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민음사 버전으로 오만과 편견을 읽었었는데 그 이후로 여기저기서 오만과 편견이 출간되는 걸 봐왔다가 앤의서재의 오만과 편견은 어떨까 싶어서 구입했어요. 조금 특이한 게 책 속 글씨 색상이 보통 아는 검정색이 아니라 보라색이라 한번 읽어보고 싶어서 구입했어요. 책이 두께가 있긴 한데 너무 무겁지도 또 너무 판형이 크지도 않아서 마음에 들어요.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구입해보고 싶네요.
오만과 편견
오만과 편견은 최고의 문학가로 손꼽히는 제인 오스틴이 1813년에 펴낸 책으로 현실의 난관을 넘어 사랑을 성취하는 젊은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오만과 편견은 두 주인공 다아시와 엘리자베스를 통해 우리에게 오만과 편견에 대한 깨달음을 일깨워주고 진정한 사랑에 대해 사유하게 해준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아가고자 한다면 자신의 오만함과 편견을 버릴 수 있어야만 한다.
▣p.113-209
토지 상속에 제한을 두어 남자에게만 상속이 가능한 상속제도로 인해 베넷가의 딸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롱본가를 떠나야 한다. 일명 '한사상속' . 어처구니 없는 제도이다. 롱본가를 물려받게 될 인물인 몰지각하고, 눈치없이 장황하며, 우연히 잘 풀린 운세를 자신의 능력으로 생각하는 착각에 빠져있는 콜린스가 롱본가를 방문한다. 그의 방문 목적은 롱본가 사람들에게 가지게 될 미안함을 풀기 위해 이 집의 딸과 혼사를 치르기 위해서이다.
엘리자베스에게 호감을 보이는 인물이 등장한다. 게다가 그는 그녀가 끔찍이 싫어하는 다아시와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녀의 편견을 편견이 아닌 혜안으로 만들어 줄 위컴의 발언들은 엘리자베스를 술렁이게 만든다. 리즈와 위컴의 호감은 서로를 향한 이성적 호감이 아닌 공공의 적을 물리치기 위한 공모처럼 보인다.
◑ p.165
온 가족이 오늘 무도회에서 기를 쓰고 망신을 사기로 미리 약속을 했대도 모두가 이보다 더 의욕을 불태우거나 이보다 더한 성공을 거둘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엘리자베스는 그나마 빙리가 개중 몇 장면을 놓쳤고 틀림없이 목격했을 한심한 광경도 그다지 쾌념치 않을 성격이어서 언니와 그를 위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빙리씨가 주최하는 네더필드의 무도회에서 베넷의 가족들은 리즈를 쥐구멍에 들어가게 하고 싶을 만큼 주책이 찬란하다. 베넷 부인은 제인이 벌써 네버필드의 안주인이라도 된 양 거드름을 피우고, 동생 메리는 자신의 교양을 뽐낼 줄만 알았지 주변의 눈치는 볼 줄 모르고, 장황함과 긴 찬사로 매번 사람을 질리게 만드는 콜린스는 다아시에게 접근하여 리즈는 도무지 무도회를 즐길 수가 없다.
네더필드의 무도회 이후 베냇부인의 사기가 축축 처진다. 제인을 남겨두고 빙리씨는 런던으로 돌아올 날을 기약하지 않고 떠나버리고, 리즈가 콜린스의 청혼을 거절하였기 때문이다.
위트있고, 톡톡 튀는 문장과 엮이고 설킨 인물들의 관계와 사건들이 흥미롭다. 식구들이 드나드는 거실 구석 한 켠을 차지하고 몰래몰래 끄적였던 문장들이었다니 놀랍다.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제목만 알고 있었지 제대로 읽어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많은 분들이 읽어봤을 <오만과 편견>을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노생거 수도원'으로 처음 만난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크게 어렵다는 느낌은 없었고, 이번에 만난 이 책 역시 술술 읽히면서 재미도 있었다.
롱본에 사는 다섯 명의 딸을 둔 베넷 가. 어느 날 '빙리'라는 부유한 청년이 이사를 오게 되고 이사 오기 전부터 그들에 대한 소문이 자자했다. 어떻게 해서든 부유한 빙리 씨와 친하게 지낼 이유가 생긴 롱본 사람들, 베넷 부인 역시 남편이 먼저 안면을 트길 바랐다. 부인의 바람대로 인사를 한 베넷 씨, 어느 날 마을에서 열린 무도회에서 청년 빙리에게 자신의 가족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 무도회에서 빙리와 큰 딸 제인은 호감을 갖게 되고, 빙리의 친구 다아시는 첫인상부터 '오만'하다는 딱지가 붙게 된다. 무도회에 어울리지 못하는 그의 모습, 사람들을 바라보는 표정, 거기다 다아시의 오만함이 묻어나는 대화가 좋지 못한 인상을 남겼다.
배려심 많고 너무 착한 첫째 제인, 당차고 할 말은 하는 둘째 엘리자베스.. 제인은 빙리와 핑크빛 연애를 시작하는 것 같았지만 런던으로 볼일이 있어 떠난 빙리를 따라 동생들과 다아시까지 모두 런던으로 떠나버린다. 런던에서 다아시는 제인과 빙리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장본인이 되는데 이유인즉, 제인이 너무 마음을 드러내지 않아 오해했던 것이다. 다아시 집안의 집사 아들 위컴과의 사이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오해, 언니와 빙리를 갈라 놓은 장본인이라는 사실, 오만 덩어리라 생각했던 엘리자베스의 편견으로 인해 다아시의 청혼도 거절하는 엘리자베스다. 그럴 리 없다 생각했던 사랑이 시작된 다아시와 그에 대한 편견으로 청혼을 거절한 엘리자베스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
오래전 결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부유한 계층의 남자를 만나 인생역전을 꿈꾸던 여성들의 모습을 보며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들이 없을 경우 친척에게 유산이 넘어가는 '한사상속'에 대한 내용을 보면서 그녀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한사상속 제도 때문에 많은 이들이 울고 웃었겠다 싶다.
'첫인상'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쓰였던 <오만과 편견>은 전면 개정되어 지금의 제목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영국의 18-19세기 초 결혼에 관한 시대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으로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사사건건 간섭하고 궁금함을 주체하지 못하는 인물 캐서린 영부인, 꽉 찬 혼기로 인해 사랑하지 않는 남성과 결혼했지만 나름 잘 살아가는 샬럿, 외모지상주의 베넷 동생들 등 등장하는 인물의 개성 강한 묘사가 보는 재미를 더했다 생각된다. 속물근성 철철 넘쳐 보이는 엄마와 맞서 당당하고 해야 할 말은 꼭 하고야 마는, 결국엔 사랑의 결실도 아름답게 쟁취하는 당찬 엘리자베스가 지금도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지는 <오만과 편견>이다.
▣Start -p.113
경쾌함이 톡톡 튀는 제인 오스틴의 문장들이 사랑스럽다. 19세기 영국 여성들의 이야기가 다소 우스꽝스럽게 느껴짐과 동시에, 제한적이었던 그녀들의 일생과 남자로 인해 삶의 방향이 결정되는 그녀들의 삶이 씁쓸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다섯 딸의 혼사가 평생의 업인냥 행동하는 베넷 부인이 우스꽝스럽지만 이해되기도 했다.
새로운 얼굴은 언제나 환호의 대상이다. 게다가 새로운 얼굴이 외모도 준수하며, 재력과 예의까지 갖춘 인물이라면 여성들의 마음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는 베넷 부인은 새로운 얼굴 빙리 씨의 시선을 아리따운 첫째 딸 제인에게 붙들어 두게 한다. 빙리 씨의 초대에 응하러 떠나는 딸에게 일부러 마차를 내어주지 않아 장대비에 홀딱 젖게 만들며 쾌재를 부르는 모습은 웃프기 까지 하다.
◑ p.95
-다아시 씨의 결점은 사람들 모두를 싫어하는 거예요.
그이 얼굴에 슬며시 미소가 떠올랐다.
-당신의 결점은 사람들 모두를 멋대로 곡해하는 것이고요.
다아시를 오만하게 생각하는 엘리자베스와 엘리자베스가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다아시. 다아시는 그녀에게 향하는 자신의 관심이 가져올 곤란함을 인지하고 감정을 멈추려 하고, 엘리자베스는 자꾸 신경 쓰이는 그에 대한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 모른다. 오만한 그와 편견을 가진 그녀. 혹은 편견을 가진 다아시와 오만한 엘리자베스.
친척을 따라 런던으로 간 제인은 그곳에 머무는 동안 빙리에게선 아무런 연락도 만나지도 못했다. 한편 샬럿의 초대로 샬럿의 가족과 함께 콜린스씨 집을 방문한 엘리자베스. 드디어 만난 캐서린 드 버그 영부인은 궁금한 것도 많나 보다. 시시콜콜, 기분이 상할 것 같은 질문도 서슴지 않고 물어댄다. 그리고 하나에서 열까지 '잔소리가 너무 심한 여자 아닌가' 할 정도로 간섭도 심하다. 샬럿은 평탄하게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겠지?
페이지를 더할수록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너무 개성 있고 성격이 도드라져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콜린스의 청혼을 거절한 엘리자베스는 불편함을 느끼고 콜린스가 빨리 떠나주길 기대했지만 예정대로 베넷가에 계속 머물렀다. 그러면서 샬럿과 가까워지는 듯하더니 콜린스는 샬럿에게 또 한 번 청혼을 했고 샬럿은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이 일로 베넷 부인은 엘리자베스를 딸 취급하지 않겠다 했지만 아버지는 그나마 생각이 바른 것 같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편 런던으로 잠시 다녀오겠다던 빙리는 따로 제인에게 연락하지 않았고 동생으로부터 온 편지엔 모두가 런던으로 향했고 겨울을 지내고 올 것이라 하며 다아시의 동생과 빙리가 잘 되길 바란다는 등 마음이 어지러운 편지만 전해오는데... 아무 연락 없는 빙리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너무 답답하기만 하다.
점점 엘리자베스에게 시선이 가는 다아시. 그런데 그 앞에 적수가 나타날 것 같은 예감이다. 이들이 살던 시대에는 재산이 남성에게만 상속되었고 딸만 있다면 아들이 있는 친척으로 상속권이 넘어갔다. 정말 어이없는.. >.<
베넷 가의 재산 역시 상속받기로 한 젊은이가 있었으니.. 성직자의 길을 걸을 콜린스였다. 그는 베넷 가의 자손들에게 어떻게든 보상해 줄 생각임을 밝히고 그들을 방문했는데, 그의 방문 목적은 딸들 중 한 명과 결혼하려는 속셈이었던 것이다. 이그이그~ 속물~ 다아시와 엘리자베스냐, 엘리자베스와 콜린스냐.. 과연~~?
무도회 후 빙리 씨는 제인에게 호감이 있었고 초대를 받아 네더필드로 향한 제인은 비에 흠뻑 젖어 감기에 걸리고 꽤 심하게 앓았다. 빙리 씨 집에서 신세를 지며 병이 호전되길 기다리던 중 엘리자베스가 걸어서 빙리 씨 집까지 갔지만 빙리 자매는 언니를 위해 먼 길 마다않고 간 사람 대단하단 말은 못 할망정 흙탕물이 잔뜩 튄 치맛자락을 보며 교양이 없다는 둥~ 험담은 기본이요, 대놓고 싫은 기색이 역력했는데..
이런 와중에 엘리자베스에게 관심도 없다던 다아시는 점차 호감을 갖고 바라보는 걸 빙리 양이 포착하는데.. 안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엘리자베스인데 다아시까지 호감을 내비치니 얼마나 꼴 보기 싫을까~^^; 다아시의 감정 변화가 점점 흥미로워지는 시점이다.
상당한 재력을 가진 빙리 씨가 이사를 온다. 이사를 오기 전부터 이들과 친해지기 작전이 진행 중인 베넷가. 많은 딸들이 좋은 가문의 남자를 만나 팔자가 폈으면 참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는 게 현실일 것이다. 네더필드의 안주인으로 자신들의 딸 중 한 명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베넷 부인은 무도회에서 큰딸 제인에게 관심을 보이는 빙리 씨가 고마울 뿐이다. 한편 빙리 씨의 친구 다아시 씨는 관심이 가는 여인이 없었고 춤도 추고 싶지 않았는데.. 다아시 씨가 엘리자베스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직접 들은 당사자는 기분이 상했지만 왠지 둘이 뭔가 블링블링 해질 것 같은 느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