이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살아 있는 자 마땅히 삶을 예찬하라.
저자의 전작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를 알기에 반가웠는 데 그런 반가움도 잠시 그녀의 파킨스병이라는 병명에 가슴이 먹먹해짐은 친구가 아닌 지인도 아니지만 책을 통해 알았던 정겨움이 일순간 안타까움으로 바뀌어서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작품에서의 에세이는 그런 의미에서 친구에게 혹은 나를 알고 반가움에 말로는 꺼내기 힘든 언어적 대화를 담담히 글자화된 활자체로 풀어낸 듯 해서 좀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을 꺼 같습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의사로서의 삶에서 깨달은 혜학과 지식 인간관계 기존의 에세이와는 다른 결로 다가오는 걸 보니 아마 저자가 들려주고픈 삶의 통찰과 혜학을 오롯이 잘 받아들이고 문뜩문뜩 살아가면서 떠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겠습니다. 그만큼 뭔가 조곤조근 카페에서 수다떨듯 자신의 삶의 지식을 나눠받는 기분으로 읽어내려가게 하는 매력적인 글임에 틀림없습니다.
20대를 30대는 어리다하고 30대를 40대는 아직 젊다고 하고 40대를 50대는 아직 팔팔하다고 한다고 어딘가에서 본 듯 한데 지금의 나의 위치에서의 인생을 어리다면 어리고 젊다면 젊을 나이인데 늦었다고 자포자기하면서 스스로 놓고 있지 않은 지 숙연해짐에 저자의 글들이 더 와닿는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의 소소함에 인간관계는 어떻게 풀어가는 지 난감하고 곤란할 때 김혜남 선생님의 글귀가 떠오를 것 같습니다. 너무 애쓰지말고 걱정하지 말고 좀 더 행복해지길 자신에게 다짐하게 해줍니다. 낙담하고 지치고 고달프고 힘들 때 친구도 좋고 좋은 말귀나 명언이나 감상도 좋지만, 이렇듯 책에서 주는 위안과 위로도 너무 행복하게 와닿는 것 같습니다.
오늘 나를 위해 힘겨운 고달픔을 내려놓게 하는 천마디의 말보다 눈으로 읽는 활자가 주는 위로가 필요할 때 이 책은 정말 나에게 올바른 삶의 방향성과 위안을 줄 최고의 친구로 와 닿을 것 같습니다.
이솝 우화 속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모르시는 분들은 없으실 것 같은데요. 그 이야기 속에서 거북이는 잠시도 쉬지 않고 우직하게 걸어서 결국 낮잠을 자던 토끼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를 하게 됩니다. 제가 만약 그 거북이와 같은 입장에 놓여 있었다고 한다면? 어느 순간부터인가 갈 길이 아득할 것 같거나 정해진 시간 안에는 도저히 해결하지 못할 것 같으면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일들이 많아진 저로서는 아마 시작하기도 전에 '그래. 토끼, 네가 이긴 것으로 하자' 하고 포기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만약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의 저자인 김혜남 선생님이 그 옆에 계셨다면? 아마 그 거북이들에게 이솝 우화 속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면서 결국에는 그들이 정상을 향한 첫걸음을 기어코 내딛게 만드셨을 것 같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에 관련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솔직히 까놓고 이야기해서 만약 이 책을 통하여 당신이 새롭게 배울만한 무언가가 있느냐고 물어보신다면 저는 단연코 아마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조금 더 강하게 표현을 해보자면 당장 어제만 하더라도 저희 부모님이 저한테 하셨던 여러 잔소리(?) 중 상당수가 이 책 속 내용과 똑같다고 말해도 될 정도입니다. 아니, 그렇다면 사람들이 무슨 바보도 아니고 그렇게 다 아는 이야기만을 담아논 책이 무려 10만 부가 넘게 팔린 것이 말이냐 되느냐는 의문이 생기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일 텐데요. 저는 그에 대한 답 역시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정신분석 치료의 과정이 그토록 오랜 시간과 반복 작업을 필요로 하는 이유도 인간이 자기 문제와 그 원인을 알았다고 해서 해묵은 문제를 곧바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서서히 한 매듭씩 풀어 가는 와중에 사람은 성장하고 변한다.
내가 충고를 잘 하지 않는 까닭 中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책을 통하여 당신이 새롭게 깨우칠만한 내용은 정말 단 하나도 없습니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을 통하여 김혜남 선생님께서 재차 강조하는 이야기들은 정말 주옥같지만, 동시에 이미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아직까지도 버젓이 살아있는 것으로 보아 우리에게는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과 같이 (우리가 비록 아는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몇 번이고 다시 되짚어줄 조언자 혹은 지침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 또한 너무나도 분명해 보입니다. 또한 김혜남이 작가님이 이 책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였던 바는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라는 이름으로 처음 책이 나오고 난 후 거의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러한 의미에서 e북토커 선발대회가 2023년의 첫 번째 도서로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저 역시 크게 공감할 수 있었는데, 연초에 세운 계획 혹은 결심이 흔들릴 때마다 이 책 속 좋았던 구절들을 다시금 들여다본다면 그 어떠한 때보다도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는 한 해로 자리매김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인 저자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펼쳐낸 에세이다.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후에도 저자는 20년간 의사로서,강연자로서, 작가로서, 며느리로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치열한 삶을 살아왔다. 본 에세이는 그 삶에서 얻은 깨달음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글이다.
저자는 접하는 모든 일상, 과거의 경험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정신과 의사로서 수많은 환자를 치료한 저자는 환자가 의사에게 던지는 고민, 질문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글로 표현하여 독자에게 조언을 건넨다.
가족의 죽음, 투병, 가족들 간의 대화, 소설 등 일상생활에서 얻은 깨달음을 독자에게 전달하길 주저하질 않는다.
독자는 본인의 고민 중인 문제에 따라 특히 와닿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내가 왜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망치고 있는가"
였다.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저자가 언제 올지 모르는 죽음을 걱정하느라 우울함에 빠진 자신에게 건넨 말이다.
저 문장을 읽는 순간 내가 걱정하는 모든 것이 한없이 사소해졌다.
60대의 저자가 마흔인 독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
저자가 건네는 조언은 글 속의 환자에게 그렇듯이 당신에게도 위로, 하나의 나침반이 될 것이다.
인생의 즐거움을 더 이상은 놓치고 싶지 않아 읽게 된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치열하게 살아온 정신분석 전문의인 저자가 숙제를 해치우듯 살아온 자신의 삶을 다시 산다면 재밌게 살아갈 것이라고 말하는 책 소개에 끌렸습니다. 내게 주어진 의무에만 주목하느라 내가 누릴 수 있는 행복들을 놓친 것을 아쉬워하는 모습이 공감이 갔어요. 내게 주는 사소한 보상 하나도 수없이 고민하다 포기한 지난 날들이 저도 후회되네요.
저자의 따스한 조언과 위로를 통해 저의 흔들리던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어요. 요즘 우울함과 자책감에 사로잡혀 있었는데 스스로를 몰아세우던 채찍을 내려놓고 여유를 즐길 용기가 생겼습니다.
요즘 저는 우스갯소리로 지금 기억을 모두 가지고 몇 년 전으로 돌아가 어떠한 행동을 하고 말것이다는 말은 하곤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띄었던 것 같아요.
고통과 고통 사이에는 덜 아픈 시간이 있고, 그 시간에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일상을 즐긴다는 작가님의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저도 파킨슨병은 아니지만 평생 관리하며 살아가야 하는 병을 진단받아 초기에는 심하게 고생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저는 작가님과 달리 고통과 고통 사이 시간에 무기력에 시달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일상을 즐기고, 나를 아껴주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완벽한 때는 결코 오지 않는 법이다" 파트가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애매한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터라 회피와 도피, 벼락치기 성향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성향을 바꾸고자 하는 요즘, 저에게 너무 필요한 글이었습니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하여" 파트도 인상적이었어요. 행정상 나이가 어느정도를 지나면 청소년을 벗어나는 것이고, 스스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 경제적 독립을 하기도 하는 것인데, '과연 나 스스로가 어른이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던 때가 있습니다. 무언가를 획득함으로써 어른이 된다기보다는 포기하는 것을 통해 어른이 된다는 답을 내렸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어른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네요.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로 나왔던 작품이라고 하길래 해당 책의 목차와 비교했는데 꽤 많은 부분을 새로 적거나 정리하신것 같았습니다. 기존 4장은 딸과 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는데 이번에는 마흔이 된 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담았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누군가의 엄마라는 수식어나 마흔이라는 나이보다는 누군가의 자식으로 살아왔고, 나이도 많지 않은 편이라 기존의 내용이 궁금하긴 했습니다. 품절 상태라 구매해서 읽진 못하겠지만 나중에 도서관에 있으면 읽어보려고요.
김혜남 선생님.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었다. 책을 좋아는 해서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라는 책 표지를 보긴 했는데 스무살, 서른살, 마흔살 나이를 구분 짓는 책들 유행일 때도 왜 굳이 구분 짓나 이해할 수 없어 읽지는 않았었다. <죽은 아버지>를 읽고 힘들었던 터라 쉽고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을 선택하고 싶었고, e북토커 선발 대회라는 것도 있어 10만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이라고 하기에 한 번 읽어보았다. 처음 읽을 때는 그냥 편하게 읽었다. 두 번째 읽을 때는 비판적으로 읽었고, 세 번째 읽을 때는 친구와 수다 떠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사람마다 자신만의 사연이 있고 고통이 있고 현실이 있고 삶의 패턴이 있다. 나 또한 그러하였고 보이지 않는 문제로 많이 힘들었었다. 보이는 문제는 오히려 치료하기도 가늠하기도 쉬운데 마음의 문제나 보이지 않는 문제는 이게 문제인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얼마나 깊이 박혀있는지 알 수가 없다.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람도 있고 안다고 하더라도 고치기도 힘들다. 알지 못해서 힘들고 알아도 치료할 수 없어서 힘들다. 그래서 옛날부터 병은 처음에 잡아야 한다고 했던 것일까?
나의 문제를 파악하는 데 일단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내 문제 알았고 이것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느냐 또한 많은 시간과 에너지 소비할 수밖에 없었다. 쉽게 예를 들자면 옷 단추를 끼고 있는데 중간쯤 끼었을 때쯤 첫 단추를 잘못 끼었다는 것을 눈치챘다고 하자. 아예 모르고 계속 끝까지 끼웠다고 하면 아차 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어 아무 문제 없었을지 모른다. 그런데 나는 중간쯤 알아 버렸고 다시 처음부터 풀어서 다시 묵느냐, 알면서 계속 가느냐, 중간부터 정상적으로 낄 것이냐 등등의 선택에 직면했다. 나는 처음으로 되돌리고 다시 묵는 방법을 선택하게 되었다. 남들 자동차 탈 때 나는 다시 걸음마를 배우는 것을 택한 것이다. 얼마나 바보 같은가. 남들에게 추천할 만한 방법이 아니었지만 난 그 선택이 좋았다.
연금술이라고 해야 하나, 등가교환이라고 해야 하나, 기회비용인가 난 그 말을 좋아한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뿌린 대로 거둔다. 선택에 따른 책임쯤 되려나? 콩 심었는데 콩이 나긴 나는데 꼭 뿌린 대로 나는 것은 아니고, 잘날 때도 못날 때도 있지만 꼭 콩이 나온다. 콩을 뿌리고 팥을 바라지 않으며, 수확을 못 하는 날이 있더라도 난 콩을 얻기 위해 콩을 뿌린다. 당연하다 생각하는 이 이야기가 그렇게 만만하고 쉬운 것이 아니다. 나 또한 마음의 병이 있을 때 그랬고, 내 주변에 수두룩하게 많이 있고 보았다. 컨디션 안 좋을 때 나 또한 팥을 다시 바라려는 마음이 생기려고 함을 느낀다. 그럴 때 마음속으로 되새긴다. 욕심부리지 마. 내 것이 아니야.
어릴 때는 아빠 엄마는 슈퍼맨, 원더우먼이었고, 가족들은 정의의 사도, 친척들은 도움을 주는 영웅들이었다. 머리가 굵어져서 환상 속에서 벗어나 현실을 바라보니 모두가 악당이며 빌런이었다. 아차차 나를 빼먹었네, 나는 악마의 자식이었다. 패관 수련한 후 다시 주변을 바라보니 이번에는 주변 사람들이 다 상처 입은 히어로 보이는 것이었다. 영웅이 되었다가 악당이 되었다가 가여운 사람이 되었네, 원효대사의 해골 물이 따로 없었다. 결국 문제는 나였다.
나의 문제는 엄마에게 비롯되었고, 엄마의 문제는 외할머니에게 비롯되었다. 외할머니의 문제는 한국의 시대상 그리고 부모의 부재, 양형제의 재산 가로채기, 싫은 사람과의 결혼, 외할아버지의 병, 첫째 아들의 죽음 등등 있었다. 어느 순간 알았다. 알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피해자고 나에게 가해를 입힌 엄마도 피해자라는 것을. 엄마 대신 주변에 멘토가 될 만한 사람이 있나 찾아 다녔다. 사람마다 장점도 있었고 단점도 있었다. 여러 사람을 만났다. 해서 마지막 결론이 나왔는데 내가 제일 아니라고 생각했던 우리 엄마가 가장 난사람이었다. 난 얼마나 바보였던 건가. 금은보화가 내 옆에 있었는데 알아보지도 못한 것이다. 역시 결론은 내가 문제였다.
우리 엄마도 당연히 장점 단점이 있어서 세상에서 가장 잘난 사람은 아니지만,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 중에 가장 좋은 사람이다. 그런 엄마도 나이가 듦에 따라서 몸도 마음도 쪼그라들고 자꾸 추해지려고 하기에 옆에서 도자기 다루듯 매 만져 더러워지지 않게 하고 있다. 나이가 듦이 슬픈 일이지만 곱게 나이 듦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만한 사람은 알 것이다. 난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속으로 되새긴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작가님을 만나면서 우리 엄마가 작가님처럼 늙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 인생의 멘토이기도 하고 내 인생의 친구이기도 하고 내 부모이기도 하기에. 잠자는 엄마를 보면 아프지 말고 건강하셨으면 생각하는데, 김혜남 작가님 또한 많이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고,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친구 한 명은 얻은 느낌이 들었다. 모든 것이 나와 딱 맞지는 않지만 대부분 비슷했고 특히 삶을 바라보는 낙천적인 성격이 너무 좋았다. 우리 엄마뿐만 아니라 나도 김혜남 작가님처럼 지혜롭게 늙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