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도 좋아하는 음식 인문서적에 디자인 및 레이아웃이 마음에 들어 웬만하면 소장하게 되는 윌북. 구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원이란 참 신기하다. 이것은 왜 이렇게 명명되었는가를 따지고 파고 들어가다보면 결국에는 그 당시의 역사와 문화와 사상에까지 닿지 않을 수가 없기에 미시에서 거시로 나아가는 그 과정에서 인문사회학적 호기심이 충분히 채워지는 것이다. 지적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 좋아하는 소재라면 그 충족감은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외국, 특히 서양의 식당에 가서 음식 주문을 할 때, 문화가 다른 한국에서 온 우리는 무엇을 주문해야 할 지 매번 고민하게 된다. 식재료나 조리 방식은 어느 정도 검색하면 안다고 하더라도, 소스의 이름이나 디저트 쪽으로 가면 정말 매번 식당에 갈 때마다 주문할 때 실수하지는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미식가의 어원 사전은 요리의 기원과 독특한 이름을 갖게 된 역사에 대해 나름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시저 샐러드를 그렇게 많이 시켰으면서도 로마의 황제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잉글랜드 브렉퍼스트가 왜 그렇게 양이 많고 헤비한 지, 고기를 부르는 영어 단어가 왜 그렇게 다양한 지 알 수 있는 즐거운 여정이었다.
아쉬운 점은 영국 사람 관점에서 저술되어 있어,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음식을 방대하게 담는 것은 제한적이다. 공통적인 요리들도 있지만, 영국이나 북유럽 등지에서만 만날 수 있는 요리들에 할애한 분량이 많기 때문이다. 또, 그런 이유로 음식에 사진이나 일러스트레이션이 첨부되어 있으면 더 좋을 뻔 했다. 글만 읽어서는 무슨 요리인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 것이 많아 계속 이미지를 검색하면서 읽게 되어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어머니의 수고를 줄이자"
이 말은 미국 뉴욕의 오토매트 식당의 슬러건입니다.
어머니의 수고를 줄이기 위해 빠르고 간편한 음식을 사 먹는 것입니다.
패스트푸드의 효시는 아니지만 패스트푸드와 포장음식을 보편화하는데 일조한 회사죠.
오늘날에 포장음식 없었으면 이 코로나 시국을 어떻게 견뎠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패스트푸드의 본거지는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저자는 이런 발상을 떠올린 사람들이 바로 십중팔구 로마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는 행상들이 있어서 음식을 해 먹을 공간도 여력도 없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인류는 꽤 오랫동안 음식을 사 먹었다는 얘기네요.
도대체 외식보다 집밥! 은 언제부터 생긴 걸까요?
음식의 역사는 서글플 정도로 간과되었다. 그렇기에 나는 더 많은 것을 알아내고 싶어졌다.
미식가의 어원 사전.
이 책은 영국의 작가이자 역사가인 앨버트 잭이 쓴 책입니다.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쓰는 분인데 호기심이 대단하신 분 같아요.
그렇기에 이런 책이 나왔겠죠?
아침식사를 시작으로 치즈로 마무리되는 이 책엔 정말 다양한 음식들의 뒷담화(?)가 담겼습니다.
블러드 메리는 카톨릭의 피의 여왕 메리 1세의 애칭입니다.
저는 칵테일 이름으로 더(?) 잘 알고 있습니다.
근데 이 블러드 메리가 숙취에 좋다는 사실 아셨나요?
보드카, 토마토 주스, 고춧가루나 후춧가루, 타바스코 소스나 우스터 소스 같은 강한 조미료로 만들어집니다.
조합을 보니 그냥 콩나물국에 얼큰하게 고춧가루 풀어서 먹는 게 더 좋아 보이네요^^
그런데 이 칵테일이 프랑스에서 만들어졌다네요. 그러니 메리 여왕하고는 별 상관없다고 봐야겠죠?
앨버트 잭은 책을 쓰기 위해 직접 시음을 해봤다는데 독자들에게 <직접 시도하지는 마시기를.>이라는 당부를 해놨네요.
뷔페.
이 이름은 피에르 알퐁스 뷔페라는 사람이 카드를 좋아하는데 식사 때문에 방해받기 싫어서 하인들에게 음식을 보조 식탁 위에 두도록 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어디까지나 전해지는 이야기로 신빙성은 없는 거 같습니다.
실제로 뷔페는 고대 프랑스어라고 하는데요, "의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초기 프랑스어에서는 이 뷔페라는 용어가 예술, 미식적 위엄을 보여주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국에 와서 격이 떨어졌다고 하네요^^
코울슬로
어느 패스트푸드 점에 가면 이것만 따로 팔죠.
이 코울슬로의 어원은 네덜란드까지 갑니다.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초 네덜란드 이민자들이 몰려온 시기에 코울슬로도 유행이 되었습니다.
식민지 주민들이 좋아하는 샐러드 콜슬라가 바로 오늘날의 코울슬로 입니다.
여기서 콜(kool)은 양배추를 의미합니다.
미쿡 샐러드인 줄 알았는데 네덜란드 샐러드였네요~
아이스크림
페르시아인들은 겨울 동안 눈과 얼음을 저장해서 여름까지 사용했다고 합니다. 물론 요리에도 사용했죠.
로마인들도 얼음과 눈을 저장해서 차가운 음료와 디저트로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아이스크림이라는 초기 형태는 아랍인들이 만들었지만 이름과 함께 명성을 얻은 건 미국을 건너와 대중화되면 서랍니다.
아이스크림이 미국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미국에서 대중화되었기 때문인 거 같아요.
다른 곳에서는 비싸서 귀하신 분들만 드셨을 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아이스크림은 미국 것~
음식을 먹을 때 그 유래나 어원을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었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음식 어원을 찾아봐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네요.
물론 그런 호기심과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려는 끈기가 있는 분이 계신다면 모르겠지만..
중국과 일본의 음식들이 소개되었는데 우리 것은 없네요.
이 책이 조금 늦게 나왔더라면 지금 전 세계적으로 히트치고 있는 양념치킨 정도는 나왔을 거 같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뭔가 색다른 것을 읽고 싶을 때
지식과 상식이 고플 때
이 미식가의 어원 사전을 떠올려 보세요~
미식가의 어원 사전 한국판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마무리합니다.
이 책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다. 그 역사를 알고 음식을 생각하니 더 재미있는 듯하다. 음식에 진심인 사람 중의 하나라서 이 책이 더 흥미있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도 그 사람의 이름의 의미를 알게 되면 그 사람이 그 의미와 함께 새롭게 다가 오듯이 음식도 그런 것 같다. 그 음식의 역사와 유래를 알게 되니 그 음식이 새롭게 보인다. 처음부터 차례로 읽어 나가는 것도 괜찮지만 색인을 이용해서 궁금한 음식에 대해 먼저 읽어 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다른 재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먹는다' 라는건 대단히 중요하다. 음식물 없이 사람이 살 수 있는건 고작 몇 일뿐이기 때문에 잘먹는건 건강하게 오래산다는 의미이다. 예로부터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말하라면 '의, 식, 주'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먹는건 중요한 것이고 인간의 5대 기본욕구 중 '식욕'이 들어만큼 인간에게 있어서 '먹는다'라는건 기본 중의 기본이다.
사실, 아주 먼 과거는 잘 모르겠으나 근대사 이후에 대한민국은 풍족하게 먹고 살수 있는 나라가 된 것임에는 틀림없다. '맛'에 대한 기준이 분명히 높아지고 있고 특별하고 더 맛있는 음식을 찾아 다니게 된다. '맛집'으로 소문난 곳은 '웨이팅'이 길게 있을 만큼 '맛'에 대한 갈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세계가 온라인으로 하나가 되고, 코로나세계 이전에는 어딜가나 대한민국 사람이 있을 만큼 여행이 자유로웠고 쉬웠다. 그렇다는건 세계 속 다양한 '음식'을 경험하거나 그 레시피를 대한민국으로 가져오기 수월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얼마전 '통인동'에 위치한 '시리아 음식점'을 가보았는데 대한민국에서도 시리아 전통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니 이제는 정말 세계 곳곳의 음식을 대한민국에서도 맛볼 수 있는 시대가 왔음을 실감했다.
그러다 문득, 내가 먹고 있는 이 음식들은 대체 어떻게 생겨났을까? 라는데 이르렀다. 우리가 그렇게 '맛'의 기준을 높이고 다양한 '미식'을 위해 노력한다면! 적어도 이에 대한 유례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내가 평소에 자주 먹는 '커피'에 대한 이야기도 여러가지임을 나는 [미식가의 어원 사전]을 통해 알게 되었다. '에소프레소'가 무슨뜻인지 알고있는 분? 아마도 거의 없을 것 같은데 '에소프레소'는 "빠르다"라는 어원에서 생겨났다고 한다. 커피를 빠르게 먹는데에서 유례했다는데 알고나니 우리는 커피를 먹는게 아니라 "빠름'을 먹는다니 이상했다.
[미식가의 어원 사전]은 이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에 대한 역사, 유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이 홍보하고 있는 '음식을 알게 되면 정치와 역사, 그리고 경제, 사회를 알게 된다'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만큼 재미있는 음식이이기가 듬뿍 담겨있다.
책을 받고 리뷰를 쓰는 데 사실 이 책처럼 어려운 책이 없었다. 책의 양도 방대하지만 대체 이 좋은 내용을 어떻게 짧은 글로 옮기지? 라는 생각에 주저함이 있었지만, 여하튼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리뷰는 이 책을 읽고서 식탁위의 음식을 마주하게 된다면, 아마 그 식탁은 이야기가 끊이지 않은 최고의 식사자리가 될 수 있다라는 것이다. 나는 벌써 '커피'이야기로 직장 내 '인싸'가 되어 버렸다.
앞서 말했 듯, 양이 방대해서 시간을 가지고 몇 번을 더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내 머릿속에 가득 채우고 음식을 좀 아는척 해봐야겠다. 벌써부터 사람들을 만나서 음식을 먹을 시간이 기대 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만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내가 책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제목이다. 이 책도 제목때문에 선택했다. 서평단에 뽑히는 행운까지 겹쳐서 보게 되었지만, '한줄소감'에서 이야기한 대로, 좋은 책이고, 재밌는 책이었다. 다만 내가 제목을 보고 예상한 책은 아니었다.
나는 먹는 것을 좋아한다. 먹는 거에 비해 말랐다. 다들 처음 보면 이야기 한다. 말랐다고. 몸집이 큰 사람들에게는 함부로 뚱뚱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실례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마른 사람들에게는 말랐다고 자연스럽게 말한다. 실례인줄 모르는 것 같다. 마른 것이 콤플렉스다. 그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먹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먹는걸 좋아한다. 몸집에 비해서 많이 먹는다는 말도 많이 듣는 편이다. 그럼에도 살이 찌지 않는다. 누군가는 또 복 받은 거라 한다. 앞에도 말했다. 실례다. 함부로 이야기들 마시라. 먹어도 살 안찌는 사람들은 그게 스트레스다.
그렇다고 미식가는 아니다. 가리는 거 없이 먹는 걸 좋아한다는 의미지, 뭘 알고 먹거나 맛있는 집을 찾아다니는 편도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끌렸던것 같다. 이왕 좋아하는 먹는 거라면 좀 알고 먹자. 그러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거나, 그렇게 알고 먹다보면 살 찌지 않을까. 뭐... 전혀 근거 없는 생각이지만, 앞서 말했듯이 뭘 해도 잘 안찌는 체질들은 먹는 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간간히 외국을 나가보기는 했지만, 잦은 횟수는 아니었다. 꾸준히 한국에서 살아왔고, 그렇기에 중식이나 양식, 이탈이라 음식, 아시안 푸드 등 여타 한식 외의 다른 음식보다 한식을 좋아한다. 기대를 안고 책장을 넘겨 목차를 보면서 깨달았다. 아, 제목만 보고 저자를 보지 않았구나. 저자는 외국인이다. 당연히 목차에 등장하는 메뉴들은 내가 먹어보지 못한 것들 태반이다.
좋은 책이다. 재밌는 책이다. 그러나 내가 아는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라면 더 재밌지 않았을까. 좋은 책이란 면에서 본다면, 읽는 내내 빌 브라이슨 작가가 떠올랐다. 제목이 '미식가의 어원 사전'이다. 제목에서부터 빌 브라이슨 작가의 느낌이 풍겨온다. 내용이나 풀어가는 형식도 비슷한 느낌이 묻어 난다. 읽으면서 나만 빌 브라이슨 작가가 떠오르지는 않았을 것 같다.
재밌는 책이다라는 면은 다분히 내가 먹어본 경험이 있는 음식들에 대한 것들이다. 내가 이미 경험을 했지만 이름을 몰랐던 음식들도 있겠지만, 한국과는 다른 외국의 식문화가 크게 와 닿지 않았던 것도 경험의 차이일 것 같다.
조금은 성급한 선택이었는지 모른다. 그래도 좋았다. 재밌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나의 무지이거나 경험에서 오는 것이었다. 세상은 넓다. 먹어보지 음식들도 많다. 그러므로 여전히 나는 살이 찔 기회도 갖고 있는 것이다.
1. Why?
시작을 알아간다는 것은 어떤 일이든 꽤 의미가 있다.
이 책은 동서양의 음식을 막라하여 어원을 담았다. 마치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우리들의 고민을 해소시켜 주는 푸짐한 부페의 그 느낌처럼 말이다.
사실, 음식 관련 책이다 보니 첫 장을 넘기기 전에는 화려하고 예쁘게 플레이팅 된
보기 좋은 음식 사진들의 배치를 기대 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러한 컬러 사진들 혹은 먹음직 스러운 예쁜 사진은 존재 하지 않는다.
대신 그 공간을 담백한 음식에 대한 표현들과 알찬 정보들이 자리한다.
물론, 온전히 텍스트로만 전부 이러어진 것은 아니다.
많지는 않지만 적절하게 삽화가 시각적인 전달을 담당한다.
이 책을 왜 읽어야 할까에 대해 잠시 고민했었다.
개인차가 있겠으나 꽤 자주 접하는 음식들도 있고, 일년에 한 번 혹은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음식도 담겨있다.
여기서 다시 생각해보면 언젠가 음식을 접할 때 어원을 알고 먹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꽤 클 수 있다. 더불어 어떤 사람과 식사를 할 때 이 책을 통해서 얻은 지식은
꽤 큰 매력으로 어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거래처와 식사라면 호감도 상승은 물론 냉랭한 서로의 얼음을 깨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2. How?
우선 개인적으로는 완독 했지만 리뷰를 작성하고 새로운 리뷰를 도전해볼까 싶다.
그 것은 하나 하나의 음식 들을 간단히 어원을 요약하고 요리한 사진을 함께
올려보면 정말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서두에 언급했듯이 잘 모르는 음식도 있을 수 있기에
인터넷 서칭을 통해 음식을 시각적으로 보면서 읽는 것도 재미있는 독서가 될 것 같다.
두께도 꽤 있고 총 17장으로 각기 장 마다 수 많은 요리들을 담고 있기에
저런 방식으로 독서를 하는 것이 정말 재미와 책의 가치를 배가 시키는 방법이 되리라 본다.
3. 총 평
어원을 알아가다보면 새로운 내용을 알게 된다.
그 것은 때로는 시대적일 수도 때로는 그 누군가의 마음일 수도 있다.
이 책이 의미있게 그리고 마음 깊이 다가오는 것은 음식 자체가
누군가에게 영양을 혹은 마음을 전달하는 매개로 발전되어 오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웬지 모를 따스함 듬뿍 뿌려진 미식가의 어원 사전.
마음 맛집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대상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과 호기심이 만나면 이런 책이 탄생하는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들어가는 말에 저자는 '역사를 정말 사랑하고 음식을 특별히 사랑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책을 읽다보니 금세 저자의 음식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이 느껴졌다.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 혹은 지적 호기심을 채우고 싶은 사람, 누구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음식 이야기라 더욱 그럴 수도 있겠다.
책 제목이 '어원 사전'이기에 방대한 내용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힘 빼고 읽어도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을 때 머릿속에 차곡차곡 정리되는 듯한 느낌을 좋아하는데, 꽤 다양한 음식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하나하나씩 소화되는 느낌이 들어 읽기에도 수월했다. 세심한 목차 구성도 한몫 했다고 생각한다.
목차
1장. 아침 식사 Breakfast
2장. 도시락 Lunchbox
3장. 일요 오찬 Sunday Lunch
4장. 티타임 Teatime
5장. 패스트푸드 Fast Food
6장. 식전주와 전채 Aperitifs and Appetizers
7장. 수프와 첫 코스 Soups and Starters
8장. 샐러드와 야채 요리 Salads and Vegetables
9장. 생선 요리 코스 The Fish Course
10장. 소스와 양념 Sauces and Seasonings
11장. 고기 요리 코스 The Meat Course
12장. 인도식 포장음식 Indian Takeaway
13장. 이탈리아식 포장음식 Italian Takeaway
14장. 중국식 포장음식 Chinese Takeaway
15장. 크리스마스 만찬 Christmas Dinner
16장. 디저트 카트 The Sweet Trolley
17장. 치즈코스 The Cheese Course
맛있는 음식을 먹는게 삶의 행복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이 책이 더욱 풍부하게 느껴졌다. 친숙한 음식 외에도 이름만 알고 아직 먹어본 적 없는 음식, 난생 처음 들어본 음식에 대한 이야기도 접할 수 있어 신선했고, 히스토리를 읽다보니 '나중에 이곳에 여행가면 꼭 이걸 먹어봐야겠다' 싶은 음식도 있었다. 살짝 아쉬운 점을 꼽자면 음식 사진이 없어 처음 접하거나 잘 모르는 메뉴라면 책에 나온 설명만으로는 다소 부족한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내용만큼은 충실해 따로 찾아보는 재미도 이 책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음식 이면에 존재하는 문화,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곁다리로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새롭게 알거나 흥미로웠던 내용
콘월 사람들은 어부로 이름을 날렸고 밀수업자로 악명을 떨쳤지만, 경제를 실제로 지탱하고 있는 산업은 주석 채굴이었다. 이 일은 혹독하고 위험한 노동이었고, 코니시 패스티Cornish pasty는 광산 환경에 안성맞춤이었다. 두꺼운 페이스트리는 패스티의 내용물을 안전하고 따뜻하게 보관하는 보온재이자 도시락통 역할을 했다. 패스티는 운반이 수월했고 고기, 야채, 탄수화물이 풍부해서 광부들이 채굴이라는 고된 하루를 보내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버젓한 한 끼 식사였다. (...) 광부들 사이에서는 껍질의 두껍고 주름 잡힌 부분을 먹으면 재수가 없으니 '노커들knockers'(주석 광산의 정령)에게 던져줘야 한다는 미신이 있었다. 미신이 흔히들 그렇듯이, 그 이면에는 실용적인 이유가 숨어 있었다. 주름 잡힌 껍질 부분을 패스티를 먹을 때 손잡이로만 사용한 덕분에, 광부들은 광산에 퍼져있던 비소가 손에서 음식으로 옮겨 가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 P.57~58 「2장. 도시락 Lunchbox - 코니시 패스티 Cornish pasty」 중에서
영국 콘월 지역 대표 전통 음식이라는 '코니시 패스티'는 이 책에서 처음 알게되어 따로 찾아봤다. 모양은 만두랑 살짝 비슷한데 사진을 보고 단박에 이해가 갔던 내용이다. 음식에 담긴 역사 이야기나 사업 성공신화도 좋지만 이렇게 소소한 이야기도 꽤 흥미롭다.
배스와 인근 브리스톨은 둘 다 여행자들을 위한 중심지였기에 소문이 금세 퍼졌고, 샐리 런 번Sally Lunn bun은 조지 왕조 시대 잉글랜드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오늘날 원조 레시피는 이제는 샐리 런스Sally Lunn's라는 이름의, 배스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여겨지는 제과점의 소유권과 함께 상속된다. 여행자들은 찻집이자 박물관인 이 가게에서 여전히 샐리 런 번을 산다. 어떤 것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안도하면서. - P.104 「4장. 티타임 Teatime - 샐리 런 번 Sally Lunn bun」 중에서
'영국 바스' 하면 제인 오스틴이 떠오르는데, 찾아보니 샐리 런스(Sally Lunn's)는 실제로 제인 오스틴이 머무르며 소설을 썼던 장소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오래된 역사만큼 정겨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티하우스로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방문해서 샐리 런 번도 맛보고 싶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