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토리나인에서 출간한 김지혜 작가님의 장편소설 <책들의 부엌>리뷰입니다.
요즘 감성 힐링 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트렌드인 거 같아요.
이 책 또한 불편한 편의점과 같은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시골의 한적한 곳으로 가서 힐링받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들어가있습니다.
특히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책과 관련한 힐링소설이라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소소한 재미를 줄 것 같아요.
저는 재밌게 읽긴 했지만 이런 비슷한 책이 계속 나오는 점은 조금은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 리뷰는 팩토리나인에서 출판된 김지혜님의 책들의 부엌 리뷰입니다.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작년에 한창 이런 비슷한 류의 소설을 많이 사고 많이 읽었던거 같아요
딱 떠오르는 건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이 책이네요
아무래도 각박한 세상 살기 퍽퍽하다 보니까 조금 몽글몽글하고 치유가 될 만한 책들을 찾아서 읽었던거 같습니다.
주변에 소양리 북스 키친 같은 장소가 있어서 커피 냄새 맡으면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쟁에 찌들은 청년과 책이라는 매체에 입문하고자 하는 초보에게 권할만한 소설.
효리네 민박에서 그대로 따온 구성과 로맨스 설정은 뜨악할만큼 익숙하고,
아이유를 생각하며 그렸을 인물 외에도 어디서 본 듯한 구조와 서사가 매우 아쉽다.
웹드라마화한다면 마치 송혜교와 비가 주연했던 풀하우스 같은 색감을 얻게 될 것 같다.
그러나 읽는 이에 따라서는 아주 쉽게 읽히며 가끔 카피라이터에 빙의한 듯한 명문장도 있기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이야기
책들의 부엌, 김지혜
요즘 이런 류의 책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벌써 50쇄를 찍었기 때문에 베스트 셀러라는 뜻이다. 어떤 이는 약발이 떨어진다는 말도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책이다. 그처럼 우리는 세상에 찌들려 살아가고 있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 책은 저자가 꿈꾸는 세계를 표현하는 내용이다. 소양리 북스 키친은 책을 팔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북 카페와 책을 읽을 수도, 휴식을 취할 수도 있는 북스테이를 결합한 복합공간으로 4개의 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독서클럽에 논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썼다. 책 내용에서 보다는 연관되는 것에 관한 논제를 만들게 된다. 서평을 쓰거나 논제를 만들고 나면 항상 기쁨이 솟아오른다.
책들의 부엌은 소양리 북스 키친에 찾아온 9명의 사람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회사를 다니다가 퇴사한 후 책을 쓰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책을 읽는 게 나의 오랜 습관이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마음 깊은 곳에 어떤 갈증이 일었다. 뭔가를 쓰고 싶은 갈증이라기보다, 쓰지 않으면 해소되지 않는 갈증에 시달렸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그리고 마흔 살이 되던 2021년 봄, 나는 소양리 북스 키친이 존재하는 세상을 꿈꾸기 시작했다.
나는 서른 살 무렵부터 끊이지 않는 고민들과 복잡하고 시끌시끌한 속마음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마음이 쉬어가고 위로와 격려를 받는 공간을 꿈꿨다. 서른 살의 내가 이 책을 읽게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썼다. 나의 삼십 대를 돌아보고 행복했던 조각들을 기억해 내려고 소양리 북스 키친의 세계를 만들었다. 만약 서른 살의 내가 이야기를 읽는다면, 내가 보낼 삼십 대에서 마주치게 될 어두운 터널의 시간을 조금은 담담하게 묵묵히 걸어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의 아이들이 서른 살이 될 무렵에 이 소설을 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행복하겠다고 믿었다. 멀고 먼 시간을 돌아 언젠가 우리의 눈에 띄는 별빛처럼, 나의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언젠가 가닿길 기대하고 기도했다”.(p.291)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고통을 이겨내고 극복해내는 힘이라는 것을 저자의 체험을 통해서 알게 된다. 그래서 나도 끊임없이 내 생각을 표현해본다. 그러면 고통이 극복이 되고 길이 열린다.
좋은 책을 마음대로 빌려볼 수 있는 도서관이 있고 서점 대출을 무료로 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서 좋다. 점점 좋은 책을 선택하는 것을 잘하게 된다. 독서토론의 책을 선정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여러 정보를 통해서 책을 선택하게 된다. 수만권의 책이 있지만 다 읽을 수 없다. 어떤 이는 책을 필요한 부분만 본다고 하는데 나의 책 습관은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것이다. 책을 보고 논제를 뽑다 보니 더욱 책 내용이 파악된다. 소설에서 아름다운 문장들이 있는 것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을 갖게 된다. 나도 그처럼 글을 써보고 싶다는 욕심을 갖는다.
사람은 힘이 들면 어떻게 그 시간을 지나갈까. 난 아무것도 안 한다. 아니 아주 아무것도 안 하지는 않는다. 평소에도 하는 책 읽고 쓰기를 아주 느리게 한다. 몇 해 동안 게으르게 책을 본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렇게 힘든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렇게 힘든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저 이런저런 일이 나를 힘들게 하고, 게으르게 만든다. 이런저런 일도 아닐지도. 요새는 정말 겨우겨우 책을 다 보고 쓰는 것 같다. 잘 쓰고 싶은 마음이 들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저 쓴다. 다른 글도 쓰고 싶을 때 있었는데, 그것 또한 그냥 쓴다. 그저 버릇처럼 하는 거구나. 이러면 안 될지도 모를 텐데. 아무것도 안 할 수 없어서 하는 것, 책읽기와 글쓰기구나.
이 책 《책들의 부엌》을 보면서 조금 부러웠다. 누군가한테 맞는 책을 골라주는 사람과 그런 책을 보기도 하다니. 누가 읽을 만한 책 물어보지 않기를 바란다. 그걸 나한테 물어볼 사람은 없구나. 난 그저 내가 좋아하는 책을 보기만 한다. 다른 사람한테 책을 골라주려면 어떤 책이든 보고 어떤 사람한테 어울릴지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그런 거 하는 사람 대단하구나. 우연히 소양리에 갔다가 그곳 땅을 사고 ‘소양리 북스 키친’을 하는 유진이 그런 사람이다. 스타트업이라는 일이 뭔지 모르지만, 유진이 하던 일이었다. 그 일을 그만두고 소양리에 땅을 사고 북카페와 북 스테이할 곳을 만든다. 자신이 지쳤지만, 다른 사람이 쉴 곳을 만들려고 하다니. 어쩌면 자신도 그곳에서 쉬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자연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책과 함께.
‘소양리 북스 키친’이라는 이름을 정하는 데도 2주가 걸렸다. 책으로 가득한 공간에 맞는 이름을 고민하던 중, 책마다 감도는 문장의 맛이 있고 그 맛 또한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이 생각났다. 각각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추천해주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힐링이 되듯 책을 읽으며 마음을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북스 키친’이라고 이름 붙이게 되었다. 맛있는 책 냄새가 폭폭 풍겨서 사람들이 모이고, 숨겨뒀던 마음을 꺼내서 보여주고 위로하고 격려받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 (12쪽~13쪽)
난 먼 곳엔 가지 않는데. 실제 이곳 소양리 북스 키친이라는 곳이 있다 해도 난 안 가겠지. 늘 책과 함께 하는데. 앞에서 말했듯 요새는 책과 보내는 시간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언제나 책과 함께 한다. 난 책과 좀 멀어져야 할까. 아니, 그건 안 되겠다. 책을 안 보면 아무것도 안 하고 잠만 자거나 멍하니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이 책 속에 나온 사람은 저마다 힘든 일이 찾아온다. 그때 소양리 북스 키친을 찾는다. 힘들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갈 곳이 생긴 거구나. 처음엔 잘 모르고 갔겠지만. 소양리 북스 키친에서는 자기 말을 하지 않아도 되고 그저 자유롭게 보내면 된다. 책을 보거나 글을 쓰고 음악도 듣는 곳이다.
그곳에 가는 사람은 좋겠지만,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는 가을에 밤따기 감따기도 하니 말이다. 그런 거 준비하는 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북 스테이라고 해서 그곳에서 머물 수도 있다. 그러면 밥도 해야 한다. 그런 거 즐겁게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도 즐겁게 하는 듯하다. 이곳에서 일하고 언젠가 다른 일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다 괜찮아 보였다. 책이 있지만 사람한테 위로받는 곳이기도 하다. 난 그렇게 느끼기도 했는데. 유진이나 거기에서 일하는 시우와 세린, 그리고 형준은 그곳에 찾아오는 사람과 스스럼없이 말했다. 그렇다고 그 사람이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까지 하게 하지는 않았다. 말하면 잘 들어줬다. 말하기 편한 분위기를 만든 거구나.
북카페는 책을 보는 곳인가 했는데, 책을 사기도 하는 곳이었다. 내가 북카페에는 한번도 안 가 봐서 몰랐다. 카페도 안 가는데. 소양리 북스 키친에서 하는 것에서 괜찮은 게 있었다. 그건 책을 고르고 편지를 쓰면 성탄절 전날 받게 해주는 거다. 자신한테 편지를 써도 되고 다른 사람한테 편지와 책을 보낼 수도 있다. 느린 우체통을 응용한 거다. 봄쯤에 쓴 편지와 자신이 고른 책을 누군가한테 보내면 괜찮겠다. 태어난 날에 맞춰서 보내주는 것도 좋을 텐데, 이건 관리하기 힘들까. 몇 사람이라면 괜찮아도 그걸 신청하는 사람이 많으면 좀 어려울지도. 별걸 다 생각한다. 실제 그런 거 하는 책방 있다면 좋겠다.
도시와는 먼 곳에 자리한 소양리 북스 키친, 소설이지만 실제 이런 곳이 있고 마음이 지친 사람이 찾아가면 괜찮겠다. 코로나19로 한동안 북 스테이 같은 건 못했겠지만, 그런 거 하는 곳 있다고도 한다. 그런 곳에서 잘 보낸 사람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두번 세번 자꾸 갈지도 모르겠다. 거기 가지 못해도 이 책으로 소양리 북스 키친에 가 보는 것도 괜찮다.
희선
이 소설은 주변인들의 추천과 연일 각종 매스컴 등에서 격찬한다는 뉴스와 광고를 보고서 한번 구매해봤다. 대개 베스트셀러라고 막 뜬 도서는 굳이 구입하지는 않는데, 뭐가 다를까 싶어서 해봤다. 소설을 읽어나가면서 좀 식상한 듯한 소재라는 인상을 받은게 사실이다. 여전히 일본드라마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음식을 매개로 한 사람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상황 설정이 자주 엿보인다고 해야하겠다. 가볍게 읽을 정도이지...굳이 하는 생각이 든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한번쯤은 읽어봐도 무난하겠다 싶기도 하다.
지인의 추천으로 구매한 책입니다.
표지부터 따뜻한 느낌이네요.
불편한 편의점을 읽고 난 후 산 책인데 비슷한 느낌 일 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책들의 부엌』에서는 ‘소양리 북스 키친’을 찾아온 인물 각각의 에피소드를 통해
다양한 고민을 말한다. 삶에서 휴식이 필요한 순간, 우연히 방문하게 된
소양리 북스 키친에서 그들은 휴식과 대화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한 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충전하며 어느덧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일상으로 돌아간다.
쉬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원동력이 되는 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곳,
시간이 한 템포 느리게 흘러가는 소양리 북스 키친에서의 하루는 우리가 바라는
‘일상의 작은 쉼표’가 될 것이다. 이곳은 누군가에겐 숨겨뒀던 마음을 꺼내서 보여주고
삶에서 잠깐씩 휘청일 때마다 마음이 쉬어가는 비밀스러운 아지트 공간이다.
삶이 만만한 시기가 어디 있었겠냐만은 유독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시간이 힘들고 어려운가 보다. 요즘 독자들이 많이 찾는 책들을 보면 그런 마음이 담겨져 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불편한 편의점> 등 우리의 가슴을 어루만져 주는 힐링서적이 대세이다. <책들의 부엌>도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쉬어갈 수 있는 작은 공간을 제공하는 책이다.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은 소양리 숲 속 책들의 부엌, '북스 키친'이다. 촌캉스, 숲캉스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북스 키친은 입맛에 맞는 음식을 추천해 주듯 꼭 맞는 책을 추천해 주고, 책과 어울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힐링할 수 있는 곳이다. 북 카페와 북 스테이를 결합한 장소이다. 스타트업을 창업해 몇 년간 앞만 보며 달려왔던 주인공 유진이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연 북 카페와 그곳을 찾아온 9명의 손님들과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한적한 시골 마을, 이곳에서는 시간마져 한 템포 느리게 흘러갈 것만 같다.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을 바라보다가 자신을 만나기도 하고, 밤하늘 별빛을 바라보며 끝없는 상념에 잠길 수 있는 곳이다. 여기에 유명세로 제대로 숙면에 빠져보지 못한 연예인, 서른을 눈앞에 둔 대학 시절 절친들, 느닷없이 암 진단을 받고 절망에 빠진 변호사, 꿈꾸던 일에서 좌절하고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어머니의 죽음까지 겪은 뒤 마음의 문을 닫은 남자 등 다양한 고민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이곳을 찾아온다. 여기서 마음의 허기를 채우고 휴식의 시간을 가진 이들은 새로운 전환의 순간을 맞게 된다.
이들은 맑은 공기, 편안한 휴식, 한 권의 책으로 힐링을 하고 삶의 의욕을 다시 찾아간다. 이야기 속에 드러나는 사계절의 변화를 따라가는 맛도 있고, 책 속에서 추천하는 책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다. 그러면서 독자들도 이야기의 등장인물처럼 마음이 조금은 더 넓어지고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책의 제목처럼 책이 마음의 양식이 되는 것 같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작은 쉼표를 가져야 할 순간들을 맞이한다. 어떤 장소에서 어떤 방식으로 그런 순간을 만들어가야 할 지는 개개인의 선택에 담긴 일이겠지만 우리들 마음속에 존재하는 나만의 '책들의 부엌' 하나를 만들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읽지만 가끔 가슴을 어루만져주는 이런 책들을 읽어보는 것도 그 방법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소양리에서 북스 키친을 운영하는 유진은 휴남동 서점을 운영하는 영주와 닯았다(<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리뷰 참고). 그녀들은 한때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에 몰두했고 사회적인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길을 잃고 방황하며, 이제껏 소중했던 인연에 이별을 고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새로이 시작하겠다는 듯 익숙지 않은 곳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그것도 책과 함께 하는, 만들어 가기 시작한다. 책 한 권, 한 권을 직접 고르며 만든 그 곳에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안고 찾아온 사람들을 보듬어 위로하고 그들에게서 위안을 얻는다.
커다란 건물이 전면에 등장하는 책의 표지부터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루어진 구성까지, 지난번 리뷰를 남긴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에서도 투덜거렸듯 요즘 출판계 유행이라고 해야 할 듯한 비슷비슷한 모양새가 책을 읽기 전 진입장벽으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니 어느새 유진과 북스 키친 고객들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었다.
소양리 북스 키친은 책을 팔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북 카페와 책을 읽을 수도, 휴식을 취할 수도 있는 북 스테이를 결합한 복합 공간으로 총 4개의 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북 스테이 공간은 건물 3개 동으로 만들었는데 각각 2층짜리 독채 펜션이었다. 북 스테이용이 아닌 나머지 건물의 1층은 북 카페로 사용하고 2층은 스태프들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사용하도록 구성했다. p.5
‘소양리 북스 키친’이라는 이름을 정하는 데도 2주가 넘게 걸렸다. 책으로 가득한 공간에 맞는 이름을 고민하던 중, 책마다 감도는 문장의 맛이 있고 그 맛 또한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이 생각났다. 각각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추천해 주듯 책을 추천해 주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힐링이 되듯 책을 읽으며 마음을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북스 키친’이라고 이름 붙이게 되었다. 맛있는 책 냄새가 폴폴 풍겨서 사람들이 모이고, 숨겨뒀던 마음을 꺼내서 보여주고 위로하고 격려받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 p.7
책 속 인물들이 위로를 얻듯 마음에 닿는 책과 함께 마음을 쉬어가는 ‘북스 키친’에서 나 역시 며칠간 풍경을 눈에 담고 책멍을 하며 쉼을 만나고 싶어졌다.
1장 - 할머니와 밤하늘
2장 - 안녕, 나의 20대
3장 - 최적 경로와 최단 경로
4장 - 한여름 밤의 꿈
5장 - 10월 둘째 주 금요일 오전 6시
6장 - 첫눈, 그리움 그리고 이야기
7장 ? 크리스마스니까요
총 7장으로 이루어진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한편으로는 예측 가능한 전개와 결말로 이우러져 긴장감이 덜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내 고민의 어느 부분과 닿아 있어 친근하기도 하다.
서른이 되는 자신의 모습이 예전 기대했던 그것과 달라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기대했던 이 나이의 내 모습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고 투덜거리던 내 모습을 엿보기도 했고,
서른 살을 코앞에 둔 지금의 모습이, 자신이 스무 살 때 상상했던 서른 살의 모습이라고는 자신할 수 없었다. 서른 살에는 성공한 커리어 우먼의 모습일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했다. 실크 블라우스에 검은색 치마를 입고 세상의 어려운 일은 다 해결하는 슈퍼우먼의 모습일 것이라고 상상했는데, 현실은 4년 내내 자잘한 업무만 처리하는 막내 자리였다. p.27
여전히 알 듯 말 듯한 내 인생의 방향과 속도를 고민하는 내게, 인생의 경로를, 속도와 방향을 이야기하는 그들의 모습은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각자가 꽃피우는 방식은 다를 수 있고, 인생의 경로는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는 건데 말이죠. 조금이라도 길을 벗어나면 초조함에 발을 동동 굴러요. 누가 지시한 경로도 아닌데.” p.54
인생은 100미터 달리기 경주도 아니고 마라톤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게 아닐까. 삶이란 결국 자신에게 맞는 속도와 방향을 찾아내서 자신에게 최적인 길을 설정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p.54
그리고 속이 시끄러울 때면 책을 꺼내들어 그 속으로 도망을 가는 내 모습과 닮은 그들을 만나며 반가움에 미소짓기도 했다.
“그 이후부터는 우울하거나 화가 나면 정신없이 빠져 읽을 수 있는 책을 집어 들었어요. 탐정 추리 소설이나 판타지 이야기 같은 거로요. 소설 속 세계에 빠진 순간만큼은 진통제를 삼킨 것처럼 현실의 고통을 잊을 수 있어요. 그것뿐만이 아니에요. 책의 세계에 빠져 있다 보면 등장인물이 문득 나한테 이렇게 말하는 것 같거든요. ‘인생에 참 어이없는 일이 많이 생기지? 진짜 이 정도일 줄 몰랐지?’ 하고요.” p.89
책 속에서 유진이 추천하는 책들을 하나둘씩 적다 보니 이렇게 쌓인 책들을 한 권, 한 권 읽어도 좋겠다 생각도 들었다(그 중 한 권인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를 최근 읽기도 했다).
메이브 빈치 <그 겨울의 일주일> / 최은영 <밝은 밤> / 고수리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 김영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 델리아 오언스 <가재가 노래하는 곳> /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 루시드 몽고메리 <빨강머리 앤> / 하퍼 리 <앵무새 죽이기> / 김혼비 <다정소감> / 김하나 <힘 빼기의 기술> / 윤가은 <호호호> / 최민석 <꽈배기의 맛> / 최민석 <꽈배기의 멋> / 장기하, <상관없는 거 아닌가 > / 무라카미 하루키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 에쿠니 가오리 <나비>
책의 말미에 적힌 ‘작가의 말’을 읽으며, 나 역시 그러했다고 그리고 아직도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노라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이제는 남들의 거대한 항공기를 부러워하는 대신 프로펠러가 탈탈거리는 거친 소리를 내며 나는 내 작은 비행기도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어찌보면 소심하고 (자칫 뒤쳐져 보이기까지 하는) 중얼거림을 되뇌어 본다.
돌아보면 나의 삼십 대는 항공기 대기 라운지를 닮아 있었다. 인생의 경계 지대에 예상보다 오랜시간 머물러야 했다. 내가 예상했던 스케주로가 달리 계속해서 ‘지연’과 ‘연착’이 되었고, 때로는 ‘비행 취소’ 사인이 올라온 날도 있었다. 결혼, 이직, 업무, 육아라는 파도에 허덕이면서 마음이 끝없이 시끄러웠다. 남들이 로켓처럼 거대한 항공기를 타고 바쁘게 집으로 돌아가고, 때로는 우아하고 민첩하게 환승에도 성공해서 다른 세계로 사라지는 동안, 나만 계속해서 대기자 명단에 남이 있는 기분이었다. p.129
*기억에 남는 문장
각자 섬처럼 떨어진 거리를 유지하며 일상을 살아가지만, 바다 아래 깊은 어딘가에 서로의 감정이 비슷한 멜로디로 연결된 것 같았다. p.49
비오는 여름밤에는 마법 같은 힘이 깃들어 있다고 유진은 생각했다. 마음속 우물 깊은 곳에 자리한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길어내고 싶어지는 시간이었다. 햇빛 찬란한 한여름의 낮에는 침묵을 지키던 어떤 감정이 비가 퍼붓는 밤에는 모습을 드러냈다. 뭘 얘기해도 빗물에 씻겨 내려가 버릴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뭘 얘기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마음속 우물이 가득 채워져서였다. p.50
“적도 위쪽 세상에서는 북극성이 변치 않는 지표가 되잖아요. 절대적이고 변치 않는 기준처럼. 다들 그 기준을 따르는 게 장상적인 삶이라고 믿고 살죠. 그런데 적도 아래 세상에서는 정상의 기준이 다르더라고요..(중략)..그러니까...... 정상적으로 산다는 기준이 꼭 하나는 아닐지도 모르는 거라고요.” p.53
금세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겠지만, 이 순간만큼은 여행이니까 그냥 다른 사람처럼 굴어도 크게 상관없겠다 싶었다. p.86
사진에는 그날의 온도, 습도, 냄새, 들었던 노래, 기분, 생각들이 일시 정지된 채 머물러 있었다. 그래서인지 사진들은 쓸쓸해 보였다. 사진은 영원히 나이 들지 않는 존재처럼, 모든 상황이 변해버린 이후에도 오롯이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스산하고 어두운 쓸쓸함은 아니었다. 무슨 이야기든 끝이 있다는 걸 알고 있기에 애틋한 마음으로 계속해서 뒤돌아보게 되는 종류의 쓸쓸함이었다. p.95
때로는 그리운 마음이 눈송이처럼 그 사람에게도 내려서, 그도 문득 유진을 떠올릴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현실에서는 각자 다른 공간에서 각자의 일을 하지만, 그리운 마음속에서 언제나 만날 것이다. 그런 그리운 마음들이 쌓이고 쌓여 이야기의 물줄기를 이루는 것인지도 모른다...... p.96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은 흔적에 기대서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몰라.”
(중략)
자신이 엄청난 사랑을 받은 불완전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다른 사람들 역시 그런 사랑을 받은 불완전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중요했다. 깊은 겨울의 시간을 걸어갈 때 언 발을 녹일 수 있는 따스함이, 누군가의 비난을 견뎌낼 수 있는 용기가, 이어지는 실패와 거절의 하루를 꾹 참고 지나 보낼 수 있는 인내가, 평생 누군가에게 사랑받은 흔적으로 가능한 것이었다. 사람은 불완전하고 사랑은 완전하니까. p.115
어떤 감정은 언어로 도저히 전해지지 않는다. 쿵쿵거리는 심장 소리와 울먹이는 눈동자로 가까스로 표현할 수 있을 뿐이다. pp.117-118
처음 프롤로그를 읽을 때까지만 해도 뭔가 끌어당기는 힘이 없다고 생각되고 재미있을까? 하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이었는데, 찾아오는 손님들의 사연이 하나 하나 소개되고 그걸 읽어 갈 수록 점점 빠져들어 단숨에 끝까지 읽게 되었습니다. 특히 첫번째 스토리가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저도 가족 중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같은 마음으로 글을 읽는 내내 절절한 마음이었네요. 여러가지 사연이 모이고 치유되는 소양리 북스 키친의 이야기 너무 잘 읽었고, 그리고 책 안의 책, 작가님이 책 안에서 소개해주시는 책들을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다음 읽을 책 리스트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