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더욱 알뜰살뜰하게 가꾸는 습관의 시작가끔 알 수 없이 마음이 가라앉을 때면 조용히 청소를 시작한다. 겉으로 봤을 때는 멀쩡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 군더더기들을 꽁꽁 숨겨두고 모른 척하기 바빴던 날들을 떠올린다. 작가는 이를 “무의미해 보이는 시간들을 보내면서 유의미한 생각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고 표현한다. 머릿속을 맴도는 고민들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이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내리는 시간들이 이 책 속에 빼곡하다. 확장된 취향의 의미를 통해 삶의 지향점을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무심코 지나쳤던 ‘나’를 발견하는 일‘이걸 취향이라고 말해도 되나?’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데 무슨 취향이야.’ 덕후들이 성공하는 시대에 취미 하나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서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면 따라 좋아하고, 뾰족한 감각을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남이 가진 화려한 취향에 비해 내 취향은 보잘것없어 보였다. 하지만 세상에 초라한 취향은 없었다. 내가 가진 취향을 초라하게 바라보는 ‘나’ 자신만 있을 뿐이었다.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주변에게 이해받으려 애쓸 필요도 없었다. 그저 사람마다 적절한 취향의 온도가 달랐다. 어쩌면 우리는 취향마저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갖고 있었던 것 아닐까. 희미한 취향이라도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 안에서 발견한 삶의 태도는 무엇인지 섬세하게 풀어낸 책이다. 취향은 좋아하는 내 모습이 점점 더 많아지는 삶을 살고 싶다는 희망이다. 내게 없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나의 생각에 더 집중하며 살겠다는 다짐이다. 오늘도 마음이 가는 방향으로 몸을 움직이기를, 나에게 보내는 응원이다. 취향은 어느 날 갑자기 ‘탄생’한 것이 아니라 천천히 ‘발견’되었다. 주말마다 청소를 끝내면 침대에 걸터앉아 책을 읽는다는 것, 초등학교 같은 반 친구에게 생일 선물로 받았던 탁상용 미니 수납장을 지금도 쓴다는 것, 동경했던 친구의 필체를 똑같이 따라 쓸 수 있다는 것. 어린 시절 만났던 친구들의 습관이 내 몸에 문신처럼 남아있었고 가난하다 여겼던 취향이 알고 보니 고스란히 나만의 것이었다. 이처럼 자신만의 취향 지도를 그려나가는 과정이 책에 촘촘히 담겼다. 그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 취향은 어디에 있을까?’라는 호기심이 생긴다. 작가는 길을 찾다 헤매거나 결국 찾지 못하더라도 “설레는 마음으로 나만의 취향 찾기를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목적지에 도착해야만 여행으로써 의미가 있는 건 아니듯 취향 여행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차곡차곡 나만의 취향 여행기를 완성해보는 거다. 완성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아마 완벽한 완성은 쉽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그게 바로 우리를 멈추지 않고 떠나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라는 응원의 메시지로 작은 용기를 건넨다. |
취향의 기쁨 리뷰입니다. 저는 이상하게 항상 에세이에 취향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꼭 읽어보게 되더라구요 ㅋㅋ 왜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이 평온하면서도 가끔 지겨운 제게, 취향이란 일상을 좀 더 반짝거리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느낌이 있거든요. 그렇다보니 남들의 취향은 무엇인지도 항상 궁금해요. ㅎㅎ 이 책은 작가님의 취향, 그리고 취향이 주는 기쁨들을 나열한 책인데, 기대했던 것보다는 어디서 많이 보았던 내용들이라 큰 감흥은 없어서 살짝 아쉬웠긴 해요 ㅠㅠ 아마 제가 이런 류의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러걸지도?ㅋㅋ
시작일: 2021/01/05
완독일: 2021/01/25
· 책 속의 울림 문장
맥시멀리즘에 물건을 잘 버리지 않는 습성을 가졌다고 해서 아무 물건이나 사들이고 쌓아둔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한번 내 손에 들어온 물건들은 쉽게 버려지지 않기 때문에 살 때도 나름 꽤 신중한 편이다. 나를 오래도록 설레게 하는 물건들로 맥시멀리즘을 실천하고 싶은 마음이라고나 할까.
망쳐도 망친 그림을 그린 내가 남겠지.
· 생각 기록장
예전에 읽었던 이치다 노리코의 어른이 되어 그만둔 것과 비슷한 느낌의 책이었다. 그리고 제목이 취향의 기쁨인 것 치곤 생각보다 취향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주가 아니라고 느껴졌다. 그보다는 작가의 삶을 대하는 태도,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맞다고 본다. 굉장히 공감가는 부분도 많았지만 나는 그리 감수성이 뛰어난 인물은 아닌지라 약간의 어색함이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었다. 자기 전이나 이동하는 길에 잠깐씩 짧게 끊어 읽기 좋은 책이 아닌가 싶다.
· 던져볼 만한 질문
Q. 당신이 스스로를 아끼는 방법은? ( from. 라떼 )
A. 혼밥할 때 플레이팅에 신경쓴다. 그렇게 차려먹은 한끼는 굉장히 스스로를 잘 대접해준 기분이 들게 한다.
Q. 어릴 때 하다가 지금은 그만둔 일? ( from. 찹쌀 )
A. 인도의 사이드인 회색 대리석 부분만 밟고 외줄타기를 하듯이 걷곤했는데 그걸 안하게 되었다.
Q. 지친 나를 달래주는 치유의 장소가 있다면? ( from. 캔디 )
A. 식료품점에서 마음의 안정감을 느낀다. 특히 같은 식료품이어도 시장보다는 대형마트같은 공산품 식재료들이 좋다. 가격표 고지가 정확하고 위생적이며 마감이나 유통기한 임박상품을 구경하다가 건지는 물건들이 나를 들뜨게 한다.
취향의 기쁨 - 권예슬
· 책 속의 울림 문장
내가 가진 취향에 ‘초라함’이라는 딱지는 붙이지 말 것. 때로는 취향이 없을 수 있음을 받아들일 것. 주변사람들에게 잠시 빌린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다 보면, 내가 원하는 색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게 될 수도 있으니 질문을 주고받는 것에 쭉 마음을 열어둔 채 살아가고 싶다. 취향에 정답은 없으니까.
· 생각 기록장
취향이 없어 힘들다는 생각은 옛날부터 하기는 했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나쁘지 않은 상태를 꾸준히 유지하다보니 타인을 대할 땐 편했지만 온전한 나 자신을 볼 땐 힘들었나보다. 성인이 되고 나를 돌아볼 시간이 많아지며 온전한 취향을 찾은 지금은 과거보다 몇 배는 더 행복했기에 취향이 없었던 당시를 폄하하곤 했지만, 책을 읽으며 취향이 없었을 수도 있었다는 걸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 던져볼 만한 질문
Q. 당신이 스스로를 아끼는 방법은? ( from. 라떼 )
A. 자기 전 방청소하고 샤워하고 달궈진 전기장판 속에 들어가기
Q. 어릴 때 하다가 지금은 그만둔 일( from. 찹쌀 )
A. 인형놀이
Q. 나에게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치유의 장소가 있다면? ( from. 캔디 )
A. 문양 산책
[ HLRT Reading Note ]
시작일: 2021/ 1 / ??
완독일: 2021/ 1 / 25
[ 책 표지 ]
취향의 기쁨
· 책 속의 울림 문장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취향이라면 실패할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취향에 ‘초라함’이라는 딱지는 붙이지 말 것. 때로는 취향이 없을 수 있음을 받아들일 것.
· 생각 기록장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었다 :)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담겨서 공감이 가는 부분도 아닌 부분도 있었다. 조금 더 깊은 내용이 들어갔으면 좋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에세이기 때문에 넘어갈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좀 더 알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나를 너무 모르면 마음이 가난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많이 지쳐 있을 때 힐링하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너무 힘든 현생을 살면서 읽어서.. 마음에 여유가 없었지만..^^ 언젠가 지치고 힘들 때 꼭 다시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조금 더 많은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나중에 나를 돌아볼 때 적어도 생각할 거리를 만들기 위해선...
· 던져볼 만한 질문
Q. 어릴 때 하다가 지금은 그만둔 일은? ( from. 찹쌀 )
A. 동네 친구들이랑 돈 없이 나가서 즉흥적으로 뛰어노는 것.
Q. 당신이 스스로를 아끼는 방법은? ( from. 라떼, )
A. 스킨 케어하고 핸드크림 바를 때
Q. 나에게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힐링 장소가 있다면? ( from. 캔디 )
A. 우리 집. 아니면 에어팟 끼고 동네 산책할 때...
· 책 속의 울림 문장
생각하는 쪽으로 삶은 스며든다.
첫 발은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겁 없이 달려든다. 부끄러운 시작의 흔적은 어차피 나만 알 수 있고, 끝내는 그 시작이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멋진 기록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 생각 기록장
지금 쓰고 있는 일기를 열심히 써서 저자처럼 가장 많이 쓰는 문장이 무엇인지 연말결산을 해 보고 싶다. 남의 취향을 모방하는 것도 내 취향을 찾아가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 던져볼 만한 질문
Q. 어릴 때 하다가 어른이 되어 하지 않는 행동이 있다면? (from. 찹쌀)
A. 비 온 뒤에 고인 물 웅덩이만 굳이 굳이 밟고 지나가서 엄마한테 혼나는 행동
Q. 나에게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치유의 장소는? (from. 캔디)
A.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노래 들을 때, 엄마 아빠랑 같이 코스트코 갈 때 뭔가 몽글몽글해진다.
Q. 나 자신을 아껴주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from. 라떼)
A. 블로그 일기 쓸 때 사진을 정리하면서 그 날의 기분을 다시 복기할 때 내 자신을 아껴주는 기분이 든다.
가볍게 읽기 좋습니다 술술 읽히네요
글도 그렇고 그림도 그렇고 깔끔해서 좋았어요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이에요
SNS에서 보고 공감가는 글귀가 있어서 구매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다 해주는 삶?을 살아서 뚜렷한 취향이랄 게 없는 저에게 흥미를 끈 책이었습니다 ㅋㅋ
여전히 그런 경향이 있지만 이게 나려니 살아가려고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취향의 기쁨
권예슬 (글) | 귄예슬 (그림) | 필름 (펴냄)
"내 취향은 뭐지?"
매운 음식, 파란색, 무채색의 옷, 구두보다 운동화, 단발보다 긴머리, 영화보다 책. 이 정도?
취향에 대해서 따로 진지하게 생각해본적은 없었던 것 같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중에서 좋아하는 것들이 모여 취향이 되고 나아가 취미가 되기도 한다.
바쁜 일상에 쫒기듯 살아가며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해야 하는 것'을 먼저하게 되면서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놓치거나 놓아버려야 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취향을 알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취향의 가난함. '취향이 가난할 수 있나?' 싶지만 무얼 좋아하는지 모를만큼 자신을 돌보고 아낄 여유가 없는 마음의 가난이다.
취미도 패션도 음식도 개인마다 취향이 있을텐데 여러가지를 경험하며 좋은 것과 싫은 것을 구분해 나가는 시간과 여유를 갖지 못해 취향보다 유행을 쫒으며 유행을 취향과 동일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취향은 정체성의 일부가 되어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인데도 시대의 흐름을 타는 유행을 취향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취향"이라는 단어 하나가 참 많은 생각을 끌어온다.
유명한 철학자의 명언은 아니지만 개인의 경험과 사색에서 나온 진심이 내게도 진심으로 와닿는 구절들이 있었다. 반복되는 불행을 피하고 싶다면 도망쳐보자는 글쓴이의 얘기는 가끔 현실이 버거운 내게도 위로가 되었다. 시련과 고난을 반드시 부딪혀 싸워서 이겨야 하는 것이 진리는 아닌데도 피하거나 도망치면 실패자라도 되는 듯이 모두들 치열하게 사는 것만을 독려한다.
사람은 생각보다 아주 작은 것에서 감동을 받고, 평생 그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지만. 작은 감동과 작은 상처들이 큰 감동과 상처보다 오래 기억되어 남는다. 일상을 지탱해 주고 흔드는 것들은 의외로 사소함에서 온다. 너무 사소해서 구체적인 것들은 잊었지만 느낌과 잔상만이 남아서 행복감을 주기도 하고 끝없는 우울의 나락으로 끌어내리기도 한다.
읽는 내내 나의 이십대 후반부터 삼십대 초반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도 그 나이때 글쓴이와 비슷한 생각들을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많은 부분 공감되고 따뜻함이 느껴져 미소가 지어졌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른 점이 있다면 역할이 더 늘었다는 것, 아내와 엄마라는 이름으로.
책 속의 그림은 글만큼이나 얘기를 깊이있게 하고 있다. 종이에 그린 그림이 아니라 마치 내 마음에다 그린 것처럼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모처럼 의미없는 주절거림이 아닌 진짜 에세이를 읽었다. 공감만 했을 뿐인데 위로를 받는 시간이었다.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