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로메테우스가 생각난다. 뜬금없기는 하지만 프로메테우스라는 단어가 그러하다는 말이다. 지은이의 발글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지은이는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희귀 금속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문제는 이를 채굴하려면 지표면을 건드려야 하고, 아주 독한 화학물질로 제련하는 과정에서 오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더러운 희귀 금속으로 편리한 사람 세상을 만든다. 이거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 아닌가?, 과정은 아무래도 좋다.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식?
탄소발자국은 줄일 수 없는가. 희토류, 온실가스
지은이 피트롱은 우리가 잘 알지 못한 디지털 전환과 에너지 전환의 환경적 맹점에 주목하며, 불편한 진실로 친환경 시대의 딜레마를 고발한다. ICT 분야는 세계 전기생산량의 10%를 소비하며, 항공업계보다 더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뿜어낸다. 또한, 전기차 는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탄소를 만든다. 제작부터 폐기까지 제품 수명 주기를 비교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만큼이나 적지 않은 탄소 발자국을 남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녹색 기술 활용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희귀 금속(희토류)이 필요하다.그렇다면 이 딜레마를 극복할 방법은 무엇일까? 지은이의 주장은 이렇다. '세계 각국이 책임 있는 금속 생산을 재개'해야 한다. 수입국들이 중국의 희토류 독점 생산에 휘둘리는 상황에서 각 국가가 국내에 친환경적 광산을 여는 것만이 광물 주권 확보전략이며,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통한 조세수입을 늘릴 수 있는 경제계획이다. 또, 공해를 수출하지 않는 가장 윤리적인 결정이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친환경적인 자원확보를 위한 노력은 어디서 부터 시작돼야 하는가?
<프로메테우스의 금속>의 희귀 금속 전쟁에 관한 책이에요.
우선 희귀 금속은 무엇일까요. 현대 산업에 반드시 필요하면서도 확보하기 어려운 금속으로, 바나듐, 게르마늄, 플라티노이드, 텅스텐, 안티몬, 베릴륨, 레늄, 탄탈, 니오븀, 희토류 등이 있어요.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슬림형 TV, 자동차 등 첨단 기술 제품에 사용되기 때문에 그 의존도가 점점 커지고 있어요. 정제된 희귀 금속 극소량은 똑같은 양의 석탄 또는 석유보다 훨씬 많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자기장을 방출하기 때문에 녹색 자본주의의 핵심이라고 하네요.
지금은 에너지 전환 시대 국면이라서 녹색 기술의 핵심축인 신기술과 디지털 영역의 희귀 금속이 중요할 수밖에 없어요. 문제는 희귀 금속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함유량이 풍부한 광산을 선점하기 위한 갈등과 영토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거예요.
여기에서 우려하는 건 중국의 독점과 희귀 금속 채굴로 인한 환경 오염이에요.
특히 환경 오염 문제는 모든 희귀 금속 생산국이 겪는 일이며, 녹색 기술의 산물이 에너지와 환경 측면에서 태생적인 원죄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볼 수 있어요. 우리가 녹색 기술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어쩌면 우리가 기대한 것만큼 친환경적이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청정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희귀 금속이 필요한데, 희귀 금속을 채굴하는 일은 청정과 거리가 먼 정도가 아니라, 중금속 찌꺼기, 산성비, 오염된 폐수 등을 모두 수반하는 환경 파괴 종합 세트에 가깝다고 하네요. 이미 녹색 기술은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여 발전하고 있는데, 원초적인 오류를 재검토하고 해결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어요. 엄청난 문제들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 개발을 비롯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해요.
희귀 금속과 관련된 미래 전략을 세우기 어려운 이유는 희귀 금속이 위기의 금속이기 때문이에요. 희귀 금속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불안정한 요소이며 세계 무역 전쟁이 불씨가 되고 있어요. 중국은 일부 희귀 금속의 압도적인 생산국이 되었고, 전략 자원의 수출을 통제할 수 있는 절대 권한을 갖게 되었어요. 한편 희귀 금속 개발을 중심으로 여러 국가 간 역학 관계가 바뀌고 있어요. 새로운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전환이 세계의 분열을 잠재우기는커녕 도리어 희귀 금속 전쟁을 불러왔으며 국가 간 경쟁을 한층 심화시키고 있어요. 저자는 프랑스의 광업 재개를 지지하면서 그것이 친환경적이고 이타적인 용기 있는 선택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 책은 미래 자원들과 관련된 변화들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의식의 혁명, 즉 환경과 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의식을 높이는 일이에요. 희귀 금속 산업의 현재,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문제였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 엊그제 토종 중견 시스템반도체기업인 매그나칩반도체가 중국계 자본에 팔리며 국내 반도체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뉴스가 있었다. 매그나칩반도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반도체의 강자이자, 미래 자동차에 응용될 전력반도체를 개발·생산한다. 매각에 대한 정부승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이 관문을 통과한다면 한국의 OLED 디스플레이 패권은 물론 차량용 반도체 산업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비슷한 사례가 미국에 있었다. 자석제조업체 마그네퀜치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희토류 자석을 생산했다. 시카고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인디애나 소도시 발파라이소에서 날로 번성했다. 2006년 마그네퀜치는 발파라이소 공장을 폐쇄한 후 톈진에 새로 공장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총 225명 직원이 해고되었다. 2015년 CBS방송은 60미니츠에서 마그네퀜츠의 공장이전 사건을 대대적으로 이슈화하고 미국 안보에 중대한 위기가 닥쳤다는 뉴스를 전했다. 소유주인 제너럴모터스는 상하이에 자동차 생산기지를 설립하는 조건으로 이 자석 제조업체를 중국에 매각했다. 중국은 마그네퀜치 공장에서 생산한 자석을 활용해 스마트폭탄 제조기술과 미국항공모함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확보했다.
# 덩샤오핑은 1992년 적대적인 희귀금속 무역정책을 천명했다. 중동에 석유가 있고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며, 2000년대 들어 희귀금속 수출한도량을 정하니, 공장을 중국으로 옮기지 않은 자석 제조업자들은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생겨 사업이 불안정해졌다. 중국이 수출 한도량을 설정한 까닭에 원자재 국제가격이 치솟았고 중국내에서는 낮은 가격으로 유지되었다.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일본 미국 유럽이 자석시장의 90%를 장악했지만 현재는 중국이 3/4을 차지한다. 광물 생산독점권을 가지고 있던 중국은 자원을 원하면 기술을 내놓으라는 협박으로 광물가공기술에 대한 독점권까지 확보해 가치사슬의 두 단계, 원료 및 가공을 모두 독점하게 되었다.
2010년 중국의 수출금지령 직후 상한가를 찍은 희토류 가격은 그 후 폭락했다. 중국이 고의로 가격을 하향조정하는 것이다. 이후 대부분의 대안사업이 쓰러져 갔다. 캘리포니아 몰리코프 광산은 파산했고, 호주의 라이너스 광산은 근근이 유지했다. 중국의 독재에 대항하기로 한 일본 덕에 명맥만 이어간다. 캐나다 광산기업은 전부 문을 닫았다. 중국의 목적은 죽이는 게 아니다. 그냥 지지부진한 상태로 유지되길 바란다. 느긋하게 기다렸다가 광산을 헐값에 차지하는게 중국의 속셈이다.
# 에너지전환을 이루기 위해 녹색기술의 핵심축인 신기술과 디지털 영역에 희귀금속을 대대적으로 활용해야 가능하다. 녹색기술이 적용되었다고 하는 모든 것에는 희귀금속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희귀금속을 사용하면 각종 디지털 기기 속을 흐르는 전류속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로 만든 스마트 연결망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로 가는 에너지 속도를 유연하게 조절가능하다. 가히 프로메테우스의 불같은 경이의 금속이 된다. 그런데 친환경적인 녹색산업에는 엄청난 양이 희귀금속 자원이 필요하며, 컴퓨터 기술로 유도되는 초고성능 통신망 또한 희귀금속이 대거 필요하다. 그러면 희귀금속은 어디 있는가? 대다수 희귀금속 산지는 중국이다. 안티몬 게르마늄 인듐 갈륨 비스무트 텅스텐은 물론 녹색금속의 왕으로 불리는 희토류를 거의 독점 생산한다. 희토류는 경이적인 전자기적 광학적 화학적 특성을 가진 물질로 명성이나 성능에서 다른 모든 금속을 능가한다. 물론 미국 등 다른 선진국에도 있지만 개발하지 못한다. 공해 때문이다. 희귀금속은 거대한 암석 속에 아주 소량 함유되어 있다. 1kg의 바나듐을 얻으려면 무려 8.5톤의 바위를 정제해야 하고, 루테튬은 1200톤을 정제해야 획득할 수 있다. 이 채굴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들고 어마어마한 양의 폐수와 환경오염이 따른다.
# 청정에너지 자동차를 굴리기 위해서 우리는 점점 더 깊은 광산으로 들어가고 있다. 전기차에 관한 많은 연구가 발표됐는데 결론은 대체로 같았다. 배터리 충전에 원자력 발전을 통해 얻은 전기를 사용할 경우에만 전기차는 환경에 매우 적절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전기차 제작과정에는 가솔린차보다 4배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프랑스 환경에너지관리청은 생산부터 폐기까지 제품수명주기 전 과정을 본다면 전기차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가솔린차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녹색기술과 미래기술이 진짜 환경을 위하는 기술이 아니고, 공해유발 수준은 기존과 거의 비슷하지만, 선진국의 오염을 후진국으로, 도시의 오염을 시골로 단순히 이전하는 것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전세계는 희토류 강국 중국의 노예가 되어간다는 것이 결론이다. 가히 환경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생각의 전환이다. 강추다! 그보다 중국의 세계전략을 볼 수 있는 것이 더 큰 수확이다. 외교, 산업, 환경, 기후 정책담당자들의 필독서다!
프랑스 주요 방송사 다큐멘터리 PD이자 내셔널 지오그래픽 그몽드 디플로마티크의 기자인 기욤 피트롱이 지은 책이다. 여러 나라 저널리즘 상을 수상한 저명한 분이기도 하다. 유럽 연합 에너지 전환 관련 정책 자문도 제공하고 있는 이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으로 프랑스에서 여러 상을 수상한 걸 보면 정말 의미있는 저서라고 할 수 있다. 원자재와 관련한 세계의 정치. 경제와 환경 문제를 꾸준히 취재하고 기사와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저자는 희귀금속을 둘러싼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산업의 발달로 필요한 물질이 달라지고 있다. 스마트로 대변되는 현대의 기술은 화석연료보다 희귀광물의 수요를 더 많이 필요하게 한다. 희토류로 총칭하는 17가지 금속과 희귀금속 물질은 재생에너지 생산에도 사용되기도 하는 주요한 물질이다. 21세기는 금속의 세기라 할 수 있을만큼 세계 각국은 산업에 필요한 희귀금속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콩고공화국 등 일부 국가에서 생산되는 금속류는 필요량에 비해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그것을 생산하려면 많은 환경오염을 가져온다. 마치 컴퓨터와 전자제품 생산과정에서 화학약품 사용으로 인해 백혈병을 야기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1킬로그램의 바나듐을 얻으려면 무려 8.5톤의 바위를 정제해야 한다고 한다. 루테튬은 훨씬 심해서 바위 1,200톤을 정제해야 한다. 희귀금속이란 지구를 에워싼 껍질층의 유효 성분, 경이로운 특성의 가진 원자의 농축이자 수십억 년 동안 이어진 지질활동이 우리에게 남긴 최선의 물질이라고 이야기한다. 정제된 이 희귀 금속은 석탄이나 석유보다 훨씬 많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어떤 것이 녹색에너지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 중국이 대부분의 광물을 독점하면서 희귀금속 생산지에는 생태환경이 급속하게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저자가 취재를 위해 방문했으나 거절되고 주변을 둘러보며 살펴 볼 수 있었을 뿐이다. 광산 제련 후에 버려지는 황산과 염산 등 화학약품으로 인해 주변 토양은 식물이 자랄 수 없는 죽은 땅으로 변하고 있다. 수질 오염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주민이 살 수 없어 주민 이전을 권장하고, 남아있는 주민들과 주변 지역의 주민들이 암과 각종 질병이 만연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알면서도 각국이 광물생산에 집중하는 이유는 군사 지정학적 측면에서도 필요한 원료이고 전자석이나 녹색 기술에 필수 연료이다. 깨끗한 전기 생산과 통신 분야의 스마트 연결을 위해서도 필요한 원료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고래기름에서 시작하여 석탄과 석유를 이용하고, 현재는 희귀금속을 이용하여 산업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답을 찾아가기도 하겠지만,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보다 더 나은 방법으로 변화하는 저자의 바람이 느껴지는 의미있는 도서이다. 의식있는 사람의 반성을 통해 지구의 더 나은 미래가 펼쳐지기를 바라게 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프로메테우스의금속#기욤피트롱#갈라파고스
인류사에 있어 산업혁명 만큼 인류의 경제 환경에 영향을 끼친 사건이 있을까요? 이러한 산업혁명의 근간에는 "에너지 전환"이라는 키워드가 놓여있습니다. 1차 산업혁명기의 석탄을 통한 증기 에너지와 2차 산업혁명기의 석유를 통한 내연기관(가솔린기관)의 탄생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화석연료의 대량소비는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기후 위기)를 야기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류는 새로운 기술의 활용을 모색하기 시작합니다. 전 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풍력 발전과 태양광 발전 등..
이와 관련해 오늘 소개해 드리는 <프로메테우스의 금속>의 저자인 '기욤피트롱'은 아래와 같이 이야기 합니다.
"우리는 더로운 금속에 의존하는 친환경 세계에 살고 있다!"
앞서 증기기관과 내연기관을 잇는 이러한 에너지 전환을 우리는 "녹색 기술을 통한 그린 에너지"라 부릅니다. 소위 3,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는 디지털 혁명을 위해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을 구현하는 스마트폰과 PC 같은 첨단 기기를 만들기 위해서 점점 더 많은 희토류, 더 광범위하게는 '희귀 금속(rare metal)'을 필요로 합니다.
예컨데 전기 혹은 하이브리드카를 만들때 디젤 자동차를 만들때 보다 두배나 많은 희귀 금속이 필요합니다. 이런 희귀 금속과 관련된 첫 번째 문제는 자원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독점자의 지위를 남용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본서에서는 세계 각국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의 위험을 강조하면서, 서양국가들의 일관성 없고 경솔한 정책 결정 사례를 자세히 밝히고 있습니다. 초강력 자석이며, 장거리 미사일 기술 향상을 빙자한 중국으로의 기술 이전과 영유권 분쟁 그리고 최근의 세계 무역전쟁 등이 그 예가 되겠습니다.
저자는 중국의 독점자로서의 지위를 남용할 기회를 제공한 당자사는 희귀 금속이 매장되어 있는데도 개발을 포기하거나 신경을 쓰지 않는 국가들이라 지적하며, 해법은 세계 각국이 희귀 금속의 생산을 재개하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희귀 금속 개발 과정에는 큰 문제가 있답니다. 정작 녹색 에너지니 청정 에너지니 이름 붙여졌지만 실제 희귀 금속을 땅에서 채굴하여 제련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환경 오염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재활용 측면에서도 그 효과가 미미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친환경 세계는 상당 부분 이 '더러운' 희귀 금속에 빚지고 있음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보통신업계는 항공운송업계보다 50%나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할 저자의 솔루션은 무엇일까요?
앞서 말씀드린 '희토류에 대한 재개발'이 그것입니다. 물론 광물자원 개발을 재개하되, 그 방식은 경제적, 기술적 여건을 갖추어진 자금과 혁신을 동반하는 친환경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만 된다면 이에 합당한 비용을 지불할 세계의 소비자들은 점점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이제 지구상의 생명을 위하여 인간의 전 경제활동을 친환경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은 글로벌적 화두가 되었습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와 오랜기간의 경기침체를 타계하기 위해 각국 정부에서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정책(그린 뉴딜 정책)'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희생과 딜레마에 직면하여 중대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중국의 희귀 금속에 대한 독점 생산과 각국의 희귀 금속 의존에 따른 경제, 환경, 지정학적 비용과 친환경 시대의 모순 그리고 전략 자원을 중심으로 재편될 세계 경제와 권력구조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한 책으로 평가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오늘날 세계는 희귀금속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p22)."
"이 책은 세계의 반(反) 역사를 담고 있다(p23)."
수백 년 전 뉴턴이 몰두했던 여러 과제들 중 하나는 바로 "연금술"이었습니다. 고전역학의 창시자이자 초기 미분학의 개척자였던 그가 한때나마 중세의 미신 같은 연금술에 천착한 건 아이러니처럼 보이지만, 우수한 두뇌를 지닌 이가 큰 재산을 벌 수도 있을 난제에 흥미를 드러낸 건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어쩌면 그의 직관은 이미 결론이 "불가능"인 줄 알았겠으나, 이의 과학적, 이론적 확증을 위해 (무익한 종착역을 향해) 노력을 기울였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여튼 연금술의 목적은 "비교적 흔하고 그 쓸모는 덜한(당시 기준) 금속이나 물질들을, 귀한 금(gold)로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멘델레예프가 원소 존재의 질서 있고 체계적인 배열을 예견한 이래 인류는 여태 잘 알지 못하던 여러 원소들의 존재에 대해 눈 뜨게 되었고, 산업이 고도로 발전함에 따라 상품과 중간재의 더 정교한 고안과 설계에 관심을 기울이는 중이며, 이 용도에 더 적합한 희귀 (금속) 원소를 향해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하게 되었습니다. 수천 년 인류 문명사 동안 우리가 관심도 없던 희귀 금속이 갑자기 귀하신 몸으로 부상한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전히 금(gold)만이야 못하겠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높은 대접을 받게 된 여러 금속들이 우리의 주목을 끕니다. 어떤 금속은 (많이 과장하자면) 금(gold)을 끌어와 오히려 이런 종류로 바꿔어야 할 만큼, 뭐 아주 "리버스 연금술"의 과제가 될 지경이라고나 하겠습니다(물론 아직 그 정도로까지 가치가 높아진 희귀 금속은 없습니다만).
"전기 모터는 인류의 무한정한 번영을 보장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에너지 전환을 그럴 듯한 가설로 만들었다(p38)." 이 대목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과거에는 석유, 석탄 등의 탄소 자원을 연소함으로써 원하는 수준의 에너지를 얻었다면, 이제는 충분히 발달한 전자기역학의 도움을 받아 구태여 저런 "시커먼" 녀석들을 태워 가며 환경을 오염시키고 우리의 건강을 해칠 필요가 낮아졌다는 거죠. 물론 오염이 아주 없어진 건 아니고 저자도 본문에서 "오염이 적어졌음"과 같은 표현을 씁니다. 그래도 에너지를 얻기까지의 과정이 혁신적으로 깨끗해진 건 사실입니다. 또, 이처럼 기름이나 석탄이 아닌, "배터리"를 쓰는 공정이 대폭 늘어났기에, 한국의 LG화학(이후 LG에너지솔루션 분사)이나 SK이노베이션 같은 곳들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겠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