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일용 작가는 은퇴한 프로파일러이다. 국내 제1호 프로파일러로서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 프로파일링 수사기법을 처음 도입하는데 역할을 했다. 이번 책이 내가 읽은 그의 두번째 책이다.
프로파일링 기법이 왜 중요한지, 범죄자의 심리는 어떠한지, 어떻게 범죄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서술한다.
요즘 사이버 범죄나 성폭력 그루밍, 그리고 청소년 범죄 등에 대해서도 서술한다. 범죄자의 심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범죄자를 교정하는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잘못된 수사 절차나 관행 그리고 처벌에 관한 법률들을 개정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범죄가 많지 않고 비교적 안전한 나라로 싱가포르가 있다. 싱가포르의 법은 엄격하다. 범죄에 대해서는 강력한 공권력과 법이 다스리는 나라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권일용은 대한민국 경찰청 제1호 프로파일러로, 현장과 다양한 언론 매체에서 종횡무진 활동 중이다. 30년간 약 3천 건 이상의 강력사건에 투입되어, 1천여 명에 달하는 범죄자를 대면하며 비일상적 범죄가 어떻게 일상적 삶으로 스며드는지 낱낱이 파헤친다.
이 책은 가스라이팅, 아동 학대, 학교 폭력, 데이트 폭력, 가학적 성범죄 등 진화하는 범죄의 형태를 직시하고 무너진 세상의 회복을 돕는 #본격범죄심리대중서 이다.
범죄 심리를 분석하기 위해서 사건을 낱낱이 살펴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범죄는 예방될 수 있다. 이것이 프로파일러의 역할과 본질적 이유다. 1990년대에 들면서 조직폭력배의 등장과 공범 형성 등 계획범죄 양상은 중요한 터닝포인트다.
이러한 변화는 시대적 범죄 흐름과 변화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 이유는 기존의 한국 사회에서는 어떤 분명한 목적에 의해 일어난 범죄 유형이 대부분이었다면, 이후의 범죄는 자신의 분노나 감정을 불특정 다수에게 표출하는 유형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권일용, 21세기 북스, p 18
범죄 유형이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CSI로 불리는 과학 수사대 프로파일링 전문화가 시작된다. 경찰의 강압수사에 희생되는 피해자가 줄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필요한 수사기법의 바탕이 된다.
CSI의 주요 역할은 범인을 체포하고 공소 유지를 하기 위해 증거물을 확보하고 범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일이다. 그리고 프로파일러는 범행 동기와 목적을 분석하고 범죄자의 유형과 특성을 파악해 용의자를 압축하거나 수사 전략을 수립하는 일을 한다.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권일용, 21세기 북스, p 20
프로파일러의 등장은 사회가 단순 범죄를 넘어서는 유형의 범죄들이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기존의 범죄 유형과 전혀 다른 새로운 범죄의 확산을 막는다는 순기능이 더 크다.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수사 전략 수립에 체계적 접근을 하고, 범죄자를 파악하여 어떻게 범인을 검거할 것인지 정보를 제공한다.
2000년대 #사이코패스 의 등장과 #연쇄살인사건 으로 대한민국은 공포에 빠진다. 1990년대가 조직폭력배의 집단 분노 표출 범죄가 주를 이루었다면, 2000년대는 사이코패스의 범죄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한다. 범죄의 수법이 진화하고, 지능적으로 피해자를 유인한다.
하지만 그들과 다르게 강호순은 교묘하게 특정한 상황을 이용해 자신의 절대적인 통제 하에 범행을 저질렀다.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스라이팅, 그루밍 성범죄와 같이 소위 상황을 이용한 범죄의 서막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권일용, 21세기 북스, p 26
2009년 강호순 검거 이후 연쇄살인범은 나타나지 않지만, 이것으로 연쇄살인이 사라진 건 아니다. 범죄 예방과 높은 검거율, 시민의식 수준도 향상이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범죄의 씨앗이 도사리고 있다.
범죄 양상은 진화를 거듭한다. 오늘날 범죄행위는 폭발적인 즉시성 공격 범죄로 변하고 있다. #묻지마범죄 는 분노 충동 범죄의 좋은 예이다. #무동기범죄 라고 하나, 그 기저에는 시기의 감정, 상대적 박탈감이 포함된다. 무한 경쟁과 효율성만 지향하는 급속한 사회 변화에서 기인한 새로운 범죄 양상은 발전한 사회의 부작용이다. 부정적 감정은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사람과 경우에 따라서 심각한 범죄가 된다는 사실에 무서워진다. #고립감 에서 야기되는 현대의 범죄. 사회가 발전할수록 범죄도 진화한다. 현대 사회에서 타인과 교감을 나누고 고립감을 해소하는 #관계 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공격성 은 강한 자기주장을 의미한다. 누구나 어느 정도 공격성을 지닌다. 이것은 인류의 생존전략이다. 그러나, 조절되지 못한 지나친 공격은 범죄행위로 귀결된다. 물리적으로 행해지는 폭력과 협박의 직접 공격뿐 아니라, 가짜 뉴스나, 나쁜 소문, 악성 댓글, 단톡방 괴롭힘 등 다양한 양상의 간접 공격이 나타나고 있다. 감정적 공격과 도구적 공격으로 나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서든 타인을 해치려는 의도를 가진다면 나쁜 행동이다. 부정적 감정을 분출하기 위해 공격적 행동을 하는 것은 타인뿐 아니라, 주체자인 자신도 파괴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자신의 행위로 인해 타인이 겪는 불편함과 고통을 무시하는 반사회적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 지극히 자기중심적이고 이타심이 결여되어 있는 왜곡된 합리화가 아닐 수 없다.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권일용, 21세기 북스, p 42
일상에서 누구나 자신의 공격성을 마주한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에서도 공격성을 표출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위험하다. 우리에게도 내재되어 있는 본능들. 프로파일러가 범죄자의 행동과 심리를 연구한 내용으로 이해하고 조절한다면, 범죄행위가 개인적 차원에서부터 조절되지 않을까? 내 안의 본능을 다스리는 방법은 개인적 측면뿐 아니라, 사회적 측면에서도 중요함을 새삼 느낀다.
우리 사회에는 점차 자신이 경험하는 정서적 불안을 해소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려는 목적이 내포된 가스라이팅, 그루밍 성범죄, 스토킹이라는 유형의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자신의 폭력성과 분노, 왜곡된 성정 감정을 분출하기 위해 물리적 공격 수단을 사용했다면, 이제는 교묘하게 피해자의 심리를 이용한 범죄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범죄 유형이 간접적이고 감정적인 공격을 통해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패턴으로 변화되고 있다.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권일용, 21세기 북스, p 48
진화하는 범죄의 유형들을 살펴 가며, 왜곡된 공격성 등의 잠재된 범죄 예방에 도움 주는 책.
자율신경계 각성을 분노 상황으로 착각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는 책.
범죄는 개인의 문제인가, 사회의 문제인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 사회 시스템이 좀 더 정교해져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상황 에 영향을 받고, #상호작용 하는 인간 특성을 자세히 분석한다면 범죄 없는 세상이 될 수 있을까?
다양한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범죄 없는 세상은 이상일지 모르나, 진실에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은 많은 것을 바꾼다. 알고 변화하려 노력은 범죄 예방을 위한 작은 시작일지 모른다.
앞서 말했듯이 상황이 사람을 지배하는 경우를 살펴보면 개인에게 목표가 없는 경우가 많다. 나 자신이 뚜렷하고 바른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외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더라도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러나 목표가 불분명한 사람은 상황에 지배당하기 마련이다.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권일용, 21세기 북스, p 60
줏대와 목표를 갖고 상황에 지배되지 않는 강인한 자아 만들기.
이는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수한 요소이다.
관계 중심의 사회에서 기묘하게 진화한 악인전의 시대, 나와 당신을 보호하는 #본격범죄예방가이드.
어디로 튈 줄 모르는 개구리가 세상에서 가장 무섭다고 했던 이수정 교수의 말에 모두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주체 못했다. 오랜 시간 동안 우리로선 이해 불가능한 강력 흉악범죄 가해자들을 상대해온 그녀다운 답변이기는 했다. 상상만으로도 오금이 저린 이와 마주하고, 그로부터 원하는 정보를 얻어내는 게 프로 파일러의 역할이다. 예전엔 그런 직업이 있는 줄도 몰랐다면 최근에는 얼굴이 알려진 이들이 몇몇 존재할 정도로 방송 출연이 잦아진 직업이기도 하다. 새로이 직업이 생성된 것일까. 정교화의 길을 걷는 범죄 트렌드(?)를 고려하면 그런 듯도 하다. 예전부터 존재했는데 부각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개인적인 원한 관계 등으로부터 범죄가 발생한다 했던 지난날 우리의 믿음으로부터 벗어난 유형의 범죄가 많아짐에 따라 이들의 활동 또한 활발해졌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저자 역시 텔레비전을 시청하며 몇 차례 얼굴을 접했다. 아는 사람(?)이 책을 출판했다기에 일단 끌렸다.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라는 책 제목이 매력적이기도 했다. 살인은 범죄 중 가장 극악한 축에 속하는 것이기에 범죄자의 특성을 강조하기 위함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프로 파일러의 활약이 필요하다는 건 살인 못지 않은 심각한 유형의 범죄가 발생했을 때의 일이므로 충분히 수긍 가능했다.
범죄의 진화는 놀라웠다. 과거에도 브라운관에 등장하는 범죄자들은 분명 있었다. 그들은 개인이기보다는 집단이었다. ‘~파’라 이름 붙은 조직 폭력배들은 자기들끼리 세 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피바람을 일으키는 식의 움직임을 보였다. 어쩌면 안이한 태도일지도 모르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과는 다른 세계에 속한 이들이 보인 일탈 행위 즈음으로 이를 바라보았다. 유영철, 정남규, 강호순 등 ‘사이코패스’로 분류되는 이들의 등장은 이전과는 다른 유형의 범죄 출현을 알렸다. 이들이 품은 원한은 특정인을 향한 게 아니었다. 부자들은 모두 죽어야 마땅하며, 여성은 각성이 필요하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며 스스로를 변호한 이들에게는 나름의 논리가 있었다. 그들이 대상으로 삼은 이들은 그야말로 ‘모두’였다. 그들은 범죄를 계획했다. 타인의 범죄를 공부하며 수사진을 기만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을 도출했다. 자신이 목표 삼은 이에게 칼을 꽂고, 더 이상의 저항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난도질을 하며 그들은 세상의 주목을 한껏 기대했다. 그들에게 범죄는 그간 자신을 괴롭혀온 사회적 박탈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었다.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그들의 범죄는 계속되어야 했기에, 그들은 연쇄 살인범으로 거듭났다.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전술 또한 필요에 따라 적절히(?) 활용됐다. 마음을 다스리는 그들의 전략에 상대는 가해자를 오히려 두둔했다. 유행처럼 흔히 듣는 ‘가스라이팅’의 출현이다. 최근에는 이와 같은 범죄를 일삼는 이들의 연령이 급격히 낮아졌다. 40-50대에서 20대, 심지어 10대조차도 자신의 행위가 버죄라는 인식조차 없이 상대를 조종하고 늪에 빠트린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가난해서, 부모가 학대를 일삼아서, 개인의 의지가 박약해서? 모든 말은 옳기도 하지만, 비슷한 조건에 놓였다 하여 모두가 범죄자가 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틀리기도 했다. 개개인이 타고난 성향이, 그의 강점을 발굴하고 지지해줄 환경이 아닌 상황에서 그릇된 방향으로 발현되면서 범죄자는 탄생한다. 주변의 모두가 자신보다 힘이 센 상황에서 아이는 폭력을 이겨내고 살아남기 위해 자신보다 약한 존재, 이를 테면 동물을 학대하는 행동을 보인다. 이에 대한 적절한 개입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어른이 되었을 때 폭력의 대상을 동물에서 사람으로 치환하면서 그들은 범죄의 길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오늘날처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는 개개인이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별로 없다. 사이버 공간에서 제도를 기만하고, 상대를 우롱하며 범죄를 일으키는 이들이 최근 대거 등장한 것 또한 같은 맥락이지 싶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건 자신이 타인보다 우월하다는 느낌이자 사회에서 어떠한 형태가 됐건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세상이 자신을 주목한다는 사실이 그들에겐 무엇보다 중요하다. 범죄가 그들을 제 삶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었다 볼 수 있을 듯.
복합적인 원인이 범죄를 일으키는 만큼 수사 또한 특정 기술, 특정인에게만 의존해서는 곤란하다.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협업을 통해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 것만 같은 범죄의 속성과 범죄자들의 마음을 파고들 필요가 있다. 또한, 범죄 자체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이 중요할 것이다. 불이 났을 때 머리보다 몸이 우선 반응토록 평소 정기적으로 훈련을 하는 것처럼 범죄에 대한 대응력을 키울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반복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지키는 것과 더불어 주변을 향한 보다 많은 관심 역시 기울여야 한다. 평소와 달리 연락이 닿지 않는 이웃, 친지가 있다면 다가서고, 그가 어떠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살피는 손길이 이어져야 범죄는 발생치 않는다.
권일용 교수님은 워낙 유명하셔서 내가 굳이 세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어느정도는 다 알지 싶다.
요즘 프로파일러 경찰쪽에서 퇴직을 하시고 여러매체에 나오셔서 그 당시의 일화나 범죄 관련 이야기를 심층깊게 해 주셔서 늘 관심갖고 듣고 있는 입장이었다. 몇달전 방송한 <악의 마음을 읽는자> 드라마도 권일용 교수님을 모델로 해서 만든작품이라고 해서 관심있고 재밌게 봤었고.......
암튼 관심있던차에 권일용 교수님이 책을 냈다하시니 호기심이 동 할 수 밖에......
게다가 범죄 심리 스릴러 요런쪽을 즐겨읽는 나로서는 한층 재미를 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책을 펼쳤다.
일단 교수님의 쓴 내용은 대체로 그동안 프로파일러로 재직하시면서 겪은 일화를 바탕으로 우리가 어떻게 범죄에 대처해야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세워져야 하는 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실제 실화라고 하기엔 정말 끔찍한 일들이 너무나 많았지만 진짜 소설보다 더한 상황들을 보니 어찌나 두렵던지... 역시 실화가 더 무섭긴 하다. 그런 일들을 어찌 직접 눈으로 접하고 그 범인들과 이야기를 나누신건지... 새삼 교수님이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강철멘탈이라도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닐진데..후~
어쨌거나 그런 일화들은 물론이거니와 왜 그들이 그런 일들을 저질렀으며 앞으로 우리들이 해나가야 할 방향성까지 있는 책이었다.
그들의 심리를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느낀 것들을 더 꼼꼼히 이야기 해주셨고 그들 뿐 아니라 인간의 심리가 어찌해서 그런지에 대한 글도 깊이 있게 느낄 수 있었다.
음... 역시 요즘은 뭔가 심리학적인 요소에 더 관심이 가긴 한다. 그래서 교수님의 글이 더 깊이있게 와 닿았던 것 같고......
가짜정보에 대한 이야기 또한 깊이 있게 다뤄주셨다. 요즘 아니면 말고 식의 남발이 너무 많아서 그런일들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던차 였는데 이런 글을 읽으니 저절로 밑줄이 그어진다.
그냥 문제점만 나열한 식이 아니라 앞으로의 방향성도 있어서 더 유용한 책이 아니었나 싶다.
한문제를 더 깊이 파고드는 그런 종류의 책도 읽어봐야 겠다. 암튼 요즘은 심리적인 면의 이야기들이 재밌고나.
제목: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지은이: 권일용
펴낸 곳: 21세기북스
프로파일러들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 요즘이다. TV나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에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프로파일러는 정확히 어떤 직업일까? 세세하게 정의하진 못하더라도, 아마 대부분 프로파일러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 거다. 범죄자의 심리와 행동 패턴을 분석하며, 범인을 검거하는 데 기여하고 혹시 모를 사건을 방지하는 역할. 그 정도면 반 이상은 정답. 나머지 정답은 이 책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를 읽으며 찾아보자. 예능 프로그램 출연까지 입지를 넓혀 대중에게 더없이 친숙한 권일용 프로파일러의 신간! 2000년에 창설된 프로파일링팀의 첫 구성원으로서, 경찰에서 은퇴하는 순간까지 한국 프로파일링 역사의 모든 순간에 힘을 실었던 그가 전하는 프로파일러의 역할과 한국의 범죄 상황,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프로파일러(범죄행동분석관)
용의자의 범죄 행동을 분석해 범행의 동기와 목적을 밝히고
용의자 군을 압축해 수사 대상을 선정하여
사건 해결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수사관
연쇄 살인마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시대에 따라 범죄의 양상도 달라진다!
2000년 이후에 태어난 MZ세대에겐 생소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1980년대 후반 이춘재 사건부터 2009년 강호순 사건까지, 한국 사회는 정체불명의 연쇄 살인마가 저지르는 끔찍한 범죄를 홍역처럼 치렀다. 모두가 힘들었던 보릿고개를 지나, 빈부의 격차가 서서히 두드러졌던 시절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사회에 관한 분노를 잘못된 방식으로 풀어낸 경우가 허다했고, 때론 오로지 자신의 쾌락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도 등장했다. 요즘은 왜 연쇄 살인이 벌어지지 않을까? 모두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착하게 살게 되어 그렇다면 좋겠지만, 요즘 세상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 기술의 발전과 핸드폰의 보급으로 인한 빠른 신고 덕분에 잠재적 연쇄 살인마를 빠르게 검거하여 훗날 일어났을지 모를 사건을 방지한 덕분이라고 한다. 그리고 현금을 잘 쓰지 않는 세상이라 소매치기와 퍽치기 등의 사건은 감소한 반면, 인터넷의 익명성을 악용한 사이버블링이나 성범죄율은 가파르게 증가했다고 하니 시대에 따라 벌어지는 범죄도 참 천차만별이다.
피해 당사자가 되어보지 않으면 누구도 쉽게,
그리고 가볍게 범죄의 경중을 따질 수 없다.
그 어떤 범죄도 사소하고 가벼운 것은 없다.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p80 중에서...
경찰의 역할, 그리고 범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법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불합리한 것들을 표면으로 끌어올려 국민과 소통을 통해 바꾸려는 사회적 논의를 조성하는 게 진화된 경찰의 역할이라 말한다. 검찰과 판사도 마찬가지로 범죄 흐름과 유형 변화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변화의 속도를 내야 한다. 이 혼란한 시대에서 범죄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방법은 첫째, 문단속을 잘할 것! 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최대한 방지하는 게 우선이다. 둘째, 내 마음도 단속하기! 그루밍 성폭력이나 요즘 유난히 화두에 오르는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려면 나의 정신이 온전하고 건강해야 한다. 그리고 범죄나 사고 상황을 구성하여 어떻게 할지 미리 연습해보면 실제 사건이 닥쳤을 때 빠르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
알아두면 유용한 5가지 범죄심리, 상대의 마음을 읽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범죄자들의 대표적인 행동 패턴과 한국 사회를 시름 하게 하는 범죄의 현주소까지 다양한 주제를 살펴볼 수 있었다. 10~14살이면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법망을 피할 수 있는 촉법 소년 문제와 범죄란 단순히 개인의 문제인지, 아니면 사회의 문제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란 화두를 던진 책. 그 덕분에 뉴스에서나 볼법한 사건들의 남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임을 깊이 실감하게 되었다. 과연 우리 중 어느 누가 범죄로부터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나와 모두의 안녕을 위해 좀 더 촉각을 곤두세우며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앞으로 나아갈 그 발걸음에 이 책이 큰 힘이 되어줄 거라 믿는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곧 프로파일러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나는 소설이나 영화, 혹은 만화를 볼때 싸이코패스는 물론이고 각각의 캐릭터들이 가진 다양한 심리를 엿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같은 캐릭터는 더더욱 눈길이 가게된다. 그 이유는 그들이 가진 남다른 상식이 일반인들과는 달라서 항상 예상치 못한 전개를 보여주었기 때문.
뻔한 줄거리와 평범한 대사만 내뱉는 인물들 사이에서 매번 예상 외의 결론과 언행을 보이는 사이코패스 캐릭터는 내가 아니어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듯 보인다.
그런데 이들이 작품 안에서가 아닌, 바로 내 옆집에서 살아 숨쉬는 이웃이라면? 만약 그렇다면 태도는 완전히 달라진다.
과연 이들을 아무렇지 않게 바라볼 수 있을까? 웹툰에서, 소설에서 그리고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랬던 것처럼. 나는 그다지 평온하게 마주하진 못할 것 같다. 그들의 행동은 대부분 상식을 벗어나니까.
책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람은 불확실한것을 싫어한다. 예측이 불가능한것은 말그대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때문에 그것에 대해 우리는 불안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이들의 사고회로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책에서 권일용 프로파일러분은 그들의 심리를 정확히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그들 대부분이 가진 범죄심리전략을 어느정도 알아두면 범죄는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진 내용에서는 충분한 일화들을 적절히 예로 들었다. 각 사례별로 가해자가 어떤 식으로 교묘히 피해자를 조종하게 되는지 동시에 우리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것들엔 무엇이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오징어잡이 배들이 모여 환하게 불을 밝히고 조업을 하는 이유.
그러나 그들이 대낮처럼 불을 밝히는 이유는 오징어들이 불빛을 좋아하기 때문은 아니라고 한다.
(이유가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이 책을 구매해보자!)
막연히 프로파일러는 범죄자들의 심리를 분석하는 직업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서 정확히 이 직업군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식으로 수사에 도움을 주는지 그리고 이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이 정말 꼭 필요한 직종임을 더욱 명료하게 알게 되었다.
그런면에서 위에 예시로 든 환한 조명의 오징어잡이배들은 정말 프로파일러의 작업방식을 설명하기에 적절한 예시가 아닐까 싶다.
그 외 공격성에 대한 고찰. 새로운 측면에서 공격성을 따져보니 몰랐던 사실도 알게되고 깨닫는 바가 많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부분은 저자가 포착하건데, 범죄가 나날이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다는 현상들이다.
대놓고 물리적인 공격성을 표출하는 예전사회와 달리 디지털이 점유하는 현대사회에서는 디지털 범죄가 심각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 하지만 관련된 법이 구체화되지 않아서 제대로된 처벌을 내리기에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
범죄는 나날이 교묘하게, 그리고 좀 더 잔인한 쪽으로 진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규는 예전 그대로의 것을 사용하고 있다는 현실을 규탄하며 서로가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면 서로가 서로를 지키는 사회를 위해 하지 못 할 일이 없다라는 희망찬 메시지를 남기기도 한다.
예전의 범죄와 비교해서 오늘 현대 사회의 범죄는 어떤 양상을 띠고 있는지, 사이비단체나 가스라이팅, 온라인그루밍을 당하는 피해자들은 도대체 왜 그런 범죄에 넘어가는 건지, 오늘날 유형별로 범죄를 저지르는 가해자들은 어떤 심리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가 예방을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프로파일러가 정확히 어떤 도움을 주고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지 등등.
궁금한 것들을 많이 알게 된 책이었다. 서평단을 신청해 읽어본 책이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