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하거나 대단한 반전을 가진 소설은 아니다. 예측 가능하지만 결말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주는 재미 정도는 선사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날 감쪽같이 사라진 가족.
그 집의 비밀을 알지 못한 채 이사한 새로운 가족.
자신을 지켜낼 힘도 지혜도 부족한 아이들은 나쁜 인간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된다.
정말 천벌을 받아야 한다.
여전히 비슷한 일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소설보다 더 끔찍하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올해 개봉했는데 네이버 평범 4.9이고 관람평이....어이쿠.
영화로 볼 일은 없겠다.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구매한 책입니다.
의외로
클래시컬한
호러가
느껴진 책이고,
인물들이
다양한
감정이
섞여져있는
느낌입니다.
또한
캐릭터마다
다 감정이
담겨있고
숨겨진
느낌이 있다는점이
흥미롭면서도
재미있습니다.
영화도
어떻게나올지
궁금합니다!
애들아, 엄마 왔다.
-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뒤틀린 가족
뒤틀린 욕망 - 오귀택
"가족들 데리고 당장 집에서 나오이소! 거기 계속 있으면 위험합니데이."
"집이 어떻게 지어졌는가에 따라
진짜 귀신이 나오고 그러나요?"
현민은 귀신이라는 단어를 간신히 발음했다.
"문이고 안방이고 화장실이고 부엌이고
그 위치가 다 뒤틀려 있다 카면 뭐가 생기겠습니까?"
"틈.틈이 생긴다 이 말입니더."
"한국공포문학단편선 3"에 단편소설을 수록하며 데뷔한 저자는 장편소설 "밤의 이야기꾼들", "소용돌이", "살롱 드 홈즈" 등을 썼으며, 단편집 "한밤중에 나 홀로", "괴담수집가", 에세이 "난 공포소설가"를 출간했습니다. 장편소설 "고시원 기담"과 "살롱 드 홈즈"는 각각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으로 공포소설가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전건우 씨의 <뒤틀린 집>을 보겠습니다.
장례식장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10살 동우는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뒷좌석에 시커먼 형체가 앉아 있었고, 그 형체가 동우를 내려봅니다. 놀래서 소리를 질렀는데 순간 차가 휘청입니다. 운전 중이던 아빠가 깜빡 잠이 들었고, 엄마도 깨지 않습니다. 차는 가드레일을 향해 다가가고 있고, 그 너머는 낭떠러지입니다. 바로 그 순간 뒤쪽에서 어떤 차가 불빛을 번쩍이며 경적을 울립니다. 그 소리에 엄마가 먼저 깨어났고, 아빠를 깨워 가드레일에 박기 전에 멈췄습니다. 경적을 울린 차에서 내린 사람이 빗속을 뚫고 동우네 차로 달려와 뒷문을 열어 말린 쑥을 꺼내 불을 붙였습니다. 자신은 김구주고 귀신 없애는 일을 한다며 장례식장에서 귀신이 묻어 왔다며 그걸 알려준 동우에게 감이 좋다고 말한 뒤에 다시 차로 갔습니다.
시간은 흘러 명혜네는 시골로 이사 옵니다. 아이들은 서울의 낡고 좁은 아파트에 있다가 마당 넓은 집으로 오니 신나서 뛰어다니지만 명혜는 이 모든 것이 거슬립니다. 입양한 둘째 희우에게 막내 지우를 맡기고 소리가 나는 창고로 갑니다. 창고 근처에로 가니 서늘한 기분이 들고 갑자기 큰 소리가 납니다. 명혜는 겁에 질려 남편 현민에게 맡기자 생각하고 이사 정리를 합니다. 이사한 후로 명혜는 무서운 꿈을 꾸고, 머리도 아프고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동화 작가를 꿈꾸던 현민은 직장을 다니면서 공모전에 도전했습니다. 그러다가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고, '도깨비 탐정'은 출간되어 대박이 났습니다. 그렇게 행복한 일만 있을 거라 기대하던 중 사건은 갑자기 일어났습니다. 서울의 한 사립 초등학교 4학년 소년이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의 얼굴을 커터 칼로 몇 번이나 그었습니다. 피해를 입은 학생의 어머니가 인터넷에 올린 글과 인증 사진이 퍼지면서 사건은 큰 화제가 되었고, 뒤이어 공개된 사진 속에 가해자 소년의 가방 안에 교과서와 함께 있던 현민의 동화책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 동화책은 '도깨비 탐정'의 다섯 번째 책이었고 반응이 좋아 TV에도 출연하는 등 현민은 바쁘게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 소년이 그 동화책을 읽고 그런 범죄를 저질렀다는 보도가 쏟아지면서 현민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사람들의 입방아에 견디지 못한 현민네는 시골로 이사 오고 다시 재기를 꿈꿨지만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사 온 집에서 본 적 없는 단발머리 유령 소녀를 봅니다. 그리고 아내는 점점 이상해지고 이상한 목소리도 듣습니다.
첫째 동우는 초등학교 5학년으로 아빠에게 벌어진 일을 압니다. 자신도 친구들에게 손가락질 받았지만 걱정할 부모님 때문에 숨깁니다. 시골로 이사 온 뒤에 유령 소녀와 이상한 목소리를 듣습니다. 게다가 전학 온 이곳 학교 친구들은 동우에게 말을 걸지 않습니다. 혼자 가는 동우를 반장이 불러 파란 지붕 집으로 이사 와서 친구들이 겁을 먹은 거라고 말합니다. 동우가 이사 온 그 집이 귀신 나오는 집이라고요.
이사 온 이 집의 비밀은 무엇이고, 유령 소녀와 이상한 목소리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뒤틀린 집>에서 확인하세요.
시골 마당 넓은 2층 양옥은 누구나 꿈꾸는 집입니다. 아이가 어리다면 더더욱 살고 싶은 집이지요. 하지만 직장, 학교 등의 이유로 진짜 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은 아름다운 2층 집에 사람들의 비방에 지친 현민과 명혜, 그리고 세 아이 동우, 희우, 지우가 이사 옵니다. 이곳에서 힘든 일은 잊고 다시 새 출발을 하리라 다짐했는데, 이사 온 첫날부터 기이한 일이 벌어집니다. 단발머리 소녀 유령이 나타나고, 아이들이 어디 있는지 찾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이제 이 집은 편안하고 안전한 집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공포로 가득 찬 곳이 됩니다. 5명의 가족은 어쩔 수 없이 이 집에 머무르면서 이상한 일을 겪고, 조금씩 이상해집니다. 과연 이 집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우리나라 사회의 문제가 드러납니다. 뉴스에서 많이 나와 관련 법도 제정되었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인 해결은 하지 못한 채 조금씩 잊히고 있는 문제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뒤틀린 집>에서 다시 한번 묻습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집의 방위에도 음양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거야. ..동사택..서사택...으로 배열되어야 기한 집이지. 반대로...섞이면 그게 바로 비틀린집, 즉 오귀택이 되는거야....p. 153
...틈이 생긴다 이 말입니더...그 틈으로 나쁜 기운이 흘러나와 귀신을 불러모으고 산사람을 미치게 만드는게 바로 오귀택입니더....p.163
명심하자. 누가 하지말라고 하면 하지 말고, 위험하다면 그 말 좀 듣자.
유현민은 도깨비탐정시리즈로 잘나가는 동화작가였지만, 어떤 억울한 사건으로 인해 이제 출판사에서 받아들여지지않는 작가가 되었다. 돈도 점점 없어져 아내와 세아이와 함께 시골에 있는 외딴 파란지붕의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안그래도 예민한 아내 명혜는 계속 추위만 느끼더니 이은영이라는 빨간집지붕 여자의 말만 듣게 되고, 둘째이자 입양된 아이 희우는 단말머리의 발이 없는 오하영이라는 아이를 비밀친구로 만든다. 과거에 이 집에 살았던 부부는 각각 따로 입양한 아이들을 학대했다는 의심을 받고있다가 막내가 실종되고 가족모두가 사라져버렸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귀신이 들렸다. 죽어서 묻혔다 등 갖은 억측을 하고, 현민의 가족들 모두가 서로 의사소통을 하지않는 사이에 각각 악한 무엇의 공격을 받게된다. 하지만 과거 이들을 구해주었던 김법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영민한 동우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좀 뻔한 이야기에다 뻔한 전개로 흘러서... 그닥..그렇게 즐겁게 읽지못했다.
이 소설 『뒤틀린 집』은 2년 전 동우네 가족이 할아버지와 삼촌의 장례식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영정사진 속 삼촌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모습을 본 동우는 크게 놀라지만, 부모님의 재촉에 동생들을 챙겨서 차에 올라탄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동우는 뒷좌석에 올라타 있는 시커먼 형체를 보게 된다. 바로 눈을 부릅뜬 채 동우를 노려보고 있는 삼촌의 모습이다. 장례식장에서 동우네 가족을 따라온 '삼촌 귀신'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홀려 졸음운전을 하게 만들어서 하마터면 큰 사고가 날 뻔한다. 마침 지나가던 법사의 도움으로 화를 면하지만. 동우가 귀신의 존재를 깨닫고 볼 수 있다는 능력과 함께 앞으로 발생할 사건들에서 귀신이 물리적으로 해코지를 할 것을 암시하고 있다.
집은 새하얀 외벽과 파란색 지붕이 돋보이는 세련된 2층 양옥이었다. 아무렇게나 파헤쳐 붉게 드러난 산등성이와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와는 사뭇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마치 이 집만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아름다웠고 한편으로는 섬뜩하기도 했다. 적어도 명혜가 보기에는 그랬다.
명혜는 푸른 잔디밭을 가로질러 이삿짐이 속속 들어오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들은 잔디밭과 집 안을 왔다 갔다 하며 들뜬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의 낡고 좁은 아파트에서 이렇게 넓은 집으로 왔으니 그럴 만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명혜는 어딘지 모르게 그 모습이 거슬렸다. 아니, 거슬리는 건 그뿐만이 아니었다.(p.23)
가장 편안해야 할 곳이 집이다. 이사를 강행한, 그저 도망치기에만 급급했던 아빠 현민은 앞으로는 잘될 거라며 희희낙락한다. 그러나 아내 명혜는 점점 딴사람처럼 변해가고 아이들도 공포에 떠는데 남편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지 귀신의 존재를 애써 믿고 싶지 않아 한다. 그 답답함은 결국 가족을 더욱 위험에 빠지게 만든다. 공포심을 작가는 아주 직설적이고 거침없이 표현한다. 그러나 엄마 명혜는 한없이 우울하고 불안하다. 모아 놓은 돈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이들 교육비는 어떻게 할 건지, 아니 그보다도 앞으로 몇 달 뒤엔 무슨 돈으로 다섯 식구가 먹고살 셈인지 막막한 형편이기 때문이다. 전례 없이 무더운 5월인데도 헐벗은 땅에 우두커니 서 있는 이 집은 한없이 춥고 어두컴컴하다.
더 불길한 건, 온 집을 감싸고 있는 무섭고 섬뜩한 기운이다. 우리 가족 외의 어떤 존재가 자꾸만 기분 나쁜 흔적을 드러내고, 편히 쉬지도 잠들지도 못하게 자꾸만 명혜를 괴롭힌다. 게다가 전에 이 집에 살던 가족이 2년 전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는 이야기도 찜찜하다. 이웃과 거의 왕래를 하지 않고 아이 셋을 키우며 살았다는 부부. 여기저기 다치고 아픈 일이 많아 유난히 병원 출입이 잦았다는 아이들. 대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가?
이 작품은 호러 미스터리와 스릴러 장르를 오가며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 가고 있는 공포소설의 대가 전건우 작가가 호기롭게 내놓은 사회파 호러다. 배경은 말 그대로 ‘뒤틀린 집’. 일명 '오귀택'이다. 대문과 안방 등의 방향 배치가 뒤틀려 있어 생긴 틈 사이로 나쁜 기운이 흘러나와 온갖 귀신을 불러 모으고 산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는 집이다. 도시 근교 주택지구 계획의 일부였으나 건설사의 부도로 을씨년스럽게 띄엄띄엄 몇 채만 남은 집들 가운데 하나라는 설정은 의미심장하다.
한국에서 집은 욕망의 최상단에 위치하는 동시에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낡긴 했어도 서울 아파트에 살고 있던 가족이 모종의 이유로 뒤틀린 집까지 밀려났다. 어떻게든 다시 올라가 보겠다는, 어떻게든 다시 ‘즐거운 우리 집’을 만들어 보겠다는 욕망을 품은 채 살아간다. 각자의 욕망과 결핍과 불안으로 괴로워하는 이 가족들이 오귀택의 귀신과 만나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킬 것인가. 작가는 그 대목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인정사정없이 독자들을 몰아붙인다.
작가가 이번에 주목한 키워드는 한국인이 가장 갈망하는 대상인 집, 그리고 그 집에서 오손도손 사이좋게 살아가고 싶어 하는 가족이다. 집과 가족이 한순간에 공포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흥미롭고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아이디어와 설정에 힘입어 『뒤틀린 집』은 출간 전 트리트먼트 단계에서 영화화가 확정되었고, 2021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되었다고 한다. 영화 〈기도하는 남자〉의 강동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서영희, 김민재, 박혁권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되었다. 특히 작곡가 겸 프로듀서 윤상이 영화음악 감독으로서 첫 출사표를 던진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눈길을 끌고 있다.
최초의 트리트먼트를 토대로 영화 시나리오와 소설이 각각 쓰였기에 소설 『뒤틀린 집』은 영화와는 미묘하게 다른 매력의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악귀를 불러들이는 것은 뒤틀린 집인가, 뒤틀린 사람인가. 이 묵직하고도 날카로운 질문을 품고 우직하게 달려 나가는, 우리의 지근거리에서 펼쳐지는 공포의 세계를 독자들은 맛볼 수 있다.
고개를 돌리려다가 멈칫했다. 누군가가 뒤에 바싹 붙어 서 있었다. 현민보다 큰 사람이었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시선이 뒤통수에 그대로 느껴졌다. 악취가 풍겼다. 하아. 차디찬 숨을 내쉴 때마다 서늘한 기운이 목덜미에 닿았다. 다락방 온도가 급속도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현민의 등허리는 금세 축축하게 젖었다. 땀이 비 오듯 흘렀다. 현민은 온 힘을 다해 입을 다물었다. 조금이라도 힘을 풀었다가는 비명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뒤에 선 정체불명의 존재는 자신이 비명을 지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을, 현민은 문득 했다. 그 존재가 불명확한 발음으로 한마디를 중얼거렸다.
“아이…… 어디…… 있니?”(p.111)
저자 : 전건우
호러와 스릴러를 쓰면서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는 사려 깊은 이야기꾼. 『한국공포문학단편선 3』에 단편소설 「선잠」으로, 『한국추리스릴러단편선』을 통해 데뷔하였다.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호러 미스터리와 스릴러 장르를 병행해 작품을 쓰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능력자들] 추리능력자 편에 출연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편소설 『밤의 이야기꾼들』, 『소용돌이』, 『살롱 드 홈즈』 등을 썼으며, 단편집 『한밤중에 나 홀로』, 『괴담수집가』, 에세이 『난 공포소설가』를 출간했다. 최근작으로는 K스릴러 작가 공모전 당선작인 『마귀』와 괴담집 『금요일의 괴담회』가 있다. 장편소설 『고시원 기담』과 『살롱 드 홈즈』는 각각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글입니다.>
잘나가던 남편의 일이 나락으로 떨어진 건 한순간이었다. 결국 경제적 어려움으로 외딴 시골까지 밀려 내려와야 했던 명혜는 모든 게 못마땅하다. 특히 새로 이사 오게 된 파란색 지붕이 돋보이는 세련된 2층 양옥은 아무렇게나 파헤쳐 붉게 드러난 산등성이와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어딘지 모르게 거슬린다. 심기가 불편한 자신과 달리 아이들과 신나 보이는 남편. 자신과 아무런 의논 없이 덜컥 이 집을 계약한 남편이 더욱 얄미워 보인다.
하지만 이곳에 정을 붙이고 다시 재기해야 한다.
명혜는 마음을 다지며 애써 웃어 보이려 하는데...
그날도 불면증으로 잠을 잘 이루지 못한 명혜는 계속 몸을 뒤척이다 창문 쪽에서 펄럭이는 소리를 듣는다.
분명히 창문은 다 닫았는데...
이상하다는 생각에 일어나려 한순간 묘하게 움직이던 커튼의 부피가 점점 커지더니 사람 얼굴 형상이 똑똑히 찍혔다.
투두둑!
커튼 고리가 끊어졌다. 커튼을 뒤집어쓴 그 존재는 어둠 속에 우뚝 서 있었다. 그리고 스윽 바닥을 쓸며 점점 다가오는 그것.
명혜는 공포감에 얼어붙은 채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간신히 비명을 지르려고 할 찰나, 커튼이 휙 날아와 명혜의 얼굴을 덮었다.
"아이들은 어디 있니?"
귓가에 목소리가 들렸다
날카롭고 차가운, 그리고 악의에 가득 찬 목소리였다.
이 집으로 이사 온 뒤로 아내는 자꾸 이상한 것들이 보인다며 점점 날카로워지고 급기야 이상행동까지 보인다. 아이들 또한 점점 이상해지면서 현민은 불길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
그리고 현민에게도 점점 그 모습을 드러내는 존재.
결국 동창의 제안으로 유명한 무당을 찾아가게 되는데...
"오귀택이군. 오귀택이야. 그러니 이렇지."
"오귀택? 그게 뭡니까?"
"뭐긴 뭐야, 온갖 귀신이 모여 사는 집이란 뜻이지!"
"그쪽은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보여."
"뭐가 보인다는 겁니까?"
"뒤에 매달고 온 그 흉칙한 원귀!"
그리고 갑자기 앞뒤로 몸을 흔들며 눈이 뒤집히던 무당은 눈과 코, 입에서 피를 쏟아 냈다.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가족을 지켜야 한다.
어릴 때 우리 집 별채에는 주로 신혼부부들이 살았다. 그런데 다들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이사를 갔는데 그 이유가 자꾸 귀신을 본다는 거였다. 급기야 아무도 우리 집 별채에 산다는 사람들이 없었고 귀신을 믿지 않았던 부모님은 여동생과 나에게 별채에서 지내게 하셨다. 다행히 우린 별채에서 귀신을 목격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 집터에 새로 집을 짓고 살기 시작하면서 나와 남동생은 신혼부부들이 봤다는 그 귀신들을 보기 시작했다.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슬픈 표정을 짓고 있던 다리 없는 남자와 수염이 긴 목 만 있는 할아버지 귀신을 말이다.
소설 속 귀신이 나오는 집이 나에게 더욱 공포스럽게 다가온 건 어릴 적 나와 남동생의 경험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목격한 귀신은 딱히 우리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았지만 눈앞에 출몰하는 거 자체가 우리에겐 엄청난 공포였다.
그때 나에게 집은 불편하고 무섭고 두려운 존재였는데, 소설 속 뒤틀린 집 또한 가족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아내가 점점 딴사람처럼 변해가고 아이들도 공포에 떠는데 남편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지 귀신의 존재를 애써 믿고 싶지 않아 한다. 그 답답함은 결국 가족을 더욱 위험에 빠지게 만드는데, 그 공포심을 작가는 아주 직설적이고 거침없이 표현한다.
오랜만에 공포다운 공포를 느끼며 책을 읽는 내내 자꾸 뒤를 돌아본다.
귀신 생각을 하면 귀신이 옆에 있는 거라고 하는데 ㅜㅜ;
공포소설 『뒤틀린 집』의 리뷰는 여기서 마무리해야겠다.
*해당 도서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새하얀 외벽과 파란색 지붕이 돋보이는 2층 양옥. 아무렇게나 파헤쳐 붉게 드러난 산등성이와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와는 사뭇 어울리지 않는, 마치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은, 그래서 더 아름답고 그래서 더 섬뜩하기도 한 집. 서울 아파트에 살다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시골까지 ‘밀려난’ 한 가족이 이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온다.
이 책은 집(house)에서 일어나는 호러 장르인 하우스호러이다. 즉 내가 가장 피하고 싶었던 장르이기도 하다. 유독 겁이 많았던 어린 시절부터 집은 따뜻하고 안심이 되는 공간이지만, 혼자 있을 때면 화장실도 가기 무서웠던 기억이 많다. 혼자 살기 시작한 지금은 더더욱. 그렇지만 출간 전 영화화가 확정되었다는 <뒤틀린 집>은 내용이 너무 궁금하여 책장을 한 장, 두 장 넘기게 되었다.
공포 영화가 시작되면 늘 난 이렇게 생각한다. '아.. 저 집에 왜 이사를 가는거야..' , '저 방엔 왜 혼자 들어가는거야..'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랬다. 그림같이 예쁜 집에 가구와 식기까지 그대로 남아있는 저 집에 왜 이사를 가는거야!
공포 소설, 공포 영화에 클리셰라고 생각했다. 그냥 뻔 하겠네.. 라고 생각했던 초반의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책장은 빠르게 넘어갔지만 단숨에는 읽을 수 없었다. 너무 무서워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영화화된 이유가 여기 있었다. 눈앞에 집안의 풍경이 그림처럼 그려지고 스산한 느낌과 차가운 촉감, 그리고 집과 창고의 냄새까지 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나의 상상속의 집과 연출로 만들어진 영화 속의 집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영화로 다시 한번 느껴보고싶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들은 어디 있니?"
공포소설 전문작가 전편우의 장편소설이자 영화화 확정된 하우스호러 작품 (뒤틀린 집)
한때 잘나가는 작가로 활동했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한순간에 추락하고 만 아빠 현민, 아내 명혜, 동우, 지우, 희우 총 5가족은 시골에 위치한 저택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이사짐을 정리하면서 아이들과 아빠는 신났지만 명혜는 이상하게 쌀쌀함을 느꼈다. 그리고 무언가 있는 것 같은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거울속에 순간 아이가 보였다던가 숨바꼭질을 하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렸던가 하는...
집에 방문한 마을 이장의 말에 의하면 몇년전 이집엔 현민네와 똑같은 5가족이 살았으며 갑작스레 야반도주를 했다고 한다. 집안에 짐이며 가구를 다 남긴채....
계속되는 불길함과 쌀쌀함에 애써 침착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고 불미스런 사건으로 인해 힘들어 하는 와중에 명혜는 무언가로 인해 쓰러지고 다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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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변해버린 아내 명혜를 시작으로 태평한 현민역시 이 집의 불길함을 느끼고 지인을 통해 무당을 찾아갔는데 무당으로부터 뜻밖의 충격적인 얘기를 듣는다.
지금 현민네 가족이 살고있는집이 매우 뒤틀려서 귀신들이 창궐할 것이라고. 그리고 갑작스레 무당에게 벌어진 괴현상과 마을이장, 그리고 이 집과 전에 살던 가족의 실체를 알고있는 덩치큰 남자역시 엄청난 희생을 치르게 된다.
현민은 희생당한 사람들에게 얻은 정보를 토대로 전 집주인인 부모의 더러운 실체를 알게 되고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으나 갑작스런 무언가에 의해 현민은 쓰러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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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상영된 하우스 호러 영화를 몇번 본 기억이 있다.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 가물가물 했지만 영상이 제공하는 시각적 공포와 소리에 비해 뒤틀린 집은 조금 공포감이 덜해 아쉬웠다.
물론 영상과 책은 차이가 어마어마 하지만...
그래도 집이 뒤틀려진 이유, 전 집주인이자 세아이의 부모의 추악한 진실,
그로 인해 원귀가 되버린 영혼...
그리고 가족간의 힘든시기가 있었음에도 의리와 애틋한 사랑을 통해 어떤 힘든일이 있어도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는 점은 괜찮았다.
공포소설 최초(?)로 전 가족이 살아있다는 것은 매우 기뻐한건 사실이고.
"터가 안좋은 집에 간다고 다 이상하게 변하는 건 아입니더. 언제나 사람이 문제지요. 사람 욕심이."
전건우 작가의 뒤틀린 집.
가장 편안해야 할 집이 공포로 뒤덮이는 순간에 대한 공포 소설이나 영화는 많이 있다.
뒤틀린 집 또한 집에서 벌어지는 공포 소설이다.
여러 문제를 안은 채 이사한 한 가족. 그리고 그 집에서 벌어지는 기괴하고 불길한 일들.
처음에는 긴장감이 있어서 몰입했지만 뒤로 가면서 무당 같은 사람이 나오며 뭔가 확 식어버렸다.
마무리가 살짝 아쉬운 소설이지만 킬링 타임용으로 읽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