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SF 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우수상 수상작이자 편의점이라는 앤솔로지에 수록된 바 있던 잃어버린 삼각김밥을 찾아서라는 단편을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던 터라, 해당 작품 및 그 단편의 저자이셨던 이산화 작가님의 이름을 기억해두고 있었는데요. 그 이산화 작가님께서 앞서 언급한 잃어버린 삼각김밥을 찾아서를 필두로 그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 여러 작품들이 실린 기이현상청 사건일지으로 독자들을 찾아오셨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이렇게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이 책에는 노을빛, 주문하신 아이스크림 나왔습니다, 잃어버린 삼각김밥을 찾아서, 마그눔 오푸스, 왕과 그들의 나라와 같은 여러 단편들이 실려 있어 이산화 작가님의 다양한 매력을 한 번에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작품집이었기에 다른 분들도 한 번쯤 읽어보셔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전가옥 시리즈들은 머리를 쉬고 싶을때,
무거운책과 무거운책 사이에 잠깐 쓱 끼워넣는용으로 정말 좋다
한번에 이 시리즈를 쭉 읽는다면 금방 질려버리겠지만, 긴 텀을 두고 읽는다면 더 재밌는것같다.
기이현상 사건일지는 단편같은 장편인데 큰틀을 같이 쓰고 그안에서 다른 에피소드들이 이어진다.
장편이여서 반가웠으나 장편처럼은 느껴지지않아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그래도 꽤나 재미있었는데 마지막편이 조금 지루했다
그리고 세종대왕 머리를 박살낸다니, 난 절대 받아들일수없어ㅠ
킹세종에게 그럴순없는겨,,,,
제일 재밌었던건 잃어버린삼각김밥을찾아서 였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하 이거완전 잃시착 자매에게 세뇌당해서 진짜 이러다가 잃시착을 읽어야겠는데 생각이들어서 웃겼다
우모린 케릭터가 재밌었는데 그가 사귄 애인들이 너무웃기고 계속 상상하게되서 더웃겼다
킬링타임용으로 꽤나괜찮았다
-한 치 앞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 자욱한 안개 속에서 남자는 힘겹게 나아갔다. 축축한 흙바닥을 급히 딛는 발걸음이 연신 휘청였고, 가쁜 숨을 몰아쉴 때면 서늘한 아침 공기에 섞인 빗방울이 몇 개씩 딸려와 수염 끝에 맺혔다.
이따금 겁에 질린 얼굴로 등 뒤를 힐끗 돌아보면서 필사적으로 지친 몸을 이끌었다. 안개 너무 어딘가에서 어렴풋이 손짓하는 빛을 따라, 온기를 따라,
-그도 그럴 것이, 알고리즘은 고양이에게 두 개의 눈과 네 개의 다리가 달렸다는 사실을 직접 배운
적이 없었으니까. 사이트 주인은 단지 수만 장의 진짜 고양이 사진을 입력해 놓고, 이를 기준으로
알고리즘이 진짜와 가짜를 판정하도록 만들었을 따름이다. 가짜 이미지 속 고양이의 눈과 다리의
개수를 손수 세는 대신에, 진짜 고양이 사진과 충분히 닮았는지 아닌지만 비교하도록.
-엄밀히 말해 비희가 변신 파충류 인간이라는 사실 자체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정도면 기이현상청의 관리 대상치곤 평범한 축에 드니까.
귀신,정령,흡혈괴몰, 다른 차원에서 유래한 괴현상 등을 매일같이 다루는 직장에서는 인간 이외의 존재와 사귄다고 공표해봐야 "선배는 출장만 다녀오면 새 애인이 생기네요."
내지는 "제발 부탁이니까 지난번 매구 때처럼 소란 피우진 마라." 정도의 반응밖에 돌아오지 않는다.
아마 비희가 평범한 파충류 인간이였다면 굳이 비밀로 할 필요도 없었겟지.
진짜 문제는 한국 땅에 평범한 파충류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였다.
기이현상청 사건일지. 지금에서야 이 책 제목이 바로바로 읽히는데 처음에는 기이한...현상.. 기이현상..기상..청.. 너무 헷갈렸다. 기이한 사건을 다루는 기관의 이야기겠거니 추측했는데 맞았고 예상한 것보다 훨씬 기이해서 당황스러웠다. 읽는 내내 말도 안되고 웃긴듯하면서도 웃기다고 느끼는 내 자신이 마음에 안들어서 정신체리!!를 외치게 되는 책이었다. 주술, 영혼, 귀신, 일루미나티 정말 다양한 미스터리한 소재들이 다 나온다. 정말 놀랄만큼 다 나온다.
평소 호불호가 갈리는 안전가옥도 나는 늘 부담없이 가볍게 읽기도 좋고 소재도 독특해서 좋아하는 편인데 이번 북클러버로 선정되어서 읽은 책은 정말, 나를 너무 당황스럽고, 나는 대체 뭘 좋아하는걸까, 좋아한다면 왜 이런 소재들을 좋아하는걸까, 뭔가 터무니없이 웃긴데 재미있어 하고 싶지 않은 뭔가 기이한 마음이 드는 책이었다.
이제부터 스포를 할 겁니다.
이런 생각이 가장 많이 드는 편은 [잃어버린 삼각김밥을 찾아서] 였다. 삼각김밥이요? 앙버터 삼각김밥이요? 앙 버 터 ? 나 원 참. 어처구니 없는 이 소재에 벙찌면서도 계속해서 읽고 있는 나의 눈동자.. 그러면서 비희는 새벽 3시에 갑자기 애인을 다짜고짜 찾아와서 도와달라고 한다. 회사일을..? 아니 월급 한두번 받아봅니까..? 엥스러웠지만 모린은 또 도와준답시고 생각하는 인물들이(인물이라고 지칭하면 안될 것 같지만...) 전 애인들이다. 와중에 비둘기가 나오고 .. 앙버터 삼각김밥은 또 팔리지도 않아서 매대에 얌전히 있는 것도 웃기고 자꾸 말도 안되게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또 그걸 의문스럽지만 킥킥대는 마음으로 읽는 나...
이 단편에서 동식이 생각이 많이 났다... 나를 재밌게 하는 건 뭘까... 나는 왜 이런 것들에 재미를 느끼는 것일까... 근데 재미를 느끼는 내가 조금 싫고 그러면서 웃기고... 뭔가 길티한 이 느낌...
하지만 독서모임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고 후기를 공유하면서 왠지 더욱 즐겁다? 이런 나 자신 제법 유쾌해요. 안전가옥 정말 멀어지지 못하는 출판사...
비추인지 추천인지 나도 모르겠어요.. 마냥 읽게 돼...
“원래는 다 말해 드리면 안 되는 건데, 이렇게 촉이 좋은 사람은 어차피 살다 보면 다 알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그냥 말씀을 드릴게요. 혹시 귀신 믿어요? 요괴, 이매망량, 이스시, 버닙, 에너지 생명체, 뭐 그런 종류.”
발상은 재미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기이현상청사건일지는> 서울특별시에 존재하는 ‘기이현상청’에서 담당한 사건을 모아놓은 일지로 온갖 초현실적인 에피소드를 만나볼 수 있다. 기이하고 몽환적인 이야기를 최대한 현실에 꾹꾹 부착하기 위해 들인 시도는 오히려 미완성적인 인상만 줄 뿐이다. 재미있어질 법한 소재와 발상을 가지고 아쉽게 요리한 느낌이다. 어떤 부분에서 웃어야 하고 재미를 느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표지의 화려함에 비해 내용의 채도는 미세먼지처럼 회색빛이 가득하다.
초현실적인 이야기와 현실적인 주제의 불협화음 속 탄생한 이야기는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휘발된다. 한국의 요괴, 사회적 문제, 흥미로운 소재가 각자 자기 할 말만 하는 것 같다. 좀 더 유연하게 섞여서 독특한 형태의 이야기가 생겨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렇지만 한국적인 것을 소재로 한 sf 소설은 처음 읽어봤기에 그래도 나름 흥미롭게 읽은 것 같다.
만약 2권이 나온다면 더 재치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채워졌으면 좋겠다. 그럼 그땐 기이현상청에서 일하는 공무원과 1권에서 만난 사건일지를 떠올리며 반갑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113p. 송영은 논산에서 처음으로 만났던 기이현상청 공무원의 말을 떠올렸다. 귀신이 보이는 체질도 아니고, 하다못해잘 씌는 체질도 아닌데, 딱 목소리 하나에만 영적인 울림이 있다고. 귀신과 요괴와 정령들이, 각종 기이하고 불길한 존재들이 송영의 목소리를 좋아했기 때문에 인생에서 그토록 나쁜 일을 많이 겪어야 했던 것이라고. 구령을 한 번 외칠 때마다 훈련소에 득시글대는 온갖 것들의 눈길을 일시에 받았을 테니 기절을 안 하고 배겼겠느냐고. 그 목소리 자체는 지금도전혀 변함이 없었다. 어쩌다가 큰 소리라도 잘못 내면 바로 몸이 차갑게 굳어 버리는 것도 그대로였다. 그럼에도 송영이이번에 기절하지 않고 버틴 것은, 단지 비명을 들어 줄 다른 누군가가 이 어둠 속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SF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안전가옥 시리즈를 거의 처음 읽은 것 같은데... (이랬는데 완독 목록에 있는 거 아닌가 몰라) 무튼 책의 제목이나 책표지가 굉장히 독창적이라 맘에 들었다. 게다가 기이한 현상이라니. 귀신 무서워하지만 귀신얘기 좋아하고 심야괴담회를 사랑하는 나에게 꽤나 흥미로운 책이었다.
소설은 총 5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극소수만 알며 정부에서도 비밀리에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기이현상청에 대한 이야기로 국내 요괴도 등장시키면서 소설을 끌어간다. 각각 요약하자면 노을빛을 내기 위해 미세먼지를 계속 대기중에 유입한 사건, 가짜를 만드는 정령과 진짜를 구분하는 정령이 만들어 낸 초코바 아이스크림 사건, 일루미나티가 만들어 낸 인간에게는 위험한 환각제를 섞은 삼각김밥, 죽은자를 다시 살린다는 마그눔 오푸스, 마지막으로 세종대왕의 혼이 경복궁을 점령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첫 단편을 보고 기이현상을 해결하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인간이 아닌 요괴와 유령에게 임무를 주는 하청업체를 운영한다는 게 흥미롭기도 했다. 가장 별로였던 단편은 경기도 지명이 다 나왔던 삼각김밥과 세종대왕 이야기였다. SF소설이면 아예 다른 세계를 창조하지.. 계속 아는 지명이 나오니까 비현실을 현실로 계속 돌리려는 느낌이라 흥미가 조금씩 더 떨어졌다. 그냥 킬링타임용으로 괜찮을 수 있겠다 싶은 책이었다.
익숙한 일이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각종 위험천만한 기이의 존재를 서류상으로 확인할 때마다 새로운 걱정거리가 하나씩 늘어나는 것도, 지긋지긋하리만치 평범한 일상 곳곳이 묘한 빛깔로 덧칠되어 가는 것도.
이제 겨우 첫번째 일거리를 마쳤을 뿐인데 영희예씨앞에 높다랗게 쌓인 저 예순두건어치의 서류 더미를 전부 파 내려갈 즈음엔 대체 세상이 얼마나 달리 보이게 될까.
“선배, 저 궁금한 게 있는데요. 세종대왕님이 백성을 왜 해쳐요?”
한순간의 여유를 틈타 녹즙을 빨아 먹던 세경이 그 말에 나루를 빤히 쳐다보았다. 비록 표정 변화는 없었지만, 그 눈빛은 명백히 ‘무슨 당연한 소리냐’란 말을 하고 있었다.
“아, 진짜! 옛날에 한국사 공부했다면서, 왜 뭐만 물어보면 반응이 그래요? 제 말은, 다른 혼이야 우리가 많이 다뤄 봤어도 이번엔 세종대왕님이잖아요. 한글 만드신 성군. 그런 분이 왜 저렇게 안개를 치고, 백성을 가둬서 때리고 그러느냔 얘기예요. 설마 맞춤법 안 지켰다고 이러시나?”
소설 제목을 정확히 말하는 데 오래 걸렸다. 사실 아직도 틀릴지 모르겠다. 처음 보았을 때는 아 기상 이상 현상 이야기하는 거구나 하다가 기이상청? 기이한현상청? 아 그래 기이현상청 이구나 하고 알게 됐다. 소설은 나에게 말한다 혹시.. 기이현상을 믿으시나요? 아 귀신이나 도깨비나 그런 거요~ 난 그런 거 아주 잘 믿는 사람이라 단번에 오케이 콜! 재미나게 읽지 아무렴 그렇고말고 하면서 달려들었다. 초 자연현상을 해결하는 국가기관 기이현상청이라니 더 재미있다 하면서 달려들었건만 생각보다 깊이가 있고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검색도 하고 해야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근데 또 공무원의 애환을 곁들여서 현실을 외면하지 못하게 하는 그런 소설이다. 소설의 세계관 내에서 우리는 인간들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수인, 귀신, 주술적 생명체 등등 이 다 같이 살면서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이로 인해서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기이현상청 담당자들이 고군분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엮어냈다. 이쪽 장르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신나게 주워 삼킬 수 있을 거고 아예 관심이 없다면 허황되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최고는 작가의 말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부디 감상하고 나서 삼각김밥 구매 시 좀 더 주의를 기울이기를..
이산화님의 소설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아서 홀린듯 구매해보았습니다. 퇴마라는 소재가 어떻게 보면 꽤 뻔한 설정 안에서 흘러가게 마련인데, 아예 행정관청이 있다는 가정이 너무 귀엽고 실감났습니다. 흔히 점빵이라고 불리는, 옛날식 슈퍼의 아이스크림 냉동고 속에 희한한 괴물질?이 있다는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네요. 일본에 음양사가 활약했듯 우리나라 식으로 해석한 퇴마공무원의 활약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할게요 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