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망다랭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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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망다랭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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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프랑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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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망다랭 2
시몬 드 보부아르 저/이송이 역
레 망다랭 2
레 망다랭 1
시몬 드 보부아르 저/이송이 역
레 망다랭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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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이 전자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1년 제 3차 텍스트형 전자책 제작 지원’ 선정작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문학은 삶보다 더 진실해.”
많은 지식인들과 문학 독자들이 다시 읽고 싶은 책으로 꼽던
보부아르의 대표작

시몬 드 보부아르는 우리에게 실존주의 철학자, 『제2의 성』으로 현대 여성주의를 개척한 사상가, 세기의 지성 사르트르와 계약결혼 생활을 했던 동반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에 비해 소설가로서의 모습은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보부아르는 뛰어난 사상가이면서 동시에 작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20세기 격동적인 변화의 흐름 속에서 당시 시대와 지식인의 고민을 반영한 작품들을 남겼다. 그중 『레 망다랭』은 보부아르의 대표작으로 철학자인 보부아르에게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이자 프랑스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제2차 대전 직후 파리를 무대로 카뮈, 사르트르 등 당시 활동했던 지식인들을 생생하게 그려낸 듯한 이 사실적인 작품은 출간 당시에도 큰 화제를 모았으며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읽히고 있다.

보부아르는 이 작품에서 전쟁이 끝난 직후 혼란스러운 시대에 정치와 이념 그리고 개인의 행복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들을 그려내고 있다. 지식인의 내면과 사회 활동, 정치와 문학의 관계, 사상과 현실의 갈등 등 때로는 불편할 정도로 전후 사회의 진실을 폭로하려는 작가의 단호함 덕분에 이 소설은 개인과 정치를 연결하는 서사적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다. 당시는 물론 지금 시대에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1001권의 책으로 꼽히며, 우리나라에서는 1978년 삼성출판사에서 출간된 이후 절판되어 많은 지식인들과 소설 독자들에게 다시 읽고 싶은 책으로 꼽혀 왔다. 이 작품에서 그리고 있는 전후 파리 지식인들의 세계는 국경이나 시대를 넘어 이상적인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출간 당시는 물론 아직까지도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에 꾸준히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어떤 의미에서 문학은 삶보다 더 진실해.”

많은 지식인들과 문학 독자들이 다시 읽고 싶은 책으로 꼽던
보부아르의 대표작

시몬 드 보부아르는 우리에게 실존주의 철학자, 『제2의 성』으로 현대 여성주의를 개척한 사상가, 세기의 지성 사르트르와 계약결혼 생활을 했던 동반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에 비해 소설가로서의 모습은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보부아르는 뛰어난 사상가이면서 동시에 작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20세기 격동적인 변화의 흐름 속에서 당시 시대와 지식인의 고민을 반영한 작품들을 남겼다.

그중 『레 망다랭』은 보부아르의 대표작으로 철학자인 보부아르에게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이자 프랑스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제2차 대전 직후 파리를 무대로 카뮈, 사르트르 등 당시 활동했던 지식인들을 생생하게 그려낸 듯한 이 사실적인 작품은 출간 당시에도 큰 화제를 모았으며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읽히고 있다.

보부아르는 이 작품에서 전쟁이 끝난 직후 혼란스러운 시대에 정치와 이념 그리고 개인의 행복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들을 그려내고 있다. 지식인의 내면과 사회 활동, 정치와 문학의 관계, 사상과 현실의 갈등 등 때로는 불편할 정도로 전후 사회의 진실을 폭로하려는 작가의 단호함 덕분에 이 소설은 개인과 정치를 연결하는 서사적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다. 당시는 물론 지금 시대에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1001권의 책으로 꼽히며, 우리나라에서는 1978년 삼성출판사에서 출간된 이후 절판되어 많은 지식인들과 소설 독자들에게 다시 읽고 싶은 책으로 꼽혀 왔다.

이 작품에서 그리고 있는 전후 파리 지식인들의 세계는 국경이나 시대를 넘어 이상적인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출간 당시는 물론 아직까지도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에 꾸준히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시대를 앞서나간 사상가이자 현대 여성주의를 개척한 보부아르가
전후 사회와 지식인 내면을 그린 공쿠르상 수상작

“2차 대전 후 정치사, 지성사의 한 페이지” - 앙드레 빌리

1954년 공쿠르상 수상작인 이 소설이 출간되고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보부아르가 묘사한 전후 사회와 지식인의 내면이 보여주는 복잡하고 불편한 진실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소설은 1944년 8월 파리 해방을 맞이하고, 독일의 패배가 결정적이던 그해 12월 프랑스 레지스탕스 운동에 참여했던 지식인들이 모인 크리스마스 파티로 시작된다. 이후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며, 좌파 잡지 [레스푸아]의 흥망을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전쟁의 참담함을 그대로 안고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죄책감, 지식인의 사회 참여 문제를 거침없이 보여준다.

전쟁이 끝난 후 평화를 맞이한 것 같은 사회와 긴 투쟁 끝에 그 평화를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레지스탕스 지식인들의 모습은 겉으로는 안정을 찾아가는 것처럼 보이나 저마다의 드러나지 않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는 전쟁이 끝나고 평화를 되찾은 것 같은 프랑스가 주위 다른 전쟁의 이면을 외면하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과 닮아 있다.

“그들을 잊도록 하자. 우리끼리 남아 있자. 우리 인생만으로 할 일이 이미 충분히 많아. 죽은 자들은 죽은 자들이야. 그들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잖아. (…)그러나 축제의 밤이 끝난 뒤, 살아 있는 우리는 다시 깨어날 것이다. 그러면 그때부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
- 본문 중에서

전쟁으로 치뤄진 많은 희생을 뒤로 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앞으로 끌어안고 가야 할 삶의 무게를 각자의 방식으로 견딘다. 전쟁의 끝은 새로운 혼란의 시작일 뿐, 이들은 전후의 혼란한 사회 속에서 저마다 자유와 행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좌절한다.

보부아르 자신을 투영한 인물을 통해
우리에게 들려주는 당시 여성의 목소리

이 책은 크게 두 명의 등장인물이 이야기를 끌어간다. [레스푸아]의 편집장인 앙리와 정신과의사인 안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소설은 전개된다. 그중 안은 소설 속에서 권위 있는 지식인인 뒤브뢰유의 아내이자 미국 작가와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보부아르를 떠올리게 하며, 자신을 투영한 인물이라고 작가 스스로도 밝힌 바 있다. 그래서인지 3인칭 시점으로 이어지는 앙리의 이야기가 객관적이며 공적인 느낌을 준다면,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안의 이야기는 훨씬 주관적이며 은밀한 느낌을 준다. 소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 역시 안의 관점을 통해 더 완전한 진실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 보부아르는 1인칭으로 서술하는 여주인공을 통해, 남성 지식인들 사이에서 그림자처럼 살아가는 여성 인물에게 목소리를 돌려주고 있는 셈이다.

아버지로부터 “넌 남자의 두뇌를 가졌다.”라는 말을 최고의 칭찬으로 듣고 자란 소녀, 그렇게 페미니스트가 될 운명을 가졌던 보부아르가 쓴 책 『제 2의 성』이 전 세계에 불러일으킨 변화를 생각해볼 때, 지금의 여성들이 갖는 권리와 누리는 지위는 보부아르에게 많은 부분 빚지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런 그의 오랫동안 묻혀 있었던 명저가 이번 기회를 통해 예전에 작품을 읽었던 독자는 물론, 지금 시대에 새롭게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종이책 회원리뷰 (12건)

포토리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앨*스 | 2021.11.02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현암사 #레망다랭 #시몬드보부아르 #고마워요현암요정 #읽고담는행복 ☆누가 알겠어? 언젠가는 내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지. 정말 누가 알겠어? _p.593 『레 망다랭 2』 1944년 8월 25일 파리가 나치 독일로부터 해방되던 날. 등장인물들은 가난과 전쟁으로 물든 4년간의 암울했던 나치 점령이 끝난 프랑스에서 격정적 시기를 맞이한다. 작가는 전쟁 후의 분위기에 혼란스럽고
리뷰제목
#현암사 #레망다랭 #시몬드보부아르 #고마워요현암요정 #읽고담는행복

☆누가 알겠어? 언젠가는 내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지.
정말 누가 알겠어? _p.593 『레 망다랭 2』

1944년 8월 25일 파리가 나치 독일로부터 해방되던 날. 등장인물들은 가난과 전쟁으로 물든 4년간의 암울했던 나치 점령이 끝난 프랑스에서 격정적 시기를 맞이한다. 작가는 전쟁 후의 분위기에 혼란스럽고 복잡해진 작가와 지식인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책에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다시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들이 경험한 뜨거운 여름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전쟁이 끝난 뒤의 세상은 달과 같은 고요 속에 잠긴 침울한 농담 같다. 혼란스러운 시대에 정치와 이념은 개인의 행복과 맞은편에 놓인다. 긴 터널을 벗어나 자신을 돌보아야 할 때를 마주한 인물들은 저마다 삶을 살아가기 위해 애쓴다.

☆오래된 가치들, 즉 진리나 자유, 개인의 도덕,
문학, 사상에는 어떤 의미가, 또 어떤 기회가
아직 남아 있는 것일까? _p.352 『레 망다랭 1』

사회와 세계가 붕괴된 곳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각자의 자리를 찾아 헤맨다. 전쟁의 생존자들은 근원을 알 수 없는 불안함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힘들다. 모든 것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공포와 슬픔은 무관심과 시간으로 서서히 부식된 폐허 위를 감도는 침묵처럼 무겁다.

3인칭과 1인칭 시점을 교차해 시점의 한계를 보완한 작가의 시도가 인상적이다. 작가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전개되는 앙리의 이야기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서술된 안의 목소리를 번갈아 들려준다.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된 안의 이야기가 좀 더 가깝게 다가온다. 안의 섬세한 감정과 심리가 드러나는 문장에 작가의 목소리가 겹쳐진다. 작가의 고유한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망원경과 현미경을 번갈아 들여다보는 느낌이 든다.

☆살아남는다는 것, 그건 결국 끊임없이 다시 살기 시작하는 거야.
나는 다시 살기를 원해. _p.455 『레 망다랭 1』

도구의 세계 속에서 기술자처럼 사는 앙리. 《레스푸아》를 창간한 그는 정치의 난장판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 정치로 자신이 소모될까 두렵고 새로운 책임을 떠안는 게 불안하다.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그는 앞으로 다가올 운명을 생각하지 않은 채 소설을 썼다. 그는 전쟁 전의 삶을 되찾고 새로운 활동을 하면서 삶을 풍요롭게 만들 계획을 세웠다. 여유를 원하고 무엇보다 나 자신의 주인으로 남아 있고 싶어 한다.

뒤브뢰유의 아내이자 정신과 의사인 안. 과거 속에서 쉴 수 없는 생존자들이 안의 진료실에 찾아온다. 안은 상처받은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지만 정작 본인은 전쟁에 휩쓸린 개개인의 보잘것없는 죽음에 괴로워 잠들지 못한다. 뉴욕에서 열린 정신분석학회에 초대되어 미국을 방문해 운명적 사랑을 만난다.

☆'도대체 나는 누구지? 나는 어떤 가치가 있지?'
_p.150 『레 망다랭 2』

솔직히 말해서 1,2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압박에 자꾸만 시작을 미뤘다. 들고 다니며 읽기에는 부담스러워서 하루를 마친 저녁에 잠들기 전까지 책을 읽었다. 하루하루 시간이 더해져 어느새 그러한 일상에 익숙해졌다. 책장을 넘길수록 아직 뒷이야기가 남아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작가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문학의 역할은 무엇인지, 예술과 정치, 개인의 행복과 자유에 관해 다양한 질문을 건넨다. 저자가 글을 쓰며 쏟아부은 애씀의 시간을 상상하게 한다. 방지턱처럼 마음이 걸려 덜컹거리는 문장을 만나면 속도를 줄이고 잠시 멈춰서 천천히 곱씹었다. 갑자기 밀려드는 감정의 물결에 자주 마음이 일렁였다.

멈추지 말고 소설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와요. 작가의 배려인 듯 지치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게 애정씬이 중간중간 표지판처럼 나온다. 긴 호흡의 벽돌 책을 읽으며 함께한 물리적 시간만큼 낯설었던 인물과도 점차 가까워졌다. 읽는 동안 흘러간 계절처럼 마음 풍경이 달라졌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Les_Mandarins by #Simone_de_Beauvoir
#보부아르 #죽기전꼭읽어야할책1001 #프랑스소설
#이송이 옮김 #최광렬 표지 그림 #공쿠르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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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망다랭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t***g | 2021.01.0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2차 대전 직후의 프랑스 지식인들의 일상으로의 회귀, 달라진 세상에 대한 깊은 고민을 서로의 관계 속에서 소통하며 어떤 것이 바르게 살아가는 것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살아내고자 하는 과정을 이야기 하는 책.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인가 유시민씨가 다시 읽고 싶은 책으로 꼽았던 책이다. 그 마음을 다는 알수 없겠지만 웬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나는
리뷰제목

2차 대전 직후의 프랑스 지식인들의 일상으로의 회귀, 달라진 세상에 대한 깊은 고민을 서로의 관계 속에서 소통하며 어떤 것이 바르게 살아가는 것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살아내고자 하는 과정을 이야기 하는 책.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인가 유시민씨가 다시 읽고 싶은 책으로 꼽았던 책이다. 그 마음을 다는 알수 없겠지만 웬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나는 전쟁을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일상을 보내며 지금이 전쟁과 다름없다고 생각하곤 한다. 레 망다랭은 나와 다른 시대, 다른나라, 다른역사를 이야기 하고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관계, 감정, 개개인의 삶의 방향을 찾으려는 노력은 지금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소설의 형식으로 쓰여졌지만 읽는 내내 실재하는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내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게 하는, 앞으로 다가올 삶의 방향을 어떻게 잡을것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귀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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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망다랭 1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로*나 | 2020.12.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크리스마스가 지나갔고, 독일군은 패주했다.무언가가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이야기는 크리스마스 풍경부터 시작됩니다.폴과 앙리의 원룸아파트에서 뒤브뢰유 가족들과 레지스탕스 운동을 함께 했던 동료들이 모입니다.이제 전쟁이 끝나감을 조금씩 느끼면서 그동안 전쟁이라는 압력에 눌려 생각지 않았던 것들을 하나 둘 생각하기 시작합니다.보부아르는 앙리 페롱과 안 뒤브뢰유를 통해
리뷰제목

크리스마스가 지나갔고, 독일군은 패주했다.

무언가가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이야기는 크리스마스 풍경부터 시작됩니다.

폴과 앙리의 원룸아파트에서 뒤브뢰유 가족들과 레지스탕스 운동을 함께 했던 동료들이 모입니다.

이제 전쟁이 끝나감을 조금씩 느끼면서 그동안 전쟁이라는 압력에 눌려 생각지 않았던 것들을 하나 둘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보부아르는 앙리 페롱과 안 뒤브뢰유를 통해 우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요?

전후 어느 곳으로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지식인의 모습이었을까요?

삶과 죽음이라는 두 선택 외에는 없는 전쟁의 포성이 끝나고 이들의 귀에 들린 것은 ?

전쟁 중에 자신이 살기 위해 한 선택들로 인해 질타를 받아야 하는 이들..

멀리 볼 것도 없이 일제 강점기에 적극적으로든 강제적으로든 친일을 한 이들과 같이 독일에 협력한 이들.

전쟁 전의 생활로 돌아가길 바라는 이들.

그런데 이미 전쟁이라는 것을 겪은 이들이 전쟁 전의 삶으로 돌아간 다는 것이 가능한 것이기나 할까요?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음을 여실하게 보여준 전쟁.

만일 전쟁이라는 것이 없었다면 당시의 지식인들은.. 말그대로 탁상공론에만 빠져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실제 목숨을 내어놓고 행동으로 옮겼던 지식인들에게 전쟁 후의 생활은 ..

자신들이 그동안 생각했던 이론들의 검증이라기 보다는 무언가 하나 빠진 것 같은 그런 생활은 아니었을까요?

1권에서 흐르는 전반적인 느낌은 전후의 상실감, 무력감... 그리고 방황입니다.

먼저 앙리의 방황..

그는 잘 나가는 소설가이며 또한 <레스푸아>라는 신문의 편집장입니다. 그에게 전후의 생활은 다시금 여행을 할 수 있고,

이제는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 연인 폴과의 작별을 고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한편으로는 점점 정치화되어 가는 주변 사람들과의 거리를 실감해 나갑니다.

그는 전쟁의 상황을 쉽게 잊어버릴 수도 없고, 정치에 뛰어들어 살아갈 수 도 없습니다.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바를 솔직하게 문학으로 표현하고 싶은데 그 부분에서 많은 반대와 정치적 이념 싸움에 휘말리게 됩니다.

또한 연인과의 관계에 있어서 제대로 정리하지도 못한 채 어찌보면 문란하다고 보여지기까지하는 행보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안..

아직까지는 안이 왜 주인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뒤브뢰유라는 거목의 그늘에 가려져서 인간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하는 정신과 의사이지만

자신도 잘 모르고, 특히 자신의 딸인 '나딘'에 대해서는 포기를 떠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1권에서 특별히 복선이 깔린다거나 이야기가 복잡하다거나 하는 부분은 별로 못느끼고 있습니다.

아직 2권을 보진 않았지만 그냥 이대로 이야기가 끝날 거 같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레 망다랭 책자의 표지그림처럼 테이블 위에 그냥 정물들이 별 의미없이 놓여진 것처럼 책 속의 인물들은 특별히 영웅적인 인물이나 큰 사건의 부딪침 없이 무난하게 평범하게 그리고 무심하게 이야기들이 전개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글의 한 줄 한 줄에서 날카롭기도 하고, 매섭기도 하며, 집중을 높여주는 구절들이 유독 다른 소설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인물들이 뭔가 평범한 인물들이 없고, 다 어디 나사 하나 빠진 것같은 느낌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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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레 망다랭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책*늘 | 2020.12.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시몬 드 보부아르(1908년 1월 9일 ~ 1986년 4월 14일)보부아르는 1908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 공식 지정 지정된 해에 태어났다.여성해방운동을 해야할 운명이었을까?시몬 드 보부아르는 그냥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와 계약결혼을 한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다.둘은 대학교 입학때 사르트로가 수석으로, 보부아르가 차석으로 입학하게 된다.보부아르도 사르트르 못지않게 뛰어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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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드 보부아르(1908년 1월 9일 ~ 1986년 4월 14일)

보부아르는 1908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 공식 지정 지정된 해에 태어났다.

여성해방운동을 해야할 운명이었을까?


시몬 드 보부아르는 그냥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와 계약결혼을 한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다.

둘은 대학교 입학때 사르트로가 수석으로, 보부아르가 차석으로 입학하게 된다.

보부아르도 사르트르 못지않게 뛰어난 사상가였고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했다고 한다.


제2차세계대전 종전 후에 파리를 배경으로 그때 당시에 함께 활동했던 지식인들의 생각과 행동들이 

소설 <레 망다랭>에 생생하게 버무려져 있어서 출간 당시에 화제를 불러 모았던 작품이라고 한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났다.

파리를 점령하고 있던 공동의 적인 독일군이 사라진 후 격변의 시기에 지식인이라 불리던 사람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었을까?

종전 후 크리스마스 파티가 폴의 집에서 열린다. 

모두들 들뜬 마음으로 전쟁 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얘기한다.

죽은 자들은 죽은 자들일 뿐이고 축제의 밤이 끝나고 난 후 살아남은 자들은 계속 살아나가야 한다.

산 자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안은 사랑과 권태 사이를 오가고 있다. 사랑을 배제한 삶을 얘기할 순 없으리라!

전쟁 중에는 공동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연대하기가 쉬웠으나 

종전 후에는 각자의 이념과 사상을 찾게 되고 서로 다른 세상을 꿈꾸기 시작한다.


생존을 선택한 자들을 욕할 수 있을까?

이상적인 공산주의 이념으로 무장한 좌파주의자들에게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


현재도 큰 사건이 터지고 나면 살아남은 자들의 죄책감은 항상 남아있다.

그들의 잘못이 아니어도 살아남은 자들이 짊어지고 가야할 평생의 짐이리라.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그래, 이게 바로 프랑스문학이구나. '그래, 바로 이맛이야!'

전쟁을 사진으로만 보았던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이 소설을 강력히 추천한다.

종전 후 살아남은 자들이 겪었을 그 혼란과 갈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족 : 나딘을 보면 수전 손택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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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레 망다랭 - 지식인의 민낯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k******g | 2020.12.1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시몬 드 보부아르. '제 2의 성'으로 현대 페미니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이자 장 폴 사르트르와 파격적인 계약 결혼으로 알려진 인물.사상가이자 당대를 뒤흔든 셀럽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던 그녀는 많은 소설을 남겼다고 한다.이번에 읽게 된 <레 망다랭>은 프랑스 공쿠르상을 수상한 작품이다.소설의 제목인 <레 망다랭>은 중국의 관료들을 가리키는 단어로 특권층 지식인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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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드 보부아르. '제 2의 성'으로 현대 페미니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이자 장 폴 사르트르와 파격적인 계약 결혼으로 알려진 인물.

사상가이자 당대를 뒤흔든 셀럽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던 그녀는 많은 소설을 남겼다고 한다.

이번에 읽게 된 <레 망다랭>은 프랑스 공쿠르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소설의 제목인 <레 망다랭>은 중국의 관료들을 가리키는 단어로 특권층 지식인들을 폄하하여 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단다.

1944년부터 전후 프랑스 좌파 지식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책에서 그녀는 특권 의식에 사로잡혀있지만 자신의 신념과 어긋나는 행동을 하기도 하고, 세상에 대해 분노를 쏟아내지만 여러 이해관계로 침묵하는 지식인들의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유명한 소설가이자 좌파 신문 '레스푸아'의 편집장 앙리와 영향력 있는 좌파 사회단체 S.R.P의 지도자 뒤브뢰유의 아내 안의 시점이 교차하며 전개된다. 읽는 내내 앙리는 젊은 시절 사르트르일까, 안은 늙어버린 시몬 드 보부아르일까 상상했는데 작품 해설을 보니 작가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당시 사람들은 앙리를 알베르 카뮈로, 뒤브뢰유를 사르트르로, 그리고 안은 역시나 보부아르 자신으로 보았던 것 같다.


앙리의 관점에서는 좌파 신문 '레스푸아'가 그가 존경하는 지식인 뒤브뢰유의 권유로 S.R.P의 정론지가 되고 정치에 점차 발을 들여놓으면서 문학과 정치 사이에서 고뇌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항상 약자의 편에서 정의와 옳음을 추구하는 그의 신념과 달리 그는 스스로 혐오하는 여러 사건- 독일군에 부역했던 자를 돕거나 살인을 서슴치 않는 과거 레지스탕스 동료의 범죄를 눈감아주는 등-에 휘말리게 된다.


사회주의 혁명을 통해 노동자의 세상이라는 새로운 사회를 수립한 소련을 이상적인 사회로 보고 있던 당대 좌파 지식인들은 스탈린 체제 하에 벌어진 강제 노역과 학살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외면하려 하기도 한다.


뒤브뢰유의 반대에도 앙리는 결국 소련에서 자행되는 만행을 폭로하지만 공산주의자들로부터는 반공주의자로, 좌파 지식인들에게는 배신자로 낙인 찍혀버린다. 정치에 개입하며 더 이상 눈에 보이는 빈곤과 부조리함을 담지 않는 문학에 대해 의미를 상실해가던 그는 결국 '레스푸아' 편집장으로의 직책도 내려놓고 파리를 벗어나 오로지 자신의 시간과 소설을 집필하는 삶을 계획한다. 


작가의 자전적 캐릭터인 안 역시 남편인 뒤브뢰유의 그늘 아래 살아간다. 그녀의 과거는 뒤브뢰유의 과거이고, 그녀의 미래 역시 뒤브뢰유의 미래와 함께 한다. 뒤브뢰유는 글과 종이만 있으면 어떤 여자든 상관없지만 안에게 뒤브뢰유는 절대적이다.


자신의 늙음을 괴로워하며 아내와 엄마, 그리고 정신과 의사로서의 자신의 정체성 외에는 자아 정체성을 잃어가던 그녀는 오랜 고민 끝에 떠난 미국 여행에서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 주는 남자 루이스를 만난다. 그는 그녀 자체를 온전히 사랑해주는 남자로, 안은 잃어버린 젊음을 되찾고 사랑받는 자신을 발견한다. 하지만 그런 꿈 같은 순간도 잠시, 사랑의 짧은 희열은 시간이 지나며 점차 퇴색해간다. 안 스스로가 사랑의 열정과 자신의 안정된 생활 사이에서 어느 것도 선택하지 못했기에, 루이스는 그녀를 단념해간다. 결국 루이스가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안은 절망하지만, 그녀는 결코 삶을 포기하진 않는다.


게다가 앙리의 주변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 앙리의 전 연인이자 그에 대한 집착으로 결국 미쳐버린 폴, 그를 자신의 성공에 이용했던 여배우 조세트, 아버지를 닮은 그를 존경하지만 죽은 옛 연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딘은 모두 앙리에게 의존하는 모습이다.


특히 폴은 정신과 치료를 통해 회복하며 앙리와의 과거를 '명성에 그늘에서 사는 것보다 더 해로운 건 없으니까'(2권 p419)로 회고하지만 끝내 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상적인 여자의 역할을 연기할 뿐이다.


페미니스트 작가의 소설이라 꽤나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를 기대했는데, 자신과 함께하는 연인들의 명성에 가려진 여성 캐릭터라니. 


작품 해설을 보니 당시에도 여주인공들의 묘사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었다는데, 오히려 보부아르는 이런 프랑스의 가부장적인 모습을 제시하면서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지금도 많이 나아졌다지만 누군가의 아내라는 타이틀로 불리며 기대되어지는 역할을 강요받는 여성들이 숱하게 있지 않나.


소설을 읽는 내내 담배 연기가 희뿜한 바에서 당대 지식인들이 열띠게 토론을 벌이는 현장에 온 느낌이 들었다. 당대 프랑스의 분위기를 잘 알지 못해 그들의 대화를 겉핥기 수준으로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것은 너무 아쉬웠다. 장 폴 사르트르와 알베르 카뮈, 시몬 드 보부아르에 대한 배경 지식이 좀 더 있었으면 훨씬 흥미로운 독서가 됐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그들이 던지는 묵직한 질문, '문학의 역할', '지식인의 역할', '이상의 순수성과 현실의 괴리' 등은 곱씹어 생각할만한 주제였다.

게다가 안이 루이스와 사랑에 빠졌을 때 심리 묘사는 더 없이 현실적이고 섬세해서 연애할 때 가지는 불안과 두려움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었다.

밑줄 긋고 싶은 문장들이 넘쳐나는, 그래서 언젠가 다시금 읽고 싶은 책이다.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출판사 지원으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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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분**이 | 2020.12.17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전쟁이 종식되어감을 느끼는 프랑스 파리의 앙리 페롤에게 이 밤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1,000대의 비행기가 룬트슈테트의 후방을 공격함으로써 벌어진 독일군의 패주, 그리고 이제는 떠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과 폴을 향한 예고이자 의지. 총살당할 위기에까지 처했었던 앙리에게 전쟁의 종식은 진짜 글을 쓰고,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였다. 고행의 4년,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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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종식되어감을 느끼는 프랑스 파리의 앙리 페롤에게 이 밤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1,000대의 비행기가 룬트슈테트의 후방을 공격함으로써 벌어진 독일군의 패주, 그리고 이제는 떠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과 폴을 향한 예고이자 의지. 총살당할 위기에까지 처했었던 앙리에게 전쟁의 종식은 진짜 글을 쓰고,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였다. 고행의 4년, 타인들만을 돌보았던 4년에서 벗어나 포르투갈 여행이라는 새로운 문을 통해 전쟁 후의 세상을 그리는 그 옆에 연인 폴의 자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폴을 향한 감정은 애정에서 동지애, 연민 같은 것으롤 바뀌었지만 폴의 앙리에 대한 집착과 열정은 여전히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온전한 자신을 찾기 위해 혼자만의 시간을 강력히 요구하는 앙리와, 그런 그에게 서운함을 느끼면서도 앙리를 잃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몸부림치는 폴. 제발 그 관계를 놓아버려, 너야말로 네 자신을 찾아-라고 아무리 소리쳐도 나의 목소리는 폴에게 가닿지 않는다.

 

전쟁이 끝나기만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은, 그러나 변화하는 사회의 물결과 누군가의 희생을 딛고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마냥 자신만을 앞세울 수는 없다. 신문사를 운영하면서 <레스푸아>를 발행하는 앙리도 마찬가지. 폴과의 인연을 정리하고 제대로 자신만의 글을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시대는 그를 가만히 놓아두지 않는다. 그 어떤 정치적 성향도 따르지 않고 중도를 지향하는 앙리에게 요구되는 선택. 누군가는 미국을 옹호하고, 또 누군가는 소련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앙리는 자본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무시하지 못한 채, 절친한 관계인 뒤브레유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하고 결국 좌파이나 같은 좌파인 공산주의를 완벽히 따르지는 않는 S.R.L을 옹호하기로 결정한다.

 

뒤브레유의 아내이자 정신과 의사인 안은, 전쟁이 끝난 후 사람들의 희생 위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지금까지의 삶에 대해 되돌아본다. '늘 다른 사람을 돌보기만 했던' 그녀. 잠시 일탈을 감행해보기도 하지만 결국 정해진 그녀의 자리로 되돌아온다. 늘 글을 써왔고 이제는 정치를 시작하는 남편을 뒷바라지해야했고, 유대인이었던 연인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아 부모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공격하는 딸 나딘을 주시해야 했다. 뼈아픈 과거는 분명히 존재하는데 모든 것이 전쟁 전과 똑같아질 거라고 생각한 순진한 믿음을 자책하며 이 시간에 자신의 자리는 무엇이고 나는 누구인지를 깊게 탐색해가는 여성, 안.

 

[레 망다랭] 1권에서는 전후 프랑스의 혼란스러운 양상과 함께 그 시대를 살아온 지식인들의 모습, 여러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삶을 그린다. 자신만의 글쓰기와 이념 앞에서 흔들리는 앙리, 그런 앙리만을 바라본 세월을 포기하지 못한 채 이미 마음이 떠나버린 그를 어떻게든 붙잡으려는 폴, 뒤브레유와 안, <레스푸아>와 연관된 여러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정치는 무엇이고 개인의 행복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제시한다. 전쟁 후의 새로운 세상, 무엇이든 가능할 거라 여겼던 사람들을 보기좋게 배신하며 이제는 '진정한' 삶의 문제에 봉착한 사람들.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2권에서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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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망다랭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고* | 2020.12.1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소설의 제목은 레 망다랭은 원래 중국의 관료들을 가리키는 단어로 특권층 지식인들을 펌하하여 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 시절을 살고 있는 많은 지식인들, 시대를 바로 알고 깨어 있는 지식인들과 오히려 일반인들보다 무지하고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사는 지식인들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2차 세계대전을 겪고 난 후 파리의 지식인들이 주 등장인물로 나오는데 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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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제목은 레 망다랭은 원래 중국의 관료들을 가리키는 단어로 특권층 지식인들을 펌하하여 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 시절을 살고 있는 많은 지식인들, 시대를 바로 알고 깨어 있는 지식인들과 오히려 일반인들보다 무지하고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사는 지식인들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2차 세계대전을 겪고 난 후 파리의 지식인들이 주 등장인물로 나오는데 이 작품이 출간되고 난 후 프랑스 독자들은 당시 연예인과도 같은 인기를 누리고 있던 철학가 작가들의 모습을 소설에서 발견하고 나오는 주인공들과 그 시대의 작가와 철학가들을 연결짓곤 했다는데 작가가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것은 뒤브뢰유의 아내인 안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 말고는 다른 현실적인 인물을 모델로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도 그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독자들은 주인공 앙리의 모습에서 알베르 카뮈를, 로베르 뒤브뢰유의 모습에서 장 폴 사르트르, 안의 미국 연인인 루이스에게서 보부아르의 연인이었던 미국작가 넬슨 올그린을 발견한다고 하니 (옮긴이의 글중에서) 그 시절의 그들과 많은 닮은 점을 가지고 있는 건 분명한듯하다.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너무 읽고 싶었으나 장장 2권의 분량에다 1권 634페이지,2권은 600 페이지에 달하는 총 1234페이지라는 페이지에 압도당해서 많이 망설였던 게 사실이다. 두 권을 읽는데 문장의 밀도감이 상당히 높고 등장인물들의 갈등의 짜임새 또한 얼기설기 벌집처럼 세밀하게 구성되어 있음에도 갈등의 구조가 긴장감을 놓을 수 없어서 어느 시점이 지나고 나면 시간 가는줄 모르게 읽게 되는 면이 있다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안의 부분에서 한없이 몰입이 되었다가 3인칭 시점으로 앙리와 주변인물들 그외 정세를 객관적인 시야로 바라보는 부분에서는 조금 더 감정의 이입이 적은 한발 뺀 자의 시선으로 느낄 수 있어 강약의 조절이 되었던 것 같다. 그들이 고민하는 시대적 흐름이 우리나라의 70~80년대의 정치 상황과 그리 다르지 않아 그 시절이 오버랩 되는 묘한 기시감으로 바짝 긴장하며 읽게 되는데 절판된 이 책이 왜 다시 읽고 싶어 하는 책으로 선정되어 다시 출판하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읽는 동안 아쉬웠던 점이라면 소설 속에 비쳐지는 여성들의 모습이었는데 나치의 만행과 소련의 강제수용소에 광분하는 남자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보자 고군분투하는 건 모두 남자요, 여자들은 그저 사랑에 목메고 자신들이 지어 놓은 공간속에 갇혀 그저 남자 때문에 울고 미쳐가는 모습으로 비쳐지는 모습들이 아쉬움으로 남았는데 이 소설이 쓰여진 시기가 1954년도이고 그 시절 프랑스에는 여성들의 선거권이 1944년도에 주어져 그 만큼 여성들의 사회적이 지위가 낮았음을 소설을 통해서 다시 한번 알게 되고 고작 현재라고 하는 지금은 그 시대로부터 100년도 지나지 않았음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읽는 동안 다른 책 대비 유난히 포스트 잇을 많이 붙이며 읽었던 책이었다 .남기고픈 문장이 너무 많고 특히 안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에 공감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 여기저기 많다. 최근들어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책을 많이 읽은듯 한데 먼 듯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시대라는걸 알고 혼자 놀래기도 하며 한 시대에 푹 빠져있다 나온 기분이 든다


출판사에서 지원받은 도서이며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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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의 시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눈*음 | 2020.12.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는 날. 독일군이 프랑스에서 퇴각하는 그날 앙리와 폴의 집에서는 축하 파티가 열린다. 다시는 없을 것 같았던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 것이었다. 파티에 참석한 앙리와 폴의 친구들은 이제 전쟁 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 가득 차서 서로의 계획과 느낌을 이야기한다. 앙리는 연인 폴을 떠나 포루투칼로 혼자만의 여행을 가려고 하고, 폴은 앙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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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는 날. 독일군이 프랑스에서 퇴각하는 그날 앙리와 폴의 집에서는 축하 파티가 열린다. 다시는 없을 것 같았던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 것이었다. 파티에 참석한 앙리와 폴의 친구들은 이제 전쟁 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 가득 차서 서로의 계획과 느낌을 이야기한다. 앙리는 연인 폴을 떠나 포루투칼로 혼자만의 여행을 가려고 하고, 폴은 앙리와의 식어버린 정열을 그리워한다. 뒤브뢰유는 전후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좌파 운동을 다시 시작하려고 하고, 안은 뒤브뢰유를 존경했던 시절이 끝나고 홀로 남은 두려움을 느끼며, 뒤브뢰유와 안의 딸 나딘은 죽은 옛 연인으로 인해 방황하며 어디론가 떠나고자 한다.

 

전쟁 중에는 모든 이들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뭉쳐있었다. 이념과 사상, 지위와 돈을 떠나 전쟁이 끝나기만을 원했었다. 그들의 적은 나치였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시점에 이들은 서로 다른 꿈을 꾸기 시작한다. 소련으로 대표되는 마르크시즘의 공정한 분배라는 이상적인 공산주의 이념에 빠진 사람들. 독일 나치에 도움을 주었던 이들을 밝혀내서 합당한 벌을 주고자 하는 사람들. 부르주아적 사고로 미국의 자유주의를 희망하는 사람들. 이도저도 아닌 중립적인 입장의 사람들. 이러한 시기에 앙리는 중립적인 노선을 가진 뒤브뢰유의 S.R.L.과 협력하며 신문사 <레스푸아>를 운영하며 자유로운 생각을 대변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돈과 이념에 의해 점점 침범당하려고 한다. 아니, 앙리와 뒤브뢰유가 변하는 것일 수도...

 

혼란의 시기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이제 시작이지 않을까? 2권에서 어떻게 진행되어 이들은 어떤 현실 속에서 살아가게 될까? 꼭 우리네 해방이후 모습과도 비슷해보였다. 이상적인 공산주의와 자유경제 민주주의... 소련과 미국으로 대변되는 세력들의 충돌! 그 결과, 남한과 북한으로 나뉘어버리는 슬픈 역사가 만들어졌지만, 프랑스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도 동일한 과정을 거쳤다니... 참으로 인류의 역사는 비슷하게 돌아가는게 정확한 듯 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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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망다랭 1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캔**디 | 2020.11.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공격 중단, 독일군의 패주, 나는 떠날 수 있을 거야."(p7)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의 크리스마스 밤. 검은 수정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앙리는 1,000대의 비행기들이 룬트슈테트(실존인물, 유명 독일장교)의 후방을 공격하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독일군이 프랑스에서 물러가며 독일의 패배로써 전쟁이 종식되고 평화가 되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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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공격 중단, 독일군의 패주, 나는 떠날 수 있을 거야."(p7)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의 크리스마스 밤. 검은 수정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앙리는 1,000대의 비행기들이 룬트슈테트(실존인물, 유명 독일장교)의 후방을 공격하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독일군이 프랑스에서 물러가며 독일의 패배로써 전쟁이 종식되고 평화가 되돌아올 날이 머지 않았다는 기대감이 성탄절의 밤을 충만하게 만들어요. 가난하고 빈약해진 파리의 골목마다 축제가, 오락과 쾌락이, 여행과 행복, 무엇보다 자유가 새로이 시작되겠지요? 하마터면 독일군의 총부리 앞에 허망하게 사망할 뻔했던 앙리가 피치 못하게 동거 중인 오래된 연인 폴과 헤어질 날도 머지 않았습니다. 여행을 핑계로 독립을 하고 떨어져있는 나날이 익숙해지면 틀림없이 폴도 마음을 접겠지요. 이별을 순순히 받아들이게 될 겁니다. 그때까지는 깨질 것 같은 보물을 대하듯 조심스러운 폴의 태도도, 한순간도 빠짐없이 쫓아오는 폴의 눈빛도, 열정을 강요받는 밤 시체 같이 느껴지는 육신의 고욕도 견뎌낼 수 밖에요. 어쨌든 오늘만큼은 모든 것을 다 잊고 파티를 즐겨볼 생각입니다.



"나눌 수 없는 불행에 대해서 우리는 죄책감을 느끼기 마련이에요. 죄의식, 그건 정말 가증스러운 기분이죠."(p140) 앙리가 운영 중인 좌파 신문사 레스푸아의 젊은 직원들이 집으로 몰려옵니다. 앙리의 사상적 스승이자 좌파단체의 지도자이며 존경 받는 지식인인 뒤브레우와 정신과 의사인 그의 아내 안, 매일밤 미군들 사이로 잠자리를 옮겨다니며 과격한 삶을 나고 있는 그들의 딸 나딘도 참여했어요. 미소가 넘치고 모두가 조금씩은 젊어진 듯한 기분에 웃고 떠들고 춤추고 감격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전혀 모르고 있어요. 싹트는 희망은 동일하지만 이곳에 모인 젊고 나이든 지식인들이 꿈꾸는 세상의 모습은 저마다 다르다는 것을요. 아직 종전 선언이 되지도 않았건만 누군가는 3차 대전을 예언하며 미국을 옹호합니다. 또 누군가는 계급없는 사회를 지지하며 소련이 지상낙원은 만들지 못할지라도 사회의 가장 올바른 체제를 이룩할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누군가는 떠나간 사람들을 그립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잔인한 방식으로 너무나 매몰차게 지상에서 사라져버렸으니까요. 타버린 대지와 시체 무더기를 결코 잊지 않으리라 맹세하며 복수를 다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살아야 하니까, 지금이 행복해서, 죽은 이를 애써 잊으려는 이들도 있습니다.



"다른 곳,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들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말"(p11)전쟁이 끝나는대로 파리를 떠나 세상을 유랑하며 글을 쓰겠다 다짐했던 앙리의 꿈은 좌초됩니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좌우파의 독자 모두를 끌어들이고 있는 레스푸아는 양 진영의 훌륭한 먹잇감이니까요. 베스트셀러 작가인 그를 정치에 몸담게 하려는 뒤브레우의 각오 또한 만만치 않아 그에게 진실한 우정을 느끼는 앙리로써는 기대를 배신하기가 힘이 듭니다. 사랑따윈 한톨도 남지 않았건만 바람까지 용서하며 몸과 마음을 다바치려 하는 폴의 집착 또한 좀체 수그러들지 않구요. 와중에 조카 같은 나딘과 잠자리까지 하게 되며 앙리는 머리가 지끈지끈합니다. 전쟁만 끝나면 모든 게 다 해결될 줄만 알았건만 삶은 그렇게 단순하게 정리되는 무엇일 수는 없는가 봐요. 한편 뒤브레우와 아내 안 또한 복잡다단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첫사랑을 죽음에 빼앗기고 실의에 빠진 딸 나딘과의 갈등, 전쟁의 기억으로 고통받는 환자들 앞에서 느끼는 무기력함, 문학의 길에서 벗어나는 남편에 대한 걱정, 헛된 고민으로 늙어갈 날만 남은 오늘에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째서 살아야만 하는지 안은 도통 알 수가 없어요.



"어떤 의미에서 문학은 삶보다 더 진실해."(p553) 성탄절의 밤으로부터 하루하루 멀어져 가며 맞부딪히는 해방 이후의 현실들은 일제로부터 독립했던 우리나 독일로부터 벗어난 파리의 그들이나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만리 타국의 역사가 도무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아서 이 책이 더욱 술술 읽혔는지도 모르겠어요. 각자의 삶을 진정으로 의미있게 살아가게 만드는 계기라 되리라 믿은 전쟁의 끝은 오직 독일뿐이었던 적을 더 많은 정치진영, 무수한 이념들로 잘게 쪼개놓습니다. 레지스탕스 운동을 함께 했던 동료가 서로를 향해 삿대질 하며 기사를 쏟아내는 모습이란. 현실과 비교하면 좋고 싫음도 생과 사도 희망과 좌절까지도 명확하고 단순한 문학이 차라리 진실해 보일 정도입니다. 앙리와 안의 시선을 오고가며 해방 후 파리를 해체하고 분석하고 묘사하며 독자를 이끄는 시몬 드 보부아르, 2권의 서평으로 남은 내용들을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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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망다랭 1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소*꽃 | 2020.11.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레 망다랭1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 이송이 (옮김) | 현암사 (펴냄)1954년에 발표되었다는 <레 망다랭>.2차 세계대전 종식 후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지금은 러시아라고 불리는 옛 소련의 공산주의와 미국의 자본주의를 바라보는 젊은이들과 지식인들이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이 보여진다.<레 망다랭> 은 자신의 신념인 신문사 '레스푸아'를 지키며 고독과 자유를 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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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망다랭1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 이송이 (옮김) | 현암사 (펴냄)

1954년에 발표되었다는 <레 망다랭>.2차 세계대전 종식 후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금은 러시아라고 불리는 옛 소련의 공산주의와 미국의 자본주의를 바라보는 젊은이들과 지식인들이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이 보여진다.

<레 망다랭> 은 자신의 신념인 신문사 '레스푸아'를 지키며 고독과 자유를 즐기고 싶어하는 앙리의 시점과 신념에 가득차 정치적 행보를 하려는 뒤브뢰유의 아내이자 정신과 의사인 안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읽기 전에 두사람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서술된다는 것을 알게 되고는 오래전 읽었던 '냉정과 열정사이'가 떠올랐다.

같은 문제와 같은 사건들을 두고 바라보는 견해는 처해진 입장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

초반부를 읽어 가면서는 이상의 '날개'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생각났다. 날개에 나오는 박제 되어버린 천재만큼은 아닐지라도 앙리의 현실은 그닥 자유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자유와 고독은 연인 폴에 의해 제한되고 신념은 뒤브뢰유와의 견해차이와 신문의 구독자를 신경쓰느라 자유롭지 못하다. 한 때 레지스탕스 운동을 할 정도의 신념에 찬 좌파이기도 했으나 여러 분파로 갈리며 서로를 적대시하는 공산주의에 회의가 일기도 한다. 같은 편에 서지 않으면 무조건 적이 되는 무서운 현실이다.

안의 딸 나딘은 스무살도 되지 않았지만 사춘기 시절에 겪은 연인 디에고의 죽음으로 삶에 애착을 보이지 않는다.

남자들과의 잠자리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듯 하다.이런 삶이 절망 때문인지 쾌락 때문인지는 그녀 자신도 모르는 듯 하다. 리스본에서 마주하게 된 아름다운 야경의 불빛들이 사실은 빈곤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힘들어한다. 전쟁 후 어려움을 겪는 프랑스를 벗어나서도 보게 된 가난은 나딘을 견딜 수 없이 힘들게 한다.

195. 그래도 사람들이 제대로 살 수 있는 나라가 분명 한 곳은 있을 거에요.

앙리의 연인인 폴은 얼핏 보면 사랑밖에 모르는 집착녀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사랑이라는 이름뒤에 숨고 싶었던 건지 모르겠다. 앙리를 위해서 모든것을 포기하고 희생했다고 말하는 그녀는 그를 위해 포기하지 않은 삶을 살았더라도 꿈꾸던 성공가도의 삶을 살 수 없었으리란 것을 느끼고 '앙리 때문에'라는 허울 좋은 핑계가 필요했던 건지도 모른다. 그녀 자신조차도 그런 사실을 깨닫고 있진 못하지만...

앙리는 글쓰기를, 폴은 앙리를, 뒤브뢰유는 정치를, 나딘은 남자를 통해 삶을 증명하려는 듯 보인다. 그러나 안은? 상처받은 사람들을 상담해 주는 그녀 자신은 정작 붙잡을 것이 없어 보인다. 신의 부재를 확신했던 스무살엔 도덕도 그녀에겐 아무런 가치가 없었다. 그런 그녀가 세상의 전부로 받아들인 로베르는 이제 그때의 로베르가 아니다.

335. 살아남는다는 것, 자기 인생의 반대편에서 산다는 것. 어쨌든 아주 편안한 일이다. 무엇도 기대하지 않고,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니까.

소련에서 도주해 온 스크리아신의 냉소적인 자세나 마약에 기대어 살아가는 세즈나크, 독일에 협력했던 사람들을 테러하는 것에서 삶의 보람과 정당성을 찾는 뱅상, 어머니가 정해준 대로 인생을 사는 조제트. 모두가 살기 위한 이유를 찾는 발버둥 중인지도 모른다.

전쟁 후의 혼란한 정세에 지식인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높인다. 좌파와 우파로 나뉘어 서로를 비방하고 적대시 한다. 통합과 화합 대신 비방과 편가르기가 판치고 속한 분파의 비리는 대의를 위해 눈감는 '소'일 뿐이다. 옷을 갈아 입듯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게 현실이라는 씁쓸한 정당함과 불가피함을 내세워 본다.

낯설지 않다. 한반도가 둘로 나뉠때의 모습처럼.

2권에서는 달라진 등장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을까.


※출판사의 지원을 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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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리뷰 (2건)

구매 레 망다랭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5*****h | 2023.01.3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제 2의 성의 작가이자 철학자 시몬 드 보부아르의 프랑스 최고 문학상 콩쿠르상 수상작이다 사실 보부아르가 소설을 썼다는 건 몰랐는데 이번에 새로 알게 되어 구입했다 분량도 많아서 두 권으로 나온 소설이다 제 2의 성도 아직 못 읽어서 마음이 급하다 전쟁이 끝난 직후 혼란스러운 프랑스 파리 지식인들의 세계를 그린 소설이다 정치와 이념 그리고 개인의 행복 사이에서 갈등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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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성의 작가이자 철학자 시몬 드 보부아르의 프랑스 최고 문학상 콩쿠르상 수상작이다 사실 보부아르가 소설을 썼다는 건 몰랐는데 이번에 새로 알게 되어 구입했다 분량도 많아서 두 권으로 나온 소설이다 제 2의 성도 아직 못 읽어서 마음이 급하다 전쟁이 끝난 직후 혼란스러운 프랑스 파리 지식인들의 세계를 그린 소설이다 정치와 이념 그리고 개인의 행복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기대 이상으로 몰입하게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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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읽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R*****^ | 2022.07.08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시몬느 드 보부아르는 나의 우상이었다. 꼬꼬마 고등학생 시절부터. 뭘 알고 좋아했다기 보다는 아마도 멋있어서ㅎㅎㅎ<제 2의 성>은 내가 여성이라는 것을 새롭게 인식하게 해주었고, <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어려서 읽어서 그런지 지금도 줄거리가 선명하게 기억이 나고, <초대받은 여자>는 재미도 있었지만 충격적이었다. 그리곤 더이상 읽지 않았다.그러다 이번에 '예스24 북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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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느 드 보부아르는 나의 우상이었다. 꼬꼬마 고등학생 시절부터. 뭘 알고 좋아했다기 보다는 아마도 멋있어서ㅎㅎㅎ

<제 2의 성>은 내가 여성이라는 것을 새롭게 인식하게 해주었고, <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어려서 읽어서 그런지 지금도 줄거리가 선명하게 기억이 나고, <초대받은 여자>는 재미도 있었지만 충격적이었다.
그리곤 더이상 읽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예스24 북클럽'에 이 책이 올라왔다. 꽤 두꺼운 두 권의 책이지만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1954년에 출간된 이 책은 제 2차 세계대전 직후 격변하는 시대에 프랑스 지식인들이 겪는 갈등과 환멸을 보여주는 이야기로 공쿠르상도 수상했다.

1인칭 시점의 '안'과 3인칭 시점의 '앙리'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당시 대단한 인기를 누렸던 사르트르나 까뮈, 보부아르의 연인으로 보이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전달된다.
마치 그 시절을 통째로 뚝 잘라 써놓은 것 처럼 당시의 분위기와 좌파 지식인들의 고민과 갈등 등이 드라마 보듯 자세히 느껴진다.

정신과의사 '안'의 정제된 내면과 딸 '나딘'의 날 것 같은 정서는 계속 충돌하고, 정치엔 진보적이지만 여성에 대해선 한참 모자란 '앙리'와 자기 편할대로 상상하며 점점 스스로에게 갇히는 '폴'은 파국을 맞고, 뜨겁게 사랑했으나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을 당당히 전하는 루이스...

일단 섹스부터 하고보는 딸을 감당할 수 있을까, 모든 말을 곡해하는 친구는 나의 어떤 친구를 떠오르게 했고, 사랑은 강렬한 화학작용 같고 얼마나 위태롭고 얄팍한지 여러 생각을 하게 했다.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보며 내가 그 시절에 태어나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어쩌면 격변의 시대에 총살 당했을지도 모른다...

책은 두꺼워도 힘들지 않게 읽을 수 있고, 문장이 너무 좋아 북마크를 왕창 하게 만들었다. 시대의 분위기, 시대의 철학이 녹여져 있는 보부아르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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