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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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세계각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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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할 수 없고 애도할 수 없는 사랑의 잔재들
그 속에서 피어나는 경이롭고 비밀스러운 이야기


영미권 단편문학의 거장, 아일랜드 출신 영국 작가 윌리엄 트레버의 단편집 『밀회』가 출간되었다. 윌리엄 트레버는 2016년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영어로 글을 쓰는, 현존하는 최고의 단편 작가’로 불렸으며 줌파 라히리,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등 현대 영문학을 이끄는 전설적 작가들이 가장 많이 영향받은 작가로 손꼽았다. 휫브레드상, 오헨리상, 래넌상, 왕립문학협회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했고, 다섯 번의 맨부커상 후보 외에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수차례 거론되었다. 쓸쓸하고 고독한 인물들을 섬세하고 절제된 문장으로 유려하게 담아낸 이번 소설집 『밀회』는 『비 온 뒤』, 『그의 옛 연인』에 이어 국내에 소개되는 세 번째 소설집이다.

『밀회』의 소설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사랑의 잔재들’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은 언제나 쉽게 이해되지 않고, 삶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세상에 함부로 평가될 수 있는 사랑은 없고, 그렇기에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는 항상 의뭉스러운 무언가가 남게 마련이다. 책에 실린 열두 편의 소설 속 인물들은 그 사랑이 삶에 남기고 간 애석한 비밀을 조심스럽게 꺼내놓는다. 이 책의 열두 가지 사랑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판단을 잠시 유보한 채 그 순간에 대한 감상에 집중해볼 것을 당부한다. 그 가운데 이례 없이 스며드는 트레버의 탁월한 심리 묘사와 정서적 조율, 이해받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진심 어린 연민은 그 감상을 더욱 다정하게 감싸 안고, 결국 사랑으로 우리 곁에 남는 것은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고인 곁에 앉다
전통
저스티나의 신부
저녁 외출
그라일리스의 유산
고독
신성한 조각상
로즈 울다
큰돈
거리에서
무용 선생의 음악
밀회

옮긴이의 말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워싱턴 포스트 올해의 책★★★
휫브레드상, 오헨리상, 래넌상, 왕립문학협회상 수상 작가
*
단편문학의 거장이자 우리 시대의 체호프 윌리엄 트레버,
불가해한 삶에 대한 다정한 연민과 아름다운 위로

*
“이 소설을 읽고 난 후 나는 조금도 외롭지 않았다.”
_백수린(소설가)

영미권 단편문학의 거장, 아일랜드 출신 영국 작가 윌리엄 트레버의 단편집 《밀회》가 출간되었다. 윌리엄 트레버는 2016년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영어로 글을 쓰는, 현존하는 최고의 단편 작가’로 불렸으며 줌파 라히리,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등 현대 영문학을 이끄는 전설적 작가들이 가장 많이 영향받은 작가로 손꼽았다. 휫브레드상, 오헨리상, 래넌상, 왕립문학협회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했고, 다섯 번의 맨부커상 후보 외에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수차례 거론되었다. 쓸쓸하고 고독한 인물들을 섬세하고 절제된 문장으로 유려하게 담아낸 이번 소설집 《밀회》는 《비 온 뒤》, 《그의 옛 연인》에 이어 국내에 소개되는 세 번째 소설집이다. 이 책에는 〈뉴욕타임스〉가 “트레버 문학의 정수”라고 호평한 열두 편의 작품이 실렸으며, 출간 당시 〈워싱턴 포스트〉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슬퍼할 수도 없고 애도할 수도 없는 사랑의 잔재들
그 속에서 피어나는 경이로운 비밀과 은밀한 만남


《밀회》의 소설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사랑의 잔재들’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은 언제나 쉽게 이해되지 않고, 삶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세상에 함부로 평가될 수 있는 사랑은 없고, 그렇기에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는 항상 의뭉스러운 무언가가 남게 마련이다. 책에 실린 열두 편의 소설 속 인물들은 그 사랑이 삶에 남기고 간 애석한 비밀을 조심스럽게 꺼내놓는다.
한 여성은 괴팍하고 가부장적인 남편과 23년을 살았고 남편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지 못한다(〈고인 곁에 앉다〉). 전통을 중시하는 학교에 다니는 사춘기 소년과 식당의 여직원은 서로의 존재를 비밀스럽게 탐색하고(〈전통〉), 소개팅 업체를 통해 만난 남녀는 서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서도 하루를 함께 보낸다(〈저녁 외출〉). 가난한 처지에도 남편이 예술가이길 바랐던 부인은 돈을 구하기 위해 아기를 파는 끔찍한 생각을 하게 되고(〈신성한 조각상〉), 어린 시절 엄마의 외도를 목격한 여자는 평생 자신의 기억을 들어줄 사람을 찾아 헤매며(〈고독〉), 사랑하는 여인이 ‘불륜 상대’로 치부되는 것을 견디지 못한 한 남자는 이별을 고하고 만다(〈밀회〉). 소설 속 인물들이 보여주는 다양하고 은밀한 비밀을 보고 있노라면 역시 사랑이란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서사임을 헤아리게 된다. 그렇기에 트레버의 소설이 으레 그렇듯 《밀회》의 열두 가지 사랑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판단을 잠시 유보한 채 그 순간에 대한 감상에 집중해볼 것을 당부한다. 그 가운데 이례 없이 스며드는 트레버의 탁월한 심리 묘사와 정서적 조율, 이해받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진심 어린 연민은 그 감상을 더욱 다정하게 감싸 안고, 결국 사랑으로 우리 곁에 남는 것은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끝내 고독할 수밖에 없는 삶을 향한
쓸쓸하지만 다정한 위로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사연을 지닌 채 하루하루 살아간다. 《밀회》 속 인물들도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비밀과 고통을 짊어진 채 쓸쓸한 삶을 산다.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성스러운 세계’에 대한 자각을 절망으로 느끼는 신부(〈저스티나의 신부〉), 한때 가장 친밀한 관계를 맺었던 여인의 유산을 거절할 수밖에 없던 남자(〈그라일리스의 유산〉), 늙은 가정교사의 고통스러운 비밀을 친구들 사이의 가십거리로 만든 소녀(〈로즈 울다〉), 결혼을 약속한 뒤 돈을 벌기 위해 타국으로 간 남자친구를 기약 없이 기다리는 여자(〈큰돈〉), 한 저택의 가정부들 앞에서 자신의 마지막 춤을 춰야만 했던 무용 선생(〈무용 선생의 음악〉)까지. 이들 각자가 지닌 고독한 사연은 그들을 한없이 쓸쓸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 쓸쓸함 속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시선은 냉정하거나 비관적이지 않다. 트레버는 인물의 상황을 세밀하게 그려내면서 마치 그들의 인생을 귀담아 들어줄 마지막 관객이라도 된 듯, 다정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그 시선 덕분에 책을 읽고 나면 마음이 무거워지기보다는 조용한 위로를 받은 듯한 기분이 든다. 각자의 고독을 몸에 감은 채 살아가는 인물을 자세히 보여줄 뿐인데도 소설들이 이토록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백수린 소설가의 추천사처럼 “우리는 끝내 고독할 수밖에 없지만 어쩌면 그 고독이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이지 않을까.

혼란스러운 삶의 한순간을 펼쳐 보이는 단편문학의 진수

《밀회》는 놀라운 책이다…… 윌리엄 트레버는 정말로 현시대 최고의 단편 작가다. _마이클 더다(퓰리처상 수상 서평가), 〈워싱턴 포스트〉

표제작인 〈밀회〉의 두 남녀는 불륜 관계다. 여자가 이혼한 뒤 둘의 관계는 미묘하게 흔들리고 결국 두 사람은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한 채 이별을 맞는다. 이 소설에서만큼은 백화점 유리창에 비친, 마지막 포옹을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우아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는 트레버가 어디선가 계속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인물들의 삶, 그 한순간을 펼쳐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단편소설의 의의라면, 훌륭한 단편소설이란 무엇인지가 궁금한 사람에게 트레버의 소설은 가장 적합한 예시가 될 것이다. 모순된 마음과 은은한 감정, 이해를 넘어서는 삶의 미묘한 순간들, 극도로 절제된 절정에서 느껴지는 전율. 그로써 트레버 소설에서 드러나는 복잡하고 난해한 우리 삶의 순간들은 남김없이 이해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게 되고, 그러므로 이 책을 옮긴 김하현 번역가의 말처럼 그의 소설은 “가만히 따라가는 자세”로 읽으면 충분할 것이다.
“괴로운 고통 속에서 진실을 찾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다르블레 씨(〈고독〉)의 말처럼 소설 속 인물들은 자신만의 고통 속에서 진실을 찾고 있는 듯 보인다. 끝끝내 진실이 무엇인지 우리는 알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트레버의 소설을 읽고 나면 그래도 괜찮을 것만 같다. 때로는 혼란스럽고 앞이 보이지 않는 삶이지만, 그대로도 괜찮을 것이다. 책장을 덮고 나면 느껴지는 이상한 아름다움과 깊은 여운을 가슴에 담은 채, 그 또한도 괜찮다며 조금쯤 삶을 긍정하게 될 것이므로.


조이스, 체호프, 업다이크보다 뛰어난 이야기의 장인. _〈하퍼스앤드퀸〉

그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 트레버는 미묘한 문장 순서의 변화와 숙련된 색채 전환으로 독자를 열두 개의 작은 세상으로 데려가며, 이 세상들이 합쳐져 그가 사는 감각적이고 너그럽고 슬프고 감탄스러운 우주를 이룬다. _〈헤럴드〉

윌리엄 트레버라는 기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트레버는 인간의 희망과 죄악, 실패를 낱낱이 꿰뚫어 보면서도 다정한 호기심과 한결같은 경이감을 잃지 않는다. _〈아이리시 타임스〉

트레버는 극히 작고 고통스러운 뉘앙스를 기록하는 데 여전히 뛰어나다 …… 독자를 사소한 인간 드라마로 끌어들인다. _〈이코노미스트〉

독창적이고 암시적이다. _〈스펙테이터〉

독자를 최면에 빠뜨리며 차분하고 어두운 유머가 들어 있다. …… 시대를 초월한다. _〈데일리 익스프레스〉

자양분이 되는 진실 가득한 스토리텔링. _〈메트로〉

아름답고 비범하다. _〈스코츠맨〉

개성적이고 절묘하다. 과거에 얽매인 삶과 현실을 불편해하는 인물들을 조명하는 기민하고 통렬하고 씁쓸하게 웃긴 이 단편들은 빈틈없이 다진 섬세함과 정확한 관찰, 심리적·감정적 진실을 담은 걸작이다. _〈선데이 타임스〉

최고의 수준에 오른 이 장르의 대가. _〈파이낸셜 타임스〉

늘 그렇듯 탁월하다. _앨런 매시, 〈스코츠맨〉

종이책 회원리뷰 (27건)

인생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g********m | 2023.01.2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영국 작가의 단편집이다. 단편 소설의 왕인 체호프와 비견된다고 한다. 읽어 보니, 누가 더 잘 썼는 지는 모르겠지만, 결이 많이 다르다. 다른 의미에서 좋다는 말이다.    모든 단편이 그렇지만, 짧게 지나가지만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운(삶의 진실이 너무나 많이 담겨 있는) 인생의 어느 한 컷을 너무 섬세하게 포착했다. 그리고, 체호프와는 다르게 그 컷을 분명하게 전
리뷰제목

영국 작가의 단편집이다. 단편 소설의 왕인 체호프와 비견된다고 한다. 읽어 보니, 누가 더 잘 썼는 지는 모르겠지만, 결이 많이 다르다. 다른 의미에서 좋다는 말이다. 

 

모든 단편이 그렇지만, 짧게 지나가지만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운(삶의 진실이 너무나 많이 담겨 있는) 인생의 어느 한 컷을 너무 섬세하게 포착했다. 그리고, 체호프와는 다르게 그 컷을 분명하게 전달하지 않고 아주 은유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나의 시선이 어느 한 문장을 반복해서 오르내렸다. 

 

삶은 쓸쓸하다. 살람들은 잘 알지도 못 하면서 내 삶에 대한 평가를 하고 측은한 시선을 보낸다. 그럼, 나는 그런 세상에 대해 냉소에 경멸로 대한다. 더 슬픈 것은 나도 타인의 삶에 대해 그런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다. 알면서도, 그 모순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렇게 한다. 그게 삶이라면 우리 삶은 너무 쓸쓸하다. 그래서, 우리는 돈에 집착하고 인간관계에 집착하는 지는 몰라도. 아마 그렇겠지. 

 

작가의 인물들은 대체로 "작고 깡말랐"다. 늙고 머리가 버껴지고. 우리 삶처럼. 지금이 아니면 언젠가는 우리는 그렇게 된다. 그래도 사는 게 삶이라지만, 우리는 나는 예외라고 생각하고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타인에게 측은한 시선을 보낸다. 

 

한국 작가들도 단편을 워낙 잘 써, 외국 작가의 단편소설은 잘 읽지 않는 편이다. 체호프가 좋다고 해서 꽤 오래전에 읽어 보긴 했지만, 글쎄 아주 좋지는 않았다. 아마 정서적으로 한국 사람과는 잘 맞지 않았나 보다. 하지만, 윌리엄 트레버의 단편소설은 정서적으로 나에게 잘 맞았다. 혹시, 체호프의 작품을 30대에 읽었고 이 작가의 작품을 40대에 읽어서 그런가? 어쨌든 오랜만에 읽는 외국 작가의 작품이자만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물론 꽤 많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이 있기도 했다. 그만큼 매우 은유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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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밀회] 윌리엄 트레버가 그린 열두 가지 은밀한 만남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키* | 2022.03.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어떤 책은 제목만 보고 덥석 읽게 되고 어떤 책은 제목만 보고 고개를 돌리게 되는데, 이 책은 후자였다. 몇 년 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모 드라마의 제목과 똑같은 책의 제목이, 나로서는 크게 관심도 없고 동경하지도 않는 사랑의 형태를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게 된 건, 얼마 전 팟캐스트 <책읽아웃>에서 황정은 작가님이 이 책을 추천하셨기
리뷰제목


 

어떤 책은 제목만 보고 덥석 읽게 되고 어떤 책은 제목만 보고 고개를 돌리게 되는데, 이 책은 후자였다. 몇 년 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모 드라마의 제목과 똑같은 책의 제목이, 나로서는 크게 관심도 없고 동경하지도 않는 사랑의 형태를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게 된 건, 얼마 전 팟캐스트 <책읽아웃>에서 황정은 작가님이 이 책을 추천하셨기 때문이다. 황정은 작가님이 좋아하는 작가와 책이라면 덮어놓고 읽는 나로서는, 작가님이 윌리엄 트레버를 좋아하신다니 반가웠고 이 책을 추천하신다니 호기심이 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에는 총 12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밀회>라는 제목은 마지막 단편의 제목에서 따왔나 했는데, 책을 다 읽고나서 생각해보니 모든 단편에 '밀회(남몰래 모이거나 만남)'가 나왔다. 좁게는 밀회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불륜도 있고, 드라마 <밀회>에서처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녀 간의 사랑도 있다. 넓게는 방금 남편을 여의고 혼자가 된 여자의 곁에 나타난 사람들이라든가, 어린 시절 한 저택에서 가정부로 일할 때 잠깐 보았을 뿐인 무용 선생을 오랫동안 기억하는 여자의 이야기도 있다.

 

책에 실린 단편의 대부분이 좋았지만, 여러 번 반복해 읽게된 건 <그라일리스의 유산>이었다. 책으로 만나 책으로 이어지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리 읽어도 질리지 않고 늘 같은 정도로 마음을 설레게 한다. 결혼을 약속하고 돈을 벌기 위해 외국으로 떠난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여자의 이야기도 나오는데(<큰돈>), 이 이야기는 작년에 읽은 윌리엄 트레버의 장편 소설 <펠리시아의 여정>(1994년작)에도 나온다. 이런 식으로 윌리엄 트레버의 단편과 장편이 연결되는 경우가 또 있는지 궁금하다. (더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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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맞는거 같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빨**끼 | 2022.01.0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단편은 사탕을 한알 한알 녹여 먹거나 포도알을 하나 하나 뜯어서 입 안에 넣고 오물거리거나, 견과류를 오도독 하고 씹고 씹어서 꿀꺽하고 삼키는 맛의 느낌을 준다.   " 윌리엄 트레버" 라는 작가를 나는 알지 못했다. 무려 1928년도의 태어난 작가, 그렇게 오래전의 작가.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의 일제강점기 시절에 태어난 작가, 2016년 88세의 나이로
리뷰제목

단편은 사탕을 한알 한알 녹여 먹거나 포도알을 하나 하나 뜯어서 입 안에 넣고 오물거리거나, 견과류를 오도독 하고 씹고 씹어서 꿀꺽하고 삼키는 의 느낌을 준다.

 

" 윌리엄 트레버" 라는 작가를 나는 알지 못했다.

무려 1928년도의 태어난 작가, 그렇게 오래전의 작가.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의 일제강점기 시절에 태어난 작가, 2016년 88세의 나이로 작고 할때까지 수백편의 단편과 18권의 책을 낸 아일랜드의 작가. 분명 저런 그의 이력만 읽어도 그가 나이든 남자라는 느낌을 가지고 나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이가 있는 옛날 남자라는 이미지.

그 이미지 가지고 책을 들여다 보고 그의 글을 곱씹어 본 건 나의 크나큰 실수 였다.

책을 읽으면서 그런 그의 이미지는 완전히 사라졌고,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앞 페이지로 넘어오는 버릇 때문에 다시 그의 이력을 보다가 와~

섬세한데 또 집요하진 않고 , 두루뭉실 한거 같은데 예리 하고 , 딱 잡아서 이해가 되진 않지만 알 것같은 그의 단편들.

다음편으로 넘어 가고 넘어 갈때 마다 나이든 여자이거나 소년이거나 아이거나 중년남자이거나, 등장 인물들이 계속 바귈때 마다 또 다른 작가가 이야기를 이어 가는 느낌을 받았다. 한 작가의 작품인데, 다른 사람이 쓰는 것 같은 느낌.

한 선생님에게서 배운 다른 마음을 가진 사진이 쓰는 단편집 같은 기분을 느끼고는 감탄을 하고 말았다.

하나 하나에 나는 집중했고, 몸을 웅크리고 보다가 늦게야 기지개를 켰는데, 단편을 곱씹을새도 없이 읽어 제껴서 놀랐다. 말랑 말랑한 글도 아니고 농담도 없는데 농담 같이 들리는 마법, 특히 전통등에서 간간히 나오는 라틴어 기도문이나 말들 때문에 나도 모르게 아 이건 해리포터 아이들이 쓰는 마법 같은 말이구나 라고 혼자 생각 버리고 말았다.

 

원래라면 나는 단편집을 한번에 읽어제끼지? 않는다. 한 에피소드가 끝나면 조금 쉬거나 아니면 다른 책을 읽거나 해서 머리를 좀 다른 것에 물들이고 다시 돌아와서 다른 단편을 읽는 편인데, 그래야 짧은 이야기라도 한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그랬는데...이 책은 그러질 못했다.

아니 그러지 않은거지..

 

그랬던건 처음 이야기 부터 몰입감이 있어서 일거다. 유독 어? 끝난건가 싶게 끝나는데 그래서 더 읽어버린건지도 모르겠다.

 

+ 한겨레출판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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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c*********n | 2022.01.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12개의 단편이 실려있는 《밀회》짧은 단편들이라 금방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오만하게도...<고인 곁에 앉다>부터 <밀회>까지 쉽게 넘긴 장이 없었다. 섬세하게 묘사한 글들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려지기도 하고 곁에서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사랑에 관한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문장들... 때론 이해되지 않아 다시 읽어보기도 하고 그냥 넘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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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의 단편이 실려있는 《밀회》
짧은 단편들이라 금방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오만하게도...
<고인 곁에 앉다>부터 <밀회>까지 쉽게 넘긴 장이 없었다. 섬세하게 묘사한 글들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려지기도 하고 곁에서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사랑에 관한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문장들... 때론 이해되지 않아 다시 읽어보기도 하고 그냥 넘기기도 했다.
단편들이 가진 여러 색채의 사랑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추천한다.


P.21 “여러분이 오신 집에는 슬픔이 없어요."
?????? <고인 곁에 앉다> 中


P.287 말하지 않았으나 이해한 사랑의 규칙은 끝나지 않은 것을 끝내는 괴로움 속에서도 깨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깨지지 않을 것이었다. 오늘 사랑은 조금도 부서지지 않았다. 둘은 그 사랑을 지니고서 몸을 떼고 서로에게서 멀어져갔다.???????? <밀회> 中


한겨레출판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밀회 #하니포터 #도서리뷰 #한겨레출판 #서평단 #단편소설 #윌리엄트레버 #다정한연민 #아름다운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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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 윌리엄 트레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뉴*더 | 2022.01.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다른 사람들의 사랑은 모두 아름답고 행복해 보인다. 그들의 사랑에는 위태로움이란 결코 없고 유한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나의 사랑은 어렵기만 하여 그저 슬퍼하기만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쉽게 단념할 수도 없다. 누구나 '나'가 되었을 때 공통적으로 느끼는 이러한 사랑의 특징을 세심하게 그린 책이 있다. 윌리엄 트레버의 『밀회』는 누구라도 사랑하면서 느낄 수
리뷰제목


다른 사람들의 사랑은 모두 아름답고 행복해 보인다.

그들의 사랑에는 위태로움이란 결코 없고

유한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나의 사랑은 어렵기만 하여 그저 슬퍼하기만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쉽게 단념할 수도 없다.

누구나 '나'가 되었을 때 공통적으로 느끼는 이러한

사랑의 특징을 세심하게 그린 책이 있다.


윌리엄 트레버의 『밀회』는 누구라도 사랑하면서

느낄 수 있는 외로움과 처절함을 12편의 단편에

담아낸 단편집이다.

작가는 사랑은 이처럼 외롭고 처절하고 비참한 것이야,

라고 적나라하게 말하지 않는다.

사랑을 하면 유약해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내면을

비밀스럽고도 조심스럽게 다룬다.

그것이 자연스럽게 밖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솔직한 내면을 드러낸 '사랑을 하고 있는 인간'은

사랑으로 연약해진 마음을 위로받고

다시 사랑으로 회복할 거라는 희망을 얻는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 그리고 싶은 사랑은 풋풋한

첫사랑이나 절정이 이른 뜨거운 사랑은 아닌듯하다.

더 이상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는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사랑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 적정함은 안정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정상 범주를 벗어나지 않으려고 간신히 애를 쓰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오히려 불안정해 보였다.


12편의 작품에서 선보인 사랑은 모두 미적지근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어, 잠시 방심하는 틈에

걷잡을 수 없이 온도가 올라 끓어 버리거나

차갑게 식어 얼어버릴 수 있는 위태로움을 간직했다.

소설의 인물들은 사랑의 온도가 변하지 않도록,

적정 온도가 유지되도록 부단히 애쓴다.


모두 짧지만 빨리 읽어낼 수 없는 작품들이었다.

내면과 상황 묘사가 면밀하게 쪼개져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읽어야만 했다. 어느 것 하나 가볍게 넘길

감정이 없었고 그렇기에 더욱 공을 들여 읽어야 했다.

제대로 이해하며 읽었는지도 아리송하다.

분명한 것은 겉보기에는 다채로워 보이는 사랑도

그 속을 들여다보면 다 같은 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누구의 사랑만 유별나게 예쁜 색을 가지고 있지 않다.

사랑은 모두 똑같은 색을 가졌지만 어떻게 빚어내고

드러내느냐에 따라 고유의 색이 다르게 비친다.


「고인 곁에 앉다」


남편이 살아생전 자신에게 한 번도 애정을 내비친 적이

없었지만 남편이 죽은 뒤 에밀리는 남편의 명복을 빈다.

남편이 죽은 뒤 자선 단체에서 찾아온 낯선 자매에게

남편에게 상처받았던 과거를 우회적으로 고백한다.

이어지는 자매의 당황에 에밀리는 태도를 바꾸어

남편을 두둔한다. 도리어 결혼을 하지 않은 자매에게

괜한 소리를 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뉘우치기도 한다.

에밀리에게는 남편에 대한 사랑의 잔재가 남았던

것일까, 혹은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한 자신의 비참함을

숨기려 했던 것일까.

"제가 남편을 사랑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자매는 당황했다.(···) 결혼하지 않은 이 여자들이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에밀리는 생각했다. 슬픔도 애석함도

없다 할지라도 세상을 뜬 저 남자에게 얼마간의 사랑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저들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처음부터 자신의 잘못, 자신의 어리석음이었다.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다.

 


「전통」


소녀였을 시절에 명명된 '그 소녀'라는 호칭을 나이가

한참 들어서도 듣는 가정부 벨라가 있다.

물론 벨라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른다.

벨라를 흠모하는 올리비에만 간직하는 비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랑은 일 방향이 아닌 쌍방향의

것이며 굉장히 은밀하고 조심스럽게 진행된다.

서로를 향한 관심, 관심에 대한 눈치와 짐작,

끝내 확인되는 확신. 서로가 내비치는 상상을 통해

이뤄진다.


걸어가는 동안 그의 얼굴이 그녀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의 목소리는 오래전 다정하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던 그 소년들의 목소리였다. 그녀가 짐작했듯이,

그는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도 비슷한 부류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언제나 비슷한 부류를 알아보았다.

 


「그라일리스의 유산」


한때 '책'이라는 매개체로 사랑을 나눴던 여인의

죽음으로 엄청난 유산을 상속받게 된 그라일리스는

그 여인과의 과거를 회상한다.

단순히 유산을 상속받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는 아내를 속인 죄책감과 미안함, 여인과의 한때

풋풋했던 사랑을 그대로 남겨두어야 하는 책임감 등의

복잡한 감정의 굴레에서 벗어날 책무가 있다.

그는 여인과의 추억을 마지막으로 복기하고

유산 상속을 포기하는 것을 끝으로 그 굴레에서 벗어난다.

 

위스키의 힘을 빌린 말은 이제 사사로운 일, 더 이상

패닉을 일으키지 않는 질서 정연한 기억 속의

속삭임이었다. 변호사를 찾아가면서, 그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는 기억 밖에서는 건드리지 말아야 했던

것을 건드렸다. 기억 속에서는 모든 것이 영원히 그곳에

있었고 아무것도 변할 수 없었다.

 


「큰돈」


어머니가 돌아가시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존 마이클은 어머니의 죽음 직후 돈을 벌기 위해

미국으로 떠날 계획을 세운다.

결혼을 약속한 피나와 집과 땅을 물려준다는 외삼촌을

뒤로 한 채 그저 돈을 벌겠다는 목적으로 먼 길을 떠난다.

피나는 존 마이클이 돌아온다는 희망만을 품고

살아가지만 그는 번번이 약속을 어기며 피나의 희망을

짓밟는다. 피나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하지만 불안감과 의심은 슬며시

얼굴을 드러내고 결국 피나는 관계에 회의감을 갖는다.

그들에게 돈과 사랑 중 어느 것이 목적이고 수단이었을까.

그들은 피나가 깨달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 만약 존

마이클과 함께였다면 지금보다 더 외로웠을 것이다.

오래 이어진 사귐과 함께 계획한 미래, 서로에 대한

열정과 포옹은 가슴 저미는 기억으로 남았으나 괴로움은

사라지고 없었다. 두 사람이 사랑한 것은, 너무나도

사랑한 것은 미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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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n**t | 2022.01.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주인공들의 심리는 모호하고 복잡하다. 그들의 마음을 따르는 것도 어렵다. 오히려 그들을 지켜보는 사람들, 타인의 비밀을 듣는 주변 사람들의 마음이 더 분명하게 느껴진다.남편이 죽고 나서야 가부장적인 남편에 대해 이야기하는 에밀리의 이야기를 듣는 자매(고인 곁에 앉다), 성스러움은 사라지고 절망만 가득찬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듣는 신부(저스티나의 신부), 엄마의 외도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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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들의 심리는 모호하고 복잡하다. 그들의 마음을 따르는 것도 어렵다. 오히려 그들을 지켜보는 사람들, 타인의 비밀을 듣는 주변 사람들의 마음이 더 분명하게 느껴진다.

남편이 죽고 나서야 가부장적인 남편에 대해 이야기하는 에밀리의 이야기를 듣는 자매(고인 곁에 앉다), 성스러움은 사라지고 절망만 가득찬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듣는 신부(저스티나의 신부), 엄마의 외도를 목격하고 자신의 기억을 들어줄 사람을 찾는 여자(고독), 불륜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이 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거울(밀회)

그러다보니 타인의 비밀을 공유하는 자들의 마음은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고 그들의 불안감이 가까이 느껴졌다

#밀회 #하나포터 #도서리뷰 #윌리엄트레버 #한겨레출판

"한겨레출판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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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지만 밀회만 있는 건 아니에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자**취 | 2022.01.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굳이 따지자면 나는 장편의 긴 여운보다는 단편의 농축된 한방을 좋아하는 편이다. 분량이 가지는 한계 때문에 오히려 벌침에 쏘이는 느낌이랄까, ‘훅 치는’ 느낌의 단편이 주는 여운은 장편의 묵직한 여운과 약간 결이 다르다.그런 점에서 ‘영어로 글을 쓰는, 현존하는 최고의 단편 작가’라는 윌리엄 트레버의 12편의 단편이 실린 <밀회>는 나의 예상을 조금 벗어난 작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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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따지자면 나는 장편의 긴 여운보다는 단편의 농축된 한방을 좋아하는 편이다. 분량이 가지는 한계 때문에 오히려 벌침에 쏘이는 느낌이랄까, ‘훅 치는’ 느낌의 단편이 주는 여운은 장편의 묵직한 여운과 약간 결이 다르다.

그런 점에서 ‘영어로 글을 쓰는, 현존하는 최고의 단편 작가’라는 윌리엄 트레버의 12편의 단편이 실린 <밀회>는 나의 예상을 조금 벗어난 작품들이었다. ‘밀회’라는 자극적인 제목만 해도 그렇거니와(왜 남편은 이런? 책을 보냐며 타박했다) ‘사랑의 잔재’에 에 관한 책이라고 해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사랑의 온갖 잔재를 상상했지만, 나의 예상을 벗어나 있었다. 역시 범인(凡人)이 흘려보내는 순간들을 포착하는 게 작가라더니, 정말이지 그런 것 같다.

세상을 살아갈수록 ‘사랑’이라는 것이 참 정의되기 어렵고 다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에 함부로 평가될 수 있는 사랑은 없고, 사랑인 줄 몰랐으나 사랑이었을 수도,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랑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외국에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미운 정’이라는 것이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생각보다 술술 책이 읽히지 않아 사실 책을 읽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다 마지막에 옮긴이의 말을 보니 공감이 되었다.
“어떤 소설은 빠르게 이해하려는 자세가 아니라 가만히 따라가는 자세로 읽어야 한다는 것을. 슬픔과 기쁨, 실망, 불안, 후회로 이루어진, 내가 가진 편협한 시각으로는 포착하지 못하는 삶의 순간들.” 나 또한 이 소설을 읽고 난 후 생각지도 못한 어떤 지점에서 위로를 받았다. 어느 날 가만히 다시 한번 더 읽어보고 싶다.

*한겨레출판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밀회 #하니포터 #도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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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우* | 2022.01.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처음 만나는 작가 윌리엄 트레버의 단편소설집인 밀회는 단편소설집들이 그렇듯, 작품 중 하나의 제목이 전체 제목이 되었다. 밀회는 12편의 단편 중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 소설의 제목이다. 삶이란 어떤 점에서는 공감이 되기도 하는 반면, 각자의 모습에 따라 다양하기도 하다. 사랑이라는 감정 또한 삶 속에 담겨 있어서 그런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는 다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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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작가 윌리엄 트레버의 단편소설집인 밀회는 단편소설집들이 그렇듯, 작품 중 하나의 제목이 전체 제목이 되었다. 밀회는 12편의 단편 중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 소설의 제목이다. 삶이란 어떤 점에서는 공감이 되기도 하는 반면, 각자의 모습에 따라 다양하기도 하다. 사랑이라는 감정 또한 삶 속에 담겨 있어서 그런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는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의 감정과 상황이 펼쳐진다. 이해가 되는 삶도 있지만,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삶도 등장한다. 삶의 모습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제목부터 묵직했던 "고인 곁에 앉다"라는 작품을 읽으며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주인공인 에밀리의 감정도 이해가 될 것 같았다. 오랜 세월 함께 한 남편의 죽음 앞에서 아내는 어떤 감정을 갖게 될까? 부부는 고운 정도 있지만 미운 정도 있을 터. 여러 감정이 오고 갈 것 같다. 미울 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다시는 못 올 길을 떠난 배우자를 보며 못해줬던 기억에 가슴 아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책 속에서는 아쉽지만 접어도 될 것 같다. 가부장적이고 늘 군림하기만 했던 남편의 죽음 앞이라면 다를 수도 있겠다. 남편의 죽음 앞에서 자유를 느꼈다면 과연 그녀는 비판받아야 할까? 남편의 죽음이 홀가분하고, 시원하다면, 눈물이 나지 않고 애가 타지 않는다면 그 모든 감정의 결과들은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이제 막 남편은 숨이 끊겼다. 그를 모르고 위로하기 위해 온 제라티 자매와의 대화 속에서 조금 다른 분위기들을 마주했다. 남편에 대한 좋은 기억들보다는 후회(그와의 결혼을) 하는 기억들이 떠올리지만 제라티 자매는 그녀가 충격 때문에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그와 안 지 28년, 함께 산 지 23년.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뀐 긴 세월을 살면서 어쩌면 에밀리는 이날을 손꼽아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작품인 밀회 역시 묵직한 무언가가 담겨있다. 이혼한 지 얼마 안 된 그녀와 그는 조심스럽게 감정을 나눈 사이다. 그녀가 이혼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궁금할 법 하지만 그녀도, 그도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그저 둘은 일상의 시간들을 함께 나눈다. 하지만 조심스럽다. 그녀는 이혼녀임에도 그들의 관계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계속 신경 쓰인다. 에밀리가 그랬듯이 밀회의 남주인공 또한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다. 그녀를 사랑하지만, 그녀가 손가락질 받는 상황이 더 힘든 그는 결국 그녀를 위한 선택을 한다. 과연 그의 선택에 대해 손뼉을 쳐 줄 수 있을까?

삶은 혼자가 아니다. 타인의 삶이 내 삶에 들어와 있고, 영향을 미친다. 각자 다른 삶의 군상들이 담겨있지만, 그래서 다양한 감정들이 혼재되지만 그 안에는 같으면서도 다른 감정들이, 삶들이 존재한다. 그런 삶의 모습을 짧은 작품으로 모아서 만들어진 밀회 속을 여행하다 보면 어렵고도 쉬운 게 사랑이라는 생각에 역시나 가닿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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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고독 속의 따뜻함 [ 밀회 - 윌리엄 트레버 ]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j******5 | 2022.01.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길에 지갑이 떨어져 있다. 이 지갑을 보고 가져가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가?   이 질문은 꽤 오랫동안 나를 에워싸고 있다. 초등학생 때 길을 가고 있었다. 내 앞으로 이 천원이 날아가고 있었고 어라 하는 사이, 누가 봐도 돈의 주인이 아닌 아줌마가 나타났다. 발로 잽싸게 돈을 눌러 잡으며 의식하는 듯 내 돈이 날아갔네 같은 어울리지 않는 멘트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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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지갑이 떨어져 있다.

이 지갑을 보고 가져가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가?

 

이 질문은 꽤 오랫동안 나를 에워싸고 있다.

초등학생 때 길을 가고 있었다.

내 앞으로 이 천원이 날아가고 있었고

어라 하는 사이, 누가 봐도 돈의 주인이 아닌 아줌마가 나타났다.

발로 잽싸게 돈을 눌러 잡으며

의식하는 듯

내 돈이 날아갔네 같은 어울리지 않는 멘트를 날렸다.

이때 이후로 절대로 땅에 떨어지거나 남의 것은

함부로 가져가지 말자고 다짐했다.

아줌마의 행동에 경미한 경멸을 느낀 것도 있었겠지만

돈을 보고 난 후 찰나의 순간

주울까 하는 생각을 했던 죄책감도 한몫했지 않을까.


소설을 쓰는 입장에서 책을 읽기 시작하니,

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책들이 다가온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중요하고

그 판단을 기준으로 행동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소설의 순기능이란 어쩌면

있는 그대로 보여주므로 인해

독자가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아닐까 싶다.


 

윌리엄 트레버의 소설은 불편한 주제들을 다루지만

불편한 느낌이 덜 들었다.

오히려 공감이 가고 상황들이 있는 그대로 다가와

이해가 되었다.

이해가 된다고 해서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온전히 이해를 했다는 깊이 있는 정도도 아니다.

단순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순수하고 얕은 이해로서의 이해.

 


 

짧은 단편들이지만 내용은 짧지 않다.

각각 인물들의 서사가 군데군데 녹아 있어,

작가는 참 다채로운 삶을 살아왔지 않을까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전반적으로 다 좋았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전통, 저녁 외출, 로즈 울다 부분이 인상 깊다.


 

<전통>

패기 있고 은밀한 올리비에의 행동과 생각들이

주어진 대로 살아가는 나를 일깨웠다.

굳이 무엇인가를 잘하지 않아도

하고 싶다는 욕망이 들 수 있고

한다고 해서 잘못된 것이 아니다.

성과가 날 수도 있고 안 날 수도 있다.

 

<저녁 외출>

자칫 민망할 수도 있는 상황들이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서로의 존엄을 지켰고

그 과정이 어리둥절하기도 했지만

우리끼리의 비밀이 생긴 듯해

이상한 성취감도 들었다.

 

<로즈 울다>

눈물이 나올 뻔했다.

로즈의 죄책감과 부버리씨에 대한 미안함 등이

너무나 따뜻했다,

차가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읽다가 한 구절을 여러 번 읽기도 하고

다시 처음부터 읽기도 했다.

시간의 넘나듬도 자유로웠고

시점이 3인칭으로 진행되어서

주된 화자를 찾고 찾았다.

작가의 글 스타일이 띄엄띄엄 쓰는 경향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나쁜 뜻이 아니다.

예를 들어 불편한 장면은 애초에 소설에 등장하지 않지만

읽어가는 우리는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윌리엄 트레버의 다른 소설이

밀회를 읽는 내내 궁금해졌다.

이 소설을 읽고 난 후

나는 조금도 외롭지 않았다.

백수린 소설가의 추천평

백수린 소설가의 추천평에 끌리기도 했는데

다 읽고 나니 이런 뜻이구나 싶기도 하고

백수린 소설가도 궁금해졌다.

 


 

많은 궁금증들이 쌓여있지만

하나씩 여전히 풀어가고 있는 지금,

조만간 풀리게 될 또 다른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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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이 작가만이 포착할 수 있는 섬세한 삶의 순간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분**이 | 2022.01.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에밀리의 남편이 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홀로 남은 아내를 위로하기 위해 에밀리의 집을 찾은 제라티 자매에게, 에밀리는 슬픔보다 더 짙게 남은 회한을 털어놓는다. 죽은 남편의 장점보다 단점을 더 많이 기억하고 술회하는 에밀리. 자매는 '누구나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다'는 말로 애써 당혹감을 감추려 하지만, 에밀리에게 남은 것은 슬픔이나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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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의 남편이 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홀로 남은 아내를 위로하기 위해 에밀리의 집을 찾은 제라티 자매에게, 에밀리는 슬픔보다 더 짙게 남은 회한을 털어놓는다. 죽은 남편의 장점보다 단점을 더 많이 기억하고 술회하는 에밀리. 자매는 '누구나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다'는 말로 애써 당혹감을 감추려 하지만, 에밀리에게 남은 것은 슬픔이나 죽은 자를 향한 마지막 사랑이 아니라 빈 껍데기 같은 무엇이었다. 

 

[밀회] 에 실린 단편들은 모두 12편. 작가인 윌리엄 트레버의 명성을 익히 들었기에 무척 기대하고 읽기 시작한 작품집이었는데, 첫 작품부터 익숙치 않은 분위기와 메시지에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삶에 대한 무언가. 오랜 결혼 생활을, 애정없이 그저 함께 살아왔을 뿐인 부부생활을 끝내게 되면 에밀리처럼 반응하게 되는 것일까. 이런 당황스러움은 첫 번째 이야기인 <고인 곁에 앉다> 를 시작으로 마지막 작품인 <밀회>로 주욱 이어진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작가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첫 이야기에서는 알쏭달쏭했던 그 무언가가 손에 잡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인 감상을 말하자면, 그의 작품 속에서 줄거리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윌리엄 트레버의 작품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한 번 스쳐가는 손길, 눈빛, 분위기 안에서 느껴지는 무언의 깨달음 같은 것이다.

 

 <밀회>에서 적절치 못한 관계를 이어오던 커플 중 여성이 이별을 감지하는 것은 상대의 말 때문이 아니었다. 이별의 예감은 단순히 '그들의 연애가 어제와는 다르다는 것을 잠시나마 느꼈다'라는 문장으로 대변될 뿐이고, 독자는 이 문장을 읽는 순간부터 그녀와 함께 이별의 징조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글로 쓰여있으되 글로 표현되어 있지 않은 그 무언가를, 독자는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이별의 말조차 나누지 않는다. 백화점 유리창에 반사되어 새겨지는 두 사람의 마지막 포옹. 그 장면과 분위기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전율이 일었다.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찬사와 존경을 받는 윌리엄 트레버. 하지만 나는 아직은 그의 작품이 많이 낯설다. 나의 삶의 깊이가 아직 그런 수준에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모양이다. 오기가 나서 에잇!하며 계속 읽어가기는 했지만 표제작인 <밀회> 외에 이렇다 할 느낌은 받지 못했다. 어떤 작가와 작품에 도전한다는 표현은 옳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도전해보고 싶은 작가가 한 명 더 생긴 것은 확실하다. 그 끝을 살짝 붙잡은 것 같은 윌리엄 트레버의 세계. 그가 보여주는 여백의 미를 조금은 더 음미해보고 싶다.

 

** 출판사 <한겨레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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