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동시를 통해 들을 수 있는 꽃들의 이야기
개나리는 어쩌면 저렇게 황금칠이라도 한 것마냥 샛노랄까? 백일홍은 어쩌면 저렇게 붉은 꽃을 백일이나 꽃피울까? 걷지도 뛰지도 못하는 민들레는 어쩌다 맹랑하게도 하늘을 나는 꿈을 품었던 것일까?
“노란 개나리꽃이 노랗고, 빨간 백일홍이 빨간 것이 당연한 것 아니야?” 할지 모르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한 일이다. 무엇 때문에 꽃마다 다 모습이 다르고 예쁜 것일까? 꽃마다 그 생김의 이유와 사연들이 있다. 세상 모든 예쁜 새를 다 갖고 싶었던 공주의 황금 새장을 닮은 개나리 이야기, 정혼자를 기다리다 기다리던 모습 그대로 백일홍으로 피어난 아가씨 이야기도 있고, 왕의 저주를 받아 땅에 떨어져 민들레가 된 별들의 이야기도 있다. 꽃마다, 꽃 동시마다 숨어 있는 사연을 들으면 예쁜 꽃도 더 예뻐 보이고, 꽃을 귀하게 여기는 내 마음도 더 예뻐진다.
꽃 동시를 따라 쓰며 시인의 예쁜 마음을 닮아 간다
해님이 깔아 놓은
노랑, 흰, 분홍, 빨강, 주황
꽃방석.
바람도 못 밟고
비켜 지난다.
알록달록 예쁜 꽃방석.
_ 알록달록 꽃방석 . 채송화
소리 내어 꽃 동시를 읽으면 해님이 예쁜 꽃방석을 깔아놓은 것 같은 우리 집의 화단 채송화가 떠오른다. 사실 우리 집 화단에는 채송화가 없지만 그렇게 된다. 이상교 선생님 시를 읽으면 없는 채송화도 피어나고, 있지도 않던 화단도 갑자기 생긴다. 아빠 손 잡고 진달래꽃 가득 핀 산에도 오를 수도 있다. 마음속 우리 집에 예쁜 화단을 만들고, 눈 감은 채 진달래꽃 구경도 하고 보니, ‘꽃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 하는 생각도 든다.
꽃 동시를 따라 쓰면 예쁜 꽃 동시를 쓴 시인의 마음이 보인다. 예쁜 채송화를 아끼느라 바람도 밟지 못하고 비켜 지나고, 깨꽃은 벌이 먼저 먹어 침 묻었으니 먹지 말라는 시 속에는 꽃과 꿀벌들을 귀히 여기는 시인의 예쁜 마음이 들었다. 이 예쁜 시들을 따라 쓰면 내가 쓴 글씨 속에 시인의 예쁜 마음도 함께 따라온다. 그렇게 꽃을 사랑하는 예쁜 마음을 닮으면 우리 아이들도 한 송이 꽃으로 자라나지 않을까.