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방울 맺힌 선홍색 액체를 보자 천보는 현기증이 일어났다. 고개를 숙여 보니 러닝셔츠도 붉게 물들고 있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파악할 수도 없었다. 천천히 뒷걸음질 치며 집 안으로 들어가다 풀썩 주저 앉고 말았다. 그때 문 밖에서 낯선 얼굴 하나가 쑥 들어와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천보와 딱 마주친 낯선 이의 눈동자엔 빛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다.
죽어가는 천보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배낭에서 걸레와 고무장갑을 꺼냈다. 태연하게 문 앞에 묻은 핏자국을 닦았다. 그 동작은 능숙하면서도 장인의 손길처럼 섬세했다.
"욕실 좀 쓰겠습니다."
붉게 물든 걸레를 들고 말했다.
-본문中
살인마에게 바치는 청소지침서
쿤룬 지음
한스미디어
일본 미스터리 소설이 넘쳐나는 중에 타이완의 유명 웹소설 플랫폼 ‘미러픽션’을 통해 데뷔했다는 문구에 혹해 선뜻 읽게 되었는데, 기대와는 달리 쉽게 적응을 못한 듯 싶다. 꽤 긴 시간을 잡고 있었지만, 좀 힘든 장르라는 느낌이다. 인상적인 캐릭터, 특유의 블랙유머, 사실적인 범죄 묘사가 어우러진 개성적인 작풍으로 알려딘 작가 쿤룬의 대표작이라고 한다. 주인공인 미소년 스녠은 파리 하나 죽이지 못할 것처럼 순수하고 무해한 미소를 지녔지만, 살인 집단 ‘JACK’ 조직원을 죽이는 일에는 조금도 거침이 없고 집요하며 잔혹하게 행동하는 살인마다.
이 작품에는 수많은 살인이 등장하며, 작가는 제목에 걸맞게 살해 현장과 살인의 과정을 적나라하고 생생하게 묘사한다. 이런 잔인하고 냉혹한 묘사는 끔찍한 현장 묘사가 너무 지나친 것 같다. 물론 표현의 자유가 있는 거지만…….
거기에 특별한 면이 또 하나 있다. 주인공인 스녠은 심한 결벽증을 지니고 있어 더러운 것을 참지 못하고 청결에 지나치게 집착한다. 스녠에게는 살해 현장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는 살육에 대한 공포만큼이나 그로 인해 엉망으로 더러워진 주변을 견뎌낼 수가 없다. 그래서 더더욱 범행 직후에 피범벅이 된 살인 현장에서 곧바로 청소를 시작하게 된다. 게다가 아직 그의 죽어가는 목표물에게 유용한 청소지침을 알려 준다. 이러한 스녠의 기이한 언행은 잔혹한 살인과 하나로 묶여 참혹함을 덜어내고 블랙유머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게 된다.
비정상적인 보육원에서 악마적인 원장 때문에 호적도 없이 그저 번호 09013번으로 불릴 수 밖에 없었던 태생이라는 설정도 경악할 수 밖에 없는 요소라고 하겠다. 이렇듯 불우한 인물들이 그저 무의미하게 죽어나간다. '잭 더 리퍼'를 추종하는 살인 집단 'JACK'도 너무 현실성이 없어 보이고, 그래서 이야기에 쉽게 동화되지 못하는 것 같다.
잭 더 리퍼(Jack the Ripper, 생몰년 미상)는 1888년 8월 7일부터 11월 10일까지 3개월에 걸쳐 영국 런던의 이스트 런던 지역인 화이트채플에서 최소 다섯 명이 넘는 매춘부를 극도로 잔인한 방식으로 잇따라 살해한 연쇄 살인범이다.
2021.3.11.(목) 두뽀사리~
분명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존재가 있다.
스녠은 아름다운 청년이다. 하지만 그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보육원에서 감금된 채 원장의 노리개가 되어 자라다가
도망쳐 나온 소년. 그가 스녠이다. 스녠이란 이름은 '10년'이란 뜻이다.
스녠의 어린시절 처음 그를 보고 그를 돌보고 스스로 도망치도록 도운 사람이 있었다.
그렇게 도망쳐 스녠은 살인마를 청소하는 사람이 되었다.
세상에는 이상한 또라이들이 넘친다. 잔혹한 살인마 '잭 더 리퍼'를 추종하는 '잭'의
일원들은 가슴에 'J'를 새긴채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을 납치해서 죽인다.
스녠에게는 어린시절 원장에게 학대당한 기억이 있다. 그리고 희미하게 남은 또 다른 기억.
처음 도망쳐 나왔다가 자신을 도와준 '누나'가 죽어가는 장면.
스녠에게 살인자들의 정보를 물어다주는 다비도프, 그가 소개해준 닥터 야오는
권력과 미모를 지닌 심리상담사다. 스녠은 그녀의 도움으로 최면을 통해 잃었던 기억을
떠올리는데...그 기억속에 죽어가는 '누나'가 등장하고 자신이 '누나'를 죽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다비도프가 건넨 정보속 살인마를 청소하면서 스녠은 자신의 가슴에 새겨진 'J'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된다. 자신도 '잭'의 일원이었을까.
하지만 스녠의 기억을 조작하고 살인마 청소부로 만든 인물이 밝혀진다.
가끔 만약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연쇄살인마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면 나는 어떤
복수를 할까 생각해본다.
법에 의해 내려지는 최고형은 '사형'이지만 실제 사형집행이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에서 법보다는 내가 칼을 쥐고 처단할 수 있다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살인자를 가두고 밥을 주면서 세월을 허비하도록 하는 것은 적당한 처단이 아니다.
그래서 스녠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살인장면과 또 그 살인마를 처단하는 장면은 너무 끔찍하다.
인육을 먹는 장면도 등장한다.
눈이 저절로 찌뿌려질 정도의 장면들은 읽어나가기 힘들었다.
결벽증이 있는 스녠의 청소장면은 인상깊다.
그가 세류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정의리고 생각하는 살인마 청소작업은 정말
정의일까.
스녠에게 돌을 던질 수있는 사람이 있을까. 살인을 살인으로 되갚는 방식은?
뭔가 시원하면서도 가슴 한켠이 묵직해지는 소설이다.
제목 자체에서 풍기는 묘한 매력...
알고 보니 『13. 67』의 작가 '찬호께이' 의 추천사가 있었습니다.
블랙코미디와 추리 요소, 두 가지 특성을 모두 훌륭히 표현해 낸 작품. 캐릭터의 세부묘사에 무척 공을 들여 작품의 재미를 한껏 끌어올렷다. 이는 작가로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스릴러 혹은 추리소설 마니아라면 이 작품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_ 찬호께이, 홍콩 추리소설가
이보다 더 극찬이 있을까!
작가로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니!
그렇다면 추리소설 마니아, 아니 좋아라하는 1인으로 이 소설은 그냥 읽어야 함이 옳았습니다.
"주기적으로 청소하지 않으면
피해자에게 큰 실례입니다."
『살인마에게 바치는 청소지침서』
여느 때와 똑같이 야근하다 밤 10시가 넘어서 회사를 나서는 '샤오쥔'.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저축액은 언제나 0에 수렴하기에 그만 둘 수 없고 아쉬운 대로 버티며 직장 생활을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그녀는 회사 내에서 은근히 괴롭힘을 당하고 있지만 괴롭힘을 당하더라도 웃으며 인사를 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처량하기만 합니다.
그런 그녀에게...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데 등 뒤에서 갑자기 우악스러운 손이 나타나면서 샤오쥔의 코와 입을 막았습니다.
순간 눈앞이 핑 돌고 낯선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다 그만 의식마저 잃어버리게 됩니다.
'어쩌자고 이런 진부한 드라마 같은 일이 내게 벌어진 걸까? 역시 최악의 순간 같은 건 따로 없나 봐. 살면 살수록 이전보다 더 끔찍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니까 말이야......' - page 14
천보는 낡은 소파에 몸뚱이를 파묻고 멍하니 텔레비전 화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피자 배달 왔습니다!"
꾸깃꾸깃한 500타이완달러 지폐를 철제 방범문 틈에 꽂아 배달원에게 건네준 뒤 발소리가 멀어지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문을 연 천보.
따뜻한 피자 상자를 막 들어 올리려는데, 목 언저리에 서늘한 기운이 퍼지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액체가 피자 상자 위에 방울져 내렸습니다.
그때 문밖에서 낯선 얼굴 하나가 쑥 들어옵니다.
하얀 피부에 유난히 새카매 보이는 눈동자.
딱 마주친 소년의 눈동자엔 빛이라고는 조금도 없었습니다.
소년은 죽어가는 천보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배낭에서 걸레와 고무장갑을 꺼내 청소를 합니다.
이 아이러니한 상황...
"혈흔을 찬물로 미리 닦아 두면 뒤처리가 쉽습니다." 소년이 갑자기 무언가 생각났는지 일깨워 주듯 말했다. "그런데 당신이 그 문제를 고민할 필요는 없겠군요." - page 20
난장판이 된 바닥을 청소하던 소년 '스녠'.
그러다 화장실에 감금된 샤오쥔을 발견하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소년은 일러 주듯 말을 합니다.
"이제 갈 시간이야."
그리고는 샤오쥔을 보내주는 스녠.
소년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옵니다.
그때 소년의 휴대전화가 울렸습니다.
"정보는 계속 제공할게. 내 정보력이 신통한지 아니면 네 직감이 더 예민한지 무척 궁금하거든. 너는 언제나 놈들의 다른 점을 구별해 내잖아."
"눈으로 구분하는 거예요. 그놈들은 딱 봐도 다르니까요."
"그게 바로 타고난 능력이라는 거야. 신이 내린 선물이지." - page 33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고아였던, 그래서 이름이 없고 유일한 호칭인 '스녠'.
이 소년은 연쇄살인마 잭 더 리퍼를 숭배하는, 쾌락만을 위해 묻지마 살인을 저지르는 JACK 조직원들을 살해합니다.
오롯이 조직원 전부를 죽여 없애는 것을 생의 목표로 삼은 그.
살인을 저지르지만 왠지 모르게 연민이 느껴지는 스녠.
어쩌다 그는 'JACK' 조직원들의 살해에 집착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의 오른쪽 가슴에도 새겨진 'J' 표식, 잃어버린 기억의 파편들...
과연 그에게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살인이 나쁜 것인 줄 알지만, 그래서 그 행위를 하는 이 역시도 범죄자임을 알지만...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건 결국 '사회'가, '우리'가 그렇게 '살인마'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불편한 진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에 '다크웹'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조직원들은 악명 높은 살인마 잭 더 리퍼를 숭배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은 이해할 수 없지. 잭이 결성된 후 조직원들은 다크웹에 비정기적으로 스너프 필름을 올려 왔어. 전부 실제 상황이고 연출된 영상은 하나도 없지. 조직원들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으니 피해자도 분산되어 있고, 특정 지역에서 피해자가 대량으로 나타나지도 않아. 다크웹의 링크 주소는 비정기적으로 바꾸기 때문에 늘 접속하는 사용자만 입구를 알아낼 수 있어. 그래서 큰 주목을 받지 않을 수 있는 거지. 뭐, 다크웹에 스너프 필름이 올라오는 건 일상다반사기도 하고. 잭 더 리퍼는 영국 사람이지만, 내가 조사한 바로는 조직원들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지역은 미국이고 그다음이 유럽이야.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가장 많고 타이완은 그다음이지. 스녠이 목표로 삼은 건 타이완의 잭 조직이고." - page 116
여기서 '한국'이...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뉴스로도 많이 접하지만... 다른 나라 작가의 작품에서 만나게 되니...
정말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소설을 읽으면서 드라마 <악의 꽃>이 떠오르곤 하였습니다.
소설 속 '스녠'의 모습은 드라마 속 '도현수'와도 닮은 듯해서 참으로 씁쓸하였습니다.
너무나도 잔인하고 냉혹했지만 이 모습도 결국은 우리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란 생각에 쉬이 책장을 덮어도 끝맺지 못하고 한동안 긴 여운에 잠겼었습니다.
살인마를 죽이는 소년
소개 카드 뉴스를 보자마자 우리나라에도 저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소년은 왜 살인마를 죽이고 다니는지 작가는 저 소년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궁금해서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소년의 살인에 찬성한다. 내가 판사고 법의 심판에 따라 소년을 평가해야 한다면, 법에 따라 평가하겠지만 나라는 사람에게 소년은 있었으면 좋겠는 존재다. 사회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는지 한탄스럽다.
범죄자, 특히 묻지마(를 가장한 특정 집단을 향한 반복되는)살인, 소설 속처럼 단순히 자신의 유희를 위한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교화가 안된다고 본다. 정치적으로 악용될 우려와 그랬던 과거가 있기 때문에, 사형제도에 찬성은 안 하지만 저런 자들에게 또다시 사회에 나올 기회를 주는 건 살인 방관이라고 보기에, 무기징역으로 평생 사회와 격리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가 하면 이해되는 살인도 있다. 긴 시간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한 자식이 부모를 살해한 경운데... 참 이런 건 가해자에 대한 애도의 마음이 더 든다.
작가가 무슨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을까 생각해봤는데, 같은 현상이라도 맥락에 따라 다르게 이해하는 인간 본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 부분은 나도 요즘 고민하는 부분이다. '이럴 땐 이렇게 행동하고, 저럴 땐 저렇게 행동해야 해.' 이렇게 틀 속에 나를 가둬서 참 내 가슴에 생채기를 많이 냈다. 살인도 상황에 따라 용납이 되고 용납이 안 되는데, 일상생활이라고 다르겠는가. 많은 생각을 남긴 책이다.
책이 가독성이 좋다. 잘 쓰인 웹 소설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실제로 대만에서 연재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웹 소설이라고 하면 내용이 가볍다는 편견이 있는데 사건, 인물, 배경이 촘촘하게 엮여 스녠(소년)이라는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독서를 무슨 책으로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나도 책이라면 지루하고 고리타분하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친구가 추천한 추리소설을 읽고 그 작가에 빠져 그 작가의 소설을 모조리 읽으며 책과 친해졌다. 그렇게 관심 있는 분야로 독서 범위를 점점 확장해나간 케이스기 때문에 이 책이 누군가의 독서 마중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추리소설을 애정해 기대를 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기대 이상이 될 거라고는 장담 못 하겠다. 내가 개인의 취향을 다 고려할 수는 없으니까ㅎㅎ그런데 기대 이하는 절대 아닐 것이다. 한때 히가시노 게이고에 빠져 일본의 추리소설과 더 나아가 한국과 미국까지 여러 추리소설을 읽어 온 같은 독자로서 당신을 절대 실망하게 하진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살인마를 죽이고 살인자를 깔끔하게 청소하는 살인자.
살인마는 본인의 쾌락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뻔한 역할이다. 이 책은 살인자가 살인마를 죽이는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더 나아가 왜 청소까지 하는지 나를 납득시켰다. 그 과정에서 인간 본성의 추악함, 나약함, 뜻밖의 강인함과 같은 다양한 인간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소설의 묘미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접하고 그 모습을 내 인생과 연관지으며 생각해보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생각할 거리를 많이 남긴 소설이었다.
살인자들은 하나같이 스녠이 자기를 죽이면 왜 죽이냐고 이유를 묻는다. 나는 역으로 되묻고 싶다.
"당신들은 이유를 가지고 사람을 죽였나?"
살인자를 응원하게 되는 기묘한 이야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받았지만, 포스팅은 의무사항이 아닌 제 기록용입니다.*
쿤룬 작가님의 살인마에게 바치는 청소지침서을 읽고 쓰는 리뷰입니다.
책 소개하는 곳에서 너무 끌리게 소개를 하고 책 제목도 살인자에게 바치는 청소지침서라는 매력을 확 끄는 책 제목이라고 생각해서 바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한 번 읽기 시작하니깐 중간에 끊을 수 없이 빨려드러가게 하는 매력이 있는 책이었습니다.
새로운 추리소설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살인마와 청소, 살인하고 청소를 하고 간다고?
대만 웹소설 No.1 그리고 관련 후속작까지 3편 모두 영상화 !
안 읽고는 못 배길 소설이다 싶었다.
블랙코미디 같은, 레옹같은, 겉으로 봐서는 어리숙하고 평범한데, 재계의 고수같은,
그런 이미지를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앗, 근데, 이 책, 영화장르로 치면, 하드코어다.
넷플릭스 볼때, 19세이상으로 폭력성, 선정성 등등 표시가 다 수위높음으로 나타나는 그 등급....
살인장면의 묘사가 내가 느끼기에 불편함이 적잖이 있었고,
인물들간의 관계가 다소 극단적이며,
피해자를 대하는 묘사 또한 좀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개인적인 성향이니, 감안하고 읽는다면 스토리는 범죄스릴러로 손색이 없다.
미소년 킬러, 스녠이 등장하기 전에 야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샤오쥔 이라는 여성이 먼저 등장한다. 스녠은 다크웹에 기생하는, 이유없이 살인하고 살인현장을 영상으로 올리는, 살인집단 JACK 을 찾아서 망설임없이 살해하는 킬러다. 샤오쥔이 모처럼 영화보고 귀가하는 날, 누군가에게 납치된다. 스녠이 JACK일원이 사는 집에 잠입해 살해하고 청소를 위해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묶여있는 샤오쥔을 발견한다.
살인마가 납치된 피해자를 구해준다....!
우울한 현실에서 그렇게 사라질 운명이었던 샤오쥔은 스녠 덕분에 목숨을 구하고, 둘은 이 기이한 인연으로 누나동생, 아니 친구? 아니, 음, 같이 밥먹는 사이가 된다. 절대 연인은 아니다. 이 책이 끝날때까지도....
거리에서도 잭일원을 구분해내는 독특한 능력의 소유자 스녠.
이렇게 앞부분을 읽을때는 스녠이 초능력자 인가 했는데, 그에게는 비참하고 도망치고 싶고, 망각하고 싶은 과거가 있다. 그때의 그 생존본능이 그에게 비상한 능력을 준것이다. 스녠을 후원?!하는 또 다른 미남 재력가 다비도프, 그가 소개한 닥터 야오를 만난 후, 이야기는 스녠의 과거를 드러낸다.
감옥같은 보호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스녠, 겨우 8살때 탈출하여 어느 집에서 비슷한 나이의 소녀에게 보호를 받지만, 잭일원에게 소녀는 잔인하게 살해당하고 그 현장에 있던 스녠, 잭일원의 또 다동른 동행자의 악연이 악몽으로, 그리고 이제 그 비밀은 어떻게 계속 유지될지 궁금해진다.
저자가 청소도우미로 일한적이 있다고 해서인지, 청소장면이 꽤나 리얼하고 주부로서, 그 소질이 탐난다. ㅎㅎ
그녀는 놀라운 속도와 효과에 혀를 내두르며 저도 모르게 생각했다. '저 녀석, 혹시 미래에서 온 청소 로봇인가...?' p266
소설이 끝난 이후가 더 궁금하다. 살아남은 자들이 지키고 지켜야 할 비밀이, 과연 비밀로 남을지....
<<한스미디어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
소파에 앉아 리모콘으로 채널을 돌리고 있던 천보 (陳伯)는 맘에 드는 TV 프로그램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초인종이 울립니다. 피자 배달입니다. 하지만 문을 열 일은 없습니다. 배달부가 사라지는 기척을 확인하자 그제서야 피자를 가지고 들어가기 위해 문을 엽니다.
그때 목 언저리에 서늘한 기운이 들더니 피가 쏟아집니다. 흰 피부에 유난히 새카만 눈동자를 가진 소년. 천보를 공격한 소년은 그의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갑자기 집 청소를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숨이 넘어가고 있는 천보에게 심지어 청소팁까지 알려줍니다.
소년이 욕실에서 발견한 여자, 샤오쥔 (曉君). 그녀는 심야 영화를 보고 귀가하다 천보에게 납치당한 사람입니다. 청소를 마친 소년은 배고파 보이는 그녀를 풀어주고 피자를 건네 줍니다.
살인 집단을 쫓아 그들을 사냥하고 있는 결벽 소년, 스녠 (十年)은 다른 사건으로 샤오쥔과 엮이리라 생각도 못했습니다.
“살인마에게 바치는 청소지침서 (쿤룬 著, 진실화 譯, 한스미디어, 원제 : 獻給殺人魔的居家?潔指南)을 읽었습니다. 웹소설이라고 하기에 가볍게 읽으려고 했는데 꽤나 묵직한 펀치가 날아옵니다. 그러고 보니 추천사를 무려 찬호께이 (陳浩基) 작가가 썼군요.
회사에서 야근에 시달리던 샤오쥔은 어느 날 납치를 당합니다. 그것도 냉장고 가득히 인육을 보관하고 있는 정체 불명의 살인 집단에 말이지요. 욕실에 갇혀 곧 죽기만을 기다리던 그녀는 그런데 결벽증을 가져 강박적으로 청소에 집착하는 스녠에게 발견되면서 그들의 인연은 시작됩니다.
단순히 웹소설 혹은 가볍게 읽고 치워버리는 작품이라고 보기에는 글이 매우 좋습니다. 특히 살아 있는 케릭터, 뛰어난 묘사, 그리고 쓸데 없이 글이 무겁지 않습니다.
흥밋거리를 지속적으로 던져주면서 뒷 페이지로 바로 바로 넘어가게 하는 페이지터너로서의 자질까지.. 첫 작품을 만족스럽게 읽었으니 다음 작품도 기대하는 것이 독자로서의 예의겠지요?
#살인마에게바치는청소지침서, #쿤룬, #진실희, #한스미디어, #대만웹소설, #미러픽션 #문화충전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억이 갑자기 중단됐다. 신호가 끊긴 텔레비전처럼 '팟' 하는 소리와 함께 움직이지 않는 어둠만 남았다. 최면에 빠져 있던 스녠은 부유생물처럼 어두운 기억의 바다를 표류했다. 그러다 가라앉은 기억의 침전물을 헤집었고, 순수했던 암흑은 혼탁해졌다.
분명 문장은 나쁘지 않다. 편안하고 자연스러워 술술 읽히고, 여운을 주는 장면 연출이나 비유 같은 것도 감각이 있구나 느껴진다. 이런 필력으로 그냥 가벼운 연애소설 같은 걸 썼으면 어땠으려나. 하지만 이야기는 자극적인 소재에 한껏 기대고 있고, 이 때문에 나중엔 그냥 불쾌감과 헛웃음만 남는 느낌이 된다.
비정상적 성장환경의 소년과 비정상적 살인집단의 우연한 마주침에서 시작된 이야기와 반전들을 역순으로 풀어나가는 구성은 꽤 공들인 듯하지만, 기본 설정이 다크웹 스너프 조직과 이들을 사냥하는 킬러라는 최고로 자극적이고 영화적인 소재라는 게 문제다. 아니 대만이 얼마나 넓은 나라라고 아시아에서 두 번째 규모(첫 번째는 뜬금 한국;)라는 거며, 납치/살인/시체처리 등등은 어찌나 일상적이고, 또 간단하고 쉽게 넘어가는지.
게다가 아마도 내가 후반부를 이렇게 날선 채 읽게 한 원인일, 읽기 민망할 정도의 '사회분석'도 나온다. 한두 페이지짜리나마 있어 보이려고 넣은 건지 몰라도 역설적으로 이 부분에서 작가의 한없이 얄팍한 깊이가 드러난 느낌이었다. 예컨대 살인집단 잭에 대해 무려 심리분석가라는 사람이 이렇게 말한다.
"잭의 존재를 알고 나서부터 나는 그들의 살인 행위의 원인을 추측해봤어. 조직원들은 잭 더 리퍼를 모방하면서 일종의 나르시시즘이나 쾌감을 얻지 않았을까? 살인을 통해 자아를 채우고, 깊은 곳에 억압된 욕망을 만족시키는 거야. 물론 이상하게 들리겠지. 전혀 이성적이지 않으니까."
이런 하나마나 한 말 직전에는 아예 어이없는 개소리도 나오는데, 암튼 저런 말 혹은 직전의 억지분석이야말로 최대한 짜낸 깊이라니 믿기지 않았다. 그래서 말했듯이 후반이 더더욱 곱게 읽히지 않았으니, 즉 무거운 소재를 다룰 깜냥도 안 되면서 고어의 수위는 최고로 잡은 허세에 대한 반감 같은 것.
대만 소설은 처음입니다.
그게 전혀 중요한 내용은 아니지만
뭐 사람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 하는 느낌
케릭터는 대놓고 여성향입니다.
뭐 이런 표현 자체가 성차별 적일수도 있지만
대중적 시선으로는 여성향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여주인공 이라고 해도 될런지 모르겠는 관찰자가 여성이고
주요 케릭터 역시 그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표현 수위가 조금 그로테스크 하네요.
여성이 그로테스크 한 표현을 못 견딘다는 편견 또한 성차별 적일 수 도 있으니
역시 옳은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의외로 잔인한 표현이 많습니다
읽기 전에 주의하세요.
스토리나 케릭터는 뭔가 조금 아쉽네요
뭔가 아쉬운지 딱집어 말하기는 뭐하지만 뭔가가 아쉬움
어디서 본듯 하지만 다른 듯 하지만 조금 그런 케릭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