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 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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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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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고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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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우영우가 읽은 소설
국내 최초 ‘레이먼드 비숍’ 목판화 일러스트 수록 완역본

절대적 진리만을 강요하던 폭력의 시대에 맞서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문학의 효시가 된 불후의 고전


『모비 딕』은 단순한 해양모험소설이 아니라 수많은 상징과 은유를 품은 다면적인 소설이다. “나를 이슈메일이라 불러다오.” 이 유명한 첫 문장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상징성을 지닌다(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첫 문장 30’). 주인공 이슈메일뿐 아니라 에이해브, 요나, 욥, 프로메테우스, 페르세우스, 나르키소스 등 성경과 그리스신화 인물들이 주요 모티브와 알레고리로 작용한다. 또한, 에이해브 선장과 모비 딕의 극적인 대립, 선원 커뮤니티의 계층·인종 간 갈등, 등장인물의 개성적인 캐릭터와 심리가 복합적으로 뒤얽힌 채 장엄하게 서사가 흘러간다.

1851년에 출간된 『모비 딕』은 이미 반세기 앞서 20세기에 도래할 모더니즘을 예고했다. 세상 모든 진리를 안다는 듯 신의 위치에서 소설을 써 내려간 19세기 리얼리즘 소설가들과는 달리, 20세기 모더니즘 소설가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화자의 주관적 관점과 내면 심리를 극화하는 데 집중했다. 그리하여 『모비 딕』은 획기적인 퓨전풍 스토리텔링, 독창적인 작품 구조, 다양한 인간 군상 추적, 이야기와 상징의 절묘한 결합, 인생의 신비를 둘러싼 깊은 종교적·철학적 탐구, 뛰어난 유머 감각과 풍자, 열린 결말 등등 기존에 없던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형식으로 미국 모더니즘 문학의 효시이자 상징주의 문학의 대표작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 소설에서 궁극적으로 추적하는 흰 고래 모비 딕은 무엇을 의미할까? 색깔이 ‘흰’ 고래는 하나로만 해석되는 절대적 존재가 아니라 사실상 모든 것을 상징한다. 독자가 부여하는 빛에 따라 상징의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역자 해제에서는 종교, 신화, 사회, 심리, 철학적 측면에서 각각 신, 괴물, 노예제, 트라우마, 존재의 신비로 해석했다. 이 다섯 가지 해석을 염두에 두고 소설을 읽으면 작품의 의미가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다가올 것이다. 베테랑 고전 번역가 이종인 선생이 멜빌 특유의 장중하고 거침없으면서도 재치 있고 섬세한 문장을 탁월하고 가독성 높은 우리글로 옮겨 즐거운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이제 해석의 주도권은 독자 각자에게 주어졌다. 여러분도 『모비 딕』을 통해 나만의 ‘흰 고래’를 찾아 머나먼 항해를 떠나보면 어떨까.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어원
발췌록
1장 어렴풋이 드러나는 것들
2장 여행 가방
3장 물보라 여관
4장 이불
5장 아침 식사
6장 거리
7장 예배당
8장 설교단
9장 설교
10장 절친한 친구
11장 잠옷
12장 살아온 날들
13장 외바퀴 손수레
14장 낸터킷
15장 차우더
16장 배
17장 라마단
18장 그의 표시
19장 예언자
20장 출항 준비
21장 배에 타다
22장 메리 크리스마스
23장 바람이 불어가는 쪽 해안
24장 변호
25장 덧붙이는 말
26장 기사와 종자 1
27장 기사와 종자 2
28장 에이해브
29장 에이해브 등장, 뒤이어 스터브 등장
30장 파이프
31장 매브 여왕
32장 고래학
33장 작살잡이장
34장 선실 식탁
35장 돛대 꼭대기
36장 뒷갑판
37장 해질녘
38장 황혼
39장 첫 번째 야간 당직
40장 한밤중, 앞갑판
41장 모비 딕
42장 고래의 흰색
43장 잘 들어봐!
44장 해도
45장 진술서
46장 추측
47장 거적 짜기
48장 최초의 보트 출격
49장 하이에나
50장 에이해브의 보트와 선원들, 페달라
51장 유령의 물줄기
52장 앨버트로스호
53장 포경선들의 만남, 갬
54장 타운호호 이야기
55장 말도 안 되는 고래 그림들
56장 오류가 적은 고래 그림과 사실적인 고래잡이 그림
57장 그림, 이빨, 나무, 철판, 돌, 산악, 별
자리 등에 나타난 고래에 관해
58장 요각류
59장 오징어
60장 포경 밧줄
61장 스터브가 고래를 죽이다
62장 작살 던지기
63장 작살받이
64장 스터브의 저녁 식사
65장 고래고기 요리
66장 상어 대학살
67장 고래 해체 작업
68장 담요
69장 장례식
70장 스핑크스
71장 제로보암호 이야기
72장 원숭이 밧줄
73장 스터브와 플래스크, 참고래를 죽이고
그자에 관해 대화하다
74장 향유고래의 머리 - 비교 검토
75장 참고래의 머리 - 비교 검토
76장 공성퇴
77장 커다란 하이델베르크 술통
78장 기름통과 들통
79장 대평원
80장 고래의 뇌
81장 피쿼드호, 융프라우호를 만나다
82장 포경업의 명예와 영광
83장 역사적으로 고찰해본 요나
84장 창 던지기
85장 분수
86장 꼬리
87장 무적함대
88장 학교와 교장
89장 잡힌 고래와 놓친 고래
90장 머리냐 꼬리냐
91장 피쿼드호, 로즈버드호를 만나다
92장 용연향
93장 버림받은 자
94장 손으로 쥐어짜기
95장 사제복
96장 기름 짜는 솥
97장 등잔
98장 채우기와 치우기
99장 스페인 금화
100장 다리와 팔 - 낸터킷의 피쿼드호, 런던의 새뮤얼엔더비호를 만나다
101장 술병
102장 아르사시드군도의 나무 그늘
103장 고래의 뼈대 측량
104장 화석 고래
105장 고래의 크기는 줄어들고 있는가? 고래는 멸종할 것인가?
106장 에이해브의 다리
107장 목수
108장 에이해브와 목수
109장 선장실의 에이해브와 스타벅
110장 관에 누운 퀴케그
111장 태평양
112장 대장장이
113장 용광로
114장 황금빛 바다
115장 피쿼드호, 배철러호를 만나다
116장 죽어가는 고래
117장 고래 불침번
118장 사분의
119장 양초
120장 첫 번째 야간 당직이 끝날 무렵의 갑판
121장 한밤중 - 앞갑판의 뱃전
122장 한밤중의 돛대 꼭대기 - 천둥과 번개
123장 머스킷총
124장 나침반 바늘
125장 측정기와 측정줄
126장 구명부표
127장 갑판
128장 피쿼드호, 레이철호를 만나다
129장 선실
130장 모자
131장 피쿼드호, 딜라이트호를 만나다
132장 교향곡
133장 추격 - 첫째 날
134장 추격 - 둘째 날
135장 추격 - 셋째 날
에필로그

해제 | 이종인
허먼 멜빌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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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바다를 항해하고
거대한 도서관을 누비다


『모비 딕』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흰 고래 모비 딕 때문에 한쪽 다리를 잃은 선장 에이해브가 이를 복수하기 위해 다시 고래를 찾아가 사투를 벌이지만 결국 죽고 만다는 모험담이자 비극적인 복수극이다. 하지만 단조로운 스토리에 비해 소설의 분량은 이상하리만치 방대하다. 작가 허먼 멜빌은 고래처럼 거대한 소설에 도대체 무엇을 채워 넣은 것일까?

소설 첫 페이지를 열면, 느닷없이 히브리어부터 에로망고어까지 13개 언어로 고래의 어원을 소개한다. 그다음 페이지에는 『성경』에서부터 플리니우스의 『박물지』, 몽테뉴, 베이컨, 셰익스피어, 홉스, 버니언, 밀턴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고래에 관한 발췌록 80개를 죽 나열했다. 길고 긴 발췌록의 향연이 끝나면, “나를 이슈메일로 불러다오”라는 문장으로 본격적인 모험담이 시작된다. 그런데 이 작품을 읽다 보면 내가 소설을 읽는 건지 고래학(學) 백과사전을 읽는 건지 헷갈린다. 고래의 종류와 생태, 해부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포경업의 역사와 기술, 장비, 고래 처리 및 가공 과정까지 방대하고도 디테일한 지식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멜빌은 이 소설을 쓰기 위해 “거대한 바다를 항해하고 거대한 도서관을 누볐다”라고 실토했다. 출간 당시 이 소설은 도서관 문학 코너가 아닌 수산업 코너에 꽂혔다는 후문이 돌 정도였다.

소설 중간중간 희곡 형식도 눈에 띈다. 엄연히 1인칭 관찰자 시점 소설인데, 난데없이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이어지고, 행동이나 상황을 설명하는 지문이 덧붙는다. 어느새 배의 갑판은 연극 무대로 변해 있고, 등장인물 말투도 연극배우의 발성을 닮았다. 하지만 어색함도 잠시, 가슴을 울리는 대사의 호소력에 이내 빠져들고 만다. 멜빌은 희곡 작가 셰익스피어에게서 강한 영감을 얻어 드라마 형식을 소설에 그대로 반영했다. 소설 전체도 셰익스피어의 극 구성과 동일한 5막짜리 드라마 형태(1~23장[1막, 고래 사냥 준비], 24~47장[2막, 포경업 소개], 48~76장[3막, 고래 추격], 77~105장[4막, 고래 포획], 106~135장[5막, 고래와의 대결과 시련])를 취했다.

‘멜빌 부흥’이 일어나
시대를 역주행하다


성향상 모험가보다는 철학자나 명상가에 가까운 멜빌은 자신의 소설에 인생이나 운명에 관한 철학적 성찰과, 종교나 인종 문제에 관한 사회적 비판을 담고 싶었다. 앞서 해양소설 『타이피』(1846)와 『오무』(1847)로 인기를 얻으면서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지만, 철학적 이상과 알레고리가 가득한 『마르디』는 전작들과 달리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대중이 읽고 싶은 소설을 쓰느냐, 작가가 쓰고 싶은 소설을 쓰느냐로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멘토이자 동료인 너새니얼 호손은 후자를 선택하라고 격려해주었다. 자신감을 얻은 멜빌은 『모비 딕』을 출간했지만, 판매량이 고작 2천 부에 그치며 보기 좋게 실패했다. 기존 문법과는 다른 낯설고 파격적인 형식과, 모험소설인지 철학소설인지 알 수 없는 요상한 내용에 평단과 대중 모두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멜빌은 끝내 자신의 소설이 불후의 고전으로 재탄생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호손과 같은 천재만이 멜빌의 천재성을 알아봤을 뿐 멜빌은 동시대인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불행한 작가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멜빌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는 다시 무덤에서 소환된다. 1919년 컬럼비아대학교 영문학 교수인 레이먼드 위버가 멜빌을 극찬하는 평론을 발표하자 다시금 『모비 딕』이 주목받으면서 이른바 ‘역주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1923년 영국 작가 D. H. 로렌스도 『미국 고전문학 연구』에서 “멜빌은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와 더불어 세계가 두려워하는 작가”라고 평했다. 게다가 1924년 유작 중편소설 『선원, 빌리 버드』도 발표되면서 이른바 ‘멜빌 부흥’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렇다면 멜빌은 왜 1920년대에 와서야 주목받게 된 것일까? 해제를 쓴 번역가 이종인에 따르면, 1920년대에 들어와 후배 작가들이 멜빌의 모더니즘 스타일에 주목하며 그를 재평가했다고 말한다. 당시에는 모더니즘이라는 새로운 문학 기류가 영국과 유럽 대륙에서 태동하고 있었다. 모더니즘이 도래하기 이전의 소설들은 철저히 리얼리즘을 내세웠다. 19세기 리얼리즘 소설가들은 세상의 모든 진리를 안다는 듯 신의 위치에서 소설을 써 내려갔다. 반면, 20세기 초반 모더니즘 작가들은 소설가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설정에 회의감을 느꼈고, 오로지 자신이 직접 보고 겪고 상상한 것만 알 수 있다고 믿었다. 따라서 세상보다는 자아의 심리적 리얼리티에 집중해야 한다고 보았으며, 이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화자의 주관적 관점과 내면 심리를 극화하는 데 자연스럽게 초점을 맞췄다. 이것이 모더니즘 운동의 핵심이다.

1851년에 출간된 『모비 딕』은 이미 반세기 앞서 여러 면에서 모더니즘을 예고하는 작품이었다. 획기적인 퓨전풍 스토리텔링, 독창적인 작품 구조, 다양한 인간 군상 추적, 이야기와 상징의 절묘한 결합, 인생의 신비를 둘러싼 깊은 종교적·철학적 탐구, 뛰어난 유머 감각과 풍자, 열린 결말 등등 기존에 보지 못한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형식으로 미국 모더니즘 문학의 효시이자 상징주의 문학의 대표작이 되었다.

나만의 ‘모비 딕’을 찾아
모험에 나설 용기를 주다


『모비 딕』은 단순한 해양모험소설이 아니라 수많은 상징과 은유를 품은 다면적인 소설이다. “나를 이슈메일이라 불러다오.” 이 유명한 첫 문장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상징성을 지닌다(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첫 문장 30’). “실종된 아들을 찾으러 다니다가 또 다른 고아인 나를 발견한 것이다.” 이 마지막 문장에서 ‘고아’도 중요한 수사적 암시다. 주인공 이슈메일뿐 아니라 에이해브, 요나, 욥, 프로메테우스, 페르세우스, 나르키소스 등 성경과 그리스신화 인물들이 이 작품의 주요 모티브와 알레고리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이 소설에서 궁극적으로 추적하는 흰 고래 모비 딕이 상징하는 바가 가장 의미심장하다. 그렇다면 흰 고래는 무엇을 의미할까? 색깔이 ‘흰’ 고래는 한 가지로만 해석되는 절대적 존재가 아니라 사실상 모든 것을 상징한다. 독자가 부여하는 빛에 따라 상징의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역자 해제에서는 종교, 신화, 사회, 심리, 철학적 측면에서 각각 신, 괴물, 노예제, 트라우마, 존재의 신비로 해석했다. 이 다섯 가지 해석을 염두에 두고 소설을 재독, 삼독하면 그만큼 작품의 의미가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다가올 것이다.

베테랑 고전 번역가 이종인 선생이 멜빌 특유의 장중하고 거침없으면서도 재치 있고 섬세한 문장을 탁월하고 가독성 높은 우리글로 옮겨 즐거운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거대한 고래를 찾아 떠나는 길고 험난한 항해를 묘사하기에 1930년대 스타일의 흑백 목판화만큼 적합한 것도 없다고 여겨 국내 최초로 레이먼드 비숍의 목판화 29점을 수록했다. 책 앞부분에는 ‘『모비 딕』의 이해를 돕는 당시의 판화들’을 실어 독자들에게 생소한 19세기 포경 현장을 머릿속으로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이제 흰 고래 모비 딕을 해석할 수 있는 주도권은 독자 각자에게 주어졌다. 절대적 진리만을 강요하던 폭력의 시대에 맞서 용기 있게 모험에 나섰던 허먼 멜빌처럼, 여러분도 소설 『모비 딕』을 통해 나만의 ‘흰 고래’를 찾아 머나먼 항해를 떠나보면 어떨까.

종이책 회원리뷰 (117건)

구매 모비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b***t | 2023.03.0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오바마 대통령도 추천한다는 그야말로 명작 고전 작품이다. 미국 문학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린 작품으로 유명하며 해외 유명 대학에서는 이 작품을 읽는 수업이 있을 정도의 작품. 국내에도 여러 번역본이나 축약본이 존재하는데 현대지성사의 판본은 레이먼드 비숍의 목판화 일러스트까지 수록하여 그 특별함을 더한다. 고전 소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니면 그저 흥미로운 이
리뷰제목

오바마 대통령도 추천한다는 그야말로 명작 고전 작품이다. 미국 문학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린 작품으로 유명하며 해외 유명 대학에서는 이 작품을 읽는 수업이 있을 정도의 작품. 국내에도 여러 번역본이나 축약본이 존재하는데 현대지성사의 판본은 레이먼드 비숍의 목판화 일러스트까지 수록하여 그 특별함을 더한다. 고전 소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니면 그저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고 싶은 사람들이 충분히 즐길만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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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에 너무 압도되지 말 것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밀* | 2023.01.0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미국 문학을 세계적 반열에 올린 걸작, 이라는 틀에 박혔지만 그만큼 당연한 수식어를 가진 소설 『모비딕』   그 중에서도 이번에 현대지성이 선보인 것은 국내 최초 '레이먼드 비숍' 목판화 일러스트 수록 완역본입니다. 기존에 국내에 출간된 모비딕은 내용을 줄이거나, 새로 각색한 것들이 많은데 이 책은 '완역본' 입니다. 그래서 유독 압도적 분량을 자랑하는데요, 조
리뷰제목

미국 문학을 세계적 반열에 올린 걸작, 이라는 틀에 박혔지만 그만큼 당연한 수식어를 가진 소설 『모비딕』

 

그 중에서도 이번에 현대지성이 선보인 것은 국내 최초 '레이먼드 비숍' 목판화 일러스트 수록 완역본입니다.

기존에 국내에 출간된 모비딕은 내용을 줄이거나, 새로 각색한 것들이 많은데 이 책은 '완역본' 입니다. 그래서 유독 압도적 분량을 자랑하는데요, 조금 위축되지만 중간중간 삽입된 목판화 일러스트는 완독에 힘을 불어넣어 줍니다.

 

이종인 번역가의 '해제'를 보면, 이 책이 얼마나 성의있는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오게 되었을지 헤아려보게 됩니다. 고전이 고전인 이유는 더 나열하지 않아도 될테니, 간단히 리뷰를 마칩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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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문명 침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p*****s | 2022.11.30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누군가(?)를 한 달 동안 이제나 저제나 하면 기다려본 건 처음입니다. 추격은 첫째 날에 이어 둘째, 셋째 날로 이어집니다. 마지막 날이지요. 스포일링을 하지 않기 위해서 자세한 내용을 따라가진 않겠습니다. 두 단상과 소회만 남기겠습니다.   우선 모비 딕이 단지 고래사냥하는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완역본을 차분히 읽어보고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저자는 등장인물
리뷰제목

 

누군가(?)를 한 달 동안 이제나 저제나 하면 기다려본 건 처음입니다. 추격은 첫째 날에 이어 둘째, 셋째 날로 이어집니다. 마지막 날이지요. 스포일링을 하지 않기 위해서 자세한 내용을 따라가진 않겠습니다. 두 단상과 소회만 남기겠습니다.

 

우선 모비 딕이 단지 고래사냥하는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완역본을 차분히 읽어보고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저자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 이름에서부터 대화까지 - 자신이 보는 시대에 대한 통찰과 예견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사상사나 철학사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이 문장들을 다 이해하겠구나 싶어 얼핏 이해되는 문장들에 안타까워하면 읽던 순간들이 많습니다. 저자 본인이 경험한 시대에 집중되어 있으니 19세기 시대상과 철학을 공부해보고 재독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인간의 뇌기능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자신의 상황에 대입해서 인과 관계를 찾고 해법을 찾는 구조로 기능합니다(뇌과학 책들에서 반복 언급). 그런 면에서 제 뇌 역시 모비 딕의 풍경을 제가 살고 있는 21세기에 자주 비춰보았습니다.

 

캐릭터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애초부터 타협할 여지가 없듯이, 어쩌면 우리가 누구를 설득한다거나 합의에 이른다거나 그렇게 인간 사회나 인류 문명을 다른 방향으로 선회시킨다는 것이 참으로 고된 일로 느껴집니다.

 

완독하신 분들은 알겠지만, 에이해브 선장과 스타벅과 선원들이 함께 한 포경선 역시 어떤 문명을 상징하고 항해 계획대로 혹은 선장의 고집대로 어떤 결말을 맞게 됩니다. 스타벅이 아무리 여러 번 소리 높여 우리는 다른 항해를 할 수 있다고 해도 그 말이 결정권자에게 닿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다 포기하고 좌절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리는 아주 유리한 입장이니까요. 모비 딕을 읽고 타석으로 삼으면 됩니다. 세상은 결코 좋아지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세상을 조금이라도 좋게 만든것이지요. 인간이 하지않으면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기후우울증이란 표현이 있지요. 유엔 사무총장이 인터뷰를 할 때마다, 기후학자들이 연구 결과를 발표할 때마다 저는 심하게 우울증을 겪습니다. 대멸종은 이미 시작되었고 기후위기도 비상도 아니니 기후대학살이란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개인의 노력으로 될 일은 아니지만, 아무 것도 안 하고 살수는 없습니다. 우리 집 십 대들의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하나요. 세상을 망친 기성세대로서 미안하고 부끄럽습니다. 인류 문명에도 스타벅처럼 이제라도 생각을 바꾸면 다른 항해를 할 수 있다고 얘기한 이들이 많았습니다. 듣지 않았지요.

 

그것은 마치 실체 없는 신기루 같았다.” 135689

 


 

에이해브처럼 성취와 소유를 향해 돌진하던 제 세대와 달리 어린이, 청소년, 젊은이들은 공유와 연대와 평화의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바라고 응원합니다. 모두들 겨울을 무탈하고 강건하고 즐겁게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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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서평] 모비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꼬*이 | 2022.11.2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 모비딕 #       '나를 이슈메일 이라 불러다오'   고전문학은 어려워해서 잘 읽지 않는 편이지만, 한편으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막상 손이 잘 가지는 않는데.. 그렇게 읽게된 유명한 '모비딕' 책 두께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받자마자 두께에 너무 놀랐다.   이슈메일의 이야기로 진행되는데 처음부터 어? 뭐지 싶었던건 나오는 인
리뷰제목

# 모비딕 #

 


 

 

'나를 이슈메일 이라 불러다오'

 

고전문학은 어려워해서 잘 읽지 않는 편이지만, 한편으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막상 손이 잘 가지는 않는데.. 그렇게 읽게된 유명한 '모비딕'

책 두께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받자마자 두께에 너무 놀랐다.

 

이슈메일의 이야기로 진행되는데 처음부터 어? 뭐지 싶었던건 나오는 인물 중에 식인종이 있다라는 거에서 놀랐고,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될지에 놀랐었다.

고래를 잡으려다 한쪽 다리를 잃은 선장 에이해브 그리고 그의 배에 오르게 된 이슈메일

 

단순히 고래잡이 이야기 에이해브 선장의 복수? 를 겻들인 이라고만 생각하며 책을 읽는데.. 마지막에 '해제' 를 읽다보면 단순하게 생각하는건 안되는 것 같다.

여러가지 해석도 들어있고, 인물들의 이름 또한 종교적으로 봐야하고... 각주가 많이 달려 있을 수록 읽는데 집중하기 힘든데 여기선 또 달랐다. 

 

여러가지로 해석을 할 수 있는 만큼 한 번으로만 읽고 끝낼 수는 없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나 '사회적', '심리적' 으로 해석한 부분을 생각하며 다시 읽어보면 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재독이 꼭 필요한 책인듯

다시 한번 해석들을 생각하며 읽어봐야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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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야만을 발견하는 과정 - 《모비 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초*공 | 2022.11.17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우리 안의 야만을 발견하는 과정 - 《모비 딕》의 여러 번역본 비교와 감상      《모비 딕》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주목을 받는 소설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 작품은 고전이라고 여겨진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작품에서 새로운 깨달음과 영감을 얻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날의 미국을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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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야만을 발견하는 과정

- 모비 딕》의 여러 번역본 비교와 감상 

 

 

모비 딕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주목을 받는 소설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 작품은 고전이라고 여겨진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작품에서 새로운 깨달음과 영감을 얻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날의 미국을 형성한 소설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도 붙어 있는 이 소설은 작품의 길이 때문에, 심지어 영문학과에서도 수업 교재로 잘 채택하지 않는다고 한다. 본격적인 연구의 대상이 아닌 이상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과 이야기꺼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성인이 되어 처음 읽어 본 모비 딕은 단순한 고래사냥이야기가 아니었다. 긴장감이 느껴지는 고래사냥은 사실 마지막 삼일 간의 모비 딕추적 대결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다. 나머지 132장에 걸친 이야기는 주인공 이슈메일이 바다로 나가기까지의 과정과 일상적인 선원의 업무, 그리고 고래에 대한 잡다한 지식과 고래 해체 등에 관한 정보로 가득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번역한 작품까지 이제는 작품에 대한 번역서가 최소한 세 권 이상이 되고 있다. 고전이라고 불릴만한 책의 번역 작업이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는 독자, 그리고 모비 딕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번역서가 이렇게 주목을 받게 된 것이 무척 반갑다. 번역서 모비 딕의 풍년인 시대다. 독자로서는 어떤 번역서를 읽을까 고민이 되긴 하지만, 실력 있는 번역가들의 작품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더 크다.

 

그동안 타 출판사의 모비 딕몇 종을 흥미롭게 읽었다. 최종적으로 내가 소장하는 도서는 모두 일러스트가 포함되어 있는 버전이다. 작가정신에서 출간한 아셰트클래식시리즈의 모비 딕은 일러스트가 책 내용에 충실하면서도 추가적으로 배의 구조와 고래사냥과 관련한 지식, 고래 해체작업과 고래에 따른 분수공과 분수모습의 차이 등을 설명해주는 삽화가 백과사전처럼 가득하다. 여기에 수록된 그림들은 수채화 만의 부드럽고 서정적인 느낌의 매력을 뽐내고 있기도 하다. 책을 천천히 읽으면서 소설 구석구석의 장면을 궁금해하고 상상해볼만한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결과물이다. 게다가 김석희 번역가가 아닌가! 믿고 읽을 수 있는 버전이다.

 

한편 문학동네에서 나온 일러스트 모비 딕은 목판화가 록웰 켄트의 그림이 들어간 버전이다. 록웰 켄트의 그림은 매우 강렬하여 인상적이다. 한 장으로 승부를 걸어 독자에게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신문 삽화 같은 그림들이 화가의 해석을 통해 재탄생했다. 여기에 젊고 패기 있는 황유원 번역가의 세심한 번역과 꼼꼼한 주석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정신과 문학동네 버전은 각각 두 번씩은 읽었는데, 이번에 내가 선택하여 읽게 된 현대지성의 모비 딕도 목판화가 레이먼드 비숍의 그림들이 수록되어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여기에 내가 믿고 읽는이종인 번역가가 참여하여 더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번역가가 작업에 참여했는지도 관심사항이다. 다시 그림으로 돌아가면, 레이먼드 비숍의 목판화는 록웰 켄트의 그림처럼 강렬한 삽화의 느낌을 주지만, 조금 다른 점은 비숍의 그림이 좀 더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미술에 대해 문외한이긴 하지만 이렇게 미묘한 느낌의 차이가 어디서 온 것일까. 우선 그림에 사용된 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록웰 켄트의 그림에는 굵고 곧게 뻗은 선이 많은 편이며, 인물의 자세가 직선적이고 정적이다. 반면 레이먼드 비숍의 그림에는 곧게 뻗은 선이라도 가늘고 단선적이지만 방향성이 강하게 느껴지며, 선이 긴 경우는 곡선을 많이 활용한다. 여기에 등장인물의 동작은 정적인 자세가 아니라 움직이는 어느 순간을 포착한 듯한 장면이 많다. 여기에 극적인 명암대비를 잘 활용한다는 점도 켄트의 그림보다 더 역동적이고 입체감을 더 주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이렇게 다양한 개성을 가진 모비 딕을 읽을 수 있게 되어서 독자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다. 수록된 그림의 여러 특징을 고려해볼 때, 현대지성 번역본은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를 많이 지닌 번역서다.

 

우선 내가 현대지성 번역본이 마음에 든 점은 번역가의 역할에 있다. 특히 번역가가 직접 작성한 해제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많이 제공되는 작가에 대한 배경이나 작품 배경에 대한 설명 외에, 소설을 읽으며 궁금해 하던 사항들을 많이 제공하고 있다. 특히 모비 딕은 나타니엘 호손과 셰익스피어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번역가는 이 점을 놓치지 않고 상세한 도움 설명을 해준다. 뿐만 아니라 서양 사상의 원류가 되는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 곧 그리스 신화와 기독교(성경)와의 연관성도 놓치지 않고 주목한다. 이 점은 본문을 읽어 가다보면 어렵지 않게 서구의 두 가지 문화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소설의 1장부터 등장하는 기독교 비판적인 시각은 육지와 바다를 넘나드는 경계인의 시각으로 우리 사회,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가능성을 마련해 놓는다. 개인적으로는 흰 고래 모비 딕의 상징성이 소설을 읽는 동안 줄곧 궁금했더랬는데, 번역자는 이 점에도 주목하고 이 부분 역시 상세히 다룬다. 정리하면 이 책의 가장 눈에 띄는 장점인 번역가의 해제에서 번역가는 독자가 이 소설을 단순히 고래잡이를 소재로 한 해양소설로 이해하는 한계를 넘어 설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시해준다.

 

번역가의 선정 외에 책의 구성에 있어 다른 번역서와 달리 눈에 띄는 점은, 번역가의 주석이 각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많은 번역서의 역주가 책의 마지막에 정리되곤 한다. 하지만 모비 딕처럼 두꺼운 서적의 경우, 독자가 주석을 읽지 않고 건너뛰며 읽는다면 큰 상관은 없다. 반면 나는 책을 천천히 읽는 편이다. 이왕 천천히 즐기면서 읽는다면 주석까지 꼼꼼히 읽곤 하는데, 역자의 주석 수백 개가 책 뒤에 있을 때, 매번 두꺼운 책장을 넘기면서 주석을 확인하기에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분명히 개인적인 취향에 따른 문제일 수 있겠지만, 주석이 제공된다면 나는 각주로 정리되어 있어 해당 내용을 같은 페이지 내에서 해결하며 읽기를 선호한다. 현대지성의 번역서는 천천히 읽는 독자의 독서 흐름을 크게 방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반대로 현대지성 번역서가 아쉬운 점은, 작품의 무게감과 물성을 고려할 때 하드커버로 나오면 좋겠다는 점이다. 책이 무겁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지성 시리즈의 공통점으로 종이가 얇아서 반대쪽 그림이나 글이 비친다는 점이 아쉽다. 소설에서 선원들이 고래 해체작업을 할 때, ‘고래 지방을 성경처럼 얇게 썬다고 표현하는데, 뒷면이 비칠 정도로 얇은 지면으로 되어 있는 부분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소설을 읽으며 떠올린 흰 고래 모비 딕의 의미

 

앞에서 번역가의 해제에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되는 자세한 설명이 있음을 이야기 했다. 우선 향유고래의 거대한 흰 색이 주는 인상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 일반적인 향유고래가 흰 색이 아니라면, 정상성에서 벗어난 흰 색 고래가 무엇보다 대자연의 존재가 지닌 성스러움불길함을 동시에 표상할 것이다. 또 흰 색은 검은 색과 더불어 모든 색을 덮고 무화할 수도 있는 극단의 색으로도 볼 수 있다. 검은 색과 함께 흰 색은 그 색을 지닌 존재 자체의 정체성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바로 이 대상을 알지 못한다는, 무지에 대한 두려움이 공포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여기에 이슈메일이 설명해주고 있듯이 고래의 얼굴 없는특성에 이르면 거대한 흰 색 생명체에 대한 공포감은 배가 된다.

 

한편 이 소설이 탄생한 이후 모비 딕이 표상할 수 있는 대상은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이러한 특징은 인간 사회가 지니고 있는 공통적인 특질 무언가에 대응될 수 있기에 시대를 지나오면서도 여전히 살아남게 된 것이 아닐까싶다. 일단 소설이 작가의 손을 떠나 세상에 나오면, 작품에 대한 해석은 독자들에게 주어지기 마련이다. 다만 여기에서 역사적인 맥락을 고려하여 살펴볼 수 있는 단서 한 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연대기-역사적인 관점인데, 이 소설이 1851년에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시기에 미국 전역과 서구 유럽을 들썩이게 했던 사건 하나가 바로 1849년의 캘리포니아 금광 발견이다. 소설에서도 잠시 언급되는바, ‘골드 러시시대의 막이 오르게 된 직후였던 것이다. 이 때는 많은 사람들이 벼락부자의 꿈을 안고 동부에서 서부로 이동하던 시기다. 그러니 이런 맥락을 고려하면 모비 딕으로 대표되는 황금만능주의의 표상일 수도 있고, 고래를 쫓는 에이해브는 금을 찾아 달려드는 광기어릴 정도의 욕망에 굶주린 사람들로도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오늘날 물신주의에 물든 정도가 지나쳐 인간성을 상실하고 메말라가는 사람들을 떠올려볼 수도 있겠다.

 

내게 모비 딕이 상징할 수 있는 대상은 사피엔스의 유발 하라리가 지적한 바 있는 허구적인 존재일 수도 있겠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다르게 허상을 만들어 내고 이를 믿게 만드는 존재다. 특히 이 모비 딕을 서구 백인 문명이 만들어 낸 모든 불합리한 기준과 규범으로 볼 수는 없을까. 그렇다면 모디 딕에게 복수하겠다고, 자신의 다리 한 쪽을 앗아간 고래에게 응징을 다짐하는 피쿼드호의 선장 에이해브는 편집증에 붙들린 인간 사회에 대응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이 에이해브의 편집증은 특히 서구 기독교의 일신교적인 독단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할 때 작품을 관통하는 또 다른 맥과 이어진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이런 에이해브의 일신교적인 광기가 서구 사회에만 존재할 리 없다. 어쩌면 우리의 근현대사를 뒤흔든 이데올로기 역시 바로 이런 맥락과 연결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모비 딕과 이를 집요하게 쫓는 에이해브의 광기는 보다 보편적인 표상을 얻을 수 있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든지 인간이 이루는 집단 내에서 부조리함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제도적인 면, 사상적인 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이 만들어 낸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모순은 문명의 야만성을 그대로 반영하기도 한다. 멜빌이 모비 딕 1장에서부터 언급하는 노예제도가 한 가지 예가 될 수 있겠다. 인간의 문명은 계급을 구분하고, 노예를 만들어 사회를 통제해왔다. 지금도 그렇지 않은가. 1장에서 이슈메일이 세상에서 노예가 아닌 자가 어디 있는가 ”(40)라고, 세네카가 한 말을 굳이 재인용하면서 외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고전은 인간 사회에서 부조리한 모순이 암묵적으로는 상식이 되고 합리성이 되어 버렸음을 상기하게 해준다.

 

고전은 시대를 거쳐도 다양하게 해석되기도 하며 문화와 지역을 떠나 인간 사회의 공통적인 특질을 대변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여기에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기 때문이다. 고전의 생명력은 여기에서 나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내가 읽은 모비 딕은 인간의 문명이 부조리함을 만들어 내고, 이 부조리함을 유지하도록 문명을 통제하고 만들어왔음을 새삼 일깨워 준다. 이러한 진실을 더욱 분명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모비 딕의 카발라적인 순환구조다. 육지에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고자 한 이슈메일은 오랜 모험과 항해 끝에 홀로 생존하여 다른 포경선에 의해 구출된다. 다시 육지로 되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유대교 신비주의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이 순환 구조는 더 나아가면 서양 사상의 원류가 되는 플라톤의 영혼회귀와도 연결지을 수 있다. 이는 이 소설에서 서양 사상의 지혜와 원류를 재확인하는 발견을 독자에게 주기도 한다. 소설은 이슈메일의 구출과 회상에서 끝나지만 언젠가 이슈메일은 또다시 바다로 나갈 것 같지 않은가. 소설에 언급된 것과 같은 이유로 말이다. 그러므로 멜빌의 모비 딕은 어쩌면 우리가 만들어 내는 문명의 야만성이 역사는 되풀이 되듯어떤 형태로든 되풀이 되고 있음을 상기시키는 소름 돋는 우화인지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우리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속성이자 우리를 매어 놓는 속박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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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나만의 '모비 딕'을 찾아 모험에 나설 용기를 주는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세****라 | 2022.10.1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현대 지성 클래식 모비 딕 허먼 멜빌   <모비 딕>을 전체를 다 읽지는 않았지만 교양시간에 다루었던 적이 있어 내용은 알고 있었고, 그 내용을 아이들에게 얘기해 준 적이 있는데 책을 읽지도 않고 <모비 딕>에 푹 빠진 아이들.             '예스24' 굿즈인 모비 딕 가방과 반팔 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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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지성 클래식

모비 딕

허먼 멜빌

 

<모비 딕>을 전체를 다 읽지는 않았지만 교양시간에 다루었던 적이 있어

내용은 알고 있었고, 그 내용을 아이들에게 얘기해 준 적이 있는데

책을 읽지도 않고 <모비 딕>에 푹 빠진 아이들.

 

 

 

 


 

 

'예스24' 굿즈인 모비 딕 가방과 반팔 티. (반팔 티는 두 장, 첫째와 둘째가 입고 다녀요)

나이키, 아디다스 가방들보다 더 멋스럽다며 좋아하는 가방은

얼마 전 다녀온 현장학습에 첫째, 둘째가 메고 다녀왔고 내일모레 현장학습 가는 셋째까지

메고 간다며 원래 주인인 둘째 형에게 빌려달라더군요.

 

'모비 딕' 아이들은 왜 이 큰 고래에 푹 빠져 있는 걸까요?

 

바다 아래에서 헤엄을 치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포경선이 지나가면 보통 고래들은 피하기 일쑤인데

'모비 딕'은 피하지 않고 오히려 포경선을 공격하는 고래랍니다.

모비 딕은 흰 향유고래의 이름이에요.

 

 

 


 

 

모카 딕이라는 수컷 알비노 향유고래에게 공격당한 포경선 에식스 호의 이야기가

이 <모비 딕>의 배경이 되었다고 해요.

 

굉장히 두꺼운 이 책은 읽다 보면 잠시 멈춰서 생각에 잠기게 하거나 찾아보게 만드는 것들이

종종 나와 책을 읽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게 되었답니다.

 

일례로 <모비 딕>에 등장하는 1등 항해사 '스타벅'이라는 인물이 있어요.

 

스타벅? 향이 좋은 커피가 자꾸 떠올라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그 스타벅스가 이 이름에서 나왔다는 말이 있네요.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첫 문장 30'에 속하는

"Call me Ishmael. 나를 이스라엘이라고 불러라." 는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상징성을 지닌다고 해요.

 

이야기를 전달하는 '이스마엘' 또한 구약 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서장자 이름이에요.

하나님께서 약속한 사라의 몸에서 나온 아들이 아닌

사라의 여종에서 나온 아브라함의 아들의 이름이지요.

그는 나중에 광야로 쫓겨나는데 육지 생활이 질려 바다로 나가게 되는 이스마엘을 보니

성경에 나오는 인물을 찾아보게 되었더니

이중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하네요.

 

또 한편으로는 다른..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첫 문장' 나머지는 또 뭘까.. 그것 찾느라

또 옆길로 새고...

 

보통 책을 읽을 때는 다 읽고 곱씹으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꼈나 찾아보기는 하는데

<모비 딕>은 궁금해서 못 견디겠는 내용들이 많아 중간중간

그 상징하는 의미들을 찾아보게 되었어요.

 

 


 

 

모비딕은 철학적 측면에서 신, 괴물, 노예제, 트라우마, 존재의 신비로 해석이 된다고 해요.

이 다섯 가지 해석을 염두에 두고 소설을 읽으면

작품의 의미가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다가올 것이라고 해요.

 

소설이 쓰인 배경을 알고 보면 소설의 의미를 보다 이해하기가 쉬울 때가 있잖아요.

마찬가지로 <모비 딕>도 배경을 찾아보면서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가 있었고

재미가 더해짐을 느꼈습니다.

 

 


 

 

국내 최초 '레이먼드 비숍' 목판화 일러스트가 수록되어 있다고 해요.

읽다 보면 목판화 일러스트가 몇 점 보이는데 굉장히 집중해서 보게 되더라고요.

 

 


 

 

선원 이스마엘이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식이지만

중간에 셰익스피어의 희곡이 떠오르는 희곡 형태로 내용이 전개되기도 해요.

 

정말 두꺼운 만큼 많은 걸 보여주고 있고

두껍지만 지루할 틈 없이 읽어가게 되는 '모비 딕'이었습니다.

 

<예스24 리뷰어 클럽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어보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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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자신만의 ‘흰 고래‘를 찾아 떠나는 항해 『모비 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캔**라 | 2022.10.1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아주 오랫동안 재독 리스트 1위는 「펄 벅의 대지」였다. 고등학교 시절 이후 몇 년에 한 번씩 재독을 하였다. 「모비 딕」을 읽고 난 지금 재독 1위는 바뀌었다. 「모비 딕」을 받고 차례를 보고 든 생각은 한 1-2일 많으면 3-4일이면 다 읽지 않을까였다. 읽을 서평 책들도 좀 있었고 하여 서평 마감 며칠 전에 읽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먼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분명 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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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랫동안 재독 리스트 1위는 「펄 벅의 대지」였다. 고등학교 시절 이후 몇 년에 한 번씩 재독을 하였다. 「모비 딕」을 읽고 난 지금 재독 1위는 바뀌었다. 「모비 딕」을 받고 차례를 보고 든 생각은 한 1-2일 많으면 3-4일이면 다 읽지 않을까였다. 읽을 서평 책들도 좀 있었고 하여 서평 마감 며칠 전에 읽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먼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분명 매일 책을 읽었다. 자기 전 마지막과 일어나 처음 읽는 독서대에는 「모비 딕」이 있었다. 그러나 남은 책장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44장 해도에서의 에이해브의 모습에 결국 모비 딕이 잡혀서 이슈메일이 풀어놓은 고래의 해체 과정을 겪는다 생각하니 마지막 장에 도달하기가 싫었는지 아니면 에이해브의 '흰 고래'에 집착과 광기, 집념을 더 보고 싶었을까? 무엇이 모비 딕을 오랫동안 떠나보내기 싫어하게 했을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모비 딕이 화제의 중심이 되었을 때 서평단에 <현대지성의 모비 딕이> 올라왔다. 향유고래와 그를 잡으려는 선장의 이야기라는 것 이외의 알지 못하고 읽게 된 책은 왜 아라비안의 로렌스가 장엄함 정신을 보여주는 거대한 책만 두는 서가에 「모비 딕」을 꽂아두었는지 알게 되었다. 모비딕 안에는 성경, 철학, 신화, 심리 등이 인용되기도 저자 나름의 해석으로 담겨 있기도 하였다.

 

작품 해체를 제외하고도 691쪽의 방대한 책에 담긴 이야기를 어디서 시작해서 어떻게 풀어야 할지 조금 막막한 느낌이다. 작품 중간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흑백의 목판화가 만약 컬러였다면 모비 딕은 어떻게 읽혔을까 떠올려 보았지만 상상이 되지 않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삽화는 흔들린 램프 아래에서 해도를 보는 에이해브의 모습이었다. 「이처럼 해도에 몰두하는 동안, 그의 머리 위 쇠사슬에 매달린 육중 안 백랍 등불이 배의 요동에 맞추어 끊임없이 흔들리며 주름진 선장의 이마에 흐릿한 빛과 그림자를 번갈아 가며 던졌다」를 읽으며 본 에이해브의 모습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 장면이 선원들에서 항해의 진짜 목적을 밝힌 직 후라 더 깊이 각인된듯하다.

 

흰고래를 보았소?

보았소. 바로 어제. 혹시 표류하는 보트를 보았소?

 - 중략 -

그 고래는 어디 있었소? 안 죽였지. 안 죽였어!

그놈의 상태는 어떠했소?

모비딕 P636

 

피쿼드호가 레이철호를 만남을 때 에이해브는 아들이 탄 보트를 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선장의 청을 거절한다. 자신의 다리 한쪽을 사라지게 하였다고 보이기에는 '흰 고래'에 대한 집착이 비이상적이다. 무엇이 에이해브를 사로잡은 것일까? 너무 높은 자존심? 잡지 못한 고래에 대한 미련? 사라진 다리로 인해 평생을 해온 고래잡이를 더 이상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그에 대한 분노? 에이해브는 왜 자신의 목숨뿐만 아니라 모든 선원들의 목숨을 걸 만큼 '모비 딕'에게 집착하는 것일까? 지난 온 항해 일정을 보면 분명 '흰 고래'를 잡는 것에 큰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선원들이 에이해브를 따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허먼 멜빌은 이 예측할 수 없고 파란만장한 고래잡이 여정안에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어떤 질문에는 어렴풋이 답을 알 것 같고 몇몇 질문은 답을 전혀 알 수 없다. 그러하기에 '모비 딕'은 여전히 읽는 중 책들 꽂혀있는 책꽂이 한편을 오랜 시간 차지 하고 있을 것이다.

 

우연히 여관에서 마주한 야만인 퀴케그와 이슈메일의 진정한 우정을 나눈다. 그리고 피쿼드호에는 백인, 흑인, 야만인 등 다양한 인종과 각기 다른 종교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다. 인디언 타슈테고가 고래기름통으로 가라앉을 때 다구가 그를 구해준다. 이렇듯 서로가 협력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운 배 안의 생활 모습은 당시의 인종에 대한 차별과 종교등 편협한 시각에 전하는 메시지이다.

 

에필로그의 '구명부표'를 보자 다시 앞으로 돌아갔다. 특별한 표시를 하지 않고 무심히 지나쳤던 한 문장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몇 페이지를 되돌아가니 찾던 문장이 나왔다. 그 부분을 읽고 뒤에 벌어질 일에 대해 눈치챈 독자가 있었을까? 너무 궁금하다.

 

『모비 딕』은 언제가 꼭 한 번은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단 후루룩 급하게 보다는 느긋하게 천천히 1장부터 135장, 에필로그와 작품 해체를 지나 작가 연보에까지 글자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를 음미하듯 읽어보길 추천한다. 가끔은 읽다 멈추고 글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도 하고 복잡한 고래의 해제 작업이나 머리, 뇌경유, 꼬리, 향유 기름에 대한 설명을 꼼꼼히 읽어보며 에이해브와 그의 선원들의 항해를 함께 하다 보면 깊은 바닷속에 숨겨져 있는 나만의 '흰 고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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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이야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s********r | 2022.10.1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드디어 모비딕을 읽었다. 아니 읽고 있다. 분량이 너무 방대해서 시작한지 한달이 되어가지만 아직 다 읽지는 못했다.  이런 고전을 읽을 때에는 꾸준하게 읽을 수 있어야 하기에 잘 안 읽힐 때는 잠깐 쉬었다가 다시 읽는다. 평소에 모비딕이라는 고전 소설이 있다는 것만 알았지 실제 읽어볼 생각을 못하다가 이번에 큰 맘 먹고 도전했다. 그런 큰 마음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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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모비딕을 읽었다.

아니 읽고 있다. 분량이 너무 방대해서 시작한지 한달이 되어가지만 아직 다 읽지는 못했다. 

이런 고전을 읽을 때에는 꾸준하게 읽을 수 있어야 하기에 잘 안 읽힐 때는 잠깐 쉬었다가 다시 읽는다. 평소에 모비딕이라는 고전 소설이 있다는 것만 알았지 실제 읽어볼 생각을 못하다가 이번에 큰 맘 먹고 도전했다. 그런 큰 마음이 필요할 만큼 분량이 방대했다.

책을 읽다보면 유독 눈에 띄는 이름을 가진 인물이 등장하는데 다름아닌 '스타벅'이란 항해사다. 유명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의 상호가 여기서 유래했다고 한다. 스타벅은 주인공은 아니지만 모범적이고 꽤 괜찮은 인물로 나온다.

고전소설을 읽다보면 컴퓨터 시대가 도래하기 전의 인간의 뇌 속을 들여다보는 느낌이 든다. 고전소설들은 매우 순수하고 감정적인 인간의 호흡을 담고 있는 소설들이 아닐까 한다. 모비딕에서도 허먼 멜빌이라는 작가의 진지한 세계관을 들여다보는 듯 했다. 사실 허먼 멜빌은 생전에 가족들로부터 좋은 소리를 못들었던 작가였다. 그는 못난 남편이나 무심한 아버지였다. 그리고 그의 문학적 천재성을 그의 생전에 인정받지 못하고 사후에야 명성을 얻게 되니 그 본인에게 매우 아쉬운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허먼멜빌은 실제로 고래잡이 배에서 일한 적이 있었기에 그 때의 풍부한 경험을 되살려 이 소설을 완성했는데, 그런 경험을 실제로 한 작가는 매우 드물었을 것이라 본다. 그런 거침없는 경험을 할 정도로 담대한 마음과 문학적 감수성을 동시에 가진 작가라니...

이야기를 읽다보면 때로는 스토리가 너무 방대해서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거야?' 싶을 때도 있지만 (특히 고래에 대한 장황하고 긴 설명이 나오는 대목은 소설이 아니라 무슨 백과사전을 들여다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소설답게 이야기에 등장하는 각각의 인물들의 성격과 매력이 매우 풍부하고 흥미롭게 그려진다. 

어서 마지막까지 읽어봐야 겠다.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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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미국 문학의 거장인 멜빌의 진면목을 접하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i*****n | 2022.10.07 | 추천13 | 댓글0 리뷰제목
오래 전 축약본으로 접했던 ‘흰 고래’라는 뜻의 <백경(白鯨)>의 내용만을 떠올렸다가, 완역본을 읽고 나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내용은 작품의 줄거리에 불과하고, 작품의 의미와 작가의 사상을 이해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정보였음을 확인하는 기회였다. 이 책의 ‘해제]에서 다양한 관점에서 작품의 의미를 제시하고 있듯이, 이야기의 줄거리는 작가가 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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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축약본으로 접했던 흰 고래라는 뜻의 백경(白鯨)>의 내용만을 떠올렸다가, 완역본을 읽고 나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내용은 작품의 줄거리에 불과하고, 작품의 의미와 작가의 사상을 이해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정보였음을 확인하는 기회였다. 이 책의 해제]에서 다양한 관점에서 작품의 의미를 제시하고 있듯이, 이야기의 줄거리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작품의 제목과 등장인물들의 이름 그리고 작품 곳곳에 숨겨진 의미를 해석하는 일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충분한 긴장과 즐거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여겨진다.

 

거대한 고래 모비 딕에게 다리를 잃고 포경선을 이끄는 선장 에이헤브의 광기에 가까운 집착, 작품을 이끌어가는 서술자인 이슈메일, 그리고 포경선 피쿼드호에 승선한 다양한 선원들은 그 자체로 주목할 만한 캐릭터들이었다. ‘해제에서 번역자는 거대한 고래 모비 딕에 대해서 다양한 측면에서 그 의미를 제시해놓고 있지만, 어쩌면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이루고자 하는 어떤 목표를 비유한 것이라 보아도 될 것이다. 포경선인 피쿼드호의 목표는 더 많은 향유고래를 잡아서 선원들과 선주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안겨주는 것이지만, 선장인 에이해브는 그보다 더 큰 목표를 설정하면서 출항을 한다. 물론 표면적인 이유는 자신의 발을 불구로 만든 흰 고래를 악마로 설정하고, 그것을 잡아서 복수를 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운다.

 

현실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세운 1차적인 목표가 이뤄지면, 더 큰 목표를 세우고 그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꿈은 이루어진다!”라고 외치면서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만, 막상 그것이 이뤄지면 또 다른 목표를 세우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채워질 수 없는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고, 이 작품은 에이해브와 모비 딕이라는 존재를 통해서 그러한 면모를 형상화한 것이라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끝내 모비 딕의 사냥에 실패하고 서술자인 이슈메일을 제외한 모든 선원들이 배와 함께 바다에 잠기는 결말은 결코 만족할 줄 모르고 파멸의 길로 치닫는 인간의 욕망을 풍자한 것이 아닐까? 이슈메일만이 사아남는다는 설정 역시 피쿼드호에서 유일하게 에이해브 선장의 집착과 거리를 두고 관찰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작품의 서술자로서 그의 존재다 필수적이라는 점도 작용했다고 하겠다.  

 

기독교도만을 배에 태울 수 있다는 원칙을 세우지만, 실재로는 이교도와 무신론자들을 제외한다면 출항조차 할 수 없다는 현실도 원칙과 현실의 어긋남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화소라고 이해된다. 이것을 백인 기독교들이 주도하는 미국사회의 현실과 모든 사람의 평등을 외치는 미국사회의 이상이 어긋날 수밖에 없다는 허상을 풍자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의 전편에 지속적으로 성경의 구절이 소개되고, 피쿼드호 선원들이 그에 맞추어 자신들의 상황을 꿰어 맞추는 언술들이 제시되기도 한다. 때로는 서술자인 이슈메일이 사라지고,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여 마치 극처럼 이끌어가는 대목들도 등장한다 작품에서 쏟아내는 등장인물들의 대사는 서술자인 이슈메일이 알 수 없는 내용들이기에, 작가가 선택한 서술전략으로 이해할 수도 잇을 것이다, 

 

해제에서는 이러한 면모를 세익스피어의 영향에서 찾는 한편, 그것을 당시의 일반적인 소설 기법과는 다른 멜빌만의 모더니즘 기법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인 멜빌이 가장 비중을 두었던 내용이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줄거리 상으로는 분명 모비 딕을 향한 에이해브 선장의 복수와 그에 따른 서사라고 할 수 있겠으나, 오히려 당시 포경산업과 향유고래에 대한 생태 등이 작가가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 핵심 내용은 아니었을까 여겨졌다. 서술자인 이슈메일의 언급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소개되는 고래와 포경업에 대한 백과전서식의 서술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700면에 가까운 작품에서 에이해브 선장과 피쿼드호 선원들에 관한 이야기보다 고래의 생태와 당시의 포경산업에 대한 진술 분량이 압도하고 있다. 그리하여 소설적 흥미를 갖추기 위해 에이해브 선장과 모비 딕의 대결이라는 설정을 했지만, 작가인 멜빌에게는 당시 미국 산업을 이끌었던 포경산업을 소개하려는 목적이 더 클 수도 있었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은 작가 자신이 포경선 선원으로 근무하고, 해군이 되어 바다를 항해했던 경험에 의거했을 것이라고 이해된다해제에서는 이 작품의 내용과 등장인물들에 대해서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으나, 그러한 시대적 배경에 어두운 나로서는 그보다 나만의 관점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등장인물인 에이해브 선장을 비롯해 서술자 이슈메일 등의 이름들도 성경의 등장인물과 연결지어 해석하는 내용을 접했지만, 책을 읽고 난 후에 나로서는 그저 철저히 독자의 입장에 짐중하여 감상을 풀어내기로 했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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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모비딕 리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우**이 | 2022.10.0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예전엔 흰고래(백경)으로 소개되었던 허먼 멀빌의 모비딕이 책은 중간에 고래에 대한 방대한 양의 설명이 나오는데요. 갑자기 백과사전이 되는 듯해요. 36장의 소제목은 아예 고래학이예요옛날엔 소설 칸에 진열되지 않고 수산업 책 분야에 진열되어 있었다는 얘기도 들었어요.고래에 대한 방대한 지식은 실제 지은이가 포경선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래요. 이슈메일이라는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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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흰고래(백경)으로 소개되었던 허먼 멀빌의 모비딕
이 책은 중간에 고래에 대한 방대한 양의 설명이 나오는데요.
갑자기 백과사전이 되는 듯해요. 36장의 소제목은 아예 고래학이예요
옛날엔 소설 칸에 진열되지 않고 수산업 책 분야에 진열되어 있었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고래에 대한 방대한 지식은 실제 지은이가 포경선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래요.

이슈메일이라는 화자가 등장하며 처음 시작은
이슈메일이라고 불러다오 로 시작돼요. (역자 해설을 보면 성경에 나오는 인물명과 같아요. 선장 이름도 마찬가지)

모비딕을 쫓는 선장인 에이해브(모비딕에게 한쪽다리를 먹힘)와 여러 등장인물의 갈등과 심리가 복잡하게 얽혀있었어요.

모비딕을 마지막에 잡긴 하지만 비극적 결말이 기다리는데..

에이해브는 복수심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들까지 위험에 빠뜨린 광기 넘치는 사람으로도 보였어요.
다른 고래를 잡고 고래기름 뽑아서 돈 벌면 될것을
왜 모비딕에 그렇게 집착을 하는지. 파멸을 알면서도 왜 그러는지.

모비딕은 여러 해석이 가능한데
맨 뒤쪽엔 역자의 설명과 해석이 있어서 상징과 은유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 풀렸어요.

역자의 말처럼 한번이 아니라 여러번 읽어야 될 책인거 같아요.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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